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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돌단풍 작가: 고경일
2014년 여름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고 1억 명 서명을 받는 유럽평화기행에 참여하여 2주간을 같이 보내는 동안 참여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림으로 남겨주신 분이 바로 고경일 작가님이었다. 유럽평화기행 이후 5년이 지난 2019년 겨울에 작가님으로부터 ‘붉은 돌단풍’ 출간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작가님은 그때 이후로 계속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베트남 전쟁 중에 일어난 한국군 학살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고민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붉은 돌단풍’은 베트남 전쟁 중에 있었던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서로의 기억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당시 참여한 한국 군인이 이야기 한 ‘작전명은 그저 이름일 뿐 사병들은 작전이 무슨 내용인지도 어떤 이름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헬기가 떨궈주면 내리고 마을가서 쏘라면 쏘고, 불질러 버리라면 불질러 버렸습니다.’, ‘모두 야만인인 집단에서는 야만인이 아닌 것이 별종이 됩니다. 그래서 별종들도 야만을 찬양해야만 했습니다.’라는 고백에서는 자신의 판단을 상실한 군인이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 그 나약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몸이 떨렸다. ‘우리는 인간이야, 우리는 늘 자신의 행위를 사유해야하며, 그 행동의 의미를 숙고해야 해. 이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는거지.’ 라는 쩐탁의 말을 통해서는 사유하는 인간이 무엇인지 큰 울림을 받았다. 많은 희생을 치른 후 역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바로 ‘사유하는 인간이 자신의 판단을 상실한 인간을 이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가족이 모여서 따뜻한 밥에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따뜻한 인생을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당신들이 우리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권한이 있소?’ 생존자인 ‘탄’ 아주머니의 외침은 책을 덮은 이 순간까지 귓가에 생생하다. 50년 전의 일이지만,,, 새로운 언어로 계속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일이 바로 그 일을 겪은 모든 사람에 대한 예의가 되지 않을까? 다시는 그러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미래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기록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예의다. 기록이 예의고, 그 기록을 읽는 것이 예의다. 그 예의의 길에 초대받은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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