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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시나요? 미술관에는 얼마나 자주 가십니까? 저는 그림을 좋아하지만 미술관에는 자주 못 갑니다. 그래도 1년에 계절 바뀔 때마다 잊지 않고 미술관에 가보려고 노력은 합니다. 몇 년 전 휴가를 런던하고 파리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늘 로망이던 미술관 투어였죠. 대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좋았는데 아이들에게는 날씨도 너무 더웠고 매일 미술관이라 그 그림이 그 그림 같아서 고역이었을 겁니다. 그때 저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엄청나게 많이 봤는데 고흐의 해바라기와 자화상, 모네의 수련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그림을 보고도 사람이 이렇게 심장이 쿵 내려앉을 수가 있구나 싶었답니다. 이렇게 감동을 받을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휴가 마치고 돌아가자마자 그림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림에 대한 열망은 그대로인데 그걸 못 채워주니 늘 목이 마른 것처럼 갈증이 납니다. 그래서 이 책도 읽게 되었는데요. 이 책은 현직 큐레이터면서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시는 저자가 자기가 정말 아끼는 작가와 그림들을 소개해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그림 이야기도 있고 경험했는 이야기도 있고 일상의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서 쉽더라고요. 술술 잘 읽힙니다. 저는 사실 미술이라고는 1도 몰라서 이 책에서 소개해주시는 네 명의 작가들을 아무도 모르겠더라요. 전병구, 박광수, 팀 아이텔, 엘렉스 카츠.. 진심으로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었습니다. 수많은 그림을 접하는 저자도 늘 그림에 대하여 감동을 받는 건 아니구나. 마음을 끄는 그림은 따로 있구나 싶은 게 제 마음을 안심시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마다 뭔가 작가의 의도를 깨달아야 하고 감동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중압감을 느꼈는데 이제 그런 것에서 좀 자유로워져도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랑 같이 막걸리를 마시고 차를 마시고 대화를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그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인해 작품이 더 좋아질지 더 이해가 될지 궁금하네요. 그런 게 큐레이터라는 직업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림에 대하여 알고 싶고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하여 더 알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고.. 젊고 감각적으로 쓰인 책이라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이 궁금한 분들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으로 미술관에 가는 게 더 홀가분해진 것 같아서 좋습니다. 다른 분들도 읽어보고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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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는 그림> 김한들 지음 원더박스
연보랏빛표지의 책을 가만히 살펴보며 읽고 있는데, 책 가운데 쯤에 얌전하게 하얀 책끈이 들어 있다. 이 책이 큰 편이 아닌데도 책 읽다가 잠시 멈출 때, 책 끈으로 표시해 놓으라는 저자의 배려인 듯해서 슬며시 미소가 나온다. 아니면 편집장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책의 크기 딱 어울리는 작고 얌전하고 하얀 빛이 나는 살짝 반짝이는 끈이 예쁘다. 미술 작품을 이야기하고,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이 책을 읽으며, 작가들, 예술가들이 자기의 온 힘을 다해서 그려낸 그림들을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는 그림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큐레이터가 되기 전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림이 걸려있는 미술관에 혼자가서 감상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여행일정을 잡을 때도 봐야할, 보고싶은 그림 보는 것을 위주로 짰다. 한 도시에서 오직 그 그림 한 점(진주귀고리를 한 소녀)을 보는 것을 목표로 할 때도 있었다. 그림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 예술가의 삶을 이해하고, 예술가를 갤러리에 초대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림에 관한 저자의 느낌과 작품 이야기, 그림과 연관된 자기의 스토리등,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쩐지 시를 읽는 느낌이 든다. 역시 저자는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하고 많이 감상했다. 시를 좋아하는 것과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다르지 않음이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름답고 따스한 햇살에 대한 이야기, 그것들이 인생에 녹아들었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그림을 통해 표현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꺼내고 버무려서 이 책을 만들어 놓았다. 162쪽에 있는 알렉스 카츠의 그림은 햇살에 빛나는 예쁜 주황, 노랑 색깔 꽃과 연두, 초록 색깔 풀잎나뭇잎을 표현했다. 밝고 따뜻하고 다정한 그림이다.
