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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매미 일기』참된 무사란 이런 것, 죽음을 앞에둔 무사를 보다.
"『저녁매미 일기』참된 무사란 이런 것, 죽음을 앞에둔 무사를 보다." 내용보기
여름 한철 살기 위해 매미는 7년을 기다리고 있다가 태어난다. 가을이 오기전에 스러짐을 아쉬워해서인가 그렇게 맴맴맴 울어댄다. 계절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 삶에 대한 아쉬움. 『저녁매미 일기』는 이처럼 하루살이 같은 자신의 삶이라 하여 이름을 '저녁매미 일기'라는 이름을 쓴 무사를 바라보는 무사들의 이야기 이자, 삶에 대한 숭고함을 비춰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저녁매미 일기』참된 무사란 이런 것, 죽음을 앞에둔 무사를 보다." 내용보기

여름 한철 살기 위해 매미는 7년을 기다리고 있다가 태어난다. 가을이 오기전에 스러짐을 아쉬워해서인가 그렇게 맴맴맴 울어댄다. 계절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 삶에 대한 아쉬움. 『저녁매미 일기』는 이처럼 하루살이 같은 자신의 삶이라 하여 이름을 '저녁매미 일기'라는 이름을 쓴 무사를 바라보는 무사들의 이야기 이자, 삶에 대한 숭고함을 비춰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2012년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한 하무로 린의 소설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기한이 정해진 삶을 살고 있다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느낌이 들까. 또한 가족도 기한이 정해진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다면, 서로를 바라보는 그 시선은 애달픔일 것이다. 더군다나 그 시대가 에도시대라면. 가로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고, 유폐된 자의 마음이라면, 마음속엔 태풍이 일텐데도 고요한 마음을 가진 무사, 진정한 무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에도 저택에서 측실 마님과 밀통하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시동을 죽였다는 이유로 할복해야하지만, 10 년 간의 유예를 주며 유폐된 곳에서 가보를 편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슈코쿠 공이 있다. 역시 성내에서 칼부림을 하면 할복해야 마땅하지만 가로의 명령에 따라 슈코쿠 공을 감시하고, 가보 편찬하는 일을 도우라는 명을 받고 슈코쿠가 있는 무카이야마 촌으로 오게 된 무사 쇼자부로가 이다. 쇼자부로는 할복해야 할 시기가 겨우 삼 년 남은 슈코쿠를 만나지만 죽음을 앞 둔 무사같지 않고 그의 마음은 평온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쇼자부로는 슈코쿠의 아들 이쿠타로와 딸 가오루, 슈코쿠의 아내 이리에와 함께 기거하며, 슈코쿠를 도와 가보 편찬하는 일을 도우면서 번주에 얽힌 사실들을 알아간다. 또한 슈코쿠의 목숨을 구할 방법이 없는지 강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람은 마음이 정하는 곳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향하는 곳에 뜻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목숨을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  (306페이지)

 

 

쇼자부로는 슈코쿠와 생활하면서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참된 무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군의 여인과 하루밤을 보냈다는 이유로 유폐된 생활을 해야 하지만, 그의 아내 또한 유폐지까지 따라와 남편을 보필한다. 이들의 가족은 모두 슈코쿠의 죽음을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를 걸고, 슈코쿠는 자신의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려 한다. 그의 사람됨은, 마을 농민들에게도 존경받는 무사였다. 마을 농민들의 이익이 되는 일을 권했고, 존중하는 위인이였다. 그런 슈코쿠와 가족들을 바라보는 쇼자부로의 마음이 편치 않다.

 

 

대숲처럼 고요한 슈코쿠.

그를 바라보는 가족들, 어떻게든 슈코쿠를 죽음에게서 구하고자 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슈코쿠와 그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쇼자부로를 그린 무사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무로 린의 이 작품을 읽으면서 에도시대의 무사들의 삶, 그들의 정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 어느 곳에서나 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배척하는 경우가 많다. 내 사람이 되지 않을시에는 그를 죽이기까지 하는게 오늘날의 정치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앞에 다가온 죽음 앞에서도 강직하고도 의연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3.04.01. 신고 공감 8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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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의 대쪽같은 삶속으로 빠져드는 [저녁매미 일기] - 하무로 린
"무사의 대쪽같은 삶속으로 빠져드는 [저녁매미 일기] - 하무로 린" 내용보기
예로부터 선비의 삶을 대나무에도 비유했지만 매미에도 비유를 했다고 합니다. 몇년동안의 기다림을 여름 한철 온몸을 불사르는 울음으로 짝짓기를 하고 곧 죽음을 맞게 되는 매미. 비겁하고 길게 사는것보다 당당하고 짧게 사는 길을 택하는 선비가 매미에 비유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일본의 시대소설은 뭔가 복잡하고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소설은 시대소설 이지만 어
"무사의 대쪽같은 삶속으로 빠져드는 [저녁매미 일기] - 하무로 린" 내용보기

예로부터 선비의 삶을 대나무에도 비유했지만 매미에도 비유를 했다고 합니다. 몇년동안의 기다림을 여름 한철 온몸을 불사르는 울음으로 짝짓기를 하고 곧 죽음을 맞게 되는 매미. 비겁하고 길게 사는것보다 당당하고 짧게 사는 길을 택하는 선비가 매미에 비유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일본의 시대소설은 뭔가 복잡하고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소설은 시대소설 이지만 어렵거나 거부감이 없으며 오히려 진한 감동과 일본 무사에 대한 새로운 눈이 떠진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대쪽같은 선비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속의 무사 슈코쿠와 쇼자부로는 앞서 말했듯 일본에 대해 갖고 있었던 편협한 내 상식과 약간의 국가감정속에 남아있던 잔재를 털어 낼 수 있을만큼 믿음직하고 감동스러운 인물들이었습니다.

