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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상진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이다. 그는 권력의 역사보다는 궁녀, 내시, 기생, 천인 등 역사 속 비주류들의 삶에 더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는 넓은 그물코를 가진 권력의 역사가 포착하지 못했던 또 다른 살아 있는 역사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사 연구 풍토를 풍요롭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대중들로 하여금 역사의 존재 의미를 더 잘 느끼게 해줄 것이라는 소신 때문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우선 느낀 점은 저자의 손품과 발품이 지극 정성이었다는 점이다. 가령 이리 저리 흩어져 있었을 궁녀에 관한 문헌을 한데 모으고, 이것을 다시 특정 주인공-가령 기옥과 서향, 상궁 조두대, 박상궁 등-을 내세워 하루 일과 식으로 엮어 낸다. 산발적으로 다루었다면 지루했을 것을 스토리텔링으로 묶으니 제법 재밌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모름지기 역사는 이렇게 써야하지 않을까?
나는 2부를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궁녀에 대한 일반적인 개요와 역사적 맥락을 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우리 역사에서 궁녀의 등장 시기가 언제였는지, 궁녀의 위계는 어떠했으며 몇 명이 궁에 상주하고 있었는지 등을 잘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궁녀 선발시 앵무새 피를 이용한 '처녀 감별법'이 있었다는 것이다. 처녀만 궁녀가 될 수 있다는 법도 때문에 '금사미단(金絲未斷, 처녀막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뜻)'의 판정을 받아야 비로소 입궁이 허락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궁녀의 선발은 정기 선발의 경우 10년마다 한 번씩 있었다고 전한다.
다시 1부로 돌아가자. 여기서는 우선 절친 사이였던 궁녀 기옥과 서향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한다. 둘은 임금(인조) 저주 사건으로 함께 죽음을 맞이했으니 어떻게 된 내막일까? 무슨 추리물이라도 되는 양 하지만, 저자는 두 궁녀의 애틋한 삶을 통해 간간이 쥐부리 글려 행사, 방굿례와 맞담배질, 봉급날 모습 등 당시 풍경을 잘 알 수 있도록 재현했다.
한편 프랑스 공사 플랑시와 사랑에 빠졌던 궁녀 리진의 말로는 비극적이었다고 전한다. 누구에 의해서 그리 되었을까? 플랑시가 배신을 한 것일까? 아니면 먼 이국에서 고국을 그리며 향수병에 스러져 갔을까? 이에 대한 궁금증은 책을 펼치면 금새 알 수 있다.
저자 박상진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도 함께 부풀어오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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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궁녀의 하루(박상진: 김영사, 2013) 상반되고 감춰진 기록 속에서 찾아낸 궁녀의 진실
욱일승천기의 이미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게 무엇이 문제냐고 쉽게 대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목숨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역사를 왜곡시키고 명예와 부를 좇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우리는 왜 역사로부터 멀어지고 왜곡된 역사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그 원인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제공하는 사람들에 있음을 자복하고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하는 일은 과연 요원한 일일까요? ![]()
<시대마다 새롭게 제시되는 이미지 메이킹 속에 왜곡이 함께한다.>
여기 "고루한 한적 속에 잠든 역사를 대중의 구미에 맞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한 책"이 있습니다. 원전과 연구서가 왕 중심의 사관에 비해 빈약한 궁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궁녀의 하루>는 왜곡되기 쉬운 하지만 왜곡되어서는 안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대중의 구미에 맞게 전달하기 위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책입니다. 책의 저자인 박상진 궁녀, 내시, 기생등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의 흔적을 찾아 정리하여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풍성한 사료를 제공하는 작가이자 역사가입니다.
금년에 발간된 <궁녀의 하루>는 '하루'라는 키워드를 갖고 '궁녀'들의 일상을 들여다봄으로써 '왕실'역사의 숨은 공로자이자 시대적 흐름에 영향을 미친 여인들을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궁녀의 전생애를 통해 궁녀와 관계된 풍경을 이야기합니다. 2부에서는 실록과 정사에 기록되지 못하거나 오늘날 왜곡되어진 궁녀에 대한 특징적인 구성 요소들이 마지막으로 3부는 한 시대를 풍미하면서 살아간 궁녀들의 다채로운 라이프 스토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역사서에는 크게 두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하나는 전문성이 강조되다 보니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혹은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들로 구성되어지는 경우에서 발견되어지며 두번째는 흥미와 재미가 강조된 나머지 왜곡성이 드리워진다는 점입니다. 전자의 경우 대중에게 멀어지고 후자의 경우에는 전문가들로부터 멀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역사서 집필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책들이 발간되고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궁녀의 하루> 또한 역사서의 두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역사서입니다. 궁녀의 일생을 조명하면서 1인칭과 3인칭 시점에서 이야기 하는 방법은 오늘날 미디어에 사용되어지는 드라마와 같은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고증과 설명을 충실이 더하여 왜곡되지 않는 역사적 사실들에 기초한 역사서로서 재미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역사는 재해석되고 그 이미지 또한 새롭게 부여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재해석과 새로운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전달되어질때 '왜곡'이 있을 경우 그것은 역사가 아닌 '픽션'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왜곡된 역사가 가져오는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합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올바른 역사'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부디 결과 맺어진다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이 진실되고 올바른 역사사 또한 픽션 못지 않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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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왕비 등 왕실 가족들을 보살피고 보호하던 임무를 맡았던 왕녀에 대한 삶은 다양하기만 하다.팔자가 센 여식,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궁궐로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나이 네, 다섯 살부터 열 살 남짓한 어린 소녀를 궁궐에 보내 가장 밑바닥 생활부터 노비 등을 거느릴 수 있는 제조상궁에 이르기까지 직급과 임무는 천차만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설겆이,빨래하는 일부터 임금과 가장 지천에서 왕과 왕비를 보호하는 지밀상궁 그리고 그 윗선인 부제조상궁,제조상궁이 수직으로 일종의 궁녀의 서열이 매겨졌던 것이다.
