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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두고 불거진 철도민영화 논란은 KORAIL의 운영현황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수습국면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사측이나 노측이나 확전을 원하지 않은 듯하지만, 그동안 드러난 정황만으로 보면 KORAIL의 민영화만이 방만한 경영으로 인하여 폭증하고 있는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철도민영화가 수습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슈가 의료민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말장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건강보험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공영의료제도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이 시점에서 민영화가 거론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도 대한의사협회가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나서서 의료민영화를 저지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보려는 생각에서 읽은 <병원장사>입니다. 제목으로 보아서는 병원을 사고파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 같은 착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대한민국 의료상업화 보고서’라는 부제를 보면 병의원에서 환자를 상업적으로 치료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신 기자입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요약하고 있는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잉시술과 과잉진료, 불법시술의 정황을 환자로 가장하여 확인한 내용을 시작으로, 사무장병원의 폐해, 고사상태에 빠지고 있는 동네의원 문제, 대형병원들의 무한경쟁, 건강검진의 문제점, 공공의료기관의 행태를 짚고, 이어서 돈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가 되어버린,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의 현주소, 수익의 극대화에 대한 부작용으로 드러나는 의료사고, 전공의 문제, 의학교육제도의 문제점, 그리고 의산복합체라는 생소한 개념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현장의 문제를 생생하게 짚고 있습니다.
저자도 고백했습니다만, 의료상업화의 현장을 보이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현상의 근본적 원인을 추구하는 작업이 미흡했고, 나아가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달라는 부탁이 전제되었습니다. 머리말의 말미에 적은 “우리나라의 의료는 지금 공공에서 시장으로 난폭하게 떠밀리고 있다. 한국의 의료가 건전한 중심을 잡는 데 이 책이 작은 힘이라도 보탰으면 좋겠다.(11쪽)”는 말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땅에 현대의학이 들어와 자리를 잡기 이전에 전통의학에서도 의료는 공공의료와 상업의료의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방된 이후 사회적 여건이 의학교육에서부터 의료전반을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가운에 우리나라의 의학은 민간부문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해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의료를 공공의료라고 정의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것입니다.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문제가 의료민영화라는 수사적 표현이 등장하는 배경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자도 인용하고 있습니다만, 2004년 1월, 노무현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의료 같은 지식산업도 집중 육성하겠다.(47쪽)”라는 말로 의료가 다음 세대에 우리국민을 먹여 살릴 화수분이 될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무렵 고위공무원 연수교육에서 제가 발표한 아이디어와 흡사한 내용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최상위 그룹이 의과대학으로 진학하기 시작한 것이 90년대 무렵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전에는 공대 화공-기계-조선-전자-재료 등으로 변해왔는데, 그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구어내는 힘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에 진학한 대한민국 수재들에게 다음 세대의 국민들을 먹여살리는 역할을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정책을 다루는 쪽에 제안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수재들이 개업해서 저 먹고 사는데 목을 매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의료는 그야말로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고용창출효과가 큰 영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연계된 산업분야가 많아서 파급효과가 큰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이해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분야에 국한해서는 의료산업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만을 대상으로 진료를 한다면 굳이 산업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습니다만, ‘의료상업화’라는 화두가 제시되게 된 원인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바탕에 깔려 있는 근본적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책 말미에 붙어 있는 추천사에서 대한의사협회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의 원인은 (…) ‘잘못된 의료제도’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경제가 어려운 시절, 병의원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선택했던 ‘저수가 제도’입니다.(300쪽)” 저수가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가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담은 낮은 보장성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정리하면, ‘저부담-저수가-저보장’입니다. 세월이 흘러 형편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을 늘리려는 정부의 시도는 번번이 벽에 부딪혔습니다. 의료서비스는 선진국 수준으로 받기를 원하면서 비용은 낼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짚어내는데는 충실했지만, 의료현장의 전반적인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 점이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역시 원인분석과 대안제시가 미흡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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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흔하게, 일정수련과정을 이수한 후 봉직의가 되거나 개원의가 되면 ‘강호의 세계에 뛰어든다’ 말한다. 아직 그런 ‘강호의 세계’에 대한 감이 없던 때엔 열심히 성실하게 환자를 대하다보면 ‘강호의 고수’가 될 수 있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을 머금기도 했었다. 