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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히 부각된 코넬리의 주제에 대하여 제대로 짚어보려 함...
"선명히 부각된 코넬리의 주제에 대하여 제대로 짚어보려 함..." 내용보기
이번에 나온  '보이드 문'은 마이클 코넬리의 그 많은 작품 중 유일하게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스탠드 얼론이다. 그녀의 이름은 캐시 블랙. 2000년에 첫 등장한 그녀는 비록 그녀 자신이 주인공인 속편은 이어지지 않았으나 그 뒤 해리 보슈의 '시인의 계곡'이나 미키 할러의 '탄환의 심판'등 다른 작품에서 자주 얼굴을 내밀게 된다. 그렇게 마이클 코넬리는 카메오처럼
"선명히 부각된 코넬리의 주제에 대하여 제대로 짚어보려 함..." 내용보기

 

 

  

  이번에 나온  '보이드 문'은 마이클 코넬리의 그 많은 작품 중 유일하게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스탠드 얼론이다. 그녀의 이름은 캐시 블랙. 2000년에 첫 등장한 그녀는 비록 그녀 자신이 주인공인 속편은 이어지지 않았으나 그 뒤 해리 보슈의 '시인의 계곡'이나 미키 할러의 '탄환의 심판'등 다른 작품에서 자주 얼굴을 내밀게 된다. 그렇게 마이클 코넬리는 카메오처럼 그녀를 출연시키는데 거기서 코넬리의 연출 방법이 자못 흥미롭다. 왜냐하면 그가 단 한번도 캐시 블랙의 온전한 실체와는 만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그녀의 흔적일 뿐이다. 기억 속의 존재나 머그샷과 같은 기록 속의 존재일 뿐이다. 유일하게 실존하는 캐시 블랙을 만날 수 있는 '시인의 계곡'에서 조차 그녀는 다른 이름을 쓰고 있다. 캐시 블랙이란 진짜 이름의 온전한 실체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이번에 나온 '보이드 문' 밖에는 없다. 그 외는 모두 흔적이거나 위장일 뿐이다. 실재가 아닌 실재의 잔여물들. 그러니까 유령이다. 유령이야 말로 실재를 추정하게 만드는 실재의 잔여물이 아니던가. 단적으로 말해버리자. 마이클 코넬리는 '보이드 문'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여성 주인공인 캐시 블랙을 오로지 유령으로만 출현시키고 있다고.

 

  마이클 코넬리의 세상은 단적으로 버림받은 수컷들이 배회하는 세상이다.

  그 가득한 수컷들의 아귀다툼 가운데 캐시 블랙은 홀연히 유령처럼 출몰하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왜 마이클 코넬리는 유일한 여성 주인공을 잔여물로써의 유령으로 만든 것일까? 먼저 이 의문을 풀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풀려야 '보이드 문'에서 마이클 코넬리가 진짜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도 드러나게 된다. 그렇게 '보이드 문'은 거꾸로 풀어가야 하는 작품이다.

 

  마이클 코넬리에게 유령은 무엇인가? 먼저 이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캐시 블랙이 유령이 되었던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대답의 단서를 우리는 보슈라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영감을 줬던 중세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코넬리 기자 시절 그가 앉는 책상 위자 뒷 벽에 늘 붙어 있던 그림으로 '블랙 에코'에서도 나오듯이 보슈란 이름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그림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쾌락의 정원'이란 그림인데 사진은 그 중간 부분, 그러니까 점점 죄악에 물들어가고 있는 현세를 나타내는 그림 중 윗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유령이 나온다.

