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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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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생각, 아우름을 다시금 진지하게 해보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 오래된 뿔 >을 지인에게서 소개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보았다, 그래서 고광률 작가님에 대한 호감이 대단했는데, 이번에 신작인 < 시일야방성대학 >으로 그 호감이 더 커지고 깊어질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작가님 스스로 대학에서 보낸 시간들이 수십 년이 되다 보니 그 동안의 대학에 대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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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생각, 아우름을 다시금 진지하게 해보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 오래된 뿔 >을 지인에게서 소개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보았다, 그래서 고광률 작가님에 대한 호감이 대단했는데, 이번에 신작인 < 시일야방성대학 >으로 그 호감이 더 커지고 깊어질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작가님 스스로 대학에서 보낸 시간들이 수십 년이 되다 보니 그 동안의 대학에 대한 생각, 문제점으로 파악한 내용들, 꼭 다루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밝히는 만큼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지난 해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학과 연루된 사건들, 그리고 금수저 흙수저를 논하며 무엇이 잘못된 시대인가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담론들이 끊이지 않기에 더 시의적절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 시일야방성대학 >에서는 '일광대학교'가 등장합니다. 일광대학교는 일광학원 재단으로, 급기야 부실 대학으로 판정받기에 이릅니다. 총장 모도일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태, 이 사태에 대해 얽힌 전 총장, 그리고 비정년의 교원과의 이해 관계에 대해 긴밀하게 꿰뚫고 들어가는 추진력 있는 전개에 책에서 손을 떼기가 힘들다 싶었습니다. 복잡하게 이해 관계로 얽힌 이들에게 추악한 인간의 욕구와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손에서 놓기 싫어하기에 그칠 줄 모르는 거짓들이 난무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엿볼 수 있어서 더 박진감 넘치는 속력으로 독서할 수 있었답니다. 이것이 곧 고광렬 작가님이 오랜 시간 공들여서 인간과 인간 사회의 이해 관계를 관찰하고 메모하여 소설에게 잘 엮어 내놓은 노력과 날카로움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 지금의 사회와 우리의 현실, 역사를 날카롭게 꼬집은 소설 < 시일야방성대학 >에 감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도일은 학생들과 학부모님의 피 같은 돈을 등록금으로 야금야금 올려받고서 그것으로 자신의 세를 불려나가고자 악착같이 노력하는 야비함으로 점철하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감사실과도 막역하게 지내며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시종일관 달려가는 모습에 소름이 끼치는 것은 그만큼 현실과 맞닿아 느낄 정도로 잘 그려진 책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우리가 묻듯이, 대학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책이라 더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y****7 2020.0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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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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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의 작가, 대학을 해부하다<시일야방성대학>고광률 장편소설부실대학의 문제점과 사학재단의 문제점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 접해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뉴스가 아니기에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지나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의 전반에 깔려있는 기득권층 중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인 대학교수들의 문제적 발언이나 행동을 알리는 뉴스를 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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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의 작가, 대학을 해부하다
<시일야방성대학>
고광률 장편소설

부실대학의 문제점과 사학재단의 문제점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 접해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뉴스가 아니기에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지나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의 전반에 깔려있는 기득권층 중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인 대학교수들의 문제적 발언이나 행동을 알리는 뉴스를 접하거나 사학재단의 비리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그냥 간과하고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시일야방성대학>은 개인적으로 자주 읽는 장르의 소설은 아니라 처음에 초반부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읽고 다시 읽기를 반복하면서 소설에 적응해 갔다. 등장인물들도 많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여러 인물들 중심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되어 읽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에 빠지면서 이건 소설이 아니라 지금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알리는 고발 시사프로그램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며 집중하며 읽었다.

