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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허기진 마음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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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표지.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딱히 생각은 안나는데, 겉표지가 어디서 본 듯하다. '달다'라는 표현이 궁금했다. <이책은> 출판사의 서평 의뢰 도서. <저자는> 저 : 변종모 ---발췌하다  한때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다가 오래 여행자로 살고 있다. 지금도 여행자이며 미래에도 여행자일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 번은 떠나게 될 것이니 우리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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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표지.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딱히 생각은 안나는데, 겉표지가 어디서 본 듯하다.

'달다'라는 표현이 궁금했다.

<이책은>

출판사의 서평 의뢰 도서.

<저자는>

저 : 변종모 ---발췌하다

 한때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다가 오래 여행자로 살고 있다. 지금도 여행자이며 미래에도 여행자일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 번은 떠나게 될 것이니 우리는 모두 여행자인 셈이므로. 배부르지 않아도 행복했던 날들을 기억한다. 길 위에서 나누었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들을 생각하며, 그날처럼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등을 썼다.

<책내용 맛보기>

책소개中에서

"자꾸만 길을 나서게 된 건 낯선 당신들 때문이었다. 처음 보는 당신들은 끝내 그 좁은 옆자리를 나에게 내어주었다. 밥은 먹었느냐는 당신들의 따뜻한 말에 나는 비로소 두고 온 곳의 소중한 사람들을 뜨겁게 떠올렸다. 나의 공허가 무엇인지 나의 빈 곳이 어디인지,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들이 알게 해주었다. 그래서 다행이었고 그래서 문제였다."

지독한 여행 중독자의 기록을 담아낸 에세이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의 작가 변종모. 이것이 그가 말하는 여행의 이유다. 모든 길 위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 지난 10여 년간 그는 인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그루지야 등 이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제,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한 그날의 기억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책읽은 소감>

여행이란 돌아올 곳이 있어서 떠난다는 단순한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방랑이라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조금 수정되었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타성에  빠지기도 하고, 그날이 그날인 일상이 지겨워  평범한게 행복인 것을 잊게 될 때,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앉은 자리가 꽃자리인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자, 또 충전했기에 다시 살아낼 힘을 얻는게 여행이라고.

 

그럼에도 여행에 관한 책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 나. 그건 금방 여행을 갈만한 상황도 아니거니와, 책을 통한 눈요기는 그림의떡 같아서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대리만족으로 보는 이도 있고, 또 그렇게 훌쩍 실행에 옮기는 이도 있겠다. 즉흥적으로 뭘 처리하거나 문득 저지르고 보는 성격은 또 아닌지라 난 여행을 한다면 충분히 계획을 세울 사람이다. 설령 그 계획이 실전에서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해도.

 

여기서의 저자는 역마살(?) 낀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 번 다닌게 아닌 여행임이 묻어난다. 즐기는 여행이며 그렇게 다니지 않으면 안되는 어떤 절절함이 있다. 길 위에서 자신의 어떤 것을 찾는건지 싶기도 하다. 분명히 느낀건 무지 외로움을 탄다는 것. 쓸쓸하다 못해 고적함을 즐긴다는 느낌도 들었다. 쓸쓸함을 찾아 떠나고, 거기서 그 쓸쓸함을 만끽하는 느낌이 속단이라면 무례한 걸까. 내 느낌은 적어도 그렇게 다가왔는데.

 

낯선 공간, 낯선 시간, 낯선 사람들 속에서 인간이기에 공통으로 느껴지는 감정도 있다. 손짓발짓이 부르는 언어일망정 뜻은 통한다. 답답함을 안고서라도 말이다. 그런 낯섬을 주저함없이 즐기듯 공유하는게 여행자로 나서게 하는 마음인가. 그런 시간들 속에서 살아있음이 느껴지나. 오히려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단절된 곳에서 그리움을 키우고 소중함을 느끼고 돌아와야할 이유를 찾는가...

 

감성이 어릿저릿하는 에세이를 만났다. 무심한듯 풀어내는 사진들마다에, 글마다에 외로움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대놓고 나 외로워 가 아닌 그저 감지되는 문장들이 있다. 뼛속깊이 외로운 사람의 글 같다.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의 정을 찾느니 차라리 주위에서 더 돈독하게 지내지...어설픈 내 감상이 그런 생각도 게워낸다.

 

 

 에필로그 중에서

떠날 때는 이유가 있었지만 돌아올 때는 이유가 없었다. 그냥 그리운 것들이 가득해서 돌아왔지만, 내가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은 항상 멀리 있었다.  그렇게 멀리 있던 것들을 만나러 가면 떠나온 자리는 또 저만치 멀어져 그립기를 반복했다.

그리움은 허기진 마음의 표상이다.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생각의 소비.  그리고 지친 몸과 마음.. 그럴 때면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돌아와서는 또 떠나 있을 때 키워왔던 것들을 이 자리에서 돌보며 현재를 꾸려나가는 밑거름을 만들었다.

...

돌아왔다는 것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 끼의 신성한 밥과 그것의 힘으로 나는 열심히 달려야 하는 것이다. 내가 멀리서 정처 없는 마음이 되어 걷고 있는 동안 저 아래 불빛 가득한 곳의 사람들 역시 그러했으므로. 세상은 불공평할 리 없는 것이라는 진리만 가진다면. 나는 얼마든지 맛있는 날들을 기대하며 이곳을 걸어야 할 것이다.

...

문득 저 먼 곳이 그리워지는 날, ...

잠시 나 같은 그대를 생각한다. 그대여, 그대의 허기진 마음이 어느 날 문득 누군가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보다 나은 위로가 될 수도 있으리. 그래서 그대도 오래오래 누군가에게 든든한 위로가.

