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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헬레네는 아비브를 낳고 출혈이 심해 숨을 거두었다. 자신의 최후를 느낀 헬레네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며 아기에게 편지를 썼다. 산파 젤마는 이 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한다. 이름은 ‘봄’이라는 뜻으로 아비브다.
젤마는 수백 명의 아기를 받아보았다. 아비브의 엄마가 되기로 결정했다. “인생의 행복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 뒤늦게야 찾아오는구나!” 하고 사랑이 넘치는 여인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비브가 의젓한 청년이 되었을 때 젤마는 그날 밤에 일어났던 일을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아비브는 잘못이 없는데 무슨 용서냐며 편지는 다음에 읽기로 하였다.
카민스키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들을 좋아할 만한 계기를 제공해준 적이 없다. 그는 어렸을 때 비둘기에게 돌팔매질을 했으며, 고슴도치의 눈을 후벼 팠고, 망치로 고양이의 목덜미와 등을 후려치고 낄낄댔다. 물리학자인 할아버지는 과학의 원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악동이 이상할 정도로 비인간적이라 혹시 영혼이 본래부터 시커먼 것인지 헷갈렸다.
그들은 숙식비와 교육비를 10년치 선금으로 치르고, 당시 아홉 살이던 카민스키를 고향과 멀리 떨어진 기숙 학교로 보내며 연을 끊어버렸다. 기숙 학교라기보다는 고아원이나 다를 바 없는 곳에서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철저한 혼자였다. 남의 말을 듣는 일이 없었으며, 법이나 규칙 따위를 무시했다. 아르투어 베냐민 카민스키는 의사가 되었다.
아브라모비치의 양아들이 되어 유리 세공업을 하는 아비브는 의사 카민스키에게 50개의 유리병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왜 자신은 어떤 종류든 사랑을 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지 답을 찾아낸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더 인간답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한다. 의사는 죽어가는 사람의 영혼을 훔쳐 자신의 완전한 영혼을 빚어내려는 모략을 꾸민다.
영혼의 순수한 엑기스는 특별한 성격, 재능, 덕성 외에도 한 인간이 살며 겪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간직하는 모양이다. 영혼은 그 안에 인생 전체를 담았다!p84
아비브는 걸인과 눈이 마주쳤다. 인생에서 여러번 마주친 적이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카민스키는 환자의 입에 깔때기 모양의 병 입구를 들이대고 그의 마지막 숨결을 병에 잡아넣는다. 사람이 아프면 살리는 의사가 아닌 죽어가는 사람의 운명을 앞당기는 의사다. 아비브는 카민스키의 음모를 알아채고 그를 미행하고 지하실에 명단이 적힌 유리병을 발견한다. 병에 갇힌 영혼을 풀어주기로 모험을 시작한다.
아브라모비치와 걸인, 아삭은 카민스키 손에 죽었다. 젤마는 너무 늦게 편지를 준것에 용서를 빌었다. 바로 읽게 했더라면 운명이 바뀌었을까 “제가 어머니 아들로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비브는 흐느꼈다. 친엄마의 편지에는 아빠와 헤어진 사연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설마 했는데 읽다가 울컥하고 말았다. 아비브는 죽음이 젤마만 앗아간 게 아니라, 생각을 표현할 말까지도 앗아갔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자신도 악인이 될 충분한 소질을 가졌음을 깨달았다. 인간은 본래 착한 본성도 나쁜 본성을 가진 존재다. 사람들은 자신이 카민스키처럼 잔혹한 시련을 겪었다면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지 자문했다.
안도현이 시인의 추천하기도 한 [봄을 찾아 떠난 남자] 감명 깊게 읽었는데 클라라 마리아 바구스는 신작 소설 [영혼의 향기] 는 우리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물음을 던져주고 인간의 영혼에 관한 시적이고 철학적인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