일광학원 재단의 일광대학교는 일광건 설 창업주이자 일광 학원 설립자 모준오에 의해 세워진 대학이다. 초기에는 일당과 설립에 앞장선 일등 공신인 주시열에 의해 대학 운영이 좌지우지되었고 총장까지 하게 된다. 그 후 창업자의 외아들 모도일이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총장 일가와 학교의 운영을 담당하면서 실세로 군림했던 교수들과의 암투가 벌어지면서 학교 운영에서 비리가 나오고 재정 위기도 직면하면서 결국 교육부에 부실대학으로 분류되어 학생들의 데모로 이어진다.
여러 에피소드식으로 소설이 전개되어 중심인물과 관련된 학교에 소속된 인물들과의 갈등이 주 이야기다. 전 총장과 현 총장의 싸움과 실세로 군림하면서 교수계를 주름잡는 고등학교 출신에 따른 파벌, 연구와 교육이 아닌 총장 일가에 충성 경쟁과 견제를 일삼는 '주고박구'이야기, 의과대학 편입을 두고 학생회와 교수와 학교와의 야비하고 비열한 싸움, 비정년 교원과 총장과의 기울어진 싸움 등등 모든 에피소드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작가는 한 대학에 30년 넘는 세월을 재직하면서 자신이 겪었던 사실들이 이 소설에 녹아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불편을 느낄 사람들에 대해 자신의 탓이 아닌 세상의 탓이라며 남다른 배려의 말도 아까지 않을 만큼 그의 소설은 작가의 상상에서 오는 허구라기보다 작가가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에 살을 붙은 개연성이 높은 글이었다. 이제 자식을 대학에 보낼 나이가 되니 더더욱 지금의 현실에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대학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o***6 2020.0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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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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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한정만)는 3일 학교 공금 197억여 원을 횡령 또는 유용한 일광대 주시열교수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학교 측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하남시 금암산으로 도피해 있던 주 교수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만7세도 안 되는 아이들을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영어유치원에, 수영강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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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한정만)는 3일 학교 공금 197억여 원을 횡령 또는 유용한 일광대 주시열교수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학교 측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하남시 금암산으로 도피해 있던 주 교수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만7세도 안 되는 아이들을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영어유치원에, 수영강습에, 줄넘기강습에, 수학학원에,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유치원 꼬꼬마들을 학원뺑이치는 나라입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은 인구대비 높은 교육열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대학진학률은 여타 나라에 비해 높으며 좋은 대학 진학이 곧 성공적인 삶을 위한 발판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교육열에 반해 대학은 각종 비리와 탈세의 온상으로 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배출해야할 곳이 기성세대의 입장을 변론하는 곳으로 전락해 있을 뿐입니다. 사학대학의 비리는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매우 소수입니다. 더구나 대학은 등록금만해도 비싼 곳은 한 학기에 오백만원이 훌쩍 넘고 비싼 곳은 천만원에 육박하기도 하기에 뉴스에서 사학비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땐 드디어 올게 왔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어느 한 대학의 사학비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일야방성대학』은 최고교육기관인 대학의 교수사회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특권의식으로 벌어지는 음흉한 욕망으로 점철된 질투와 모략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갖고 싶은 누군가의 자리를 뺏고자, 누군가는 뺏긴 자리를 되찾아오고자, 혹은 이들을 무너뜨리고자하는자로서 부정하고 부당한 거래들이 이루어지며 순수한 열정이 짓밟히는 씁쓸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용에 불편하고 불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랐습니다. 대학의 재정난과 벌어지는 각종 비리의 행태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고광률 저자는 30년간 대학조직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경험이 이 책을 집필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그래서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딘지 익숙한 느낌에 놀랐고 그래서 안타까웠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오늘날 대학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등"을 독자들이 잘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힙니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이 책이 불편하고 불쾌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번쯤 대학은 무엇이며 우리는 현재의 대학들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지식인이라 추앙하는 인물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은 채 순수한 열정을 지닌 이들의 꿈을 밟히게 하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보길 바랍니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우리의 사회의 모습은 아닐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y*****8 2020.0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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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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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현실의 간극은 과연 얼마정도일까?가끔은 소설보다 더 기가막힌 현실에 어안이벙벙이니......아마도 그 간극은(환타지, 공상 등을 제외) 0으로 수렴하지 않을까?소설을 읽을때마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해왔는데 이번 소설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어떤 소설들보다도 현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팔은 안으로 굽는다면(내가 교수였다면) 이 책이 허무맹랑하다 했을지 모르겠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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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현실의 간극은 과연 얼마정도일까?

