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25%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8.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성스러운 길 위에 서다
"성스러운 길 위에 서다" 내용보기
제주에 올레길이 개통된 이래 느닷없는 걷기 열풍에 전국이 휩싸였다. 특별한 준비랄 것은 없다.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너도나도 부담 없이 걷는 것은 가능하다. 나 역시도 북한산 둘레길을 이미 세 번 가량 완주한 상태이며, 조만간 생긴다는 서울 둘레길의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올레길의 탄생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장소가 하나 있으니 바로 스페인 산티아고다.
"성스러운 길 위에 서다" 내용보기

제주에 올레길이 개통된 이래 느닷없는 걷기 열풍에 전국이 휩싸였다. 특별한 준비랄 것은 없다.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너도나도 부담 없이 걷는 것은 가능하다. 나 역시도 북한산 둘레길을 이미 세 번 가량 완주한 상태이며, 조만간 생긴다는 서울 둘레길의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올레길의 탄생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장소가 하나 있으니 바로 스페인 산티아고다.

정확한 명칭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이로,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이었던 성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어 그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여러 갈래의 길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카미노 프랑세스(Camino Frances)를 걷는다. 800km 에 달하는 거리를 걷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물론 모든 구간을 꼭 걸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순례길은 시간을 두고 걸어야만 한다. 빠름에 길들여진 우리에게는 낯선 경험일 수밖에 없다. 기독교 문화권에 깊이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마음 가득 신앙심으로 들끓을 것이다. 꼭 그와 같은 취지가 아니어도 길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저마다 다른 이유에서 몰려든 이들은 자기 나름의 방법을 택해 길 위에 섰다. 나를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은 누구보다도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 듯하다. 왜 사는지를 묻는 것조차도 사치로 여겨온 우리에게 산티아고는 직면하기 두려웠던 삶의 진실을 가르쳐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취해 책장을 넘겼다. 아프리카의 사막과는 다른 공허함이 밀려왔다. 바람 따라 흩날리는 자연과 한 때 인간도 하나였을 것이다. 왠지 너무 멀리 와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내겐 깨달음을 주었다. 일상이라 부를 만한 무언가가 있었을 터인데 그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걷고 있었다. 직장인이건 은퇴를 했건 그들의 행위는 적잖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두 눈으로만 접해서는 곤란한데 싶은 생각이 마음 곳 깊은 어딘가로부터 치솟았다.

그렇지만 걸음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충분한 준비가 없이는 걸을 수 없는 길이 바로 산티아고였다. 길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흔적이 은근히 있었다. 길의 일부가 된 사람들은 과연 산티아고에서 행복했을까. 물집이 잡히고 이내 터지길 반복하는 동안 그들이 느끼는 건 비단 통증만이 아닐 것이었다. 아직은 그 복잡한 무언가를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떠나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한 건 체력적인 부담 때문만은 아니었다. 왠지 나에게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할 듯했다. 모든 것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직 긴긴 시간이 필요할 듯했다.

그래도 까미노 데 산티아고와 비아델라 플라타, 까미노 포르투게스를 잇따라 걷는 호사를 저자 덕분에 누릴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광이 잿빛 도시에서 느껴온 삶의 무게를 가벼이 만들어주었다.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따름인데 산티아고는 그렇게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꼭 한 번은 걸어 보고픈 길이 되어 내게 다가왔다.

 

q*****2 2013.09.01.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새로운 인생, 산티아고를 걷는 이유
"새로운 인생, 산티아고를 걷는 이유" 내용보기
가끔은 저자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며 구입하는 책이 있다. 이때의 선택 기준은 책의 디자인이 예쁘거나 가슴 시린 감성적인 제목이나 평상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용일 때 내 책이 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 이런 제목으로 출간된 책들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사진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상이나 책으로
"새로운 인생, 산티아고를 걷는 이유" 내용보기
 

 

가끔은 저자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며 구입하는 책이 있다.

