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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은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상당히 독특한 위치에 있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감독들인 박찬욱과 김지운 그리고 봉준호 감독만큼의 자신의 색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이며 나름대로 영화에서 흡족하지는 못해도 류승완이라는 이름을 보고 영화를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낸 감독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평가에서 몇 프로가 부족한 평가를 받는 감독이다. 이러한 평가에는 역시 류승완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언제나 이야기하는 B급 감성과 어쩔 수 없이 헐리우드 영화와 닮은 영화를 만들어내는 그의 모습이 바로 그에 대한 평가를 조금은 박하게 만드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류승완을 보는 시간은 영화를 꽤 잘 만드는 헐리우드 키드라는 것에서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한 그래서 류승완은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감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우리나라가 아닌 헐리우드의 감독이었다면 쿠엔틴 타란티노와 비슷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B급 감성을 이야기하는 두 감독에 대한 미묘한 평가의 차이가 류승완을 다시 봐야 할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 베를린은 그런 류승완에 대한 평가와 함께 류승완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종의 한계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 베를린은 거친 느낌이 사라지고 매끈하게 잘 다듬어져서 나오는 최근 류승완 영화들이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전의 류승완 영화들이 갖고 있던 거친 모습들은 제작비 사정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경우도 있었고, 아예 다찌마와 리처럼 일부러 거칠게 만든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류승완이 언젠가부터 세련되게 영화를 뽑아내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영화 베를린과 이전의 영화인 부당거래에서 우리는 그런 류승완의 모습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 베를린은 세련되게 잘 다듬어진 영화를 만든 대신에 류승완 특유의 느낌은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 만큼 헐리우드 스타일의 스파이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충분히 의미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아닌 북한 대사관이 가장 중심에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며, 더 나아가서는 북한내의 암투까지도 적절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첩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이야기의 중반까지는 일종의 배신자 찾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후로는 첩보물 특유의 액션으로 나아가는 부분에서는 전형적인 첩보물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크게 이야기가 흔들리는 것 없이 잘 풀어나가는 감독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베를린은 잘 만들어진 첩보물의 모습을 보여준 대신에 또한 거의 대부분의 장면과 이야기의 흐름에서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러한 익숙함은 충분히 이 영화의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도 첩보물이라는 장르가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딱 그들이 바라는 것 만큼의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 영화의 마무리까지도 모두 그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류승완의 한계이며 이 영화 베를린의 한계일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장르 영화를 뽑아내는 류승완이 능력일 이 영화 베를린은 잘 증명해 주고 있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본 시리즈와 닮은 마무리는 분명 류승완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헐리우드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우리 영화에 맞게 잘 풀어내는 감독에게 이제는 조금 더 다른 무엇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이 영화 베를린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영화 베를린은 류승완의 영화답게 충분히 재미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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