이들이 궁녀가 되고 싶다고 해서 모두가 궁녀로 발탁되는 것이 아니었다.그 선발기준은 선조 중에 강도나 역적 등 죄 지은 자가 없어야 하고,선조나 가까운 친척 가운데 중병을 앓은 자가 없어야 하는 등 신원조회를 거쳐야 했다.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유부녀는 아예 궁녀로 발을 들일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처녀 감별법'이라는 것을 이용했는데 의녀가 앵무새의 생피를 처녀의 팔뚝에 떨어뜨려 피가 묻으면 처녀이고,안묻고 흘러내리면 처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궁녀의 유래는 삼국시대 이후부터 비롯되고 고려 말의 이곡 선생이 지은 주행기(舟行記)에 부여성 낙화암에서 삼천 궁녀가 금강으로 떨어져 내렸다는 기록이 있었고, 중국에서는 하,은,주대부터 있었다고 하니 왕실,황실을 보필하고 시중을 들 만한 대상이 어린 소녀들이 대상이 아니었을까 한다.궁녀들은 입궁 시기와 소속 부서에 따라 지위의 고하가 정해지고 위계질서가 확연했다.가장 높은 상궁부터 그 밑에 나인이 있었다.출신 계급은 중인,상민 출신으로 충원되었으며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선발을 하지 않는다든지 있는 궁녀를 감원차원에서 퇴출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 궁녀로 들어 오면 죽는 순간까지 궁녀로 남아야 하기에 언감생심 혼인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그렇기에 과년에 이른다든지 방자(房子)와 같이 애송이 궁녀의 경우에는 외로움과 유혹을 이겨 내지 못하고 별감이나 왕자들과 잠자리를 하다 덜컥 아이를 갖게 되고 이것이 궁궐 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나게 되면 궁녀는 왕의 명령에 따라 극형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그 가운데 세종의 며느리 봉빈과 소쌍이 나눈 동성애사건은 '채홍'에서도 잘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봉건적이고 윤리적인 사회에서 그러한 행동은 용서를 받지 못한 행위였다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궁녀들은 먹고 자고 입는 문제가 궁궐에서 해결되기에 경제적인 수입은 직급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오랜 세월 궁녀로 재직하다 보면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글에 실린 대표적인 궁녀들의 삶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사람들이 많다.죽음까지 함께 한 기옥과 서향,연산군의 희생양이 된 상궁 조두대를 비롯하여 조선 최고 갑부 궁녀가 된 박상궁,신경숙작가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리진(李眞),영조의 어머니 숙빈최씨(침방나인 출신임),명나라 출신 궁녀 굴씨,조선의 성녀 오타 주리아를 소개하고 있다.
궁녀들이 왕과 왕비,왕자 등을 지근에서 수발을 들고 보살피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었기에 이번 글을 읽으면서 궁녀의 역사,선발과정,직급,하는 일,에피소드 등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다.역사의 뒤안길로 묻힐 뻔했던 궁녀들의 삶은 비록 빛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왕조 역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고 이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반추하는 것도 역사 학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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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지평을 넓힌 ‘궁녀의 하루’ 역사의 지평이 넓어진 걸까? 기존의 역사를 보는 흐름에서 벗어난 역사해석이 심심찮게 보인다. 그동안 역사를 보고 해석한다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 권력으로 쟁취했던 자신의의 성과를 기록한 역사를 그들의 시각에서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역사인식은 사물의 본질을 이루는 양면을 보지 못하고 힘을 가진 한 쪽에 치우쳐 주목하여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보편화, 일반화 시켜온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 그런 흐름에서 벗어나 권력의 중심부에서 벗어난 곳에 눈을 돌리고 소홀했던 다른 한 쪽에도 시선을 주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혹은 일부러 외면했던 다른 쪽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반가운 것은 우선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려는 정당한 시도라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외면 받아온 사람들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사회의 성숙한 역사인식의 자세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여 그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권력의 주변부 혹은 권력과는 상관없는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묵묵히 행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흐름이 우리가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하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리라고 기대해 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여인들이 쓴 숨겨진 실록 ‘궁녀의 하루’도 주목 받기에 충분하리라고 본다. 우리 역사에서 특히 조선사회에 이르면 남성중심사회, 왕의 일인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에서 여인들의 삶은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절대적인 차별 속에서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구조적 차별과 억압 속에서 살아온 여인들과 그 여인들 속에서도 더욱 더 갇힌 일상을 살아왔던 궁녀들의 일상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이 않았다. 텔레비전 역사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삶에 대한 조망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내시와 궁녀, 비밀을 묻다’, ‘베일 속의 한국사’등의 저자로 기존 역사가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역사의 지평을 넓혀온 저자 박상진의 연구 결과물이다.
