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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작은 사랑이야기”이다. 스토리도 얼핏 생각하기에는 참 작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사랑이 결코 작은 사랑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왼쪽 벙어리장갑이 바닥에 떨어지자 오른쪽 벙어리장갑은 불안해한다. 친구가 떨어진 것도 불안하고, 본인도 같이 쓰레기장에 가게 되리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한다. 결국 차라리 친구와 같이 쓰레기장에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며 투신(?)을 한다. 그 바람에 장갑 주인은 장갑이 떨어진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장갑을 되찾아가고 장갑도 행복해한다는 그런 내용. 얼핏 보기에는 그냥 장갑에 얽힌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곰곰이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상대방이 없이는 내가 없다는 걸 아는 것도, 그걸 순수하게 받아들인다는 것도 사실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큰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장갑 같은 사람인 적이 있었으려니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나를 던져 함께 하는 사랑을 해본 적이 있던 가 하고. 과거,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하나 있다. 그런데 난 뒤돌아 갈 자신이 없어서 그냥 머뭇거리다가 포기하고 앞만 보며 걸었다. 마치 장갑을 잃어버린 걸 알면서도 그냥 앞을 보고 걷던 사람처럼.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그 장갑을 주워오지 않은 걸 종종, 문득문득 후회하곤 했다.
아이는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장갑을 찾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좋아하는 모습만 봤을 뿐이다. 그래, 그거면 되었다. 함께 해서 행복해하면 되었지 무얼 더 바라는가! 훗날에 장갑 잃어버리고 후회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것은 그저 엄마의 욕심이라고 해두고 말이다.
빨강. 흰색. 검정. 이 세가지 색으로 그려진 그림에서 엄청나게 깊은 감정을 느꼈다. 장갑 하나 잃어버리는 스토리 하나로 이렇게 깊게 사랑을 이해하게 하는 엄청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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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누는 빨간 벙어리장갑을 갖고 있어요. 아, 이 이야기에서 트리누가 아니라, 빨간 벙어리장갑이 주인공이에요. 지난 겨울 눈싸움할때, 흠뻑 젹셔진 장갑은 난로에서 몇번이나 말려지곤 했어요. 왼쪽 장갑은 오른쪽 장갑이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어찌할 줄 몰랐어요. 둘이 헤어지면 더이상 장갑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왼쪽 장갑은...! 장갑, 양말, 신발 등등 짝이 있어야 제 역할을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한쪽이 없으면, 나머지 한쪽은 새로운 짝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버려집니다. '작은 사랑이야기'는 바로 그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전해줍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찾아가는 이야기는 종종 봤는데, 관점을 바꿔 진행되는 이 그림책이 상실에 대해 더 잘 말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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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회색 톤에 톤 다운된 붉은색으로 포인트 준 그림이 매력적입니다. 에스토니아 그림책이에요. 발트 3국을 이루는 에스토니아 탈린 성벽 특유의 색감을 연상하게 하는 빛깔이어서 눈길 끈 그림책입니다. 2018년 에스토니아 '디자인이 훌륭한 어린이책' 선정 도서 <작은 사랑 이야기>. "왼쪽 장갑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어요." 소설의 인상 깊은 첫 문장처럼 그림책 첫 문장이 이토록 제 맘을 사로잡을 줄이야. 양쪽 주머니에 한 짝씩 넣어둔 장갑 중 오른쪽 장갑이 그만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상황입니다. 길 가다가 우연히 장갑 한 짝을 발견하는 경우나 장갑을 잃어버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을까요. 신기하게도 왜 유독 한 짝만 잃어버리는 걸까요. 짝으로 된 장갑이 한 짝만 남으면 무얼 할 수 있겠어요. 똑같은 걸 한 짝만 살 수도 없으니 남은 한 짝도 버려질 운명에 처하지요. <작은 사랑 이야기>의 왼쪽 장갑도 짝을 잃은 채 홀로되면서 상실감, 불안감, 두려움을 느낍니다.
