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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통해 시대를 읽는다! -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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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각 작품들의 성격이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두 개의 미술전을 다녀왔다. 세계대전을 비롯한 제국주의(19세기 말~20세기 초)가 맹위를 떨칠 당시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았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미술전과, 인류의 문명이 꽃피며 새롭게 인간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이루어지던 시대(18세기~20세기)의 미술 전시회. 그림을 그려내는 기술이나 표현능력은 두 전시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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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각 작품들의 성격이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두 개의 미술전을 다녀왔다. 세계대전을 비롯한 제국주의(19세기 말~20세기 초)가 맹위를 떨칠 당시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았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미술전과, 인류의 문명이 꽃피며 새롭게 인간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이루어지던 시대(18세기~20세기)의 미술 전시회. 그림을 그려내는 기술이나 표현능력은 두 전시회 모두 '예술가의 작품이란 이런것이다'라는 것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지만, 분명히 그림의 형태와 분위기를 좌우하는 그림넘어 사상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술과 관련된 서적을 몇 권 읽으면서 표현기법, 작가, 그림이 담아내고 있는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었지만, 선과 색의 변화, 형태와 분위기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원인에 대해서 읽어주는 도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어떤 예술작품이든 그 동기가 되는 사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작품을 즐길 수도, 비평할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는 효자손과 같은 책이었다. '형이상학적 해명이 없는 예술사는 도상학이나 도상학적 연대기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서문 글에서부터 기대가 부풀기 시작했다. 예술의 역할은 철학을 보다 일반적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엇에 대해서 감각적으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예술이 아니던가!? 한스 로드마커는 '현대 예술은 죽었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말했다. 바로 현대의 예술이 사상을 담아내지 못하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또는 아무 의미없는 것들에 대한 표현을 다루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책은 구석기시대의 예술을 시작으로 그리스·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를 거쳐 현대미술의 흐름을 논하고 있다. 단순히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양식의 변화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철학사를 곁들여 그림 넘어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구석기시대의 동굴벽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예술은 결국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관의 문제라는 점이다. 만약 그들의 회화가 지오토의 회화와 닮았다면 - 실제로 닮았다-그들의 세계관 역시도 근세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   -14쪽  


       



       저자 조중걸 교수는 어떤 특정한 양식이 우세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양식하에서도 예술적 완전성은 있을 수 있다."는 전제로 서양미술사를 전개해 나간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왔던 구석기, 신석기, 로마, 고딕 등의 미술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며 책에서도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고딕의 전개와 함께 일어났던 '유명론'에 대한 부분이다.


* 유명론 : 보편자(普遍者)는 명사(名辭)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며 그 실재(實在)를 부정하는 철학상의 입장. 


       인간 스스로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고 있으며, 조작(주술이든, 과학이든)이 가능하다는 신념하에서는 미술의 양식도 달라진다. 반면, 이 세계에 대해 인간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편자(절대신)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여겨질때는 선과 색, 분위기의 변화가 나타난다. 결국, 예술이 철학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의 시대가 반영하고 있는 사상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는 '현대가 새롭게 분류될 수 있는 시대인가, 근대의 끝부분인가' 하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분명히 과도기적 상태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예술 작품에서 시대를 읽을 수는 없지만, 분명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시대가 붙들고 있는 세계관이 존재하리라 생각된다. 분명한 것은 의미의 상실의 시대, 실재적인 사실들이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믿는 시대라는 것이다. 


       조중걸 교수는 예술적 완정성이 어떤 양식하에서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결국 인류는 어떤 의미를 지향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의미를 발견했을때 '진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의 의미 상실의 시대에 새롭게 영혼을 불어넣어줄 무언가가 예술을 통해 나타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s********8 2013.04.03.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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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 조중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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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봤던 것인가? 에 관한 인식론을 기준으로 예술을 설명하는 책이다. '예술작품' 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인식' 이라는 원인을 탐색하는 거꾸로의 성향이 강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작품이 유명세를 얻은 시대적 상황에서 그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모든 이의 공감이 아닌. 그 세계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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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봤던 것인가? 에 관한 인식론을 기준으로 예술을 설명하는 책이다. '예술작품' 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인식' 이라는 원인을 탐색하는 거꾸로의 성향이 강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작품이 유명세를 얻은 시대적 상황에서 그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모든 이의 공감이 아닌. 그 세계에 관심이 있는 나라와 예술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국지적 공감일 수 있다는 사실만 고려하면서 읽어낸다면 말이다.

