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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폈을때, 책을 들어가기 전 '작가의 말'을 읽었을때, 작가가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꺼냈을때, '이 이야기 어쩐지 따스하겠구나' 그랬다.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작가의 책을 읽지도 않았을때, 작가의 느낌에 한 걸음 다가간 느낌이랄까. '작가의 말'부터가 마음에 들어왔다. 또한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달팠던 지난한 삶의 자리를 향해 할머니가 가고 싶어 했다'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어왔다.
가족이란 건 그런 존재인가. 가족때문에 울 일이 많고, 가슴 아픈일도 많지만, 결국엔 가족밖에 없을까.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는 친구를 응징하기 위해 잠입한 우빈과 그의 친구들, 타워팰리스의 어느 한 가정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엄마 지수가 있다. 빚 때문에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마트에서 일하지만, 비정규직에도 들지 못하는 딸 세영, 경호업체에서 한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지만 하루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은 아빠는 회사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고, 집에선 치매때문에 잠긴 문 안에 있어야하는 할아버지 최인보가 이들 가족이다. 다섯 명의 가족은 경제적 상황때문에 모두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들. 어느 날 갑자기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각자가 있는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살기 위해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애쓰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직장을 그만 두게 한 사람들을. 지나가는 한 소녀를. 움직이지 못한 환자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중, 그들은 서로 가족을 찾는다. 무심함으로, 미움으로 전화조차 제대로 나누지 않는 가족이었지만, 그들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을때, 그들은 가족의 휴대폰 번호를 눌러,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엄마, 울지 마, 내가 있잖아.
내가 있잖아. (8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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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그런 것 같다. 위기에 처했을때, 서로에게 지긋지긋한 존재였지만, 가장 먼저 부르는 이름은 가족 뿐이다. 그들이 그 날만 되면 일 년에 한번씩 그곳에 모였듯이, 그들에게는 가야 할 곳이 있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지진이 일어난 곳에 있지만, 갑자기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곳으로 가야만 했던 것이다. 치매로 인해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한 소녀를 살리고 그곳으로 가고자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가족애를 볼 수 있다.
우린 살아날 것이다. 모두 살아서 만날 것이다. 내일이 있기에. (269페이지)
살아야겠다는 강한 열망, 가족을 향해 달려가고자 그들의 하나되는 마음들이 보였다.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어도, 가족을 만나야겠다는 강한 열망으로 인해 그들에게도 희망이 남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의 고통속에 있었을때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이 보였다. 이들에게 안식을,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졌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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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향락, 누군가에겐 기쁨, 누군가에겐 끝 모를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람이 세상을 불편함 없이 살아가는 데 돈이 가장 큰 조건은 아닐지라도 무시 못할 조건 중 하나 임에는 누구도 반론하기 어려울 것이다. 삼신할미 랜덤 뽑기의 은총으로 어떤 이는 평생 금전적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발에 흙 안 묻히고, 손에 물 안 묻히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으며 살아가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현대판 신분제도에 옭아 매여 하루하루를 실직의 두려움 속에 살아가기도 하고, 가난의 굴레로 학교의 변방에서 문제 학생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방황하기도 한다. 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 주원규는 누가 봐도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 현수, 지수, 세영, 우빈, 인보 다섯 가족의 삶을 마치 핸드헬드 카메라로 쫓듯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디인지도 모를 그 곳 으로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시아버지 인보, 경비업체에서 하루 아침에 실직자로 내몰려 사측과 승산 없는 싸움을 벌이는 아버지 현수, 전신마비 환자를 돌보는 간호 조무사 출신의 새엄마 지수, 가족의 빚으로 언제 학교로 돌아갈지 모른 채 마트 점원으로 일하는 세영, 그리고 학교 밖을 방황하며 주류에도, 비주류에도 속하지 못한 채 갇혀 버린 우빈. 두 가족이 사랑만으로 합쳐진 이 한 가족은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지독히도 외롭고 지난한 싸움을 벌이며 살아가고 있다. 파도에 밀린 모래성처럼 무너지거나 함부로 구겨진 성냥갑처럼 일그러진 건물들, 흡사 뜨거운 열기에 녹아버린 양철처럼 구부러지고 꺾인 도로까지. 윤정우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동시에 이 장면, 자신을 사로잡은 이 장면을 보자 한편으로 후련하기도 했다. 너무나 잔인하지만 그 후련함은 사실이었다. 더 이상 이곳은 비현실 속 지옥이 아니므로, 현실이 곧 지옥이므로. (p.165) 그들의 힘든 삶이 더 이상 낙하할 곳이 없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진 그 날, 세상이 뒤집어졌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어진 그 날, 생애 가장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 다섯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한 목숨을 담보로 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생의 불꽃이 꺼져가는 순간, 나는 누구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 짐이 되고, 아픔이 되어버린 가족들. 