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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전쯤, 밭에 과실나무나 농작물을 심기 위해 주변에 살고 있는 분에게 밭을 갈아달라고 해서 트랙터로 갈았었다. 두 시간여를 갈고 있는 모습을 보며 생각한게, 얼마전에는 그걸 다 소들이 했는데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시골에서 살때 우리집은 소를 키운적은 없었지만, 주변에 소 한 마리씩 가지고 계신 분들은 많았다. 그시절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돼지를 키웠었다. 남은 음식들을 챙겨주면 돼지는 무럭무럭 자랐었다. 꿀꿀거리고 냄새나는 돼지였지만, 돼지가 새끼를 낳고 그걸 또 팔아서 생활에 보태썼다.
이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생태작가인 이상권 작가의 청소년을 위한 단편소설집이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같은 경우는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소설이라고 하니 어른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꼭 보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했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속에 든 네 편의 단편 소설들은 돼지, 닭, 소, 다람쥐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편중「젖」같은 경우, 구제역에 걸린 소들을 한꺼번에 살처분 해야 했을때, 멀쩡하게 살아있는 동물들을 죽여야 하는,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아직 스물이 안된 아이엄마 쩐 투윗의 입장을 바라 본 글이다. 사고가 난 남편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시어머니는 베트남 며느리가 집 나갈까봐 두려워 휴대폰을 빼앗고, 주민등록증도 빼앗아 버리는 강팍한 노인네로 나온다. 그 이면에 구제역에 걸린 소들을 모두 살처분해야 했었다. 자신들의 꿈이었던 소들을 모두 죽여야 하는, 자신들의 희망마저도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딸아이가 유달리 삼겹살을 좋아한다. 주말만 되면 삼겹살을 찾고, 아침에 학교에 가기 전에도 삼겹살을 구워주면 엄청 좋아할 정도이다. 책의 첫 부분에 나왔던 「삼겹살」에서 삼겹살을 좋아하는 태희의 오빠처럼. 태희의 오빠는 자다가도 '삼겹살' 하고 말하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삼겹살을 좋아했다. 그런 오빠가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때, 여느때처럼 삼겹살 먹으러 가 혼자서 3인분을 거뜬히 해치우고 화장실 간다고 나가서 들어오지 않자, 오빠를 찾으러 밖에 나왔다가 나무 둥치에 기대어 있는 오빠를 발견했다. 태희는 곧 삼겹살을 토해버리는 오빠를 보았다. 그러면서 오빠는 군대에서 구제역 때문에 동물들을 살처분하는 대민 지원을 나갔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의 죽음을 눈치채고 굵은 눈물을 흘리는 소의 커다란 눈망울,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돼지들을 보았던 일 때문에 가슴이 아팠던 이야기였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그 동물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에서는 마치 자식을 죽이는 것처럼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았다. 이 외에도 토종닭을 키우다 주변 주민들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엔 한 시인에게 닭 몇 마리를 야생에서 키우게 해 조류 독감과 홍수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시인으로부터 닭님이라 불렸던 닭이야기「시인과 닭님들」도 있었다.
어제 아침 뉴스에서 들은 것처럼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뉴스가 있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에 관한 내용이다. 동물 특히 돼지나 소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구제역이 걸리면 가족처럼 키우던 돼지나 소들을 살처분해야 한다. 주변에 소 몇십 마리를 키우다가 빚더미에 올랐다는 말도 많이 들었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동물들, 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요, 고기를 좋아하고 먹는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기도 한 소나 돼지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돼지나 소들도 하나의 생명이란 걸, 인간과 가까이에서 지내는 하나하나의 생명이란 걸.
사람도 생명이 있고, 동물도 생명이 있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를 이야기해주는 내용이었다. 모든 생명들의 목소리가 살아 숨쉬는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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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추악한 동물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주위살아있는 생물, 동물에게 끊임없이 위해를 가하는 존재이라는 사실, 또한 생존을 위한 가해가 아닌 유희를 위한 가해이기 때문에 더욱 추악하다. 이상권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을 읽으면서 느끼게 맘이다. "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라는 아주 동화적인 제목안에는 우리의 위선과 악행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생태작가이냐? 아동작가이냐? 말들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철학과 심리를 표현하는 탁월함이 넘치는 생활작가인느낌이 든다. 그이유는 책을 읽어보면 사람이라는것이 부끄럽게 만드니까 ...
이책또한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동물에대한 위협을 행하고 있는 인간들을 위주로 한 4편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구제역, 조류병으로 닭, 돼지, 소를 살처분하면서 겪게 되는 우리인간의 잔인함및 그원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수 있는 이야기가 주다 .
4편 - 삼겹살」 「시인과 닭님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젖」
그중 ( 삼겹살)은 한국에서 소비량이 제일 많은 부위중하나 인데 그만큼 많은 소비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돼지들의 사는 환경보다 얼마나 많은 돼지를 생산해내느냐에 달려있다. 거기서 이야기의 출발점이 있다 . 삼겹살을 어릴적 부터 유난히 좋아하던 오빠가 군대휴가중에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먹고 난후 다토해버리면서 동생에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구제역으로 온나라가 시끄러울때에 군대는 근처 농가에 살처분 대민지원을 나가게 되고 거기서 돼지들을 죽이면서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뉴스로 보면 구덩이에 돼지들을 몰아넣고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끔찍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살처분 현장에서 그일을 하는 농민, 공무원, 군인들은 얼마나 더끔찍할까 싶다. 대민지원갔다가 돼지 구덩이에 빠졌던 일병은 밤에 악몽을 꾸게 되고 오빠 역시 악몽과 함께 그이후 삼겹살을 먹기만 하면 토하는 상태가 된다. 식탁위에 올라와있는 빨간 고기가 보다가 그 동물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면 한동안 먹지 못한다고한다. 더군다나 생매장 당하는 광경을 직접 본 사람들은 더하리라 본다. 작가는 이처럼 동물이 만든 질병이 아닌 사람들의 대량 생산으로 인해 만든 질병으로 인해 동물들이 당하는 고통에 촛점을 맞추면서 우리는 진정 무슨일을 하고 있는가?를 말하려 한다. 나도 단순히 구제역이 끝나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가졌지 죽어가는 동물들에 대한 고통은 사실 생각하지 않았다. 이책을 읽으면서 눈감고 귀막고 모른척하고 있었던 내자신에게 따금한 충고를 주는것 같았다. 동물들의 고통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은 우리인류에게는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음을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점점 느껴지게 된다
시인과 닭님들)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시장에서 사온 5다섯마리 병아리가 토종닭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재미있고 신나게 그리면서 사람들의 이기주의를 보여주면서 조류독감등도 결국 인간이 만든 질병의 하나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5다섯마리가 800마리로 성장하고 변화하며 닭들이 자연과 어떻게 친해져가고 생활하는지를 보게 되면서 우리도 자연과 어떻게 조화롭게 생활해야하는지를 가르쳐준다. 나머지 두편,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인간이 생태계에 관여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다루었고, 젖)은 베트남 여인이 한국으로 시집와서 소가 살처분 당하는 현실과 외국인으로서 겪는 낯선 생활상을 다루어서 현실의 한국농촌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상의 네편을 읽으면서 우리가 행하고 있는 행동들이 우리자신에게 가장 큰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기초가 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지금 조금 편안하려고 4대강을 파헤치고, 산을 밀어버리고 동물들을 대량생산하는 것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없애는 것임을 인식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이상권작가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소설임을 ... 우리보다는 정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많이 읽혀서 우리처럼 되지말라고 , 너희들은 동물과 식물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보호하는 미래를 만들라고 , 그것이 가장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것임을 알려주고 싶다.
