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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풍부하게 쓰는 것이 인간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는 원전에 대한 덴마크 시민합의의회가 시민들에게 제시한 질문이다. 그들은 치열한 토론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른다. "우리는 풍요로운 사회가 반드시 전력을 풍부하게 쓰는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자력이 장점은 있으나 위험하고 폐기물처리가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하자. 모자라면 우리가 검소하게 살면 된다." 셀란섬에 위치한 코펜하겐과 퓐섬에 위치한 오덴제는 북해를 사이에 두고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 다리를 달리다보면 바다 한가운데 풍력의 바람개비들이 하얀 자태를 드러내며 유유히 돌아가는 걸 보게 된다. 풍력발전소가 북해의 중심에 들어선 광경을 보게 된다면 그들이 에너지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한편으론 자원활용과 자본의 힘을 어김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새삼 부럽기도 했다.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은 사회학자의 시각으로 북유럽 복지국가의 선두를 달리는 덴마크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그들의 일과와 일상을 들여다 본 소감을 정리한 책이다. 둥지를 떠나 미지의 도시로 향하는 여행에의 설렘을 묘사한 글이 아니니 여행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정마다의 떨림과 묘사들이 곳곳에서 보이기도 한다. 학자의 안목으로 수없이 단련되었을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니 그 점을 감안하여 읽으면 될 것 같다.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각 세대별로 힘듦의 무게가 다르겠지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여전히 힘겹다. 가장 힘든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돈과 관련된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당신은 지금 뭣 때문에 힘들어하는가? 이 질문을 받고 곰곰이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냉소적 정서의 애잔함을 감출 수가 없다. 대한민국 상위 1%가 아닌 한,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물질적 풍요에 대한 욕망은 잦아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비교와 경쟁의 분위기에 압도된 사회가 되어버렸다. 그 안에 극단적 이기심과 허세가 자리를 잡고 있으니 좋은 사회로 가기엔 그 여정이 무척 길어질 것 같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면 안의 상황이 무지 걱정스럽기 마련이다. 사실 안에 사는 이들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법인데 이는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살아가는 일이 만만치 않기에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한발짝 물러서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를 앞세우며 연일 정쟁을 벌이는 정치권의 행태가 꼴보기 싫고 그들이 원하는 이득을 취하기 위해 벌이는 수작으로만 보이니 제도적 개선과 사회적 편견을 고쳐나가는 방향은 점점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지금의 상황에서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서로 연대하고 공동의 힘을 모아 나누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논리를 따랐으면 한다. 진공상태에 빠진 정치판에 숨쉴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야당이 여당처럼 분장을 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행동하게 내버려두는 거 아닌가. 사회복지가 정착되어 그 자체로도 잘 살아가는 북유럽의 나라들은 그만한 댓가를 치루며 지금의 복지국가를 형성했다. 스웨덴의 사민당이 오랜 시간동안 (장장 43년이던가)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그 시작은 피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험악한 권력의 잔인함에 맞섰고 사후 뒤처리에 민감하게 대처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한' 정책과 제도의 틀을 마련했다. 노르웨이는 원유가 터지자 그 이윤을 국민과 나누었다. 그들이 별 볼일 없는 나라였을 때에 그들만의 공동체적 협력을 무시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북유럽의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열강인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은 그들만의 복지리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하여 스칸디나비아 3국은 EU에 속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높은 가치의 통화를 뽐내며 세계인을 받아들인다. 