 



k******5 2013.04.03. 신고 공감 8 댓글 18
리뷰 총점 종이책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 나누는 음식 속에 정이 깃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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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순간과 낯선 장소에 존재하는 것들을 자기 것으로 경험하며 감사히 받아들이는 일은 여행 중 종종 대면하는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의 일상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들어오는 일을 즐기는 이들에게 길 떠남은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여 좀 더 진솔한 자신을 만나는 여정 속에 일상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시도에 견줄 만하다. 현실적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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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순간과 낯선 장소에 존재하는 것들을 자기 것으로 경험하며 감사히 받아들이는 일은 여행 중 종종 대면하는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의 일상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들어오는 일을 즐기는 이들에게 길 떠남은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여 좀 더 진솔한 자신을 만나는 여정 속에 일상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시도에 견줄 만하다. 현실적 삶에서 비껴나 시간을 내어 길 위에 설 때의 설렘과 두려움은 집을 떠날 때마다 공유하는 가슴 떨림이다. 자유인으로 살고 싶은 욕망을 켜켜이 쟁여 두었다가 가슴의 빗장을 풀고 바투 잡은 인연의 끈을 느슨하게 풀며 또 다른 공간 위에 선다. 틈이 날 때마다 목적지를 정한 뒤 계획을 세우고 실천 방도를 강구하며 여행자로 나서는 길에 영향을 미칠 여행 중독자의 산문집은 눈길을 끈다.

 

   '소원할 일이 없는 것을 소원합니다.'

   갠지스 강에서 디아를 사 들고 소원을 비는 저자의 마음은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의 추억, 낯익은 풍경과의 결별, 여행지에서 접한 어머니의 부음 등으로 딱히 결정짓기 힘든 소원들이 즐비하였기 때문이리라. 연등을 밝혀 무명(無明) 세계를 구도하려던 축제처럼 성스러운 영적인 공간에 띄우는 디아는 신에게 귀속하는 몸짓으로 비춰진다. 별빛 아래 호수를 보며 차를 마실 거라던 이와 조우한 푸쉬카르에서 처음으로 생일잔치의 주인공이 되어 축하받으며 낯선 이들과 교감하던 날은 저자가 새롭게 태어난 날이라 여길 정도로 훈훈한 풍경이었다. 이란 입국 심사대를 거치는 동안 배낭 밑바닥에 넣어 둔 플라스틱에 든 소주 한 병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기억은 아픔을 겪으며 어른으로 자리하는 과정에 통과의례처럼 보인다.

   

  ‘밥은 먹고 다니냐?’

  집 밖을 떠돌던 아들에게 건네는 어머니의 한마디는 든든함을 준 말이었지만 한없이 죄스러워지는 말로 길을 나설 때마다 깊이 자리하였다. 바람이 많아 아픔이 일렁거리던 아르헨티나에서 여장을 챙겨 떠나는 날 찬물에 설탕을 넣어 흔든 커피를 건네며 자신만의 작별 의식을 치르는 주인의 행동에는 사랑이 전해져 온다. 만남과 헤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행복은 그리 크고 대단한 것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많이 느낀다. 다시 볼 일이 없는 여행자에게 튼실한 닭을 잡아서 대접한 할머니의 정성에 부응하지 못하는 입맛을 탓하며 소박한 마음과 따뜻한 정성으로 그루지야의 카즈베기 설산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만으로도 여행자는 소소한 행복에 젖는다.

 

   라면을 사러 왔다가 저녁 초대를 받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유쾌한 소식이다. 뜻밖의 초대는 그동안 자신의 것을 나누기보다는 타인의 소유물 일부를 함께 나누는 일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산 것은 아닌지 반성케 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볼리비아 이민자로 정착하여 사는 동안 빈민자를 위해 밥을 나누는 일에 동참한다는 교포의 말은 그 어떤 재화보다도 힘을 주는 따스한 사랑의 발로로 내비친다. 밥 퍼줘 닉네임을 쓰는 이의 따스한 배려에 감화 받은 수크레는 여행자에게 천사의 도시로 남아 대가를 바라지 않는 나눔의 진수를 선물한다. 빨래를 탈탈 털어 널면서 자신의 꿈은 학교에 가는 것이지마는 아직은 그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미얀마 소녀의 의젓함이 기다릴 줄 아는 모습에 투영되었다. 찰밥 한 술 떠고 무 대신 덜 익은 파파야를 썰어 무쳐 한 끼를 해결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일은 어쩌면 그리운 것들에 대한 향수를 대체할 줄 아는 시의 적절성을 배운다.

 

  '당신은 그리운 것이 있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겠군요.'

  저자는 낯선 땅에서 지치고 힘들 때면 한국의 담박한 음식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한 문장에 끌려 고국으로 돌아온  면  훈자의 골목을 함께 돌며 함께 쳐다보던 별들의 춤과 달콤한 향내를 풍기며 떨어지는 살구를 나눠 먹던 청년과의 만남은 또 다른 공간으로의 자리 이동을 위한 이야기로 시간을 채워간다. 의사 가운을 벗어던지고 쿠바로 향할 것이라는 청년과 함께 대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튀김을 먹기 위해 한밤중에 강릉으로 달려가는 그들의 용기가 부럽다. 억수같이 내리는 빗속을 뚫고 돌아오는 길 앞으로의 삶은 어쩌면 정체성을 규정하는 마음이 끄는 대로 움직이며 열정을 태워나갈 것이다.

 

   스리랑카에서 만난 청년에게 한글을 가르쳐 줄 때마다 그의 할아버지는 아득한 높이의 야자나무에 올라 야자를 따서 이방인을 대접한 것처럼 어디에서든 진정성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며 힘을 주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홀로 여행을 다녀 본 기억보다는 현지에서 여럿이 어울려 다녔던 여행에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여행자를 둘러싼 온정에서 묻어난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숙소의 주인 여자와 만둣국을 함께 나누며 새해를 맞는 일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한 그릇의 사랑에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견줄 만한 일이다. 커다란 감자 몇 알에 소금을 솔솔 뿌리고 풋고추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아 내놓은 감자볶음을 마주하며 꾸밈 없이 담박하였던 그녀와의 조우는 오랫동안 길 위를 오가며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여행자에게 재회를 꿈꾸며 지난 시간의 공백을 채워 갈 것이다. 루앙프라방에서 탁밧 행렬에 끼여  동트기 전 스님께 바칠 공양물을 챙겨 음식을 나누었던 기억은 낯선 길에서 경험한 달달한 추억으로 자리하여 힘들고 지칠 때마다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n*****9 2013.04.16. 신고 공감 7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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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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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 아니다. 배가 고파서 먹을 뿐이지 맛있는 집을 찾아다닌다거나 기다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나 때문에 엄마는 늘 힘드셨다. 입도 짧고, 좋아하는 것도 많지 않고, 가리는 게 많아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맛나게 먹질 않았다. 가끔 친정집에 가서 엄마의 음식을 맛깔스럽게 먹으면 엄마는 정말 행복해 하신다. 너도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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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 아니다. 배가 고파서 먹을 뿐이지 맛있는 집을 찾아다닌다거나 기다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나 때문에 엄마는 늘 힘드셨다. 입도 짧고, 좋아하는 것도 많지 않고, 가리는 게 많아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맛나게 먹질 않았다. 가끔 친정집에 가서 엄마의 음식을 맛깔스럽게 먹으면 엄마는 정말 행복해 하신다. 너도 이렇게 맛나게 먹을 때가 있구나... 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실 때면 나란 아이는 먹는 것에 만큼은 불효를 저질렀구나 싶어 굉장히 죄송하다.

