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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대탈주" 내용보기

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뿐 아니라 드라마가 개연성을 갖추려면 실제 '집단 탈출'이란 과업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 받쳐줘야 할텐데 (당연하지만)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영화적 과장(영화적 진실?)을 통해서만 가시화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하고, 많은 관객들이 상영관을 찾는 이유도 이런 쾌감 때문이다. 참고로 매퀸은 이때로부터 정확히 십 년 후 남미의 기아나 감옥을 배경으로 한 개인 탈주극 '빠삐용'의 주연이기도 하다.

집단 탈주극이란 실로 정신나간 짓거리이다. 여기서 스티브 매퀸(이하 배역 이름 생략하겠음. 기억 안 남)은 자기 혼자 미국인(나중에 제임스 가너 등 몇 명 더 등장)인 캐릭터인데, 영국 장교들(역시 독일군한테 잡힌 똑같은 포로 신세)에게 호출되어 그들의 계획을 전해 듣고서는 '지금 뭐라고 하신 거요?' 같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지가 생각하기에도 지가 미친 놈이 맞지만, 이 영국 귀족(이니까 군에서 장교 노릇)들의 참으로 무모한 계획을 듣고서는 이 작자들이 자신보다 더 미친 작자들임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백 명이 넘는 전쟁포로들을, 그 삼엄한 독일군 감시를 뚫고 탈옥시킬 생각이라니! 본인이 해 봐서 알지만 한 사람이 간신히 감시망을 뚫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 아니던가.

생사의 문제를 다루는 군대야말로 사회적 계급이나 출신 성분이 문제 안 되고, 오로지 개인의 생존 근성과 기지, 능력만이 평가받는 집단이다. 고대 로마의 가이우스 마리우스 같은 자가 빈한한 평민이었으면서도 부와 명성과 권력을 동시에 획득한 것도 군대라는 시스템이 마련 안 되었으면 절대 불가능한 성취였을 것이다. 제임스 가너는 야비하고 약삭빠른 들고양이 같은 비천한 기질의 소유자지만, 이 포로수용소에서는 특유의 눈치와 재능(이른바 계명구도라 할 만한 것)으로 모두로부터 존중 받는 분자로 자리매김한다. 그의 실력은 심지어 독일군 경비병에게조차 특별한 취급을 받는데, 이 경비병이 처한 위기나 불운이 사실은 제임스 가너가 직접 세팅한 이기적이고 냉혈한 음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조금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보면서 저 인간 참... 하며 혀를 끌끌 차게도 되지만, 배운 것 없고 비천한 출신이라도 저런 재주 하나로 세파를 헤쳐나가는구나 하며 한편으로는 묘한 동정도 품게 된다. 저런 재주를 보이스카웃에서 가르쳐 주기나 할까?

영화 전체를 상징하기도 하는, 독방에 갇혀 벽에 야구공을 튕기며 캐치볼하는 매퀸의 연기가 꽤 유명하지만, 사실 영화 전체에서 매퀸의 비중은 그리 크지도 않은데 아무리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라고는 하나 이런 앙상블 기획에서 혼자 센터 노릇을 하는 건 뭐 절대 무리이다. 여기서 고르게 배분된 극의 중심은 우선 리처드 아텐버러에게 한 조각이 떨어지는데, 여기서 그는 마치 리처드 버튼의 표정과 제스처를 참고나 한 것처럼 심각하면서도 초연한 성격의 귀족적 장교 캐릭터를 연기한다. 아텐버러는 물론 1993년 <쥬라기 공원>에서 늙은 해먼드 회장으로 나왔던 사람이며, 이 작품 제작 시점으로부터 20년 정도 후 영화 <간디>를 연출하여 오스카상도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찰스 브론슨은 이 무렵이 개성 강한 조연으로서 <황야의 7인> 등 여러 화제작에 자주 얼굴을 내밀던 시절이다. 조금 비중은 적지만 제임스 코번도 함께 출연하는데, 작년 11월 7일에 쓴 리뷰를 보면 이 두(세) 배우의 동시 등장에 대해 내가 짧게 몇 마디 해 놓은 게 있다. 이 극에서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정신이상 직전까지 가는 배역이 두 사람 나오는데 하나는 찰스 브론슨의 캐릭터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아이브스' 역의 앵거스 레니이다.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실명까지 하게 되는 캐릭터는 도널드 프레즌스가 연기한 위조 전문가가 있는데, 이 배우가 이때로부터 18년 후 만들어진 커트 러셀 주연 <뉴욕 탈출>에서 지저분하고 속물적인 성격의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했음은 두세 주 전인 12월 20일의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다.

