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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책이 사람을 읽고, 사람이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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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 작가를 동화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만났었다. 그래서인가 그를 동화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역사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는게 생소했었다. 하지만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와 이 책 『책의 이면』을 읽어보니 그는 역사을 아주 좋아하고 역사 서적을 아주 많이 읽은 작가라는 걸 알겠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가 글쓰기를 통해 우정을 논하고, 우정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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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 작가를 동화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만났었다.

그래서인가 그를 동화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역사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는게 생소했었다. 하지만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와 이 책 『책의 이면』을 읽어보니 그는 역사을 아주 좋아하고 역사 서적을 아주 많이 읽은 작가라는 걸 알겠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가 글쓰기를 통해 우정을 논하고, 우정을 통해 글쓰기를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면, 『책의 이면』은 책이 사람을 말하고, 사람이 책을 이야기하는 책에 관한 글이다.

 

 

책이 사람을 말하고 있다. 예를들면 '나'『근사록』이 조광조를 말하는 식이다. 성인을 꿈꾸었던 조광조가 임금을 자신이 원하는 성군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세운 목표에 눈이 멀어 임금의 얼굴이 변하는 모습을 알아보지 못해 임금에게 내침을 받아야 했다. 그는 죽는 날까지도 임금이 자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던 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총 24편의 책이 나온다.

책에서 주로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박지원 등이다.

 

 

국가를 경영하고 백성을 제도할 학문을 하는 것, 그것이 남자가 이루고픈 궁극적인 꿈이었다. 물론 쉽사리 이룰 수 있는 꿈은 아니었다. 남자의 키는 작았고, 신분은 극히도 초라했으니. 하지만 남자의 좌절을 몰랐다. 서얼로 태어나 임금의 총애를 받는 몸이 되었으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남자의 소박하면서도 굳건한 믿음이었다.  (59페이지)

 

 

 윗 글에서는 채제공의 수행원으로 절친한 벗인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돌아보고 자신의 경험과 주장을 더해 쓴『북학의』의 박제가를 말하고 있다. 유난히 사이가 좋았던 아내와 아들마저 잃고 시름에 잠겨 있다가 차라리 무사가 되겠다고 말한 박제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연산군 시절에 도루묵 논쟁 사건으로 유명한 『표해록』의 최부를 말한다. 예민한 연산군의 심기를 거스려 끝내 죽음에 이르고 마는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김홍도의 아들은 김양기가 『단원풍속도첩』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쓸쓸하기도 했다. 그렇게 왕의 총애를 받았던 단원이 연풍현감으로 임명되고부터 단원이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와 늙고 돈이 없이 누워있는 단원을 쓸쓸히 바라보는 소년 김양기의 마음을 나타내었다. 늙은 아비를 이해하기에 너무 어렸던 소년. 아비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늙은 아비곁으로 온 소년 김양기의 마음이 아려 나는 김양기가 그린 그림을 떠올렸다. 아비의 그림과 닮은 한 폭의 그림이.

 

 