저자의 ‘궁녀의 하루’는 궁궐 내 생활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양에서 활동한 궁녀들의 면모를 살피고 있다. 굳이 제목 하루에 억매이지 않고 궁녀가 궁궐에서 어떤 일을 해왔고 그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궁녀가 되었으며 갇힌 궁궐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하나 둘 밝혀 나가고 있다. 우선 궁녀하면 상궁, 나인, 무수리, 생각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져왔는데 이는 침방, 수방, 세수간, 소주방, 세답방, 방자 등과 같이 자신들이 맡은 임무에 따라 하는 일이 달랐으며 그들도 다른 일반인들이 사는 모양과 별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은 ‘하루로 읽는 조선 궁녀의 일생’, ‘하루 일과에서 스캔들까지 궁녀의 모든 것’,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궁녀 이야기’ 등으로 3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궁녀들의 삶에 추적하는 것이다. 사료에 등장하는 궁녀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궁녀들이 궁권에서 어떤 일상을 살았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중심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세답방이나 소주방처럼 드라마에 등장하여 익숙한 이름들도 있지만 침방, 수방과 같은 다소 생소한 것들도 보인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궁녀들의 근무형태와 급료지급과 같은 사항이다. 또한 부를 축적한 궁녀 모습이나 궁녀라는 신분으로 만나 운명을 함께하거나 나인에서 하루아침에 귀인이나 숙빈 등 권력의 중심부로 신분상승한 그들의 모습이 비교적 상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궁녀들 사이에서도 직급의 차이에 따라 생활의 차이가 엄청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궁녀, 어쩌면 특별한 신분을 살았기에 그들을 보는 시각이 ‘왕의 여자’라는 한정된 한 측면으로 고정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궁녀의 하루’는 궁녀들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다양한 실례를 통해 궁녀들의 삶에 구체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궁녀들의 모습이 다소 산만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그들의 삶의 실체를 밝히고자 한 저자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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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라 하면 은밀함이 먼저 떠오른다. 궁궐에 가보면 미로처럼 건물이 첩첩이 둘러 쌓여 있다. 궁은 지엄한 곳이었다. 하늘과도 같은 왕과 왕의 일가(家)가 모여 있는 곳이었다. 구약 성경에서 야훼 여호와를 보는 즉시 죽었던 것처럼 밭뙈기만 처다 보며 일평생 살았던 백성들에게 궁은 쳐다볼 수도 없는 곳이었다. 그저 떠받들어야 하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차마 쳐다볼 수 없어서 땅에 코를 처박고 엎드린 채 푸념만 뇌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후대 사람들에게 궁하면 궁녀와 내시가 번뜩 떠오른다. 사람이라는 것이 자극적인 것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비춰진 그들의 모습은 늘 허리를 숙이고 있고 시선을 땅으로 향해 있다. 분명히 같은 사람들인데 그림의 풍경처럼 그렇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궁금해 하는 것 같다. 거세를 당한 내시들은 어떻게 살았을지, 어리고 고운 나이에 궁에 들어 온 저 많은 궁녀들은 어떻게 살았을지. 궁녀를 주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이 생각난다. 박진희가 주연한 영화 <궁녀>와 조여정이 주연한 영화 <후궁>. 두 영화 모두 궁녀가 가진 이미지 중에서도 가장 자극적인 이미지를 영화로 그려 냈는데 이런 영화들로 인해 현시대의 사람들은 궁녀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저 폐쇄된 궁에서 허드렛일만 하는 여자 내지는 왕의 승은을 입기만을 바라는 젊은 처녀들.