 

국지적 공감이라는 것이 대체 무슨 말이냐면. 이것은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현대의 예술에 관하여 말하는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293페이지에서 작가가 말하는 대로. 

 

"극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살아본 적도 없고 현대인이 될 가능성도 없다. 현대를 물들이고 있는 새로운 사유 양식과 과학 그리고 세계관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낯설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가들의 세계라는 그들만의 리그에 한하여 쌓인 현재까지의 누적된 경험과 그 누적이 만들어낸 결과물에서 빚어지는 낯설음이라는 것이 대중적인 기준에서 내려지는 결론(누적된 경험과 낯설음)일 테고 그 누적과 낯설음은 대중과 그들(현대 예술가) 사이에 엄청난 편차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예술에 대한 '현재'와 실제 삶에서의 '현재'라는 간극이 이러할진대. 과거에도 역시 예술에서 드러나는 최신(?) 경향과 실제의 살았던 사람들의 관념에서는 책에서 주장하는 것 같은 확실함이 아니라 많은 차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바로크라는 패러다임이 시작되기 전에 그렇게 생각한 사람도 있었을 테고, 바로크가 훨씬 지난 상태에서 바로크라는 패러다임을 생각한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 결국, 단절이 아닌 연속성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2. <서양 미술사 철학으로 읽기>에 따르면 시대를 풍미한 예술 작품의 중심점은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지고, 구심점에서 원심점으로. 선명함에서 모호함으로 이어지는 혼돈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진행상황인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의식의 흐름을 나열하는 기법인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화풍이 여전히 가장 마음에 드는 화풍이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작품이 아름답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고전주의도, 로마네스크도, 고딕 양식도, 르네상스 양식도, 마니에리즘, 바로크, 로코코 양식도,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도 각자 나름대로 부각하고자 했던 고유한 관점이 있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바라보면 모든 작품이 훌륭한 작품들이다. 문학 작품에서도 이러한 장르들을 접할 수 있는데, 낭만주의나 사실주의 작품을 읽으면서 다른 주의를 생각하면서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중에서 인상주의 이후의 작품들이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호를 보고 그것을 해석해내는 것은 결국,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생각이 확고하고, 인간 가운데서도 실제로 그것을 경험한 유일한 인간의 인식과 관념에 의지한다는 것이 내가 가진 현재 의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을 포착한 인상주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나는 다른 작품에서 느낀 그저 훌륭하고 아름답다는 감정을 초월한. 무언가 신기한 감정과 나라면 그것을 바라보고 어떻게 표현했을까라는 상상력이 생겨나는 동시에 머릿속으로 마음껏 그 상상을 펼쳐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k*******7 2013.04.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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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과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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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함축해 하나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낸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우리는 제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지만 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의 가치를 재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연대별로 나열한 피상적인 서양미술사나 도록과 함게 출간된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작품속에 드러난 작가의 사상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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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함축해 하나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낸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우리는 제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지만 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의 가치를 재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연대별로 나열한 피상적인 서양미술사나 도록과 함게 출간된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작품속에 드러난 작가의 사상과 정치, 철학 등 그 시대의 흐름을 접하게 되지만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작가의 의도나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읽혀지지 않는다. 서양미술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미술사를 비롯한 화가나 기법등 관련 분야의 책을 통헤 여태껏 예술작품을 회화기법이나 미술양식의 변화에 따라 살펴보았다면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세계관과 철학을 중심으로 작품세계를 새롭게 풀어냈다.