" 아이들아 이책 많이들 읽어" 라고 건네 주고 싶어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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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사는 또 하나의 가족 깨비(고슴도치)가 있다. 이름을 깨비라고 한 이유는 밤만 되면 부스럭 거려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야생으로 돌려보내야하는데 아들이 친구에게서 얻어와 그런지 이상하게 돌려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키운지 2년이 넘었다 . 아직 까지는 잘 살고 있지만 나이가 이제 괘 된 것 같아서 걱정이다. 예전에 키우던 햄스터는 날 좋은 봄날 뒷산에 가서 다 보내준 기억이 난다. 처음에 두 마리로 시작된 햄스터가 15마리로 늘어나 보내주었다. 도저히 집에서 키우기에 감당이 안 되어서 그랬던 기억이 난다. 이 책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이렇게 동물들이 연관 되어 이어지는 이상권님의 단편 소설 4편 모음집이다. <삼겹살>, <시인과 닭님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젖> 이리 4편에서 동물들이 들어가는 그런 이야기다. 모든 동물이던 사람이던 서로에게 잘하는 사람을 알아본다. 원수로 대하는 사람에게 그만큼 동물도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걸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상권님의 소설들은 청소년들이 읽기에 좋은 것 같다. 물론 어른인 나도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삼겹살>, <시인과 닭님들>, <젖>을 읽으면서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으로 등으로 그들의 설 자리가 살아지는 것을 보면서 참 가슴이 아팠다. ‘삼겹살’을 좋아하던 오빠가 구제역으로 돼지를 집단 살처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 좋아하던 삼겹살도 못 먹게 되고, 그 모습을 본 장병들이 정신적으로 이상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이 병이 참 잔인하지만 인간의 행동도 잔인하다고 생각이 든다. 사람도 저런 상황이거나 전시 상황에 총살하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 말이다. ‘시인과 닭님들’에서도 닭이 조류독감이라는 것으로 키우지 못하게 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이주해간 곳에서 4대강 사업으로 자연이 훼손되는 모습도 나오고 인간이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그리고 닭님들의 살기위한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정신이 참 기특했다. ‘젖’에서도 구제역으로 집에 동물을 다 죽이는 장면이 마음 아프고 거기에 한 마리 몰래 외뿔이(소)가 낳고 지푸라기로 가려놓고 죽음을 선택한 상황에서 몰래 젖을 물려서 키우는 쩐 투윗의 마음이 가련했다. 고향이 베트남인데 거기서 시집왔다는 이유만으로 시어머니는 도망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우리네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안 그런 분들도 많은데 말이다. “어이, 상권이, 자네도 잘 알겠지만 닭님들은 말일세,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는 법이 없다네. 그게 자연의 본능 아닌가? 풀을 베면 또 나고 하듯이...... 생각해보게. 우리 닭은 사흘에 한번 정도 알을 낳네. 그러니 열다섯 개의 알을 낳으려면 40일 가량이 걸렸을 것이고, 또 알을 품으려면 20일 넘게 걸리네. 그것도 한꺼번에 깨어나지 않는다는 걸 자네도 잘 알 걸세.” 88페이지 시인과 닭님들 중에서- 4대강 사업 시작으로 포클레인이나 덤프트럭 등으로 자연이 훼손되어도 닭님들은 자신의 생명을 탄생하는데 오래 걸려도 그걸 이겨냈다. 정말 대단한 닭님들이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를 읽으면서 다람쥐가 어머니를 알아보고 어머니에게 잘하는 모습이 좋았고 집에 살거나 아니면 주변에 동물들도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다는 말에 사실 나도 집에 있는 고슴도치에게 밥을 줄때마다 ‘깨비야 밥 먹어? 맘마?’ 이리 말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밥 줄때마다 그리 한 것 같다. 그래도 어머니가 다람쥐가 동네 사람들이 키우고 싶어서 잡아서 가져가서는 작은 집에 키우는 모습에 가슴 아프다는 말씀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 부분에서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집에 고슴도치를 자연으로 보내야하는데 걱정이 든다. 그런데 우리 고슴도치(깨지)가 지금까지 야생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아서 걱정이니 말이다. “미안하다. 사람이란 이래. 늘 의심하고,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남을 못 믿고..... 그렇게 평생을 살거든. 그래서 늙으면 교활해지지. 이해하렴.” 111페이지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중에서- 어머니는 다람쥐를 발견하고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잘못한 생각에 다람쥐에게 뉘우침을 말한다. “우리는 무슨 팔자가 이렇게 사나위서 살아생전에 왜놈들이 염병하는 것도 보고, 6.25 전쟁 나서 서로 총질해대는 것도 보고, 이렇게 지 자식 같은 소들을 다 잡아 죽이는 것도 보나....” 186페이지 젖 중에서 - 동네 할머니가 소나 집에 가축들을 잡아 죽이는 것을 보면서 한탄하는 소리다. 4편의 소설이 참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인간이 이렇게 무서운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자연의 신비와 자연의 무서움도 알게 되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다. 특히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부분 중에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많이 도움이 되는 소설인 것 같다. 책을 읽고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우리 집 고슴도치도 자연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집에서 많이 답답할 것 같다. 청소년 소설로 많은 저서를 남긴 박상률 저자님이 이 책에 대한 평을 올려본다. 네 편의 소설은 동식물의 생존이 곧 사람의 생존임을 보여준다. 생태 문제는 목숨을 받고 세상에 나온 뭇 생명체들이 지닌 본질적인 것이지만 곧 사람의 생명 문제이기도 하다. -박상률(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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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두 번째로 만나는 이상권 작가의 단편집입니다. 여기에는 모두 네 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그려내는 세계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처음에 만났던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와 비슷합니다만 저는 이 단편집이 더욱 마음에 드는군요. 뭔가 시야가 더욱 넓어지고 헤아림이 더욱 깊어진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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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의 이야기들은 사람이 섣불리 간섭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자연을 위해서는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주제로 모아집니다. 한데, 그것을 강조해 보여주느라 그랬는지 소설에서 흔히 '야생력'으로 표현되는 자연의 자력 보호 묘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지금 현실에서 우리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구체적이고도 적나라한 묘사가 없어서 이야기가 주는 감동과는 별개로 얼른 우리의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그러니까 현실감이 좀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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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작품집은 그렇지 않더군요. 이 작품집엔 오늘 우리가 보고 느끼는 현실적 사회의 모습이 아주 깊숙하게 발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이 그리고 있는 상황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며 그것이 열어보인 미처 몰랐던 사실로 인해 받게되는 놀라움 또한 큽니다. 동시에 통렬하게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우리가 지금 다른 생명들에게 얼마나 위해를 가하고 있는가를...
