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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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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린 노천명 시인의 '사슴'을 보면서 여고생이었던 소녀들에겐 슬픈 감정보다는  "모가지가 길어서...." 라는 첫 소절로 킥킥 거리며 좋아라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이제와 읽어봐도 킥킥 거릴만한 귀절이 아닌데도 그 때의 여고생들에겐 뭐가 그리 우스웠던지 그저 시를 읽으면서 웃음부터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길가에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고, 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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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린 노천명 시인의 '사슴'을 보면서 여고생이었던 소녀들에겐 슬픈 감정보다는  "모가지가 길어서...." 라는 첫 소절로 킥킥 거리며 좋아라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이제와 읽어봐도 킥킥 거릴만한 귀절이 아닌데도 그 때의 여고생들에겐 뭐가 그리 우스웠던지 그저 시를 읽으면서 웃음부터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길가에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고,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슬펐던 사춘기, 그 사춘기라는 시절에 우리들은 공부에 때론 자신들이 처해 있던 상황에 힘들어 스스로를 위로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출판사 [시인생각]에서 발간된 '한국대표 명시선100' 에서 노천명 시인의 시집을 발견하고는 그 때의 내가, 친구들이 떠올라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그저 웃음으로 자신의 힏든 상황을 넘겨버리던, 그 때의 해맑은 여고생들은 지금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또다시 자신들의 힘든 상황을 넘기고 있을지 많이 궁금하다.

 

태평양 전쟁 때 친일 행각이 뚜렷이 발견되어 이전의 시인의 시에 대한 평가에 흠집이 나고, 친일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생을 마감한 노천명 시인.

 

여고생에서 이제는 중년의 여인으로 시간을 밟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려보며, 詩  '사슴' 보다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가 더 다가옴은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 때문인가???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詩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봄비 만큼이나 우리말의 아름답고 뛰어난 어휘가 우리 몸을, 그래서 우리의 삶까지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음을 또다시 깨닫는다.  

 

 

m******9 2013.05.19.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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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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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시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사슴과 친일파가 떠오른다. 노천명 시인의 시를 읽고, 감동하기 전에 그녀의 친일 행각에 대해 검색해봤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심각했다. '사슴'과는 대조되는 '님의 부르심을 받고서'와 같은 시들을 읽으며.. 같은 시인이 쓴 시가 이토록 다르다니... 참.... '사슴'을 외우며 문학소년, 소녀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 '님의 부르심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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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시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사슴과 친일파가 떠오른다.

노천명 시인의 시를 읽고, 감동하기 전에 그녀의 친일 행각에 대해 검색해봤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심각했다.

'사슴'과는 대조되는 '님의 부르심을 받고서'와 같은 시들을 읽으며..

같은 시인이 쓴 시가 이토록 다르다니... 참....

'사슴'을 외우며 문학소년, 소녀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

'님의 부르심을 받고서'를 외우며 태평양 전쟁의 전쟁터로 내몰린 젊은 청년들...

달라로 너무 다른 모습에 알 수 없는 감정이 미묘하게 교차되었다.

 

어쨌든... 오늘은...

깊은 밤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를 읊으며 이름 없는 여인이 되길 꿈꾸어본다.  

 

p13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역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n*******a 2013.10.04.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