 

  그러니까 저기 하늘을 날고 있는 존재들이 유령인 것이다. 그런데 이 하늘의 색깔은 앞쪽에 있는 천상에 있는 하늘의 색깔과 같다. 이러한 동일함은 여기의 유령 또한 하나의 잔여임을 말해준다. 잔여는 흔적이지만 알고보면 실재의 연장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그 흔적을 통해 실재를 추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잔여들은 일종의 틈새와 같다. 그 찢어진 틈새로 현실이 뒤덮고 있는 장막 너머의 진정한 대안 혹은 구원을 보게 하는 그런 창구인 것이다. 유령은 그런 존재다. 지옥과 같은 세상에서 그래도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으면서 헤메이고 있는 자들에게 그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오아시스가 실재함을 말해주는, 그렇게 그들의 확신을 보증하는 존재다.

 

  이는 '보이드 문'에서 캐시 블랙이 새로이 만든 가명이자 '시인의 계곡'에서 해리 보슈에게 나타났을 때의 이름이 '제인 데이비스(Jane Davis)'라는 것으로도 증명된다. 마이클 코넬리가 하도 노골적으로 이름을 지어놓아서 어떻게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제인(Jane)'이란 이름은 원래 'God is gracious!', 즉 '신은 자비롭다'를 뜻하고 '데이비스(Davis)'는 'Son of David', 즉 '다윗의 계승자'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원을 뜻하는 존재가 가지는 이름으로써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마이클 코넬리가 일부러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그후의 출연이 모두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가 찾고 있는 구원의 증표임을 뜻한다 마이클 코넬리는 정말로 캐시 블랙을 '쾌락의 정원' 하늘 위를 홀연히 날아다니는 유령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캐시 블랙은 그렇게 되는 것인가? 캐시 블랙이 어떤 의미의 존재이기에?

  그제서야 우리는 '보이드 문'으로 들어갈 것이 허락된다.

 

  

 

    

  생각해보자. 대관절 마이클 코넬리는 왜 여성 주인공을 가져온 것일까?

  그것도 그냥 여성이 아닌, 엄마를?

 

  그렇다. 엄마다! 이 소설은 엄마가 주인공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해리 보슈를 생각해 보자. 그에게 엄마란 어떤 존재인가? 그에게 이름을 주었고 그녀의 죽음과 동시에 그는 거친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 살아남기 위한 수컷의 악전고투가 앞에 놓여졌고 죄악 가득한 세상으로 자신을 삼키려드는 '블랙 에코'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형사가 되었다. 그가 형사가 되었던 진짜 이유는 물론 따로 있다. 자신에게 내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엄마가 죽게 된 진상을 알기 위해서이다. 그 진실을 찾음은 세상이 앗아가 버린 엄마를 다시 찾아오는 것과 같다. 그것이 검은 메아리로 부터 해방될 수 있는 진정한 길이었다. 갇혀진 곳에서 메아리는 더욱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메아리로 부터 벗어나려면 비워야 했다. 엄마를 되찾음이란 바로 그것과 같았다. 세상이 덮어버린 어둠의 장막을 찢고 그 틈새로 메아리를 빠져나가게 하여 비우는 것. 그리고 그 텅 빈 공간(void) 안으로 엄마로 상징되는 구원의 빛을 들어오게 하는 것. 형사로서의 해리 보슈의 길은 그런 것이었다. '진실이 너를 자유케 하리라!'란 말이 그대로 인격화한 것과 같은 길.

 

  여기서 두 가지가 얼른 밝혀진다. 왜 코넬리가 하필 이 작품에서 엄마를 주인공으로 가져왔는지. 그리고 제목으로 빈 공간을 뜻하는 '보이드(void)'를 쓴 것인지. 단적으로 그 둘이 연관되기 때문이다. 앞서 왜 코넬리가 캐시 블랙을 유령처럼 만들었는가에 대해 누누히 말했는데 그것도 이 때문이다. '엄마란 존재 = 보이드(void)' 를 나타내기 위해서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필연적으로 '보이드 문'이 되어야 했다. 마이클 코넬리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은 대안의 궁극적 모습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래서 코넬리는 이후의 작품에서 비록 그녀가 구원의 존재이긴 하지만 유령처럼 만들어 그 실체를 지워야했던 것이다. 모든 건 다 연결된다. 늘 말하는 바이지만 마이클 코넬리를 그저 평범한 스릴러 작가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보이드 문'은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소설이다. 결론처럼 덧붙인다.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마이클 코넬리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픈 대안의 구현체라고. 그래서 코넬리의 작품 중 사실은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라고.(물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걸 덧붙인다.)  

