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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들의 애환과 작가의 마음이 한줄기로 흐르는, 금강
-김홍정 작가 <금강>을 읽고-
좋은 글을 쓰려면 꾸준하게 노력을 해야 하고 몰입의 시간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그래서 <금강> 10권을 출간한 김홍정 작가의 작품에 대한 집념과 몰입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운율마실> 통권 제2호 출판기념회 행사를 마치고 김홍정 작가께 여쭈어보았다. “소설 10권을 어떻게 쓰셨습니까?” 소탈하게 웃으시며 “어떻게 쓰긴요. 그냥 씁니다.” 라고 하셨다. 신세계문학 <운율마실> 행사 때 김홍정 작가를 몇 번 뵌 적 있었기에 그분의 곧은 성품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어서 <금강>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금강> 10권을 구매해서 읽어 보니, 작가의 말씀처럼 몰입하여 그냥 소설을 쓰셨을 것 같다.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듯이 자연스럽게 작품 쓰는 시간에 집중해서 대작을 탄생시켰으리라. 물론 15년 동안 사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보낸 시간을 가늠해 보면 만만찮은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소설 10권을 완성하려면 오직 <금강>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금강> 속에는 민중들의 애환과 작가의 마음이 한줄기로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기묘사화(1519년), 당쟁과 사화, 이몽학의 난(1596년, 선조29), 후금의 건국(1616년, 광해군8), 인목대비의 서궁 유폐와 교산 허균의 죽음(1618년, 광해군10)까지 16세기~17세기 조선의 역사를 ‘연향, 미금, 부용, 수련, 영은’ 다섯 명의 여성을 통해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여성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 또한 신선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게 차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연향은 충암(김정)의 제자가 된 양지수와 사랑에 빠진다. 그 사이에서 부용이 태어난다. 연향은 상단 금수하방을 만든다. 정희중의 아들 금석을 갓개포의 행수로 삼아 상단을 이끌게 한다. 미금은 금석의 딸이다. 금수하방의 대행수 미금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일을 잘 처리한다. 부용은 장수를 통해 야인들의 말을 대량 구하게 하며 그녀 또한 최선을 다하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 수련은 공암에 머물며 이궁, 허균과 소통을 하며 금수하방 재건을 위해 노력한다. 발품꾼 장쇠에게 안면도 소금밭에서 소금을 만들게 한다. 명으로 간 허균은 필요한 책을 사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궁은 <게십이장>을 영은에게 건넨다. 영은은 <게십이장>을 읽으며 신령스런 체험을 한다. 팔기군은 조선영의 군사인 우쇠, 근줄 두 사람을 내세워 금수하방과 소금 거래를 한다. 여러 사건을 겪는 동안 금수하방, 경행상단, 만상 등은 피해를 보지 않고 낭금 염벗의 자염은 지금 재현되어 판매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소설이 끝난다. <금강>을 읽으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시대를 초월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금강> 속에 있는 민중들의 애환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가슴속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민중들의 애환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한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민중들이 고통받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며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더 따뜻해지고 국력도 강해져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늘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분들이 있다. 일선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인,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실천하는 분, 힘들더라도 외출을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계신 분……. 이런 분들이 영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지 않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할 일을 묵묵히 해낸 연향, 미금, 부용, 수련, 영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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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사림과 훈구세력이 충돌한 기묘사화 시기부터 인조반정과 호란이 일어나기 바로 전 시기까지 거의 100년동안의 역사를 국왕과 조정의 움직임도 소흘히 다루는 것이 아니지만 민초들 특히 여성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이 시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100년 16세기는 우리 역사에서 시련이 아닌 시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시련을 경험한 시기입니다.
처음에 놀란 것은 1권에서 충암이 배를 타고 금강을 건너갈 때 그 풍경의 묘사가 정말 내가 그 때 그 배를 타고 건너가는 것처럼 현장감있게 묘사했습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내적 심리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당대 인물들이 어떤 심정을 가지고 격동의 시기를 견뎌내었는지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설 진행이 대부분 대화일 뿐만 아니라 반동인물들도 단순히 악인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과 고뇌도 그리고 있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신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서 안타까운 상황 들이 전개됩니다. 하지만 역시 여민동락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이들이 있어 소설을 읽는 동안 매우 좋았습니다. 물론 시대상황의 거센 흐름속에서 이 일이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엄청난 시련과 고난을 당해야 했지만 결국 이루려는 의지는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솔직히 1부 주인공인 연향에게 반했던 터라 이후 전개에 너무 안타까워서 잠시 책을 놓았었습니다. 더우기 계속된 주인공들의 시련으로 정말 책을 계속 읽어나가기 너무 힘들었습니다만 그런 고난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정말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몽학의 난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시 신선했으며 주인공들이 시련과 희생을 당하지만 그들의 후계자들이 그녀들의 꿈을 이어받는 모습에서 이러한 독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 뒤의 부록은 당시 역사적 사실과 지도,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설명을 풀어주어 복잡한 당대 상황과 많은 등장인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당대 조선의 많은 관청이나 행정 제도들, 백성들의 삶, 당대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그려서 소설을 읽는 동안 충분한 역사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15년의 기간을 들인 작가의 노고가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나중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금강을 직접 산책하며 한달동안 반했던 비록 소설속의 인물인망정 그녀들의 자취를 살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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