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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4일째 되던 날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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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침대에 대한 생각을 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곳? 늘어지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상상만 해도 눕고 싶은 곳!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가장 사적인 공간, 그렇기에 최소 공간으로 최대의 쉼을 주는 곳. 그곳이 침대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날 침대로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은 한 남자가 있다. 그 설정만으로도 침대의 의미가 갑자기 감옥처럼 갑갑해진다. 아까의 침대에 대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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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침대에 대한 생각을 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곳? 늘어지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상상만 해도 눕고 싶은 곳!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가장 사적인 공간, 그렇기에 최소 공간으로 최대의 쉼을 주는 곳. 그곳이 침대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날 침대로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은 한 남자가 있다. 그 설정만으로도 침대의 의미가 갑자기 감옥처럼 갑갑해진다. 아까의 침대에 대한 내 나름의 정의는 실패한 걸로~.

 

화자는 침대에 들어간 한 남자의 동생이다. 소설 속에서는 이름 한번 언급되지 않는다. 침대로 숨어버린 남자는 맬컴 에드’. ‘맬컴 에드의 동생의 이름을 대신한다. 이러한 설정은 화자인 는 형이 있었기에 존재감이 인식되는 인물이라는 것을 대변한다.

엄청난 무언가로 자라날 씨앗의 씨앗’(21)

형은 이미 어릴 때부터 이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었기에, 어찌 보면 동생이 존재감의 절대적 크기가 작다라기 보다 형에게 가려진 상대적 존재감의 상실로 보는 것이 정확하겠지. 뭐든 최초의 인간이 되겠다며 지붕 위 안테나에 알몸으로 매달리기까지 한 사람이니 이런 사람 앞에서 그 누구도 존재감 있기란 힘들 테니까. 도대체 작가는 왜 이렇게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든 것일까? 희한한 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특이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는 막힘없이 스르르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이리라.

 

신예 작가의 거리낌 없는 상상력과 재능이 만나 20년 동안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겠금 작품을 썼다. 작가 후기에 우연히 TV에서 본 뚱뚱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모티브를 얻었다는데 그는 평범하게 살기를 거부하는 한 캐릭터로 맬컴 에드란 인물을 창조했다. 635kg, 0.5톤이 넘는 몸무게를 가진 사나이로.

 

어릴 때부터 기괴한 행동으로 이미 맬컴 에드는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혔지만 이러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 루와 가족에게 헌신적인 사랑과 돌봄으로 생의 행복을 느끼는 엄마, 젊은 시절 겪은 작업 현장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아버지, 형에 대한 질투, 그러면서도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동생이라는 다소 문제 있는 설정으로 단순한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엮어 낸다.

 

맬컴 에드는 도대체 왜 침대로 기어들어갔는가 

그런 삶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어.”(97)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182)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면, 굳이 다른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183)

에게 순응하는 삶이 그저 가벼운 가려움인 반면, 형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형은 태양이었고 가족들과 루, 그리고 는 소행성이나 다름없었다. 형의 영향력에서 이탈하지 못하는 힘없는 행성들. , 힘이 없는 게 아니지, 궤도를 이탈할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구나. 형을 사랑한 루, 루를 사랑한 나, 모두를 사랑한 형. 그들은 하나의 태양계로 묶여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맬컴 에드는 침대로 들어간다. 먹고 자고 누워서 TV보는 것 외엔 그 어떤 것도 거부한다. 그 거부에는 엄마의 희생과 사랑은 얼마든지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엄마는 누군가를 돌봄으로써 행복의 절정을 느낀다. 엄마는 기꺼이 희생이란 이름으로 아들의 수발이 된다.

 

하얀 절벽이 있다. 세월의 압력으로 탄생한 백악(白堊). 형이 침대로 들어갔다. 20년 동안 누워있다. 살과 이불의 섬유가 하나의 조직으로 새로운 물질이 탄생할 만큼 세월의 압력이 진행되었다. 그 시간은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지기’(280) 충분한 시간이었다. 드디어 우린 깨닫는다. 형이 20년이란 시간을 통해 아버지에게, 어머니에게, 동생에게, 루에게 준 구원의 메시지를.

 

도 형처럼 침대로 기어들어가지만 나에게 침대는 도피의 공간이다. 형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애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는 형처럼 침대에 들어가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가 헌신적으로 형에게 매달려 애정을 쏟듯 떠나버린 루가 에게 돌아와 돌봐주기를 고대한 것인가. 이 대목에서 는 형에게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형의 궤도를 이탈했다고 확신했건만 그는 여전히 형을 중심으로 먼 궤도를 돌고 있는 소행성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춥고 고립감만 깊어졌다.

 

-내 침대는 늙은 애완견처럼 내 체취와 몸의 형태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무조건적인 사람으로 반겨주었다. 나는 며칠 동안 계속 잠만 잤다. 나의 대탈주는 실패로 끝났다.(341)

 

! 형은 침대로 들어간 20년 동안 행복해 보이는데 는 고작 며칠도 침대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할까. 이유는 단순했다. 자기 자신을 가엾게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였다. 형은 세계 최초로 20년 동안 침대에 누워 지낸 인물을 되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인물로도 기록될 것이다. 형은 형이 원하는 대로 남들처럼이 아닌 자기가 선택한 삶을 다르게살았다. 세상 사람들의 방식을 거부했다. 형의 삶은 주도적이고 자발적이었다. 그게 와 형의 차이점이다.

 

독자인 내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를 활자로만 읽어낸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야기 자체로 나에게 녹아들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유럽의 정서와 사고방식이 나에게 익숙치 않아서? 글쎄,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 감정선과 찌릿 하는 전율은 없었다. 살과 살이 직접 맞대지 못한 기분. 얇은 막이 쳐져 있는 기분이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는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알아먹겠다. 어찌보면 단순하고 명료한 전달력을 가진 이야기다. 빙빙 돌린 것도 없고 비유와 상징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단순한 가독력으로 쭉~ 읽어낼 수 있었다. 재미는 있는데 감동은 없다? 그 정도의 표현이 더 나으려나.