지구의 바닥은 다시 지구의 시작이 되듯, 아픔의 끝은 희망이라는 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진리를 세상의 끝날 것 같은 그 하루, 나는 이 가족을 통하여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하늘을 가득 메운 먹구름 떼는 언제 그랬냐는 듯 종적을 감췄다. 하지만 비간 내렸음을 알려주는 선명한 흔적이 소녀의 눈앞에 드러났다. 무지개였다. 하늘 저편을 수놓은 총천연색 일곱 빛깔 무지개. 하늘을 수놓은 무지개 빛깔이 더없이 선명했다. 세상이 끝날 것 같은 날, 힘든 세상의 너머에는 다시 시작하는 행복한 날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세상의 저편엔 삶에 지친 나를 위해 북쪽의 착한 마녀가 나의 소원을 들어줄까?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Away above the chimney tops That'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birds fly Birds fly over the rainbow Why then, oh why can't I?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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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을 비롯해 몇군데 은행의 전산망이 해커에 의해서 뚫렸단다. 처음 보도된 바로는 북에서 일으킨 소동이라는 말들도 있었지만, 사실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일이 너무 힘이드니 누군가의 입에서 '차라리 전쟁이나 났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너머의 세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금 이순간이 힘들어서, 전쟁이라도 나면 이 상황을 회피할 수 있을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나는 전쟁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 아니, 지진이나 해일도 경험해 본적이 없다. 내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내 또래의 사람들 역시 그런 경험은 전무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책과 영화를 통해서 만났던 간접 경험이었고, 그런 경험들은 조금은 과장되게, 조금은 미화되어서 나오기 마련이다. '차라리 전쟁이나 났으면... 차라리 천재지변이나 났으면...'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여기 한 가족이 있다. 할아버지, 아빠, 엄마, 누나와 남동생. 가족 구성원만 보면 딱 좋네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지지리 가난하다는 표현이 딱들어 맞는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딸과 살던 현수(아빠)는 어린 아들, 우빈과 함께 살고 있는 지수(엄마)와 재혼을 한다. 말이 재혼이지, 식도 올리지 않고, 그저 같이 살 뿐이지만 말이다. 하루 종일 TV만 멍하니 바라보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인보, 그런 시아버지를 쪽방에 두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안쓰러운 마음으로 일을 나서는 엄마 지수, 본사의 느닷없는 계약 해지에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아빠 현수, 아빠의 빚을 갚고 자신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트의 파견 직원으로 일하는 큰딸 세영과 강남 8학군의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뜻하지 않게 겉돌게 된 아들 우빈. 이제 이들의 하루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내일은 꼭 가족들이 다 모여야한다고 외치고 있는 지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모이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래도 그녀는 끊임없이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낸다. 인보를 남겨두고 움직이지 못하는 정여사를 돌보기 위해 타워펠리스로 들어온 순간까지도 말이다. 우빈은 왜 자신이 석구와 함께 타워팰리스 B동 2001호 앞에 와있는지 알 수 없었다. 잭나이프를 가지고 있는 석구가 두려웠고, 어디까지 갈지 두려웠다. '김숙자'라는 이름표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세영에게 보내는 김팀장의 미소는 다른것을 원하고 있었다.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그의 돌변하는 표정이 세영은 싫었다. 느닷없는 계약 해지 속에서 현수는 그저 사장인 윤정우가 있는 20층까지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는 길밖에 없었다. 그저 '간다'는 말만 할 수 있는 인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야만 했으니까. 오늘 그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남들은 너무나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이 가족은 갈데까지 가야만 하는 것일까?
피에타 - 자비를 베푸소서
"차라리 이 세상이 무너져 버렸으면 좋겠어..." 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끝없이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이 드는 그때,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강도 9.0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은 모두를 동등하게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펼쳐낸다.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던 현수와 사장 윤정우의 위치가 동등해지고, 지수의 돌봄을 바라는 정여사와 지수가 똑같아 진다. 몸싸움 도중에 칼로 석구를 찌르고 미현을 구해낸 우빈과 미현이 같은 위치에 있게되고, 냉동고에 갇힌 세영과 세영을 갇아버린 김팀장도 동등해져 버린다. 심지어 치매에 걸린 인보와 인보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던 버스안 승객들도 동일시되어 진다. 이제 이들에게는 신에게 '피에타'를 외칠 수 밖에 없고, 그저 살기 위해서 울부짖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사람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이들이 찾는 것은 무엇일까?
현실속에서도 큰 사고가 일어날때면 휴대전화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한다. 강도 9.0의 지진은 모든것을 바꿔놓아 버린다. 더구나 지진이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발생하는 재해는 익숙할 수도 없을 뿐더라 상상조차 못할 일일것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항에 처해져있고, 그 순간에 전화기를 들고 있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에게 전화를 하지 않을까? 애써 외면했던 전화기 속 이야기들이 가족들에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지수의 메시지가 보이고, 엄마의 목소리가, 아빠의 목소리가 미치도록 그리워지는 시간. 단 한마디라도 듣고 싶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대구 지하철 사태때 가장 많은 휴대폰 메시지는 '사랑한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사랑을 전할 사람. 죽음이 눈 앞에 닥쳐있을 때 '사랑'을 꼭 전해야만 하는 사람들.
