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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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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올 때 아주 매력적으로 보여서 얼른 구매했었다. 초판 1쇄인데 꼭 1년전이다. 책이 왔을 때  한번 휘리릭 넘겨보고는 그림도 별로고 내용도 어째 이상한 듯 하여 고이 책장에 모셔두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씨앗을 파종하면서 다시 한번 책을 들춰봤다. 그랬더니 아니 이렇게 재밌는 책이었나싶어 깜짝 놀랐다.  물론 재밌다는 것은 순전히 내 주관적인 의미에서이다.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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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올 때 아주 매력적으로 보여서 얼른 구매했었다. 초판 1쇄인데 꼭 1년전이다. 책이 왔을 때  한번 휘리릭 넘겨보고는 그림도 별로고 내용도 어째 이상한 듯 하여 고이 책장에 모셔두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씨앗을 파종하면서 다시 한번 책을 들춰봤다. 그랬더니 아니 이렇게 재밌는 책이었나싶어 깜짝 놀랐다.  물론 재밌다는 것은 순전히 내 주관적인 의미에서이다. 몇년전부터 씨앗을 뿌려 텃밭을 가꾸면서 해외씨앗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동안 책에서는 읽어보았는데 도무지 실물을 구경할 수 없었던 식물들, 그것들의 맛 또한 궁금했고 어떻게 요리해야하는지도 매우 궁금했었다. 직접 내가 키워보고 먹어보고서야 책 속에 들어있던 한 줄의 글이 이해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놀라운 경험인지.

 

채소나 허브 가꾸기나 응용하기와 같은 책들은 여러권 봤는데 이 책은 채소의 역사란다. 채소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도 들춰봤지만 채소 자체의 역사라니. 그것도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란다. 중간 중간 유럽의 식당에 붙어있을 것 같은 오래된 색채의 작물 그림들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 그림들은 영국왕립원예학회의 런던 린들리 도서관에 있는 장서들에서 옮겨온 것이가 보다. 그림들의 연대가 미상이거나 1700년대 그림부터 1800년대 그림들이다. 한페이지 복사해서 주방에 장식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맨 뒷페이지에 도판 저작권이라고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책은 목차페이지가 독특하다. 각 채소명칭이 있어야할 장 구분이 없다. 그저 고추, 순무, 토마토 등으로 나뉘어져 있기는 하지만 고추에 관련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콩에 관한 이야기. 카르둔에 관한 이야기가 같이 들어있다. 처음에 몇 페이지 읽다가 그만둔 이유가 아마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내용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고추에 관한 글은 한페이지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책을 다시 읽어보니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내가 잘 아는 채소이야기는 반갑고, 처음 들어보는 채소 이야기는 신기했다. 채소와 관련된 그야말로 역사적 기원과 재배 방법, 요리법까지도 간간이 들어있는 특별한 책이다. 특히 이런 작업을 한 이유가 아마도 그들의 토종 종자를 지키자는 뜻인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많은 채소들이 낯설지만 그들에게는 이제 잊혀져가기도 하는 토종 종자들을 지켜내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듯이 보인다.

 

원제는 [A potted history of Vegetables]이다. 저 potted가 무슨 뜻이지 하고 갸우뚱하다가 사전을 살펴보니 '간략한'이란 의미가 있다. 그렇구나, 이 책의 본래 저술의도 자체가 그런거였구나하고 이해하니 모든 걸 다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사랑스러워져서 자주 들춰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참 이쁜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k********i 2014.03.1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