소설이 가지고 오는 지금 우리의 현실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2010년에 발생하여 수백만마리의 가축들을 살처분시킨 구제역과 또한 그만큼 많은 닭과 오리들의 목숨을 앗아간 조류독감이며 또 하나는 강바닥을 뒤집고 인위적으로 물줄기를 만드는 '4대강 사업'입니다. 2010년의 구제역은 정말 대단했지요. 그 때 살처분되는 가축들의 모습을 보고 저 역시 꽤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직접 그 일에 뛰어든 당사자들이 받은 정신적 상처는 너무도 커서 대부분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그 때문에 두 명의 공무원이 자살했다고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생명들이 강제적으로 목숨을 빼앗기고 때로는 그대로 생매장되었는데 거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도, 다시는 그런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흐지부지 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조류독감이 반복적으로 우리 국토를 휩쓸고 다니는 것도 그 탓이겠죠. 늘 그렇습니다. 침묵이 반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사회가 이리 침묵한다면 저는 문학이라도 거기에 대해 발언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에 따르면 문학은 사회가 제대로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별을 가리켜 주는 것이지 않았나요? 하지만 그 어디서도 거기에 대한 발언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본 건 딱 하나였습니다. 작년 좀비문학상의 수상작중 한 편. 너무나 없었기에 그 한 편이 참으로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이 반가웠습니다. 그러니 이상권 작가의 이 단편집에서 그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제가 얼마나 기뻤는지는 새삼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단편집에서 표제작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보다도 그 앞에 있는 두 단편, 그러니까 '삼겹살'과 '시인과 닭님들'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애버트 식으로 평가하자면 'TWO THUMBS UP!'입니다. '삼겹살'은 구제역 살처분 때 동원된 군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시인과 닭님들'은 반복되는 조류 독감으로 인해 이제 시골에서도 마음놓고 마당에 닭을 못 키우게 된 현실과 그만큼 지금 우리 곁의 생명들이 얼마나 인간들로부터 '내쫓김'을 당하고 있는지 '4대강 사업'과 맞물려 이야기해주는 단편들입니다. 정말 우리가 꼭 들어야 할 이야기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인지라 더욱 소중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삼겹살'을 통해 살처분을 했던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영혼의 상처를 남겼는지 그리고 '시인과 닭님들'애서는 지금 우리만큼이나 자유롭게 대지를 뛰어다니고 날아다녀야 할 생명들이 단지 인간에게 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나 내쫓기고 버려지고 급기야는 죽임마저 당하는지 보게됩니다.
소설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 수백만의 가축들이 자기는 도저히 알지 못하는 이유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던 이유와 바로 자기 앞마당에서도 자유롭게 뛰어놀지 못하고 결국 몸 하나 비틀기도 어려운 양계장이나 축사에 갇힌 채, 환경이 주는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결코 자신에게는 이롭지 않고 오로지 좋은 육질만을 위한 항생제가 다량 투여된 사료나 먹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란 걸 말이죠. 그렇게 자연에게도 우리와 같은 생명이 있으며 그 또한 존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 중심주의에 기초한 우리의 이기심이 데카르트가 동물을 그저 생각이 없는 기계로만 바라본 것과 마찬가지로 욕망 충족을 위한 도구로만 바라보게 만든 것입니다. 즉 그들도 우리와 같이 아파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며 사별 앞에서는 눈물을 흘릴줄도 아는 생명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 그만 맹점이 되어버린 것이죠.
나는 돼지한테는 관심도 없었어. 돼지가 어떻게 자라는지, 돼지가 구제역에 걸려 죽든 말든. 하지만 삼겹살에 대해서는 전문가였어. 보기만 해도 맛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 그러니까 삼겹살은 돼지 고기이지만, 나는 황당하게도 삼겹살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돼지라는 동물은 별개의 종자로 치부해버린거야. 우리는 그러고도 잘 살잖아? 요즘 누가 치킨을 먹으면서 닭장 속에서 사는 닭을 생각하니? 닭장 속에, 그 좁은 닭장 속에서 사는 닭을 생각하면 어떻게 치킨을 먹니? 그거랑 똑같은 거야.(P.30)
그리고 그 맹점의 최극단에 있는 것이 바로 '4대강 사업' 입니다. 자연에 대한 배려라고는 조금도 없는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 철저히 관철시킬뿐인 그 사업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얼마나 자연이 훼손되고 또한 아파하는지 도무지 보지 못합니다. 한 마디로 귀머거리에 장님인 것이죠.
- 오늘도 괴물들이 강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그 소리만 들어도 무섭습니다. - 환경단체 회원들 수십 명이 왔습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저들은 듣지 않습니다. - 강변 모래사장이 사라졌습니다. 아버지랑 같이 산책하던 곳인데, 이제 그럴수도 없습니다. - 강변 갈대밭도 사라졌습니다. 고라니랑 너구리랑 살던 곳인데... (P.84 ~ 85)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이 있습니다. 이상권 작가는 특히 표제작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에서 그것을 보여줍니다. 바로 인간중심주의입니다. 인간이 동물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입장에만 서서 자기에게 좋은 것이 동물에게도 좋은 것이다 하고 아전인수격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이상권 작가는 이 단편에서 다람쥐를 독립적이며 고유한 생명이 아니라 오로지 데리고 노는 애완동물로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줍니다.