가끔은 소설보다 더 기가막힌 현실에 어안이벙벙이니......

아마도 그 간극은(환타지, 공상 등을 제외) 0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소설을 읽을때마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해왔는데 

이번 소설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어떤 소설들보다도 현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면(내가 교수였다면) 이 책이 허무맹랑하다 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스스로가 객관적인 편에 속하는 직원이라 생각하고 있고

근무하면서도 마음만은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 믿었다.(게다가 모교에서 근무 중)

어찌되었든 나의 이런 상황은 이 책이 더 없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었음을 인정한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현 직장을 옮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으므로

무슨일이 생기면 이 책을 들춰보며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다른 어떤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적들 보다도 값지다!


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대다수 일반 독자들은 처음에 들이닥치는 많은 등장인물들에 당황될 것 같다.

나도 처음 학교에서 근무할때 지자체와는 전혀다른 체계에 당황했었으니......

총장, 부총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비서실장, 사무처장, 학장 등등

교수도 정교수, 부교수, 전임, 비전임!

하지만 이 위기만 넘기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모도일 총장과 주시열의 세력다툼이 재미있다.

계통과 위계없는 세계관과 산전수전 다 겪은 통찰의 싸움!

과연 이 게임의 승자는??

구조개혁평가와 함께 등장한 융복합,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통한 세력 등의 비판도 예리했다.

세금과 학교 사이의 선택이 이런 대학현실을 만들었다.

과연 개혁의 주체는 누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만났던 교수님들은(대부분 보직교수) 멋지고 좋으셨다. 

책에서 묘사된 것처럼 이익에 목숨걸거나 파렴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분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직원들을 부하부리듯 대하는 교수부터, 행정체계를 무시하기도 하고, 의전 따지고,

언제나 좋은것으로 대접받고 싶어하는 부류도 많다. 

당장 친한 조교 선생님과 이 책을 함께 하고 싶다.

(본부서만 일하다 보니 친한 조교선생님이 생겼고,

단대와 달리 그들은 직원쪽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기회가 된다면 존경하는 교수님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과연 어떤 관점으로 이 책을 바라 보실지 궁금하다.

f******7 2020.0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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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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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세상에 설령 사기업이라 해도 순리와 합리성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그 성원들이 온전한 협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건 수십 년 전에나 통하던 사고 방식입니다. 하물며 기업체도 아니고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시장바닥의 난맥상을 능가하는 게 바로 대학에서 펼쳐지는 복마전의 지옥도입니다. 복마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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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세상에 설령 사기업이라 해도 순리와 합리성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그 성원들이 온전한 협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건 수십 년 전에나 통하던 사고 방식입니다. 하물며 기업체도 아니고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시장바닥의 난맥상을 능가하는 게 바로 대학에서 펼쳐지는 복마전의 지옥도입니다. 


복마전이라는 말은 <수호전>에 실려 유명해졌는데 말 그대로 악마들이 진을 친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대학을 일컫는 명칭은 "상아탑"이란 게 있는데 그 우아하고 숭고한 학문 탐구의 장을 아름답게 일컫는 취지죠. 그런데 21세기 한국의 대학은 아직도 비리와 세력 다툼과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하는 수가 적지 않습니다. 이 소설 속의 "일대"가 그런 곳을 대표라도 하듯 픽션을 통해 자신의 치부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일광대는 지방 사립대인데 과거에는 향토사학인 인근 중명대(p58)에 빛이 가리는 초라한 위상이었으나 중명대가 비리로 크게 명예가 실추된 후로는 상대적으로 더 주목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디테일은 아마도 실제 모델이 있었기에 작가님이 이처럼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려낼 수 있었겠거니 짐작도 합니다만 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반면, 일광대는 이름부터가 화투짝의 어느 패를 연상케 한다며 작명 과정에서 반대가 있었다느니 하는 후일담은 순전히 픽션이겠지만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핵심이 되는 사건은 의대 편입 기준 완화를 놓고 학생들과 학교 측 간에 벌어진 투쟁입니다. 투쟁이 투쟁의 정해진 노선만 가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학 내부의 온갖 해묵은 병폐가 드러나고 말썽이 몇 배로 커져 수습 불능이 되어 가는 과정에 소설의 재미, 혹은 풍자의 포커스가 놓입니다. 본래 의대가 어디 하나 신설되고 안 되고 하는 문제가 지방대의 사활, 아니 지방 자체의 큰 이해 관계를 좌우하기 때문에 이런 소동이 실감도 나거니와, 사실 지방에 살지 않는 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 속에서 가상의 의대생들은 어렵게 공부해서 학교에 들어왔고, 그런 자신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이런 문제에 민감해지는 게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런 의대생들은 같은 캠퍼스를 쓰는 나머지 "지잡대생"들을 우습게 볼 뿐 아니라, 심지어는 다른 단과대 교수들에게까지도 정당한 존경을 표하지 않습니다. 까까머리(삭발 투쟁 때문에)를 가리기 위해 쓴 모자를 끝까지 벗지도 않고, 심지어 투쟁과는 무관하게 씹던 껌도 그대로 질겅질겅 씹어 제칩니다. 학생 대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걸로 나오는데 아직 순수해야 할 젊은이가 벌써부터 기득권 논리에 물 들어 추태를 떤다는 암시가 곁들어진 대목이겠습니다. 