이때의 선택 기준은 책의 디자인이 예쁘거나 가슴 시린 감성적인 제목이나 평상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용일 때 내 책이 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 이런 제목으로 출간된 책들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사진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상이나 책으로 산티아고에 대해서 꽤 알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아쉬운 것은 산티아고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디자인이 특이하고 예쁜 책을 만났다. 김효선 작가의 작품집이라고 할 정도로 산티아고의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들로 가득 채워진 이 책은 눈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편안하다. 사진들을 구경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 마치 자신이 진짜 산티아고를 걷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하긴 나처럼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이런 책은 대리만족으론 최고다. 걷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고생하며 걸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니까 그러기에 이런 책은 잘난 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

이 책의 저자인 김효선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음으로 우선 검색을 했더니 배나영 자유기고가와의  인터뷰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50대의 아줌마로 살다가 여행 작가로 변신했다는 이력이 먼저 보였는데 밝게 웃는 그녀의 표정은 멋진데 통통한 몸매는 나하고 비슷하다. “아니 이 몸으로 카미노 프랑세즈 800km, 비아델라 플라타 1000km, 카미노 포르투게스 600km, 카미노 피니스테레 60km를 걸었단 말이야?.” 이런 놀라움이 있다. 그녀는 자그마치 2460km를 걸었는데 서울 부산을 3번 왕복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이것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다. 어려서부터 세계문학전집을 읽으며 소설속의 이국적인 풍광을 만나리라 다짐했고 남편과 두 딸에게 당당하게 인생 3막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저자는 도보 여행가로 변신했다. 꿈에서 멀어지는 삶 때문에 너무 외롭고 허전해진 그녀의 마음을 읽은 아버지는 딸에게 ‘꿈은 복권 떨어지듯이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이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녀는 비밀통장에 3만 원 5만 원 등 형편 되는대로 저금을 했고 15년 동안 꿈의 경비를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영어 실력도 늘렸고 여행경비와 영어실력을 갖춘 그녀는 드디어 마흔 아홉의 나이에 독일로 떠났고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저는 인생을 3막으로 분류해요. 1막은 부모 밑에서 양육을 받는 시기고, 2막은 내가 부모가 되는 시기에요. 아이를 다 키우고 나면 인생 3막이 펼쳐지죠. 그 때부터 시작이에요. 3막은 내 마음껏 살아볼 수 있으니까요.”그녀는 지금 자신을 위해 마음껏 인생을 살고 있다. 준비된 인생은 그래서 아름답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산티아고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되었다.
스페인 북서부에 있는 작은 도시인 산티아고의 정식 이름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Camino de Santiago)다. 스페인어로 카미노는 길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산티아고는 예수님의 12제자중 하나이고 요한의 형인 야고보를 가르친다. 콤포스델라는 무덤을 의미한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는 야고보의 무덤을 찾아가는 순례길이다. 성경은 야고보의 죽음에 대하여 간략하게 말한다. ‘이 무렵 헤롯왕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박해와 손을 뻗쳐 요한의 형제인 사도 야고보를 죽였다.’(사도행전12:1-2절)  A.D.44년 유월절 전후 헤롯 대왕(B.C.37-B.C.4)의 손자인 아그립바 1세(Agrippa1, A.D.37-44) 를 가르친다. 그는 A.D.41년  칼리굴라(Caligula)가 암살당한 후 글라우디오(Claudio)가 황제로 즉위할 수 있도록 공헌한 데 대한 대가로 지금의 이스라엘을 통치할 수 있는 왕이 되었다. 그는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노력했는데 야고보 사도를 죽인 것도 그 당시 교권을 가지고 있던 사두개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 후 성경은 야보고 사도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스페인은 야고보에 대한 많은 전설과 기적의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그립바에 의해 목이 잘리며 순교한  야고보의 몸과 머리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 돌로 만든 배에 실렸고 돛도 노도 없는 이배는 성령의 감동으로 항해를 계속해 산티아고에서 16km 떨어진 패드론이란 곳에 정박을 했다고 한다. 이때 야고보의 시신은 산으로 옮겨져 매장을 당하게 되는데 그 후 800년 동안 야고보는 사람들에게 잊혀진 존재했다. 그러나 813년 수도사 펠라요는 별이 빛나는 들판에서 무덤 하나를 발견하고 이 무덤의 주인이 야고보란 확신이 들어 로마 교황청에 보고를 했고 교황청은 검증을 통해 야고보의 무덤으로 인정했다. 교황 레오 3세에 의해 성지로 선포된 이후 지금의 산티아고 콤포스델라 대성당은 1078년에 짓기 시작해 1128년 무렵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는 예루살렘과 로마에 버금가는 성지가 되었고 1987년 유럽연합은 산티아고 가는 길을 첫 번째 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1993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저자의 산티아고 가는 길 참조)