저자는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에 나타나는 예술 양식의 차이를 세계관의 변화로 보았다. 구석기인들이 남긴 동굴벽화를 단순히 고고학적인 측면에서만 배웠던 내게 구석기시대의 벽화가 신석기시대나 이집트의 미술보다도 자연주의적이고 사실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 것과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서야 획득한 고도의 회화 기법이라고 생각던 원근법을 구석기인들은 어떻게 동굴벽화에 구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는 놀라운 발견이 아닐수 없다. 역사학자와 예술사가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러할진데 모든 예술작품들은 그 시대 세계관과 이념의 소산이므로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림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책은 예술의 철학적 배경과 양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구석기시대 회화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전반에 걸쳐 각 시대의 예술양식을 살펴본다. 표현방식이 어떤 철학적 배경 속에서 생성되고 창조되었는지, 세계관, 신앙 그리고 사회와 정치적 이념이 예술에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그리스의 완벽한 민주주의가 자연주의적이고 고전적인 예술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철학사에 유명론의 등장이 예술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으며, 신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동경은 예술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저자의 설명을 통해 알수 있다. 데카르트의 철학과 케플러의 천문학과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에 미친 영향이라든지, 신고전주의와 혁명적 이념의 관계,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인상주의, 나이가 현대미술의 배경에는 어떤 세계관이 내제되어 있는지, 시대정신과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하고 흥미로운 미술사가 펼쳐진다.

 

철학으로 서양미술을 읽어내는 이 책은 철학과 미술사를 따로 분리해서만 생각해 왔던 내게 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나면 그 예술기법의 등장과 표현방식 뿐만 아니라 예술이 그 시대가 공유하는 이념이나 세계관을 반영하였음을 깨닫게 해 준다. '예술의 형이상학적 해명’이라는 부제에서 저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듯 책은 전문적인 용어를 포함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게 단점이랄 수 있다. 미술사에 관한 기초지식을 습득한 후 읽어보면 좋을듯 싶다. 

k******2 2013.04.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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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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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느낀 가장 강렬한 느낌은 좀 '시시한 부분'이었다. "이 책 제목이 좀 잘 못된거 아냐?" 하는 흔한 불평이 가장 강렬했다는 것에 어떤 변명을 가져다 붙이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을까? 고풍스런, 화려하기 짝이 없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표지 배경으로 삼고 있음에 대해 심사가 뒤틀린 탓일 거라고 해도 사실 할 말은 없다. 이 그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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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느낀 가장 강렬한 느낌은 좀 '시시한 부분'이었다.

"이 책 제목이 좀 잘 못된거 아냐?" 하는 흔한 불평이 가장 강렬했다는 것에 어떤 변명을 가져다 붙이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을까? 고풍스런, 화려하기 짝이 없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표지 배경으로 삼고 있음에 대해 심사가 뒤틀린 탓일 거라고 해도 사실 할 말은 없다.

이 그림(?)의 제목은 <음, 어쩌면> 이란다.

음? 어쩌면?? "만화 주제에 무슨 작품이라고!!" 라며 터무니 없이 빈곤한 감상을 빙자한 불평을 늘어놓는대도 사실 할 말이 없을 것 같은 그림이다.

그래도 작품이라는데 비전문가인 내가 들이대 볼 말은 없다.

(개인적 인상이지만 이 무슨 슈퍼맨 풍의 그림 아닌가?!)

아, 그 옆에 있는 '몬드리안'의 그림은 어떤가? 대충 그려놓은 것 같은 굵은 실선과 그 실선들에 의해 만들어진 사각형, 그리고 그 사각형 안에 들어가 있는 노랑, 파랑, 빨강, 검정, 연파랑(?)(아니, 흰색은?)의 채색은 또 뭔가?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이게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란 걸 몰랐다면, "어디 초등학교 포스터 인가요?"라고 무식한 질문을 날렸을 법한 그림이 아니던가?

그래서 이 책이 어쨌다는 건가?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저자는 이런 감상을 염려했던 모양인지 표지 안쪽에 이렇게 적고 있다.

"학문 자체와 예술 자체는 위대한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바와 같이 '말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질 수 없는 걸 말하려고 한 시도의 하나이니 말해지지 않은 것 같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당부의 말이 전제 된 책이 었던 것은 아닐까?

