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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내용보기
진광불휘. '참된 빛은 요란하게 번쩍거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일구고 있는 젊은 선지식 열아홉 분을 인터뷰를 한 내용을 미래(未來), 지혜(智慧), 전법(傳法)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그중 인상적인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논쟁이 소모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점수 없이 돈오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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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광불휘. '참된 빛은 요란하게 번쩍거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일구고 있는 젊은 선지식 열아홉 분을 인터뷰를 한 내용을 미래(未來), 지혜(智慧), 전법(傳法)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그중 인상적인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논쟁이 소모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점수 없이 돈오는 있을 수 없다. 돈오 후에도 점수가 필요하다. 육조 혜능 대사는 "법에는 돈점이 없다. 다만 사람에게는 영리함과 둔함이 있다."고 했다. 성철 큰스님이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수행자들을 위한 일종의 짓궂은 유머였을까? 아님, 자잘한 깨달음으로 자만하는 후학들을 위해 휘두른 죽비였을까? 아무튼 돈과 점의 논쟁은 불필요하다. 

 

월암 스님은 저서 <친절한 간화선>에서 선오후수(先悟後修)를 강조했다. 먼저 깨닫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닦는 것이 수행이다. 깨달음은 두 종류가 있다. 중생의 깨달음인 해오(解悟)와 성인과 보살의 깨달음인 증오(證悟). 흔히 말하는 돈오점수는 해오점수와 증오점수를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둘째, 불교 수행의 종지는 지혜와 자비다. 서울 백운암 상도선원장 미산 스님은 부처님 초기경전부터 대승경전 그리고 각종 논서를 비롯해 모든 불교 수행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수행원리를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한다. 

 

"불교 수행에는 네 가지 핵심원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광반조廻光返照와 여실지견如實知見, 정념정지正念正知, 즉시현금即時現今입니다."(27쪽)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은 유마 거사의 불이법문에 근거한 '불이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이선 운동은 참선수행과 일상생활이 하나 되는 생활선 운동이다. "일상의 생활 그대로가 선의 깨달음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행자가 보면 좋은 경전으로 『금강경』『능엄경』『법화경』을, 조사어록으로 『육조단경』 『전심법요』『임제록』『대혜어록』 등을 추천하고 있다.

 

자비의 근본은 보시다. 보시에는 재보시(財布施), 법보시(法布施), 무외시(無畏施) 세 종류가 있다. 모든 보시는 자리이타 행위다. 베풀어 놓은 것은 남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이자 쳐서 반드시 자기에게 돌아온다.

 

"보시는 꼭 무엇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무재칠시를 말씀하셨습니다. 무재칠시는 화색을 띄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을 보여주는 화안시, 부드럽고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을 해 주는 언시,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마음인 심시, 호의를 담은 눈빛을 주는 안시, 남의 짐을 들어 주거나 돕는 등 몸으로 베푸는 신시, 자신의 자리를 내 주는 좌시, 상대방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돕는 찰시 등을 말합니다."(199쪽)

 

 

셋째, 불교의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불교의례는 크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기 위한 교화의례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득하기 위한 수행의례로 구분된다. 전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미등 스님은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한 불교의례 전문가로, 청매불교의례연구원에서 불교의례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의례는 의미와 상징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그 속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례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례는 하나하나는 물론이고 전체적으로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미를 모르고 행하는 의례는 기복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습관화된 요식행위에 그칠 수도 있고요. 불교의례를 행하며 혹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역행하고 있지나 않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의미를 모르고 행하다 보면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반대되거나 동떨어진 행위를 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125쪽)

 

스님은 물론 불자님들도 불교의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삼국 시대부터 전해온 전통문화 연등회나 고려 광종 연간부터 행해온 국가공식의례 수륙제를 예로 든다. 우리나라 연등회는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에 행하는데, 2012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수륙재는 원래 시방법계의 성인과 범부, 깨달은 성인과 미혹한 중생,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 모두에게 차별 없이 평등하게 법식을 베푸는 재회를 말하는데, 오늘날에는 '물과 물에서 죽은 고혼을 위한 제사'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최근 4부 니까야를 완역한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 스님은 비록 선불교의 장점이 담백한 삶과 간단명료한 가치관에 있지만, 초기불교를 연구한 입장에서 기복신앙에 치중한 한국불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첫째, 한국불교에 만연한 무속불교를 정리해야 합니다. 한국불교에 있는 사주, 관상, 점, 부적 등과 같은 비불교적인 행태를 제거해야 합니다. 둘째, 무엇보다도 마음을 실체화하거나 ‘참나’나 ‘진아’나 ‘대아’나 ‘주인공’을 찾는 것을 불교라고 우기는 것을 바꿔야 합니다. 이것은 힌두교이지 불교가 아닙니다. 이렇게 나아가면 한국불교는 외도라는 소리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255쪽)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수행도 잘 되는 법이다. 음식과 수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국내 '사찰음식' 하면 떠오르는 대가가 바로 선재 스님이다. 사찰음식은 생명과 건강과 지혜가 들어간 수행식이어야 한다면서, 오색송편을 만들면서 불교의 상징을 설명한다. 청정(清靜), 유연(柔軟), 여법(如法)의 삼덕에 따라 재료를 선별하고 음식을 만든다. 사찰에서 오신채(파·마늘·달래·부추·흥거)를 금하고 있는 이유도 오신채가 음란하고 성내는 마음을 조장해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버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먹을 궁리가 생긴다"는 성일 스님의 가르침도 인상적이다. 선재 스님은 제철음식이 치료약이자 예방약이라며 제철음식을 매우 강조하는데, 봄에는 엄나무순무침과 전, 여름에는 호박 편수, 가을에는 무채두부찜, 겨울에는 배추찜을 추천한다. 또한 식재료의 독소를 해독해주는 우리나라 대표 발효음식인 간장, 된장, 고추장은 꼭 직접 담가 먹으라고 당부한다. 

 

z***a 2013.10.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