 

  이제 설명이다. 아니, 나만의 견해이므로 변론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동시대의 같은 국적을 가진 작가, 존 하트처럼 마이클 코넬리도 사실은 '아버지'가 핵심이다. 그건 단적으로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각자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있다. 미키 할러는 중심에 있지만 해리 보슈는 변방 혹은 경계에 있다. 쉽게 말해 미키 할러는 '인사이더'지만 해리 보슈는 '아웃사이더'다. 이 둘은 사촌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나? 이유는 단 하나다. 해리 보슈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로 부터 버려졌기 때문이다. 반면 미키 할러는 아버지가 죽을때까지 내내 아버지 곁에 있었다. 그렇게 해리 보슈는 아버지의 세계로 부터 축출된 자고 미키 할러는 아버지의 세계에 깊숙이 침윤된 자다. 그래서 미키 할러는 아버지의 악습까지도 닮아 그의 복제가 되고 해리 보슈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는다.

 

  결국 아버지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은 따지고 보면 늘 나쁜 아버지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가 상대하는 자들은 모두 아버지이거나 그 아버지의 복제판이다. 한마디로 마이클 코넬리의 분신들이 맞짱을 뜨고 있는 대상은 '아버지'(라캉적 의미에서 지금 현실 사회의 상징계 질서 전체를 조직하고 떠받치는 주인 기표로써의)가 중심이 된 사회 자체와도 같다. 그런데 독자들이 이걸 못 본단 말이지. 해리 보슈만 해도 모두 6편에 걸쳐 그걸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스릴러라고만 생각한단 말이지. 어쩌면 마이클 코넬리는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자기 작품의 중심에 아버지가 있으며 자신의 소설은 바로 그 나쁜 아버지와 싸우는 것임을 몰라줘서 답답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뜬금없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스탠드 얼론 '보이드 문'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좀 더 쉽게 얘기해주마. 도저히 못 알아듣지 못하게!'란 마음으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이드 문'은 설정은 단순해진만큼 의미는 더욱 노골적이 되어 하려는 얘기를 못 볼래야 못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드 문'은 신기하게도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가 서로 만나는 '탄환의 심판'을 닮았다.