 

이렇게 입맛 까다로운 내가 불만 없이 무작정 입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 있다. 바로 엄마가 만들어 주신 만두다. 우리 집 만두는 시장에서 파는 만두와 완전 다르다. 그래서 어디서도 맛볼 수 없고, 어디에서도 팔지 않는다. 우리 집 나름의 비법으로 만들었고, 엄마가 직접 만두피를 만드셨기 때문에 두껍지만 아주 맛나다. 그래서 생각한다. 엄마가 이 세상에 살아계실 때 그 비법을 배워야 하는데 하며 안타까워한다.

 

음식이란 참 묘해서 추억이 된다. 엄마가 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음식에 대한 어떤 추억을 만들게 될지 늘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아이들이 군대에 갔거나, 나중에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무조건 “엄마 00 먹고 싶어요.” 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정처 없이 떠나기를 반복하는 이 책의 작가는 여행지에서 만난 음식을 추억하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처음엔 그렇고 그런 여행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마음을 알게 되고, 작가가 음식을 대하는 자세를 알게 되니 따스함이 전해져 온다.

 

많이 먹고 가.

한 동안 또 잘 못 먹을 텐데 많이 먹고 가. (175)

이런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내가 무엇을 먹었든 관심이 없다는 것은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무엇보다 든든했던 말. 세상 무엇보다 죄스러웠던 말

밥은 먹고 다니냐? (223)

예전 나는 밥이 대체 뭐라고 이런 말을 하는지 정말 듣기 싫어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젠 안다. 나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고 말하는 것은 관심의 다른 방식이라는 것을. 평범하고 아무렇지 않은 말이지만 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에서 눈물이 났을까? 아직 나에게는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어봐줄 부모님도 살아 계시고 친구들도 있고 내 식구들도 있는데..

 

바빠서 끼니를 거른 사람들을 보면서 작가는 생각한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고 다녀야지.” “혼자라면 그리 죽자고 하겠어요? 딸린 식구들 때문에 그리 살지요.” 누군가를 위해 그리 할 수 있는 그. 독신인 작가는 그를 부러워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일은 밥을 먹는 일 보다 자주 있을 것이다. 꼭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그 누구를 생각하며 힘을 내서 일한다는 뜻이기에 눈물 나도록 부럽다. (294) 식사를 거르면서 일하게 되는 것도 사랑이 바탕이 되고, 식사를 했는지 궁금해 하는 것도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오늘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밥은 먹고 다니냐?”

 

가족의 품에서 떠나 세상으로 나가면 알게 된다. 내 가족의 소중함을, 내 일상의 평범함이 주는 보석 같은 시간을, 내 일상의 삼시 세끼가 얼마나 정성스러운 것인지를.. 밥을 준비하고 같이 먹는 다는 것은 엄청난 정성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 정을 확인하고 사랑을 확인 하는 것 같다. 오늘은 가족들과 맛난 저녁을 함께 먹는 것은 어떨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슬픈 마음으로 술을 마시지 말라. 술의 힘을 빌려 위로하지 말라. 알코올의 힘으로 휘발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잠시 자신을 속이고자 깊이 취하지 말라. 스스로 도취되어 위로하는 마음은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처음부터 당신은 취하지 않고 다가가는 연습을 했어야 했다. 스스로에게 취하지 말고 남들에게 함부로 취하지 않는 덤덤한 마음으로 비틀거리지 말고 걸어가라. 홀로 마신 술은 눈물이다. (75)

 

목적 있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 흔히 방향이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목적 있게 사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166)

 

우리의 삶이란 나무에서 떨어진 그린 파파야처럼 정해진 시간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배분하여 정확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며 적절하게 사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란 반드시 그 안에 끝을 내고 다음 단계로 건너야 할 어떤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것에 도달하는 그때가 바로 정해진 시간이다. 우리는 세상이 맞춰놓은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가자의 인생에 각자의 시간을 맞추며 사는 것이므로.. 한번 뿐인 삶이니까. 세상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니까. (285)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3.03.27. 신고 공감 7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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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자의 기억 그나이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어느 여행자의 기억 그나이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내용보기
아직 배낭여행은 꿈도 안 꾼다. 친구들이 정말 배낭 하나 매고 숙소와 여행지를 정하고 떠나도 별로 부럽지 않았다. 젊었을 때 여기저기 다녀보라고 하는데 아직도 쉬는 여행이 좋은 걸.. 결혼전 설악산을 시작으로 해외와 국내에서 3-4일을 보냈다. 잘 사는 곳에서는 그곳대로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또 그런대로 여행은 다 특징이 있고 묘미가 있다. 여권은 계속 갱신되지만 몇 년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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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배낭여행은 꿈도 안 꾼다. 친구들이 정말 배낭 하나 매고 숙소와 여행지를 정하고 떠나도 별로 부럽지 않았다. 젊었을 때 여기저기 다녀보라고 하는데 아직도 쉬는 여행이 좋은 걸.. 결혼전 설악산을 시작으로 해외와 국내에서 3-4일을 보냈다잘 사는 곳에서는 그곳대로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또 그런대로 여행은 다 특징이 있고 묘미가 있다. 여권은 계속 갱신되지만 몇 년째 제주도 외에는 나가질 못하고 있다작년에 정말 굵고 짧은 여행을 하긴 했지만. 휴식이냐 문화여행이냐로 여행가기 전에 고민을 한다. 글구 내가 여행하는 이유는 조금은 편히 지내고 싶은 자그마한 소망도 있다. 그런데 배낭여행과 캠핑이라니..