 

 

이 길이 유명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파울로 코엘료가 이 길을 걷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 아닐까? ‘연금술사’나 ‘순례자’에서 그는 자신의 삶이 바뀐 이유를 이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지금도 전 세계의 사람들은 종교적 순례의 길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하여 등의 이유로 이 길을 걷고 나 자신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길을 걷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저자가 걸었던 카미노 데 산티아고 (프랑스 생장 피드 포르테에서 출발 산티아고 성당 도착) 비아델라 플라타(스페인 세비야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성당 도착) 카미노 포르투게스(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보아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성당 도착)의 여정을 사진 중심으로 기록한 여행기다. 수많은 산티아고 여행기와의 차별 점은 바로 사진에 있다. 산티아고를 여행한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매력이 있다. 상상속의 풍광들을 멋진 사진으로 보며 여행객들이 왜? 이곳을 걷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인 도종환은 그의 시 ‘처음 가는 길’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시인의 노래처럼 이 책속에는 1200년 이상 이 길을 지나간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죽음에 이르는 길이 되었기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여행자들의 사진은 숙연하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순례자의 무덤’은 그들이 그토록 가고자 원했던 서쪽 산티아고 방향을 향해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며 울컥했다.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이 길을 걸어야만 하는 인생의 절박함을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도 목숨을 걸고 남은 인생을 살 정도의 다짐이 있단 말인가?”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철 십자가 크루스 데 이에로
높이 1504 산마루에 있는 키 높은 나무 기둥위에 세워진 철 십자가. 그 나무 기둥은 엄청난 돌무더기에 둘러 쌓여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성황당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그들의 고향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수집한 돌에 특별한 소원이나 의미를 담은 돌을 이곳에 올려놓고 간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자아를 버리고 새로운 자아로 출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산티아고는 걷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곳을 걷는 순례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는 있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은 것이다. 나 자신도 이 길을 걷는다면 분명히 산티아고 대성당 안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간절한 염원으로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은 이 기도에 대해 이렇게 약속하신다.‘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사람이 됩니다. 더 이상 전과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입니다.’(고린도후서 5:17)

 

새로운 인생! 이것이 산티아고를 걷는 분명한 이유가 아닐까?

 

 

 

 



YES마니아 : 로얄 j*****r 2013.07.11. 신고 공감 5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No pain No Glory - 산티아고 가는 길
"No pain No Glory - 산티아고 가는 길" 내용보기
예스 24 검색창에서 '산티아고'를 검색하면 국내도서 중 103권의 여행기가 뜬다. 순례길 여행을 소개하는 책들이 홍수를 이룰 정도로 많다. 연초에 케이블 채널 tvN에서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3명의 출연진이 '카미노 프랑스'길을 걷는 순례자를 대상으로 민박집-알베르게-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이다. 여행관련 방송에 알베르게가 소개될 정도로 한국에서
"No pain No Glory - 산티아고 가는 길" 내용보기

  예스 24 검색창에서 '산티아고'를 검색하면 국내도서 중 103권의 여행기가 뜬다. 순례길 여행을 소개하는 책들이 홍수를 이룰 정도로 많다. 연초에 케이블 채널 tvN에서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3명의 출연진이 '카미노 프랑스'길을 걷는 순례자를 대상으로 민박집-알베르게-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이다. 여행관련 방송에 알베르게가 소개될 정도로 한국에서도 산티아고 가는 길이 유행을 타고 있다. 