  당신이 만일 그 둘의 협력이 아니라 서로 싸우는 것을 보고 싶다면 '보이드 문'은 가장 적합한 선택이 될 것이다. 사실 이 '보이드 문'은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것과도 같으니까. 어째서냐고? 그건 설정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두 명의 주인공의 설정이 해리 보슈, 미키 할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 캐시 블랙은 해리 보슈처럼 아버지로 부터 버림받은 자이다. 반면, 캐시 블랙을 뒤쫓는 사립탐정 잭 카치는 미키 할러만큼이나 아버지 세계에 깊숙이 침윤된 자다. 잭 카치는 미키 할러만큼이나 아버지를 우상으로 여기며 그의 자리에 서고 싶어한다. 이런 의심도 해 본다. 미키 할러의 원본이 바로 이 잭 카치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어쨌든 참 닮아있다. 앞서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의 차이점을 이야기 했는데 그건 그대로 캐시 블랙과 잭 카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하는 일도 똑같다. 해리 보슈가 아웃사이더로서 사회가 정형화시킨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갔듯이, 캐시 블랙 역시도 그러하다. 그녀 역시 절도범으로 아웃사이더이고 오로지 카지노에서 거액을 딴 사람들만 노리는 나름의 신념이랄까 철칙이 있다. 해리 보슈가 비록 형사이긴 하지만 세상이 감추고 싶은 진실을 들추어내어 사실은 세상에 균열을 야기하는 것처럼 캐시 블랙 역시도 숨겨놓은 잉여의 돈을 훔쳐 세상의 질서를 교란한다. 그렇게 아버지의 세계로부터 일찍 축출된 자들이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세계를 교란하니 그 아버지와 똑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애쓰는 아들들은 그 균열을 용납하지 못하고 서둘러 봉합할 수 밖에. 그렇게 미키 할러는 진실 보다는 협잡과 은폐로서 아버지의 법질서를 봉합하고 잭 카치 역시도 원래 주인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으로 벌어진 사회의 틈을 얼른 메우려 든다. 그는 돈을 찾기 위해 추적에 나섰으며 절도에 관계된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낼 때마다 늘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그렇게 같다. 이 소설은 그동안 해리 보슈가 해왔던 대로 잭 카치로 대변되는 아버지라는 존재와 싸우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좀 더 주제를 명확히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아버지에게 맞서는 대상 역시 보다 쉽게 주제를 드러내기 위하여 변형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캐시 블랙은 여성이 그것도 모자라 엄마가 된 것이다. 소설은 5년전 불의의 사고로 애인을 잃고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다행히 가석방되어 인생을 다시금 새롭게 살고 있는 캐시 블랙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현재 자동차 판매원이다. 그것도 운좋게 성공하여 일확천금을 얻은 주로 젊은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차를 파는 판매원이다. 그녀가 주로 상대하는 새롭게 사회의 상층부에 편입한 젊은이들은 미키 할러와 같이 닮고싶은 아버지의 자리로 오르고 싶어 하는 존재들을 뜻한다. 캐시 블랙이 그들이 더욱 재빠르게 달려갈 수 있도록 자동차를 판매한다 함은 그녀가 이제 벗어나 있었던 아버지 세계로 편입되어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그걸 지속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수감 당시 출산한 딸을 입양한 가정이 이제 자기가 못 볼 곳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딸의 곁에 있기 위해 다시 한 번 예전의 그 일을 반복할 생각을 한다. 딸만 포기하면 언제든 세상인 마련한 안정된 자리에 있을 수 있었지만 그걸 내팽개치고 딸을 위해 기꺼이 불안정한 경계 위의 삶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이는 해리 보슈와 캐시 블랙의 아버지가 했던 것과 정반대의 행동이다. 보슈와 블랙의 아버지는 책임지기 싫어서 그들을 버렸다. 하지만 블랙은 그 책임을 스스로 떠맡기 위해 오히려 사회가 주는 안정을 버린다. 이로서 분명해진다. 마이클 코넬리가 왜 엄마를 주인공으로 가져왔는지가. 그가 벌이는 아버지와의 싸움에 있어 엄마의 존재란 자신이 싸우고 있는 이유와 그 대안을 아울러 보여줄 최상의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임을 떠맡고 엄마가 된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잭 카치의 추적은 사실 그것을 말하고자 함이기도 하다. 즉 양립불가능성 이다. 아버지의 질서 안에 거하면서 엄마로 있을 수는 없다. 말하자면 진정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면 타협의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캐시 블랙이 딸에게 진정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그 아버지가 중심이 된 사회 자체에서 완전히 떠나든가 아니면 딸을 포기하든가 둘 중 하나다. 자기 구원을 위한 대안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곳. 그렇게 완전히 비워진 곳에서만 가능하다.

 

 

 

 

 

   제목 '보이드 문'은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 근데, 보이드 문이 뭐죠?"