 

 

 

주인공인 슈코쿠는 무사로서 주군의 여인을 탐했다는 죄목으로 산골마을에 유폐되어 10년동안 지배가문의 족보를 완성하고 그 후 할복 해야할 운명입니다. 그를 감시하기 위해 보내진 쇼자부로는 슈코쿠와 그의 가족과 함께 생활 한 삼년동안 그의 올곧은 삶에 감동하여 그를 도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슈코쿠를 감시하다 슈코쿠의 삶에 동화되어 가는 쇼자부로의 무사다운 듬직한 모습 역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 당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슈코쿠를 보며 그가 유폐된 이유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쇼자부로는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게 되죠.

 

 

 

이 사람은 언젠가 죽어야 하는데 그것이 두렵지 않나. 문득 그런 의혹이 들었다.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가오일지 모르지만, 싸움터에서 창칼을 휘두르고 있을 때라면 또 몰라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일것 같다. 그러나 슈코쿠에게는 두려워 하거나 불안해 하는 기색이 터럭만큼도 없었다. (26쪽)

 

 

이제는 알겠다. 성 내에서 신고와 칼부림 사태를 벌였을 때 자신은 아무런 각오도 없었다. 그때는 할복해야 할 것이 두려워 그저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무카이야마촌에서 슈코쿠를 접하며 차차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은 마음이 정하는 곳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향하는 곳에 뜻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목숨을 잃는것도 두렵지 않다. (305쪽)

 

 

 

일본의 에도시대나 우리의 조선시대나 그리고 지금 현재나, 정치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렇게 올곧은 길만을 가는 슈코쿠같은 사람들이 있지요. 그러나 과연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앞에서도 이렇게 의연함을 잃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무사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잔잔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가족소설 이기도 하고, 무사와 여인의 풋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연애소설 이기도 하며, 슈코쿠의 아들 이쿠타로와 그의 친구 겐키치의 우정과 성장통을 느낄 수 있는 성장소설 이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 읽다보니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도 더해져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묵직한 감동이 가시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내년에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영화 또한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h******1 2013.05.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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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매미 일기 [蜩ノ記 (2011)] - 하무로 린
"저녁매미 일기 [蜩ノ記 (2011)] - 하무로 린" 내용보기
1.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소설이었다.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 무사 슈코쿠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는 죽음이 결코 만족스러운 마무리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어떤 가치를 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행복한 죽음인가? 라는 성찰을 갖게끔 만들어주는 소설이었다.   마치 진리를 탐구하고자 애썼던 긍지. 당신의 나약함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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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소설이었다.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 무사 슈코쿠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는 죽음이 결코 만족스러운 마무리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어떤 가치를 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행복한 죽음인가? 라는 성찰을 갖게끔 만들어주는 소설이었다.

 

마치 진리를 탐구하고자 애썼던 긍지. 당신의 나약함을 보여달라는 자들의 횡포에 맞서 죽음이라는 신념으로 저항한 소크라테스의 삶처럼 말이다. 교훈적인 부분에서 '어떤 신념'을 말하는 문학을 좋아하는 편인데, <저녁매미 일기>는 그러했던 작품이라서 특히 만족스럽게 읽은 소설이었다. 

 

2. <저녁매미 일기>는 비밀이 있는 작품이었다. 한쪽은 그 비밀을 묻어버리려고 하고, 다른 한쪽은 비밀을 공개하려고 한다. 그런 갈등을 표출하는 과정은 다분히 수수께끼를 맞춰가는 과정(주군의 족보를 기록하는 임무. 사실에 접근하는 역사가의 임무. 그것을 탐색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미스테리가 어디 있으랴?)이어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러고 보면 최근의 일본 문학은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날로그적 기록물이라는 것을 주제로 다루는 공통점이 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듣자하니 헌책방과 그곳의 책에 관한 소설이고, 곧 읽게 될 <배를 엮다>는 사전 「대도해」편찬의 에피소드를 다룬 소설이고, <저녁매미 일기>는 족보를 편찬하는 과정을 다루는 소설이니 말이다.

 

전통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는 일본의 정신과도 맞는듯하고, 스마트와 인터넷이라는 이름 하에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세태에 대한 성찰이라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3. <저녁매미 일기>는 신념에 관한 통찰이 담긴 문학, 족보 편찬 과정에 숨겨진 수수께기를 풀어나가는 문학이 전부가 아니다. 아직은 조금은 철이 덜 든 무사(선한 인물이긴 하지만...). 3인칭 시점이긴 하지만 소설 화자의 시점과 가장 근접한 주인공 쇼자부로의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쇼자부로와 가오루. 슈코쿠와 쇼긴니. 그리고 슈코쿠와 오리에의 애틋한 관계를 발견할 수 있는 애정 문학이기도 하고, 이쿠타로와 겐키치 간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다룬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아. 이쿠타로와 겐키치 간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 속에서는 에도 시대라는 신분제 사회의 특수성 속에서 꽃피기 시작하는 민주주의라는 인권의 씨앗을 발견한 듯한 생각도 떠올랐다. 이쿠타로가 겐키치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는 것도 신분제 사회라면 상상도 못할 큰 사건이었다. 

 

아무튼 엄청나게 완성도가 높은 작품임이 틀림없다.

 

30.

“어찌하여 저녁매미입니까?”
쇼자부로가 의아해하자, 슈코쿠는 빙긋 웃었다.
“여름이 오면 이 부근에서 저녁매미가 많이 웁니다. 특히 가을기운이 완연해지면 여름이 끝나는 것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로 들리지요. 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일본에서는 ‘저녁매미’를 ‘하루살이’를 뜻하는 ‘히구라시’라고 함)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

 

53. "시대가 바뀌면 원리도 바뀔지 모르는 일. 바로 그러하기에 이처럼 과거의 사적을 기록해두어야 하는 것이야.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후세의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말이지."

 

135. "의심은 의심하는 마음이 있을 때 생겨나는 법. 변명한들 마음을 바꾸지는 못하네. 마음은 마음으로만 바꿀 수 있는 것이야."