 

한때 일 벌레였지만 배부르지 않아도 행복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길 위에서 나누었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들을 생각하며 그날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 변종모. 편한 여행이 절대 아니고 스쳐가는 여행도 아닌 한 곳에서 며칠을 지내며 여행자로 살아가는 사람. 여행서적의 화려한 문화를 소개하기 보다 여행자로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책이 처음엔 어색했다. 당신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찾고자 했다가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니 오히려 편하게 읽었고, 나중에 적응이 되었지만 처음엔 글씨가 작아서 읽기는 좀 힘들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을 보고 그가 본 산과 바다를 보면서 처음엔 무척 외로웠다. 혼자 너무 고생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가족들의 걱정도 느껴지고..

 

쓰나미가 지나가 복원중인 한 마을에서 여행자로 지내며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 시험에 합격하면 한국으로 일하러 갈 수 있다는 말에 한글을 배우는 스리랑카 청년을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며 종이상자를 주워 그림을 그리고 낱말카드를 만들어 한글을 가르치기도 하고, 피자가 먹고 싶어 인도 푸리에서 방갈로르까지 열일곱 시간이 걸리는 기차를 타고 가서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인 듯 피자 한판을 뚝딱 먹고 피자를 기다리는 브론을 위해 피자 한판을 들고 다시 기차를 기다리기도 하며, 파키스탄 길기트에서 산드루패스 폴로 경기를 보기 위해 지프차를 대절하면 5시간이면 갈 거리를 언제 출발할지 기약도 없는 로컬 버스로 근처 마을까지 열 시간이 걸리고 해발 4천 미터의 고원의 경기장까지 또 버스를 타야 하는 여행도 기꺼이 한다. 맥드라이브의 고통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직접 햄버거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목적도 방향도 없이 살지만 대처 방안 정도는 갖고 사는 사람, 낯선 곳의 스트레스와 음식 만드는 스트레스가 없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볼리비아에서 밥 퍼주는 남자를 만나 따스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는 나 같은 여행자를 불러 식사를 대접하고 먼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이 행복하다 했다.)

 

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늘 반복하면서도 절대로 면역되지 않는다. 우리들은 그 면역되지 않은 마음을 다스리러 길 위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인지 모른다. 35페이지

삶이란 문득 이렇게 경건한 것이다. 버릇처럼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기꺼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 때로 외롭고 지루하거나 힘든 모든 것들은 스스로 이겨낸 뜨거운 마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내가 만난 한 가닥 한 가닥의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걷는 일이 가까운 미래에 큰 포만감을 줄 것이다. 99페이지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울었다. 그 시간이 너무 그립기도 하고 다시 치열한 삶의 현장에 다시 간다는 두려움이 더해졌는지 옆자리 친구에게 미안할 정도로 많이 울었다. 지금은 여행을 다녀오기 전의 설레임으로 일하고 다녀온 후에는 여행의 힘으로 일을 하지만 그땐 왜 그렇게 떠나기가 싫었었는지.. 사람이 그리웠다기 보다 아마 처음으로 집을 떠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의 첫 여행이라 그랬나 보다. 물론 그곳에서 살아 하면 절대 아니야 라고 하지만..

 

어찌 이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에게 이렇게 극진할까? 황송하고 미안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맑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저 안타까이 여겼으니 내 마음이 잠시 초라하다. 그들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불행했던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272페이지

그가 만난 많은 사람들 중에서 시리아의 한 가족이 제일 마음에 남는다. 핫산의 어린이용 코란과 그 어머니가 준 나쁜 것을 보지 않고 어디서나 맑은 호흡으로 오래오래 살라는 뜻을 지닌 작은 물고기 액세서리를 받고 도시에서 바라본 절벽같은 언덕에 사는 그들이 가난하지만 오히려 사랑하며 다정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오로지 내 관점에서 그들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불쌍하다고 생각한 내가 부끄러웠다.

 

오래된 기억은 점점 더 희미해질 테지만 처음 만난 당신이 내게 보여준 그날의 따듯함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날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당신으로부터 내게로 왔다. 그것이 가슴속에서 무성히 자라나 나는 한동안 말없이도 먼 곳의 그대와 다정하다.

아름다운 파란 바다가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젠 난 외로움을 느낀 이 책에서 용기와 따스함을 얻는다. 내가 걸은 길도 내가 체험한 시간도 아니지만 대리만족도 있었고, 이 세상을 내 관점으로만 보는 내 습관과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갠지스 강물로 만든 진짜 짜이가 마시고 싶은 밤이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할지라도 내게는 전부인 그날들, 낯선 길위에서 쓰디쓴 시간을 함께해준 그날의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s******a 2013.04.06.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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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 끝의 눈물처럼 살아야겠다
"하품 끝의 눈물처럼 살아야겠다" 내용보기
여행지에서만큼 사람에 대한 허기를 절실히 느끼는 데가 달리 또 있을까.  차라리 그것은 덜 익은 피망의 잘린 단면, 앞뒤가 잘려나간 연속극의 한 장면, 그와 유사한 영원한 공복이자 결말을 알 길 없는 도대체의 미궁이리라.  무엇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의무가 감쪽같이 지워지는 장소가 바로 여행지 아니던가.  갑작스러운 이완은 중립에 놓여진 자동차 변속기처럼 탄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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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만큼 사람에 대한 허기를 절실히 느끼는 데가 달리 또 있을까.  차라리 그것은 덜 익은 피망의 잘린 단면, 앞뒤가 잘려나간 연속극의 한 장면, 그와 유사한 영원한 공복이자 결말을 알 길 없는 도대체의 미궁이리라.  무엇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의무가 감쪽같이 지워지는 장소가 바로 여행지 아니던가.  갑작스러운 이완은 중립에 놓여진 자동차 변속기처럼 탄력을 받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피로가 한동안 이어지게 마련이다.  외로움으로 파랗게 변해가는 눈사람처럼.

