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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 자체가 생소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그 나라도 한국과 비슷하게 강대국들에 의해 분할되어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겪는다고 하면 조금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저자인 배흐티야르 와합지대는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하는 민족시인으로, 외세로부터의 독립과 해방, 그리고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해 투쟁한 민족해방 운동의 지도자이자 교육자이다. 왜 이 시인이 이렇게도 상징적인 인물이 됐는지, 그리고 번역자가 이 시집의 제목을 '귈뤼스탄의 시'(이 번역서의 제목은 번역자가 임의로 지은 것이고,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시인의 시들 중 번역자가 임의로 선별한 것이다)라고 정했는지는 아제르바이잔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겠지만, 그것은 꽤나 복잡하고 지난한 설명이 될 수 있겠으니, 이 시집의 처음에 배치된 두 시가 차례대로 「귈뤼스탄」과 「해방」이라는 점만 언급해두자. 이 두 시만 읽어도 대강의 역사는 짐작이 가능한데, 말하자면 「귈뤼스탄」에 등장하는 지명이자, 분단의 상징이 된 '귈뤼스탄'은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와 이란이란 두 강대국의 합의에 의해 분단된 조약이 체결된 지역으로, 이 조약으로 인해 아제르바이잔은 남북으로 나뉘어 러시아와 이란에 의해 분리 지배되게 된다.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미소 공동위원회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되고 그 이후 오랜 이산의 시간을 겪고 있는 것과 비슷한 역사인데, 여기는 좀더 복잡한 게 러시아가 이슬람 문화를 훼파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해체하기 위해 아르메니아인들을 이 지역에 강제로 이주시켜 정착시켰기 때문이다(참고로 아르메니아는 서기 301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아르메니아의 독립 투쟁을 좀더 복잡한 양상을 띨 수밖에 없었는데 그 중심에서 민족성을 고취시키고 이슬람문화권의 대동단결을 주장했던 게 바로 이 시인이다. 이 시집은 대체로 이러한 시인의 성격에 맞는 시들을 주로 선별하여 실었기 때문에, 아제르바이잔의 해방을 위한 역사와 그 지나한 과정 중에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접적인 메시지가 드러나지 않는, 시인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시들이 더 와닿았다. 참고로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아래와 같다.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어머니의 염려를 덜어드리고 싶은 아들의 사랑이 잘 드러나면서도, 그의 검은 머리들이 백발이 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전념하고 힘쓴 일이 무엇인가 미루어 짐작해 보자면, 어머니의 깊은 걱정과 '흰머리가 자신의 성취'라는 시인의 고달픔과 긍지가 잘 드러나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