단짝. 두 사람이 짝을 이룰 때 완성되는 단어입니다. 어린 시절 단짝 친구가 전학 가는 바람에 울고불고 하던 반 친구의 모습이 선명히 떠오를 정도로 그 시절 단짝의 의미는 알게 모르게 참 컸던 것 같아요. 이별의 슬픔은 어린아이들에게도 찾아옵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도 상실감에 대한 충격은 별다를 게 없습니다. 반려자와의 이별, 연인과의 이별 등 단짝처럼 지내던 관계에서 긴밀한 애착감이 상실되면 그제서야 관계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단짝과 함께여야 온전한 하나가 되어 의미 있는 관계, 서로가 서로를 완성하는 소중한 관계에 관한 그림책 <작은 사랑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소중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웁니다. 장갑의 주인 트리누는 그나마 장갑을 소중히 여겨왔었는데도 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장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남은 왼쪽 장갑은 어떻게 될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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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겨울, 소녀는 눈을 보느라 코트 주머니에서 장갑 한 짝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도 알지 못한다. 오른쪽 장갑은 지저분한 흙더미와 누렇게 바랜 단풍잎 옆으로 떨어졌고, 그걸 알아챈 것은 반대쪽 주머니에 들어 있던 왼쪽 장갑뿐이었다.
짝을 잃어버린 왼쪽 장갑은 더럭 겁이 난다. 한 짝만 남은 장갑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땅에 떨어진 장갑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결국 쓰레기장으로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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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모두의 그림책 27권이다. 2018년 에스토니아의 ’디자인이 훌륭한 어린이책’에 선정된 작품으로 흰색과 검은색, 빨간색만을 사용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겨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색감이라 무채색 톤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림들이었다.
왼쪽 장갑은 혼자 남는 것보다는 결국 쓰레기장에 가게 되더라도 소중한 짝과 함께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있는 힘껏 몸을 비틀어 바닥으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하필 떨어지면서 얼음 웅덩이에 빠지고 말아, 바들바들 떨면서 누워 있게 되고 만다. 과연 왼쪽 장갑은 오른쪽 장갑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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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이어야만 쓸모가 있는 물건들이 있다. 신발, 양말, 장갑, 귀걸이 등등은 하나만 남아 있을 때는 자신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물건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 친구, 업무 파트너 등도 혼자 있을 때보다는 함께 했을 때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고, 하나의 완성된 관계를 만들어 낸다.
이 작품은 갑자기 어느 한쪽이 사라졌을 경우, 남은 한쪽은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로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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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항상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부모님, 가족, 친구, 연인, 아이, 회사 동료, 이웃 등등... 관계란 결코 혼자 맺을 수 없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어렵기도 하다. 한쪽의 일방통행으로는 서로의 마음이 완전하게 전달될 수 없고, 왼쪽이나 오른쪽만 있다면 쓸모를 잃게 되는 장갑처럼 각자 부족한 면을 상대가 채워주기도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그 누구와도 관계없이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이 그림책이 들려주는 빨간 장갑 한 켤레의 여러 감정들을 통해 고난을 이겨내는 이야기는 다정하고, 따뜻하다. 겨울이라는 계절의 정경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색채도 너무 예쁘고, 함께 있을 때 빛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뭉클한 책이었다. 소중한 것은 항상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곤 한다. 잃어 버리기 전에, 상실감으로 슬퍼하기 전에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에게 더 잘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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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책과 쉽게 친숙해질 수 그림책으로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따스하고도 섬세한 감정을 그려낸 책이다. 서로를 의지하던 왼손 장갑과 오른손 장갑, 의지하던 존재가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과 혼자 남았을 때의 두려움, 아이들이 성장해가며 느껴볼 다양한 감정들과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섬세하게 녹여냈다. 스토리에서 주는 섬세한 감정과 관계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로 읽으면 마음도 따스해지지만 눈의 즐거움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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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잘 웃고, 무척 친절한 소녀 트리누. 어느 날 트리누는 자기도 모르게 오른쪽 장갑을 떨어뜨려요. 그걸 본 왼쪽 장갑은 덜컥 겁이 나죠. 트리누의 친구인 마레를 통해 짝을 잃은 장갑은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떨어진 오른쪽 장갑을 보며, 함께 했던 때를 떠올리던 왼쪽 장갑은 최대한 큰 소리를 내며 떨어져요. 아마도 장갑을 아끼던 트리누가 마지막으로 그 소리를 듣길 바랐을 거예요. 트리누가 그 소리를 듣고, 돌아보며 장갑이 떨어진 걸 알게 되죠. 곧 한쪽도 없어졌다는 걸 눈치채요. 오던 길을 되돌아 걷던 트리누는 나머지 오른쪽 장갑도 곧 찾아내죠. 왼쪽 장갑은 사랑하는 단짝과 함께 행복하게 웃었답니다.