부패 사학 재단과 학생들 사이의 대결 구도뿐 아니라, 교수진 안에서도 암투가 횡행합니다. 총장은 설립자의 아들인데 설립자는 건설업으로 큰 재산을 일군, 지성과 교양과는 꽤 무관한 위인입니다. 그 아들은 최고 수준의 의과대학을 나왔다는 말로만 묘사되다, 소설 중반쯤(p190)에 가서 대화 중에 "하바드"를 나왔다고 나옵니다. 재미있는 건 대화가 아닌 본문 중에서는 하"버"드라고 표기되는 곳(예컨대 p196)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이야기인데, p195에서 "갓대잇"은 아마 "갓댐잇"의 오타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님의 말투가 구수해서, 한숨이 푹푹 나오는 개탄스러운 사학 비리 이야기가 주는 재미 외에도 다른 흥밋거리가 많았습니다. 대머리를 묘사하던 중 "아이스링크처럼 번들거리고 횅한" 같은 우스운 푷현도 있고, p33에 보면 "교주(校主)"와 "敎主"를 이용한 말장난(동음이의어)도 나옵니다. 요즘 특정 교단의 행태가 이슈가 되기도 하는 터라 이런 대목이 더욱 심상찮은 느낌도 던져 주고요. 


이런 사학에서 대개 총장직 등이 가문 내 세습이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이사진뿐 아니라 총장 등의 측근으로 수십 년 동안 암약한 측근들이 나중엔 실세로 군림하며 "교주"들도 어쩌지 못할 세력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소설 속에서는 주시열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주시열을 비롯한 네 명의 보좌진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비리의 중핵으로 나오는데 이들을 일러 극중에서는 (성씨를 따) "주고박고"라는 별명(p109)을 붙입니다. p56에 보면 이런 사람들을 일러 "무능하거나 양아치"라고 규정하는 대목이 있는데 사실 양아치들이 그 나름 유능하게 착시를 유발할 때가 있지만 알고 보면 무능한 자들입니다. 무능하니까 남들 합법적으로 할 일을 구태여 불법으로 하는 거죠.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사람의 욕심에는 끝이 없어서 어느 선에서 멈출 줄을 모름을 비꼬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말 탄 주인 못지 않게 (저 "주고박고" 같은) 경마잡이들의 탐욕과 추태가 독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경마잡이"라는 말이 p26에 그대로 나옵니다. 어원은 한자어 "견마"지만 현재 표준어로는 "경마"가 사용되며, 물론 경마(競馬)하고는 아무 관계 없는 말입니다. p100에는 "모노륨"이란 말이 나오던데 참 오랜만에 들어 보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작품은 건조하게 메시지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보듯 생생한 디테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시위를 할 때 외치는 구호 중 "학생이"에서는 길게 빼고, "주인이닷!"에서는 짧게 끊는다는 등 시위 현장에서 직접 관찰을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설령 관찰을 해도 잘 모르고 넘어갈) 세부 묘사가 많아서 재미있었네요. p156에서 사무처장이 어떤 때는 말투가 고어투가 된다거나, 끝에 괜히 "요"를 붙인다든가 하는 대목이 그랬습니다. 


