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하는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을 통해 오시안 워드가 주장하는 바가 설득력 있고 마음에 들었다.
오시안 워드는 존 버거의 책을 인용하면서 아이는 말하기, 읽기, 계산하기를 배우기전에 보는 법부터 배운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미술 작품을 이해할 때도 말이나 글을 통해 정보를 얻기 전에 자신의 눈으로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예술작품을 읽으려고 노력하기 전에 보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을 보는 것이나 그림에 대해 말하는 게 자신의 교양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되다보니 그림 자체를 보기보단 그림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걸 선호하려는 자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눈으로 보기'를 익히라는 주장이 그림을 즐기라는 또다른 표현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사실 이것은 내가 미술관을 가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아름다운 것을 보는 행위가 주는 미적 즐거움이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술관이나 뮤지엄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1년 넘게 계속 되다보니 그에 대한 갈증이나 목마름이 컸는데, 이 책이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상쇄해준다.
오시안 워드는 고전 미술을 각자 독창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타불라 라사 TABULA RASA'라는 열 단계를 제안한다. 원래 '타불라 라사'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존 로크가 인식론에서 막 태어난 인간의 마음 상태를 설명할 때 등장했다. 저자는 마찬가지로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아무 선입견 없이 깨끗한 마음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각각의 이니셜이 의미하는 열가지는 Time, Association,Backround, Understanding, Look Again, Assess, 그리고 Rhythem, Allegory, Structure, Atmosphere다.
저자가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품을 사례로 이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는데 이 부분도 매우 유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