물론 사람들은 애완동물이라고 했다. 텔레비젼에서는 돼지를 집 안에 키우는 사람들 이야기도 나왔다. 목욕도 시키고 옷도 입히고 잠도 침대에서 잤다. 뱀이나 원숭이도 사람처럼 키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어머니는 중얼거렸다. 동물이 사람처럼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돼지들은 침대에서 자고싶어 하지 않는다. 원숭이는 욕실에서 목욕하면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더러운 돼지우리일망정 무서운 천적들이 도사린 숲 속일지라도, 동물들은 그곳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어머니는 그날 집에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야생동물의 자유를 알아야만 사람도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왜 모를까? 귀여워서 갖고 싶을수록 놓아주어야 한다. 동물은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p. 127)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 그것을 애완동물이라 합니다. 네, 사전적 정의입니다. 요즘에는 더 격상시켜서 '반려자'라고도 하지요. 그만큼 더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로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 사랑을 받는 동물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헤아리고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이 인용문이 보여주듯이 동물들을 오로지 고통에만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스토커의 애정공세가 그렇듯이 말이죠. 스토커 자신은 아무리 사랑이라 말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스토커의 사랑을 사랑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전혀 타인의 마음에 대한 배려와 헤아림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완동물에 대한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그 동물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배려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그저 '동물은 아무 감정도 생각도 할 수 없는 존재니까 내가 느끼는 대로 똑같이 느낄거야'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상권 작가가 이 책에서 가장 문제라고 밝힌 인간중심주의에 빠진 채로. 하지만 동물도 감정이 있고 인간만큼 정교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한다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데카르트의 동물에 대한 판단은 틀렸다고 말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랑에 맞게끔 시야도 새로이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의 인간중심주의가 아닌 보다 동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 마음을 헤아리려는 시야를...
결론적으로 말해서,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그러한 새로운 시야의 열림을 위한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야가 열렸을 때 자연이 얼마나 우리를 경이롭게 할 것인가는 '시인과 닭님들'에서 이렇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이, 상권이. 자네도 알겠지만 닭님들은 말일세. 어떤 상황에도 절망하는 법이 없다네. 그게 자연의 본능 아닌가? 풀을 베면 또 나고 베면 또 나고 하듯이... "(p. 87)
갑자기 집 안에 활기가 넘친다고 하였다. 괴물 같은 포클레인 소리도 삐약거리는 작은 병아리 소리를 묻어버리지는 못한다고 하였다.(p.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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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구제역......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을 살 처분했다는 뉴스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어느덧 그런 뉴스에 무뎌져 버렸는지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무심히 흘려버리게 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있어 동물과의 교감이나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미디어가 내보내는 무미건조한 멘트들은 나를 무감각하게 만들었고, 동물 사육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느끼기는커녕 '고기 값 비싸지겠네'와 같은 불평을 했던 적도 있는 부끄러운 과거도 있었다. 정작 더 경탄할 만한 것은 살 처분 되는 대상이 생명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생명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행했던 인간들이 그러했듯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인지하는 순간 ‘당연히 살 처분해야지’라는 주입된 사고방식이 작동했으리라.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라는 책 속에는 4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삼겹살, 시인과 닭님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젖이라는 작품들인데 소설들의 배경은 다 다르지만 동물들에 대해 인간이 행하는 잔혹한 살생행위가 기저에 깔려있다. 저자는 삼겹살을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군 복무 시 구제역이 발생하고 대민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참혹함. 그로 인해 삼겹살만 먹으면 조건반사적으로 구토가 일어나는 증상을 갖게 된 청년을 통해 생명경시에 대한 비판, 생명의 소중함을 외친다. 시인과 닭님들 역시 조류독감이 배경이다. 야생에 방생하여 기르는 5마리의 토종 닭이 조류독감조차도 이겨내고 800여 마리의 자손을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과정을 통해, 자연 자체의 위대함과 조류독감을 만들어 낸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한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에서는 다람쥐를 자식처럼 아끼고 돌봐주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야생동물인 다람쥐가 사람의 손을 타면서 생존능력을 잃고 죽게 되고, 남은 다람쥐의 새끼들은 천적인 고양이가 기르는 기적을 보게 되지만 그 역시도 결국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 소설은 동물은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 젖이라는 작품에서는 소가 그 대상이다. 자식처럼 키우던 소들의 살 처분으로 붕괴되는 한 가족의 모습이 그려진다. 살 처분의 충격으로 과음 후 사고로 의식을 잃은 남편, 며느리가 도망갈 것을 의심하고 걱정하며 며느리를 괴롭히게 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박탈당한 베트남 며느리의 이야기는 농촌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운 좋게 살아남은 갓 태어난 송아지를 발견한 며느리가 몰래 송아지를 키우려 하지만, 우유를 살 경제적 여유조차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젖을 물리며 끝나는 이 소설은 생명이라는 소우주의 경이로움, 인간과 동물의 공생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이 소설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키는 인간이 쥐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일컫는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연의 흐름을 깨뜨린다. 대량생산을 위해 화학사료를 먹이고, 비좁은 공간에 가두어 길러낸다. 자연을 벗삼아 움직여야 할 동물들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지고, 항생제의 잦은 투입은 체내 시스템의 교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다. 인간의 이기심과 물질주의, 생명경시풍조가 만들어 낸 돌연변이는 그것을 만들어 낸 인간을 공격하는 화살로서 방향을 바꾼다. 또한 협소한 공간 내에 많은 개체가 있는 만큼 그 전염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공생과 공존을 파괴한 대가는 집단 전염과 살 처분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부른다. 전염을 막기 위해 멀쩡한 개체들까지 생매장해야 하는 잔혹한 현실은 살 처분 당하는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필두로 인간에게 차례로 전달된다. 갑작스레 모든 기반을 잃게 된 사람들에겐 삶의 의지를 꺾어놓을 만한 경제적/정신적 고통과 크나큰 슬픔이 찾아올 것이다. 뿐만 아니다. 원치 않는 살생을 해야 하는 관련자들, 해당 종의 고기에 기반하여 장사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 물가의 변동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대상은 국가 전체이다.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의 만연과 사회불안의 야기는 국가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반복되는 살 처분, 방역, 사건 발생 이후에 대책 마련...... 