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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로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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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년 되었나 ... 이제 햇수도 가물가물해진 나의 프랑스어 독학.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계속되고 있다. 발음도 못 하고 읽지도 못하여 '바보'같다고 자책과 한숨으로 일그러진 날들이 많았지만 잘 견디며 포기하지 않은 것이 가장 대단한 일이었다. 독학을 고수하다 보니 이렇다 할만한 지침이나 도움이 없어 어쩌면 많은 길을 둘러 가며 사서 고생한 지도 모르겠다. 왕초보 교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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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년 되었나 ... 이제 햇수도 가물가물해진 나의 프랑스어 독학.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계속되고 있다.

발음도 못 하고 읽지도 못하여 '바보'같다고 자책과 한숨으로 일그러진 날들이 많았지만 잘 견디며 포기하지 않은 것이 가장 대단한 일이었다. 독학을 고수하다 보니 이렇다 할만한 지침이나 도움이 없어 어쩌면 많은 길을 둘러 가며 사서 고생한 지도 모르겠다. 왕초보 교재에서 떠듬떠듬 시작하여 어느덧 교재도 여러 권을 접해왔다. 초급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항상 중급을 바라보았기에 비교적 버거운 교재들로 사투를 벌여온 것 같다.

 

 

발음은 전반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고 ( 유창한 발음은 아니어도 글자를 보고 읽을 줄 안다는 뜻이다),

문법과 구조를 대충 파악하여 문장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것 같고 (열거, 접속사, 관계대명사, 분사를 이용한 수식 또는 제롱디프(영어의 분사 구문에 해당)) 등을 잘 짚으면 긴 문장도 겁나지 않는다),

어휘도 차곡 쌓이는 것 같고 (장기기억화하려면 더 줄기차게 반복해서 외워야 한다).

 

 

그러나, 아직 듣지는 못한다. 아직도 내 귀에는 물 흐르듯 빨리 지나가고 안개처럼 모호하다.

문법은 대강 훑어 놓은 상태이고, 동사의 시제와 어미변화는 거의 포기했다. 동사의 원형만 익히고 시제나 인칭별 변화 어미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외운다고 외워지는 게 아니라 체계적인 틀을 세워 나만의 방법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분량이 많고 복잡하다. 이렇다 하여 프랑스어를 읽고 이해하는 데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파리에서 좀 더 여행을 잘하려면 혹은 장기 체류에 도전하려면 프랑스어를 '말하고 들을 줄 알아야 한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짤막한 문장을 한두 마디 주거니 받거니 하는 수준을 넘어 '대화'가 되려면 적어도 '중급'을 목표로 해둔 교재가 있어야 한다. 시중에 나온 교재들은 대부분 입문이나 초 초급이라 뭔가 부족하고 여러 권을 공부해 보았자 큰 진전이 없을 듯하다. 차라리, 델프 시험을 목표로 이 라인의 교재로 공부해 볼까... 이 분야도 교재가 다양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책 저 책 옮겨 다니다가 연관 상품 하나를 발견했는데!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출간한 『 프랑스어 회화 Ⅱ』


 

 

미리 보기나 교재 설명 내지 후기가 자세하게 올라와 있지는 않다. 그래도 끌림을 주체하지 못하여 정 이상하면 반품할 것을 각오하고 주문했다. 당일 배송 대상이 아니라 이틀 후에 받았는데 후루룩 훑어만 보아도 내가 찾는 교재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일명 방통대라고 하는 교육 시스템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자세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위기임에는 틀림없다. 혼자 힘으로 공부하기를 표방하는 고등학교 참고서처럼 구성이 알차고 설명에 깊이가 있다.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무엇을 어떻게 익혀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우선, 15개의 유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회화 교재니까 당연히 음성 파일도 있다. 요즘 대부분 교재들은 QR 코드로 편리하게 접근하지만 이 교재는 CD 첨부되어 있다.(별도로 다운로드하는 파일 같은 건 없다) 남녀 프랑스 원어민이 본문의 대화를 진행하는데 많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발음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억양이다. 처음에는 본문을 보지 않고 듣고, 다음에는 본문을 보면서 한 문장씩 끊어가며 듣고, 잠시 CD를 정지하고선 혼자 소리 내어 읽어본 후 다시 원어민에 맞춰 함께 읽는다. 이런 식으로 4번 연달아 듣고 읽기 연습을 하고 나서 그다음에는 아예 혼자서 3번 정도 소리 내어 읽는다.