 

  산티아고 여행기를 다룬 책들이 넘쳐 나는 요즘, 내가 굳이 김효선 작가가 쓴 [산티아고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는 새빨간 표지에 새겨진 '카미노 프랑스'  경로가 주는 강렬한 첫인상에 있었다. 7월 무더위에 아내와 문래동 창작촌를 찾은 적이 있다. 철강 유통점과 공구가게가 몰려있는 문래동 거리는 도심재생을 시작하면서 젊은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거리로 바뀌고 있다. 한낮 땡볕도 피하고 아내 취미 중 하나인 가죽공예를 볼 겸 눈에 들어온 잡화점에 들어갔다. 아내가 눈 여겨 본 가죽가방을 주인장에게 이리 저리 물어보는 동안 가게에 진열된 작품들을 둘러 보다 이내 시선이 한 쪽으로 쏠렸다. 빈티지 장식장 한 켠에 꽂혀 있는 시뻘건 책 하나. 마치 '나를 꺼내 봐주세요' 애타게 부르는 착각이 들었다. 바로 [산티아고 가는 길]이었다. 행여나 제목을 잊을까 서둘러 핸드폰에 메모했다. 수년 내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리라 마음먹은 탓에 꼭 읽어 보리라 다짐했다. 8월 처가집에서 부모님들과 가족모임을 하였다. 올 생일 선물로 뭘 해줄까 물어보는 처제에게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사달라고 했다. 생일을 한참 기다린 끝에 이번 주에야 받게 되었다. '카미노 프랑스'길을 두 번은 걷고 남을 기다림이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일종의 산문 사진집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필요한 여행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낭꾸리기, 여정길에 유의해야 할 사항, 여행 중 묵기 좋은 시설이 괜찮은 알베르게 소개, 여정길에 가봄직한  현지식당 등 순례길 경험자들의 지혜를 필요한다면 다른 여행기를 찾아야 한다. 이 책은 한국에서 순례길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저자가 누가 권하지도 않았을 2,400여 km 길을 묵묵히 걸어나간 여정을 기록한 사진집이다. 저자는 화보 사이사이에 틈틈히 짤막하게 감상을 적어 놓았다. 산티아고를 가보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거나 순례 계획이 있더라도 미리 고행의 느낌을 맛보고 싶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순례길이 불러 일으켜  주는 감동과 아련한 여행의 갈망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내년에 아내와 스페인 여행을 갈 예정이다. 비행기는 이미 예약을 했고 숙소와 이동경로 등 상세한 여행일정은 이번 겨우내 짜려고 한다. [이지유럽] 스페인편도 참고하고 이왕 가는 첫 스페인 여행길에 스페인 역사도 공부할 겸 [유럽의 첫번째 태양, 스페인]도 읽으려고 한다. 두 번째로 스페인을 간다면 아마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문래동 창작촌의 한 가죽공예 잡화점에서 내 시선을 끌었던 [산티아고 가는 길]의 강렬한 표지. 만일 이 책이 푸른 색이나 초록 색 등 다른 색깔로 표지를 썼다면 내가 꺼내 보지 않았을 지 모른다. 산티아고라는 글자가 주는 흥분에도 어쩌면 책 제목이 눈에 안 띄어 모른 채 넘어갔을 거 같다.

 

 

 화보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을 열면 가로로 펼쳐놓고 보게끔 디자인되어있다. 왼편으로 한장씩 넘기면서 글을 읽고 사진을 감상하도록 편집되어 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크게 4가지 경로로 나뉜다. 이 중 '카미노 프랑스' 800km가 대표적인 코스이다. '카미노델 노르테'는 관광명소인 북부 해안을 따라 걷는 여정으로 복잡한 휴가시즌은 피하는게 낫다고 한다. '비아 델 라 플라타'는 1,000km에 달해 4 코스중 가장 거리가 길고 힘들다. 한여름은 피해야 한다. '카미노 포루투기스'는 포르투갈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이다. 훗날 나는 '카미노 프랑스'길을 걸을 계획이다.