함께 했던 존재를 잃었을 때의 상실감, 두려움을 장갑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혼자 남았을 때 자기가 감당해야 하는 것들, 함께 했던 모든 기억들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함께하기 위해 버려짐을 택한 남은 왼쪽 장갑과, 보풀이 일고, 반복해서 말리다 보니 늘어져 버린 낡은 장갑이지만, 자기 것이라 소중히 여기는 소녀 트리누를 통해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는 인간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주고자 하는 책. 아이도, 어른도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 오늘 따뜻한 차 한 잔과 이 책으로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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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만 보고선 어떤 이야기일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그림책. 작품은 어느 추운 겨울 한 쌍의 빨간 장갑 이야기이다. 화자는 특이하게도 그림 속 소녀가 아니라 소녀의 외투 주머니에 꽂혀 있는 빨간 장갑. 그것도 왼쪽 장감이다.
소녀가 눈 내리는 날 집 밖에서 놀고 있을 때 왼쪽 장갑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는 바로 오른쪽 장갑이 눈 바닥에 떠러지는 소리. 장갑의 주인인 트리누는 듣질 못한다.
트리누가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자칫 버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때 왼쪽 장갑은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버려진 오른쪽 장갑의 미래일수도 있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홀로 남겨진 짝 잃은 장갑 역시 어떻게 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왼쪽 장갑이다.
설령 오른쪽 장갑이 운이 좋아 새의 둥지로 가서 알들을 보호 새끼들을 품어줄 수 있다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결국 낡아 버려지게 될거라는 것을 안다. 왼쪽 장갑은 장갑들을 아낄 줄 알았고 장갑 역시 트리누를 좋아하지만 오른쪽 장갑이 홀로 남겨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서웠지만 단짝과 함께 하기로 결심하고 있는 힘컷 최대한 시끄럽게 떨어지기로 결심한다.
‘부스럭부스럭…… 철퍼덕!’
과연 왼쪽 장갑은 자신의 소리를 트리누가 눈치챌 수 있게 했을까요? 다행히도 몇 걸음을 채 가기도 전에 트리누는 왼쪽 장갑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고 곧이어 오른쪽 장갑도 없어진 것을 알아채게 되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해서 왼쪽 장갑은 자신의 단짝 친구인 오른쪽 장갑과 재회하게 되고 트리누 역시 잃어버릴 뻔 했던 장갑 한쌍을 무사히 찾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자신조차 무서웠지만 사랑하는 단짝을 위해 서슴없이 자신의 바닥으로 떨어트려 트리누가 장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채게 만든 왼쪽 장갑. 참 기지 넘치는 동시에 버려질지언정 단짝 친구가 홀로 무섭게 남겨져 있지 않도록 하는 모습은 용기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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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 이야기
겨울이 되면 쌓인 눈 위에서 눈싸움하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언젠가.. 국민학교 다닐 때죠?ㅜㅜ 3학년 때였던가? 눈이 진짜 엄청 많이 내렸던 적이 있어요. 서울에 무릎까지 내리기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시기에 그렇게 내렸었어요.
이 책 보니 그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
트리누의 오른쪽 장갑이 떨어졌어요. 그걸 바로 안 것은 왼쪽 장갑이죠. 한 짝만 남은 장갑의 운명을 아는 터라 겁이 납니다. 새 둥지로 가 따뜻하게 알을 품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리란 보장이 없어요. 트리누는 눈싸움하다 장갑을 흠뻑 적셨던 적이 있는데 난로 위에 올려두었다 털 장갑이 줄어들 뻔했죠. 장갑 두 짝은 힘들었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었을 거예요. 그러다 왼쪽 장갑은 스스로 떨어져야겠다 생각해 행동으로 옮기고 다행히 그걸 트리누가 발견합니다. 그리고 먼저 떨어졌던 오른쪽 장갑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요. 무엇이든 그 쓰임이 있어요. 장갑은 짝이 다 있을 때 쓰임이 있고 젓가락 역시 그러하듯 짝이 있는 것은 완벽하게 짝을 이루었을 때 온전하게 쓰이지요.