 

305. 사람은 마음이 정하는 곳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향하는 곳에 뜻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목숨을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 

 

k*******7 2013.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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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무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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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 슈코쿠는 군 부교에서 에도의 주로격인 요닌이 되었지만 측실 마님과 밀통하고 시동을 죽인 죄로 할복을 뒤로 미룬 채  무카이야마라 불리는 외진 촌에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명을 받들어 주군 가문의 가보를 작성하는 일로 세월을 채워나간다.   단노 쇼자부로- 친한 친구로서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조카인 미즈카네 신고와 사소한 일로 인해서 그와 싸우게 되고 신고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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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 슈코쿠는 군 부교에서 에도의 주로격인 요닌이 되었지만 측실 마님과 밀통하고 시동을 죽인 죄로 할복을 뒤로 미룬 채  무카이야마라 불리는 외진 촌에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명을 받들어 주군 가문의 가보를 작성하는 일로 세월을 채워나간다.

 

단노 쇼자부로- 친한 친구로서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조카인 미즈카네 신고와 사소한 일로 인해서 그와 싸우게 되고 신고의 발에 상처를 입힌 죄로 슈코쿠가 진행하고 있는 가보 작성의 일을 도와준단 명분 하에 그를 감시하는 일로 할복을 면하게 되면서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중 슈코쿠의 아들인 이쿠타로를 만나게되고 그의 집으로 가게된다.

 

아무도 찾지않는 평범한 농민들이 슈코쿠를 존경하고, 그의 부인이나 딸 가루오, 아들 이쿠타로까지 모두 자신이 생각했던 사람들이 아닌 진정한 무사의 정신을 간직한 채 자신의 억울함을 누르고 주군이 명하신 일을 묵묵히 하고 그 뒤를 받쳐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쇼자부로는 점점 자신이 그를 존경하게 되고 곧 3년이 흐르면 그가 할복을 해야한단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된다.

 

그런 와중에 가보 작성 중 가문의 비밀이 담겨있는 종이를 측실마님이자 쇼코쿠의 보졸의 딸이었던 오요시로부터 유서서를 쥐게 된 그는 쇼코쿠에게 이것을 빌미로 할복만은 면할 방법을 청하지만 쇼코쿠는 이마저도 거부한 채 오로지 가보 작성에 힘을 기울인다.

 

흔히 말하는 문학을 읽는 이유는 나라마다의 고유한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고 그 나라만의 민족성이랄까, 우리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있는 무한한 감동을 느끼기 때문에 문학의 주는 힘이 자신의 나라를 넘어서 온 세계적으로 내 나라를 알리는 계기를 알리게 되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도 그렇다.

 

읽으면서 일본 고유의 한치의 빈틈이 없는 일본무사들만이 지니는 강직함, 충에 대한 자신의 절도있는 생각과 소신, 행동을 그려내고 이 가운데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알고 살아간다는 설정하에 이뤄지는 주인공은 물론 주위의 사람들까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되는 책이다.

 

여기 누군가 당신의 삶은 앞으로 죄를 지었기에 10년의 삶의 연장을 할 수가 있고 그 10년은 오로지 자신이 모시던 분의 가문의 가보작성의 명을 받는다 치자.

그렇다면 과연 남을 생을 어떻게 보내야할 것인가가 문제일 터, 이 책은 흔히 말하는 울고 불고 난리 부르스를 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측실 마님의 생명위협을 당한 가운데 피신시키고자 하룻 동안에의 일을 변명조차 할 수없었던 것은 슈코쿠가 말하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그런 의심을 받게될 때, 자신은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가 없음을, 그저 명하는 대로 따라해야함이 진정한 충을 아는 무사의 길을 걷는 것임을 알고 살아가는 어떻게 보면 온통 벽에 갇혀서 도무지 소통조차도 하지 않으려는 답답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있는 슈코쿠란 인물의 캐릭터를 작가는 한치의 흔들림이 없는 정도의 길을 그려나가는 모습으로 비쳐보이게 만든다.

 

가족들에게 신임을 받는일, 마을 사람들에게 무사출신임을 내세워 기존의 파워를 이용해 착취하려는 행동은 커녕 존경을 받는다는 것 자체엔 그 어느소설에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는 아들 이쿠타로와 겐키치의 우정어린 생활과 겐키치의 죽음을 두고 세상으로부터의 불합리함을 넘어서려는 이쿠타로의 행동과 그 뒤를 지지하는 쇼자부로의 무사로서의 진정한 거듭남이 3인의 각기 다른 무사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정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쿠타로의 돌팔매질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예나 지금이나 권세있는 자들의 비열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

 

여기에 요즘처럼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만남을 하는 세대에겐 다소 답답함을 보일 수도있는 가루오와 쇼자부로의 뜨뜨미지근한,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사랑을 하게되는 두 사람간의 보일듯 말듯한 사랑 이야기와 행복도 곁들여서 보는 재미가 잔잔히 흐른다.

 

"무사는 명예를 중히 여기라고 하지만, 명예를 버리고 임해야 하는 것이 바로 봉공이네."-p76

 

자신을 버렸음을 알고도 무사로서 최선을 굿굿이 다하는 모습에서 남겨진 주위 사람들에게도 영원히 그의 모습을 지속하게 만드는 쇼코쿠란 인물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일본의 역사를 학창시절의 대략적인 부분만 알고있었기에 우선은 이름이 익숙지 않는 가운데 여러 부분들이 갈라져 나오는 가문의 비밀을 푸는 과정이 내겐 이름을 메모해 나가면서 이해도를 요구했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 여름 시끄럽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울다가는 하루살이 매미처럼 그의 삶 자체가 하루하루가 언제 할복의 명이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삶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매미일기를 써나가고, 가보 작성에도 완성의 힘을 쏟는 그의 모습은 돌아오는 여름에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영화화 된다고도 한다니, 역시 발빠른 사람들의 행보다.

영상으로도 아름답게 나올 법한 무카이야마의 배경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달의 사락 m*******n 2013.03.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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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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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각오일지도 모르지만, 싸움터에서 창칼을 휘두르고 있을 때라면 또 몰라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일 것 같다. 그러나 슈코쿠에게는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터럭만큼도 없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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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각오일지도 모르지만, 싸움터에서 창칼을 휘두르고 있을 때라면 또 몰라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일 것 같다.