 

"문득, 텅 빈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길을 나섰고, 자주 누군가가 빈 공간을 메워주기도 했지만 그만큼 허기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걸었다.  걷지 않으면 만날 수 없고 만나지 않으면 채워질 수 없던 많은 공복의 날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생각이 나를 길 위로 내몰았다."    (p.72)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시간의 경과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자신의 얼굴에서 보여지던 수많은 시간들의 처참한 죽음과 한꺼번에 대면해야 하는 순간, 우리는 오싹 소름이 돋는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진실이. 도저한 운명 앞에 마냥 나약하게만 느껴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마치 브라운관에 스쳐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의 얼굴처럼 멀기만 하다.  삶에 자신만만했던 자신은 간 데 없고 여지없이 무너져내리는 스스로를 가까스로 붙잡는 순간, 귓가에는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만 들린다.

 

어쩌다 보니 연이어 여행기만 읽게 되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진득하니 앉아 뭐 하나에 집중할 수 없는 까닭이다.  마음이 저만치 달아날 때마다 겨우 한 구절씩 읽으려니 독서의 속도는 좀체 빨라지지 않는다.  여행기는 부담없이 잊을 수 있어서 좋다.  무엇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 무언가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은 후줄근히 처진 배낭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는 것과 같다.  그 무게가 지친 발걸음을 한없이 느리게 할 때가 있다.

 

"이글거리는 뙤약볕 아래 뜨거운 피자 한 판을 들고 기차를 기다린다.  오후의 열기에 지쳐버린 사람들이 승강장 바닥에 누워 기차를 기다린다.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나처럼 무모한 마음으로 북쪽으로 갈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리.  뚜렷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보려고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일.  그래서 그것을 끝내는 확인하고 마는 일.  하지만 그 무엇도 내가 다가가지 않으면 쉽게 다가오지 않으리.  당신이 움직일 수 없다면 내가 가야 하리.  그 일은 희생이 아니라 희망이리.  무모한 일이 아니라 무한한 일이리."    (p.147) 

 

변종모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그저 여행기를 읽고 싶어서 골라잡았을 뿐인데, 작가는 자꾸 자신의 가슴을 열어 보인다.  어느 낡은 일기장에 비밀처럼 적었을 이야기들도 서슴없이 들려준다.  나는 가끔 메슥메슥 멀미를 한다.  삶에 내쳐진 듯한, 어쩌면 우리의 일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듯한 그의 태도가 나를 흔들리게 한다.  갠지즈 강가에서 소원이 없기를 소원하는 작가의 희미한 마음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돌아오는 길, 억수 같은 비가 내린다.  새벽은 비에 젖어 일어날 줄 모르고, 가끔 천둥이 그 문을 열어주는 까마득한 하늘 아래 우리는 침묵으로 달린다.  하지만 무겁지 않다.  이 길의 끝에 또 각자가 걸어야 할 새로웅 길이 놓였으니, 우리는 아무 일 없이 비가 갠 오후의 하늘을 기대하듯 상쾌해질 것이다.  각자의 길이 있으니, 그 길을 걸어야겠으니."    (p.309)

 

"여행이란 결국 삶을 등지고 죽음의 냄새를 맡으러 가는 머나먼 길"이라고 했던 유성용 작가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의 껌벅임 속에서 나도 언젠가 이 길에서 밀려나 아주 긴 휴식의 시간을 갖겠지만 아직은 내게 오지 않은 그 아스라한 길을 생각할 때 자신을 목적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그래도 평화주의자라고 했던 변종모 작가를 문득 부러워했다.   혼자라서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한마디.  누군가는 혼자가 아니라서 더 열심히 산다지만 또 누군가는 혼자이기 때문에 악착같이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5월의 나른한 오후 햇살이 긴 하품에 젖는다.  눈물이 찔끔 솟으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남은 하루를 살아야 한다.     

이달의 사락 s*****l 2013.05.07.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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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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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물,사람,환경 속에 혼자가 된 내가 과연 얼마나 그곳과 빨리 친숙해지고 나그네가 아닌 그곳의 환경에 동화되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우선 집 밖을 나서면 모든 것이 생경하기만 하다.나는 일종의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나그네가 되어 버리고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어 낯설은 환경 속에서 당장 먹고 자고 살아 가는 생존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특히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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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땅,물,사람,환경 속에 혼자가 된 내가 과연 얼마나 그곳과 빨리 친숙해지고 나그네가 아닌 그곳의 환경에 동화되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우선 집 밖을 나서면 모든 것이 생경하기만 하다.나는 일종의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나그네가 되어 버리고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어 낯설은 환경 속에서 당장 먹고 자고 살아 가는 생존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특히 나이가 들기 전 젊은 날 낯선 타지에서 자신을 그곳에 던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이고 살아 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길고 긴 인생에서 귀중한 삶의 자산이 되어 주기에 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 나그네가 되는 것을 참 좋아한다.이리 기웃 저리 기웃,이 사람 저 사람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엿듣기도 하는 것을 좋아한다.순박하게 인심 좋은 사람에게는 말을 걸어 보기도 하고 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타인과 교환해 보는 것도 좋다.낯선 땅에서는 물과 음식,그곳에서만의 문화와 향취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고 추억거리라고 생각한다.그것도 경제 수준이 높은 선진국보다는 다소 경제 수준은 떨어져도 인간의 정이 오가는 곳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을 수가 있어 좋다.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알아 보고 선하게 대하며 세월이 흘러도 그 기억과 추억이 오래 남아서 내가 또 타인에게 그러한 면들을 알게 모르게 전파할 수가 있기 때문에 좋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핑계로 여행을 많이 다니지를 못했다.직장에서의 업무차 중국 산동성 일대와 일본 간사이 지방 정도가 내가 다녀온 해외여행이다.업무든 개인적이든 일단 해외에 나가게 되면 나는 나그네이고 이방인이다.일본보다 중국이 경제 수준은 떨어지지만 사람 사는 정은 더 깊다는 것이 솔직한 인상이고 느낌이다.생산라인에서 점심 시간이 다가오면 그간 친숙해진 직공 간부는 자신이 싸 온 도시락을 함께 먹자고 권유한다.도시락 속의 밥은 몇 년 묵은 쌀로 지은 밥인지 색상이 아이보리컬러에 가깝고 반찬은 피망,돼지고기,마늘,간장을 기름에 볶은 것이 전부이다.비위가 좋지 않은 성격이지만 그의 권유를 뿌리칠 수가 없어 나무 젓가락을 몇 번 먹다 말았다.그리고 뜨거운 중국차로 그 맛없는 음식을 소화해 냈던 적이 있다.그래도 그가 선한 마음으로 내게 자신의 도시락을 권유했던 따뜻한 시선을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이 선연하다.