이건 그저 개인적인 해석일 뿐, 작가가 말한 것도 작품이 말한 바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느꼈을 뿐인데다 내 감상 또한 말해질 수 없는 것에 속하는 바, 내 말이 서툴러 다 말하지 못했다고 해도 흉이 되지는 않으리라.

이 책은 석기 시대의 암각화와 동굴 벽화에서 시작해, 현대의 피카소에 이르는 미술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미술사를 단 한 권의 얇은 책으로 꿰뚫어 보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보니 유명한 작가, 낯익은 작품이 자주 등장할 수 밖에 없고, 그 작품의 의미를 세세하게 적을 수 없는 지면의 한계에 의해 뭔가 부족한 인상을 줄 수 있음을 각오하고서도 저자는 써 내려갔던 듯 하다.

하지만, 지면의 한계를 생각해보면 중세의 건축에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할애 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건축 양식의 세부적인 사항들은 내 얕은 깜냥으로는 '미술' 보다는 세부적인 구분으로 '건축'을 따로 적는 것이 흐름상 매끄럽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그게 좀 아쉬웠기에 미리 안타까움을 적어두고 넘어가는 바이다.

그래서 책이 어쨌다는 거냐? 는 이야기를 하다 만 것 같다. (삼천포에서 돌아온 것만도 다행으로 알자.)

위쪽 그림은 좀 예술 작품 같다.

하지만 아래쪽 그림은 미묘하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라고?

"사라미 아니므니다~!"인 거다.

왼 쪽은 프라고나르,「목욕하는 여인들」 이고 오른 쪽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다.

솔직히 프라고나르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하지만 피카소라는 이름은 너무 또렷하다. 그는 수 없이 많은 작품을 남긴 사람이고, 그래서 유명한 사람이며, 그의 그림은 무척 비싸다라던가? 왼 쪽 그림도 싸구려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거지라도 낯익은 사람이 덜 두려운 법이다.

중요한 건 금전적 가치가 아니다. 무엇이 이들의 그림을 '작품'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물음이야 말로 중요한 것이다.

그럼, 그 '작품'의 필수 조건은 뭘까?

저자는 실존주의는 인간 존재가 부조리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부조리함을 실감하는 가운데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노력이 바로 예술이란 이야기인 셈이다.

파르테논 신전은(어쩌면 파르테논 신전 사진이 이것 하나밖에 없는지? 몇 권의 책에서 이 사진을 본 것 같아!!) 신화가 단순히 신화를 넘어서 인간 세상에 남겨진 유물이라는 의미에서 인간의 존재를 완전히 증명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시간을 넘어 인간의 존재를 그 위대함을 증명하고,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에서 미술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그 안에는 작가가 이해하고 해석한, 그리고 마지막에는 표출을 통해 재구성한 시대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감동하고, 슬퍼하며, 또 다른 창조에 나서는 것이 아닐까?

작품에 철학이 없다면 죽죽 그어놓은 직선과 대충 색을 칠한 사각형에 불과할 그림이 철학적 해석을 통해 작품이 된다.

초현실적으로 구성된 구도와 인물의 형상, 어린 아이의 낙서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그림도 작가의 비판과 사상, 철학이 표출 될 때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고대의 동굴에 그려진 벽화도 같은 맥락에서 그 시대를 반영하고, 사람과 삶, 존재를 반영한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이 작품이 된다.

삶의 무게, 존재의 가벼움을 표현해 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그 생각을 아주 먼 훗날까지 남기고 전한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런 증거를 남기는 일에 부지런히 임하는 이들이 있다.

시대를 따라 각각의 작품의 해석을 달라진다. 그 시대를 지배하는 철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형태로든 각각의 시대는 연대를 맺게 된다.

낯익은 그림들을 가볍게 만나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으리라. 그 후에 더 깊이 심취해 간대도 누가 말을 보탤 수 있겠나.

철학은 견고한 건축물의 받침돌과 같다. 수천 년, 수만 년을 견디게 하는 건 바로 그 철학의 힘인 셈이다.