그러나 슈코쿠에게는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터럭만큼도 없다.

                                                                                                       (P.26)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십 년 뒤, 백 년 뒤에는 수명이 다하지요.

나는 그 기한이 삼년 뒤로 정해진 것일 뿐.

하면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P.27) 

 

모든 싸움은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된다. 그리고 사람 간의 인연도 사소함에서 비롯된다.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휘하로 일하던 단노 쇼자부로는 우연히 성내 집무실에서 우발적인 시비에 휘말려 싸움을 벌여 힐복에 처할 뻔 했다가 조건부 사면을 받고 목숨을부지하게 된다. 대신 무카이야마촌에 유폐 중인 도다 슈코쿠를 은밀히 감시하라는 명을 받고 그를 만난다. 일찍이 군 부교와 요닌을 지내면서 문무를 겸하고 농민들을 가족같이 대해 심복하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사람이 바로 도다 슈코쿠였다. 하지만 여인과 밀통하고 시동을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실각해 7년 동안 유폐중이었다.

 

그 같은 죄목들은 도다 슈코쿠로서는 억울한 누명인 상황이었지만 그는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조용히 가족들과 칩거 중이었다. 원래는 즉시 할복하여야 했으나 미우라 가보의 편찬을 수행중이라 집행을 유예받고 있었는데 3년간의 기한을 부여받아 일을 마치는 10년 째 되는 해에 할복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가보의 편찬을 도우라는 명목하에 그를 감시해야하는 단노 쇼자부로는 동거 아닌 동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날은 점점 다가오고....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 난세를 살아간 과거 속의 인물들의 치열한 삶들은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에 대한 반면교사라는 소중한 교훈이자 간접적 체험의 장이 되기에 언제나 소재를 불문하고 동경과 선망의 장르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일본 역사소설들은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 가장 재미도 있으면서 접할 기회도 많은데 전국시대가 아니더라도 영주와 무사는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은 단골소재들이다.

 

그렇다면 할복은 어떠한가? 무사다운 명예로운 자살이라는 사상이 아직도 현대를 살고있는 일본인들의 정신세계를 잠식하고 있는 과거의 제도이다. 오죽하면 할복을 "복부에는 인간의 영혼과 애정이 깃들어있다. 용사의 배를 갈라 무사도를 지킨다."고 정의하고 있을 정도니 비겁한 삶을 거부한 용기나 무사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방편의 하나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다 슈코쿠의 입장에서는 도망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목숨이 아까워 밤잠을 설쳐야할 정도로 괴롭다. 그렇지만 유한적 삶을 소중히 여겨 의미있게 살겠노라고 다짐하며 살아갈 뿐이다. 다만 그도 최후의 순간은 어떠한 심정일지 미리 짐작하지 못하는 것 말고는 가보편찬에 세월을 보내고 있어 3년 후는 기약이 없다. 그렇게 하루 하루 살아갈 날이 줄어들며 피말리는 세월 속에서 다가올 죽음에 전전긍긍하지 않는 강직한 올곧음 때문에 단노 쇼자부로는 이윽고 도다 쇼코쿠의 인품에 점차 감화된다. 그러면서 이 남자가 감내해야 했던 사건들의 진실엔 그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간적인 면모가 담겨있던지 나 또한 끊임없이 매료되었다가 때로는 안타까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또한 어느 시대를 살더라도 약육강식의 논리는 가진 자의 논리대로 밀어붙여 가지지 못한 자의 눈과 귀를 막고 수탈에 또 수탈을 가할 뿐이기에 기득권의 유지에 혈안이 되어 허울좋고 위선적인 체통은 무엇이 효율이고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지를 외면한다. 그 점에서 전국통일이 이루어진 연후의 영주들이 농민들로부터 연공을 징수하면서 다져놓은 계급구조에서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경계선에 있다는 것도 도다 슈코쿠의 말 못할 처지를 지켜보는데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는 현실에 낙담해서 고개 돌려 농민들의 피폐함을 결코 외면하지 않기에 시간만 허락했다면 갈등을 조정하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공감대 형성에 앞장 섰겠지만 운명의 여신이 그의 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들 녀석의 친구인 아카기의 억울한 죽음을 항변하려는 아버지로서의 기개와 곁에서 지켜보는 것 외에 달리 어쩔 도리가 없는 가족들, 특히 아들 이쿠타로의 시선은 애잔하기 그지없어서 마음 속에 이루어질 수없는 미련이 계속 맴돈다. 때때로 세상의 비겁함을 비집어 들어가 준엄하게 꾸짖으면서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불꽃같은 남자 도다 슈코쿠야말로 진정한 호인이자 무사도정신의 아이콘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앞에 다가온 죽음을 앞두고도 여름 한 철에 치열하게 노래하며 그 수명을 다할 저녁매미처럼 가을을 모른 채 하루살이 삶을 살아가는 이 남자를 보며 새삼 산다는 것에 우리 모두는 감사해야 한다. 애달픈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주변의 연들을 이어 살아가는데 힘을 주고 싶다는 그 방식을 기억하자. 진정한 "의"란 무엇인가를 이르고 있으니....