저자는 고등학교까지는 대한민국에서 나왔지만,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면서 혼자 있는 것에 아주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책의 제목도 <혼자보는 그림>이라고 정했다. 혼자 보는 그림은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여 어딘가로 가서 안정을 찾았을 때, 그렇게 혼자 봤던 작가의 작품을 이 책에 실었다. 저자는 방학동안 한국에 오는 것보다 유럽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종일 걷기도 하며 그림을 봐왔다. 그 그림에 대한 열정이 직업이 되었고, 이제 그 안목으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기를 바래본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진행했던 전시의 주인공 예술가의 작품도 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일에는 아무리 치어도 일이 밉지는 않고, 사람에 치이면 사람이 미워지고 힘들어한다. 그래도 여전히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림보는 일을 열심히 한다.
여전히 봄과 가을은 진저리나게 싫다하고, 타들어가도록 뜨거운 여름과 손끝이 잘려나갈만큼 추워도 겨울이 좋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뜨거운 여름이 정말 좋다고 한다. 뜨뜻미지근한 걸 싫어하는 저자의 성향이 확 드러난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으니 글이란 것은 힘이 세다. 자신을 드러내보이게 하는... . 여름이 더워도 너무 좋고 겨울은 추워도 더 좋고, 봄이 오면 또 봄바람과 봄햇살에 마음을 주며 헤헤거리는 나는 너무 줏대가 없는 것인가. 불타는 단풍의 계절, 가을은 또 얼마나 좋은가. 바스락대는 낙엽 밟으며 걸을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북뉴스>를 통해 <원더박스>가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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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한들 큐레이터의 첫 산문집『혼자 보는 그림』이다. 먼저 큐레이터의 산문집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일어났고,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한 때는 작품 감상도 틈틈이 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작품들도 제법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일상에서 그런 것들이 사라진지 오래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떠올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찬찬히 고독을 씹으며 혼자 보는 그림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 이 책의 저자는 김한들. 큐레이터이다. 학고재, 갤러리현대 등에서 전시 기획을 해왔다. 십 년간 수많은 그림을 보며 살았습니다. 그중 발걸음을 잡는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드문 만남은 저를 오랜 시간 머물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옆의 그림으로 옮겨 갈 때도 저는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혼자 보는 그림이었습니다. 혼자 보는 그림은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마음이 어딘가에 다다르면 안정을 얻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스스로 정박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봤던 네 작가의 작품을 함께 실었습니다. (9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좋은 그림을 마음껏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 바다 냄새 나지 않는 바다로의 여행, 풍경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우리 나이여서 힘들 수 있는 일, 기억의 벽, 작은 죽음을 맛보는 경험, 문득문득 떠올려 보는 것, 사람도 그립지 않은 밤, 따뜻하기도 서늘하기도 쉬운, 진실하며 필요 불가결한, 팔월을 기다리는 시간,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바다 같은 사람, 꿈에 관하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나오며 '창가에서 햇빛을 맞는 일'과 그림 출처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여행 중에 만났던, 혹은 작은 갤러리에서 보았던, 유명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와서 한참을 작품 앞에서 서성였던, 그 작품들이 떠올랐다. 잊고 지내던 것들인데 기억에서 소환해냈다. 작가의 이름도 구체적인 작품의 모습도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그때의 내가 만약 내가 큐레이터였다면 나는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꿈꿨으리라. 이 책을 읽으며 한 큐레이터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삶은 항상 짐작도 예측도 불가능한 지점에 인간을 데려다 놓는다. 그래서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맞이한다. 안정된 일상으로 향하는 대상이 나타나는 때까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작가는 그림을 그렸고, 나는 전시를 했다. (23쪽)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에 나와 전혀 상관 없는 느낌이 든다면 그 책과 멀어진다. 나와 전혀 다른 직업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한 사람이지만 공감하게 되고 접점을 찾게 될 때에 이 책에 몰입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글을 바탕으로 독자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뿜어낼 수 있도록 그야말로 멍석을 깔아주는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공감을 하거나 '나에게는 이런 일이 있었지' 같은 생각을 하며, 끊임없이 재잘재잘 과거의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내 인생을 담은 것이고, 어찌 보면 깃털처럼 가벼운. 일상을 돌이켜 본다. 우리는 그것을 의미 없는 것처럼 치부해 버린다. 방에 놓여 있는 물건들 곁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집중해서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내 인생의 한 페이지씩을 채울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44쪽) ![]() 큐레이터 체험 에세이도, 작품 감상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미술과 시가 일상인 사람, 그가 인용한 화가 모란디의 말처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보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주변과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한 기록이다. _문소영 (미술 전문 기자, 작가)'' '큐레이터 체험 에세이도, 작품 감상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어쩌면 앞에 말한 두 가지 경우의 책이었다면 뻔하다는 생각에, 나는 이 책을 선택한 이후부터 만족감을 떨어뜨리며 읽어나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에세이였다. 