누구든 짝을 이루어 의지하던 이가 사라졌을 때의 상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다른 한쪽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는 책이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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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누에게는 빨간 장갑이 있다. 그런데 오른쪽 장갑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트리누는 길을 간다. 왼쪽 장갑은 더럭 겁이 났다. 짝 잃은 장갑의 신세가 어떤지 너무나 잘 알았기에.. 왼쪽 장갑은 혼자 남는 것보다는 주머니에서 빠져나올 결심을 한다.
처음에는 오른쪽 장갑의 상실로 가슴아파하는 왼쪽 장갑의 슬픔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장갑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트리누가 아무리 아껴준다 해도 자신의 본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없다면 나는 내가 아니다. 아무리 더 없이 좋은 다른 역할을 준다 해도 차선책일 뿐 진정한 자아실현을 할 수 없다.
주머니를 탈출하기로 마음 먹은 건 오른쪽 장갑을 만나려고가 아니다. 한 쪽만 남아 쓸모가 없어진 자신이 트리누에게 무가치하다면 더 이상 그 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져서 아닐까
운이 좋으면 새의 둥지로 가 새끼들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바로 쓰레기 소각장행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모험을 감행하는 이유는 자신의 또 다른 가치를 찾아서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너무나도 명확히 알았던 왼쪽 장갑을 응원하며. |
![]() 《작은 사랑 이야기》는 소녀 트리누의 장갑 이야기입니다. 트리누의 왼쪽 장갑은 오른쪽 장갑이 땅에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장갑 주인인 트리누는 오른쪽 장갑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트리누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왼쪽 장갑은 트리누에게 알려줄 방법이 없습니다. ![]() 왼쪽 장갑은 트리누가 끝내 오른쪽 장갑을 찾지 못하게 된다면 오른쪽 장갑은 어떻게 될까 생각합니다. 새가 물어가서 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보금자리로 쓰이게 되지 않을까? 땅에 묻혀 썩어 흙먼지가 되지 않을까? 장갑은 항상 짝이 필요합니다. 한 쪽만 남은 장갑은 쉽게 버려지게 되죠. 한 쪽만 남게 되는 장갑은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구석에 박혀 잊혀지게 됩니다. 서로가 함께 있을 때 온전하게 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장갑입니다.
![]() 트리누의 단짝 친구 마레가 장갑을 잃어버릴 때마다 느꼈던 두려움까지도 장갑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왼쪽 장갑은 젖은 땅에 홀로 남겨진 오른쪽 장갑을 이렇게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서로가 하나이며 필요한 존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땅에 떨어진 오른쪽 장갑의 외로움과 두려움까지 왼쪽 장갑은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른쪽 장갑이 없이는 자신 또한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왼쪽 장갑은 용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 왼쪽 장갑은 오른쪽 장갑이 있어야만 자신이 온전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온전해질 수 없다면, 함께 할 수 없다면 힘들더라도 "함께"를 선택합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관계가 있습니다. 이 많은 관계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엄마이자 아내 딸, 며느리 직장 동료 등 관계를 이어가고 있죠. 왼쪽 장갑을 보며 결국 우리 관계는 '함께'라는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엄마인 제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관계도 "함께" 해주는 것이고 저를 필요로 하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제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함을 잊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우리 현실 속에서도 고통을 함께 할 때 우리의 관계가 더욱 빛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작은 사랑 이야기》를 보며 방 한 구석에 쓸쓸히 놓여 있는 제 한 쪽 장갑을 생각하게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또 사면 되겠지"라고 지나쳤던 물건들을 떠올리며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해 주는 작은 사랑이 타인이나 다른 사물에게 얼마나 큰 사랑이 될 수 있는지 알게 해 줍니다. 작은 사랑이 결코 작지 않음을 이 《작은 사랑 이야기》의 저자 티아 나비는 그림으로 말해 줍니다. 결코 작은 사랑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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