그들의 정서나 분위기를 우리는 제대로 알 길 없다. 사는 모습이나 풍경들로 추측할 수는 있으나 그들의 진심을 오롯이 알기란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들이 아니기에...덴마크는 비만세를 정책으로 마련하려다 실패했다. 지방이 들어간 식품에 비만세를 부과하여 생필품 가격을 높였는데 기름진 개인의 입맛을 국가가 정책으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걸 덴마크 국민들은 몸으로 보여줬다.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세시간 거리의 독일로 생필품 여행을 다니며 지방제품을 실어 날랐으니 덴마크 정부는 비만세를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역사가 깊은 고기 위주의 식단과 입맛을 국가도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북유럽의 복지를 우리가 따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0여년 유럽에서 살다보니 알게 된 사실이다. 그들의 나라가 돈이 많으니 복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복지에는 한 나라가 안고 있는 수많은 분야의 정책과 제도와 문화가 깊이 관여한다. 사회적 정서와 국민의 수준도 중요하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방치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이즘을 몰아가는 정치가 존재하는 한 국민을 위한 복지는 자리를 잡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러니 덴마크을 바라보는 사회학자의 달콤한 시선이 반갑지만은 않다. 거기를 여행하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은 다 좋아한다. 그 분위기, 그 일상, 그 풍경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복지의 내용들은 일련의 논문이나 보고서를 검색하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글이기에 그렇다. 예전에 핀란드 교육이 한참 유행을 탔던 때가 있었다. 공무원들의 핀란드 교육 연수붐도 있었던 걸로 안다. 나는 그 꼴도 보기 싫었다. 그 결과 아이들이 해야 하는 말도 안되게 많은 학습량을 줄이기라도 했는지 모르겠다. 유행이다 싶으면 한쪽으로 화악 쏠리는 이 몹쓸 정서를 어찌해야 할까. 나는 이토록 북유럽을 향한 우리의 감각적인 시선이 싫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아니다. 그들처럼 될 수 없고 우리의 자원과 문화와 역량을 스스로 마련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맞춤인 보편적인 복지는 우리 것이 될 수 없다. 한 가지 우리가 더 좋은게 있다면 바로 날씨다. 한국의 날씨는 북유럽의 우중충하고 그지같은 날씨와는 비교할 수 없다. 대륙으로 나아갈 수 없는 실정이다보니 국경없이 달리는 유럽이 로망으로 다가오는 것일 뿐...우리 다음 세대들은 이런 부러움 안가졌으면 좋겠다는 심정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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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이란 지명이 들어가 있길래 고른 책이다. 지난 겨울, 북유럽 여행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국가는 덴마크였다. 아주 잠시, 정말 인어공주 상을 보기 위해(?) 잠시 들른 코펜하겐이었지만 그곳의 야경과 북해의 무서운 파도를 잊을 수 없다. 덴마크의 학교 방문, 거기서 알게 된 교육 제도와 복지 시스템은 내 삶에서 전혀 생각해본 적 없는 덴마크라는 나라를 '이민 가고 싶은 국가' 상위에 위치 시켰다.
한국에 돌아와 덴마크 관련 책을 검색했다. 그때 발견한 책이다. 여행서인 줄 알았다. 덴마크 여행서는 드물기 때문에 바로 카트에 담았다. 몇 개월 후에야 읽기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이 책이 여행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작가의 서문보다 더 앞에, 그러니까 페이지가 찍히지도 않는 맨 앞 장에 쓰여진 글을 읽고서야 알게 된 것이다. 즉, 목차보다 앞에 있는, 출판사 정보 인쇄면보다 더 앞에 있는^^ 당신의 북유럽 여행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었다면 고이 놓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북유럽 덴마크를 여행하는 길에 떠올랐던 행복과 행운에 대한 생각이지 여행자용 에세이나 여행 안내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살며 살아가며 살아내며 생각거리를 찾으시는 분들, 그리고 그런 분 중에 북유럽 여행이나 세상을 꿈꾸는 분들께는 넌지시 쿡 찔러 거는 말들입니다.
캬! 그 어떤 유혹보다 강한 짧은 글이었다. 서문 아닌 서문을 읽는 순간, 이 책에 하염없이 빠져들었다. 이 경고문(?)을 이해하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여행서가 아니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몇 장 읽기도 전에.