 

읽은 김에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을 검색해 보았다. 현재 500kg대의 남미 사람이 있다. (다이어트 중이란다.) 635kg대의 남자가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인물이라는데 그는 이미 고인(故人)이다. 작가가 왜 하필 맬컴 에드를 635kg로 했는지, 이렇게 단순한 이유였다니. 하하. 속은 기분이 드는 건 뭐지? ㅋㅋㅋ

 

 



YES마니아 : 로얄 g********s 2013.04.04. 신고 공감 11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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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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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전자시계가 7483일을 가리키던 날의 아침이다.' (9쪽)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소설 <침대>는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스물 다섯살의 생일을 기점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기로 한 맬컴 애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그 시작은 그가 침대에 누운지 정확히 7483일이 되는 날로부터 시작해 맬컴의 어린시절부터 현재를 오고가며 그의 가족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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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전자시계가 7483일을 가리키던 날의 아침이다.' (9쪽)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소설 <침대>는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스물 다섯살의 생일을 기점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기로 한 맬컴 애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그 시작은 그가 침대에 누운지 정확히 7483일이 되는 날로부터 시작해 맬컴의 어린시절부터 현재를 오고가며 그의 가족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의 화자는 단 한번도 이름이 등장한지 않는 '나'
. 말컴의 남동생이다.

맬컴은 왜 갑자기 침대에 자신의 삶을 제한해버린 것일까? 스물 다섯. 분명 인생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빛나는 시기가 아닌가.
동생인 ' 나'의 시선을 통해 본 맬컴은 어릴때부터 영민하지만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기이한 행동을 하고 했다. 무엇이든 세계최초가 되길 원하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지붕 위 안테나에 매달린다던가, 음악회에서 알몸으로 노래를 따라부른가....하는 식의 행동들을 서슴치 않았다. 반면 그만의 영특함과 기민함으로 학교에서는 여자동급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남자 동급생들에게는 질투의 대상이 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인물이었다.

"난 의자에 앉아서 일해. 컴퓨터 게임을 통해 누군가와 싸우고, 투표를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내가 버는 돈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살 수도 없지. 난 목적도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을 만들어 주는 일만 하고 있어." (184쪽)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 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주택융자를 갚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에 회의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친구인 루에게서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말을 들은 다음날 맬컴은 침대에 누워버리고 만다.
그렇게 20여년이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린다.

컴 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조니 뎁 주연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가 연상되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길버트와 남편이 자살한 충격으로 몸무게가 500파운나 나가는 거구가 된 어머니, 그리고 정신 연령이 어린 아이 수준인 저능아 동생 어니의 모습들이 이유도 모른채 침대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아들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아들의 수발을 드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마흔 셋이 된 현재까지도 형의 곁을 떠나는 않는 동생의 모습들이 상당부분 겹쳐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이야기가 단순히 침대에 갖힌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와 그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어디까지 희생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비단 맬컴의 가족들 뿐 아니라 루의 가족사를 통해서도 가족이란 어렵거나 부담된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을 버렸다 하더라도 칼로 무자르듯이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유진 오닐의 자전적인 소설 <밤의 긴 여로>의 가족들처럼 말이다.

맬컴 역시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다. 자신의 삶을 침대에 가둠으로 어머니에게 이십 년 동안 아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아버지에게는 새로운 일과 동생에게는  사랑을 쥰 것이다. 물론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어디 상식으로만 이해되는 것이겠는가.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할수는 없지만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다."
책을 옮긴이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대사로 이 책의 내용을 정의하는 데 이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맬컴의 선택을 결코 이해할 수 는 없지만 완벽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맬컴과 그 가족들의 이십년이 결코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침대>는 맬컴이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한 남자를 통해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 세상에 이런 사랑과 삶도 존재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는다면  그의 행동도 어느정도는 이해하게 될 것이다.



d****a 2013.04.13. 신고 공감 7 댓글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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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처럼 이책도 욕하면서 읽게 된다 !!!
"욕하면서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처럼 이책도 욕하면서 읽게 된다 !!!" 내용보기
파자마 색깔이 멋진 표지 , 그래서 침대에 얽힌 야한 이야기인가? 아니면 코미디같은 이야기인가? 라는 궁금함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첫문장 부터 나를 당혹하게 만든다.   "잠자는 형은 매연속에서 송로버섯을 찾는 돼지 같은 소리를 낸다. 중간생략 형의 체중은 어림잡아 630킬로그램쯤 된다고 한다. 1톤의 절반이 넘으니 정말이지 엄청난 무게다.   라는 책의 시작을 대
"욕하면서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처럼 이책도 욕하면서 읽게 된다 !!!" 내용보기

파자마 색깔이 멋진 표지 , 그래서 침대에 얽힌 야한 이야기인가? 아니면 코미디같은 이야기인가? 라는 궁금함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첫문장 부터 나를 당혹하게 만든다.

 

"잠자는 형은 매연속에서 송로버섯을 찾는 돼지 같은 소리를 낸다. 중간생략

형의 체중은 어림잡아 630킬로그램쯤 된다고 한다. 1톤의 절반이 넘으니 정말이지 엄청난 무게다.

 

라는 책의 시작을 대하는 순간 윽 침대에 갖힌 돼지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나 인간 맬컴의 이야기이다.25살 생일을 맞는 순간 세상으로 나오기를 거부한 맬컴은 침대생활을 시작한다. 7483일동안 그곳에서 누워 먹고 자고 하는 행동만 하다보디 맨처음 앙상했던 몸은 점점 불어나 거구를 지나쳐 괴물이 되어버렸다.

 

그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 엄마,아빠, 동생의 눈을 통해서 맬컴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그려낸소설이다. 구조상으로 보면 너무나 단순하다. 침대생활의 시작과 끝이니까 . 그러나 이책이 지겹지 않고 읽히는 이유은 작가의 생생한 글솜씨 때문이다. 맬컴이 침대생활을 시작할때 동생과의 대화

 

"난 의자에 앉아서 일해. 컴퓨터 게임을 통해 누군가와 싸우고, 투표를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내가 버는 돈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살 수도 없지. 난 목적도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을 만들어 주는 일만 하고 있어 ."