찰나의 시간.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들은 그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상황을 설명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무슨 이유로 건물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지고 불이나고 있는지.. 그저,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가족만이 생각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것이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형벌인것처럼 느껴지던 현수의 가족에게 '피에타'를 외쳐야 하는 순간은 '피에타'와 함께 그 구원의 대상이 가족이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할아버지 인보가 끊임없이 가고 싶어하는 곳. 그곳이 어디이든, 그들은 그곳으로 모일것이다. 가족이니까.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순간엔 서로가 살아있는 것 자체 만으로도 기쁨이니까 말이다. 더 이상 미워할 필요도 더 이상 원망할 필요도 아파할 필요도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보고만 있어도 기쁜 게 가족이니까 말이다. 현실의 모든 괴로움을 보여주다 모두를 극한에 몰아 놓지만, 그러기에 <너머의 세상에서>현수의 가족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피에타'는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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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아들을 가진 이혼녀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대학생 딸을 가진 이혼남이 있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호하는 간병인과 보호자의 인연으로 처음 만났다. 이혼의 경력을 가진 남과 여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재혼한다.
서로의 첫번째 결혼이 실패로 끝났기에 두번의 시행착오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충만했으리라. 그러나 주위환경은 그들을 행복의 길에 서 있게 만들지 않았다.
남자는 하루아침에 어떠한 해명도 없이 회사에서 짤렸고 직원들 모두가 실직 당한다. 너무 억울한 나머지 속시원히 사연이라도 듣고자 사장과 면담을 요청하며 3개월째 농성중이다. 농성기간내내 집에는 귀가조차 못하고 있다. 집안에 수입이 끊기자 아내는 아내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고, 딸도 자신의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을 하고 박봉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혼자 남겨진 치매의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일하러 가면서 문을 잠그고 간다. 몇 번 집을 나간 후로 며칠째 찾아다니는 애를 먹은 후로 취해진 조치였다. 요양시설에라도 맡기자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착한 며느리는 차마 남의 손에 시아버지를 맡기지 못한다. 간병인의 직업을 가진 그녀라 그 쪽 사정을 누구보다 뻔히 알기 때문에 더 못 보낸다고 했다.
고등학생 아들의 입장은 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빠듯하고 가난한 형편에 강남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모양이었다.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나, 워낙 유명한 학군의 학교를 다니는 터라 상대적인 박탈감과 불합리함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고액과외와 빵빵한 재력으로 무장한 학생들 틈에서 찬밥 신세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고, 그런 아이들은 가난한 그를 그들만의 리그에 끼워주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리는 횟수가 늘어났고, 탈선도 아니고 모범생도 아닌 어중간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집에서 고생하는 엄마를 보면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하는데 현실에서의 불평등과 차별대우는 그에게 삐뚤어진 마음을 갖게 했다.
고단하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는 그들을 한 명씩 보여주며, 독백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려준다. 읽는내내 마음이 참 무거웠다. 일이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후퇴도 전진도 어려운 상황에 그들은 놓여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제각기 어려움에 처한 하루였다. 정말로 끝인 것 같은 상황이었다. 세상이 뒤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딱! 그 생각이 들었을때, 어휴! 이젠 큰일났다! 정말 최악이네! 싶을때, 기적처럼 세상이 바뀌었다. 그들이 밟고 서 있는 서울 한복판에서 9.0 강도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모든 상황이 복잡하게 뒤죽박죽으로 엉키고, '어휴, 어휴' 한숨만 나오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었는데 다행하게도(?) 한 개인의 복잡한 사연은 더 큰 세상의 혼란속에 묻혀버렸다.
나는 그 장면이 이 최악의 가족에게 한 가닥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순간으로 이해됐다. 이 큰 혼란속에서 모든 이의 생각은 오로지 "살아 남아야 한다" 였다. 어떤 일이 있건 살아 남아서 아내와 딸을, 남편과 아들을 꼭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했고, 이제는 단 한칸 짜리 방이어도 함께 모여 살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심어주게 했다.
모든게 절망적이고 희망이 안 보이던 가족이었지만, 새롭게 다시 살고 싶다는 생명력을 심어줬다. 그들이 느끼던 절망이 컸지만, 더 큰 재앙이 왔을때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는 삶의 고통이 그들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줬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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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절체정명한 순간과 마주하게 되면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가족'일 것이다. 9.11테러사건 당시에도 마지막 순간에 처한 사람들이 가족에게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혹은 미안하다는 문자나 전화를 제일 많이 남겼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나 또한 생명의 위급상황에 놓이게 되면 딸들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지난해 연말에 뜻하지 않게 수술을 받게 되고 수술 후 위급상황이 왔다. 끝이 바로 코 앞에 와 있는 순간 내가 놓으면 정말 끝이 날것만 같은 상황에서 끈을 놓지 않게 날 꼭붙잡아 준 것은 두 딸이었다. 녀석들을 생각하면 못해준 것도 너무 많고 뒤돌아보면 후회만 되었고 앞으로 해줄 일이 너무 많은데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생사의 시간을 버텼다.