한 큐레이터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로서는 소소한 일상부터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근사한 시간이었다. 꾸미려고 하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에 투명하게 와닿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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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 방식이 있다.그 이야기 방식은 자신의 생각, 자신의 경험, 자신의 주변환경에 따라가게 되어있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자신의 선천적인 요인도 무시할 순 없지만,성장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 후천적인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그림이란, 그리움과 일맥상통하고 있었다.인간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스쳐 지나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시선과 관점으로 묘사하고 싶어서였다. 때로는 그림이 상업적으로 행해질 수 있지만, 어떤 목적 의식이나 추구하는 에술적 의미 없이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은 상상 이상의 버거움이 들 수 있다.그래서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고독을 견디는 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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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열렸던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회에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고흐나 고갱, 모네 등 대중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았다니 놀랍네요. 데이비드 호크니는 살아있는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데 이런 홍보도 관심을 끌었겠지만 미술 관람에 대한 저변이 그만큼 넓어진 것 같아요. 1년에 한두번은 미술관을 찾는데 확실히 예전과는 달리 작품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네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누가 이런 전시를 기획했을까 궁금해집니다. 하나의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는데 그 중에서 어떤 주제로 어떤 작가나 작품을 전시할지 결정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보는 그림' 은 학고재 등 유명 갤러리에서 전시를 기획했던 큐레이터가 쓴 책입니다. 처음에는 저자가 큐레이터이기 때문에 전시회를 기획할때 큐레이터의 역할과 그동안 담당했던 전시회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삶과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낸 수필에 가깝네요. 이를 뒷받침하는 이야기 중에서 몇 개가 큐레이터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 중에 그림을 보는 일을 요가의 동작 중 편안하게 누워 있는 자세로 '송장' 이라는 뜻이 있는 사바사나로 표현한게 기억에 남네요. 미술관에는 많은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한 작품을 보는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작품을 그리기 위해서 화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작품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네요.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 움직이지 않고 바라보아야 수십년, 수백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화가와 소통하면서 진정한 작품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책에는 저자가 좋아하는 네 명의 화가가 등장하는데 중간중간 이들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책들을 읽기는 하지만 주로 인상파나 르네상스 시대에 한정되어 있고 현대 미술은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네 명 모두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팀 아이텔의 작품이 마음에 드는데 저자가 팀 아이텔의 작품을 한국에 처음 소개했고, 어떤 책의 표지 그림으로 그의 작품이 쓰이기도 했네요. 이 화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자도 뿌듯함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미술 전시회의 주인공은 미술 작품입니다. 하지만 어떤 화가의 어떤 작품을 선별하고, 또 어떻게 배치를 할 것인지 등 큐레이터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시회에서 큐레이터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또다른 주인공이기도 한데 큐레이터로서 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읽으면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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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오전 오후를 보내고나면 어느새 어둑한 밤이 찾아옵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 둘 잠을 청하게 되고 고요해진 집안. 순간 공허함과 고독이 찾아오곤 합니다. 부엌으로 가 커피 한 잔을 끓입니다. 그리고 커피향 한 모음 맡고나서 읽을 책을 골라 의자에 앉아봅니다. 그렇게 내 안을 조금씩 채우곤 합니다. 이 책의 겉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 왠지모르게 공감이 될 것 같은, 위로를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 읽게 되었습니다. 『혼자 보는 그림』
본격적으로 그림을 보기 전.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십 년간 수많은 그림을 보며 살았습니다. 그중 발걸음을 잡는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드문 만남은 저를 오랜 시간 머물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옆의 그림으로 옮겨 갈 때도 저는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혼자 보는 그림이었습니다. 혼자 보는 그림은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마음이 어딘가에 다다르면 안정을 얻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스스로 정박했습니다. - page 9 혼자 보는 그림이란...... 결국 나에게 전하는 위로였습니다. 책은 4부로 이루어져있었습니다. '전병구' 작가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저자가 큐레이터로 지낸 '일상'의 이야기를. '박광수' 작가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슬픔'의 이야기를. '팀 아이텔' 작가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선택적 고독'의 이야기를. 