 

 여행에세이 작가인 변종모는 참으로 많은 곳을 두루 다녔다.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을 날개 달린 새와 같이 여행지를 누비고 다닌 흔적이 짙다.서남아시아를,옛 소련 연방공화국,중동,남미 등의 여행 에피소드를 담담하고도 섬세하게 잘 풀어 내 주고 있다.마치 어린이가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듯 그의 여행 일기는 지루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미처 몰랐던 타지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그리고 그 기억과 추억들이 작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기에 맛으로 치자면 단맛이 난다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대들의 따뜻한 마음이면 저 산을 못 넘겠는가 - 본문 -

 

 그루지아 카즈베기산은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그곳에서 만난 순박하고 때묻지 않은 사람들의 인정은 따뜻하기만 해서 얼어 붙은 카즈베기산을 녹이고 고지대를 넘을 수가 있다고 역설하고 찬미하고 있다.소박하고 따뜻한 정성으로 작가를 대해 준 한 할머니의 특별 요리,허기 채워주신 감동에 작가는 마냥 몸과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그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또한 갠지스강가에서 만난 아가씨들이 '디아'를 사 달라고 조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디아를 사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신은 타지에서 한 번쯤 밀려 오는 지루함과 공허함,고독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디아를 강물 위에 띄우고 소원을 빌어 보는 여유와 한가함도 좋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작가는 여정를 소개하면서 빠뜨리지 않는 것이 음식을 만들고 시식하는 것이다.평소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 타지에 나가 숙박비,음식비,교통비 등을 절약하려면 손수 재료를 구입해서 이방인 내지 동행자와 함께 음식을 만들어 정겨움을 나누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36가지의 생각과 사연을 담은 이 글은 결국 타지에서 만난 인간미가 넘치고 사람 냄새가 진한 그들로 인해 고행과 같았던 여행이 안락 의자에 앉아 지난 시절을 달콤한 추억으로 삼고 그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는 특별한 여행기이다.



j******6 2013.04.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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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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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달다. 달콤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에시이이다.그냥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고 여행과 음식이 담겨있는 에세이다. 저자는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던 여행가이다. 오랜 시간을 여행하면서 그가 만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엮인 이 에세이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다른 기존의 에세이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왠지 작가는 친절하지 않은 듯하지만 정말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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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달다. 달콤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에시이이다.
그냥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고 여행과 음식이 담겨있는 에세이다.
저자는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던 여행가이다.
오랜 시간을 여행하면서 그가 만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엮인 이 에세이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다른 기존의 에세이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왠지 작가는 친절하지 않은 듯하지만 정말 여행지에서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
지금껏 에세이에서의 음식이라고 하면 맛있는 맛집이라던지, 누군가의 초대로 먹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아왔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한 추억들이 담긴 음식들도 있었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음식과 연관된 이번 책은 왠지 더더욱 음식에 대한 매력과 함께 여행이 마음속에 와닿았다.

여행을 하면서 경험하는 것중에서 가장 큰 새로운 것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도 있겠지만,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에는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지만...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어머니의 물김치가 그리워 아픈 와중에 없는 재료로 김치를 만들기도 하고,
낯선 땅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여자의 잊지못할 감자볶음도 맛보았고, 정성은 너무나 잘 알지만
입에 맛지않아 못먹은 음식 등.. 너무나 많은 음식과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기억속 음식들을 보면서 난 왜 나에게는 이런 추억의 음식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추억이 담긴 음식이 없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음식에 추억을 담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서 그나라의 음식을 맛본적이 없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책속 다양한 추억과 기억이 담긴 음식들의 맛이 궁금했다.
과연 어떤 맛일까? 입맛에 맛지 않아 도저히 먹지 못하였던 음식들과
낯선곳에서 한국음식이 그리워 뚝딱 만들어 먹던 저자.
나에게도 언젠간... 입에 맛지 않아 못먹었던 음식들이 그리워질 순간이 오길 기다려 본다

 

 