여기 위기의 가족이 있다. 십대부터 노년의 삶까지 어느 한사람 안정된 삶이 없다. 강남 8학군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삐딱한 길을 가게 되고 급기야 학교에서 제명처분까지 받게 되는 [우빈],요즘 간간이 들려오는 성적 때문에 대입 진학 때문에 아이들이 마침표를 찍는,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성적이 전부인것처럼 남도다 더한 스펙이 있어야 대우받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받는 성적스트레스는 대단하다.나 또한 지난해 고3을 둘을 거치고 나니 나도 아이들도 모두 무슨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힘든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서로 무엇으로라도 보상을 받아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시간들을 지나왔다. 친구들과 어울려 겉돌던 우빈은 친구의 막나가는 행동도 저지하고 미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했던 행동이 오히려 친구를 죽게 만들었다.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시간은 절대 되돌릴 수 없다.그렇다면 하늘이라도 무너지길 바라야 하는가.
우빈의 누나인 세영은 아버지 때문에 다니던 대학도 휴학을 하고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한다. 하루살이 인생처럼 월급의 반은 가압류 상태인데 마트에서 정규직으로 일하지 않으면 그나마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팀장의 압력 그리고 냉동창고에 감금,지금까지 자신의 아빠를 애타게 불러본 적도 없는데 그녀는 세상의 끝에 온것처럼 울부짖으며 아빠를 찾는다. 그러다 맞게 되는 놀라운 세상,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된 것이란 말인가.요즘 청춘들은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빚쟁이가 되고 만다.올해 두녀석을 대학에 보내고 나니 정말 정신이 없다.하나도 힘든 세상인데 둘을 한꺼번에 보내자니 내가 내가아닌듯한 시간을 보냈다. 등록금 뿐만이 아니라 대학촌은 학생들이 봉인것처럼 원룸촌이 즐비하다. 학교 앞에는 서점보다 식당과 술집이 더 많다. 그런가운데 살림을 내주고 녀석들의 용돈까지 감당해야 하는데 부모의 등이 휘는 것을 알까? 세영 또한 다하지 못한 시각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그에 관한 직업을 얻고 싶지 마트에서 평생 일하며 살고 싶지 않다.세상이 뒤집어져야 자신의 운명이 바뀔까 미쳐버릴 것만 같은 하루하루의 연속이다.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쪽방에 자물쇠로 가두고 부자동네인 강남 타워펠리스에 요양사로 일하러 가는 [지수],전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 간호조무사 일을 하던 집의 남자와 새가정을 이루어 살 때만 해도 그녀에겐 행복만 존재하는 듯 했다.하지만 새남편인 [현수] 의 해고로 인해 가정은 하루 한 날에 완전하게 붕괴되고 말았으며 그들은 쪽방으로 밀려나게 되었다.그렇게 하여 그녀는 치매 시아버지를 가두고 일을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아들인 우빈은 할아버지에게 방을 양보하듯 집을 나갔다.딸인 세영 또한 대학을 휴학하고 마트에서 일을 하지만 그들의 가정에 '희망'이란 어느 구석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남편인 현수는 자시느이 일자리를 잃고 마지막 생각까지 하며 협상을 해 보려고 하지만 갑인 존재들은 그들과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그들에게 정말 희망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들은 모두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서로의 위치에서.그런 그들이 맞는 과거의 세상이 붕괴라도 하듯 하는 순간,서울 강남에 진도 9.0의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그야말로 부의 상징과 같은 타워펠리스는 엿가락처럼 휘고 한수간 죽음의 아수라장이 된다. 그런가하면 자물쇠 때문에 세상과 단절되었던 치매환자 시아버지 또한 옆방 몽우학생의 잘못으로 인해 아수라장 세상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들이 행복할 때 했던 약속 하나,'그곳에서 만나자' 그곳이 어디일까? 그들이 살고 있는 아수라장의 세상 너머 또 다른 행복과 희망의 세상이 존재할까? 정말 '그곳' 이 존재할까? 그곳에서 한 때 그들은 [가족] 이었다. 가족으로 행복했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서로의 손을 붙잡을 수 있었다. 세상의 어떤 고난도 이겨낼 것만 같았던 그때였는데 이제 그들에게 '그곳'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지진으로 페허가 되듯 한 세상 속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을 넘나 들어야 한다.