철학이 있는 삶은 무너지지 않는다. 철학이 있는 역사도 언젠가 의미를 갖는다.

개개인의 삶에는 저마다의 철학이 있다. 하지만, 홀로 존재하는 개인이 없듯, 홀로 존재하는 철학 또한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거대한 시대의 구성원, 하나의 받침돌인 거다.

c*********p 2013.04.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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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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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그림과 예술이 주는 미학적 의미로서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삶과 이상적 방향성을 담고 있는 기록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림은 그 시대의 정신과 사상,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현대 사회도 상징적인 사진들이 있는 것처럼 사진이나 영상매체가 발달하기 전에는 그림이 그러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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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그림과 예술이 주는 미학적 의미로서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삶과 이상적 방향성을 담고 있는 기록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림은 그 시대의 정신과 사상,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현대 사회도 상징적인 사진들이 있는 것처럼 사진이나 영상매체가 발달하기 전에는 그림이 그러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것이 심미적인 만족을 주는 예술적인 행위라면, 그림을 읽는 것은 시대와 생각을 읽어내는 역할을 한다.  책은 그림과 그림에 담긴 철학과 사상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그림을 곁에서 읽어준다. 물론 저자의 인식과 철학이 해석에 가미 되겠지만 그 해석이 한편의 의견이라기 보다는 최대한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다. 글이 편하게 잘 써져 잇어서 흥미가 떨어지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d 2022.03.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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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의 <구성>은 이러한 이념의 회화적 대응물이다. 거기에는 어떠한 종류의 재현적 요소도 없다. 그것은 서로 단지 네모들의 집합일 뿐이다. 세계는 결국 그와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추상적 창조물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렇게 되어 모방으로써의 예술은 완전히 종말을 고한다. 이제 창조로써의 예술만이 남게 되었다.(307쪽) 이렇게, 묵시록적으로 끝나는 이 책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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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의 <구성>은 이러한 이념의 회화적 대응물이다. 거기에는 어떠한 종류의 재현적 요소도 없다. 그것은 서로 단지 네모들의 집합일 뿐이다. 세계는 결국 그와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추상적 창조물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렇게 되어 모방으로써의 예술은 완전히 종말을 고한다. 이제 창조로써의 예술만이 남게 되었다.(307쪽) 



이렇게, 묵시록적으로 끝나는 이 책은 단순히 서양미술사에 대한 소개나 이해로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의 양식, 하나의 작품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도상학적 해석으로만 이해되지 않는다. 예술(혹은 예술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온전히 그 시대로 돌아갈 필요가 있고, 그 시대의 생각, 사고, 감정, 웃음과 눈물을 편견없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 책이 때로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그 시대로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 시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이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지지도 못하는데, 어찌 과거로 돌아가 그 시대 사람의 마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예술은 그렇게,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와는 다소 떨어진 어느 자리 쯤에 위치해 있고 지금의 예술가들이 변방에 있듯이(혹은 소수의 지지 속에서) 옛날에도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예술은 나와는, 우리와는 참 멀리 있는 듯 느끼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서양 미술의 역사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를 줄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책들 중의 한 권이 될 것이다. 그것도 한국을 떠나, 세계적으로.


이 책에 대한 서평은 굳이 필요없다. 그냥 사서 읽으면 된다. 비단 예술에 관심있는 이뿐만 아니라 인문학에 관심있는 이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함수의 도입과 바로크baroque 예술의 발생은 필연적인 관계를 맺는다. 함수는 이제 근대 세계에 있어서 중시되기 시작한 운동법칙, 곧 인과율의 수학적 표현이었다. 바로크 예술가들은 이러한 함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따라서 바로크 예술의 역동성과 X축의 독립변수의 연속적 변화에 따른 종속변수의 운동법칙은 같은 것이다. 이것은 카라바조Caravaggio의 그림 몇 점만 보아도 금방 확인되는 사실이다. 