마지막엔 '알렉스 카츠' 작가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희망'을, ''내일'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 중에 공감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마음먹고 쉬는 것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었다. 익숙하지 않은 여유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그리고 '나만 뒤처지지 않을까, 내 자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이 몰려오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같은 말을 되뇌었다. 같은 속도로 가는 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그러니 타인의 기준에 맞춰 조바심 낼 필요 없다고. 지금 삶의 속도에 의연하게 발을 맞추자고. - page 31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바쁜 삶을 다시 꾸릴 것이다. 세상에는 모두 때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까.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놓치면 안 되니까. 몸이 고되더라도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도 아주 가끔은 이렇게 쉼을 즐기며 살자는 다짐을 애써 해 본다. 좋아하는 미술관이 멀어도 가끔은 찾아가 전시를 보는 것. 그런 소중한 경험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차를 마시며 작품에서 받은 감동을 온기로 목 안에 남겨 놓는 것. 나이가 들었을 때 감기에서 나를 지켜 주는 것은 이렇게 쌓은 온기일 것이다. 삶을 지키는 것은 결국 마음이고 마음은 이런 기억에서 온다. 이름 모를 해변에서 가장 뜨거운 지금 같은 순간에서 말이다. - page 31 ~ 32 저 역시도 '나만 뒤쳐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 마냥 부정적이었고 불안했었습니다. 하지만...... 내 삶을 지키는 것은 결국 마음이라는 것을 한결 조바심을, 불안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박광수' 작가의 작품이 유독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특히나 이 작품, <검은 숲 속>, 2017
박광수 작가와 막걸리를 마시며 어느 때보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그 때. 어느 순간부터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박광수 작가는 '래빗 홀'이라는 영화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영화 속 후반부의 대사.
박광수 작가는 일명 '불사람'이 주인공으로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다 마지막에 그 숲으로 날아오던 새가 어딘가에 부딪혀 깃털을 터트리며 사라지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해 혁오의 '톰보이'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됩니다. 그때의 일렁이는 검은 선. 모든 것이 소멸하고 사라진 순간. 그 자리에 피어오르던 슬픔이.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이야기. 사랑했던 무엇인가가 존재했던 자리에서 슬픔은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은 작아지거나 옅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 슬픈 경험과 기억은 내 몸과 삶에 각인되어 나와 함께 살아간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몇 개씩의 작은 돌멩이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공평하게 말이다. - page 66 혁오의 <톰보이>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난 지금 행복해 그래서 불안해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고독'은 마냥 외롭고 구슬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유롭고 현연한 태도였던 '선택적 고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게 필요한 게 아니다. 시간만 있으면 된다. 스탠드 조명에 꽂힌 백열등의 노란빛으로만 가득 찬 어두운 방, 그 불븣 아래 덩그러니 놓여 있는 매트리스, 그 매트리스를 감싼 하얗고도 바스락거리는 시트, 그 시트를 덮은 포근하고도 따듯한 이불, 그리고 나. 이렇게 아무 말도 없는 고요, 그 안에 머무르는 시간. 그 시간 안에 머물면 결국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삶이라는 것은 오로지 나의 탄생과 함께 시작해 나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므로 외로움은 존재의 본질이다. 그림 앞에 홀로 주저앉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진실하게 말하고 평담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기를 소망했다. 나는 존재의 본질을 어느 정도 느끼며 살고 있는 걸까. 가늠조차 하지 못하는 지금은 앞으로 더 선택한 고독을 마주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 page 117 ~ 118 이 그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모두가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을 것입니다. 플라뇌르!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 평화로운 사색.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따뜻한 햇볕의 온기임을. 그림을 보면서 잠시나마 그 온기를 느껴봅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동시대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미술 에세이의 경우는 유명한 화가, 명작들을 위주로 다른 이가 했던 이야기가 중복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혼자 보는 그림』은 오롯이 큐레이터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그리고 작품 감상이 아닌 '공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담백하게 다가와 진한 위로를 전해주었습니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이 책을 읽는다면 그림과 저자의 이야기와 읽는 독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작품이 되어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어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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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작품에 집중하는 시종여일한 생활을 한다. 성실함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손에 익은 움직임만이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연스러움에 나는 곧, 잘 반한다. 톨스토이도 진실하며 필요 불가결한 것들은 언제나 오랜 시일에 걸친 꾸준한 노력으로 얻어진다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은 시간이 만들어 내기에 ‘소중한’ 이라는 형용사는 그 앞에서 떼어 낼 수가 없다.
