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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처럼 온다 리쿠 역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 중 하나다. 그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이 데뷔작이 되고 나서도 꽤 한참동안을 직장여성으로 살았는데 그 성실함이 좋아 나는 한동안 그녀에게 홀릭되어 있었다.
한 작가에 매료되면 작가별로 작품을 소장하는 버릇이 있어 책장에는 그녀의 켠이 마련되어져 있는데 [황혼녘 백합의 뼈],[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시리즈는 미스터리하면서도 몽환적이라 좋아하는 편이다. 리세를 둘러싼 기묘한 인물들은 남자 캐릭터들이 꽃미남 스타일로 그려져 있는데 엄마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하며 자신이 낳은 수많은 아이들의 교장선생님이기도 한 리세의 아빠도, 이붓형제이자 목숨받쳐 좋아해준 레이지, 그리고 요한, 묘한 관계 속에 있는 오빠들까지.....근친스러운 이 이야기는 로맨스에 중점을 둔 스토리가 아니라 미스터리에 중심을 두고 있기에 그들의 근친스러움은 아름답게 포장되어져 있다.
그런 소설을 쓴 작가 온다 리쿠가 타국으로 떠난 '작가의 스케치 여행'이 [구석진 곳의 풍경]이다. 비행기 공포증이 있어 38세가 되어서야 겨우 첫 비행을 떠난 사람치곤 그녀는 참 많은 나라들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만해도 두번이나 방문했고, 체코, 대만, 베이징, 상하이, 스페인 등을 방문하며 작가의 남다른 감수성으로 책을 흠씬 물들이고 있었다.
물론 일본에 관한 애정도 잊지 않고 있다. 일본의 전통악기 샤미센이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고양이를 여럿 키우는 내게 그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는데 일본보다 프라하는 고양이 가죽을 이용해 아기 배내옷을 만든다니....심장에 포크라도 찔러넣는 느낌이 들고 말았다. 대부분 집고양이로 길고양이가 없다는 프라하 거리의 비밀은 이렇게 밝혀지나 싶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책은 풍경이나 나의 기분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철저히 그 나라의 신기한 모습들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는 점만으로도 참 작가스러운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여행서를 보아왔지만 일반인들이 보는 시각과 작가가 체험으로 남긴 작가적 시각은 참 다르구나 싶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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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여행기. 비행공포증에 대한 날카로운 기억도, 맥주를 진탕 마신 흥겨운 이야기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풍경을 그린다. 영국, 체코, 대만, 중국, 스페인, 한국 등 다양한 국가를 다녀왔기 때문인지 짧게 눈에 보이는 것들을 묘사한다. 그리고 독서에 대한 기억들도 하나 둘 풀어낸다. 전매특허인 보석눈의 미소년, 미소녀도 없고,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듯한 공포도 없다. 심심하다면 심심하고 담백하다면 담백한데 어깨에 힘 빼고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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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가? 하고 집었는데 소설이 아닌 온다 리쿠의 여행기랄가 한지역을 진득하게 여행한것이 아닌 여러곳을 여행한 경험을 짧게짧게 썼다 지역도 매우 다양하다 일본에서부터 한국도 있고 유럽도 있다 이책을 읽고 알았는데 온다 리쿠는 비행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고소공포증때문인가? 싶은데 그래서 설악산을 갈때도 배를 타고 부산에 내려서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까지갔다가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강원도에 갔다고 하니... 비행기를 탔으면 더 빠르고 편했을텐데 되도록 비행기를 안탈수있으면 아무리 시간이 걸리고 힘들어도 안탄다고 하니 어찌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빠르고 시간을 절약하는것만이 여행의 최선은 아니지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목적지까지 가는것도 분명 여행의 한 과정이기때문에... 워낙 말고기회 예찬론을 펼쳐서 우리나라에선 말고기회를 잘먹지않지만 그맛이 너무 궁금해지기도 했다 대체 어떤맛일까 말고기라니 ;;; 사실 유명한곳을 여행하기보다 제목처럼 구석진곳이라고 해야하나 사람의 이목을 끌지는 않지만 그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진곳? 근데 워낙 먹고 마시는 내용이 많아서 읽는내내 침이 고이는건 좀 고역이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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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점 마실 때 우연히 발견한 이 책 _ 구석진 곳의 풍경
어쩐지 첫 장부터 차례로 읽어가기 보다 아무 페이지나 툭 펼쳐서 재밌으면 읽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또 다른 장을 펴서 읽게 되는 책이랄까. 그러다 일본인 작가가 취재차 한국을 방문하여 설악산 등반한 이야기를 봤다. 설악산에 딸린 부제는 신선은 날고, 관음보살은 미소 짓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이국적인 풍경을 묘사하는 건 많이 봤어도 그 반대는 자주 접하기 힘든 것 같다. 편집자 입장에서도 외국인이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묘사한 부분을 책에 싣는건 꽤 난감한 일이 많을 것도 같고.
한국은 후각을 자극하는 나라다. 대도시 서울은 거의 살기(殺氣)에 가까운 에너지로 가득하다. 넓은 도로에는 혼잡하게 몰린 차가 계속 차선을 바꾸며 빵빵거린다. 카메라맨, 편집자와 함께 짐을 택시 트렁크에 다 싣고 나니 문이 닫히질 않았지만 그대로 달렸다. 고온다습한 기온에 역시 아시아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은 위도가 높아서 서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푹푹 찌고 하늘은 흐렸다. 아시아 대도시에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 와중에 거리 곳곳에 가득한 가로수의 아카시아 꽃이 만개했는지 활짝 열린 택시 창으로 흘러들어 오는 짙고 달콤한 향기에 놀랐다. 이름만 듣고 불그스름한 꽃으로 상상했는데, 꽃이 크림색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부산에 도착했을 때부터 거리에는 발효 식품인 김치 냄새가 가득했다. 어디를 가도 이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버스터미널에 가도 호텔에 들어가도 거리를 걸어도. 역시 김치는 한국인의 신체의 일부분이자 한국에서 일어나는 생산 활동의 향기임을 깨달았다. 매일 먹다보니 기분 탓일까, 둘째 날이 되자 대변 색이 변한 것 같았고, 내 몸까지 김치 같아진 느낌이 들었다.