형이상학적 해명이 없는 예술사는 도상학이나 도상학적 연대기밖에는 되지 않는다. 필자는 인간의 정신이 그 이상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형이상학적 해명은 필자의 신념이다. 고딕은 단지 건축적 기법의 문제가 아니며, 다위니즘Dawinism은 하나의 생물학적 가설의 문제만은 아니다. 어떤 심미적이거나 학구적인 업적도 동시대의 세계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히려 그것들은 동시대 이념의 선구이거나 반영이다. (서문에서) 



 

YES마니아 : 로얄 s***s 2014.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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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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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예술의 영역은 넘사벽이다. 솔직히 넘을 수 없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을 문외한으로 살다보니 왠지 다가가기가 너무나 어려운 벽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알고자 노력도 조금은 해봤지만 역시나 내옷이 아닌 것처럼 어색하게만 느껴졌었고, 지금까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에서야 참고 견디면서 배워야 할 만큼의 필요성이 있겠는가 라는 스스로의 합리화만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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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예술의 영역은 넘사벽이다.

솔직히 넘을 수 없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을 문외한으로 살다보니 왠지 다가가기가 너무나 어려운 벽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알고자 노력도 조금은 해봤지만 역시나 내옷이 아닌 것처럼 어색하게만 느껴졌었고, 지금까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에서야 참고 견디면서 배워야 할 만큼의 필요성이 있겠는가 라는 스스로의 합리화만을 이끌어냈던 기억들이 있다.

아마도 스스로에게 절실함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마음에서는 알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은 많지만 몸은 이를 거부하는 것 같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예술사 교수인 저자가 예술의 전당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2년간 기고한 미술사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형이상학적 해명에 입각한 미술사를 소개해보려는 노력의 결실로써 나온 책이다.

저자는 현재 다섯권의 예술사를 집필하였는데, 이 책은 그 다섯권의 예술사에 대한 일종의 간략한 입문서인 것이다.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제 1장의 구석기, 신석기시대에서부터 그리스, 로마시대와, 중세, 근대, 그리고 마지막장의 현대미술까지 서양미술의 흐름을 서양철학사의 흐름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말한대로 건축이나 음악과는 다르게 회화나 문학은 그 시대의 세계관과 이념을 선도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기에 예술작품과 주류 철학사조에 대한 이해와 연결시켜 설명한 것이라 생각된다.

 

예술적 표현은 기술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세계관과 이념의 문제이다.” - P. 20.

 

저자는 구석기시대의 벽화(회화)의 자연주의적 기법과 신석기시대의 벽화(회화)의 무미건조한 기하학적 기법에서 이후에 나타나는 모든 미술사적 기교들이 모두 표현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구석기시대의 기법이 신석기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단절된 이유로 세계관적인 커다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추론한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에도 똑같이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추론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미술의 변화는 다른 점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점에서는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기법의 반복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기하학적인 잔류물이라는 점에서 신석기시대의 벽화(회화)와 현대미술과의 유사성을 설명한다. 재미있는 관점이라 생각된다.

아마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철학도 이와 같이 반복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상세히 들어가면 다른 점이 많이 있겠지만.

 

신석기 회화에는 구석기 회화에 풍부하게 존재했던 빛과 곡선 그리고 입체감이 결여되어 있으며, 모든 것들이 무미건조한 기하학적 잔류물로써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로코코 시대나 바로크 시대에 대비되는 우리 시대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현대는 다시 찾아온 신석기시대이다.” - P. 20.

 

처음에 말했지만 미술과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어려움을 느끼는 영역이지만 철학은 나름 관심을 가지는 학문의 영역이었기에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단순히 작품만을 이해하는 내용보다는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다.

시대별 주류철학의 이해 위에서 미술사조와 작품들 책 속에 시대별도 다양하게 제공되는 이미지들 에 다가갈 수 있어서 예전에 두려움을 가지고 아무 생각없이 보던 것과는 다르게 작품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서양미술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음악사에 대한 이런 입문서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 오탈자 - P. 70. 밑에서 다섯 번째줄 : 기원전 201(‘20’으로 수정)년경에 제작된...