이 책 「궁녀의 하루」는 우리가 가진 궁녀에 대한 편견을 다소 걷어낼 수 있게 한다. 궁녀가 존재한 역사를 개괄적으로 풀어내는 것에서부터 궁녀의 하루와 궁녀의 스캔들, 그리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궁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TV나 영화를 통해 알아왔던 궁녀에 대한 이미지와 정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주 일부분의 이미지에 불과했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궁녀들은 고소득자였다. 왕과 왕비의 생일이나 결혼식, 즉위식 등 특별한 날에는 특별 보너스에 해당하는 물품들을 하사받았고, 제조상궁이나 부제조상궁 등 실세 상궁들은 외국 사신이나 고관들에게 받는 선물도 적지 않았다. 도한 궁녀들은 궁궐 안에서만 근무하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출이 적었고, 먹고 입고 잠자는 것 등을 궁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으므로 크게 돈 들어갈 곳이 없었다.” (p.165) 먼저 궁녀가 되는 여인들은 모두 노비인 줄로 알고 있었다. 한 번 들어오면 죽기 전까지 나갈 수 없는 곳이 궁으로 알고 있었고, 그런 삶을 살기로 작정한 여인들은 신분이 노비일 거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궁에서 하는 일도 대부분 시중을 드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몰락한 양반가 자제에서부터 양인 출신도 있고 당연히 노비 출신도 있었다. 오고 갈 데도 없고 미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궁으로 들어온 여인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동기로 궁으로 들어와 궁녀가 된 여인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궁녀들은 일반 백성들에 비해서 고소득자가 될 가능성이 컸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궁 안에서는 돈 들어갈 곳이 없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하는 어떤 상궁의 경우 양자를 들이고 평생 동안 궁에서 모은 돈을 가지고 땅을 사고 집을 사고 사람을 부리기도 했다. 궁녀라는 것이 직업이었던 셈이다. 지금 군인들은 의무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에 사회에서 버는 돈의 수십 분의 1에 불과한 월급을 받고도 생활을 해야 하지만 조선시대 궁녀는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직업의 하나였기 때문에 돈을 벌고 그것을 축적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궁녀가 고소득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네의 글은 언제 봐도 유려하군. 내 마음을 어찌 이리도 잘 보누?” “황공하옵니다 마마.” 며칠 수 이번에는 수렴첨정을 하고 있던 대왕대비 윤씨(정희왕후)가 조두대를 불렀다. “조상궁, 이제부터 내 말을 잘 받아 적도록 하게.” “예, 대왕대비마마.” (p.76) 수양대군이 보위에 올랐을 때 궁에 들어 온 조두대 상궁은 글 하나로 유명해진 여인이었다. 왕과 대비의 각종 간행물 편찬과 편지글을 대필하고 서문을 짓기도 하는 등 지금으로 따지면 책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작가 정도의 능력을 가진 궁녀였다. 궁녀가 궁에서 하는 일은 세분화 되어 있었다. 수라간에서부터 왕의 침소에까지 궁녀가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궁녀는 일종의 직업이었다. 조두대 상궁이 자신이 가진 글 능력 하나로 명성과 재산을 쌓은 것처럼 어린 나이에 입궁한 궁녀들은 평생토록 한 가지 기술을 갈고 닦으며 궁궐 생활을 지속했다.
“궁중에서는 열 살이 채 안 된 궁녀들을 뽑아 전문적인 자수 기술을 익히게 했다. 이 궁녀들은 평생을 수를 놓는 일에 전념했기 때문에 그 기술이 매우 뛰어나 보통사람들이 따를 수 없었다.” (p.109) 당연히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성심을 다해 자신이 맡은 바 일을 해야만 윗전의 눈에 들어 높은 상궁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궁녀라는 신분은 언제든지 궁밖으로 내쫓길 수 있는 운명이었다. 책에서도 몇 가지 사례가 나오지만 지엄한 궁궐 내에서 스캔들을 일으키거나 궁의 법도에 맞지 않는 온갖 언행을 했다거나 궁에서 취급되는 문서에 찍는 도장을 잠시 분실했을 경우에도 가차 없이 궁에서 쫓겨났다.
“도제식 교육과 현장 실습 교육이 비록 공식 교육은 아니었지만 보통 수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궁녀들은 관련 분아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p.143) 궁이라는 특수한 공간적 상황에서 선배 궁녀들에 의해 배우는 교육과 기술은 그대로 어린 궁녀들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궁체도 궁녀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수라간에서 일하는 궁녀들은 요리 전문가가 될 수 있었고 왕실의 의복을 담당하는 궁녀들은 의복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궁녀들의 전문 기술의 효용가치는 궁 안에서만 유효했다. 출궁이 된 후에는 전혀 효용가치가 없었다고 한다. 글을 쓰거나 대필하는 기술을 가진 궁녀들의 경우 민간에서 유행하는 서책을 대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과 결혼해 평범하게 살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궁에서 나왔을 경우에는 크게 문초를 겪거나 죽어서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궁녀들에게 궁은 전부였던 것이다. 궁녀들도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었다. 공납을 하고 소작을 하는 중노동은 피할 수 있었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송장이 될 수 있는 궁궐 생활이 그보다 쉬웠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는 없다. 궁녀들에게는 일반 백성들이 겪지 못할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고개만 들면 높은 사람들 천지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궁궐 생활이 얼마나 답답하고 매일의 삶이 긴장의 연속이었을지는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궁녀들은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끼리의 동성애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근무하는 남성인 대전별감이나 중성인 내시, 일반 관리나 궁을 출입하는 종친, 심지어 승려와도 정을 통하여 궁 안에서 아이를 낳는 최악의 일까지 있었다.” (p.179) 어린 나이게 궁에 들어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라야 궁녀들이 전부였을 것이다. 