삶은 꾸준한 것이라고 여긴다. 작은 물방울 몇 개가 산 바위틈에서 시작하여 바다로, 바다로 다다르기 위하여 계속 움직이듯이. 다다르려는 길에 커다란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잠시 머무르긴 해도,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산책하듯이 삶은 꾸준히 간다. 저자가 인용한 톨스토이의 말대로 진실한 것들의 재료가 꾸준함이라면 우리 삶보다 더 진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큐레이터로 일하는 김한들 저자는 ‘미술’과 함께 평생을 살아왔다. 40년이 채 안 되는 그의 생은 그를 지탱해 주는 것들과 연결되는 꾸준한 노력들로 직조되었다. 이 책은 그림 보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림을 보는 방법을 지도하거나 어떻게 예술을 읽어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책은 아니나, 그림 보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 그림이 달리 보이는 만화경 같은 수필이다. 저자는 학창시절의 공부, 진로, 직장 생활, 연애, 휴식까지의 생애를 담백하게 들려준다. 전병구, 박광수, 팀 아이텔, 알렉스 카츠의 그림과 함께 저자의 독백이 이어지는데, 그림에 담긴 이야기와 그림을 보는 시선 그리고 그림과 연결되는 생의 면면이 절묘하다.
그림과 사는 일에 대한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책이다. |
![]()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의 표지 그림으로 유명한 독일 화가 팀 아이텔을 아는가? 『밤이 선생이다』뿐만 아니라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를 비롯해 신형철의 『느낌의 공동체』,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도리스 레싱의 『사랑하는 습관』 등 다양한 책의 표지에서 팀 아이텔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팀 아이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저자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2011년 가을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 팀 아이텔의 아시아 첫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미술 전시를 기획해 온 김한들 큐레이터의 첫 산문집이 출간됐다. 김한들 큐레이터는 뉴욕주립대 빙엄턴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돌아와 학고재, 갤러리현대 등에서 십 년 넘게 전시 기획을 해 왔다. 지금은 대학에서 현대 미술사와 비평 강의를 하며 [월간미술] 비평 연재를 비롯해 [세계일보], [VOGUE KOREA]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 이 책은 갤러리와 미술계라는 일터를 배경으로 저자가 20~30대를 지나며 마주한 삶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진솔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장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혼자 보는 그림’이라는 책의 제목과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이라는 부제를 통해 느끼겠지만, 그림을 실컷 보며 일하는 게 좋아 고된 일상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버티며 조금씩 단단해져 간 한 청춘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본문에 삽입되어 있는 그림이다. 큐레이터인 저자가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네 명의 동시대 미술가 전병구, 박광수, 팀 아이템, 알렉스 카츠의 그림이 글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하고 있다. ![]() 책은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저자가 큐레이터가 되고, 큐레이터로 지낸 일상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하루도 평온치 않았던 날들의 기록’을 남긴 전병구 작가의 그림을 배경으로 담담하게 펼쳐 내려간다. “좋은 그림을 마음껏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24쪽)으로 큐레이터가 되었지만, 잠시 일을 쉬는 사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견디지 못해”(22쪽) 구급차를 두 번이나 타기도 했던 저자는 이제 이탈리아의 한 이름 모를 해변에 앉아 휴식을 즐긴다. “삶을 지키는 것은 결국 마음”(32쪽)이고 그 마음은 훗날 이런 순간의 온기를 기억하는 데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2부는 혁오의 ‘톰보이’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널리 알려진 박광수 작가의 작품과 함께한다. 1부의 키워드가 ‘일상’이라면, 2부는 ‘슬픔’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했던 무엇인가가 존재했던 자리. 그것은 작아지거나 옅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 슬픈 경험과 기억은 내 몸과 삶에 각인되어 나와 함께 살아간다.”