비리 사학은 평소에 담당 공무원들과 잘 지내야 한다든가, 접대를 소홀히해서는 안된다든가 하는 운명적 애환(?)이 있지만 그 외에도 지역 언론사와의 관계가 돈독해야 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비리 사학 못지 않게 이른바 사이비 언론인들의 작태가 자세히 나옵니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피상조"인데, 그는 고작 보험영업사원이었으나 탁월한 수완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언론인 대접을 받는 위상에까지 오릅니다. 하긴 과거에 호텔 지배인(아, 물론 대단한 직입니다만)에서 국가 정보 기관 2인자(사실상 1인자)까지 한 분도 있었지요. 여튼 이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에 촌철살인의 풍자가 들어 있는데, 


"작은 글로 큰 돈을 어떻게 버시는지...(후략)"

"칭찬으로 들었는데 비아냥으로 들리는군요?"

"갑에게 비아냥대는 멍청한 을도 있던가요?" 


같은 대화가 그것입니다(p177). p187에 보면 특히 이런 지방 비리 사학에서 이른바 "자활단"을 꾸려 저항하는 교수들은 비주류 언론사(책에는 "통신사"라고 나오는데 통신사는 더 특정한 곳만을 가리키므로 좀 어색합니다)에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이유는 "주류" 언론사는 이미 비리 사학의 편이라서 그렇다는 거죠. 이런 대목을 보면 지방 소규모 언론사의 역할도 분명히 따로 존재한다는 점 확인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가 소중한 거겠고요. 


작가님의 이야기가 구수하다 보니 온갖 분야의 어휘가 신명나게 동원되기도 하는데 군사용어인 중심, 종심을 거론한 대목(p162)도 그렇고, 아랫사람들을 교묘히 이간질시키라는 뜻(부친의 노하우)에서 "분할 통치"를 언급한 대목도 그렇습니다. p155에는 "시건 장치"라는 말이 나오는데 모르는 분들도 있겠지만 쉽게 말해 잠금장치라는 뜻입니다. 


교육이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아주 안 될 건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교육의 본 취지가 무색해지고 천박한 돈벌이, 돈놀이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 작품 p190에 보면 대화 중에 "니네 총장, 아니 사장"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사장, 그 중에서도 악덕 사장인지 총장인지 모를 위인들이 교육계를 더럽힌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p105에 "사업체"라는 말로 직접 풍자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p127에 이른바 "정성평가, 정량평가"를 각각 "엿장수 맘대로, 구색으로 숫자만 맞추기"로 신랄하게 후려치는 대목은 독자 속이 다 시원해집니다. 


소설은 처음에 공민구의 부친상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에피소드가 생각 외로 의미심장한 것이어서 중반 p170 이후에도 "고등학교도 채 못 나온 분이 자격증 다섯 개나 땄다는 건...." 같은, 죽은 부친을 애틋이 기리는 장면이 계속 나옵니다. 그 조부는 부친과 달리 교육에 무관심한 위인이었는지 이를 특별히 언급하기도 하는데, 여튼 이런 디테일이 그저 풍자, 고발 일변도로 가기 쉬운 전개에 일종의 휴머니티를 더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어떤 대목에서 "차라리 1980년대, 선과 악이 분명히 갈려 투쟁하던 때가 좋았다"는 곳도 있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머리 빡빡 깎고 시위하는 젊은 의대생 대표, 그리고 이들을 필사적으로 막는 비리 사학 간의 대결 구도에서도 과연 누가 완전히 나쁘기만 한 건지 쉽사리 판단이 안 된 채 그저 난장판으로만 돌아가는 모습이 씁쓸하죠. 현실이 이 픽션과 매우 닮았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더 답답하고 말입니다. 