언니이자 친구이자 애인이자 부모가 되기도 했을 것이고. 한창 꽃피울 나이에 폐쇄된 곳에서 생활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스캔들도 많았다고 한다. 책에서는 실록에 기록되거나 역사서에 소개된 몇 개의 사례만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실록에 기록되었다는 것은 이런 궁녀들이 연관된 스캔들이 궁궐 내에 만연해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이 누른다고 마냥 눌러지는 것이 아니니 인간사에 일어난 일들이 궁궐 내에서도 당연히 일어났을 것이다. 환경과 상황은 다를지라도 결국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궁녀 또한 궁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궁이라는 곳이 지엄하고 법도를 중시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런 궁녀들의 스캔들을 가혹하게 다스렸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은 매한가지일 것이고 사람은 모두 다르지만 살아가는 꼴은 엇비슷하다. 여러 번 말하지만 궁녀도 사람이었다.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그들은 속단하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고 일반 백성들과는 아주 다른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해서도 곤란하다. 그 시대를 살아간 평범한 여인들이었고 할 수 있는 일과 맡겨진 일에 묵묵히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이었다. 은밀한 무언가를 감추고 있기만 한 사람들로 오해하는 것도 곤란하고 윗전의 시중이나 들고 허드렛일만을 하던 하찮은 사람들로 오해하는 것도 곤란한 일이다. 궁녀의 대부분은 전문직 종사자들이었고 왕과 대비와도 독대해 그들의 명을 받는 권력의 구성원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궁녀에 대한 새로운 면을 많이 알게 되었다. 오해하지도 과장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바른 자세일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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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비롯, 동아시아사 연구 전반의 문제점은, 서양처럼 일상 생활을 다룬 분야의 발전과 성숙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기록의 양적 부실이 문제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저 정치사, 제도사에만 여전히 치중하는 학계와 일반의 구태적 분위기에도 그 상당 원인을 두고 있다. 저자 박상진 선생은, 이 신간의 저술 이전에도 이미 <내시와 궁녀>를, 같은 출판사인 김영사를 통해 세상에 낸 바 있다. 아마도 우리 학계에서, 비정치 분야의 일상사를 이처럼 깊이 있게 다루는 저자로 이분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역사 대중서의 경우, 종래 <실록> 등 일차사료의 일부를 그대로 국역하여 가공한 후 단행본으로 내는 등의 풍토가 일반적이었다. 이와 대조되게도, 박 선생의 저술은 거의 모든 책들에서 일관되게 보이는 태도로서 다음을 들 수 있다. 1) 일차사료로서 단일 쏘스를 넘어, 십 수 권에 이르는 문헌을 모두 참고한다. 물론 이른바 <역사서>의 간판을 달고 있는 책 치고, 끝에 수록한 참고문헌 목록에서 달랑 한 자리 수의 레퍼런스 리스트만 대담하게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문헌 목록이란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의 문제이므로, 원칙적으로 단 한 권만을 참고했다 해도 그를 통한 신저작의 퀄리티가 중요할 뿐이지 참고의 과소가 결격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참고 문헌 목록이 짧으면 짧을수록 저작의 질도 저하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그런 책들이, 과연 그 참고 문헌을 책의 전편에 걸쳐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기적으로, 비(非)기계적으로, 혹은 창의적으로 원용했는지는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박 선생의 저술은 언제나 이 점에서 빼어나다. 즉, 다양한 참고문헌을 원용하되, 그 긴 목록이 각 챕터에 골고루, 적절히, 교체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범속한 책은 특정 장에서 정말 특정 저술만 인용하는 챕터 편식 경향이 강한데, 이는 상황에 따라 표절 이슈로 비화될 위험까지 있다. 박 선생은 이 신간 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든 저작에서, 자신이 참고한 거의 모든 서적을, 매 문장의 매 사항에서 남김없이 활용하는 미덕을 보이고 있다. 읽는 독자는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설사 박식하여 별반 새롭거나 생경하게 느껴지는 사항이 거의 없는 축이라도, 그의 책을 읽을 때면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는 양 흥미진진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모든 저작이 이런 태도를 취해야만 하나, 척박한 한국의 현실에서 유독 원칙을 고수하고 재능을 증명하는 박 선생의 모습이 돋보이게 되는 것이다. 2) 대상의 기술과 논평에 있어 다루는 시공간적 범위가 넓다. 삼류 글쟁이나 초보 대학원생이라고 해도, 한정된 범위와 주제를 두고 책 한 권을 쓰라면 평균의 지능도 못 갖춘 게 아닌 다음에야 어느 정도는 구색 맞춘 작업을 해 내며,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이런 책은 권위 있는 어느 사료나 저작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게 보통이고, 이는 결국 저술의 평균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책이 그 책이라는 독서의 비능률을 겪거나, 궁극적으로 독서의 흥미가 저하된다는 부작용을 겪는다. 박 선생의 탁월함은, 어느 저술이건 그 다루는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지금 어느 챕터에서 조선 성종대의 아무개를 이야기하면, 삼류는 그저 그 인물의 사항으로만 수 페이지를 채우고, 평범한 저작은 동시대의 동류에 대해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 몇 줄을 감상으로 덧붙인 채 끝내고 만다. 