위급한 상황이 오면 '살아야 한다' 라는 강한 욕구가 더 생긴다. 살아야 한다는 '꿈'이 생긴다. 친구를 살해하고 끝인줄 알았던 우빈은 미연과 함께 '생'을 위한 탈출을 하고 지하창고에 갇혔던 세영 역시나 가족의 품에 안기기 위하여 생과 사를 넘나들며 그녀에게 위기를 주었던 팀장도 용서하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사투를 벌인다. 그런가하면 생을 마침표를 찍으려던 현수는 마지막 그 순간에 딸의 목소리를 듣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딸을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살아야 한다. 지수 또한 치매로 행방불명이 된 시아버지를 찾기도 해야하지만 그녀가 보살피고 있는 죽음이 얼마 남지 않는 '장여사'에게 조금이라도 더 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살아야할 이유를 정하면 길이 생긴다. 목표를 정하고 나면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 그들앞에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강도 9.0의 강진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그들은 질곡의 시간들을 거쳐왔기에 누구보다 강하다.
이제 마음 놓고 이 20층을 저주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이곳은 비현실 속 지옥이 아닌므로,현실이 곧 지옥이므로.
지수의 새가정에 진도 9.0의 강진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그들은 가정의 와해되는 그런 위기를 겪기 보다는 보다 더 끈끈한 가족애로 서로를 찾는다. 그들이 가족이 되는 행복을 맛보았던 장소인 '회전목마' 앞에서 서로를 기다리고 그곳을 향하여 진도 9.0을 강진을 헤치고 나아가는 가족들,그들에게 이제 이보다 더한 지진이 닥쳐 온다고 해도 그들은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우빈의 살인도 세영의 휴학도 현수의 날벼락과 같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쪽방으로 몰리며 딸의 월급까지 압류가 들어가는 상황도 이젠 그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족이 있다면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요즈음 간간이 들리는 '자살'의 이유를 보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여가 많다. 그들 곁에 가족이 있었다면 자살이 아닌 '살자'가 되었을 것인데 삶의 이유를 뒤집을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아닌 지수의 가족은 이제 '살자'라는 이유를 찾았다. 비록 서로의 위기를 견디고 새로 이루어진 가정이고 가족이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하나의 끈끈함으로 뭉쳐 있음을 보여준다. 너머의 세상을 위해 우린 오늘도 노력하며 달려가고 있지만 그 너머의 세상에 가족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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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상 너머 어디쯤엔 지금보다 나은 우리네의 삶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을까? 이토록 바닥을 치는 삶이 싫다. 버둥거려봐도 늘 제자리걸음에서 허덕일 뿐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지 못하는 삶. 물질이,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결국 삶은 그걸로 귀결되고 있는 그런 세상.
주원규 작가의 글은 <반인간 선언> 이라는 책으로 작년 즈음에 만나 본 듯 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라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또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그냥저냥으로 만났던 작가라 이 책의 표지나 제목으로서는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심지어 이 책 표지만 보고는 일본작가 소설인가 착각 했을 정도였다. 왠지 차분한 그런 분위기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질 것만 같은 그런 기분.
끝이 없는 지경으로 무너져 버린 한 가정의 이야기 인 듯 하면서 그 속에 바닥을 치는 삶의 이야기가 있다. 정리해고로 인한 고통속에서 대표와 대화를 원하는 아빠, 뿔뿔이 흩어져버린 가정을 지키고자 애쓰는 엄마, 학교까지 포기해가며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얻어보고자 애쓰는 딸, 그리고 그런 집의 작은 방 한칸도 못 차지에 스스로 집을 박차고 나온 아들. 물론 이들은 재혼가정이다. 하지만 그에 맞게 행복을 찾아 가던중 어디서 어긋났는지 모를 어긋짐이 이 가족들을 하나하나 흩어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끝간데 없이 극한으로 몰고 있었다. 이렇게 나락으로만 치달으면 잡을 나뭇가지라도 있으려나 싶을 정도로 온 가족이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 그런데 이들 뿐 아니라 온 천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어마무시한 지각변동.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 자연재해는 그런 이들에게 죽음의 두려움을 선사하지만 대신 뭔가 또 치고 올라갈 빛을 주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열린 결말이라 그들이 전부 어떻게 됐는지 독자가 상상해야 하지만...... 그냥....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그런 흔하디 흔한 문구를 보고픈 마음이 강해지는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상상되는 부분은 어쩐지 모두 온전히 모이지는 못 했을 거 같은 그런 기분. 그냥 모두 행복했습니다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을 거 같은 씁쓸한 기분. 읽고 나서도 이 무슨 억지설정이야 했지만, 그게 또 억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싹하기도 했다. 바닥을 찧고 올라 지금 보다 더 너머의 세상을 바라 볼 용기를 가진 그들이 되기를.. 너머의 세상에 파랑새가 있다하더라도 그 파랑새를 쫓을 희망이 보이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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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건물 1층 앞에 선다. 20여 층 되는 건물 꼭대기를 바라본다. 분명 저기도 사람이 살 텐데. 이 아래를 바라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꼭대기에 사는 사람과 1층에 사는 사람은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을까. 아주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평등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너머의 세상』을 읽고 나면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가족으로부터 뻗어나가는 균열 지수와 현수는 재혼한 부부이다. 