P. 71. 사진 설명 : BC 201 -> BC 20 으로 수정.

l*******8 2013.04.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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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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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서양 미술사를 읽는 이 책은.. 구석기, 신석기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미술사를 통해 역사, 정치, 사회 그리고 문명을 읽어나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통섭의 사고를 강조하는 요즘에 딱 맞는 책이라고 할까? 예술의 전당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2년간 기고한 미술사를 바탕으로 집필된 이 책의 저자는 조중걸님이다. 그는 "어떤 양식하에서도 예술적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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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서양 미술사를 읽는 이 책은.. 구석기, 신석기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미술사를 통해 역사, 정치, 사회 그리고 문명을 읽어나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통섭의 사고를 강조하는 요즘에 딱 맞는 책이라고 할까? 예술의 전당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2년간 기고한 미술사를 바탕으로 집필된 이 책의 저자는 조중걸님이다. 그는 "어떤 양식하에서도 예술적 완성은 있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데.. 그에 맞게 암흑시대라 하여 외면받던 중세시대의 예술도 다루고 있다. 고딕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종교적으로만 이해했던 그 시대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예술이다. 학창시절 그저 다산, 풍요등 기원이나 희망을 상징하는 벽화로만 배웠었는데.. 책을 읽으며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화려한 색체를 사용한 자연주의적인 벽화, 박진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즐겼던 구석기 시대와 시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배치했던 신석기시대의 예술은 상당히 대비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두시대사이에 어떤일이 생겼을까? 그는 이를 자연과 우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삶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감각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자신만만하고 자유로웠던 구석기인들과 달리, 정착생활을 시작한 신석기인들은 자연과 신이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불확실성에 잠식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미술을 생각해보면.. 피카소의 해체와 재구성.. 그리고 마르셀 뒤샹의 '샘'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과연 현대인들은 어떤 상황일까.. ㅎ


그 다음으로 흥미진진했던 것은..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이다. 나도 그렇지만.. 보통 그리스와 로마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둘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음을 예술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 그들의 기질의 차이가 예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자연주의와 고전주의의 조화를 이루어냈던 그리스 예술은 심미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꽃피웠다. 사실 내가 그리스,로마시대의 예술로 떠올리는 모든 작품이 그리스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였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로마의 예술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내면적 완성부다 제국의 팽창에 관심이 많았던 로마는 사실주의적이였고 실증적인 예술을 탄생시켰다. 심지어 젊고 균형잡힌 아름다운 육체를 사랑했던 그리스에 비해 로마는 힘과 권력을 갖은 나이든 사람들의 인물상을 많이 제작하곤 했기에 그 둘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평소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니는걸 즐겨해서일까? 책을 읽으며 예술과 철학에 대한 소양이 깊어짐을 느낄수 있어 행복했고.. 내가 잘 못 알고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배워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a******e 2013.04.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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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조중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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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미술을 보는 저의 눈이 달라졌습니다. 아니, 서양 미술 사조를 통해 인류의 철학적 사고와 세계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변화의 흐름을 파악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예술은 기술과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세계관의 문제이므로, 미술과 철학은 함께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미술 사조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하나의 미술 사조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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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통해 미술을 보는 저의 눈이 달라졌습니다. 아니, 서양 미술 사조를 통해 인류의 철학적 사고와 세계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변화의 흐름을 파악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예술은 기술과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세계관의 문제이므로, 미술과 철학은 함께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미술 사조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하나의 미술 사조에서 다른 미술 사조로 바뀌게 된 세계관의 변화를 설명함으로써 새로운 미술 사조가 등장할 수밖에 없음을 너무나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의문을 품었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벽화와 신석기 시대의 벽화를 비교해보면, 구석기 시대의 벽화가 더 사실적이고 세련되어 보입니다. 인류역사를 진보의 역사로 본다면 구석기보다 신석기 시대의 미술이 더 세련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 책에서 이 의구심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었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자연주의적 기법은 그들의 자신만만한 신념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벽화에 짐승을 사실적으로 그림으로써 이미 그 짐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런데 신석기 시대에는 이런 믿음과 세계관이 흔들렸습니다. 그들이 확고하게 붙잡았던 세계관에 회의를 품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사물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기보다 생각하는 대로 그렸습니다.