" 그야 원래부터 늘 그래 왔던 건데 새삼스럽게 왜 그래 ?"

 

맬컴은 누군가를 위한 인생이 살기 싫다고 나만을 위한 인생이 아니면 세상에 살아가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침대로 들어가버린다. 이부분만 본다면 맬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 도 있다. 어린시절부터 맬컴의 엄마로 인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왔던 인생이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엄마에게로 돌아가는 선택이 곧 침대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맬컴은 어려서부터 과잉 행동 장애로 인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엄마의 과보호로 살아왔다. 이상한 행동과 특이한 말들이 엄마의 보호속에서 자랐기때문에 사회부적응자보다는 조금 특별한 아이로 성장하는 정도였다 . 성인이 된후 여자친구 루도 만나고 동거도 시작하는 등 일상적인 삶을 살려고 하다가 어느날 루가 아이 이야기를 하면서 맬컴은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사회생활에서 자신이 무능력함을 깨닫게 되고 그때부터 침대라는 도피처를 찾게 된다.

 

이소설은 단순히 침대에 갖힌 맬컴이야기가 아닌 맬컴를 통해서 가족이란 어떤것인가? 가족간의 애정이란 어느정도까지가 좋은가? 모정이 항상 올바른가? 라는 물음을 던져준다. 어쩌면 엄마의 과보호속에서 맬컴이 침대에 그렇게 오래있을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부모란 아이가 세상을 버리려고 할때 어떤것이 도움이 될까보다는 애정이 먼저 앞서기 때문일까? 부모가 되지 않아서 아직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었지만 맬컴을 이렇게 만든것은 결국 가족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적 학교에 들어가면 가정환경조사라는 것이 생각났다. 그때는 부모님 직업, 재산, 학력등등 결국 너희집은 어느 정도사니?를 에둘러 물어본것이다. 가정환경이 물질적으로 중요하지 않음을 이제는 알아가고 있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 맬컴 너는 왜그러니? 책속에 나와있는 가정환경조사서를 보니 물질적으로 풍요하지 않았지만 정서적으로는 참 행복한 사랑을 받았는데 말이야. 거구의 맬컴으로 인해 집안에 침대가 점점 커지고 결국 가족들은 집밖 트레일러로 몰아내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 또한 몸도 망가지면서 죽음의 위기까지 온 순간 세상으로 나오기를 결심한다. 그순간 맬은

"형이 우리 가족을 망가뜨렸어."

"아니야. 내가 구원한거야.

나는 엄마에게 누군가를 이십 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아 있게 한 거야."

"아버지에겐 새로운 사진을 드렸군."

"그리고 너에게는 루를 줬어." (p368)

확 그냥 말이냐 , 빵구냐? 결국 실패자 맬은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 사실 이소설을 읽으면서 어이구 어이구 하게 되면서 작가의 글솜씨 또한 그속에 재치있는말들 , 심각한 순간에 일으키는 재미있는 요소들 때문에 책을 놓치 않고 읽을수 있었다. 그중에서 맬컴이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방송에 공개인터뷰를 하는 그순간에도 작가의 재미있는 글솜씨에 웃음을 짓게 만든다.

레이달링 (인터뷰 기자)

" 맬컴, 왜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기로 결심하신 겁니까? "

.....

달링씨 ?

' 네 ?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 '

" 물론입니다. 어서 말씀하세요. "

"지금 그 머리는 가발인가요?"

 

침대에 나오지 않은 맬컴이 세상으로 나오기로 한순간 가장 궁금한것이 기자의 머리가 가발인가? 아닌가라니 너무 웃기지 않는가? 그래 맞다 . 어쩌면 인생은 이처럼 작은 한순간의 고민과 궁금이 모여서 큰 삶을 만드는 것이리라. 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이책을 읽는 동안 내생각도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맬컴의 인생이 그랬던것처럼 , 맬컴을 이해할수도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읽는 순간은 재미있다. 그냥 그렇다 ....



m******6 2013.04.10.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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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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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각자의 가정마다 사정은 다 다를 것이다.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신작소설 '침대'에서는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삶을 포기한 한 남자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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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각자의 가정마다 사정은 다 다를 것이다.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신작소설 '침대'에서는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삶을 포기한 한 남자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준 작품이다. 

 

스물다섯 살이면 한창 인생에서 황금기라고 할 정도로 빛나는 시기다. 맬컴 에드는 자신의 스물다섯 살 생일날을 기점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 그가 이런 행동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살짝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삶에 휩쓸려 살아왔던 나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어릴적부터 맬컴이 보여주는 기이한 행동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 맬컴 가족이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것은 공공장소에서 순식간에 옷을 벗고 나체를 들어내는 그의 모습이다. 이런 아들의 모습에도 여전히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은 열려 있다.

 

이야기의 화자는 이름은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나'나 맬컴 에드의 동생으로만 불리우는 인물이다. 나란 존재는 어린 시절에 첫 눈에 반해버린 '루'란 여인에 대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살아간다. 루는 기이한 행동을 벌이지만 타인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에 빠져 사는 그의 형 맬컴 에드에게 반한 여인이다. 루로 인해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 맬컴이 자신의 손을 떠나는 경험을 하게 되고 나는 그런 형과 루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어 상처를 받는다.

 

세상에 침대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냈으면서도 맬컴 에드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가족과 세상에 당당하다. 몸무게가 무려 630kg이 넘어 혼자서는 움직이기도 힘들 상태인데도 어머니의 보살핌을 당당히 생각하고 아버지가 다락방으로 쫓겨나 생활하는 것에도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다. 여기에 자신과 한방 한침대에서 생활한 동생에게도....