24편의 책과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그 시대의 인물들과 역사를 알 수 있었다. 임금을 향한 충이 임금의 불편한 심기때문에 목숨까지 내놓아야 할 지경에 이르기도 하는 걸 보면, 남녀간의 사랑이 기한이 있듯이 신하를 향한 임금의 사랑도 그렇게 변한 것이더라. 모든 것을 다 해줄 것 같았던 임금이 서운한 감정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아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것처럼 자신이 누군가를 변화시키겠다고 했던 것도 한낱 사람의 욕심일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욕심을 진작에 버릴 것을. 나중에야 후회해봐도 그 사람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는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12.20. 신고 공감 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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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 사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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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 독특한 책이다. 고전을 이야기하는데 하나의 역사적 장면을 잡아서 그 고전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약간의 픽션이 가미된듯한 소설적 허구가 이 책의 내용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다. 지은이 이름이 설흔이라고 되어있는데 이름도 참 특이하다 싶다. 설흔이라..핏자국이란 말인가..앞날개에 있는 이력을 보았더니 심리학을 전공하고 소설을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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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 독특한 책이다. 고전을 이야기하는데 하나의 역사적 장면을 잡아서 그 고전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약간의 픽션이 가미된듯한 소설적 허구가 이 책의 내용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다. 지은이 이름이 설흔이라고 되어있는데 이름도 참 특이하다 싶다. 설흔이라..핏자국이란 말인가..앞날개에 있는 이력을 보았더니 심리학을 전공하고 소설을 주로 셨으면 조선시대에 관련된 작품을 쓰고 있는 사람이였다. 이 책과 마찬가지로 다른 작품들도 나름대로 저자의 독특한 창작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책, 사람을 읽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하나의 고전을 그 고전을 쓴사람이나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약간의 소설적 방식을 차용하고 서술하고 있다. 딱히 고전에 대한 해설이나 주석은 아니고 책과 관련된 인물의 이면의 심리를 서술하고 있다.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소설적 방식으로 쓴 고전과 관련된 인물의 내면의 묘사가 매우 탁월하다. 그리고 문체도 고풍스러운면서도 매우 고급적이다. 2부는 '사람, 책을 읽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1부와는 반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 1부에서는 책이 일인창 '나'가 되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면 2부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소설을 쓰듯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 <책의 이면>은 조선고전에 담긴 사연과 이야기를 관련 인물의 최후와 관련해서 쓰고 있는데 깊은 내용이라기 보다는 책의 이면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조선고전이라고 해봐야 잘 알려진 것이라기 보다 비교적 덜 알려진 책들이다. 근사록, 능엄경, 열하일기, 난설헌시집, 교유론, 북학의, 하멜 표류기, 무예도보통지, 표해록, 양환집, 추안급국안, 임원경제지, 백사선생북천일록, 매월당집, 양아록, 북정일기, 두시언해, 삼한습유, 내훈, 단원풍속도첩, 청구도, 우상잉복, 호동거실 이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조광조, 심노숭, 남공철, 허경란, 홍대용, 박제가, 그리멜스하우젠, 임윤지, 한교, 최부, 유금, 이점돌, 서유구, 이항복, 김시습, 이문건, 신류, 곤차로프, 김소행, 소혜황후 한씨, 김양기, 김정호, 이언진이다.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책을 읽기보다 그 이면에 담긴 사람의 내면을 읽고 그것을 읽으므로 다시 그 책을 읽는 것이다. 여러인물들과 여러 책이 등장하여 삶의 희노애락과 인간내면의 사계절을 매우 풍성하고 고풍스럽게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읽고나면 한사람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과 절망과 기쁨이 이러한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낄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내용중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백사 이항복 선생과 그의 충복 정충신 공에 관한 이야기다. 백사 이항복은 인목대비 폐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올린 것 때문에 북청으로 유배를 가게되고 성충신은 그런 그를 죽을때까지 옆에서 충신으로 그를 지켰다. 그 당시 의리와 배신이 반복적으로 판을 쳤던 시대에 끝까지 충성을 지키며 한 인간으로써 의리를 지킨 그들의 이야기를 먼옛날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직한 인간의 충정은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는내내 내 마음은 스산한 바람이 불어왔다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 인생의 무상함, 시대의 고단한, 그 시대속에서 흔들리며 상처받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저자의 고풍스러운 문체와 더불어 더욱 스산한 바람처럼 다가왔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한인간으로써 존엄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쓸쓸한 대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사람을 읽는 다는 것이고, 사람을 읽는 다는 것은 곧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다. 책의 이면은 곧 사람의 이면이고 세상의 이면이리라..

 

인간의 사악함과 정의, 세상인심의 부침, 무정한 세상인심, 사라지지 않는 공명정대한 논의, 죽어서는 영광, 살아서는 수치,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 친구들이 인정해준 사실에 대한 보답 등이 모두 이 책에 구비되어 있다. 후대에 태어난 군자는 이 책을 보면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능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백사선생북천일록>에 대한 남구만의 글-



YES마니아 : 골드 f****1 2012.12.31.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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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람을 읽고, 사람이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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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책, 사람을 읽다. 사람, 책을 읽다'라고 하니... 이건 <책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이다.   이 책은 1부에서는 '책'이 화자가 되어 자신을 읽는 사람을 읽어 내는 것이다. 2부에서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 책을 읽어 내는 것이다. 모두 24 권의 책과 2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소개되는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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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책, 사람을 읽다. 사람, 책을 읽다'라고 하니... 이건 <책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이다.

 

이 책은 1부에서는 '책'이 화자가 되어 자신을 읽는 사람을 읽어 내는 것이다.

2부에서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 책을 읽어 내는 것이다. 모두 24 권의 책과 2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소개되는 책은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쉽게 읽지 않는 책들이다.

 

 

 

그중에서 <열하일기>, <하멜 표류기>, <내훈>은 읽어 본 책이지만, <<양환집>, <추안급국안>, <임원 경제지>, <양아록>, <호동거실>등은 전혀 어떤 류의 책인지도 모르는 책들이다.

그래도 저자는 24권의 책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엮어 나가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1부에서는 책이 '나'란 1인칭 화자가 되어 자신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읽어낸다는 발상부터가 흥미롭다.

과연 책들은 자신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마음까지를 얼마나 잘 읽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첫 번째 이야기는 <근사록>을 곁에 두고 읽곤 하던 조광조의 마지막 모습을 묘사한다. 유배지에 있으면서도 임금이 자신을 부르리라는 마음을 놓치 않았던 조광조.