관객들이 저마다의 개성에 감정 이입했던 배역들이 장엄하게 죽어나가는 과정이 찐한 감회를 남기는데, 이런 무모한 탈옥을 감행한 게 개인의 자유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몇몇에게는 그 목적과 동기가 더 강함. 하루라도 더 갇혀있으니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은), 전방에서 고생하는 동료 군인들에게 조금이라도 후방 교란을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한 본분 때문이라는 설명에 더 가슴이 뭉클해진다. 역시 영국 제작진이 대거 참여 주도한 <콰이 강의 다리>와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s****o 2023.08.23. 신고 공감 1 댓글 0
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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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뿐 아니라 드라마가 개연성을 갖추려면 실제 '집단 탈출'이란 과업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 받쳐줘야 할텐데 (당연하지만)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영화적 과장(영화적 진실?)을 통해서만 가시화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하고, 많은 관객들이 상영관을 찾는 이유도 이런 쾌감 때문이다. 참고로 매퀸은 이때로부터 정확히 십 년 후 남미의 기아나 감옥을 배경으로 한 개인 탈주극 '빠삐용'의 주연이기도 하다.

집단 탈주극이란 실로 정신나간 짓거리이다. 여기서 스티브 매퀸(이하 배역 이름 생략하겠음. 기억 안 남)은 자기 혼자 미국인(나중에 제임스 가너 등 몇 명 더 등장)인 캐릭터인데, 영국 장교들(역시 독일군한테 잡힌 똑같은 포로 신세)에게 호출되어 그들의 계획을 전해 듣고서는 '지금 뭐라고 하신 거요?' 같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지가 생각하기에도 지가 미친 놈이 맞지만, 이 영국 귀족(이니까 군에서 장교 노릇)들의 참으로 무모한 계획을 듣고서는 이 작자들이 자신보다 더 미친 작자들임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백 명이 넘는 전쟁포로들을, 그 삼엄한 독일군 감시를 뚫고 탈옥시킬 생각이라니! 본인이 해 봐서 알지만 한 사람이 간신히 감시망을 뚫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 아니던가.

생사의 문제를 다루는 군대야말로 사회적 계급이나 출신 성분이 문제 안 되고, 오로지 개인의 생존 근성과 기지, 능력만이 평가받는 집단이다. 고대 로마의 가이우스 마리우스 같은 자가 빈한한 평민이었으면서도 부와 명성과 권력을 동시에 획득한 것도 군대라는 시스템이 마련 안 되었으면 절대 불가능한 성취였을 것이다. 제임스 가너는 야비하고 약삭빠른 들고양이 같은 비천한 기질의 소유자지만, 이 포로수용소에서는 특유의 눈치와 재능(이른바 계명구도라 할 만한 것)으로 모두로부터 존중 받는 분자로 자리매김한다. 그의 실력은 심지어 독일군 경비병에게조차 특별한 취급을 받는데, 이 경비병이 처한 위기나 불운이 사실은 제임스 가너가 직접 세팅한 이기적이고 냉혈한 음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조금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보면서 저 인간 참... 하며 혀를 끌끌 차게도 되지만, 배운 것 없고 비천한 출신이라도 저런 재주 하나로 세파를 헤쳐나가는구나 하며 한편으로는 묘한 동정도 품게 된다. 저런 재주를 보이스카웃에서 가르쳐 주기나 할까?