d*******2 2013.06.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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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 여행지에서 함께 외로움을 나눈 당신에게,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파블] 여행지에서 함께 외로움을 나눈 당신에게,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내용보기
여행 후에 기억되는 것은 많은 것이 있겠지만 '사람과 음식' 으로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잊지 못할 사람에 대한 추억이 담겨 있다면 그곳은 더욱 잊혀지지 않고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오래도록 그곳을 놔누지 않게 된다.그런가 하면 그곳의 모든 것은 다 잊었어도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의 맛'으로 또한 오래도록 기억되는 여행이 있다. 먹는 것을 즐겨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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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에 기억되는 것은 많은 것이 있겠지만 '사람과 음식' 으로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잊지 못할 사람에 대한 추억이 담겨 있다면 그곳은 더욱 잊혀지지 않고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오래도록 그곳을 놔누지 않게 된다.그런가 하면 그곳의 모든 것은 다 잊었어도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의 맛'으로 또한 오래도록 기억되는 여행이 있다. 먹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나는 여행을 가면 꼭 옆지기에게 듣는 말이 있다. 나 때문에 그곳의 음식을 제대로 맛을 보지 못한다는, 잘못 먹으면 탈이 나서 고생하는 경우가 있어 꼭 끼니마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내가 먹을 수 있는지,아니 소화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나는 또 그게 몹시 싫다. 못 먹고 소화를 못 시킬것이 없는데 그렇게 한번씩 짚고 넘어가면 그게 또 맘에 걸려 기분이 상한다.기분좋게 먹으려고 했다가도 기분이 나빠 소화를 못 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일단 그런 이야기 모두 빼고 기분 좋게 먹어보자고 늘 말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먹거리를 기분 좋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찾아가서 먹는 경우도 있고 어찌하다 우연히 들렀는데 생각지도 못한 맛을 찾게 되는 기분 좋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에 쫓겨 밥시간을 넘기고 겨우 식당을 찾거나 먹거리를 찾아 들어가 허겁지겁 먹는 경우도 많다. 한 곳이라도 더 보려는 욕심이 빚은 화이기도 하다. 우리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어릴 때 남해여행을 갔을 때 보성녹차밭을 구경 갔던 경우,그곳을 구경하고 여유롭게 그곳 근처에서 맛난 것을 먹으려고 계획을 했다.당연히 주변에 먹을 수 있는 곳이 있겠지 생각을 했다.그땐 스마트폰 시대가 아니었으니 지금처럼 검색해서 바로 갈 수 있지 않았다. 며칠 여행이라 차에 간단한 먹거리와 김치 간식을 가지고 다녔지만 식당이 없어 식겁했다. 밥시간도 한참 늦었고 생각했던 식당도 없고 할 수 없이 휴게소에서 컵라면을 사서 아저씨께 부탁해서 주전자에 끓인 녹차물을 얻어 컵라면을 추운 휴게소 앞 간이 테이블에 앉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또한 지금은 추억이 됐고 무척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저자의 책은 처음인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음식이 주는 '포만감'이라고 할까? 포만감이란 많이 먹고 배불러서의 포만감이 아니라 함께 그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자신이 그 시간에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고 느끼는 마음이다. 우리나라가 아니라 타지를 여행하는 입장이니 게스트하우스에서 할 수 있는 음식이란 그리 많지 않다. 그런가 하면 타지를 여행하다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고향의 음식,엄마의 손맛이 자꾸만 생각나게 마련이다. 그런 속에서 함께 머물렀던 사람의 슬픔도 나누게 되고 그땐 알지 못했지만 자신 또한 그런 슬픔과 대면하게 되면서 그 슬픔을 정말 최고의 음식아라고 할 수 있는 단순한 '감자볶음' 하나에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이 주는 미각적이면서 외로움과 고독을 함께 하는 이들과의 이야기를 참 감성적이면서도 맛깔나게 썼다.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남긴 텅 빈 도시의 저녁, 오늘은 그날과 닮았고 그날 혼자 먹던 그것을 나는 오늘 또 혼자 대면하고 있다.하지만 그날과 오늘이 간격은 아득하고 그곳과 이곳은 지구의 반대편처럼 아득하다.  시간을 메우고 거리를 메우는 것에는 많은 양의 추억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다가올 것이 아닌, 이미 지나간 슬픈 추억은 허기지지 않다. 그저 만두처럼 덤덤할 뿐이다.

 

그의 여행이야기에서는 외로움도 고독도 뚝뚝 떨어져 내린다. 하지만 하나도 외롭지 않고 고독해 보이지 않는다. 늘 사람과 음식이 함께 있고 외로움을 혹은 슬픔을 음식으로 채우며 허기진 외로움을 달래듯 고향의 맛으로 달래주고 있어서다. 고향에 가지 못한 그에게 전해진 커다란 만두,아니 힝카리는 우리네 만두와 닮아 있지만 고향에서 먹던 그 맛하고는 다르다. 고향의 맛을 먹고 싶다. 만두국을 끓이기 위해 비슷한 재료를 찾고 무가 아닌 사과를 넣고 달콤한 만두국을 끓여 게스트하우스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가족' 의 정을 느끼면서 먹는 만두국의 맛은 또 감칠맛나게 그것이 비록 고향에서 먹던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라고 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이상하지 않은 달콤한 맛으로 전해진다. 여행을 하다보면 전문 셰프보다 더 요리사에 가깝게 변하고 현지의 요리와 우리의 요리가 합쳐져 퓨전 요리가 탄생하는 듯 하다. 그 속에서 타지지만 가깝게 고향을 느끼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포근함이 달달하게 전해진다.

 

여행이라는 것은 그렇듯 언제나 예상 밖의 일을 예상 했던 것처럼 대면하고 아무렇지 않은 일을 기꺼이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일,그리고 그것을 당해내거나 덤덤하게 일상처럼 살아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내 발로 이곳을 선택했으니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나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었다.

 

'여행'이 직업이 되고 그것이 일이 되었다. 누가 등 떠밀어서 떠난 여행도 아니고 나의 선택이었으니 좀더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일상처럼 충실하게 대하는 그의 이야기는 솔직하면서도 뭉글뭉글 나도 이런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어느 한 곳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곳을 돌아 다니면 만났던 사람과 맛에 대한 이야기라 시간에 한정되지 않아 읽기 편하고 외로움이 혹은 고독이 '달다'로 표현되기까지 그의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감성적인 연애편지를 읽는 기분도 든다. 때로는 별거 아닌 음식으로 인해 소화시키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곤욕을 겪기도 하고 때론 분위기에 취해 기억해내지 못하는 지난 시간으로 인해 갸웃뚱 하면서도 못내 그 시간을 되새겨보면 행복하기만 시간들,그것이 여행의 추억이고 기억이 아닐까.분명 여행은 일상에 익숙한 것을 경험하려고 떠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낯설고 음식도 낯설고 모든 것들이 낯설다. 그 낯설음이 달달함으로 전해지기까지 여행이라는 일상이 점점 그에게 편안한 옷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다. 유명한 여행지를 여행해서라기 보다는 그곳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과 맛이 있다는 것이 참 기분 좋은 이야기다.

 



y******2 2013.05.2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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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가져다 준 먼 곳의 당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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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의 책 중에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는 짙은 외로움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대부분을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에게 여행은 생활이자 불치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언제 떠나서 언제 돌아오리라는 기약도 없이 발길이 닿는 곳에서 머물고 싶으면 몇 달이고 머물다가 문득 떠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 훌쩍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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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의 책 중에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는 짙은 외로움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대부분을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에게 여행은 생활이자 불치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언제 떠나서 언제 돌아오리라는 기약도 없이 발길이 닿는 곳에서 머물고 싶으면 몇 달이고 머물다가 문득 떠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 훌쩍 떠나는 그는 8년간에 걸친 사랑이 단 8분도 채 안되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나 버리는 아픈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그는 길 위에서 어머니를 생각한다. 언젠가는 '폭풍같은 후회'를 할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고 있었던 그에게 날라온 소식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니....

그래서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는 짙은 외로움이 뚜욱~ 뚜욱 ~ 떨어지는 감성적인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라면 그 치유 방법은 좋은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된 변종모의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는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와 그리 다르지 않은 감성적인 글들이 담겨져 있다. 그 글과 함께 실린 사진들은 사진을 보는 순간 글 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것만 같은 느낌이 있는 사진들이다.