쉴틈없이 던져대는 작가의 '생각거리'들 때문에 나는 물리적으로만 보면 조그만 국가에 불과한 덴마크에 단박에 매료돼 버렸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글을 쓴 작가가 '덴마크'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여행 전문가도 아니며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전업 작가도 아니다. 그는 사회학을 전공한 학자이며 어느 대학의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이기도 했다. 학자가 써서인가? 어느날 꽂혀버린 덴마크에게 '인터뷰를 걸기'(17p) 시작한다. 웹서핑, 논문, 자료를 다 뒤졌다. 그러고나니 덴마크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 이제는 실제로 덴마크로 가서 말을 걸기로 한다. 단, 일주일 동안 코펜하겐에 머무는 것이지만.
여기까지만 봐도 특이한 형식이다. 어쩌면 그런 예측 불허 형식의 독특함 때문에 그의 글에 더 빠져들었는지 모른다. 꼭 덴마크라고 한정 짓지 않아도 작가 자신이 '국가', '사회', '시스템', '문화'에 대해 탄탄한 지적 기반과 사유 시간을 가졌는지 독자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쉬운 듯 하면서 질문을 던지는,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에게 생각을 유도하는 유려한 글솜씨까지! 나는 더욱 이 책의 매력에 빠진다.
덴마크가 사회 민주주의 국가로서 그에 걸맞는 정책 시스템들이 성공을 거두고(가령, 유연 안정성 모델(141p)이라든가, 시민합의회의(217p) 같은) 다른 유럽 국가들이 벤치마킹을 해가는지 그 이유의 근본을 추적해볼 수 있다. 단일성, 적은 인구, 스스로 얻어낸 민주주의 등 자연발생적 조건과 역사적 경험이 맞물려 지금의 안정적 복지 국가로 발돋움하였다. 심지의 다른 나라들이 선망하는 대상이 되었고.
협력이 당연하다. 그것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며 신뢰는 인적 네트워크에서 온다는 큰 줄기의 논리에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댔다. 복지가 중요하긴 한 것인지, 이것이 어떻게 인간의 삶의 질을 규정하는지 그 연결고리가 명확해진다. 그 전에는 복지는 당연하긴 한데 현실성 없는 사회주의식 발상이라는 의견에 아주 조금 동의하기도 했다. 근거와 논리가 분명해지니까 이러한 복지 시스템은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라는 큰 덩어리를 확장시키고 높은 수준의 가치를 실현하게 해준다는 것을 확인하며 이제 '당연함'쪽으로 확실히 기운다.
한국과 계속 비교해보며 우리 사회의 속도전, 승자독식 구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래서 덴마크만큼의 인간성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회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들을 알 것 같다. 이것은 학자가 썼기 때문에 일반 여행서의 감상 위주 글보다 훨씬 단단한 구조적인 글이 될 수 있었으리라. 이러지 않을까, 저러지 않을까 하는 의문형 결론이 아니다. 이 세상에 이런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부터 그나마 우리도 가능할지 몰라, 라는 희망이라도 갖게 한다. 비록 느려터지고 구멍 많은 한국이지만 단지 이상 국가를 떠벌리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도 언젠가는'이란 긍정의 미래를 점쳐 본다.