영화 전체를 상징하기도 하는, 독방에 갇혀 벽에 야구공을 튕기며 캐치볼하는 매퀸의 연기가 꽤 유명하지만, 사실 영화 전체에서 매퀸의 비중은 그리 크지도 않은데 아무리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라고는 하나 이런 앙상블 기획에서 혼자 센터 노릇을 하는 건 뭐 절대 무리이다. 여기서 고르게 배분된 극의 중심은 우선 리처드 아텐버러에게 한 조각이 떨어지는데, 여기서 그는 마치 리처드 버튼의 표정과 제스처를 참고나 한 것처럼 심각하면서도 초연한 성격의 귀족적 장교 캐릭터를 연기한다. 아텐버러는 물론 1993년 <쥬라기 공원>에서 늙은 해먼드 회장으로 나왔던 사람이며, 이 작품 제작 시점으로부터 20년 정도 후 영화 <간디>를 연출하여 오스카상도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찰스 브론슨은 이 무렵이 개성 강한 조연으로서 <황야의 7인> 등 여러 화제작에 자주 얼굴을 내밀던 시절이다. 조금 비중은 적지만 제임스 코번도 함께 출연하는데, 작년 11월 7일에 쓴 리뷰를 보면 이 두(세) 배우의 동시 등장에 대해 내가 짧게 몇 마디 해 놓은 게 있다. 이 극에서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정신이상 직전까지 가는 배역이 두 사람 나오는데 하나는 찰스 브론슨의 캐릭터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아이브스' 역의 앵거스 레니이다.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실명까지 하게 되는 캐릭터는 도널드 프레즌스가 연기한 위조 전문가가 있는데, 이 배우가 이때로부터 18년 후 만들어진 커트 러셀 주연 <뉴욕 탈출>에서 지저분하고 속물적인 성격의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했음은 두세 주 전인 12월 20일의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다.

관객들이 저마다의 개성에 감정 이입했던 배역들이 장엄하게 죽어나가는 과정이 찐한 감회를 남기는데, 이런 무모한 탈옥을 감행한 게 개인의 자유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몇몇에게는 그 목적과 동기가 더 강함. 하루라도 더 갇혀있으니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은), 전방에서 고생하는 동료 군인들에게 조금이라도 후방 교란을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한 본분 때문이라는 설명에 더 가슴이 뭉클해진다. 역시 영국 제작진이 대거 참여 주도한 <콰이 강의 다리>와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s****o 2023.10.22. 신고 공감 0 댓글 0
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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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내내 언급했던 고전 <대탈주> 리뷰를 지금 쓰겠다.

이른바 초호화 캐스팅이란 기획의 아주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인데, 탈옥 장르에도 개인의 분투에 집중 조명한 게 다수이고(예를 들면 2016년 2월 3일에 리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알카트라즈 탈출>), 이 영화처럼 협업을 통한 집단 탈주극을 다룬 예는 드물다. 영화를 찍기도 힘들 뿐 아니라 드라마가 개연성을 갖추려면 실제 '집단 탈출'이란 과업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 받쳐줘야 할텐데 (당연하지만)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영화적 과장(영화적 진실?)을 통해서만 가시화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하고, 많은 관객들이 상영관을 찾는 이유도 이런 쾌감 때문이다. 참고로 매퀸은 이때로부터 정확히 십 년 후 남미의 기아나 감옥을 배경으로 한 개인 탈주극 '빠삐용'의 주연이기도 하다.

집단 탈주극이란 실로 정신나간 짓거리이다. 여기서 스티브 매퀸(이하 배역 이름 생략하겠음. 기억 안 남)은 자기 혼자 미국인(나중에 제임스 가너 등 몇 명 더 등장)인 캐릭터인데, 영국 장교들(역시 독일군한테 잡힌 똑같은 포로 신세)에게 호출되어 그들의 계획을 전해 듣고서는 '지금 뭐라고 하신 거요?' 같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지가 생각하기에도 지가 미친 놈이 맞지만, 이 영국 귀족(이니까 군에서 장교 노릇)들의 참으로 무모한 계획을 듣고서는 이 작자들이 자신보다 더 미친 작자들임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백 명이 넘는 전쟁포로들을, 그 삼엄한 독일군 감시를 뚫고 탈옥시킬 생각이라니! 본인이 해 봐서 알지만 한 사람이 간신히 감시망을 뚫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 아니던가.