이런 것들을 반복해야 되는 것일까? 사실 이 문제는 어떠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상식으로 회귀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삼겹살'의 주인공이 겪은 경험과 극복과정 속에서 생명의 고귀함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을...... 자연 그 자체의 강인함을 보여준 토종 닭들을 닭님으로 호칭하며 경이로움을 찬탄했던 시인의 모습과 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연적인 생명력의 가치를 깨닫는 모습에서 자연 그 자체를 아끼고 파괴하지 않는 것이 해답이라는 것을...... 좋은 의도로 야생의 생명체에게 먹이를 준 것조차도 원치 않는 결과를 만들어 내며, 고양이가 길러낸 다람쥐 역시도 죽음에 이르는 모습에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흘러가게 놔두는 것이 올바른 공생의 길임을...... 가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도 마지막 남은 송아지 한 마리를 들키지 않고 살려내기 위하여 노력하며 젖을 물리는 인간의 모습에서 근원에 내재된 측은지심과 희망, 사랑의 마음을 보았다. 다양한 생명체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공생을 하는 생태계. 인간 역시도 그것의 일부이다. 어느 순간 자신들만이 우월한 존재라는 건방진 생각에 사로 잡혀 파괴 행위를 일삼는 인간들에게 자연은 조용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방관자적인 태도 역시 문제일 거다.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오는 무미건조한 메세지들을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개선 의지를 성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문제는 인간만이 거두어들일 수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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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읽고 이상권 작가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에 감탄했는데 연이어 읽은 이 책 또한 작가의 그런 생각이 뚜렷이 각인되어있어서 좋았다.《하늘로 날아간 집오리》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읽기 적당한 소설집이었다면 네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청소년과 어른들이 읽을 만한 책이었다. 잊을 만하면 매체를 타고 전해오는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의 실태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다. 다른 지역으로 들어갈 때 일일이 차에 소독을 해서 귀찮다거나 고기값이 오르겠거니 생각했을 뿐이다. 이따금 뉴스에 나오는 농민들의 한숨을 접할 때면 안됐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나도 농촌에 산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내 몸에 그대로 스며드는 이상한 느낌을 맛보았다. 마침 닭을 키우려고 날짜를 꼽아보는 중이다. 집 뒤에는 닭장이 큼직하게 지어져있다. 조그만 더 따뜻해지면 장에 가서 병아리를 사와야지 생각하고 있던 중에 <시인과 닭님들>을 읽으니 오던 잠이 확 달아났다. <나>는 장에서 사온 병아리를 중닭으로 키우던 중 동네 사람들의 등살을 못 이겨 아는 사람에게 그 닭을 이사 시키면서 일어난 이야기다. 암탉 네 마리에 수탉 한 마리로 구성된 이 닭들은 사람이 만든 둥지나 횃대를 마다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고, 개가 지키는 목련나무 위로 올라가서 잠을 잔다. 홍수가 닭들이 사는 계곡을 휩쓸고 갔을 때도 닭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숲으로 피신한 뒤, 비가 그치자 당당하게 나타났다. 이런 닭들을 키우는 시인과 그 가족들은 저절로 닭들에게 ‘닭님’이라는 호칭을 바치게 되었다. 다섯 마리였던 닭은 700마리로 불어나고 수의사로부터 토종닭과 가장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온 나라에 조류독감 파동이 일어났을 때도 이 ‘닭님들’은 고고하게 살아남았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야생에서 살던 다람쥐가 사람 손에 의해 길러졌을 때 서로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혼자 살던 어머니는 적적함에 다람쥐에게 먹이를 주게 된다. 어머니의 먹이를 먹고 오래된 술독에서 새끼를 낳아 살던 다람쥐는 어머니가 서울로 잠시 떠나있는 사이를 버티지 못한 채 부엉이의 먹이가 돼버린다. 남아있던 새끼들은 같은 술독에 새끼를 낳은 고양이에 의해 길러지지만 자신의 천적인 고양이를 쫓아다니던 다람쥐 새끼들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자연의 이치는 그대로 지켜주는 게 옳다는 이야기다. <삼겹살>과 <젖>은 구제역으로 생목숨을 파묻어야하는 내용을 담았다. <삼겹살>에서는 평소 삼겹살을 좋아하던 오빠가 군에서 구제역 파동으로 가축들의 살처분 대민동원에 나가면서 겪는 내용이다. 오빠는 그 후 삼겹살을 먹을 때마다 토하게 된다. <젖>은 직접 기르던 가축들을 살처분 대상으로 내놓아야하는 농민들 이야기다. 가축을 가족처럼 여기던 농민들은 생목숨이 죽어나가는 현장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때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암소 한 마리가 몰래 자신의 새끼를 짚단 속에 낳은 뒤 죽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쩐 투윗은 그런 송아지를 버려진 교회 지하실에서 아무도 몰래 키우게 된다. 동물들과 관련되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있는 일들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든 생명이 갖는 경외심을 외면하지 말라고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를 위해 행하고 있는 일들이 자연 속에서 얼마나 정당한지 돌아봐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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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시 이상권 작가입니다. 작가의 동물사랑, 사람과 동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정겨우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2. 책에는 4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삼겹살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인 [삼겹살]은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가 그냥 고기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청년이 군 복무중 온 나라를 기가막힌 상황으로 몰고 가고, 수많은 축산 농가를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만든 구제역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대민지원으로 살처분의 현장으로 내몰린 청년은 구덩이 속으로 속절없이 산채로 묻혀지던 돼지들이 눈에 어른거려 그 좋아하던 삼겹살만 먹으면 토하고 맙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먹는다는 행위를 가끔은 돌아보게 만듭니다. "근데 이렇게 토하면서 어처구니 없게도 삼겹살은 돼지의 몸에서 나오고, 돼지들도 우리 인간들처럼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야. 그때 내 살에 몸을 비벼대면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그 돼지들, 그것들, 그것들이..." 3. [시인과 닭님들] 감동 실화입니다.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작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주 테마입니다. 작가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난 후 모란시장에서 산 다섯 마리의 토종 병아리(암컷들)가 씩씩하게 자라고 우여곡절 끝에 마초 스타일의 수탉 한마리가 한 식구가 되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국을 휩쓴 조류독감에도 꿋꿋하게 버틴 이 토종 닭들은 어찌할 수 없는 사정으로 새 주인이 된 시인의 집에서 '닭님'대접을 받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닭이 '닭님'으로 불릴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 강인한 생명력과 암탉들의 모성애와 마초수탉의 부성애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보면서 한 수 배웁니다. 그 닭가족은 현재 700마리(더 늘어났으나 여건에 맞게 이 숫자에 조절)의 거대 그룹으로 성장되어 이곳저곳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순종 토종닭들이 되었다는군요. 4.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전작이 수록되어 있다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작가는 아무래도 작가 어머니의 동물 사랑 DNA가 들어 있는 듯 합니다. 우연히 작가의 어머니 집에 들어온 다람쥐 한 마리가 주인공입니다. 어미 잃은 다람쥐를 고양이가 키웠네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만한 스토리입니다. 이 이야기에선 애완동물, 자연에서 풀냄새를 맡고, 강바람도 맞아가며 성장해야 하는 야생동물들이 아파트 베란다나 거실에서 먹고 숨만 쉬며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살아 있는 그들의 생명의 나날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작가 어머님의 동물에 대한 생각은 한 마디 한 마디 놓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5. [젖]. 