의금부 도사가 왔을 때도 임금의 은전을 기대했건만...

<근사록>은 마지막 그날의 조광조의 눈빛에서부터 마음까지도 읽어 낸다.

<교우론>은 사람의 마음을 더 세밀하게 묘사한다. 서양인인 할러 슈타인에게 천상과 산수를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그를 찾는 홍대용, 그의 눈에는 서양 문물이 신기하기만 한데, 이 이야기는 홍대용과 할러 슈타인, 그리고 고가이슬의 만남을 담은 편지 내용을 근거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갑신정변에 연루되었던 이점돌,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결코 양반은 아니다. 그의 심문과정은 <추안급국안>이란 책을 통해서 밝혀진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추안급국안>의 존재 조차 몰랐을 것인데, 국가의 중대 죄인을 심문한 기록이 책으로 엮여져 있는 것이다.

선비가 임원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기록한 책인 <임원경제지>는 서유구가 수년간에 걸쳐서 편찬한 책이다.

2부에서는 사람이 책을 읽는다. 1부에서 보다 좀 더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사람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당연함 때문일 것이다.

이항복과 그를 유배지에서 마지막까지 수행했던 정충신의 기록은 배신이 난무하던 조선시대에 귀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던 사회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을 양육하면서 겪은 일과 느낌을 기록한 책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

이문건은 이런 이야기를 <양아록>에 담아 놓았다. 책의 내용은 16년간의 기록이고, 처음에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의 모습에서 시작되지만, 어느새 그 아이는 머리가 굵어지면서 할아버지에게까지 대들게 된다.

" 어느새 머리가 커진 숙길은 이제 고분고분하게 노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자신을 책망하는 노인을 비웃었고, 노인의 가르침에 이의를 제기했다. 좌부승지로 일하며 임금의 눈과 귀 노릇을 했던 노인 앞에서 자신의 경전 해석이 옳다고 주장하며 목청을 높였다. 노인은 할 말을 잃었다. 훈계도, 회초리질도 소용없었다. 노인의 기력만 쇠하게 할 뿐이었다. " (p. 157)

성종의 어머니였던 소혜왕후 한씨 (인수대비)의 내훈은 잘 알려진 책인데, 이 책을 한씨가 쓰게 된 계기는 성종비를 간택하기 위한 매뉴얼이었는데, 결국에 며느리 윤씨(연산군의 어머니)는 그 어떤 왕비보다도 악덕을 저질렀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상상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만큼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남긴 기록들을 바탕으로 그 상황에 맞는 설정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인물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역사 속의 한 장면을 마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람과 책은 이렇게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다.

 

 


 



이달의 사락 n******5 2012.12.1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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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 어떻게 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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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은 나에게 좀 놀라웠다. 제목 자체도 흥미로워서 도대체 어떤 숨겨진 '독서의 이면'을 보여줄까, 내심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기대를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 책은 그동안 심심찮게 있어왔던 독서의 철학적이고, 에세이적인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전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리는 그런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총 2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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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은 나에게 좀 놀라웠다. 제목 자체도 흥미로워서 도대체 어떤 숨겨진 '독서의 이면'을 보여줄까, 내심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기대를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 책은 그동안 심심찮게 있어왔던 독서의 철학적이고, 에세이적인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전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리는 그런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총 2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는 '책, 사람을 읽다'하여, 독특하게도 사람이 책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를테면 흔한 방식으로 지은이에 대해 말하고 책을 말하는 일종의 백과사전식으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의인화(?)시켜 '나를 써 준 지은이에 대해 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것은 확실히 책을(특히 고전을) 알리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글쎄, 난 게을러서일까? 아직 이런 특이한 구성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 고전이 이렇게 많았나? 새삼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나름 틈 날 때마다 책을 읽어 온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무지 우리나라 고전은 알려진 몇 권을 제외하곤 아는 것이 없으니 이러고도 내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부끄러웠다.

 

그런데 그것의 밑바닥엔 아마도 우리 고전은 무조건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굴지의 몇몇 출판사는 우리나라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익명의 독자에게 알려지기엔 좀 부족하게도 보인다. 이 책의 저저 설흔은 누구일까?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란 책을 통해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의 우정을 이야기로 풀어낸 작가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이 책은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런 사람이 '책의 이면'이란 멋진 책을 새롭게 낸 것을 보면 저자는 아무래도 우리 고전을 일반에 알리는데 뭔가의 사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저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기가 그렇게 수월한 책은 아니다. 왜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특별히 주위를 기울이지 않아도 술술 읽어지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정말 주위의 주위를 기울여야 겨우 감이라도 잡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아주 후자쪽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나름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그래도 좀 노력과 인내를 가져야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닐까 싶다. 