올해 상반기 읽은 책 중 내게 가장 인상깊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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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막연하게나마 잘 사는 나라 정도로 알고 있었지 그들이 왜 잘 사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할 틈이 없었다. 당장 우리의 삶이 고달프고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기에.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은 덴마크의 한 복판 코펜하겐에서 그 이유를 찾고 우리가 그렇게 행복할 수는 없을까 묻는다. 소수가 아닌 다수가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아이들을 그 시스템 안에서 보호하며 행복한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줄 수는 없을까. 우리 청소년들이 한번쯤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들의 미래에 다수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지을 모티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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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최근 노르웨이를 다녀오고 나니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더욱 커졌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노르웨이말고도 다른 북유럽 국가도 가봤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도서관에서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여행 에세이는 처음 읽어본 것 같은데 내가 블로그에 쓰는 여행기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읽기 전에 뭘 그렇게 낯설어했을까 싶었다. 오히려 이런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었어야 했는데, 왜냐하면 내가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리는 거의 궁극적인 이유를 이 책의 저자가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책의 첫 장에서 '이 책은 여행자용 에세이나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라고 하지만 다른 여행책과는 이야기의 관점이 다를 뿐 엄연히 저자가 코펜하겐에 가서 느낀 바를 담았기에 여행 에세이라 이름 붙이지 않기도 애매하다. 이 책과 가장 비슷했던 책이라면 <덴마크 사람들처럼>을 들 수 있겠는데 그 책은 덴마크인 저자가 자기 나라에 대해 얘기했고 이 책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은 우리나라 저자가 코펜하겐에 가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얘기한다는 차이가 있다.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이 책을 <덴마크 사람들처럼>과 같이 읽으면 참 좋을 듯하다. 의외로 얘기하는 내용이나 태도가 비슷한데 재밌는 건 덴마크인 저자 쪽의 태도가 더 겸손한 걸로 - 자기 나라 얘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 기억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유승호 교수가 오만하기 짝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겸손이 국가와 국민의 미덕이라 불리기도 하는 덴마크인이 상대인 지라... 사회학 박사인 유승호 교수가 본 코펜하겐의 모습은 범상치 않다. 과연 이 사람처럼 생각하며 코펜하겐을 돌아다닐 수 있는 사람이 몇 있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저자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의 생각들에서 일종의 생각하는 노하우를 찾아본다고 하면 상관없겠다. 어쨌든 이 책은 사람들이 여행을 두고 왜 견문을 넓히는 경험이라고 하는지 몸소 보여주기 때문이다. 야간 열차를 덴마크로 가는 동안 만난 덴마크인들과의 대화에서, 그리고 배낭여행을 온 우리나라 여대생 민서와의 짧고 우연한 동행 속에서 - 이런 부분들이 재밌었다. 픽션과 실화의 경계에 있는 것 같아 상황이 어색해도 적당이 웃고 넘길 수 있었다. - 저자가 자연스럽게 생각의 꼬리를 이어가는 게 책의 주된 내용이다. 주로 코펜하겐을 얘기함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상황도 함께 비교 분석하는 패턴이었는데 덴마크를 덮어놓고 찬양하지도 않으면서 우리나라 사회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통찰한 게 눈여겨볼 만했다. 특히 저자는 목수와 변호사가 친구가 될 수 있는 덴마크인들의 모습에서 큰 문화 충격을 받은 듯한데 의사나 법조인 같은 직종이 우리나라에서 가진 위상을 보면 저자의 심정에 그리 공감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의사나 법조인이 되려는 사람 중에 해당 직업 의식은 둘째 문제고 그저 성공이 우선인 사람이 적잖으니까. 그런 사람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나온다고 반론할 수 있겠지만 애당초 드라마나 영화가 뭘 기준으로 그런 캐릭터를 만들었을까 생각하면 답은 자명해진다. 직업에 귀천이 없는 나라, 양성평등이 자연스럽게 자릴 잡은 나라, 조금 돌아가는 길이더라도 환경과 공동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수고로움을 감내하려는 나라, 일부 천재나 부자에겐 제재가 심하지만 나머지 범인과 약자에겐 자비로운 나라... <덴마크 사람들처럼>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덴마크는 우리와는 정말 다른 나라다. 그래서 덴마크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부러운 걸 넘어 박탈감이 느껴질 정도고 심지어는 우리나라완 환경이 너무 달라 그 나라의 장점을 현지화시킬 수 없다는 사뭇 비관적인 감상이 나올 지경이다. 