베트남에서 한국의 농촌으로 시집 온 쩐 투윗의 이야깁니다. 구제역이 휩쓸고 가며 수 많은 소들이 생도살 당한 그 때, 어떻게든 몇 마리라도 살려보겠다고 시어머니가 감춰놨던(결국엔 들켜서 모두 묻혀버렸지만..)임신한 암소들 중에서 송아지 한 마리가 살아남았군요. 그 송아지를 돌보는 쩐 투윗의 여리고 착한 마음이 그대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살아있는 소들을 단 몇초만에 쓰러지게 하는 주사를 놓는 담당자들 또한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 당시 구제역 살처분에 참여 했던 수의사나 공무원들은 그 후로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이 컸다고 하지요. 어쨌든 대비되는 상황입니다. 죽이는 사람과 어떻게든 살리려는 사람이 오버랩되면서 과연 이러한 상황이 어찌 일어난 일인가 답답해집니다. 초기에 적절하고 지혜로운 처리를 할 순 없었는지. 살처분. 그 방법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6. 작가의 글들은 큰 숙제를 남겨 줍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과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나 애완동물에게도 감성이 있기에 그 마음을 헤아려줘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더 나아가 그들 또한 소중한 생명이기에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것을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함께 마음에 담아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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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 되었다는 점에서 책을 고르게 되었다. 아직 아들이 중2이지만 중3 교과서 내용을 먼저 읽어본다고 손해 볼것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만날때는 한 권의 소설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네 편의 단편집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상권이란 작가에 대한 호기심도 일어나 살펴보니 이미 자음과 모음에서 많은 책을 내신 분이였다. 그의 작품으로「성인식」,「하늘을 달린다」,「난 할거다」,「사랑니」,「애벌레를 위하여」,「발차기」,「싸움소」,「마녀를 꿈꾸다」,「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등이 있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작가를 관심있게 봐야하는데 그저 책을 읽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난 읽은 후에야 괜찮았으면 그때에 작가를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그 중 한명이 이상권 작가라 할수있다. ㅎㅎㅎ 아들이 먼저 읽어보더니 가슴에 와 닿는단다. 와우 울아들 입에서도 그러한 표현이 나올정도라니... 나에게 드디어 책을 읽을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첫번째로 나온 '삼겹살'. 울아들도 삼겹살 무지무지 좋아하는데... 오죽하면 강호동 못지않게 아침에 구워줘도 밥 두그릇은 뚝딱하고 나간다. 냄새 풍긴다고 투덜되는건 남편뿐이다. 책 속의 태희 오빠도 삼겹살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었다. 군에서 구제역으로 대민 지원을 나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구제역이 무엇인가? 돼지 키우는 동네 앞을 지날때마다 소독약을 뿌려대서 투덜 거렸었는데 자식처럼 키우던 돼지를 잃은 농가의 마음을 알려하지 않았다. 아는 지인도 공무원이라 대민지원 나갔다가 며칠을 식욕을 잃어 고생한적이 있었다. 소는 가스가 차면 터지기 때문에 배를 갈라 땅에 묻는다고 한다. 그러나 돼지는 마취도 되지 않아 살아있는 그대로 땅에 묻는다 한다. 이 어찌 사람으로 할수 있는 일인가? 아무리 병에 걸린 동물이라도 솔직히 맹정신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다.
두번째로 나온 '시인과 닭님들' 여기 이야기는 닭을 키우는 에피소드이다. 한참 전원주택지에 닭 여섯마리를 키우고자 했던 작가는 조류독감에 의해 닭을 치워야하는 상항이 벌어진다. 그러고 보니 요근래 몇년 동안 참 동물들이 몸살을 많이 앓은것 같다. 소, 돼지, 닭 이 모든 동물들이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죽어갔다. 그 영향이 사람에게까지 번진다니 정말 무서운 세상이 된것이다.
세번째로 나온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어머니와 다람쥐의 이야기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던 바로 그 부분이다. 고양이와 다람쥐의 관계. 고양이가 아기 다람쥐를 기르게 된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어느날 텔레비젼에서 개가 아기 고양이에게 젖을 물려 키우는 것을 본적이 있다. 서로 앙숙인데도 불구하고 새끼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사람과 같은 모양이다. 가끔 동물보다 못한 사람이 있을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네번째로 나온 '젖' 젖역시 살처분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쩐 투윗이 겪은 구제역으로 인한 동물들의 살처분 이야기.
네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다시금 소, 돼지, 닭들이 겪어야했던 그 현장이 떠올랐다. 우리 동네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이 잠들어 있다. 그들을 위해 이렇게 글로 써서라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이상권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아이들이 우리가 살기 위해 아까운 생명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바로 생존하기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땅에 파묻친것에 대해 작게나마 미안한 마음을 가졌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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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은 처음인데 '생태소설가'란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에는 네 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두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번 '채식의 배신'을 읽으니 채식주의자라고 하지만 우리가 먹는 채식은 완전한 채식이 아닌 채소는 동물의 뼈를 먹고 자란다. 그렇다면 정말 채식과 육식의 선을 갈라 놓을 수는 없는 걸까? 아니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고기류, 삼겹살이나 닭고기 소고기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육식의 주가 되는 동물들은 우리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몇 해 전 전국을 휩쓸고간 '구제역'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전국이 시끌시끌 구제역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농가와 농부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것도 나 또한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 보았던 적이 있었다. 구제역 때문에 돼지와 소들은 산채로 혹은 죽어서 산지옥과 같은 땅속에 묻혀야 했다. 그것이 묻힌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썩고 나서 또 문제가 많이 제기 되기도 했다. 썩은 물이 우리가 먹는 상수원으로 흘러 들기도 하고 많은 문제를 발생시켜 한동안 구제역으로 정말 혼돈과 같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런가 하면 조류독감은 또 어떤가? 돼지와 소들이 죽어 나가고 나니 조류독감으로 인해 식당들은 또 문을 닫아야 했고 조류 근처에는 가지 말라는 은근한 서로의 압력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여기 '구제역과 조류독감' 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제일 많이 소비하는 고기가 아마도 '삼겹살'이 아닐까? 삼겹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몇 인분을 먹어 치우는 승재,그가 군대에 가게 되고 휴가를 나와 부모님은 그런 승재의 식성을 생각하여 더운데 맛있다는 삼겹살집을 수소문 하여 가게 된다. 열심히 삼겹살을 먹던 그가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혹시나 여자친구와 오랜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나간 여동생 태희는 오빠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지금까지 먹었던 삼겹살을 모두 토해 냈던것,왜 그랬을까? 승재는 군대에 가서 구제역과 맞물려 구제역에 걸린 소와 돼지를 파묻는 일에 동원이 되고 그 때 겪은 일로 인해 그다음부터 삼겹살을 먹지 못한다.아니 먹어도 다 게워낸다. 왜 일까? 지옥과 같은 그들의 죽음을 보았기도 하지만 죽음의 돼지구덩이에 자신이 거느린 병사가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 들어가 병사를 구출해 낸 순간부터 삼겹살은 그에겐 죽음앞에서 몸부림치던 돼지로 보이는 것이다.그냥 고기가 아닌 돼지의 생을 본 후로 그것은 돼지 그 자체로 보이는 것이다.
