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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미 시인의 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집 중 하나다. 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는 제목처럼 닳지 않는 매력이 있는 시집이다 내가 여러번 읽으며 느낀 이 시집의 매력을 쓴다
이 시집은 흔치 않은 퀴어 시집이다. 시 곳곳에서 퀴어로맨스를 느낄 수 있다. 두번이나 등장하는 '소녀, 소녀를 만나다'는 소녀들의 사랑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녀들은 서로의 죽음을 돕고 싶을 정도로 사랑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서글프다 이 세상은 여자들이 살기 너무나 어렵고 시 속의 소녀들도 시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함께 살자, 라고 말하는 대신 너가 죽는 걸 돕고 싶다고 소녀들은 말한다 이 부분이 안타까우면서도 그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길로틴으로 목을 찌르며 웃고, 시인의 말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목을 꺾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시적 화자들의 퀴어한 사랑이 시집에 가득하다. 퀴어한 사랑에 대한 시가 참 많은데 그런 언급이 적어서 참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집을 읽고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시적상황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했다 소녀, 소녀를 만나다 첫번째 시는 몰리나가 등장한다 몰리나는 화자의 어린시절부터 함께 했고, 가족들은 필사적으로 모른 척하며 쉬쉬하는 존재이다. 또 툭하면 몸에 상처를 내고, 결국엔 팡 터져버리는 존재이다. 몰리나는 다양하게 해석 가능하다 나는 몰리나를 화자의 정신질환으로 해석했다 화자의 우울증(또는, 다른 정신질환)을 몰리나에 대입해보면 많은 부모가 그러하듯 자녀의 정신질환을, 자해를 감추기 위해 폭력을 저지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신질환을 폭력으로 잠재우려고 하지만 되려 우울함을 더 키워버려 몰리나는 팡 터져 버린다 이제 폭력으로 더이상 막을 수도 없는 것이 되어버리자 화자는 사지를 떨며 공포스러워하는 가족들을 보며 웃는다 그 웃음은 통쾌하면서도 반항적이다 가족들에게 한방 먹인 복수의 재미가 느껴진다
시의 화자들은 죽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계속해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힘껏 죽으려 한다 시인의 죽음에 대한 간절함이 처음 읽을 땐 잘 와닿지 않았는데 계속 세상에서 매일 분노와 마주치다 보니 어느새 왜 그렇게 죽고 싶은 지 와닿기 시작했다 이런 세상에서 사느니 죽음이 더욱 활발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처절하게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시인의 마음을 함께 아파하고 애도하고 싶다.
이 시집은 가정에서 벌어지는 여성 억압과 애인들의 가스라이팅에 반항함으로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의 메세지를 가진다 온몸으로 저항하고 모든 시로 여성 억압을 맞받아친다. 몇몇 시에선 죽지못하고 억압에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공허한 현실을 마주한 채로 절망하기도 하지만 시를 통해 정통으로 부딪히는 시인의 몸부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영미의 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는 요즘 페미니스트들이 통쾌함과 공감을 얻을만한 시들로 가득하다 많은 이들이 이 시의 매력을 발견하고 읽어보길 권한다 이 시집도 너무 좋지만 나는 시인의 새로운 시들도 너무 보고 싶다 2번째 시집을 간절히 기다린다 ! 오영미 시인의 시들이 이 세상에서 싸워나가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