 

잘 알려진 책, 이를테면 '허 난설헌'에 관한 책이나 '하멜 표류기' 또는 '열하일기'나 '내훈' 같은 책은 새삼 다시 알게 되서 좋았지만, 잘 모르겠는 책은 정말 이런 책이 있나 싶은 책도 꽤 있었다. 그래도 그 중 내가 마음에 갔던 건 이문건의 '양아록'을 소개한 부분이었다(제목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151p) . 이문건이 자식복이 없어 손주도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온전치 못한 자식이 어떻게 인연이 있어 귀하게 얻은 손주를 대신 키우면서 쓴 책이 바로 '양아록'이다. 읽다보면 자식을 낳아서 키운다는 것(그것이 비록 손주라고 할지라도)이 얼마나 어렵고도 보람있는 일인가를 담백한 내용으로 놓은 것을 보고 정말 그 양아록은 일부러라도 찾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잊혀진 고전을 오늘 날에 되살려 독자에게 새롭게 알려주려 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노력을 하는 작가가 있는 한 우리나라 고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작가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m****9 2012.12.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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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읽고 너는 나를 읽는다. 『책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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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연말이 다가오면 ‘올해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 목록들이 여기저기서 발표된다. 그 목록들을 보면 대중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대상황도 어렴풋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과 책의 관계는 밀접하다.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는 책을 가까이 했고 책은 좋은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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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연말이 다가오면 ‘올해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 목록들이 여기저기서 발표된다. 그 목록들을 보면 대중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대상황도 어렴풋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과 책의 관계는 밀접하다.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는 책을 가까이 했고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2010년에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했던 소설가 설흔이 최근에 낸 도서 『책의 이면』(역사의 아침, 2012년 11월 29일 출간)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또 그 당시의 시대상을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살펴보는 흥미로움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스물 네 권의 책과 스물 세 명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간추려 소개해 볼까 한다.


큰 뜻을 품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조광조와 <근사록>


조광조는 일명 ‘실패한 개혁가’로 불리는 조선 중종 때의 정치가이다. 사림파의 영수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으나 훈구파의 벽에 막혀 좌절하고 만다. 그가 그렇게 학문에 긴요한 책으로 여겼다던 <근사록>은 원래 주자학(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가 주축이 되어 편찬한 학문 지침서이다. 성리학을 중시하던 이들에게 있어 이 책은 꼭 필요한 것이었고 성리학 중심의 국가였던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도 이 책은 중요했으리라. 자신이 섬기던 임금을 사랑했고 그 임금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려고 했지만 배신을 당한 조광조,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그는 중종에 대한 충정을 시로 표현한다. 의인화된 <근사록>은 실패한 개혁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며 이렇게 한탄했다. “미욱하고 어리석은 인간 같으니......”


그는 행복했을까. 박제가와 <북학의>


서얼출신의 실학자였던 박제가. 조선시대 서얼들은 차별당하고 무시를 받아야만 했던 불운한 사람들이었다. 그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이덕무, 유득공 등과 함께 ‘백탑시파’라는 모임을 결성해 활동했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던 임금 정조를 만난 것은 박제가에게 큰 행운이었다. <북학의>는 박제가가 청나라를 다녀온 후 쓴 일종의 견문록이다. 국가를 경영하고 백성을 제도할 학문을 하고 싶어 했던 한 남자의 꿈이 서려 있었던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너무나 과감하고 파격적인 것이었다. 그 남자가 사는 세상은 개혁을 반기지 않았다. 더구나 서얼이 그런 주장을 한다면……. 한때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박제가에게도 고통이 다가온다. 아내와 친구는 저승으로 떠났고 신체는 약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누명 때문에 관직까지 잃었다. 수족이 모두 없어진 남자는 뜻밖의 선택을 한다. “차라리 무사가 되자.”

(의인화된) <북학의>는 남자의 결정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말을 덧붙인다. “활을 쏘고 칼을 휘둘러 가슴속의 고통을 모조리 없앨 수만 있다면 그 길이 분명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p. 63~64) 그런데 무사가 된 박제가는 과연 행복했을까.