 "점성학적 현상이야. 달이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옮겨갈 때, 어떤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는 때가 생기지. 그런 현상이 일어나면 달이 다음 별자리로 들어갈 때까지 '보이드 오브 코스' 상태에 있다고 해. 그게 보이드 문이야" (p. 82 ~ 83)

 

  이렇게 '보이드 문'이란 달이 그 어느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완전히 비어 있는 곳에 있는 달. 그것이 바로 '보이드 문'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캐시 블랙이 진정한 엄마가 되려면 있어야 할 곳이다. '보이드 문'이 무엇인지 캐시 블랙에게 설명해주는 레오는 그 말을 하면서 그 시간에는 절대 절도를 하려는 방에 있지 말 것을 충고한다. 그 방이 있는 호텔은 사실 캐시 블랙에게 트라우마의 공간이기도 하다. 같이 아버지에게 버려졌고 그래서 같이 사회 바깥에서 경계 위의 삶을 살았던 애인 맥스가 대안으로서의 새로운 아버지가 되려던 순간 추락해 죽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 곳은 꿈이 한 번 좌절된 곳이고 아버지의 질서를 넘어서려던 이카루스의 날개가 한 번 꺾인 곳이다. 그렇게 호텔 쿨리오 는 아버지가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아버지 질서의 중심이다. 그런 곳답게 거기서는 오로지 내려다보기만 한다. 라캉이 말하는 아버지라는 주인 기표가 그렇듯이 '까마귀 둥지'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며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잭 카치 역시 거기에 고용되어 있다.

 

  그러므로 캐시 블랙이 다시 그 쿨리오를 턴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그건 아버지 질서 자체와 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버지 쪽에서는 가장 중대한 위반이지만 캐시 블랙에게 있어서는 그로 부터 가장 머나 먼 벗어남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녀는 레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보이드 문'이 일어나는 그 때 있지말아야 할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구원이 오로지 '보이드 문'에서만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선언 같은 장면 연출이다.

 

 여기까지도 길게 썼다. 하지만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

 

 사실 리뷰에 이런 설명까지 꼭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서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김에 이쯤에서 결말을 맺어버리고 싶은 유혹에 자꾸 들지만 그럴 수 없다. 소설의 가장 뛰어난 부분이라 그걸 생략한다면 왠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아, '보이드 문'은 정말 훌륭한 소설이다. 마이클 코넬리가 이 정도로 치밀한 작가였나 왠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아무튼 그걸 설명해야 한다. 남은 힘을 다시금 짜내보자.

 

   자, 앞에서 '보이드 문'은 타협의 여지가 없음 을 뜻하는 것이라 말했다. 여기엔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하다. 왜 없는가? 지금은 타협과 관용의 중요성을 소리 높여 부르짖는 시대가 아닌가? 그렇게 얼마든지 대화와 타협 그리고 관용이 가능하고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는가? 여기에 대한 마이클 코넬리의 대답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당연히 'NO'다. 그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마이클 코넬리가 높은 혜안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해리 보슈의 번뜩이는 통찰력은 어쩌면 코넬리 자신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왠지 그렇게 짐작된다.

 

   그래, 그런 세계가 있다. 타협과 관용이 가능한 세계. 물흐르듯이 얼마든지 어울려 살 수 있는 세계가.

 