적당히 한다면 등산만큼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건강한 운동이 없다 생각하지만, 막상 유명한 설악산이나 지리산을 정상까지 올라가보고 싶다 생각한 적은 없었다(한라산은 계절별로 가보고 싶다). 그런데 이 일본인 작가가 설악산에 오르락 내리락한 경험담을 듣고는 흠. 한번쯤 이런 경험을 해봐도 좋겠다 싶다.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이 설악산 등반하고 왔을 때 들은 경험담하고는 달라도 뭔가 많이 다르다.
출발한 첫째 날은 약간 구름이 끼고 서늘한 날씨여서 걷기에 딱 좋았다. 국립공원 입구는 한적하고 넓어서 언뜻 뒤쪽으로 산이 보이는 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가벼운 차람의 관광객과 소풍 온 어린이들이 가득해서 중간까지는 넓은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줄무늬다람쥐가 나무 틈새를 기웃거렸다. 산 어디든 돌아다니는 다람쥐는 사람을 겁내지 않았다. 관광객이 떨어뜨린 김밥을 재주 좋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설악산에 오를 때는 물을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 걷는 도중에 얼마든지 식수를 보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이 차고 맛있다.
산장에서는 자급자족이다. 산 아래 슈퍼마켓에서 사온 고기와 야채를 가지고 바깥에 있는 테이블에서 조리했다. 술을 좋아하는 우리는 OB맥주 1.6리터 짜리 페트병 두 개, 소주 페트병 세 개를 지참했다. 밤에는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추웠지만, 다른 등산객과 수다를 떨면서 김치와 고기를 먹는 게 즐거웠다. 너무 추워서 순식간에 술이 차가워졌지만. 저녁 무렵부터 구름이 사라져서 맑아진 하늘에 별이 엄청났다. 소등을 하니 사방의 빛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그렇게 수많은 별은 참 오랜만이었다.
다음 날 아침은 쾌청했다. 새벽이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바위산에 조금씩 빛이 내리쬐면서 아침 안개 속에 성스러운 산들이 그림자와 함께 떠올라 장관을 이루었다. 울퉁불퉁한 바위산인데 도 빛이 닿는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이 전혀 달랐다.
내설악은 어제 본 외설악과 다르게 활엽수가 많고, 발밑은 흙과 낙엽으로 푹신푹신했다. 어제 줄곧 바위산을 오르던 것과 느낌이 사뭇 달라 맥이 빠질 정도였다. 그래도 여전히 계곡이 계속되고 각양각색의 폭포가 그 자태를 다투었다. 용소의 에메랄드 그린색이 아름다웠다. 산 전체를 감싸고 있는 신록의 빛이 반사된 것일까.
작가가 속초 아바이촌을 얘기하니 갑자기 아바이순대랑 명태회냉면도 먹고싶네.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은 곳인 듯, 냉면 가게가 많았다. 냉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다고 한다. 큼직한 그릇에 야채와 양념을 함께 섞어 커다란 가위로 면을 잘라 먹는다. 명물인 아바이 순대도 맛있다. 늘 생각하지만, 한국 요리는 가위를 사용하는 점이 재미있다. 어딜가도 주문한 음식 외에 김치와 나물 같은 반찬이 가득 나오고 야채 종류도 풍부한 데다 정말 맛있다. 식재료의 뛰어난 질은 산에 가져갈 식료품을 샀던 슈퍼마켓에서도 느꼈는데, 한국은 어딜 가나 음식 맛이 뛰어나다. 나이를 먹을수록 음식이 맛있는 나라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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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광팬이 아니었다면 결코 읽지 않았을 것이다. 아,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완전 꽝이라는 건 아니지만 온다 리쿠 특유의 분위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읽기가 힘들 수도 있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무서운 장면 없이도 독자를 공포로 몰아넣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장 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거나 그들과 같은 생각에 잠기도록 하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작가,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한번 만나보고 싶은 작가가 바로 온다 리쿠이다. 이 책은 온다 리쿠가 떠났던 여행의 기록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디서 뭘 보고, 뭘 하고, 뭘 먹고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여행을 간 그 장소에서 무엇을 느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반적인 기행문과는 아주 다르다. 장소만 다를뿐 온다 리쿠의 머리속에서 끝도 없이 펼쳐지는 생각은 확실히 그분다워서 읽다가 나도 모르게 킥킥대고 웃은 적도 많다. 알고보니 2009년 서울 국제도서전에도 오셨다는데 그때는 내가 온다 리쿠를 모르던 시절이라 그냥 지나쳤던 것이 천추의 한이 된다. 소설로만 접하던 작가의 개인적인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의외로 맛있는 음식과 술에 약하신 모양이다. 특히 말고기회를 즐겨 드신다는데 한번도 말고기회를 먹어보지 못한 나로써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나처럼 온다 리쿠를 거의 신처럼 떠받드는 광팬이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소설이라면 내용이 중요하겠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니기에 그저 온다 리쿠가 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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