 

맬컴에 맞춰진 생활을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은 어찌보면 답답한 면이 분명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엔 어머니의 행동은 어머니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답습할뿐이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루가 나타났을때 맬컴의 어머니는 긴장했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받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에 갈등을 겪다가 결국 포기하고 만다. 맬컴의 동생인 나는 형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을 옆에서 부러움반 서운한 마음반 등 복잡한 심정으로 오직 루란 여인에 대한 생각만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런 그에게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데....

 

몸이 힘들거나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을때는 초저녁부터 침대 속으로 들어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책상이나 쇼파에서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이 침대에 있기에 침대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인데.. 맬컴를 통해 자신이 평범한 인생을 사는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한 투쟁의 장소로 쓰였다는게 의외였다.

 

타인보다 가족에게 더 상처받고 상처를 준다고 한다. 나란 존재는 형으로 인해 망가진 가족의 모습을 보았다고 느꼈지만 형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르다. 침대를 통해서 인생에서 가족, 사랑, 삶이 어떤 모습을 가져야하는지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 책이다. 



q******5 2013.04.06. 신고 공감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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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랑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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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무척 어지러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잠을 자기 전에 갑자기 어지러웠는데,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다. 이튿날 여전히 어지러워서 하루 내내 누워 있었다. 겨우 하루 그렇게 누워 있어도 허리 아프고, 어디에 가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맬컴 에드는 20년 이상으로 7483일째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맬컴은 몸무게가 엄청 늘어서 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랑도 있겠지" 내용보기

이 책을 읽기 전에 무척 어지러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잠을 자기 전에 갑자기 어지러웠는데,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다. 이튿날 여전히 어지러워서 하루 내내 누워 있었다. 겨우 하루 그렇게 누워 있어도 허리 아프고, 어디에 가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맬컴 에드는 20년 이상으로 7483일째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맬컴은 몸무게가 엄청 늘어서 혼자 움직이지도 못했다. 630킬로그램이 넘었다. 몸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답답한데, 맬컴은 어땠을까. 침대에서만 생활하는 게 정말 좋았을까. 맬컴 마음은 확실하게 알기가 어렵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맬컴이 아니고 동생인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맬컴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맬컴을 사랑하는 루에 대해서도 말한다. ‘나’는 루를 사랑했다.

‘나’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우리가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것은 맬컴이다. 이것은 언제나 ‘나’한테 있는 일이다. 어머니 아버지는 ‘나’보다는 형인 맬컴을 중심으로 살았고, 다른 사람은 ‘나’를 ‘맬컴 에드의 동생’이라 했다. 맬컴은 좀 남달랐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처음 해 보고 싶어했다.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해도 나이를 먹으며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맬컴은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여자 친구 루를 사귀기도 했지만, 그대로 일을 하고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길을 가지 않았다. 맬컴은 스물다섯 살이 된 날부터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잠시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아니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그 시간을 살아가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와 루. 맬컴이 침대에서 지내는 날이 늘어갈수록 맬컴 몸무게는 늘어갔다. 어머니는 맬컴을 돌보았다. 루는 맬컴을 사랑했지만, 자기 아버지도 사랑했기에 자기 안에 갇히려고 하는 아버지를 도왔다. 맬컴한테 해줄 수 없는 것을 아버지한테 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맬컴한테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침대에서만 살면 재미없지 않을까. 맬컴은 스스로 자신을 가둔 것은 아닐까. 평범하게 사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인데. 하긴 맬컴은 그렇게 애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했다. 그렇게 살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아무도 자신을 기억해주지 않는 사람은 흔해 빠졌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나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죽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보통 사람이 봤을 때 맬컴이 살아가는 방식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나도 재미없게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하지만 맬컴은 나름대로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어머니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좋아했다. 맬컴이 잠시 집을 떠나 있었을 때 실망스러워했다. 아버지한테는 오래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다락방에서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달라졌다. ‘나’는 자신을 불쌍하게 여겼다. 마지막에 가서야 ‘나’도 괜찮아졌다. 이런 식으로밖에 쓰지 못하다니.

맬컴이 침대에서 지낼 때 마음이 알고 싶었는데 그것은 끝내 알기 어렵겠다. 맬컴이 왜 침대에서 지내기로 했는지는 7483일째에야 알 수 있었다. 남과는 다르게 살고 싶었던 것도 있는데, 식구들을 사랑해서이기도 했다. 그런 맬컴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 세상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는 하구나. 어쨌든 맬컴은 대단하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밀고 나갔으니 말이다. 그렇게 사는 거 쉽지 않다. 침대에서만 살지 않고도 자기 생각대로 살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랑이 우리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말 맞다. 어머니는 맬컴을 사랑해서 음식을 해주고 돌보았지만, 맬컴 몸무게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먹을 것을 조금만 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범하게 산다고 해서 진 것은 아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한테 지는 것인가. 살아가는 것에 지고 이기는 것은 없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맬컴은 맬컴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은 부러운 것인지도.



희선




☆―

“지금 이 순간, 네가 남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할래? 네가 나중에 아무것도 남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너를 기억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를 기억할 만한 무엇인가를 가진 사람도 없다면? 네가 그저 지난날에 있던 누군가와 하나도 구별되지 않는, 흔해 빠진 사람일 뿐이라면?” (182쪽)


“나는 뒤로 물러나 앉아 현실의 삶에 안주할 수 없었어. 저축을 하고, 이런저런 청구서에 돈을 내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죽어라 일만 하는 사람. 이런 건 진짜 삶이 아니야.”

나는 형의 절박한 속삭임을 듣는다.

“그럼 이런 게 진짜 삶이야?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지 않아. 형은 엄마를 노예로 만들었고, 아버지를 은둔자로 말들었어. 루는 내가 바란 모든 것이었어. 그런데 형 때문에 영원히 못 가질 뻔했지.” (367쪽)


“형이 우리 가족을 망가뜨렸어.”

“아니야, 내가 구원한 거야.”

.
.
.

“나는 엄마한테 누군가를 스무해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아 있게 한 거야.”

“그럼 아버지는?”

“네가 봐.”