박 선생이라면 이 대목에서, 그의 패럴렐이라 할 만한 조선 후기의 모 인사를 병치하거나, 시대를 건너 뛰어 고려대의 누군가를 함께 비교하거나, (시대의 질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삼국 시대의 피처를 거론한다거나, (대단히 드물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지극히 고맙게도) 압록강 건너 대륙의 어떤 예를 들기도 한다. 박 선생의 경우 그 적실성만 있다면, 아예 바다를 건너 서양의 비근한 예를 즐겨 빗대기도 하는데, 이는 박식과 순발력이 고루 갖춰진 저자에게만 가능한 묘기이기도 하다. 독자는 같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이런 영양가 있는 저작을 원하며, 또 이런 책은 유용성을 넘어 그 자체로 읽는 흥미를 주기도 한다. 당장 이 신간만 해도 어떤가. 저자의 전작 <내시와 궁녀>를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도 있지만, 내심으로는 전작의 일부 재탕이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박 선생은 "어디서 이런 이야깃거리를 또 찾아내어 화학적 재구성을 했을까?" 하는 감탄이 나오게,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알뜰한 스토리를 적지만은 않은 분량으로 잘도 펼쳐 내고 있다. 전작은 제목이 <내시와 궁녀>였으나, 사실 궁녀보다는 내시에 서술의 비중이 더 크게 주어졌으므로, 이번 책은 그의 확장 속편으로 봐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책 후반에는 주리아의 일화로 말미를 장식함으로써, 그의 장기인 통섭적 역사 산책을 또 한 번 독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학적 역사와는 차별되는 대중 버전 역사 서술은, 이처럼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라야 그 존재 가치가 있으며, 박 선생은 스칼라십의 엄정성과 대중적 흥미 어느 미덕도 희생하지 않은 채 이처럼이나 성공적인 한 바탕의 이야기꾸림에 너끈한 역량을 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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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에서 출간된 책인 <왕의 하루>를 읽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왕의 하루'라는 의미가 왕의 일상을 다루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보다는 훨씬 폭넓은 의미로 왕들의 일생을 다루는 것이었다. 조선사를 통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왕들의 의미있는 날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왕들의 일거수 일투족, 왕들의 일상, 정책, 사상 들까지를 저자의 인문학적 깊이와 기자 출신의 날카로운 필치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 책이 출간된 후에,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독자들이 또 궁금하게 생각하는 부류의 하루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내용이 올라온 적이 있어서 그 다음 시리즈가 출간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왕의 하루>에 뒤이어서 <궁녀의 하루>가 출간되었다. '궁녀의 하루'도 궁금하기는 하다.
![]() 이 책의 저자인 '박상진'은 "왕 중심의 사관에서 벗어나 기존의 사가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궁녀, 내시, 기생 등의 아웃사이더들의 삶을 추적해온 역사학자" (저자 소개글 중에서)라고 하니, 그가 엮어 나가는 '궁녀의 하루'는 역사학자의 학문적인 연구가 바탕이 된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제 1부에서는 생과방 나인과 세답방 수모로 만나 죽음까지도 함께 했던 기옥과 서향의 이야기와 서사 상궁으로 세도를 누린 조두대의 삶에 대해서 살펴 본다. ![]() 새로 들어온 나인들의 교육 행사로 행했던 '쥐부리 글려'는 섣달 그믐 밤에 젊은 내시들이 애기 나인들의 입에 밀떡을 물리고 얼굴 앞에 열십자를 그어 위협을 주는 행사였다고 하는데, 이 행사의 목적은 구중궁궐에서 일어나는 일을 함부로 말하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궁녀들도 국가로 부터 월봉(물건으로)을 받았고, 연차, 품계에 따라 차등지급하였다. 조두대는 서사 상궁이었는데, 폐비윤씨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나쁘게 기록하였기에 연산군 때에 가서는 죽은 그녀의 뼈를 가루로 만드는 일까지 있었다. 제2부는 궁녀사로 궁녀의 하루일과, 선발과정, 일상생활, 취미생활, 성, 스캔들 등에 대한 내용이다. 이미 독자들은 궁녀가 하는 일이 분류되어 있음을 알 것이다.
침방, 수방, 세수간, 세답방, 소주방, 등촉방, 방자, 무수리... 여기에서 저자는 영조의 모후였던 숙빈 최씨에 대한 이야기에 오류가 있음을 밝힌다. 숙빈 최씨가 물을 긷던 무수리라는 하급 궁녀였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헌을 살펴 보면 무수리가 아닌 수방(궁중에서 소요되는 옷, 장식물에 쓰는 수를 놓는 부서) 처소의 나인이었다.
조선왕조에는 궁중에 약 500~600명의 궁녀들이 있었고, 궁에 처음 들어 오는 나이는 10세전후였지만, 혹은 4~5세 어린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시들이 궁녀가 되면 차츰 품계가 올라가게 되는데, 정 5품 상궁에서 정 9품 주궁까지 있었다. 이런 궁녀들은 2교대로 근무를 했기에 여가 시간이 많아서 취미생활도 하고, 재테크도 하였기에 제조상궁이었던 박상궁은 조선 최고 갑부 궁녀였다. 토지매입, 집들이 금강산 단풍놀이를 궁녀들과 가기도 했다.
또한 대전별감, 내시, 일반관리, 궁을 출입하는 종친, 심지어는 승려와 정을 통한 궁녀들도 있었고, 임신을 하거나 아이를 낳은 사례도 있다. 제 3부는 조선 최고 갑부 궁녀 박상궁 이야기, 프랑스 공사 플랑시를 따라 파리로 가서 결혼을 했던 리진, 사도세자의 숨은 여인 수칙 이씨, 명나라 궁녀 굴씨 등의 라이프 스토리가 소개된다.
그중에 리진은 이미 '신경숙' 작가가 <리진>이란 소설로, '김탁환' 작가가 <리심>이란 소설로 써서 그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는 궁녀이다. 고종때에 세자의 생일에 각국 공사를 초대하게 되는데, 38세의 총각 파란눈의 프랑스 공사는 청순하고 아름다운 리진에 반하여 그를 파리로 데리고 가서 결혼을 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맺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 역사란 왕을 중심으로 기록되지만, 역사의 뒤에는 아웃 사이더들이 있었던 것이고, 그 중의 하나가 궁녀일 것이다.
