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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1588년 에스파냐의 "무적함대"의 패배 이후로 에스파냐의 몰락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에스파냐는 그 이후로도 오랫 동안 전 세계에서 최강의 국가였다. 신세계에서 엄청나게 들어오는 은의 유입으로 경제가 부유해졌다. 그러나 부유해졌을 뿐 발전하지는 못했다. 유입된 은으로 산업을 발전 시키지는 못하고 말 그대로 흥청망청 써버렸다. 1600년 이후로 신세계에서 들어오는 은의 양이 급감하자 에스파냐의 영향력도 줄어 들게 되었다. 계속 이어지는 반란과 에스파냐의 무모한 전쟁성향이 이러한 쇠퇴를 가속화 시켰다. 오호 통제라!!!!! 에스파냐가 조금만 더 영향력을 키우고 북 아메리카 대륙 지배를 공고히 했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영어 대신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페인어가 영어 보다 쉽다고 한다. (몇몇 아는 사람들에게 주워 들은 정보라 틀릴 가능성이 많지만) 그렇다면 영어의 불규칙하고 예외 투성이고 온갖 언어가 짬뽕된 이상한 형태의 구조를 외우느라고 머리 아파 할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다. 영어의 발음에서 한 가지 확실한게 있다면, 그건 바로 확실한 게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켈트족의 언어에 라틴어가 섞이고, 앵글족과 색슨족이 들어오고 노르만족도 한 몫하고, 노르만족 프랑스어의 유입에 뒤범벅이된 언어 영어는 확실한게 없다. 원칙이 없다. 때로는 세계 모든 언어 중에서도 가장 비음성학적인 철자법을 남겨 주기도 한다.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영어수다는 원제목처럼 빌 브라이슨의 모국어인 영어의 역사를 그려냈다. 빌 브라이슨 답게 수많은 자료와 책들을 조사해서 한편의 멋진 영어에 대한 서사시를 만들었다. 대학에서 배우는 통사론, 음운론 등등의 과목을 "유쾌하게" 한편의 책으로 정리했다. * 읽어야 하는 사람 1. 영어전공자 - 어렵게 배우고 어렵게 가르치지 말고 이렇게! 2. 영어를 잘하는데 뭔가 답답할 때 - 답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영어를 잘 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 -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책 제목에 대한 생각 http://blog.yes24.com/document/7188361 *** 이 책에 나오는 이름이 긴 호수 http://blog.yes24.com/document/7193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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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뭐랄까, 좋은 재료를 가지고 훌륭한 음식을 맛보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그 음식은 어디선가 맛본 느낌이 아니라 항상 독특하다. 맛있다기보다는 다시 찾게 되는 중독의 느낌이다.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영어 수다』도 마찬가지다. 이미 그의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산책』을 읽었고, 심지어 원래는 『유쾌한 영어 수다』가 『발칙한 영어산책』보다 먼저 나와 내용이 적지 않게 겹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물론 『발칙한 영어산책』을 두 번이나 읽었음에도 그 내용의 1/10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발칙한 영어산책』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빌 브라이슨은 도대체 이런 것들을 다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대한 지식, 혹은 자료를 가지고 ‘영어’에 대해 쓰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영어 관련 책들(영어 학습서를 제외하더라도)과는 다른 점은 이 책이 영어 단어의 어원만을 얘기한 것도 아니고, 영어의 역사만을 얘기한 것도 아니고,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관한 얘기만도 아니고, 영어를 비롯한 언어의 문제만을 다룬 책도 아니란 점이다. 이 모든 것들, 영어와 관련한 알 수 있는 것들, 알고 싶은 것들을 잘 버무린 책이다. 그런데, 분명 원제가 『Mother Tongue 모국어』이고, 부제로는 “The Story of the English Language"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영어’에만 국한된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영어’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언어들과 ‘영어’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국가와 민족, 집단을 다 다루고 있다. 그러니 사실상 ‘언어’와 관련한 모든 얘기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영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얘기지만 말이다. 당연하게도 ‘한국’의 얘기도 몇 번 등장하고, 우리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민족들도 등장하고, 언어도 등장한다. 빌 브라이슨은 영어를 가장 성공한 언어라 하고 있다(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게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니란 것 역시 누구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즉, 영국에서도 귀족 계급은 프랑스어를, 농민 계급은 영어를 사용했으며(76쪽), “거의 은밀하게만 계승되고, 수세기 동안 농부들이나 사용하는 부적절한 이류 언어로만 간주되던”(79쪽) 언어가 바로 영어였다. 