(66쪽) 물론 저자는 슬픔이 가진 힘을 믿는다. “슬픔은 계단이 된다”(102쪽)라고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가 “그 어떤 것보다 탄탄하게 구축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나와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95쪽)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림을 보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자신의 내면을 연결해 주는 가장 적절한 행위라고 소개한다. ![]() 3부의 키워드는 ‘고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의 고독은 아니다. 저자는 ‘선택적 고독’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누군가에 의해 외로운 형편에 놓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홀로 있는 상황에 자리 잡은 것”(116쪽)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고독은 애달프거나 구슬퍼 보이는 게 아니라 여유롭고 현연한 태도로 집중한 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팀 아이텔의 그림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처럼 말이다. 저자는 시(詩)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면서, 자신이 팀 아이텔의 그림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그림이 시와 닮아서라고 말한다. 수수하고 옅더라도 오래 남아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에서, 사진기로 직접 찍은 스냅숏에서 시작하는 그의 그림이 결국은 어디인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보편적 대상으로 거듭나 결국 해석의 문을 활짝 열어 버린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을 좋아한다고 털어놓는다. ![]() 4부는 팀 아이텔의 집에서 발견한 알렉스 카츠가 그린 팀 아이텔의 초상화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흔이 넘은 대가의 내공이 담긴 붓놀림은 숨길 수가 없다. 카츠는 지금도 매일 그림을 그린다. 몸이 좋지 않은 날은 단 15분일지라도, 60년 넘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림을 그려 왔다. “오랜 시일에 걸친 꾸준한 노력”(153쪽). 저자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공통점은 결국 ‘성실함의 가치’로 돌아온다. 4부에서는 카츠의 그림과 함께 ‘희망’을, ‘내일’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을, ‘열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따듯한 기운으로 포근히 나를 감싸 함께 머무르는”(166쪽) 오후 햇볕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바르셀로나의 한 작은 광장을 평등하게 감쌌던 햇볕의 온기. 그 온기가 결국 나를 더 살아가게 하는 것이니까. ![]() 큐레이터 체험 에세이도, 작품 감상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미술과 시가 일상인 사람, 그가 인용한 화가 모란디의 말처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보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주변과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한 기록이다. -문소영(미술 전문 기자, 작가) 저자는 글을 쓰다 마음이 눅눅해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써 온 글들을 종이에 인쇄해서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 앞에 두고 한참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고 마음도 종이처럼 바삭해졌다고 전한다. 미술과 문학과 영화와 일상을 오가는 한 큐레이터의 진솔한 기록이, 그리고 글의 배경으로 때로는 글의 주인공으로 함께한 동시대 미술가들의 그림들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 또한 바삭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 미술 기자로 일하면서 내가 매혹된 사람들 중에는 작가들 못지않게 큐레이터도 많다. 큐레이터. 영화에선 언제나 멋지게 차려 입고 화이트 큐브 안을 또각또각 걸으며 엘리트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그들. 하지만 내가 매혹된 큐레이터들은 미술가의 작업실, 갤러리 전시실, 창고, 도서관을 정신없이 종횡무진하며, 작가만큼 작업에 대해 고민하고, 다큐 PD처럼 전시를 구상하며, 인부처럼 무거운 그림을 번쩍 들고, 기자만큼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다. 그런 큐레이터 중의 한 사람인 김한들이 쓰는 글이기에 이 책은 예사롭지 않다. 큐레이터 체험 에세이도, 작품 감상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미술과 시가 일상인 사람, 그가 인용한 화가 모란디의 말처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보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주변과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한 기록이다. 여기에 그가 특히 아끼는 네 명의 미술가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하루도 평온치 않았던 날들의 기록”을 남긴 전병구, “잊히는 것만큼 잊는 것도 두려운” 것을 상기시키는 박광수, “다 말해 주지 않기에 여운을 남기는” 팀 아이텔, “바르셀로나에서 보았던 오후의 햇빛”을 다시 던져 주는 알렉스 카츠의 그림들이 함께한다. 