역사 뒤에 가려져 있었기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궁녀들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궁녀의 하루>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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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을 제외한 궁중 모든 여인들의 총칭인 '궁녀'는 궁중의 의ㆍ식ㆍ주 생활과 왕ㆍ왕비 등의 시중을 담당하하는 여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역사 속 중요한 한부분을 담당하지만 실제 역사속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여인들, 매달 쌀 서 말과 옷감을 받기에 가난한 집 여식들은 가족을 위해 궁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한번 선발되면 절대 살아서 궁을 벗어날수 없고 벗어난다해도 혼인을 불가하기에 평생 혼자 살아야 하는 말하자면 가족을 위해 딸을 희생시키는 것이지. 조선 최고의 갑부 궁녀가 된 박상궁(명순)은 가난한 집안을 위해 궁녀로 들어갔고 열심히 모아 부자가 된 예다.
다섯살 즈음 선발되어 애기나인(생각시)로 입궁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5년후 정식 나인이 된다. 다시 15년의 세월이 흐르면 상궁이 될수있다. 상궁이 되었을때 나이가 35살 즈음이니 왜 왕이나 세자가 상궁과 인연을 맺지 않는지 알만하다. 사극을 보다보면 왕은 눈에 든 나인을 불러들여 밤을 지새고 나인은 승은을 입은 특별상궁이 되지. 만약 용종이라도 잉태했다면 후궁의 반열에 오를 기회가 되는 것이다.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플랑시와 혼인했던 궁녀 리진은 신경숙 소설《리진》이나 김탁환 소설《리심》을 통해 그녀에 관해 자세히 알수 있다.
관비로 시작해서 내명부 최고직인 정1품 빈의 자리까지 오른 여인 신빈 김씨, 13살에 당시 세자궁(충녕대군)의 나인이 되었고 후에 소헌왕후의 지밀나인으로 발탁되는 행운도 얻었다. 세종의 승은을 얻어 22살 나이에 계양군 이증을 낳았다. 세종의 두번째 후궁인 신빈 김씨는 세종 이도와의 사이에서 6남 2녀를 낳는다. 후궁으로 얼마나 총애가 깊었으면 이렇게 많은 자녀를 낳았을까 싶기도 해. 첫 아들 계양군 이증은 한확의 둘째딸과 혼인했으며 인수대비는 한확의 여섯번째 딸이다. 그들 사이는 처제이자 조카며느리가 되는 것이지. 이렇게 왕실과 겹사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도세자의 숨겨진 여인 수칙 이씨, 한번 왕의 품에 안긴 여인은 왕에게 잊혀져도 홀로 살아가야 한다. 수칙 이씨는 어떤 사연으로 사도세자의 승은을 입었으며 궁궐 밖으로 쫓겨난 것일까? 평생 사도세자를 위해 정절을 지켜왔고 그로인해 수칙 이씨로 불리게 되었다는. 그나마 그녀은 이름이 밝혀져 다행이지 이름없이 살다간 수많은 여인들의 삶은 무엇으로 위로해야 할까? 요즘들어 갑자기 역사소설에 대해 급관심이 늘어낫꼬 궁궐의 여인들의 삼이 쓰여져 있는 이 책을 빌려 읽게 되엇다. 궁녀들이 단순히 왕의 총애만을 바라고 입궁한 것이 아니라 전문직업이란 사실도 함께 배웠다.
모든 여인이 승은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왜인지 위로가 된다. 궁녀를 업으로 생각하며 살다갔을 그녀들, 드라마 <대장금>속의 서장금은 자신의 남자로 왕 중종이 아닌 민정호를 당당하게 선택했지. 친구 연생이는 중종의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되나 단 하룻밤의 인연으로 끝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야 했다. 연생이의 모습이 하룻밤 승은의 결과물로 잘 보여주는 예라 할수있다. 한 남자(왕)을 두고 총애를 다퉈야 하는 것을 왕비나 후궁 또는 궁녀들도 마찬가지. 무수리에서 왕(영조)의 어미까지 된 최숙빈, 궁의 깊숙한 곳에서 홀로 인현왕후의 생신상을 차리다 왕의 눈에 띄어 승은을 입은 행운의 여인이다. 안타가운 사실은 장희빈 이후 중종은 더 이상 후궁 출신의 왕비를 바라지 않았기에 왕비가 될수 없었다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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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이 다스리는 왕조국가 였고 그러한 왕과 그들의 가족을 위하여서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였고 그 부림을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구분이 바로 궁녀와 내시이고 자신들의 욕망에 대하여서 억누르고 살아가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에 대하여서 보여줍니다. 궁녀는 같은 직종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인 내시와는 다르게 왕의 총애를 입어서 후궁이라는 위치에 올라갈수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극히 적었고 대다수의 인원들은 늙어서 일을 제대로 할수가 없는 경우에 궁궐에서 나와서 살아가는 것이 허락이 되었던 일종의 감옥에 있는 죄수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할수가 있는 신분의 사람들입니다. 궁궐의 살림은 일반적인 가정의 살림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 공간에서 기거를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일반적인 집안과는 다르게 많은 인원이 거쳐하고 있었고 그러한 공간에서 벌어질수가 있는 각종의 인간관계에 대하여서 실록은 기록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종사를 하는 건장한 관리들과 정분이 발생을 하여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남성이 없는 공간에서 주변에 있는 여성들과 발생을 하는 일종의 관계를 통하여서 자신들의 외로움을 해소를 하였지만 그 대상이 궁녀들의 수준을 넘어가서 세자빈의 위치에 있는 여성과의 관계가 이루어진 경우도 발생을 하는등 각양각색의 일화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에 볼수가 있는 것들은 오로지 임금이라는 한명의 남성을 바라보면서 긴 세월을 좁은 공간에서 보내는 여성들이 가질수가 있는 욕망에 대한 분출이라고 할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궁안에서 이루어지는 각종의 일과를 통하여서 궁녀들이 무엇을 하였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분상의 이점과 그것을 이용을 하여서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를 하였는지에 대하여서 보여주고 있는데 아무리 혼자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여도 자신들의 노후에 대한 생각이 있고 외로운 노후를 위하여서 준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준비의 과정에서 발생을 할수가 있는 각종의 폐단과 함께 그것을 바라보는 주변의 인물들의 생각을 보여줍니다. 