완벽함이란 무엇인가. 소혜왕후 한씨와 <내훈>


인수대비로 더 잘 알려진 소혜왕후 한씨는 철의 여인이었다. 세자였던 남편(의경세자)과 사별하고 세자빈에서 하루아침에 어린 두 아들을 키워야하는 과부가 되었지만 그녀는 쉽게 절망하지 않았다. <소학>과 <열녀전>을 벗 삼아 마음을 다잡으며 대궐로 돌아갈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결국 그녀의 둘째 아들은 조선의 제9대 국왕이 되었고 자신은 대비(大妃)로서 궁중 여인들을 훈육해야 할 위치에 올랐다. <내훈>은 바로 소혜왕후 한씨가 그네들을 가르치기 위해 새로 만든 매뉴얼이었다. 그 어떤 여인이라도 이것만 보면 현명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그녀에겐 있었다. 매뉴얼은 완벽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세상의 모든 질문과 답이 적힌 매뉴얼은 없었다. 칼을 휘두르는 손자(연산군)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광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방법 등은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완벽이란 한 번의 행위가 아니라 일종의 습관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런데 그 습관을 가져야 할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면......? 완벽함이라는 것은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가보기를 희망하고 상상하던 엘도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의 이면』에는 이밖에도 임윤지와 <윤지당유고>, 김양기와 <단원풍속도첩> 등, 독자의 구미를 끌어당길만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책은 단순한 종이묶음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기록되어 있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의 뒤표지에 쓰인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내 이면에 기록된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 이 글들은 내가 읽어간 그들 미음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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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사람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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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읽은 책...<책의 이면(裏面)> 처음엔 그저...한권의 책 속에 여러권의 책들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그런 구성을 가진 책이구나...라는 평범한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책의 첫번째 단락을 읽고 나서... 난 <책의 이면>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면(裏面)이란 단어의 뜻을...그 뜻이...서로 다른 면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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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읽은 책...<책의 이면(裏面)>

처음엔 그저...한권의 책 속에 여러권의 책들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그런 구성을 가진 책이구나...라는 평범한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책의 첫번째 단락을 읽고 나서...

난 <책의 이면>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면(裏面)이란 단어의 뜻을...그 뜻이...서로 다른 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을 가리킨다는 것을...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너무....쉽게 생각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던것 같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 반성하는 마음도 들었다..ㅎㅎ

 

이 책은 두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섹션마다 또다른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몇가지씩 담겨져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대부분 고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던 가장 큰 이유 또한...고전에 대한 내용들이기 때문이었다..

무슨 책들에 관한 이야기들인지도 궁금했을 뿐더러...

각각의 고전을 하나 하나 다 읽어보려면 어렵고 힘들기도 할테니...

 

저자의 노력으로 쉽게 풀어놓은 고전에 대한 이야기로 그것을 대신하고자 하는...

소위 말하자면...얄팍한 지식을 갈망하는 게으름이라고 해야할까...ㅎㅎㅎ

 

책의 첫번째 섹션....책, 사람을 읽다...

이 섹션에는 총 13가지 고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독특한 것은...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화자의 입장이 "나"로 지칭되는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섹션의 제목 그대로....고전 그 자체가 화자가 되어 그 고전을 쓴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은 정말 흥미있는 방식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는 고전에 관한 이야기를...마치 연애소설을 읽듯 편안하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간혹 나오는 어려운 고어들이 조금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책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방식 자체가....나에겐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졌고....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책을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두번째 섹션...사람, 책을 읽다...

이 섹션에서의 화자는...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이다..

그러나...내용에 직접 관련되는 사람은 아닌듯하고...말하자면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되어지고 있다고 해야할까...

 

이 두번째 섹션에는 총 11가지 고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번째 섹션에서 책이 화자가 되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내용이 쓰여진것이라면

두번째 섹션에서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내용이 쓰여졌다고 할 수 있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임...^^:;)

 

처음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건 책 뒷면에 있는 이 말들 때문이었다..

"나는 내 이면에 기록된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 이 글들은 내가 읽어간 그들 마음의 기록이다.."

"책이 읽은 사람, 그리고 사람이 읽은 책"

 

정말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나 연애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 다음이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책..

 

스물네가지 이야기들 중 어느 하나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들이 없었고...

이것만 읽어야지...이것만 읽어야지...란 혼잣말을 얼마나 되풀이했었던지 말이다...ㅎㅎㅎ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들이 각각 따로 진행되어지는 것이라 어느 부분부터 읽어도 불편하지 않은 책...

바쁜 시간 틈틈이 책을 손에 집어들게 만들었을만큼...

내 맘에 쏙~ 들었던 책...^^

 

이 책의 저자인 설흔님은 짧은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의 이면(裏面)은 삶의 기록일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다짐이기도 합니다.."

 

많은 고전들이 실려있어 하나하나 깊이있게 읽을 수 있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마냥 어렵기만 했던 고전에 대한 이미지도 어느정도 희석되어진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언젠가...그 고전들 하나하나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소설처럼 읽었지만...