이들과 함께 “최선의 마음으로 알아챌 수 있는 사물들의 통역가”가 되고 싶다는 김한들이 통역하는 세상은 한층 풍부하고 아름답다. 문소영 (미술 전문 기자, 작가) ![]() 그림에 문외한이니 배운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야지 하였다가 단숨에 흡수해 버린 책이다. 미술이라는 흰 뼈를 제 근간으로 두되 그에 살 붙인 근육과 지방은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끌어올 줄 알았다. 예서 중요한 키워드는 아마도 ‘절로’일 것이다. 자연처럼 스스로 그러할 줄 아는 글의 귀함을 간만에 이 책을 통해 찾은 듯싶다. 이 탄력적인 영민함은 무엇보다 저자의 솔직함에서 비롯한 바 클 것이다. 기교라는 어떤 척으로부터 한참이나 먼 사람. 그 가면 쓰기에 능하지 못해 사회생활 가운데 다친 적이 꽤나 잦았을 것 같은 사람. 그런데 그 과정이 또한 어쩔 수 없었겠다 싶은 사람. 왜? 무얼 어떻게 보고 그 무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몸으로 타고난 사람 같으니까. 그런 청춘은 매 순간 아플 수밖에 없고, 그렇게 매 순간 흔들리는 일로 보는 우리에게 매 순간 자극이라는 떨림을 줄 것이 분명하니까. 『혼자 보는 그림』이 품은 예술에 있어서의 그 ‘태도’란 것을 덕분에 여러 번 되씹고 있는 와중이다. ‘혼자’라는 거, ‘봄’이라는 거, ‘그림’이라는 거, 그 풍경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거리’라는 거. “내가 가고 싶은 자연은 어디에 안 간다. 풍경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이 뚝심에 무한한 신뢰를 감출 수가 없음은 기본이고 말이다. 김민정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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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는 그림이라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삶을 지키는것은 결국 마음이고 그 마음은 온기를 머금은 기억에서 온다라는 글귀가 어쩌면 혼자보는 그림이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림과 함께 시작하는 이야기는 삶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끌렸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위해서 살고 그림을 위해 죽을 마음인 작가는 그렇게 그림에 온 정열울 불태운다. 여기저기 미친듯이 그림을 보고 다니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을 한곳에서 10여년을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회사에 들어가면 숨조차 쉬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훌쩍 떠나바렸다. 그리고는 푸욱쉬기로 했지만 그리 쉽지않은 일이라는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름모를 해변에서 가장 뜨거운 지금 같은 순간을 말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낫기도 전에 또다른 상처가 덮어버린다. 깔린 상처가 진물이 날정도로 말이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세상 사람이다. 그래서 작가는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갈려고 한다. 그렇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대로라는 것을 또 깨닫는다, 자신의 마음이 앞섰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 그건 부끄러움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삶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달래본다 조급함을 가지거나 욕심을 부리면 그 무게가 발목을 잡는다고 한다. 그 무게에 지친마음은 항상 눈앞을 가린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그리고 노력하는 자에게 경험과 시간이 주는 선물이다. 바로 기쁨인 것이라고 말이다 라이네릴케 인생이란 글에서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것이고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한다. 어제는 힘들었지만 오늘도 화이팅을 외쳐본다 그렇다, 모든 삶의 고통도 끝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은 극복하기 힘든 일도 내일 또다른 태양은 비출테니 말이다 전병구 작가의 그림은 삶의 무게가 드리워져 있어보인다. 기댄남자와 무게의 그림에서 나타나듯이 말이다 박광수 화백의 그림에서는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우듯이 암흑이다. 전체가 알수 없듯이 그렇게 암흑을 표현한다. 소년은 가슴에 얹힌 무거운 바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자 시간이 지나면 바위가 조각조각 작아진다고 결국에는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조약돌이 되었지만 사라지지 않는것처럼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것처럼 말이다 사랑했던 무엇인가가 존재헸던 자리에 슬픔은 자라난다고 한다. 슬픔 경험가 기억은 몸속에 각인되어 함께 살아간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공생해서 말이다 삶은 공평하다고 말이다.