낮은 신분의 궁녀에서 후궁의 자리에 올라가고 그 자리를 넘어서 왕의 어머니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자신의 신분에 대하여서 자각을 하고 살아가는 경우에는 실록에 기록이 되어서 높은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자신의 신분을 망각을 하고 살아가는 경우에는 악명을 알리는 경우도 발생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왕과 그를 둘러싼 후궁과 신하들의 대립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많은 숫자의 궁궐에서 일을 하였던 인원에 대하여서는 알려진 사실들이 적은데 그러한 부분에 대하여서 알수가 있는 글이고 검추어진 위치에 있었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들의 위치에서 적응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였던 많은 사람들의 일생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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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보았던 영화 ‘궁녀’가 떠올랐다. 수많은 궁녀가 모인 밤에 활활 타오르는 불로 엄숙한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그 장면은 다름 아닌 ‘쥐불이글려’행사였다. ‘쥐불이글려’행사는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쥐나 해충들의 입부리를 지진다는 뜻의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적 행사였다. 왕비가 궁중의 기강을 세우고자 모든 내명부를 거느리고 새로 들어온 나인들을 교육시키는 연말연초 궁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애기나인들의 입에 밀떡을 물리고 얼굴 앞에 불로 열십자를 그어 위협을 주어 대궐에서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생생히 각인시키기 위한 용도였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영화에서는 자살을 한 궁녀의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는 감찰상궁을 비롯해 동성애, 간통 등의 구중궁궐에서 일어나는 궁녀들의 어두운 세계를 생생히 그려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다. 아무 생각 없이 봤던 장면의 많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고 더 잘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루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은 구중궁궐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궁녀에 관한 온갖 잡다한 것들이 담겨있다. 치밀한 암투가 벌어지는 권력의 최측근에서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며 살아가는 궁녀의 삶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왕을 중심으로 한 사료의 기록을 넘어 철저히 궁녀의 삶을 추적한 이 낯선 역사책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궁궐안 궁녀들의 민낯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된 책의 1부에서는 생각시가 되어 궁의 예법을 배우고 생활을 익혀가는 과정, 방굿례와 봉급날 풍경, 친잠례 등 궁녀들이 거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2부는 천태만상의 궁녀들의 풍경, 취미생활과 은밀한 성과 스캔들을 다루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3부는 최고갑부 박상궁, 리진, 명나라 궁녀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궁녀들의 생애를 그려낸다. 궁중에서 교서, 한글편지 쓰기, 궁중발기 작성 등을 담당했던 서사상궁들은 글씨체인 궁체를 발달시켰고, 소설필사를 부업으로 하느라 흘림체 또한 발달했다는 대목은 흥미롭다. 특히 세조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불서의 간행에 참여했던 상궁 ‘조두대’는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 대단한 권세를 누렸으나, 사후에 폐비 윤씨 사건에 관여한 죄로 연산군에게 시신을 꺼내 절단하는 부관참시를 당했다고 한다. 또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는 바느질을 하는 침방나인이었다고 지은이는 전한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줄줄이 정교하게 홈질하는 ‘세누비’가 힘들었다는 숙빈 최씨의 말을 듣고 영조가 그날부터 다시는 누비옷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영조의 효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된 역사이야기에 길들여진 탓일까. 궁녀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하다보니 세분화된 내용의 기록과 인용한 자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각종 세부항목과 수치는 간간이 지루함을 안겨준다. 지은이도 이를 감안해서였는지 개괄적인 설명 외에 각 장의 서두에서 주인공인 궁녀의 입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형식을 전개해서 책에 숨결을 불어 넣었다. 책 곳곳에 사진자료를 넣어 이해를 높였고, 책의 전반전인 디자인과 깔끔한 구성 또한 돋보인다. 왕의 하루, 천황의 하루, 궁녀의 하루를 넘어 또 어떤 하루시리즈가 우리가 알지못하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할지 사뭇 기대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