나는 기중기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아버지를 올려다본다. 아버지 얼굴에는 큰 기쁨이 넘친다.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버지한테는 새로운 사진을 드렸군.”

“그리고 너한테는 루를 줬어.” (368쪽)


n***8 2013.06.13. 신고 공감 2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600KG의 항성이 가진 인력이 이끄는 곳...
"600KG의 항성이 가진 인력이 이끄는 곳..." 내용보기
"누구나 한 때는 자기가 크리스마스트리인 줄 알 때가 있다.  하지만 곧 자신은 그 트리를 밝히던 수많은 전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진실을 알게 된다."         요즘 방영중인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계약직의 애환을 보여주고 있는 정주리는 이 말을 곧잘 버릇처럼 되뇐다. 정주리가 계약직으로 있으면서 매일 느끼고 있듯이 이는 삶이 가진 가혹한 진실 중의 하나다. 그렇
"600KG의 항성이 가진 인력이 이끄는 곳..." 내용보기

 

"누구나 한 때는 자기가 크리스마스트리인 줄 알 때가 있다.

 하지만 곧 자신은 그 트리를 밝히던 수많은 전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진실을 알게 된다."

 

 

 

  요즘 방영중인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계약직의 애환을 보여주고 있는 정주리는 이 말을 곧잘 버릇처럼 되뇐다. 정주리가 계약직으로 있으면서 매일 느끼고 있듯이 이는 삶이 가진 가혹한 진실 중의 하나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든 스포트라이트 바깥으로 사라질 수 있다.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한 그렇고 그런 수많은 부품 중의 하나가 아니라 나만이 가진 고유의 존재 가치로써 빛나고 싶은 열망은 사실 인간이라는 실존을 가진 이상 근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욕망이기 때문에 이 같은 진실의 확인은 섣불리 잡을 수 없는 악수와도 같다. 그래서 더러는 이를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여기고 순응하기도 하지만 더러는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호히 거부한 채, 저항하기도 한다.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데뷔작, 소설 '침대'에 나오는, 스무 다섯 살에 갑자기 자신의 침대에서 절대 나오지 않기로 결심하고는 무려 20년 동안 침대를 떠나지 않은 남자, 맬컴은 바로 그 후자였다. 그가 7484일 동안 침대를 벗어나지 않은 것은 순전히 그의 저항의 일환이었다. 한 마디로 그의 침대는 그 자신에게는 가열찬 투쟁의 장소였다.

 

 

 

 

 

  그가 20년 동안 저항했던 건 어릴 때부터 그는 이런 아이였기 때문이다. 소설의 화자인 맬컴의 동생은 이렇게 증언한다.

 

  스스로 아웃사이더라고 말하는 형은 자기만의 규칙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다. 그 규칙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형 자신밖에 없었다. (...) 나는 그저 형이 일으키는 파도에 실려 흘러갈 뿐이었다. 문을 확 닫았을 때 생기는 아주 작은 틈 사이로 날아 들어온 솜털처럼.

 그 시절은 형의 전성기였다.  형도 그 시절이 끝나기를 원치 않는 듯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죽음 자체는 아닐지라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 같았다.(p. 42)

 

 

  맬컴은 이런 존재였다. 늘 자기만의 빛깔로 빛나고 싶은 존재. 수 많은 그렇고 그런 전구가 되기 보단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고 싶은 남자였다. 하지만 그 역시 인용한 말에도 나오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주리와 똑같은 깨달음을 얻어간다. 결국 자신도 그렇고 그런 전구 중의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어느 날 맬컴은 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네가 남길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할래? 네가 훗날 아무 것도 남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너를 기억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를 기억할만한 무언가를 가진 사람도 없다면? 네가 그저 과거에 있던 누군가와 전혀 구별되지 않는, 흔해 빠진 인간일 뿐이라면? (P. 182)

 

 

 

 

 

"안 보여?"

"응,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나는 보여. 저게 바로 핵심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면, 굳이 다른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p. 183)

 

 

 

 

 그리고 그는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나를 죽인 채, 남들과 똑같이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난 아무 것도 하지 않겠어!'를 행동으로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그의 존재 자체가 저항이었다. 개인의 개성을 서서히 마모시켜 정형화된 틀로 찍어낸듯한 그렇고 그런 일반인들을 양산하고 있는 사회에 대한 항전이었다. 600KG이 넘는 거구의 그 몸 자체가 철저한 비타협으로 사회로 부터 그가 지켜낸 존재성의 크기인 것이다. 때문에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욕망하지 않은 채 그저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지만 세상 사람들의 눈을 끌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덴 늘 정해진 방향이 있고 그 방향 그대로 사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렇게 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맬컴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맬컴은 얼마든지 다르게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의 증명이었고 내 고유의 존재 가치를 헛되이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려주는 이정표였다. 그의 침대는 마을을 넘어, 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수 많은 팬레터가 세계 각지로 부터 날아든다.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말했던 존재 자체로서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섬'이 된 것이다.

 

 그렇게 600KG의 그가 머무르는 침대는 항성이 된다. 수 많은 혹성들이 주위를 도는. 혹성은 당연히 항성이 가진 인력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맬컴의 아버지는 그동안 내내 미뤄두었던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에 덤비게 되고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여 자신을 내내 그림자와 같은 존재로 만든 것도 모자라서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의 사랑마저 독점하여 늘 질투와 외로움의 고통을 죽부인마냥 안고 살게 만들어 형인 맬컴을 싫어하고 어서 빨리 죽어서 해방되기만을 바랐던 동생마저도 변화되어간다. 그 인력은 어떠한 인력인가? 세상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보다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 자기 고유의 존재 가치를 잃지 않고 보존하기 위해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하는 것. 그러니까 스스로 자신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진정한 해방의 통로를 찾토록 하는 인력인 것이다.