 

  '카미노 프랑스'로 명명된 코스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 길은 프랑스 생장에서 시작된다. 출발하자 마자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한다. 초반 난이도가 있는 셈이다. 산행을 종종 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코스이다. 뚜벅 뚜벅 한 걸음씩 올라가다 보면 정상을 만나게 되고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에서 내려가야 할 길을 보는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순례길이라 해서 우리네 시골길과 그리 정감이 다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국적인 풍광과 끝이 안보일 평야를 걸으면서 어깨를 짖누르는 한 짐 배낭에 지쳐가는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저 오늘 머무를 알베르게에 도착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을 힘겹게 내딛을런지 모르겠다. 먼지 하나라도 내려놓고 싶을 고통에서 내가 얻고자 함이 무엇인지는 걸어봐야만 알 일이다.  

 

 

  비박이 가능한 장소에서는 알베르게를 이용하지 않고 비박을 하는 순례객들도 있다. 일행이 있다면 비박을 해보고 싶지만 홀로 가거나 친누나와 간다면 비박은 언감생심일게다. 혹여라도 비박하는 이들을 만난다면 "부엔 카미노" 인사를 건네며 응원해주고 싶다.

 

  800여 km를 걸어서 도착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한없이 지친 여행객들을 담담히 맞아주는 대성당을 바라볼 때 어떤 마음일지 사뭇 궁금하다. 감격의 눈물은 아마도 다반사일 것이다. '콤포스텔라'는 스페인어로 '무덤'을 뜻한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12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의 유해가 묻혀 있는데서 유래한다. 또 다르게는 '별이 빛나는 들판'이라는 의미도 있다. 한 수도사가 별이 빛나는 들판에서 야고보의 무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버건디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브르고뉴로부터 걸어온 고행자가 무릅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순례객들은 산티아고 캄포스텔라 대성당에서 순례여정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산티아고에서 80km 남짓 서쪽으로 더 걸아가면 유럽의 서쪽 땅끝 피니스테레를 만나게 된다. 순례객들 중에는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서쪽 해안길에서 기도를 하고 셔츠와 양말 등 순례길에 입고왔던 물품들을 불에 태우는 마치 종교의식과 같은 세레모니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작을 알려주는 이정표. 저자는 이 곳까지 걸어온 후 기념으로 여행길을 함께 해 준 등산화를 예쁘게 꽃 단장하여 찍었다.

   

 

 

  강렬한 스페인의 태양이 내려쬐는 길에서 한 자락 지팡이에 의지하여 순례길을 걷는 그녀는 무엇을 얻고 싶어했던 것일까? 오늘 날 산티아고 순례길은 신자들만이 떠나는 순례여행이 아니다. 바쁜 일상에서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싶은 사람, 인생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자 하는 사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 걸음씩 앞을 걷고 싶은 이들처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고행을 하려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나는 아무도 없는 고즈넉하고 외로운 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순례길에서 홀로 한가로이 걸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앞서거나 뒤쳐지는 순례객들을 만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모두가 고통을 느끼면서 걷는 여정이겠다. 그들 모두가 찾고 싶었던 실마리라도 찾기를 바라며 고통없이는 영광도 없다는 산티아고 가는 길이 주는 삶의 의미를 이해하기를 기대한다. 부엔 까미노!

  

 

 

p*****7 2019.11.30.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기행문? 사진집?
"기행문? 사진집?" 내용보기
산티아고 순례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산이타아고의 여인이라는 작가가 쓰신 책을 발견하고 기쁨마음으로 주문하고 읽어보았다. 내게는 기행문이라기보다 사진집에 가까웠던 책이다. 사진으로 작가와 순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듯하지만, 좀더 세밀한 정보(?)나 현실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작가의 다른책이나 다른 책을 선택하는게 나을듯. 사진집으로는 훌륭했다.
"기행문? 사진집?" 내용보기

산티아고 순례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산이타아고의 여인이라는 작가가 쓰신 책을 발견하고 기쁨마음으로 주문하고 읽어보았다.

내게는 기행문이라기보다 사진집에 가까웠던 책이다.

사진으로 작가와 순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듯하지만, 좀더 세밀한 정보(?)나 현실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작가의 다른책이나 다른 책을 선택하는게 나을듯.

사진집으로는 훌륭했다.

t****m 2016.0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