이와 같은 감상에 대해서 <덴마크 사람들처럼>에선 국적을 떠난 개인의 믿음, 그리고 거창하지 않게 단지 자신의 주변에서부터 실천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삶의 태도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독자를 고무시킨 바 있다.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은 위와 같은 고무적인 마무리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어쩌면 여행이 곧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인상을 주기에 이른다. 저자가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어쩌면 내가 최근에 노르웨이를 다녀오고 여행기도 썼기에 유독 공감이 갔던 것인지도 모른다. 확실히 책이나 매체로만 접하다가 실제로 그 나라에 가면 그 이상의 감상이 남는 법인 걸 온몸으로, 우여곡절을 거쳐 깨달았으니까. 그렇다 보니 책이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다면 다른 나라의 좋은 점을 분명 나 자신과 내 주변에 적용시킬 수 있으리라. 이 책의 저자만큼 사회학적으로 면밀히 생각을 정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나은 여행기를 쓸 수 있는 힌트는 얻은 것 같아 유익하기 그지없었다. 덴마크에 관한 이야기도 다른 어떤 여행책에서도 접하기 힘든 저자만의 해석이 깃들었던 점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 갈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덴마크에 간다면 이 책의 내용을 꼭 되짚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jimesking/220973089310 이건 <덴마크 사람들처럼>을 읽고 쓴 포스팅. 인상 깊은 구절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도전정신은 '불행한 실종'이다. - 34p 못생기고, 키 작고, 뚱뚱하고, 촌티 나고, 돈 없는 사람을 역겨워하면 내 주변에 다가오지 않아 나는 깨끗해질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뿌려진 과도한 항생제는 면역성을 상실한 나의 정신을 노출할 뿐이다. - 93p 나에게 계속 나쁜 짓을 하는 친구는 당연히 싫다. 그러나 나의 나쁜 짓이든 좋은 짓이든 다 좋아하고 웃는 친구를 우린 좋아할 것 같지만 그건 잠시다. 그러다 나는 내 나쁜 짓을 고칠 기회조차 잃게 되고, 결국 난 주변으로부터 외톨이가 되고 만다. 내가 외톨이가 되면 나를 보고 좋아하던 친구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외톨이가 된 친구와는 계속 사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 149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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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이라...북유럽의 많은 나라 중의 한 나라인 것은 확실하지만 실제로 그 어떤 경험도 덴마크와 관련된 것이 없기에 그저 '먼나라'일뿐이다. 덴마크와 가장 가까운 경험이라고 하면 '안데르센'의 동화가 전부일 정도로 무척이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북유럽의 나라들이 선진국들이고 높은 GDP로 생활이 풍족하고 여유롭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유로운 생활뿐만 아니라 덴마크인들은 행복지수가 다른 곳보다 높다하니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나라는 바로 '부탄'이다. 부탄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지 않는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도 비슷하다고 한다. 게다가 지형적인 환경으로 타민족의 유입이 어려웠던 역사로 동일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해 이민이 어렵다고 한다. 중산층이 두터워 복지국가라는 닉네임과 함께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기로 유명하다. 반면 높은 세금과 높은 물가가 사람들의 불만이라면 불만이라고 한다. 유럽의 대부분이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지만 특히 덴마크는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아이 네 명을 낳아 키워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낮은 인구와 출생률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이런저런 현실적인 경제문제를 떠나 덴마크 코펜하겐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가 본다. 직접 체험을 해 보면 그렇게 크게 비싼 물가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네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호들갑을 떨듯 무조건 다 비싸다고 한다. 코펜하겐엔 자전거가 인구보다도 많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부러웠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서열정하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고, 1등과 2등의 차이가 없이 독립된 각각의 개성을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지방대 교수로 있는 저자는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덴마크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덴마크로 떠나기 전 미리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입수했었다. 시험공부하듯 미리 공부를 했지만 그것으로 덴마크를 안다는 것은 글로 배운 요리실력과 같지 않나 싶다. 유럽의 최고 복지국가를 자부하지만 세계의 불황을 피해갈 수 없었고, 몰려드는 불법이민자들을 묵인하기도 하고, 여행객들의 지갑을 노리는 소매치기도 있었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본 덴마크는 조용하면서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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