 

 맬컴은 보고 있었다. 무엇이 그토록 소중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희생해가면서까지 규격화된 존재로 되게 만드는지. 바로 거기엔 기생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가진 보다 더 큰 것에 달라붙어 자기 존재의 안정과 지속을 구하려는 욕망이 정작 자신들에게 더한 상처가 되고 있음을 그는 본 것이다. 그렇게 오로지 바깥의 것으로 자신을 충족시키려는 마음 자체가 결국 자신의 것을 모조리 내줘서 자아를 텅 빈 항아리처럼 만드는 것임을 안 것이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과 절연한다. 일도, 사랑도, 상식도, 삶의 의미도. 그는 그저 존재하고 순간순간을 살아간다. 육체적 살의 확장은 그 내면성의 확장이다. 그 비대한 몸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듯이 그 안에 충만한 내면성은 사람들이 정말 바라보아야 할 곳으로 시선을 바꾸게 만든다. 진정한 구원과 해방이 있는 곳. 바로 자기 자신에게로.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침대'는 그런 소설이다. 비대한 육체에 짓눌린 가족의 고통을 그리는 소설이 아니라 진정한 자기 구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를 말하는 구도의 소설이다.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이 소설이 어렵다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는 말기를.

 주제를 우려내는 설정이 독특한 만큼 이야기가 매력적이라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문장이 좋다. 표현도 참신하고. 작가 자신이 뭔가 다른 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흥미로움의 순도가 아주 높은 소설이다. 그러므로 정주리가 늘 되뇌는 말들을 스스로도 해 본 분들에게 얼마든지 권해드리고 싶다. 결국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든 이름없는 전구가 되든 그렇게 남의 이목을 끌고 못 끌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빛나고 있는가이다. 크든 작든 어떻든 그 내면에 지니고 있는 빛 말이다. 전구의 크기가 아니라 빛의 크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정말 신경써야 할 것이 아닐까.

 

 "형이 우리 가족을 망가뜨렸어."

 "아니야. 내가 구원한거야." (P. 368)

 

 

 

 

 

 

  



l****1 2013.04.13.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멜컴 그는 왜 630kg에 이르렀을까요?
"멜컴 그는 왜 630kg에 이르렀을까요?" 내용보기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국의 신예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처녀작 <침대>를 읽고서, 정말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의 체중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을 조회해보니 미국 댈러스에 살고 있는 버스터 심커스씨가 40세의 나이에 무려 1,376kg이나 된다고 합니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삶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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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국의 신예작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의 처녀작 <침대>를 읽고서, 정말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의 체중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을 조회해보니 미국 댈러스에 살고 있는 버스터 심커스씨가 40세의 나이에 무려 1,376kg이나 된다고 합니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삶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고, 체중이 그처럼 불어나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는 체중이 85kg를 넘어가면서 몸이 둔해지고 운동이 조금 많아져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통에 위기의식이 들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노력이라고 해도 그저 조금 빠르게 걷는 운동과 함께 식사량을 줄이는 노력을 같이 했던 것인데, 처음에는 일주일에 20km정도 걷다가 70km 이상으로 늘려 걸으면서 체중감소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체중감소노력을 꾸준하게 계속한 끝에 만 1년 만에 69kg까지 줄이는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체중이 표준을 넘어서는 분들은 체질상 문제가 있거나 하는 것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20년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사이에 체중이 630kg에 이르게 된 주인공의 형 에드 멜컴은 도대체 무슨 까닭이 있었던 것이며,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엮이고 있는 것인지 책을 읽어가면서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벽에 붙은 전자시계가 7483일째를 가르치는 날 주인공과 방을 같이 쓰는 형 멜컴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하지만, 이야기는 수시로 과거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시점을 파악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이날은 20년간 침대에 머물러온 멜컴이 방송을 타게 되고, 다시 세상으로 나가기로 한 날이라는 사실이 뒤에 밝혀지게 됩니다.

 

멜컴은 어렸을 적부터 보통 아이들과는 달리 튀는 행동을 하곤 했다고 합니다. 특히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옷을 벗어 나체가 된다거나, 지붕위에 있는 TV안테나에 매달린다거나, 다른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중에 비오는 운동장에서 비를 홈빡 맞고 있다거나 하는 등입니다. 멜컴의 이와 같은 튀는 행동은 세상에서 제일 처음 그와 같은 행동을 해보아야 된다는 특별한 생각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에 나오기는 합니다만, 제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한다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해서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멜컴의 행동을 막으려는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는 끊임없이 감싸는 모습을 보일 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가운데 운명의 25살 생일날 멜컴은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선언하게 되고, 침대에서 먹고-자고를 반복하게 됩니다.

 

큰 아들을 끊임없이 감싸고도는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 아버지는 결국은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기고 어머니는 과체중남편을 돌본 경험이 있는 미국 여인 노마 비가 보내준 트레일러에서 생활하며 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는 화자는 형 멜컴과 같이 지내게 됩니다. 주인공은 부모가 형에게 쏟는 관심을 부러워하면서도 별다른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는 평범한 청년이지만, 형을 바라보는 루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사랑임을 드러내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순진한 구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은 형과의 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어머니가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간데 충격을 받은 루와 함께 노마 비를 찾아 미국 오하이오로 가서 자리를 잡으면서 결국은 루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합니다. 초비만인 형을 둘러싸고 돌아가는 집으로부터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주인공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엄마는 자신의 지나친 사랑이 우리 모두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13쪽)라는 생각을 하지만, 노마 비는 자신과 멜컴의 어머니, 멜컴을 사랑하는 루의 특징을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멜컴의 어머니는 멜컴을, 노마 비는 죽은 남편 브라이언을, 그리고 루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하여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사랑, 대단한 이타주의를 말입니다(324쪽) 하지만 자칫 그 사랑이 상대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노마 비는 브라이언이 죽은 다음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지요. “사랑은 긴 선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해요. 제아무리 사랑이라도 양쪽 끝이 있지요. 그 중 하나는 좋은 끝이에요. (…)하지만 사랑에는 나쁜 끝도 존재해요. 사랑이 우리를 망가뜨릴 수도 있으니까요.(325쪽)”

 