v*****7 2020.02.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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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다르지만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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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통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대학 교수들의 갑질과 재단 문제 정도였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대학교수들의 암투, 질투, 모략, 욕망 등이 뒤섞여 있다. 국공립이면 조금 다를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사학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시간강사법 개정을 둘러싸고 대학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려주는 책들이 이미 나와 있고, 총장 자
"기대와 다르지만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다." 내용보기

한국 대학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통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대학 교수들의 갑질과 재단 문제 정도였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대학교수들의 암투, 질투, 모략, 욕망 등이 뒤섞여 있다. 국공립이면 조금 다를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사학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시간강사법 개정을 둘러싸고 대학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려주는 책들이 이미 나와 있고, 총장 자리를 둘러싼 온갖 암투와 비리 등은 결코 낯설지 않다. 작가는 이런 학교 문제 중 대학교수 사회와 재단에 집중한다. 작가 자신이 30년 동안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고민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그렸다고 한다.

 

일광학원 재단의 일광대학교는 중부권 대학이다. 이 대학은 일광건설을 운영하던 초대 이사장 모준오가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인물은 주시열인데 현재 총장인 모도일과 대척점에 있는 실세 교수다. 한때 주시열이 총장이었던 적이 있다. 모도일은 하버드 의대전문대학원 출신이다. 선친의 유훈에 따라 주시열을 내처지 못하고 함께 하고 있다. 이 둘이 학내에서 각각 파벌을 형성하고 견제하면서 학교가 굴러간다. 이사장 집안이고 총장이면 절대 권력을 휘두를 것 같은데 반대 파벌과 법 때문에 운신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작가는 이 부분을 파고들어 줄서기, 파벌, 암투, 비리 등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사학 비리를 파헤치는 소설이 아니다. 작가는 모도일 총장이 뭐가 아쉬워서 비리를 저지르겠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권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할 때 참지 못한다. 일광대학은 교육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가선정되어 부실 판정을 받게 된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학생들은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시위를 벌이고, 총장실을 점거한다. 총장 반대편에 있던 파벌은 새로운 총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수장은 전 총장이었던 주시열이다. 여기에 감사실장 봉백구와 직원 출신 비정년 교원 공민구 등이 등장해 대학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낯설지만 낯익은 상황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대학교수들이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소설에서 지적할 때 놀랐다. 교수들의 특권의식은 또 다른 권력을 만나는 무력하다. 일광대학에 의대가 있는데 의대생들도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다. 의대 편입 문제를 그들이 지적한다. 이 지적을 보면서 학교 비정규직 교사들을 직원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을 때, 공사에서 비정규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 의견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노력과 성취와 기득권이 능력주의란 단어로 포장되어 유통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한 번의 시험 합격이 만들어낸 문턱은 턱없이 높다.

 

앞부분에 의대 학장 윤우가 이야기를 끌고 나갈 것 같았는데 스트레스로 쓰러지면서 중심에서 밀려났다. 이후 작가가 개입해 학교 내부의 문제와 이 학교가 어떻게 설립되고 운영되었는지 알려준다. 공민구가 중심에서 이야기를 풀어갈 줄 알았는데 그도 이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이다. 교원과 직원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기는 한다.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모도일 총장은 분노하고, 교직원들을 모으고 휘두른다. 이 권력에 기생하는 교직원들은 그에게 충성하고 그의 눈치를 볼 뿐이다. 학자적 양심이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고한 교수의 위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부분을 아주 희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솔직히 이 부분이 약하다.

 

처음엔 조금 쉽고 가볍고 풍자적이고 유머스러운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작가는 대학의 문제를 다양하게 다루지만 깊이 파고들어가지 않으면서 왠지 모르게 중심이 빈 듯한 느낌을 준다. 대학교수 사회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총장에 충성하거나 반대 파벌의 움직임 그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재밌는 부분 중 하나는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인물들 대부분이 일광대학 출신이란 점이다. 마지막에 공민구가 교패를 닦는 장면은 학교에 대한 그의 애정과 바람을 보여준다. 같은 동문인 봉백구 실장이 한 행동과 대비된다. 기대와 다른 전개와 결말이다. 어쩌면 현실적인 것인지 모르겠다

f***2 2020.02.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