지수는 아들인 우빈이, 현수는 딸인 세영이 있는 상태로 두 사람은 결혼했다. 이에 현수에겐 치매 걸린 아버지가 있다. 바로 최인보다. 말만 들어도 사이가 좋을 거 같지 않은 이 가족은 함께 살고 있지 않다. 지수와 인보만 같이 살고 있을 뿐이다. 이 다섯 명의 가족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삶의 풍파에 떠밀려 있다. 치매에 걸려 ‘그곳’에 가겠다며 집을 나선, 어쩌면 사회 속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인보, 높게만 보이는 한 타워팰리스의 집에서 간호조무 일을 하고 있는 지수, 중간 간부로 불공정하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 받은 직원들을 위해 함께 시위에 동참하는 현수, 제 자리 하나 잡지 못한 비정규직으로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아무 말 못하는 세영, 같이 나쁜 짓을 저질렀음에도 부자라는 이유로 풀려난 친구 때문에 죄를 더 뒤집어쓰고 방황하는 우빈. 이들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구성원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하층에 살고 있는 사람인 셈이다. 『너머의 세상』은 가족들의 사건을 하나하나 병렬로 보여주면서 인보와 네 사람의 삶을 포개어 놓는다. 작가는 가족이란 소재를 매끈하게 이용한다. 단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그것은 네 사람의 공통된 이야기기도 하다. 결국 그들은 모두 체제 안에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수는 시아버지의 생일인 내일을 위해 이런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인보는 집을 나가고, 지수는 그런 인보를 찾으려다 자신의 환자의 자살을 목격하게 되고, 현수는 온 몸에 기름을 뿌리고, 세영은 냉동 창고에 갇히고, 우빈은 친구를 죽인다. 이들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왜, 왜 그들은 거기까지 간 걸까? 돌아갈 순 없을까?’(13p)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지만 누구도 최인보의 손이 내민 휴대폰을 건네받지 않았다. 아무도 방금 전 이 치매 노인에게 그토록 절박하게 전화한 이가 누군지, 어떤 사연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단지 한시바삐 이 살인적인 정체 구간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목적지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125p 무엇보다 돈이 중요하고, 권력이 중요한 사회 안에서 우리는 어쩌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정체 구간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바빠 옆에 사람이 산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각자를 어떻게 탓할 수 있겠는가. 그러던 도중, 다른 곳도 아닌, 소위 우리가 잘 산다고 말하는 지역인 강남을 중심으로 진도 9.0의 직하형 지진이 발생한다. 침묵으로 멈춰버린 세상이 도래한다. 20층과 1층의 차이 지진이 일어난 후, 건물이 무너지고, 구부러진다. 지진으로 세상 안 균열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어쩌면 이 소설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 높은 빌딩이 무너지게 된다면, 빌딩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 현수는 상위 층에 있던 정우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모두가 사람이니까. 살아 있어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이니까.(228p) 협상 타결을 위해 한 발짝도 나오지 않던, 결국 그의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타협하던 정우를 구한다. 지상으로, 삶의 연속으로 다시 구해준다. 지상이 그만큼 힘이 있다는 것을 정우는 느꼈을까. 하지만 이 구조는 약간 이상해보이기도 하다. 지상에 있던 현수가 20층의 정우를 구해주었다는 것.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이 상위 계층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점이 의의가 있으나, 약간 다르게 본다면, 이 구조로 화합에 이른다는 점과 그 상위 계층의 ‘미안하다’는 말이 기름을 뒤집어쓴 사람이 구조한 후에나 나왔다는 점에서는 작가가 지나친 낙관주의로 보이기도 한다.
가족으로 돌아오는 화합, 지상으로의 귀환 균열은 점차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하다. 하지만 이 균열 전과 후는 매우 다르다. 누군가는 죽음을 목격했고, 죽음을 목전 앞에 두었다. 그리고 그 죽음 앞에, 균열 앞에 그들은 달라진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그들과의 내일을 꿈꾼다. 세영도, 우빈도, 현수도. 우리가 화합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너와 나를 평등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일은 아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하는 것마저 포기할 순 없다. 균열은 그들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아마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믿을 곳 하나, 그 하나가 그럼에도 있다고 일깨우진 않았을까. 이 소설이 가진, 무지개 같은 위험한 낙관주의에도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건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 세상. 너머의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꿈 꿔보겠다는 것, 꿈이라도 꿔보겠다는 것, 다시 1층에서 20층을 바라보더라도 지상이 힘이 무엇인지,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희망이 없는 세상만큼이야말로, 그 현실이 곧 지옥이 아닐까. 다시 1층에서 20층을 바라본다. 이 소설을 읽기 전과 읽은 후, 내 느낌은 다를까. 20층을 생각할 때, 그 전과 그 후가 다를까. 나 역시 균열을 겪었기를. 너머의 세상을 꿈 꿀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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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 잔잔한 보여지는 겉표지에 적힌 언제나, 늘, 항상 그 자리에서 있기에 소홀했던 여전히, 거기, 그 자리에 있기를 소망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너머의 세상
한 가족의 잔잔한 이야기 일까? 아님 그 이면에 있는 추락하는 가족상을 보여주는 것일까..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화목한 밝은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시작은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 드러나가 시작했다.