읽고나서의 그 뿌듯함과 감동은 소설의 몇배에 달하는 것 같았던 책..."책의 이면(裏面)"

 

나처럼...고전에 대해 어려울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한번 권하고픈 책이다..

 

참 오랜만에...맛있게 읽어서 배부르구나....생각되었던...그런 책...

 

 

<책의 이면(裏面)>

 

 
 
 
j*****7 201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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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들의 삶속에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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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재밌다. 소설은 아닌데 소설이 아닌 것도 아니고, 실제 있음직한 진실들을 포착하여 소설의 형식으로 재미있게 엮었다. 책의 눈으로 사람을 읽어내고, 책과 관련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특이한 구성이다. 첫 꼭지를 읽고 저자의 내력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역시나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단다. 사람의 마음을 섬세하게 써내려간 이유가 있었구나 끄덕이고 나니 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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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재밌다. 소설은 아닌데 소설이 아닌 것도 아니고, 실제 있음직한 진실들을 포착하여 소설의 형식으로 재미있게 엮었다. 책의 눈으로 사람을 읽어내고, 책과 관련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특이한 구성이다. 첫 꼭지를 읽고 저자의 내력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역시나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단다. 사람의 마음을 섬세하게 써내려간 이유가 있었구나 끄덕이고 나니 저자의 저작들 또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동양고전도 공부했음에 분명하다. 책에 소개된 책이며 일화, 등장인물들에 느껴지는 글에서 저자의 박식함과 한학자 같은 깊이도 느껴진다. 2010년에는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라 그런지 글을 참, 술술 풀어낸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 모두 몇 편을 제외하곤 동양고전들이다. 한 편씩 책의 시각에서 책과 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책의 저자들을 주인공으로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개연성 있게 이야기한다. 더욱이 문장에서 보는 한자어는 새롭고 왠지 고풍스럽고 멋스럽다. 책과 어울리는 단어의 선택이 탁월하다. 신선의 소리라 풀지 않고 선음(仙音)이라 하거나, 유학을 받드는 유학자라는 말 대신 유자(儒者)라 하였고, 글과 말을 문사(文詞)로 표현하는 등 나로서는 곳곳에서 툭툭 던져지는 그 한자어들이 새로움을 준다.

 

모두 24편 소개된 책들은 낯설기도 하고 들어봄직도 하다. 책의 해설이 끝에 이어지지만 그래도 책과 관련된 전후사정을 더 많이 알고 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또한 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람들의 삶. 고뇌도 있고, 기쁨도 있고, 탄식과 아픔과 슬픔, 우리의 인생사를 책에서 만난다. 조광조가 간과한 것, 차라리 무사가 되자던 박제가 한숨, 손자 숙길을 기르던 조부의 애태움, 인현왕후의 포기 등 저자가 찾아내고 그려낸 24편의 스토리 속에서 또한 모름지기 책이란 사람과 연관해 읽어야 함을, 사람 속에서 읽어내야 함을 깨닫는다.

 

이야기가 곁들여진 책의 소개인지라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램은, 그래서 각 편을 긴 글로 만들어내고 싶은 저자의 바램을 응원하게 된다. 그런 의미로 저자 설흔의 팬이 되고자 한다. 이 기회에 동양의 고전, 우리의 고전을 가까이 해봄도 좋을 것 같고.. 별로 당기지 않던 소설이 은근히 고파온다.

 

 

 

 

 

 

 


-><책의 이면> 표지. 겉장이 덮어 있어 제목처럼 책의 이면을 보게 한다.

 

 

-> 책의 겉지를 벗겨 내면 이렇게 책의 속 그림을 볼 수 있다. 두껍고 투박한 고전의 냄새가..



-> 임금의 사약 없에 주저하는 조광조의 모습과 그의 재치가 그려져 있다.



-> 24편 이야기 끝에 각각 해설이 곁들여 있다. 해설집에 대한 설명이 호기심을 자아낼 때도 있다.



-> 2부에서 만나는 김시습 이야기. 시적이다. 저자의 표현력이 참 돋보이는 부분.

 

YES마니아 : 플래티넘 i*****7 2012.12.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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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된 고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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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이라는 저자의 이름이 낯설다. 설마, 실명은 아니겠지. 어느 무협작가의 필명과 닮았다. 기인이사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다. 책을 펼쳤다. 들어오는 글들도, 이름 못지 않게 낯설은 독특함이 있다. 홈페이지, 블로그 등 자기 표현의 수단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올린 감상들이 늘어났다. 그러한 감상의 바다 속에서 일부는 책으로 포장되어 출간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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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흔이라는 저자의 이름이 낯설다. 설마, 실명은 아니겠지. 어느 무협작가의 필명과 닮았다. 기인이사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다. 책을 펼쳤다. 들어오는 글들도, 이름 못지 않게 낯설은 독특함이 있다.