q****5 2013.04.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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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어, 허구를 넘어 이어지는 숭고함의 가치].
"세대를 넘어, 허구를 넘어 이어지는 숭고함의 가치]."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의 [칼에 지다]를 읽고 대성통곡을 했던 그 새벽을 떠올리면, 나는 아직도 무엇이 나를 그렇게 울게 했는지 생각하곤 한다. 그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여기, 이 가슴에 남아 있어서, 순간 나도 모르게 쿵쿵 울려버리는 심장 부근을 지긋이 누르게 된다. 목구멍이 따가워지는 것, 저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가 뭉글뭉글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 제목을 떠올
"세대를 넘어, 허구를 넘어 이어지는 숭고함의 가치]."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의 [칼에 지다]를 읽고 대성통곡을 했던 그 새벽을 떠올리면, 나는 아직도 무엇이 나를 그렇게 울게 했는지 생각하곤 한다. 그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여기, 이 가슴에 남아 있어서, 순간 나도 모르게 쿵쿵 울려버리는 심장 부근을 지긋이 누르게 된다. 목구멍이 따가워지는 것, 저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가 뭉글뭉글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 제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은 많지 않은데 [저녁매미 일기]를 읽으면서 [칼에 지다]로 인해 많이 울었던 그 때를 생각했다. 요즘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고 있지만, 만약 정말 그렇다면 어쩌면 올해의 최고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1. 무사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의도하지 않은 상해사건을 일으켜 도다 슈코쿠가 유배되어 있는 무카이야마 촌으로 향한 단노 쇼자부로. 슈코쿠는 에도 저택에서 측실과 밀통하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시동을 죽였다는 혐의로 유폐되어 있다. 슈코쿠의 학문을 높이 산 주군은 그에게 가문의 가보(家譜)를 작성하게 했는데, 사건이 일어난 후에도 가보 편찬이 중단되는 것을 애석하게 여겨 시동이 죽은 후 십 년이 되는 해의 8월 8일을 할복 날짜로 정하고 가보 작성을 계속하게 했다. 쇼자부로가 슈코쿠를 만난 것은 할복까지 삼 년이 남은 해. 그리고 그의 역할은 측실밀통에 얽힌 사건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 확인해서 보고하는 것과 혹시나 일어날지도 모르는, 할복을 두려워한 슈코쿠가 도주할 경우 그를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슈코쿠는 더없이 정갈하고 반듯한 모습으로 가보 작성에 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쇼자부로의 역할을 짐작하고 있음에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생활할 뿐이다. 죽음의 시간을 선고받은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런 그를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는 쇼자부로에게 슈코쿠가 말한다.

 

 단노공,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죽음도 겁나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것은 무사의 허세일 뿐. 나도 목숨이 아까워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십 년 뒤, 백 년 뒤에는 수명이 다하지요. 나는 그 기한이 삼 년 뒤로 정해진 것일 뿐. 하면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싶습니다...방금 말씀드린 것은 말하자면 설익은 깨달음이고, 나도 어떤 심정으로 취후를 맞이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p26~27

 

그런 그의 나날들을 기록한 것이 '저녁매미 일기'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을 담아 지었다는 일기의 제목.

 

 

2. 죽음을 두려워하되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

측실밀통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쌓은 덕으로 여전히 슈코쿠는 마을 사람들에게 신뢰가 깊다. 그러나 그는 죄인의 몸으로 마을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정의로운 슈코쿠는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한다. 가보 편찬에 숨어있는 진실을 밝히지 않는대신 할복을 사면해주겠다는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의 목숨과 임무를 맞바꿀 수는 없다는 것. 그런 그의 굳센 마음은 최대 위기를 맞은 순간에도 빛을 발한다.

 

 홋쇼인 님의 태생은 번이 지고 가야 할 것, 제 목숨과 맞바꿔서는 아니 될 문제입니다. 저는 이쿠타로와 단노 공을 되찾고 나면 예정대로 할복할 것입니다.

-p328 

3. 살아간다는 것.

이 작품이 이렇게 뜻깊게 다가오는 이유는 죽음을 앞둔 무사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절박한 순간에도 잃지 않을 수 있는 숭고함이 있고, 그런 숭고함은 대를 이어서, 혹은 옆에서 바라보는 이에게로 이어진다. 친구로 살아간다는 것,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질문과 대답들. 나에게 이 책은 소설일 뿐만 아니라 한 권의 철학책이기도 하다.

 

 사람은 마음이 정하는 곳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향하는 곳에 뜻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목숨을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  

-P306 

바보같을 정도로 우직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것. 그런 마음들이 [저녁매미 일기]와 [칼에 지다]에는 담겨 있다. 그런 마음들이 작품 안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분명 누군가의 마음을 적시고 움직여서 그를 움직이게 해 줄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연이란 무슨 뜻입니까?"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이루 셀 수 없을만큼 많지만 모든 사람이 다 연으로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으로 이어진다 함은 곧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저렇듯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자신과 연이 있는 사람도 이 경치를 보고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살아가는 힘이란 그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p192~193 



y********j 2013.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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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매력, 진정한 인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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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것도 진정 품위가 있는. 만약 일본의 정치가가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진정한 무사의 정신을 이어받는다면, 정말 매력적인 나라가 되었을 것을....   ...가보를 만든다는 것은...자신에게 유리한 일도, 불리한 일도 모두 기록해 자자손손 전해야 비로소 지침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p.46   ...나는 책략을 꾸미고 계략을 써서 수석요닌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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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것도 진정 품위가 있는. 만약 일본의 정치가가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진정한 무사의 정신을 이어받는다면, 정말 매력적인 나라가 되었을 것을....

 

...가보를 만든다는 것은...자신에게 유리한 일도, 불리한 일도 모두 기록해 자자손손 전해야 비로소 지침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p.46

 

...나는 책략을 꾸미고 계략을 써서 수석요닌의 자리에 이르렀다. 허나 그보다 더 높은 지위에 앉으려면 무사로서 수치스럽지않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p.323

 

에도시대의 역사소설이며, 부분적인 미스테리를 지속적으로 담고 있으면서도,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읽기전에 여러가지 용어가 나오는데, 미리 p.346의 참조해설을 읽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인칭이지만, 일종의 화자이자 그의 시선으로 작품속 인물을 바라보는 단노 쇼자부로는, 쇼군아래 막부, 그 아래의 번에서  일하던 무사가의 청년. 하지만, 다이쇼의 최고대신인 가로 나카네 헤이에몬의 친적인 미즈카미 신고와 우연치않게 칼다툼을 하게 되어 뛰어난 발도술(묘사가 참 멋졌어. 용어에 한문이 없는데다, 상대방이 발을 다쳐서 발하고 관련된거 같지만 실제론 뺄 발(拔), 칼 도(刀) 해서 칼을 빼면서 쓰는 테크닉을 의미한다)을 이용, 방어하다가 상대방의 다리인대를 끊어놓게 된다. 이로인해 할복의 명을 받을 수도 있는차에, 가로인 나카네 헤이에몬의 명을 받아 과거 재정부교였다가 7년전 어떠한 일로 인해 빼앗긴, 과거 자신의 영지 무카이야마촌에 유배된 도다 슈코쿠를 감시하러 떠나게 된다.