비정규직으로 힘겹게 학비를 벌기위해 마트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딸 세영..부유층 학교에서 가난으로 인해 상처받은 친구들에 둘러싸인채 점점 불량해지는 아들 우빈..치매로 인해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할아버지 최인보..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단칸방에 가둔채 출근해야 하는 엄마 지수, 그리고 사업실패로 인해 점점 추락하는 가족을 가진채 어떻게든 아둥바둥 살려고 했지만 정리해고 되어 버린 아부지 남편 현수
갑갑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가족의 이야기..더이상 나빠질수 없을것 같은 그들에겐 정점을 찍는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나쁜일이 하나씩 찾아오는게 아니라 동시다발로 일어난다고 해야 하나..피할수 없음 즐기라고 하는 말이 물색할 정도로 그들을 졸여오는 최악의 일상이 찾아온다..불행을 몰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가족의 불행은 어디가 끝일까 하는 한숨을 멈출수 없었다.
오년을 다녔던 직장에서 한순간 정리해고를 당한후 더이상 물러난 곳이 없던 아버지 현수는 회사 복귀를 위해 3개월째 계속된 농성으로 지쳐 가는 중 마지막 선택으로 석유를 뒤집어 쓰기 시작한다. 더이상 물러날수 없는 마지막 보류를 선택한 현수..
부자이면서 그냥 단순한 일탈을 꿈꾼 지호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은 지호에게 복수를 계획하게 되고 석구에게 이끌려 형우와 가람과 함께 지호의 집으로 향하는 아들 유빈..열심히 공부했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강남 8학군에서 떠돌이 취급을 당하다가 불량청소년이 되어 유빈..이런게 아닌라고 자신이 원했던 것은 이에 아니라고 되뇌이지만 친구들에게 이끌려 지호의 집에 침입하고 에 혼자 있던 미연을 발견하게 된다. 화가 난 석구는 미연을 겁탈할려고 하고 그걸 말리려고 했던 유빈은 몸싸움 끝에 석구를 죽이게 되고..
알콜중독인 남편에게 맞고 피를 흘린 지수에게 다가온 어린아들 유빈.. 엄마를 지켜 주겠다는 그 아들을 위해 간병일을 하며 살다가 간병하던 환자의 아들 현수와 새출발을 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녹록치 않았다. 사업실패로 점점 멀어져 가는 남편현수, 지켜주겠다고 했던 아들유빈의 가출..그리고 집을 떠난 새딸 세영,치매를 앓아 정신이 없는 시아부지 최인보..그녀에게 현실의 무게는 숨막힐 정도이다.
딸 세영은 아버지 현수의 사업실패로 인해 대학을 휴학한후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아버지 빚으로 월급을 차압당하고 있어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파견사원의 목숨줄을 갖고 좌우지하는 정규직 팀장이 세영을 냉동창고에 가둔채 자신이 이혼했따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를 거부하자 냉동창고에 가둔채 사라진 가버린 팀장으로 인해 갇혀 버린 세영..
힘겹게 간병일을 하던 지수에겐 치매를 가진 시아버지 최인보의 실종..그와 동시에 지수가 돌보던 환자인 정여사는 피를 통하며 쓰러져 가고..동시에 일어난 사건으로 무엇하나 선택할수 없는 지수..
갈길을 잃어버린채 길을 헤매이는 최인보...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곳에 가고자 무작정 길을 나선다. 그누구도 최인보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사람에게 일어날수 있는 최악의 날이 아닐수 없다. 모든불행이 덮친 그들앞에 희망이 있을수 있을까 할 찰나에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강남 한복판에 진도 9.1의 지진..세상이 뒤집히는 순간..개인의 불행보다 더큰 불행이 찾아 오기 시작하는데..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더큰 불행..그들에겐 내일의 희망이 있을수 있을까 하면서도 뭔가 반전을 기대하게 된다. 그들은 최악의 순간 자신이 버리고 싶었던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고 보고싶어 하는지 알게 된다.
불행끝 행복시작인 것처럼 그들에게 찾아온 가족의 의미..다시한번 그의미를 생각하는 큰계기가 된것 같다..제발 그들이 다시 만나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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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지진 발생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나라인 일본에 비한다면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대륙판이 일본의 지진 여파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니 마냥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비록 만약이긴 하지만,서울 같은 대도시에 이런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확히 바로 어제,비슷한 시간에 일본 예능에서 지진이나 화재 같은 위험상황을 스타가 출연하여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봤다. 과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 아마도 당황해서 쉽게 움직이지도 못할 것 같다.
