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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난데없이 디자인 관련 서적을 봐야겠다고 다짐한 뒤 일단 '디자인사'를 검색해 두 권의 책을 구매했다. 그렇게 구매한 책이 <최범의 서양 디자인사>와 <역사는 디자인된다>였다. 안타깝게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구매한 책 중 하나는 내게 너무 어려웠고, 다른 하나 또한 머릿속에 담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이후에는 정신을 차리고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보고자 하였고, 그렇게 구매하게 된 책이 <공간이 만든 공간>, <그리드를 넘어서>, <지의 편집공학>, <아트&디자인 : 디자인의 개념확대>, <레이아웃 불변의 법칙>의 다섯 권이다.
이전에 디자인 관련 카페에 질문글을 올린 적이 있다. 내용은 '디자인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다양한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으나 의외로 대다수 사람이 '레이아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물론 표본이 적고 최초의 발언으로 물타기 된 걸 수도 있겠으나, 디자인에서 레이아웃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에는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는 딱 떨어지는 레이아웃을 위해 수십 개의 가이드선을 그리지만, 누군가는 적당히 여백 사이즈만 맞추거나 그조차도 없이 눈대중으로 맞추곤 한다. 그렇다. 내 이야기이다. 물론 디자인과 같은 작업에서 작업자의 '감-센스'가 중요하다고 하나, 그 감이라는 것 또한 근거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치밀한 계획(스케치)을 통해 타인이 보기에 아름답다고 말하는 형태를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감에만 의존하는 디자인은 어딘가 아쉬운 디자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앎과 실천은 다르다고. 중요한 것일수록 지키기가 어렵다. 나는 오늘도 그리드를 적당히 깔고 시작한다.
책을 펼치면, 맨 위에 넘버링 된 각 법칙이 타이틀로 들어가 있고, 그 아래 간단한 설명. 그리고 대부분의 지면을 예시를 보여주는 데 사용하고 있다. 각 예시에는 다시 작은 글자로 설명이 덧붙여 있다. 기본적으로 설명이 쓰여있다고 한들 극히 압축된 내용이기 때문에 결국 독자들은 예시 이미지를 보며 약간의 힌트(설명)를 가지고 다시 한번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스스로 고민해보아야 한다.
어떤 설명은 구체적인 데 비해 어떤 설명은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글과 함께 이미지를 관찰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가 가능하다. 하나하나 설명과 대조하며 디자인의 의도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지면을 꽉 채운 글을 읽는 것 보다 더 많은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일 수도 있지만 그럼으로써 디자인을 읽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
빠르게 읽자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무래도 글이 적기 때문에 글 한번 보고, 이미지 한 번 훑고 나면 바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다. 이쪽은 괘선의 두께를 이용해 각 글자 간의 위계를 주고... 하는 문장을 보면 나도 모르게 예시 이미지 속에서 괘선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제 감으로만 느끼고 있던 각 요소의 역할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있자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디자인은 하나의 언어구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디자인에는 의도가 담겨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앎과 실제로 의도를 읽어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때때로, 아니 꽤 자주 '이건 뭐지?' 싶은 디자인을 만나게 된다. 어떤 것은 에뻐 보이지만 그냥 예쁜 것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지만 어떤 이유에서 이런 디자인이 나왔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작업자만이 알고 있겠지... 하고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의도를 읽을 수 없는 디자인이 잘 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극찬 받는 디자인들도 그냥 보기엔 알 수 없는 걸 보니 작업자의 문제는 아니고 내 수준의 문제이구나, 아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은 내가 인식하지 못한 많은 부분이 의도를 갖고 작업되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내가 무심코 넘겼던 디자인 요소에 대해 풀어서 이야기 한다. 이 사선은 무슨 의미, 이 선의 두께 차이는 무슨 의미, 이 폰트를 선정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고... 그러면 그제야 나는 지면 위에 올라가 있는 또 다른 언어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잘 된 디자인을 분석해보면 어느 하나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잘 된 디자인은 기획부터 섬세하게 짜여진 '의도'를 따라 완성된다. 해당 의도와 결과물이 얼마큼의 설득력을 지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가 갈린다. 무조건 많은 의도를 집어넣는다고 좋은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의미없는 요소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디자인을 공감하지 못하고, 결국 의미 불명의 디자인으로 남게 된다.
배움의 부재가 원인일까. 디자인을 하다 보면 가끔 예뻐보이기 위해 의미 없는 요소를 끼워 넣을 때가 있다. 그냥 예쁘기 때문에 사용한 색, 여백이 아쉬워 넣은 오브젝트, 마음에 들어서 써 본 폰트.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디자인 요청이 늘어날 수록 더욱 심해진다. 컨펌만 통과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저 보기 좋은 시안을 만들려 노력한다. 어차피 중요한 것도 아닌데 뭐.
그러나 결국 그런 마인드로 작업을 하다 보면 그런 디자인밖에 할 수 없게 된다. 쉬운 길은 늘 유혹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쉬운 방법에서 벗어나 옳은 방법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기본을 가볍게 보지 말 것.
해당 리뷰는 본인의 타 블로그에 업로드된 내용을 예스24 블로그에 맞춰 재편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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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내용입니다. 공부하는데 도움이 많이되었던 부분입니다. 1. 요소를 파악하라 모든 그리드는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경우에나 계획과 계산이 필요하다. 웹디자인, 책 디자인, 광고 디자인 등 어느 경우에나 질서 있고 합리적인 그리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 10. 페이스를 조절하라 판면에 리듬을 부여하려면 이미지나 타이포그래피의 크기와 위치를 다양하게 설정하거나 각 이미지의 마진양을 달리해야 한다. ? 13. 비례를 생각하라 아래 마진이 위 마진보다 조금 더 넓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