 홈페이지, 블로그 등 자기 표현의 수단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올린 감상들이 늘어났다. 그러한 감상의 바다 속에서 일부는 책으로 포장되어 출간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읽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수요가 되었을까. 요즘은 독후감들도 책으로 포장되어 종종 나온다. 처음엔 이 책도 그런 종류인 줄로 알았다.


 조금 달랐다. 나는~ 으로 시작해서 ~했다. 라는 식의 감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첫 이야기는 역사속 인물인 조광조가 사약을 받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글은 천천히 그 인물의 내면을 관찰한다. 읽다가, 서술자가 사실 한 권의 책임을 알게 된다. 그 책은 '근사록'이다. 이 역시 낯설은 제목이지만 조광조에게 있어서는, 그리고 당시에는 중요하고 낯익은 책이었을 지도 모른다. '근사록'은 조광조가 예상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상하고 싶지 않았던 '사약'을 맞이하는 순간을 천천히 살핀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펴보는 그의 모습을 독자는 '근사록'의 시선을 통해 살핀다. 책을 둘러싼 이야기임에도, 한편의 드라마처럼 긴장이 팽팽하다. 자극적이거나 가벼운 흥밋거리 대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편린들을 이야기로 엮었음에도 그러하다. '역사'의 힘일까.


 낯설은 책인 '근사록'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같다.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웠다'. 저자 설흔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만한 글도 많지 않다. 귀히 여길만 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서두에 붙였던 저자의 말이 떠오른다.


 바라는 게 있다면 각 편을 보다 긴 글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저자의 바람대로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글들이다.


 오랫만에, 별점 5개를 줄 만한 책을 또 한 권 읽어서 기쁘다. 아껴 읽어야 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a**l 2012.1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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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책을 읽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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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로 작은 창이 보인다. 외양이 예쁘게 단장한 하얀 집처럼 말끔한데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은 좀 다른 느낌이다. 저 속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책 겉표지를 열어 보았다. 책이다. 낡고 빛바랜 오래된 책이다. 늘 지켜보면 책의 면지 아니라 책등의 모습이다. 작가는 책의 어떤 면을 읽고 싶었던 걸까? 뒷면을 넘겨보니 ‘나는 내 이면에 기록된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 이 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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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로 작은 창이 보인다. 외양이 예쁘게 단장한 하얀 집처럼 말끔한데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은 좀 다른 느낌이다. 저 속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책 겉표지를 열어 보았다. 책이다. 낡고 빛바랜 오래된 책이다. 늘 지켜보면 책의 면지 아니라 책등의 모습이다. 작가는 책의 어떤 면을 읽고 싶었던 걸까? 뒷면을 넘겨보니 ‘나는 내 이면에 기록된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 이 글들은 내가 읽어간 그들 마음이 기록이다.’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책을 읽다 / 마음을 읽다’라고 표지에 얹힌 부제를 설명한 글인가 보다. 두 시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책의 목차를 보니 ‘책, 사람을 읽다’와 ‘사람, 책을 읽다’로 나눠어져 있다. 목차를 살펴보니 눈에 익은 인물과 제목이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낯 선 이름들이 더 많다. 난감하다. 일단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근사록이니 능엄경이나 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책 내용을 알 리 없으니 나 또한 작가의 느낌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에 집중해 본다. 1부는 책이 화자가 되어 자신을 세상에 내놓은 저자를 읽어나가고 있다. 자신을 세상에 내놓았다해서 손이 안으로 굽는 것이 나이라 조금은 객관저거 입장이 되어 때론 자랑스럽게 때론 측은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누구보다 조광조를 잘 알고 있을 근사록의 조광조에 대한 측은지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책이 되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은 마음이 첫장에서 전해진다. 뒤이어 심노승과 능엄경, 남공철과 열하일기 등 ‘나’는 저자 또는 최근방의 사람을 지켜보며 그들이 마음을 읽는다. 물론 그것이 설흔이라는 저자의 또다른 사람의 시선이기에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에서 ‘내 이면에 기록된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는 첫 머리의 글이 더 마음에 새겨진다. 책을 읽고 내 마음에 스며드는 것은 개개인의 마음 밑바탕 색깔에 따라 달라진다. 투명하면 그대로 비추일 것이고 노랑이라면 파랑의 글은 초록으로 느껴질 것이다.