  후에 인간 지성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그리스 미술, 즉 고전주의(classicism)를 낳았다면, 유명론(唯名論)은 이런 자신감에 대해 전면적으로 의문을 제기합니다. 고전주의의 세계관은 구석기 시대의 나이브한 세계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전주의에서는 인식 주체가 인식 대상, 즉 실체(reality)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유명론에 따르면, 실체란 유사성에 기초한 집합 명사에 불과한 것이며, 우리는 실체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세의 고딕 양식이 발전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닿을 수 없는 신의 세계로 다가가려는 신비주의적이고 정신주의적 경향 때문에 생 드니 성당(St. Denis Cathedral)같은 건축이 실현된 것입니다(pp. 130~131).

  또 다시 르네상스 미술은 세계의 주된 요소는 변화가 아니라 존재라고 보았고, 인간 지성(이성)을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와 반작용은 결국 바로크 미술을 낳았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이 정적이라면 바로크 미술은 동적입니다(pp. 168~169). 바로크 화가의 그림에서는 화폭의 급격한 깊이, 대각선 구도, 명암의 극적인 대비로 그림 자체가 매우 동적입니다(p. 209). 드디어 인상파의 등장은 현대 예술의 시작을 보게 됩니다. 예술은 더 이상 일반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가들은 사물을 직관으로 바라보고 느낍니다. 이제 예술은 예술가의 내면의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현대 예술의 기본 정신은 실존이 본질을 앞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술은 신석기 시대의 예술처럼 기호의 종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책, 정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정리해보면 이런 도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론 ↔ 유명론

  구석기 시대의 자연주의 기법 ↔ 신석기 시대의 기호주의

          그리스 미술의 고전주의 ↔ 중세의 고딕 양식

                        르네상스 미술 ↔ 바로크 미술

           신고전주의와 사실주의 ↔ 인상주의와 현대미술

 

  정말, 지적 유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독서였습니다. 철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서양 미술사와 철학사를 연결시킨 탁월한 책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할 것입니다.

l******y 2013.04.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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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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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흘러나오는 대중음악의 가사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들으면, 현재 우리시대의 생각과 감수성이 담겨있음을 알수 있다. 그림이나 연극,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현대인들의 고민과 시대상을 담고 있다. 즉, 예술은 시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이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쉽게 설명하면, 서양의 시대마다 유행했던 예술양식들이 그 시대에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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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흘러나오는 대중음악의 가사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들으면, 현재 우리시대의 생각과 감수성이 담겨있음을 알수 있다. 그림이나 연극,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현대인들의 고민과 시대상을 담고 있다. 즉, 예술은 시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이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쉽게 설명하면, 서양의 시대마다 유행했던 예술양식들이 그 시대에 유행했던 철학 사조를 담고 있는 것을 작품을 통해 제시한 책이다. 구석기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8개 파트로 나누어서 각 시대의 철학이 어떻게 예술에 반영되었는지를 설명해 두었다.

 

이상적인 미를 추구했던 그리스의 젊은 조각들에 비해서 로마의 조각들은 현실적이며 늙은 조각들이 많다. 이는 단순히 조각가의 취향의 변화로 볼 수 없다. 그리스 시대에는 절대적인 미를 추구하는 철학이 강조되었고, 로마시대에는 힘과 권력이 있는 절대자의 사상이 철학의 중심이 된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 사상이 지배하던 중세에는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신의 위용을 나타내기 위해서 상하로 높은 고딕양식이 발달했고, 인간중심의 예술 활동이 활발했던 르네상스시기에는 건물의 구조가 실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 역시 철학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서양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작품들과 당시 철학 사조를 연결하여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서양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읽으면서, 흐름을 쫓아가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책의 그림을 통해서 그 시대의 특징을 찾아내면서 읽는다면, 서양사에 대한 지식도 함께 알 수 있을 것이다.

 

서양미술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미술작품을 통해서 서양철학의 변천과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z*****9 2013.03.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