시인과 닭님들,왜 닭이 아니고 닭님들일까?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지나고 난 대한민국은 4대강사업이란 몸살에 또 한차례 휩쓸려 채소값도 금값이 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 저자(실명으로 나온다) 마당에 풀을 없애는 방법으로 토종닭을 키우게 되는데 조류독감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특히나 옥회장의 정말 눈뜨고는 못 봐줄 짖에 그만 토종닭을 잘 아는 시인에게 보내게 되고 닭은 남한강변에서 튼튼하게 자라는데 그곳은 4대강 개발로 인해 시끄러운 곳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 놓은 인해 앞에 자연은 몸살을 앓고 그런 몸살에도 토종닭들은 건강하게 자연속에서 '반란'이라도 일으키듯 기하급수적으로 개체가 늘어난다. 인간은 자연을 해하고 닭들은 그에 맞써 식구를 늘려가고,그러니 닭을 키우는 시인은 조류독감에도 인간의 인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닭을 보고 '닭님'이라 한다. 닭도 신토불였던 것일까?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고양이가 야생에서 사는 다람쥐를 어떻게 기른단 말일까? '세상에 이런일이'에는 정말 별별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일들이 많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다람쥐를 못 키울까? 어머니는 어느 날 어머니 앞을 왔다갔다 하는 다람쥐를 발견하게 된다. 산에 있어야 할 다람쥐가 인간이 사는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다람쥐가 불쌍하여 먹이를 준 어머니.다람쥐는 어느 날 새끼를 낳고 인간 곁에서 살아가고 있고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크고 있다.어머니는 모처럼 자식들 집에 갔다가 며칠 묵게 되고 그때 사단이 나고 말았다. 어머니를 기다리던 다람쥐 엄마가 죽고 새끼도 몇 마리 죽고 겨우 살아 남은 새끼를 어쩌나 했는데 마침 새끼를 낳은 고양이가 다람쥐 새끼까지 키우는 것이다. 자신의 새끼도 아닌데 품어 준다니,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까? 자연에는 우리가 정말 알 수 없는 신비한 일도 신기한 일도 많다. 모정이란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인듯 하다. 인간은 가여움에 다람쥐를 품었지만 그 동정이 다람쥐를 죽게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동물은 그런 새끼를 품어 다시 성장하게 만든다. 모순인듯 하면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자연의 고리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인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도 풀도 꽃도 그리고 동물도 함께 살아간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곳인데 인간은 유독 욕심을 부리며 이기심을 드러내며 산다. 구제역 조류독감 4대강개발사업,그 속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고 죽어가는 많은 동물들을 생각해 보라.동물이 죽어 없어지면 그 피해는 다시 인간에게로 온다. 토종닭들이 개체를 늘리며 살아가는 자연처럼 우리도 그렇게 뿌리를 내리고 튼튼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자연은 점점 오염되고 인간에 의해 변해가고 있다. 자연이 살아나야 인간도 살아갈 수 있다. 물이 건강해야 우리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런데 우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듯 개발이다 그외 것들로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며 마구잡이로 자연파괴와 동물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내리친다. 그것은 곧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소설은 깨닫게 한다. 육식이나 채식을 떠나서 자연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한번더 인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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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소설집은 두 번째다. 이전에 읽은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에 대한 기억이 강렬해서 더욱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읽었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에는 4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이전 책만큼 강렬했다. 이상권 작가를 어떻게 분류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친자연주의 작가, 생태주의 작가, 어른을 위한 동화 작가, 친농촌 작가 등 붙이고 싶은 이름이 많다. 그의 책을 읽으면 이해될 것이다. 왜 이런 이름들을 붙여주고 싶은지. 책의 표지와 제목만 봐서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나 청소년 문학이 아닐까 싶은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시 책을 보니 출판사에서는 청소년 문학으로 이미 분류해 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 책에 실린 4편의 작품들은 하나하나가 다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고 흔한 일이지만 가볍게 치부할 수 없고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메시지다. 최근 들어 만난 소설 중 가장 강렬하게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일부러 피하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무늬만 그럴 듯 해 보이고 흉내만 내는 아류들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 최근 각종 문학상 수상작의 내용들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들이 많다. 추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팍팍함에 동의한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겠다. 이상권 작가는 소재 만 놓고 보면 따스하고 시골 냄새 나고 할머니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지만 더 포근하게 보이려 포장하거나 왜곡하거나 값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미사여구를 덧붙이지 않는다.