최근에 읽은 <삼풍 축제의 밤>이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면,주원규의 신작 <너머의 세상>은 우리 주변에 있을 만한 이야기에 픽션을 가미한 판타지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할아버지,아빠,엄마,누나와 나 이렇게 5명의 가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렸고,아빠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엄마와 재혼을 해 지금의 가정을 만들었다. 그 이후 그들의 삶은 더 꼬여만 간다. 자신이 일하는 일터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때문에 농성을 벌이고 있는 아빠,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정규직 직원으로 일하는 딸,강남의 좋은 학교에 입학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방황하기 시작하는 아들,그리고 이들의 앞에 놓여진 엄청난 재난이 펼쳐진다.
1장에서는 이들의 대체적인 일과들이 그려지고 있는데,그 뒤 2,3장에서 펼쳐질 엄청난 재난의 모습과 함께 아주 대비되는 면을 보여주고 있다. 1장에서 각자의 상황에 힘들어하며 때로는 짜증도 내고,울분을 토하면서도 그런 상황과 세상 속에 적응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2,3장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생존을 위해 싸우는 눈물나는 인간승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장에서 학교 친구와 함께 타워펠리스에서 부자 친구를 괴롭히기 위해 기다리는 아들,딸이 일하는 직장의 김팀장이 그녀에게 한 모진 행동,계약 해지 농성을 위해 크레인을 타고 20층까지 올라간 아버지,이들의 불가피한 상황과 2,3장에서 펼쳐지는 진도 9.0의 지진 속에서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갑과 을,부자와 빈곤층 관계였던 사람들은 어느 새 동등한 관계로 전락해버린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가진 매력일 것이다.
비록 그런 설정에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을 설정하여 작위적으로 꾸며놓은 게 아쉽기는 하지만,사람은 어느 관계나 위치를 떠나서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핸드폰을 이용하여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장면은 비록 여러 재난영화에서 나왔던 익숙한 감동 코드이긴 하지만,그런데도 우리가 감동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품에서는 왜 대형 지진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고,그 지진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지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지진 속에서 왜 인간이 살아야 했는지,또 이전까지 서로 소원했던 가족들이 지진으로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게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가족의 소중함이 전보다는 많이 바래진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이 작품으로 다시금 가족의 의미를 어느 정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놀이공원의 회전목마를 기다리는 장면은 바로 그 회복을 제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일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201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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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족이라고 부르기에는 서먹한 가족이 있다.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을 한 후 마트에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딸 세영과 오랫동안 다니던 경호업체에서 실직을 당한 현수. 그리고 간호조무사일을 하는 지수와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어 방황을 하는 아들 우빈. 이들은 두번째 사랑을 시작한 현수와 지수의 결혼으로 가족이 되었다. 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할아버지 최인보는 현수의 아버지로 가족중에 가장 큰 어른이었지만 새 며느리가 된 지수가 돌봐야 하는 또하나의 환자였다.
옥수동 달동네에 허름한 집에 살게 된 그들에게 희망은 멀리 있는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현수는 본사 로비에서 갑작스런 실직에 대항하여 농성중이었고 세영은 비정규직에도 포함되지 않는 임시직에서 떨려나기 않기 위해 하루하루 파리목숨처럼 연명하고 있다.
강남의 타위팰리스에 살고있는 근무력증 환자 정여사를 돌보는 일을 하는 지수는 치매인 시아버지 최인보를 돌보기 어려움에도 차갑고 낯선 시설에 보내지 않고 옆방의 게임백수인 몽우에게 간식값을 쥐어주며 힘들게 돌보고 있다.
어찌 어찌 8학군의 학생이 된 우빈은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 묘한 이질감을 느끼고 자신과 비슷하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과 방황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어딘가 부족하고 스러질 것 같아 보이는 이들이 다시 '가족'이란 이름으로 뭉치게 된 사건이 벌어진다. 진도 9의 강력한 지진이 서울을 덮치고 각자 떨어져 있던 그들은 지옥같은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던 그 순간 지진을 겪게된 현수는 왜 자신들에게 간단한 문자만으로 해고를 통보한 회사의 사장을 구하기 위해 크레인에 올라탔을까.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타워팰리스의 몰락속에서 지수는 왜 길게 살 가망도 없는 환자를 위해 빠져나오던 발걸음을 돌려 처참한 현장으로 돌아갔을까. 나라면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거나 가족들이 있을법한 현장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처음 가족이 되기로 한 날 놀러갔던 놀이동산에서 해마다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과연 이들이 다 만날수 있을지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현수가 자신을 해고한 사장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담보하는 일이나 지수가 자신의 환자를 구하는 장면은 가난하고 핍박받는 피지배층의 인간들이지만 숭고한 무언가가 빛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너질 것같지 않은 타워팰리스의 위용도 본사의 번듯한 건물도 사실은 허상에 불과한 것들임을.. 결국 무너지고 말 것들에게 둘러쌓인 비겁한 인간들과 어느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진실된 인간들의 모습을 대비시킴으로써 인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케 한다. 조금은 어설프고 금방 부서져 내릴 것 같은 가족이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모두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가족들을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