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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해 이것저것을 배우는 것은 마치 컵으로 바닷물을 퍼내는 것과 다름없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단지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면 불가능한 일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215쪽) 파비오의 말처럼 인생에 대해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한두 가지는, 혹은 서너 가지는, 아니면 열댓 가지는 배우고 알고 있어야하는 것이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사람을 보며 우리는 기본이 돼있다, 기본이 없다는 평을 내리곤 하니까. 위의 문장을 보면 그런 평가는 바보같은 짓이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바닷물을 컵으로 퍼낸다는 것은 타인은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은 전혀 모르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해도 되도록 많이 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아는 많은 것을 뛰어넘는 중요한 한 가지만은 알 수도 있다는 것이 인생이라는 바다라고 말한다. 파비오가 저주에 걸린 열 명의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해서 또래 친구들이 아는 것은 모르고, 또래 친구들이 모르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때문에 괴리감을 느끼지만, 모두 인생이란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상 걱정할 일은 없다. 중학교 1학년이 된 파비오가 자위의 숲에서 또래들과 어울리기 위해 하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마흔이 넘기 전에 결혼을 하지 않으면 미치광이가 된다는 저주는 누가 내린 것일까? 물론 이 저주는 만치니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파비오는 엄마의 아버지, 외할아버지의 형제가 아주 많고 모두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저주에 걸려 만치니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파비오는 말수가 적은 정상적인 아버지와 저주 걸린 할아버지들을 보고 자랐다. 여섯 살이 되어 학교에 가서야 또래의 아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에게는 할아버지가 둘 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파비오의 인생에 큰 차이를 만들어내었다. 그래도 8살 크리스마스 이브 '프레세페' 심사가 있던 날의 난동 속에 사다리 위에 있던 아빠가 떨어져 식물인간이 되지 않았다면 또래와의 인생이란 차이는 조금 줄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파비오는 파비오 자체로 특별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성자를 꿈 꾸는 아이. 하지만 자신 안에도 악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또래와 어울리지 못한 파비오는 소외된 아이들과 친구가 되었다. 마키아 델 누티에는 이곳, 파비오의 세상과 저곳, 파비오가 속하지 못하는 세상의 경계가 있다. 파비오는 경계 너머로 가보았지만, 그곳은 자신의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파비오가 있을 곳은 파비오 그 자체로 행복한 세상이다. 파비오는 혼수상태에 빠진 아빠에게 책을 끊임없이 읽어드렸다. 그러던 어느날 여자친구 코치넬라의 조언을 듣고 직접 글을 써서 아빠가 알아야 할 것을 들려드린다. 식사를 하는 법에서 시작한 글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마무리 된다. 그렇게 파비오는 작가가 되었다. 누구나 인생은 자신에게 특별한 것이지만, 파비오의 인생은 유별난 구석이 있었다. 작가는 '별난 가정에서 자라는 것은 저주인 동시에 놀라운 일입니다. 숨막힐 정도로 애정이 넘치고 우스꽝스러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죠.'(6쪽)라고 말한다. 이 유쾌한 여행을 담은 <물이 깊은 바다>는 파비오의 순수함이 내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다. 그대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이 깊은 바다>는 인생이라는 바다는 또래보다 뒤처지거나 앞서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모두 한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풍랑을 만나기도 하지만 잔잔한 바다를 신나게 헤엄치기도 한다. 바다를 컵으로 퍼내는 바보같은 일을 자랑삼을 수 없다. 모두에게 위안이 될 파비오의 멋진 성장기! (이 책도 조카 책상 위에 살그머니 얹어놓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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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책. 항상 부귀영화를 누리고 사는 삶이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은 산다. 다시한번 인생의 의미를 돌아볼 수있게 만든 책이다. 작가의 필력도 좋아야하지만 번역가의 뛰어난 번역도 한몫해야한다. 이책은 둘다 만족스럽다. 항상 책을 고를 때는 조심하는 부분이다. 작가가 의도한 내용이 아닌 번역으로 이해가 잘 안되는 문구들이 허다한 경우가 종종있다. 충분히 감안하고 읽는다. 이책은 그런 책은아니다. 충분히 번역이 잘되어있다. 작가의 다른 책도 기회가 되면 읽고 싶다. 인생을 밝게 해주는 책. 인생을 돋보이게 해주는책 내면을 돌볼수 있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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