 

타계한 전번주의 측실과 내통하였다가 들켜 시동을 살해한 죄로, 그 일로 바로 10년뒤 8월 8일에 할복을 하도록 되어있는 도다 슈코쿠를 만난, 쇼자부로는 죄명과는 너무나 달른 고고한 인품과, 죽음이 예정되어있음에도 죽기전의 일, 번의 역사서인 가보를 쓰는 명에 온정성을 다하는 그에게 매혹과 존경을 느끼게 된다.

 

이 지역의 특산품인 돗자리의 재로 골풀의 생산이 백성에게 이중의 부담으로 다가오고, 농민의 삶에는 무관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무사에 대한 반감, 공모, 살인사건 등 여러가지 사건들이 벌어진다. 그러면서, 진정 백성을 생각하는 관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슈코쿠, 그의 아들 이쿠타로가 우정과 함께 진정한 무사의 길을 깨닫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중요한 슈코쿠에 대한 할복의 명을 거두게 하려는 쇼자부로가 끈질긴 조사를 통해 일종의 미스테리를 파헤치는 탐정역을 하게 된다.

 

...여름이 오면 이 부근에서 저녁매미가 많이 웁니다. 특히 가을기운이 완연해지면 여름이 끝나는 것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로 들리지오. 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p.30 (이 작품의 제목, [저녁매미의 일기]를 의미한다)

 

...미련이 없다는 말은 이 세상에 남을 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는 뜻이나 다름없는 것. 이 세상이 정겹다, 떠나고 싶지않다, 이리 생각하며 가야지, 그러지 아니하면 뒤에 남는 자들이 힘드네....p.336 (아아, 진정 이 부분에서 내가 그 자리에 있다면 털석 무릎을 꿇고싶은 심정이었다)

 

진정 살아서의 인간적인 도리, 계급을 벗어난 친구에 대한 도리, 관직에 있건 아니건 자신의 위치에서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도리, 적이라 하더라도 그를 존경할 수 있는 강함,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도 소유욕을 넘어선, 그에 대해 깨끗한 마음으로 온 정성을 다바치는 마음, 말하지 않아도 충과 의를 다하는 주군-신하, 가족간의 관계 등  마치 말하지않아도 부담이나 억지없이 모든 것을 말하는 슈코쿠마냥, 매우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진정한 인간의 길을 보여주었다.

 

7년을 땅밑에서 보내고 지상에 나와 7일을 울고가는 매미에 대해 알고난뒤부턴 여름마다 더운 새벽에도 문을 닫으며 화를 냈던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개를 키우게 된 뒤로 다른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을 읽은 뒤에 다시 한번 인간의 길,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4월이지만, 연말이 다고 아마도 올해 읽은 책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가장 매력적인 작품일 것이 틀림없다.

 

...이 세상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모든 사람이 다 연으로 이어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으로 이어진다 함은 곧 살아가는데 힘이 되어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저렇듯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자신과 연이 있는 사람도 이 경치를 보고있지않을까, 그리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살아가는 힘이란 그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p.192~193

 

 

 

p.s: 영화화 작업중이라는데 캐스팅이, 왼쪽부터  단노 쇼자부로역에 오카다 준이치, 도다 가오루역의 호리키타 마키, 도다 슈코쿠역에 야쿠소 코지, 도다 오리에역에 하라다 미에코.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k 2013.04.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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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가 남긴 여운이 불어와 마음을 흔들다 - 저녁매미 일기
"'무사'가 남긴 여운이 불어와 마음을 흔들다 - 저녁매미 일기" 내용보기
'무사'가 남긴 여운이 불어와 마음을 흔들다 - 저녁매미 일기 _ 스토리매니악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든 느낌은 '멋지다'였다. 한 중년 무사의 무사로서의 삶이 멋있고, 그의 주변 인물들의 한결같음이 멋있고,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으로의 분위기가 멋있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남긴 여운이 멋있다.   솔직히 '멋있다'라는 말로는 소설을 설명하기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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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가 남긴 여운이 불어와 마음을 흔들다 - 저녁매미 일기 _ 스토리매니악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든 느낌은 '멋지다'였다. 한 중년 무사의 무사로서의 삶이 멋있고, 그의 주변 인물들의 한결같음이 멋있고,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으로의 분위기가 멋있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남긴 여운이 멋있다.

 

솔직히 '멋있다'라는 말로는 소설을 설명하기에 한참 부족한 듯도 싶다. 짧은 표현력으로 말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이런저런 부분이 어떤 소설과 비슷한 매력을 갖고 있다..라기 보다는, <저녁매미 일기라는 이야기 자체가 자아내는 그윽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다부진 각오로 삶의 신념을 지키는 중년 무사의 이야기다. 불미스런 일로 유폐 당한 그는 주군의 가보를 편찬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할복해야 하는 처지다. 어느 날 그가 있는 곳에 젊은 무사가 파견되고, 무사로서의 삶을 지켜나가는 그의 면모들을 보게 된다. 무사로서의 삶을 목숨 바쳐 지키려는 '도다 슈코쿠', 그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시선과 각오가 나긋한 분위기 속에 잘 드러난다.