그게 삶인것을 말이다 삶을 여행이다. 목적이 있는듯 없는듯이 나아간다. 그곳이 전부인체 알면서 말이다. 일상을 여행하면서 소중한 순간을을 떠올리게한다. 어쩌면 정말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는줄도 모른다.삶의 모든 장소와 순간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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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출판사 담당자님의 소개로 현 큐레이터이신 김한들님의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큐레이터분의 글이라고 해서 잘 모르는 예술과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펼쳐진 무거운 책일까 겁이 났지만, 깨끗한 느낌의 양장의 디자인 표지에 이름도 예쁜 '김한들'님의 청춘과 미술에 관한 에세이였다. 작년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라는 故 황현산 작가님의 트위터 글을 묶어 놓은 두꺼운 책의 표지로 뒷 모습의 피사체가 고독감과 많은 상상을 하게 하는 '팀 아이텔'의 그림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분이 바로 저자였다는 것은 굉장히 반갑고도 신기한 일이었다. 그림의 일뿐 아니라, <세계일보>와 <보그 코리아>에 칼럼을 연재 중이며 국민대에서 강의를 하시며 글 쓰기를 좋아한다고 밝힌 것에서 이 책을 낼 이유가 충분했다. 책 머리에 |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의 시간이 저녁이면 좋겠습니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지친 삶에 용기를 북돋기도 하지만 가끔 압박처럼 느껴지게 하는 흔한 에세이들 사이에 오랫만에 부제에서 느껴진 저녁과 새벽에서 오는 고요한 고독의 시간을 즐기며 사색을 좋아하는 듯한 저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저녁시간에 읽어주었으면 하고 귀여운 바램을 비춘 책 머리에서도 나는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4가지 혼자 보며 느낀 그림들을 선택하여 소개하고, 미술과 가깝게 지내면서 느끼는 감정과 추억, 또는 머릿 속으로 되내이며 자정이 넘어선 잠잠한 시간에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며 글을 썼을 내용들이 담겨 있다. P.31 | 그런 날이면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같은 말을 되뇌었다. 같은 속도로 가는 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그러니 타인의 기준에 맞춰 조바심 낼 필요 없다고. 지금 삶의 속도에 의연하게 발을 맞추자고. P.64 | "시간이 지나면 무거운 바위가 점점 작아져. 나중에는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좋을 만큼 조약돌처럼 작아지지. 그러다 가끔은 그 조약돌을 잊어버리기도 해. 하지만 문득 생각나 손을 넣어 보면 만져지지. 그렇게 계속 가는 거야."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P.72 | 인생은 슬픔의 연속이며 그것에 익숙해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다. 살다 보면 삶의 면면은 우리에게 슬픔을 월간 잡지 보내듯 전해 온다. 구독 신청을 한 적이 없으니 취소할 수도 없다. 우리는 매일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며 산다. 심지어 오늘의 나와도 내일은 이별을 해야 한다. P.97 | 음악이나 책, 영화 등은 일분일초가 지나면서 연속적으로 일어날 때 의미를 생성한다. 하지만 그림은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더해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없다. 시간을 붙들어 영원한 현재로 머물며 의미를 무한대로 만든다. P.117 | 우리는 이 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혼자 있는 것이 어색하거나 낯설어서는 안 된다. 살면서 겪는 내면의 상처는 타인으로부터 치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호전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치유할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다. 마음에 와닿는 글들이 많았다. 30대를 맞이한 저자가 사회 초년생때부터 자신이 대면해 왔던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자신을 다잡기 위해 누구나 그래 왔듯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무기력해지는 시기들을 겪으면서 여기저기 생채기난 몸을 이끌고 집에 와 다시 맞이하는 자신만의 고독의 시간 속에서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그렇게 적은 글들이 이렇게 많이도 공감되었다. 몇 페이지에 담긴 네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며 저녁무렵 지치고 일그러진 마음에 여유를 주고 싶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짧지만 굉장히 읽고나서 마음이 편해지고 단단해지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책을 소개해준 '원더박스'와 저자 '김한들 작가님' 감사합니다. * 이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글/사진 ⓒ 김안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