생사의 문제를 다루는 군대야말로 사회적 계급이나 출신 성분이 문제 안 되고, 오로지 개인의 생존 근성과 기지, 능력만이 평가받는 집단이다. 고대 로마의 가이우스 마리우스 같은 자가 빈한한 평민이었으면서도 부와 명성과 권력을 동시에 획득한 것도 군대라는 시스템이 마련 안 되었으면 절대 불가능한 성취였을 것이다. 제임스 가너는 야비하고 약삭빠른 들고양이 같은 비천한 기질의 소유자지만, 이 포로수용소에서는 특유의 눈치와 재능(이른바 계명구도라 할 만한 것)으로 모두로부터 존중 받는 분자로 자리매김한다. 그의 실력은 심지어 독일군 경비병에게조차 특별한 취급을 받는데, 이 경비병이 처한 위기나 불운이 사실은 제임스 가너가 직접 세팅한 이기적이고 냉혈한 음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조금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보면서 저 인간 참... 하며 혀를 끌끌 차게도 되지만, 배운 것 없고 비천한 출신이라도 저런 재주 하나로 세파를 헤쳐나가는구나 하며 한편으로는 묘한 동정도 품게 된다. 저런 재주를 보이스카웃에서 가르쳐 주기나 할까?

영화 전체를 상징하기도 하는, 독방에 갇혀 벽에 야구공을 튕기며 캐치볼하는 매퀸의 연기가 꽤 유명하지만, 사실 영화 전체에서 매퀸의 비중은 그리 크지도 않은데 아무리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라고는 하나 이런 앙상블 기획에서 혼자 센터 노릇을 하는 건 뭐 절대 무리이다. 여기서 고르게 배분된 극의 중심은 우선 리처드 아텐버러에게 한 조각이 떨어지는데, 여기서 그는 마치 리처드 버튼의 표정과 제스처를 참고나 한 것처럼 심각하면서도 초연한 성격의 귀족적 장교 캐릭터를 연기한다. 아텐버러는 물론 1993년 <쥬라기 공원>에서 늙은 해먼드 회장으로 나왔던 사람이며, 이 작품 제작 시점으로부터 20년 정도 후 영화 <간디>를 연출하여 오스카상도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찰스 브론슨은 이 무렵이 개성 강한 조연으로서 <황야의 7인> 등 여러 화제작에 자주 얼굴을 내밀던 시절이다. 조금 비중은 적지만 제임스 코번도 함께 출연하는데, 작년 11월 7일에 쓴 리뷰를 보면 이 두(세) 배우의 동시 등장에 대해 내가 짧게 몇 마디 해 놓은 게 있다. 이 극에서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정신이상 직전까지 가는 배역이 두 사람 나오는데 하나는 찰스 브론슨의 캐릭터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아이브스' 역의 앵거스 레니이다. 오랜 수감 생활의 부작용으로 실명까지 하게 되는 캐릭터는 도널드 프레즌스가 연기한 위조 전문가가 있는데, 이 배우가 이때로부터 18년 후 만들어진 커트 러셀 주연 <뉴욕 탈출>에서 지저분하고 속물적인 성격의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했음은 두세 주 전인 12월 20일의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다.

관객들이 저마다의 개성에 감정 이입했던 배역들이 장엄하게 죽어나가는 과정이 찐한 감회를 남기는데, 이런 무모한 탈옥을 감행한 게 개인의 자유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몇몇에게는 그 목적과 동기가 더 강함. 하루라도 더 갇혀있으니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은), 전방에서 고생하는 동료 군인들에게 조금이라도 후방 교란을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한 본분 때문이라는 설명에 더 가슴이 뭉클해진다. 역시 영국 제작진이 대거 참여 주도한 <콰이 강의 다리>와 함께 보면 좋을 것이다.

s****o 2023.04.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