“미안하다, 태희야...나 요새 삼겹살만 먹으면 이렇게 토해. 단 한 점만 먹어도 토해.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막 아우성치듯이 토해져 나와.” (p.15) “태희야, 지난 2월에... 대민 지원을 나갔는데, 그게 동물들 살처분하는 일이었어... 그때부터야.” (p.15) <삼겹살>이라는 작품은 삼겹살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오빠가 군 입대 후 나온 휴가에서 삼겹살을 먹지 못하고 모두 토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몇 해 전 창궐하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수많은 가축들을 산 채로 매장하는 TV뉴스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어떤 소설에서도 이런 소재를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더욱 놀랐다. 작가는 시대를 반영하고 현실의 가장 여리고 약한 곳에 펜을 들이 밀어 몸으로 써내려가야 하는 사람들인데 이상권 작가를 통해 처음 이런 주제를 가진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이미 이런 주제로 출간된 작품이 있는데 내가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시 가축 생매장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죽기도 하고 정신병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가축을 잃은 농민이 절규하는 장면들도 고스란히 TV로 전해졌다. 모두들 가슴 아파하고 그 규모가 워낙 컸던 터라 내 가족 아니면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기도 해 더욱 암담했었다. 군대에서 하는 대민지원이라는 것이 실제로 수통을 차고 일을 하는 병사들이 취사선택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비극적이다. 수해 복구나 산불 진화 대민지원은 그나마 낫다. 살아있는 가축을 생매장 하는 일에 동원된 일반 병사들은 살아 있는 악몽을 경험했다. 두 번의 대민지원을 다녀온 후 부대에서 나온 돼지고기를 더 이상 먹지 못한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돼지고기 였는데 삼키지 못한다. 마치 산 채로 죽어버린 돼지의 환영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괴상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다. 휴가를 나와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그의 몸은 돼지고기를 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무슨 팔자가 이렇게 사나워서 살아생전에 왜놈들이 염병하는 것도 보고, 6.25전쟁 나서 서로 총질해대는 것도 보고, 광주에서 군인들이 멀쩡한 시민들한테 총질해대는 것도 보고, 이렇게 지 자식 같은 소들을 다 잡아 죽이는 것도 보나…….” (p.186) <젖>이라는 작품에서는 소 구제역이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작가의 고향이 남도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광주 하면 이미 비극적인 여운이 떠오른다. 불과 30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희생된 피의 땅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은 광주와는 떨어진 시골인 것 같다. 시골에서 땅만 부쳐 먹고 살던 노인들일지라도 광주에서의 비극은 알고 있다. 그만큼 비극적이고 처참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현실이었기 때문이리라. 왜놈들이 염병하고 같은 동포끼리 총질하는 꼬락서니에 그치지 않고 광주 학살까지. 더군다나 자식같이 키워오고 함께 지내던 소들을 잡는 꼴까지 마주한 노인들은 넋을 놓는다. 넋을 놓지 않으면 그것이 비정상일 것이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쩐 투윗은 믿고 의지하던 남편의 교통사고를 마주 한다. 늙은 시어머니의 그칠 줄 모르는 잔소리와 의심을 이겨 내오던 유일한 도피처였던 남편의 부재는 필사적으로 소를 지키려는 시어머니의 발작적 행동에 버금가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쩐 투윗은 포기하지 않는다. 생을 놓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잘나가는 베트남 언니를 통해 지긋지긋한 시골과 시어머니에게서 도망갈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기적적으로 출생한 송아지를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젖을 물리는 어머니로 되살아난다.
“소,닭,돼지,염소... 오랫동안 인간의 살과 영혼이 되어온 보살님들이여, 부디 우리 인간들의 어리석은 탐욕을 용서하시고, 원망을 푸시고, 다시는 인간들의 가축으로 태어나지 마십시오... 자, 그러허니 모든 원한과 근심을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게 떠나가십시오.” (p.147) 독실한 교회 신자인 시어머니는 남편의 교통사고도, 소를 생매장 하는 것도 쩐 투윗이 신심으로 예수를 믿지 않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잠시라도 자기가 자리를 비우면 쩐 투윗이 당장 도망갈 거라고 지레 짐작해 멀리 사는 동생을 불러 감시하게 한다. 쩐 투윗은 우연히 본 스님이 동물들의 명복을 비는 염불을 듣게 된다. 시집오기 전 베트남에서도 불교를 믿지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동물들의 넋을 기리고 남편의 완치되도록 빈다. 이 부분은 저자가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 집필의 동기가 된 생각과 일치된다.
“이번 소설집을 엮으면서 숱한 동물들을 떠올렸다. 특히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하여 아무런 유언조차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수백 수천만 동물들의 영혼을 떠올렸다. 잔인한 학살극이었다. 그런 학살극이 또 있었을까? 그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오직 동물로 태어났다는 죄밖에 없다. 그들은 인간들을 원망조차 하지 않고 죽어갔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너무 부끄러웠고, 어린 시절 나를 거쳐 간 숱한 생구들에게 미안했고, 내 살이 되었던 숱한 생명들에게 죄스러웠다.” (p.232) 시골 태생인 이상권 작가에게 동물들은 나와 같은 도시 출신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애완용으로 기르는 동물들과는 또 다른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작가는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하면서 생매장한 것을 학살극이라고 표현한다.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소설을 통해 작가는 줄곧 인간들의 무자비함을 드러낸다.
“어이, 상권이, 우리는 저 닭님들은 모시고 살고 싶네. 그걸 업으로 받아들이고 싶네. 논농사를 접고 닭농사를 지으려고 하네. 벼를 키우는 것이나 닭님을 키우는 것이나 다 똑같은 것 아닌가. 다 모시는 것이지. 잘 모셔서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해야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 아닌가? 닭님들을 모시고 싶네.” (p.96) <시인과 닭님들> 그래서 전원생활에서도 이웃의 간섭으로 제대로 키우지 못했던 닭들을 양도한 문인 선배의 말에 더욱 감동을 받는다. 인간이 무자비하게 밀어붙인 4대강 공사와 인간이 저지른 자연 파괴로 인해 되돌려 받고 있는 이상기후에도 끄떡없이 살아남은 닭들을 향해 작가의 문인 선배는 존대를 한다. 닭이 아니라 닭님이라 높이는 것이다. 수많은 처세술 서적과 자기관리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당장 닥친 위험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인간들보다 어린 새끼들 한 놈의 털 하나까지 다치지 않고 위험을 이겨낸 닭님들의 생태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사람이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할 만큼 동물들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이 동물애호가들을 위한 책이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동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당연히 생명으로서 동물들을 존중하고 그들과 평화롭게 살 길을 찾아야 하는데 인간의 삶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드러내 놓고 ‘나는 동물 애호론자요.’ 떠들거나 철저한 채식주의로 살 거나 그린피스 활동을 하거나 모피와 가죽의 사용을 반대해 누드 퍼포먼스를 펼치거나 하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모두가 할 수는 없다. 일상에서 동물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 하나를 바꾸는 편이 차라리 빠르고 옳은 길이라 생각 된다. 당장 닭님, 개님, 고양이님 부를 수는 없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 생각의 어떤 부분을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요량이다. 작가처럼 생구로 동물들과 함께 살아 온 경험은 없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느 쪽이든 편견을 가지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상권 작가를 통해 이 땅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어서 불편했지만 의미 있는 시간 있었다. 그저 뜬구름 잡는 얘기 실컷 들으면 들을 때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이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이상권 작가의 작품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작품이고 작가다. “특히 집에서 기르는 짐승들은 사람 말을 알아들어. 소도 알아듣고, 돼지, 개, 닭, 염소도……. 쥐는 사람이 기르지는 않지만 사람과 같이 살지. 그래서 쥐도 사람 말을 알아듣는단다.” (p.217)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