 

2부 ‘사람, 책을 읽다’는 1부와 달리 작은 소제목을 얹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보다 스토리텔링의 힘이 더 커졌다. 아마도 책에 더 무게를 두어서일까싶다. 그 중에서도 이문건과 양아록, 소혜황후 한씨의 내훈이 가슴이 깊이 와 닿는다. 귀한 손자를 잘 키우려 무던히 애를 쓰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고 엇나가는 손자를 지켜보며 하루하루 기록해 나간 16년의 육아일기. 할아버지의 절절한 마음이 전해진다. 그와 반대로 내훈은 틀 속에 갖힌 글이 역사를 어찌 바꿨는지 볼 수 있었다.

 

읽어나가기는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데 반하여 낯선 등장인물과 책들이 내 짧은 식견을 탄하게 되고 폭넓은 독서에 힘써야하겠다 다짐을 하게 한다. 그러면서 때론 주인공을 따라 때론 책의 시선에 따라 다양한 눈으로 책읽기를 해보는 것이 또다른 책읽기의 묘미임을 한 수 배운다.

t******6 2012.12.19.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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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책의 이면-역사의 주인공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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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이렇게도 들여다 볼 수 있다니. 내가 책이 되고 혹은 저자가 되어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는 이야기이다. 책의 이면(裏面)이라 함은 책의 속, 내부의 깊은 면이란 뜻으로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책을 썼을 당시의 저자의 상황이나 시대의 흐름등을 독자의 입장이 아닌 책의 입장으로 풀어 쓴 아주 독특한 내용이다.   중종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조광조는 화려한 등장과는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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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이렇게도 들여다 볼 수 있다니.

내가 책이 되고 혹은 저자가 되어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는 이야기이다.

책의 이면(裏面)이라 함은 책의 속, 내부의 깊은 면이란 뜻으로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책을 썼을 당시의 저자의 상황이나 시대의 흐름등을 독자의 입장이 아닌 책의 입장으로

풀어 쓴 아주 독특한 내용이다.

 

중종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조광조는 화려한 등장과는 무색하게 빠른 몰락을 맞고 만다.

그것도 지극하게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군주에 의해 사사되는 비극의 주인공이었던

조광조는 한창 임금과의 사이가 좋았던 어느 날 '근사록'은 학문에 가장 긴요한 것으로

궁리하는 학문이 없으면 묘리를 탐구하지 못하니 열과 성을 다하라는 조금은 오만한 조언을

하기에 이른다.

'근사록'은 성리학의 입문서로 일상 생활에 절실한 사실을 묻고 생각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나의 문제부터 출발하여 깊은 이치에 이르도록 한다는 말이다.

결국 왕에게 자신의 문제부터 돌아보라는 무엄한 조언을 한 셈이니 '근사록'은 불과 1년 후 목숨으로

그 댓가를 치르게 한 조언의 씨앗이 된 셈이다.

 

 

유자(儒者)였던 심노숭은 아내와 아이을 잃고 참담한 슬픔을 가눌 수 없어 제문을 지어

올리며 삶을 힘겹게 버틴다. 전생의 업이 무엇이길래 인과가 무엇이길래..하는 하소연은

유자에게는 부끄러운 노릇일지 모르나 음심에 빠진 아난을 음욕의 현장에서 꺼낸 세존이

길고 긴 설법을 폭포수처럼 뿜어낸 결과물인 '능엄경'이 그에게 위안이 되었던가.

 

'열하일기'를 앞에 놓고 패관기서라고 윽박지르는 박남수를 말리는 박제가와 이덕무의

모습과 한잔 술과 거문고 줄로 한숨을 삭이는 남공철의 얼굴이 겹쳐진다.

 

스물 일곱의 어여쁜 나이에 명을 놓아버린 난설헌을 못잊어 자신도 스물 일곱의 나이에

그네를 쫒아 이생을 떠나겠다는 허경란의 눈물방울이 '난설헌시집'위에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다.

 

박제가가 쓴 '북학의'와 한교의 '무예도보통지'에서는 서얼임에도 뛰어난 재능으로 인정받고

세상에 나왔으나 사람들의 멸시를 견디었던 설움이 전해져 온다. 도대체 권력자들이란 뒷방 늙은이들처럼

궁시렁거릴 줄만 알았지 이렇게 오랑캐에게 노략질 당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불쌍한 백성을 위해

필력을 세웠던 이들보다 나았던 것이 무엇인가.

 

김시습의 '매월당집', 조부가 손자 양육 과정을 기록한 이문건의 '양아록'등 귀에 익었던 책들을

이렇게 만나니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로 돌아가 종이위에 붓을 놀리고 있는 주인공들을 만나고 온

느낌이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전해져 오는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노라니 세월무상이요,

당시에 뜨거웠던 주인공들은 사라졌으나 이렇듯 책은 남아 당시를 증언하니 어찌 책이 귀하지 않을 것인가.

한 권의 책에 담긴 기막힌 이야기와 역사가 한 걸음에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이달의 사락 h********5 2012.12.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