   요 네스뵈는 그러한 세계를 '조용한 사회'라고 불렀다. 물론 비아냥이지만. 그리고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그러한 세계를 '무조음의 세계(MONDE ATONE)' 이라 불렀다. 무조음이란 음악용어로 으뜸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무조음의 세계란 뚜렷한 중심이 없는 세계인 것이다. 그렇게 온갖 다수성으로 넘치는 세계. 그 모든 다수성들이 서로 타협과 관용으로 대등하게 어울리고 있는 세계. 그것이 '무조음의 세계'이다. 굉장히 좋게 보이는 세계다. 하지만 요 네스뵈의 말이 비아냥이었듯이 이 바디우의 말 또한 비아냥이다. 진실로 그리되면 좋겠지만 지금의 세계가 무조음인 건 어디까지나 외양에 불과하다는 비난의 말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보면 정말 그러하다. 많이도 분화되고 복잡하게 갈라져서 뭔가 뚜렷한 중심이 없다. 거대 이념들은 애시당초 사라졌고 이제는 수많은 다양한 것들이 똑같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서 더욱 혼란이다. 한 끼 밥을 못 먹어 굶는 아이들이 수두룩한 걸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산업개발이 한창이던 때를 못 벗어난 것 같은데 어느새 TV에서는 동성애자를 비롯 진보된 성담론들이 당당히 나오고 있다. 그렇게 어디는 정말 말도 안되게 시대에 뒤떨어져있고 또 어디는 정말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왔나 싶을 정도로 앞서고 있다. 지금 시대는 이런 것들이 마구 뒤섞인 시대다. 그 잡탕찌개와도 같은 상황 앞에서 아무 것도 정의내릴 수 없는 시대, 그래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지금인 것이다. 그런데 바디우에 따르면 이건 환영에 불과하다. 정말은 여전히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거대한 갈등을 가리기 위하여 사회가 쓰고 있는 은폐 전략인 것이다. 그건 우리들이 바라보는 무조음이 결코 자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엔 분명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은밀하게 선별과 배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판결이 잘 보여주듯이 말이다. 그렇게 이 세계의 무조음은 그렇게 되도록 구조화하고 있는 조음성에 의해 뒷받침 되고 있다. 사람들이 거짓 타협과 그로 인한 위안에 만족하고 살 수 있게끔 환영의 무조음을 조율하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서 말이다. 마치 마술사가 본래 의도를 감추기 위해 다른 손의 현란한 손동작으로 상대방의 시선을 교란시키듯이...

 

 궁극적으로 아버지란 마술사이다. 그의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 사실은 그가 만들어낸 환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협은 불가능하다. '보이드 문'이야 말로 구원을 위한 절대 공간일 수 밖에 없다. 바로 그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마이클 코넬리는 마술과 환영을 소설에 가져온 것이다. 아버지 질서를 대변하는 잭 카치의 아버지는 마술사이다. 잭 카치 역시 소소한 마술을 부린다. 그것도 주로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서. 이렇게 단적으로 마술에 의해 지탱되므로 타협이 불가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소설 곳곳에 사실 우리가 보는 많은 것이 환영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들어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소설 초반 캐시 블랙이 타고 다니는 차 벅스터는 어떠한가? 왜 그 차에다 마이클 코넬리는 하지 않아도 상관없을 설정을 한 것일까? 거기서 캐시 블랙이 타고다니는 벅스터는 사실 그녀의 차도 아니고 '새 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할부금 미납으로 회수된 차' 라고 굳이 밝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또 캐시 블랙 자체는 어떠한가?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전혀 다른 인물인 것처럼 위장하고 살고 있지 않나? 그녀가 처음 등장하는 첫머리부터 그녀는 남에게 본명을 속이고 다른 사람인 것처럼 군다. 마이클 코넬리는 왜 이런 설정을 한 것인가? 더구나 잭 카치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는 까마귀 둥지를 올려다보며 이런 말을 한다.

 

  잭 카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까마귀 둥지'였다. 카치는 빈센트 그리말디가 지금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리말디가 둥지 위에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지노가 문을 연 날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 둥지 위에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 관례였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을 반드시 누군가가 있었다. 그리말디가 아니면 다른 누구라도. 카치는 그 모든 게 이미지 관리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교묘한 속임수. 보안에 대한 착각이 보안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P. 166)

 

