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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산타클로스한테는 마지막 희망이니까." "마지막 희망?" 은별이와 내가 동시에 말했다.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모두 이기적인 어른들 탓이야. 어른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전부라고 생각하거든. 화려하고 값진 것, 편한 걸 최고라고 생각하거든. 산타클로스는 어른들에게는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어. 하지만 너희들은 꼭 도와줄 거라고 믿어."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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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집이 녹아 우울증에 걸린 산타클로스를 위해 루돌프가 평범한 5학년인 정환이에게 SOS를 요청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책은 동화의 형식으로 지구온난화와 온실효과 환경오염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과학동화라고 하기엔 동화에 비중이 치우쳐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달하기 때문에 다소 이야기가 번잡하다는 느낌은 있네요. 하지만 '체리 코 할아버지의 선택'이 전하는 핵심은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어린이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실천방안을 나열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지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은 주인공 정한이를 통한 감정이입으로 산타클로스의 고민을 본인의 고민으로 연결짓게끔 합니다.
이 책에 가상으로 등장하는 산타클로스는 '자연'을 빗대어 표현하였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은 늘 인간과 호흡하며 삶의 근처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더러 무조건적으로 생명에게 필요한 요소를 선물로 주는 존재이지요. 우리가 자연에서 얻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산타클로스가 해마다 선물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산타클로스가 우울증에 걸리며 '당연하게 주어지는 선물'이 중단될 위기가 닥쳤습니다. 정한이는 멘토인 외삼촌을 통해, 태양열로 피자를 만드는 현실 세계의 '빨간 모자 피자집'을 통해, 루돌프와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며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사실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알고는 있으나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고, 방법을 알아도 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요. '체리 코 할아버지의 선택'을 쓴 정임조 작가는 이 문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선 '소비를 줄이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인공 정한이가 그토록 갖고 싶던 새 컴퓨터를 스스로 포기하고 집에 있는 뒤통수가 튀어 나와 있는 컴퓨터를 계속 사용하기로 마음 먹으며 스토리가 끝납니다. 그러나 너무 노골적으로 주제를 강조하여 부담스럽네요.
BUY NOTHING DAY
"요즘 사람들은 헝겊 장바구니를 메고 유기농 음식을 먹고 친환경 자동차를 몬면 지구 온난화가 멈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요새 자주 듣는 '착한 소비' 말씀이군요. 그런데 그게 왜 잘못됐다는 거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면 지구가 덜 힘들 거라고 해서 마구 떠벌리지만, 친환경 연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곳에서 화학 물질을 배출할 수 있어요. 보기는 좋지만 그것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안 돼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사람들이 지구를 구하는 방법은 딱 하나! 덜 만들고 덜 쓰는 거죠. 조금씩 줄인다는 생각으로는 모자라요. 지구에 닥친 재앙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니라 오늘 당장 일어날 수도 있어요...(중략)... 무조건 사지 마라는 건 아니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거죠. 꼭 새것이 필요한가를요. 꼭 새것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되잖아요." 165-167p
곰곰이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보면 '체리 코 할아버지의 선택'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 어린이에게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주지 않듯이, 이기적인 소비와 낭비로 지구를 힘들게 한다면 자연이 선택을 하는 시점이 오게 될 것 같아요. 주체를 인간으로 두었던 기존의 동화와는 달리 이 책은 주체를 자연으로 하여 우울증에 걸린 '자연'을 돕기 위해 참여하는 형태를 가집니다. 따라서 내용의 전개보다는 주제를 찾아 나의 일상으로 연결시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책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파리떼의 증가와 악어의 암수 비율의 균형이 깨어지는 이야기들이 끼어 있습니다. 자연의 변화를 살피면서 이를 위해 고민하는 정한이처럼 이 책은 독자들에게도 환경에 대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