 

도다는 죽을 날을 세어가는 삶을 살고 있는 무사다. 죽을 날짜를 알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의 심정이란 어떨까? 이야기는 그런 도다의 심정은 감춘 채 오히려 그의 하루하루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마치 죽기 위해 살아가는 듯한 도다의 아이러니를 저자는 주변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감정들이 얽힌다. 불미스런 죄를 지은 자가 가족과 유배지 마을의 농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존경을 받고 있다는 묘한 역설, 큰 죄를 지은 남편이자 아버지를 섬기는 가족들, 받아 놓은 죽음 조차 의심하여 그를 감시하고 사지로 몰아 넣으려는 또 다른 무사들, 그리고 그런 도다를 감시하려 파견되어 그의 무사다움에 동화되어 가는 젊은 무사 '단노 쇼자부로'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이 도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얽혀 들고 있다.

 

그 감정의 교차와 부딪힘이 문장 자체에 진하게 물들어 있다. 빠르지 않지만 느리지도 않게, 그 분위기를 충분히 음미할 수 있을 만큼의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감정들의 소용돌이를 느끼게 된다. 각자의 인물이 맞닥뜨리는 감정은 각기 다르지만, 그것이 한 인물을 응시하고 그 응시한 인물을 통해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되돌아 올 때의 감동이 꽤나 묵직하다.

 

다양한 감정들만큼 소설에서 느끼게 되는 겹겹이 쌓인 이야기로서의 재미 또한 진하다. 드라마틱한 이야기 소설 위에 부드러운 연애 소설을 얹고, 그 위에 생동감 있는 성장소설을 올려 놓았다. 거기에 약간의 미스터리 소설 또한 첨가함으로써, 그 다면적인 이야기로서의 재미들이 맞물리고 있다.

 

그 끝에는 한 시대를 굵고 진하게 살아간 무사의 이야기가 남는다. 여운의 꼬리를 길게 남기며 감동적인 무사의 이야기란 이런 것이다..라며 마침표를 찍는 것만 같다. 드물게 마음을 술렁이게 한 소설이었다. 그 분위기의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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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매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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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로 린, 권영주 역, [저녁매미 일기], 비채, 2013.  Hamuro Rin, [HIGURASHINOKI], 2011. 제146회 나오키상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소설은 아주 오래전에 읽은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창작과비평사, 1990.)이다. 최근에 리메이크되어 방영 중이고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라마 <허준>(1999)의 원작이다. 원래는 춘, 하, 추, 동 4권으로 기획되었으나 집필 중에 갑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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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로 린, 권영주 역, [저녁매미 일기], 비채, 2013. 

Hamuro Rin, [HIGURASHINOKI], 2011.

제146회 나오키상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소설은 아주 오래전에 읽은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창작과비평사, 1990.)이다. 최근에 리메이크되어 방영 중이고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라마 <허준>(1999)의 원작이다. 원래는 춘, 하, 추, 동 4권으로 기획되었으나 집필 중에 갑작스러운 작가의 타계로 상, 중, 하 3권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허준을 주인공으로 하는데, 서자로 태어나 신분의 차별을 겪으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의관이 되기로 하고 결국에는 어의에 오른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신분 상승의 욕구로 의술을 익혔지만, 좋은 스승의 가르침으로 병자를 불쌍히 여기며 진정한 의술을 펼친다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메시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후에 우리 역사와 관련된 몇 권의 소설을 더 읽었지만, 대부분은 억울한 누명으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주인공이 신분을 숨기고 자라나 탁월한 능력으로 모진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가문의 원수를 갚거나 국가의 흥망성쇠에 깊이 관여한다는 패턴이 반복되어 별다른 감동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함으로 일관된 문체는 글을 읽기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그래서인지 내가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소재의 다양함과 독서의 가벼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단노 공,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으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죽음도 겁나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것은 무사의 허세일 뿐, 나도 목숨이 아까워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십 년 뒤, 백 년 뒤에는 수명이 다하지요. 나는 그 기한이 삼 년 뒤로 정해진 것일 뿐. 하면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싶습니다."(p.26-27)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는 처음으로 만나는 일본 역사(시대)소설이다. 제146회 나오키상을 받은 작품으로, 에도 시대에 할복을 예정하고 유폐 생활을 하는 어느 무사의 이야기이다. 에도시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세이이 다이쇼군(征夷大將軍)에 임명되어 막부를 개설한 1603년부터 15대 쇼군 요시노부(慶喜)가 정권을 조정에 반환한 1867년까지의 봉건시대이다. 무사 계급의 최고 지위에 있는 쇼군이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여 전국을 통일 지배하였고, 엄격한 신분제로 무사 계급이 농민을 지배하며 연공(年貢)을 징수하였다. 이러한 역사의 배경에서 자결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절망의 상황은 다소 진지할 수 있으나, 우려와는 다르게 작품은 수려한 문장과 매끄러운 전개로 끝까지 긴장과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름이 오면 이 부근에서 저녁매미가 많이 웁니다. 특히 가을기운이 완연해지면 여름이 끝나는 것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로 들리지요. 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p.30)

 

  출신과 실력으로 앞날이 창창하던 도다 슈코쿠는 의문의 사건에 연류되어 번주로부터 '미우라 가보'의 편찬과 10년 뒤 할복을 명받는다. 그 후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단노 쇼자부로는 성 내에서 우발적인 실수를 저질러 그 벌로 무카이야마촌에 유폐 중인 슈코쿠에게 보내진다. 명분은 가보 편찬을 도우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를 감시하고 가보를 염탐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쇼자부로는 슈코쿠와 3년간의 동거를 시작한다.

 

  "정당한 연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네. 농민의 입장에서 연공 따위 없는 편이 낫지. 허나 무사는 연공이 없으면 먹고 살수 없으니 말이네. 서로 살기 위해 먹을 것을 뺏고 빼앗기는 것이니 적대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쇼자부로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 말씀하시지만 그것은 세상의 원리라는 것 아닙니까."