 

구태여 두 책을 비교하자면, 책 속에 담긴 여행지는 같은 곳일지라도 그 곳에서 느끼는 생각들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는 외로움이 담겨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에는 조금은 그 외로움이 덜어진 느낌이 든다. 그것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함께 나눈 음식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먹기 위해서 준비하는 조촐한 식사, 누군가가 만들어 준 한 끼 식사, 스스로가 먹기 위해서 한 음식 이야기가 외로움을 덜어내 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여행 중 길 위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그 사람들이 소박하게 내 놓았던 음식 이야기, 그리고 그가 만들어 준 음식의 레시피(?)가 담겨 있다. 레시피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하면 안 되고, 그냥 그만의 음식 만드는 방법이 몇 개 소개된다.

말하자면, '음식이 가져다 준 먼 곳의 당신 이야기'이다. (작가는 유독 당신이란 지칭을 많이 쓴다)

 " 세상은 아직도 많이 따뜻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길 위의 당신들. 그때 당신이 보잘 것 없다 말한 그 한 그릇이 나에겐 너무나 넘쳐 났으므로, 언젠가 그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따뜻한 한 끼, 그기로 그것을 채워주던 따뜻한 시간들. 그 속에 당신이 있었기 때문에." (prologue 중에서)

 

 

훈자에서, 그리고 이집트에서 또 다시 만났던 그녀, 그녀와 그의 공통점은 길 위에서 같은 슬픔을 맞이했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길 위에서 듣게 된다면 그 슬픔은 얼마나 클까?

그녀가 해 준 따뜻한 한 그릇의 식사는 하얀 쌀밥과 고소하게 볶아진 감자볶음. 이 소박한 한 끼의 식사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길 위에서 맛보는 행복이 아닐까.

새해 아침에 엄마가 끓여 주던 만둣국을 생각하면서, 그는 사과를 뚝뚝 잘라 넣고 사과향이 새콤하게 번지는 만둣국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만난 잠깐의 가족들과 그 음식을 먹기도 한다.

 

 

푸리에서는 '진짜 피자를 먹고 싶다는' 브론과의 생각의 일치로, 푸리에서 방갈로르까지 피자를 사기 위해서 기차를 타고 달려 가기도 한다.

" 페페로니 가득한, 브론이 말하던 진짜 피자. 치즈가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지고 고소한 빵에 자글자글 기름이 흐르는, 브론이 말하던 그 진짜 피자. 이 뜨거운 남인도의 열기보다 더 열정적인, (...) 어느 지독한 여름날에 문득 오늘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저지른 이 무모함이 따뜻한 한 조각의 기억이 될 수 있을까 ? (p. 147)

그러나 " 늘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것이 삶이고 늘 후회하면서도 반성하지 못하던 시절은 이제 다 지나가 버렸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후회만 남는 것들이 있다." (p. 60)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단 한 마디의 말씀, " 밥은 먹고 다니냐?" (p. 223) 그러나 이제는 들을 수 없는 말. 그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새콤 달콤한 과일 물김치가 길 위에 서 있는  그의 머리 속에 맴돌기도 한다.

 

여행자에게는 홀로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월남쌈인데, 그는 제법 전문가다운 레시피를 공개한다. 아니 월남쌈은 재료의 종류가 많다고 가격이 비싼 것이아니고, 번거로운 요리 과정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의 말처럼 칼질만 조금 열심히 하면 여러 명이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월남쌈을 만들어서 함께 먹기를 청하니, 이제 그는 그리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기억 속에도 어떤 여행지에서 맛 본 잊을 수 없는 음식들이 있고, 그 음식을 함께 먹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비록 내가 해 준 음식이 아니고, 그가 해 준 음식이 아니건만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 따뜻한 인사 나 그 보다 더한 결속이 될 수도 " ( 책 속의 글 중에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은 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그 느낌들은 달다.


 


n******5 2013.05.1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변종모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변종모" 내용보기
첫맛은 쓰지만 입안에서 오랫동안 음미할수록 달콤한 맛이 나는 음식이 있다. 변종모의 여행이야기는 그런 음식들을 닮아있는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는 어딘지 모르게 미사여구가 많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많았다. 그래서 변종모의 책을 읽을때는 아무런 소음이 없는 곳에서 마음으로 글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그 글들이 모여 내는 맛은 달고도 깊은 맛이 난다. 적어도 나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변종모" 내용보기
첫맛은 쓰지만 입안에서 오랫동안 음미할수록 달콤한 맛이 나는 음식이 있다. 변종모의 여행이야기는 그런 음식들을 닮아있는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는 어딘지 모르게 미사여구가 많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많았다. 그래서 변종모의 책을 읽을때는 아무런 소음이 없는 곳에서 마음으로 글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그 글들이 모여 내는 맛은 달고도 깊은 맛이 난다. 적어도 나에게 그의 글은 그런 느낌이다.

지독히도 쓸쓸한 여행인 것 같다. 마치 외로워 지려고 떠난 사람처럼. 유난히 조용하고 적막한 곳을 좋아해 찾아다니는 그의 발걸음이 그런 생각을 더 들게 한다. 그의 전작인 사랑도 병이고 여행도 병이다란 제목처럼 떠나지 않으면 안될 것 처럼 그도 어쩔 수 없는 방랑벽 때문에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비록 쓰디쓴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의 여행을 천천히 깊게 들여다보면 따뜻하고 달콤함이 마음에 번진다. 그가 받은 따뜻함이 타인에게 따뜻함으로 돌려주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이란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독한 외로움이 없는 여행이라면 무언가 남지 않는 허전한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보면서 들었다. 그는 그런 외로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런 여행이 달았다고 말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갖가지 음식들과 함께였는데 지구상 어디를 가도 사람들과의 친분과 정을 나누기에는 음식을 같이 나누고 먹음으로 생겨나는건 공통인것 같다. 우리말에 한 상에서 밥을 같이 먹는다는 뜻의 식구란 말이 있는데 이는 곧 같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가족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가 여행지에서 스스로 해먹은 음식은 그의 그리움에 닿아있고 그가 타인에게 받은 음식에는 따뜻함이 배어있다. 지독히도 외로워보였던 그의 여행이 이런 음식들로나마 따뜻해지는 듯 하다.

f*******7 2013.05.0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