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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저술가가 쓴 우리 땅의 종합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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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전국 곳곳을 여행하지만, 그 지역의 자연 및 문화유산을 속속들이 알고 가는 이는 드물다. 그 이유는 아마도 여행과 공부를 분리하려는 사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행 과정에서 만나는 인상깊은 경관은 학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행과 학습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즐거움과 배움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한 생각으로 글을 써 왔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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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전국 곳곳을 여행하지만, 그 지역의 자연 및 문화유산을 속속들이 알고 가는 이는 드물다. 그 이유는 아마도 여행과 공부를 분리하려는 사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행 과정에서 만나는 인상깊은 경관은 학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행과 학습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즐거움과 배움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한 생각으로 글을 써 왔고, 2009년에 출간된 손영운의 우리 땅 과학 답사기가 바로 그 결과물이었다. 이 책은 그것의 후속작으로 출간되었다.

 

  우선 이 책은 답사를 통해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경관과 그 지질적 특성의 해설이 특징이다. 저자는 매달 한 지역을 직접 답사하면서, 여러 장소의 사진을 찍고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래서 답사 장소에서 직접 마주치는 여러 경관과 그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특히 지구과학 전공자인 저자의 관점과 지식이 돋보인다. 백령도의 두무진 사암층에서 퇴적층의 모습을 사진으로 제시하고, 각 퇴적층이 형성되는 시기의 자연환경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p.20~). 그리고 의성 금성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화산암 및 퇴적암 노두의 특성을 분석하면 이 지역이 과거에 칼데라 지형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p.67~). 반면에 창녕 화왕산의 정상에 안산암 및 움푹 들어간 지형이 나타나서 화산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화강암이 분포하는 지질 특성을 보면 화산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해 준다(p.158~). 이외에도 여러 지역의 지질 특성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또한 인위적인 경관 역시 지질 특성과 연관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제주도 구엄리의 염전은 현무암 주상절리의 윗부분이라는 점(p.167~)과, 논산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존재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점(p.350~) 등이 인상깊었다.

 

  특히 저자는 감상적이라기보단 과학적인 해설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창녕 우포늪 부분(p.143~)에서 그러한 점이 느껴진다. 통상적으로 우포늪의 자연환경의 신비함을 강조하기 위해, 관광 안내책자에 우포늪의 형성 연대가 1억 5천만년 전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는 우포늪의 형성 연대를 1만년 이내로 제시하고, 우포늪의 형성 과정인 후빙기 해수면 상승과 매적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우포늪이 농경지 개간 이전엔 더 넓었지만 최근에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재 모습이 태초의 자연 경관이 아님을 지적하였다. 관광지의 홍보와 신비감 조성을 위해 과장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장소의 특성을 올바르게 알려주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저자는 과학뿐만 아니라, 답사 지역의 역사 및 문화 특성을 안내하기도 한다. 선사시대의 고고학적인 유적지, 오래된 사찰과 석탑, 조선시대 서원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박달재 설화, 심청이 설화 등 그 지역과 관련된 설화를 알려준다. 그리고 양구 국토정중앙 축제, 광주 비엔날레, 여수 엑스포 등의 현재 지역축제를 보여주기도 한다. 심지어 부여 편에서는 과학적 내용보다 역사 및 문화적 내용이 더 많이 소개되기도 한다. 저자가 과학 전공자이고 이 책의 제목이 '과학'답사기라고 해서 과학적 내용만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자연과학 전공자라고 해서 역사 및 문화적 내용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저자의 꼼꼼한 자료 정리 모습이 돋보였다. 이 책은 답사 지역의 여러 자연적, 인문적 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해 주는, 종합적 답사 기행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저자는 양구, 제천, 논산 파트에서 대형 인공 호수가 형성될 수 있는 원인으로 분지를 꼽았다. 하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소양호, 충주호, 탑정호 등은 지질적 조건으로 형성된 침식분지 전체가 인공호수가 된 경우라고 보기 힘들다. 각 인공호수들은 침식분지의 거대한 규모보다 훨씬 작은 곡저평야를 막아 만든 호수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지나치게 경관과 지질적 특성을 연결지어 설명하려고 한 데서 생겨난 오개념인 듯 했다. 그리고 협재해수욕장의 사구가 지진해일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부분도 풍성퇴적작용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점이 더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의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청소년, 일반 대중들에게 좋은 자연적, 인문적 종합 답사 가이드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3.03.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