그런데 그 언어가 나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공적인 언어로 부상한 셈이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은 영어가 수 백년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언어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굉장히 다양해지기도 했으며, 어떤 경우엔 이해되지 않는 변화까지, 혹은 이해되지 않는 고집까지 지닌 언어로 보면서, 영어가 비록 가장 성공적인 언어이지만 다른 언어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전 세계에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 즉, 영어가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영어를 쓰는 것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우는 것이라는 것을. “영어가 특히 외국인에게 압도적으로 작용하는 매력을 원래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영어가 그토록 널리 사용된다는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다. 전 세계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 나라 말 밖에 모르는 주제에 외국어를 배우려는 노력은 눈곱만치도 한 하는 미국인이나 영국인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데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우는 것뿐이다.” (294쪽) 영어가 이렇게 ‘가장 중요하고 성공적인 언어’로 부상한 것은 (미국인과 영국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다 알 듯이) 영어를 쓴 나라, 즉 영국과 미국의 부강에 전적으로 힘입은 것 아닌가? 만약에 프랑스가 그런 역할을 했다면 우리의 길거리에는 무수한 프랑스어 학원이 즐비했을 것이고, 만약 우리나라가 그런 역할을 했다면 다른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오는 백인들, 흑인들로 우리의 거리가 가득 찼을 것이다. 물론 영어가 영국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과는 별개의 얘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에 관해 빌 브라이슨이 명확히 얘기하지는 않지만 영어가 얼마나 비논리적인가에 대해서 정말로 많은 예를 소개하면서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주장하자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무엇보다도 더 불쾌한 점은 이 모두가 결국 인종차별이나 지나친 외국인 혐오증밖에 안 되는 것을 가리려는 눈속임에 불과”(388쪽)하다며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는데, 영어에 대해서 이처럼 많이 알고, 아마도 사랑하는 빌 브라이슨이지만 그가 국제인이며 획일화에 대해 얼마나 진저리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기사 모두가 다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데 미국 내에서 이중 언어를 쓴다고 영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물론 빌 브라이슨도 이에 대해 정확히 지적하고 있고, 미국인(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미국인) 자체도 영어를 잘 못하는데 그걸 미국으로 이민온 다른 인종들에게 먼저 강요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다고 한다(이 책이 원래 1990년에 씌여진 거라 미국지도자를 지칭하면서 아버지 조지 부시를 언급하지만, 만약 그보다 12~3년만 늦게 나온 책이라면 빌 브라이슨은 아들 조지 부시 때문에 쓸 얘기가 정말 많았을 거다-이에 대해 옮긴이 박중서씨는 ‘아쉬워라’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물론 나도 아쉽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비판이 있었던 것 같다. 인터넷 등에 독자 의견 등을 통해서 잘못된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음을 옮긴이가 지적하고 있고, 옮긴이가 스스로 바로잡는 내용도 있다. 주로는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영어 자체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다른 언어에 관해서 빌 브라이슨이 쓴 내용들에 대해서다. 우리는 이러지 않은데 저자가 오해를 하거나, 침소봉대해서 쓴 내용이라는 얘기다. 그것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에서도 잘못된 것이 있기 때문이다: Korea라는 것이 일제 식민 시기에 일본인이 붙이 이름이라는 것이다. 옮긴이 박중서씨는 그게 Corea에서 Korea로 바뀐 것에 대한 것일 거라고 했지만, 본문 내용은 분명 그게 아니다. 빌 브라이슨이 서툴게 알고 있는 내용이 맞다. 그렇게 보면 적지 않은 오류가 이 책에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게 그다지 심각해보이지 않는 것이 그 내용이 어떤 나라나 민족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영어를 엉터리로 쓰는 것은 제외하고). 그리고 그런 오류 자체가 책 전체를 뒤집을 만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사실은 그 잘못된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있지 않은 이상,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고, 또 잘 기억도 못할 것 같다. 얼마나 많은 내용들이 있는데... (2013.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