멜컴이 침대에서 나오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형이 우리 가족을 망가뜨렸어”라고 질책하는 주인공에 대하여 오히려 “아니야 내가 구원한거야(368쪽)”라고 답합니다. 역설적일 수도 있는 그의 답변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멜컴은 왜 내가 가족을 구원한 것이라고 강변했을까요? 가족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y*****2 2013.04.04.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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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한 침대가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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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그런 침대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의 몸무게가 500kg이 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랍습니다 이소설에 등장하는 맬컴 에드는 그 같은 호기심의 대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물로 600kg넘는 거구인탓에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서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 그로 인해 온 가족이 당해야할 고통 마냥 침대를 이용해 누워 있고 그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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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그런 침대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의 몸무게가 500kg이 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랍습니다 이소설에 등장하는 맬컴 에드는 그 같은 호기심의 대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물로 600kg넘는 거구인탓에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서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 그로 인해 온 가족이 당해야할 고통 마냥 침대를 이용해 누워 있고 그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거구들이 많다는 것을 이책을 통해 알게 됩니다

형이 죽어야 우리가족은 정상적으로 살수 있다 침대에서 20년 동안 내려오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 맬컴 그의 동생이 이야기하는 이상한 우리형 그리고 이상한 우리 가족

어릴때 부터 무엇이든 가장 처음 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고 남들과 똑같은 어른이 되어 똑같이 생활에 치이면서 그저 그런 삶을 살다 가는것이 두려웠던 맬컴 그는 결국 평범한 삶을 포기하고 스물다섯 살 생일에 자기 침대로 기어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어른이 되는 것 특별함을 포기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것에 대한 거부로 일생을 보낸 남자 평생 자기 이름보다 맬컴 에드의 동생으로 더 많이 불리며 형에게 애증을 느끼는 나의 눈으로 본 세상 그 가족의 이야기

우리또한 형처럼이렇게 생각하고 살아오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른이 되면서 받아들이지 못한 나의 모습속에서 숨어버리고 싶을때가 너무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살기 싫다고 그렇게도 부르짖었건만 평범한 삶이 제일이다고 어른이 되어 마음을 다스리고 사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 우리들도 형처럼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닐 듯합니다

 

 

k*****6 2013.04.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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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삶의 부조리..인생
"인물과 삶의 부조리..인생" 내용보기
특이한 소설이다. 평소에 소설을 즐겨보지 않지만 이 책은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열린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프리랜서 기자로 틈틈이 이 소설을 썼고 일년후에 발견되어 빛을 보게되었다고 한다. 기자출신답게 소설을 경쾌하고 문장은 분명하게 잘 읽힌다. 뭔가 생각할 거리를 독자앞에 던져주고 열린 응답을 기대하는 저널리즘의 반대점에 서있는 듯한 소설이다. 분
"인물과 삶의 부조리..인생" 내용보기

특이한 소설이다. 평소에 소설을 즐겨보지 않지만 이 책은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열린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프리랜서 기자로 틈틈이 이 소설을 썼고 일년후에 발견되어 빛을 보게되었다고 한다. 기자출신답게 소설을 경쾌하고 문장은 분명하게 잘 읽힌다. 뭔가 생각할 거리를 독자앞에 던져주고 열린 응답을 기대하는 저널리즘의 반대점에 서있는 듯한 소설이다. 분명하지 않는 결론, 하지만 분명한 문체와 인물들, 이러한 것들은 열린 우리네 인생에 각자의 생각에 따라 삶의 가치가 정해지는 듯한 모호함과 분명함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25살의 빛나는 시기에 맬컴 애드는 자신의 생일을 기점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았다. 뭔가 개성있고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했던 맬컴 애드는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25살이후로 침대에서 어머니에게 사육(?)되기 시작한다. 분명치는 않지만 맬컴 애드는 똑같이 결혼하고 똑같이 자식을 기르고 융자를 갚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에 의문과 회의를 던지는 것이 유일한 단서가 될뿐 그가 왜 침대에 들어가 20년간 나오지 않았는지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는 않는다. 맬컴의 행동은 분명히 기이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이지만 더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는 그런 그를 헌신적으로 돌보며 만족을 느끼는 그의 어머니이다. 침대에 누워만 있는 아들 맬컴 애드에게 음식을 갖다 바치며 몸이 비대해져가는 형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어머니는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사랑의 전형이라고 할 수있다. 635킬로까지 되어 더 이상 밖으로 나갈래야 나갈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어머니와 아들의 이 비정상적인 행위가 소설에서는 무덤덤하게 정상적으로 그려진다. 이것은 정상와 비정상의 전도하는 방법으로 삶의 아이러니를 묻는 작가의 물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어머니의 비정상적인 사랑에 대비해서 맬컴 애드의 여자친구인 루는 정상적이고 성숙하기 까지한 맬컴의 어머니와는 대조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기이한 형을 사랑하는 루를 향해 남모르는 애정을 가지고 있는 화자 '나'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어쩌면 '익명'의 화자라고 할수 있다. 나는 가족의 이야기에서 언제나 수동적인 청자이자 조연이고 가족에서 형은 언제나 주인공인데 그것을 늘 부러움과 경이로움으로 쳐다보게 된다. 맬컴 애드로 인해 가족은 점점 망가지고 자신들의 삶을 잃어버리게 된다.

 

마침 20년후 맬컴 애드가 자신의 거대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지붕을 부수고 기중기로 끌여올려진 맬컴 애드는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꼬라박은 가해자(?)임에도 언제나 당당하다. 이런 형에 대해서 '나'는 형 맬컴 애드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게 진짜 삶이야? 우리 중 누구도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지 않아. 형은 엄마를 노예로 만들었고, 아버지를 은둔자로 만들었어. 루는 내가 원한 전부였어. 그런데 형 때문에 영원히 못가질 뻔했지.

