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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가 흥미진진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 속 세상과 지상이 겹쳐 있다. 눈사람은 등대를 보고 고래는 햇빛을 보고 있으며 독자인 우리는 두 세계를 동시에 두리번거린다.
그리하여 이 표지를 들여다보는 순간 나는 이미 이 그림 속에 들어가 있게 되고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나를 찾게 된다.
내가 이 표지를 두리번거리면서 찾으려는 것은 이 표지 안에 들어가 있는 내 모습 내 위치인 것이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있나.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며 무엇을 하고 있나.
두 세계를 동시에 파악하기 위한 키워드가 고요인 것도 그럴듯하다. 고요란 침묵이며 물러남이다. 받아들임 즉, 소통이라는 것은 이러한 물러남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물러나고 단절을 겪어야 침묵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절이 없이도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지만 그때 말하는 것은 침묵(고요)이 아니다.
단절이 없으면 침묵이 하는 말을 놓치게 된다.
고요가 내게 어떤 말을 건네는지 듣기 위해 이 책을 샀고 읽다 보니 이 안에 든 모든 이야기와 인물들이 고요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상실한 이야기 상실한 사람들 상실한 가치 그것이 이 책의 부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림 속에서 나는 기다리고 고요는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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