하지만, 강호의 세계에 뛰어든 4년 남짓의 봉직의 생활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선배나 동료의사들의 이야기들에서 깨닫는 것은, ‘강호의 고수’는 단지 성실함이나 의학적 실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더라라는 것이다. 이미 병원은 어정쩡한 영리병원의 형태로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의 정점에 근접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안에서 의사들은 가감없는 말로 ‘신음’중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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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장사. 두 단어만 놓고 봤을 때 어울리지 않는 말로 느껴진다. 병원은 아픈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장사는 ‘돈’과 관련해서 이윤을 우선시 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단어가 함께 쓰이는 일이 부정하고 싶은 의료계의 현실이다. 이 책의 작가인 김기태 기자는 의료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병원들의 행태가 상식적인 수위를 넘어서는 것을 목격했고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김기태 기자는 ‘가짜 환자’로 위장한 뒤 병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대형병원의 싹쓸이 현상과 중·대형병원의 과잉진단, 과잉진료의 증거들을 책에 기록했다. 책이 대체로 의료상업화의 현실을 보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서는 미흡하다. 김기태 기자는 해결책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의 의료계 종사자, 정치계, 시민사회가 풀어야 할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 응급의료계의 현실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응급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외면 받고, 정부로부터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한 응급의료 속에서 피해 받는 것은 결국 환자이다. 이번 여름에 겨우겨우 헬리콥터가 운행되고 응급의료분야의 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이국종 교수님께서 최근에 무전기를 지원해 달라는 호소를 하셨다. 응급 구조 상황에서 무전기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응급 의료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이 과연 병원과 정부뿐일까? 나는 시민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헬리콥터가 뜰 때 시끄럽다고 신고가 들어오기도 한다는 한 기사 내용을 보았다. 충격이었다. 이렇게 시민들마저도 한시가 급한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데 어떻게 응급의료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병원이 장사한다는 것 즉, 생명을 다루는 일에 이윤이 추구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점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환자를 치료한다는 사명감 이전에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이다. 따라서 이윤 추구는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병원이 상업화되어 기업과 같이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다 보면 과잉진단, 과잉진료, 의료사고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이것은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다. 물질 만능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 의사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 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이나 포괄수가제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자문제로 어쩔 수 없이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병원에는 정부가 지원을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의사상 2014년 대한의사협회는 한국의 의사상을 발표함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의 의사들이 전문직업인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역량을 의료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의사상은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 직업성, 교육과 연구 총 다섯 가지로 구분이 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게 된 바람직한 의사상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여겨지는 ‘양심’과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의사이다. 내가 생각해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비양심적으로 진료하는 의사가 있다면 나머지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의사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같이 상업화된 의료시장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윤리적 덕목을 겸비한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의사의 부정적 민낯이 드러나는 책이라 읽으면서도 불편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의료계의 어두운 면과 함께 정부의 의료정책도 언급한다. 의사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정부의 의료제도와 함께 설명함으로써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가 꿈꾸는 의사의 자질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료에도 문제가 있어서 한편으론 자존감이 떨어지진 않았다. 이 책은 의대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대한민국에서 살고 어른들에게 모두 권하고 싶다. 의대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의료계에 대한 배경지식과 생소한 의료제도 및 의학전문용어를 알게 해주는 유익한 책이며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의료계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미래의 의사를 꿈꾸는 나에게는 책에 나오는 상업화 된 병원의 모습, 비양심적인 몇몇 의사들의 행동이 내가 생각하던 의사의 모습과 의료현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쉈던 것 같다. 실망감이 큰 나머지 ‘내가 나중에 의사가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와 같은 막막함과 ‘꿈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와 같은 불안감도 느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의료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의료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래에 내가 어떤 의사가 되어야하는지, 의료계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발견한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진로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