 

이런 동생의 물음에 형 맬컴 애드는 뻔뻔하리만큼 당당하게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엄마에게 누군가를 이십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게 한거야

 

이런 불합리하고 부조리까지 한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삶의 아이러니, 삶의 비합리성, 삶의 의문,, 작가는 정답을 던지지 않는다..특별한 결론도 없다. 이한나 느낌은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한눈팔기>의 결론과 비슷하다. 끝까지 읽어도 답은 없고 허무하고 뭔가 미궁에 빠진 모습이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화이트 하우스도 또한 우리에게 나쓰메 소세키와 마찬가지로 삶은 때로는 미궁에 빠지게 하는 미로와 같고, 때로는 불합리하며, 때로는 부조리까지 한 우리의 손에 잡힐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독자로 하여금 이러한 삶의 희미한 형상 앞에 당신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 진지한 물음을 오히려 던지는 작가의 반전이 보여지는 듯하다.

 

모든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방쳐놓는 이기적이고 뻔뻔한 맬컴 애드, 이러한 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위로하는 매저키즘적인 어머니, 가장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그러나 그러한 상식적인 루도 비정상적인 맬컴 애드를 사랑하는 역설적인 인물, 이름도 갖지 못한 소설속의 피해자 '나'는 제각각의 삶속에서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벼랑에서 바위를 굴리고 내려와 그것을 굴려 올려 다시 떨어뜨리기를 반복하는 부조리한 삶의 역설을 비쳐보여주는 인물들이 아닐까..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잘 읽지도 않는데 이 책 <침대>는 묘하게 매력적이다. 문체의 분명함과 주제의 모호함이 삶의 부조화를 말해주듯 말이다. 어쨌든 읽어볼만한 매력있는 소설임에는 적어도 나에게는 틀림없다.



YES마니아 : 골드 f****1 2013.04.10.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일까
"사랑일까" 내용보기
이 책의 주인공 맬컴은 어릴적부터 남들과 다른 기이한 행동으로 주목 받으며 자랐다. 부모님은 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이 걱정하지만 동생인 '나'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가족의 생활은 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남다른 행동의 형 때문에 늘 ‘맬컴의 동생’으로만 불리던 ‘나’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 맬컴의 그림자로 살고
"사랑일까" 내용보기

이 책의 주인공 맬컴은 어릴적부터 남들과 다른 기이한 행동으로 주목 받으며 자랐다. 부모님은 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이 걱정하지만 동생인 '나'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가족의 생활은 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남다른 행동의 형 때문에 늘 ‘맬컴의 동생’으로만 불리던

‘나’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 맬컴의 그림자로 살고 있다.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남에게 뒤지지 않는 형을 부러워하는 한편 부담스러워 한다. 형을 사랑하는 여자를 평생 사랑하는 '나'는

그녀에게 변변한 고백 한 번 못한 채 바라만 볼 뿐이다. 부모와 사랑하는 여인의 관심을 형에게 빼앗긴 채, 그들의 사랑을 갈구하면서 말이다. 그런 형이 스물다섯 번째 생일 다음 날 침대로 올라가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겟다고 선언한다. 대체 형은 갑지기 침대에서 나오길 거부하는 것일까.

 

맬 컴은 성장하여 누군가를 만나 아기를 갖고 싫든 좋든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고. 번듯한 집을 사고, 가족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일터에 가고,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고, 텔레비전을 보고, 공과금을 내면서 스스로 그런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그런 게 진짜 삶이라면, 어른이 되는 것이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평범해지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는’ 대신 침대에 누운 채 천천히 ‘죽어 가는’ 것을 선택한다. 동생인 '나'는 그런 형을 지켜보는 가족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꼬박 이십 년을 침대에서 보낸 형. 우리 가족이 살 길은 형이 한시라도 빨리 죽는 것뿐이다. 형은 가족 모두의 삶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다. 지금 나는 그런 형과 다시 한방에서 지내고 있다. 바로 이 방에서 우리의 험난한 삶은 시작되었다. '고.


자신이 만든 탄광의 엘리베이터 사고로 동료들이 죽음을 목격한 후 평생 그 일을 잊지 못하는 아빠는 눈앞에 딕친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자신만의 유일한 공간인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현실도피를 택한다. 평생을 자신보다 남을 돌보며 살아온 엄마는 그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며 삶의 의미기도 하다. 가족을 버리고 떠나 버린 엄마와 아내 때문에 폐인이 된 아빠를 돌보기위해 형을 사랑하면서도 형의 곁을 떠난 루. 형의 연인인 루를 사랑하는 '나'는 평범하지 않은 형 때문에 삶과 사랑을 고민하면서 특별하게 살게 되고, 형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인생을 가게 된다.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우리는 자신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지 못하고,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이미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니, 거의 어른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일까?”

(p147)


언젠가 아버지는 말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나는 늘 그 말을 떠올린다. 그러나 문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형을 먹여 주고 씻겨 주는 엄마를 보며 “형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녀의 사랑이었다.”라고 생각한다. 과연 엄마의 지나친 보살핌과 어긋난 사랑이 아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일까. 누워만 있는 아들이 굶어 죽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엄마가 있을까.

 

형이 침대에서의 시위를 끝내기로 한 7484일째 날 . 나는 형이 우리 가족을 파괴했다고 말하지만 형은 오히려 자신이 가족을 구원했다고 말한다 “나는 엄마에게 누군가를 이십 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아 있게 한 거야.”라고 말이다. 과연 형은 엄마가 살아갈 의미와 행복을 위해 그런 무모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성장을 거부한 채 자신의 청춘을 침대에 가둔 그는 엄마에게 아들을 돌보며 온전히 사랑할 기회를 주고, 아버지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동생에게 특별한 삶과 사랑을 주고 성장해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그나름의 사랑법이라지만 그로인해 가족들이 겪어야만 했을 고통은 배제되어 있다. 책은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여러 방식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맬컴의 사랑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지만 그것도 사랑일 것이며, 맬컴의 엄마처럼 누군가를 끊임없이 보살펴야 하는 루가 엄마와 다른 점은 사랑하지만 떠날 때를 아는 것이다. 때로는 사랑도 지나치면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k******2 2013.05.12.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