  "허나 시대가 바뀌면 원리가 바뀔지 모르는 일. 바로 그러하기에 이처럼 과거의 사적을 기록해두어야 하는 것이야.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후세의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말이지."(p.53-54)

 

  "충의란 주군이 가신을 믿어주기에 다할 수 있는 것이야. 주군이 의심을 품는다면 가신은 충의를 다하려야 다할 방도가 없네. 그러니 주군이 의심을 품고 있다면 가신은 의심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p.135)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모든 사람이 다 연으로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으로 이어진다 함은 곧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p.192)

 

  "허나 도다 님은 그같은 무사의 존재 방식과는 달리 농민들과 더불어 살려고 하시네. 나는 도다 님이 무사로 살아가는 방식에 감동했어. 때문에 도다 님을 지켜드리고 싶은 것이야."(p.220)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이것을 피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쇼자부로의 눈에 비친 슈코쿠는 과연 죽음을 앞둔 사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강직하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고 맡겨진 가보 편찬에 성심을 다하는 무사의 올곧음에 서서히 매료된다. 그래서 사건의 진실을 찾아 그를 구명하기로 하는데...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가진 자는 힘 있는 자와 결탁하고 기득권과 안위를 지키기에 혈안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고 가지지 못한 자에게 떠넘겨진다. 허울뿐인 정책과 제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 허점으로 부담은 가중된다. 이러한 때에 할복을 기다리는 무사는 자신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어야 하지만, 그는 타인의 대립과 갈등의 경계에 서 있는다. 착취하려는 무사와 봉기하려는 농민 사이에서, 역사를 감추려는 세력과 진실을 찾으려는 무리 사이에서, 죽음을 바라는 자와 이별을 슬퍼해야 하는 이 사이에서... 그는 막힌 벽을 허물고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

 

  예정된 죽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여름 한 철, 치열하게 노래하다가 사라지는 저녁매미처럼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친구이고 남편이고 아버지이기 때문에 애잔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생소한 소재를 가지고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와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만들어 낸 하무로 린이라는 이름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c****k 2013.04.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진정한 무사의 길을 보여준...
"진정한 무사의 길을 보여준..." 내용보기
진정한 무사의 길이란 무엇일까?주군을 위해 죽고 사는 것만이 진정한 무사인 걸까?무사이면서 작은 실수로 친우를 다치게 하고 그 징계의 의미로 할복이 예정되어 있지만 군 부교일 적에 올바른 행정과 처사로 농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던 도다 슈코쿠공을 감시하는 역을 맡게 된 쇼자부로가로의 명이었기에 거절할 수도 없어 감시자와 감시받는 사람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하지만
"진정한 무사의 길을 보여준..." 내용보기

진정한 무사의 길이란 무엇일까?
주군을 위해 죽고 사는 것만이 진정한 무사인 걸까?
무사이면서 작은 실수로 친우를 다치게 하고 그 징계의 의미로 할복이 예정되어 있지만 군 부교일 적에 올바른 행정과 처사로 농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던 도다 슈코쿠공을 감시하는 역을 맡게 된 쇼자부로
가로의 명이었기에 거절할 수도 없어 감시자와 감시받는 사람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처음부터 도다의 인품에 깊은 호의를 가졌던 쇼자부로는 자신의 역할이 괴롭기만 하고 그런
쇼자부로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는 도다와 그 식구들의 배려에 더욱 맘이 쓰인다.
할복이 예정된 도다가 혹시 도주할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곳에 와있는 걸로 알고 있는 쇼자부로의 진짜 임무는 사실 전대 가문의 가보를 편찬하는 소임을 맡고 있는 도다 옆에서 그가 기록하는 것 중 특히 자신이 할복을 하게 된 사건의 기록을 어떻게 하는지를 눈여겨보다 가주에게 은밀히 알려야 하는 것인데 자신이 곁에서 지켜본 바로는 도다가 감히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측실과 밀통이라는 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직접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그날 사건의 진실은 도다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누군가를 대신해 명분이 될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자신의 구명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도다
오히려 마을에 흉년이 들어 농민들 사이에 동요가 심하고 이런 농민들의 처지를 이용해 헐값으로 땅을 빼앗는 외지인까지 등장해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마을 분위기에 더 신경을 쓴다.
무사로서 자신의 일에만 정진하던 쇼자부로 역시 이곳 마을에 살면서 농민들의 처지를 보고 들으면서 마을 사람들을 돕고 그들을 위해 일해야 할 관리와 무사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전횡을 일삼는 걸 보고 자신이 걸어갈 길이라고 믿었던 무사의 길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농민들의 눈에 비친 무사는 주군과 주군이 이끄는 마을 번들을 위해 그곳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이미지가 아닌 그저 칼을 차고 다니면서 곡식을 축내며 거드름만 피우는 게으르고 못된 족속일 뿐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게 된다.
그래서 이 모든 혼란과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굳게 자신을 길을 걷는 도다 같은 무사가 쓸데없는 정쟁에 희생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쇼자부로는 그를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도다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
주군이 믿어주지 않는 무사란 이미 무사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생각하는 도다이기에 자신의 구명을 위한 변명에는 뜻이 없었던 것이고 자신이 진정으로 믿고 따랐던 유일한 주군이었기에 그가 끝끝내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다는 것에 이미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였다는 걸 깨닫게 된 쇼자부로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가족을 위해 살아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내려놓을 수 없다.
이런 때 세금 때문에 농민들의 동요가 커지고 결국 마을관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감시하는 역할로 왔다가 서서히 감시대상인 도다의 인품에 반하고 그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곧은 의지를 보면서 진정한 무사로서 거듭나는 쇼자부로
가로의 원대로 그가 가진 걸 주고 가보의 내용을 조금만 바꾸기만 해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흔들림 없이 모든 것을 진실대로 아는 대로 쓰고자 하는 도다는 어떤 위협과 불의 앞에도 당당하고 그런 그의 태도를 보고 자란 아들 역시 어린 소년이지만 이미 무사였다.
목숨을 바쳐 진정한 무사란 무엇인지...무사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모두에게 보여준 도다의 가르침은 슬프지만 멋있기도 하다.
도다가 쓰던 저녁매미 일기처럼 하루를 살아도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무사의 길이 아닐지...
전체적으로 고즈넉하고 마치 정물화같이 잔잔한듯하지만 그 속에서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

y******0 2017.09.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