 

 

본문 대화 한 편 이외에 <대화를 통한 표현 연습>이라는 부제에 2편의 대화가 실려 있다. 본문 대화에서 익힌 표현에다가 새로운 표현들이 추가되면서 학습의 폭이 더욱 넓어진다. 이 역시 본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CD를 반복 청취하며 따라 읽고 혼자 읽으며 귀와 입으로 익힌다. 또한, 내용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휘와 문법도 챙겨야 한다. 어휘는 별도의 워크북에 자세히 나와 있어 어휘사전을 찾아볼 필요가 거의 없다. 나에게 있어서 문법 설명이야말로 이 교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크고 작은 문법 사항들이 본책에 이해하며 활용하기 쉽도록 아주 자세하게 설명돼 있어 서너 번 반복하면 왠지 다 알아낸 것 같은 홀가분한 기분이 된다. 본문, 어휘, 문법, 추가 대화 등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는 대망의 연습문제에 도전한다. 연습문제에 대한 풀이 또한 워크북에 친절하게 나와있어 아직 미흡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 이것으로도 부족할까 봐 워크북에도 확인 문제가 15문항 정도가 실려 있다. 다만, 여기에는 정답만 있고 별도의 풀이는 없다. 여기서는 무조건 백 점, 의심 없는 백 점을 받아야 한다. 앞서 본책과 워크북에서 수차례 알려주고 설명해 주고 풀이해 주었으니 마지막은 너 혼자 할 수 있지?!

 

 

PS: 본문과 추가 대화, 연습문제 파트에 파리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실려 있다. 상호나 거리 이름이 분명하면 구글맵에서 찾아보는데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공부를 하며 머리를 쥐어뜯다가 이 사진 몇 장에 다시 기운이 돋는다. 내가 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는지 명쾌한 답을 얻게 된다. 자발적 동기가 발동하여 기꺼이 공부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이 교재가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는 문법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일찌감치 포기해 버린 '시제'에 대해 한 번 더 의지를 갖게 되었다. 직설법 현재형에서 인칭별 어미도 외우지 못한 형편인데 반과거, 복합 과거, 대과거, 단순미래, 전미래 .... 도대체 프랑스인들에게는 과거가 몇 개이며 미래 또한 왜 이리 복잡한지, 여기다가 근접과거와 근접미래도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이 직설법 시제에다가 조건법과 접속법이라는 것도 있다. 이 세 가지 시제법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직설법을 잘 알지 못하면 나머지 둘은 아예 머리에 들여놓을 방법이 없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기하게도) 이 교재의 문법 설명이 나에게 하나둘씩 먹히고 있다. 제롱디프를 자세하고 명료하게 공부하는 것도 여기서 처음이 아닌가 싶다. 현재분사에 신경 쓰게 되고, 수동태와 복합과거에서 과거분사를 다잡게 된다. 분사를 다졌다면 이제 시제와 겨루어볼 차례이다. 과거분사에 관하여 평정심을 확립하고 나니 대과거가 쏙쏙 익혀진다. 항상 복합과거와 구별하지 못하던 반과거 역시 이 교재에서는 좀 알 것 같고, 반과거가 부답스럽지 않으니 조건법에도 마음이 열리며 머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조건법 현재와 조건법 과거를 구분하면서 가정 표현도 공부할 여유가 생긴다 (알고 보면 영어의 가정법 과거와 가정법 과거완료와 거의 비슷하다). 접속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익힐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않는다. 인칭별 변화 어미를 들여다보면 직설법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NOUS와 VOUS에서만 i가 끼어들 뿐 나머지는 직설법 현재 어미변화와 동일하다). 접속사도 아니도 접속법이라니.. 도대체 왜 필요한지 어디에다 쓰는지 매번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 교재에서는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다양한 예문을 통해 수월하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다. 별것 아니구먼. 내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독학에 대한 나의 의지 못지않게 교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나에게 맞는 교재를 발견하니 하루에도 몇 시간씩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하게 된다. 그러면서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 프랑스어 교재로는 최단기인 단 일주일 만에 제1차 학습을 끝냈다! 제2차 학습 단계에서는 암기에 주력한다. 어휘를 외우고 문장들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으며 의도적으로 동시에 자연스럽게 익혀나간다. 유독 안 되는 어휘와 문장은 별도로 노트에 옮겨 적어둔다. 수시로 외우면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함이다. 그리고, 하루에 두 과씩 본문을 보지 않고 CD를 들으면서 원어민의 속도와 억양을 따라잡는다.

 

 

실력이 쑥쑥 늘어나면 흥미도 덩달아 급상승하게 될 것이고 기분 좋게 공부한 내용이라 장기 기억으로도 더욱 쉽게 대거 옮겨질 것이다. 나의 뇌에 마련된 프랑스어방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미 '다음'을 준비해 두었다. 방송통신대학에서 출간한 다른 프랑스어 교재들도 살펴보고 있다. 그중에서 『시사 프랑스어』를 사 두었다. 하나의 비교적 긴 글을 읽으며 프랑스어를 좀 더 깊게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프랑스의 정치, 문화, 경제 및 역사 등도 공부할 수 있다. 나의 프랑스어 독학에 전례 없는 속도가 붙는다. 이전 어느 때보다 자신감도 더 커져서 중급 이상의 실력에 이르겠다는 의지도 활활 타오른다. 드디어 비상할 날이 온 것이다. 프랑스어로 승승장구할 날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e 2021.10.07.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