  소설의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없는 그래서 안해도 그만일 말을 이렇게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데 이러한 위장과 착각은 곳곳에 있다. 모두가 남을 속인다. 그리고 모두들 속는다. 남이 만들어낸 환영에 속기도 하지만 어떤 땐 자신이 만든 환영에 스스로 속기도 한다. 소설에서 뭐든 다 알아내는 잭 카치마저도 커다란 환영에 사로잡혀 있었음이 드러난다. '보이드 문'은 연속된 거짓말이 만들어내는 환영의 파노라마다. 진실을 알기란 어렵고 반드시 배신이 뒤따라 붙는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을 것 같았던 무조음의 평온한 세계가 알고보니 그 밑에 도사린 협잡과 배신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막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아버지 질서 자체가 인위적 마술과 같은 환영으로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에 타협이 불가능한 것이다. 진실을 알 수도 없으며 배신이 그림자처럼 도사리고 있으니 어떻게 관용을 베풀고 타협을 하겠는가? 소설 속에 그 자신이 이리도 잘 형상화한 것처럼 마이클 코넬리는 아버지 질서의 이러한 기만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보이드 문'이야 말로 유일한 구원의 장소임을 캐시 블랙에게 제시한 것이다. 그 빈 허공이 아닌 다른 모든 공간은 환영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이 같은 주제는 사실 소설 처음에 다 드러난 것이다. 말하자면 거기서 마이클 코넬리는 지금 우리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준 것이나 같다. 소설의 처음에 캐시 블랙은 한 집을 방문한다. 그 집은 팔려고 내어놓은 집으로 텅 비어있다. 일상의 모든 물건들이 제자리에 잘 정돈되어 있는 그 집은 그야말로 아버지 질서가 만들어 놓은 무조음의 세계다. 하지만 텅 비어있다. 실체가 없는 환영의 집인 것이다. 거기에 캐시 블랙은 위장된 차를 타고 위장된 존재로서 위장된 대화를 이어간다. 그게 아버지 질서에 속해 살던 캐시 블랙의 진실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처럼 포섭되어 있는 우리 모두의 진실이기도 하다.

 

  집을 나오며 그녀는 이제 '그 수평선을 향해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은 '캐시는 그렇게 마냥 달렸다'로 끝난다. 그게 마이클 코넬리가 이 소설을 통하여 우리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그는 우리 역시도 얼른 그녀처럼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해 얼른 우리 자신을 위한 '보이드 문'을 만들어 놓을 것. 이게 소설의 진언이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 눈을 홀리는 환영의 영사막을 찢고 홀연히 캐시 블랙의 유령이 들어설 수도 있으리라....

 

 



l****1 2013.04.27.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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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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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신작이 나왔다. '보이드 문'에서는 기존의 저자의 작품에서 만났던 주인공들과는 달리 내면의 강인함을 간직한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한다.   '보이드 문'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책에서 나온 의미를 옮기자면 보이드 문은 달이 숨는 시간이라고 책표지에 쓰여있다. 달이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옮겨갈 때, 어떤 별자리에도 속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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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신작이 나왔다. '보이드 문'에서는 기존의 저자의 작품에서 만났던 주인공들과는 달리 내면의 강인함을 간직한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한다.

 

'보이드 문'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책에서 나온 의미를 옮기자면 보이드 문은 달이 숨는 시간이라고 책표지에 쓰여있다. 달이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옮겨갈 때, 어떤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는 때가 생기게 되는데 그런 현상이 일어나면 달이 다음 별자리로 들어갈 때까지 '보이드 오브 코스 (void of course)'상태에 있다고 부르는데 이러한 점성학적 현상을 가르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중 최초의 여성 주인공인 보이드 문에서는 '캐시 블랙'이란 여성이다. 그녀는 모범수로 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보호감찰대상으로 자동차 세일즈를 통해서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녀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있다. 몇 년 전에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크게 한 건을 하려다가 그만 사랑하는 남자를 잃었다. 그의 슬퍼 보이는 마지막 모습이 뇌리에 깊이 남아 있는 캐시... 나중에 캐시는 사랑하는 죽은 애인 맥스가 지은 표정이 어떤 심정이에서 나왔는지 진짜 악당을 통해서 알게 된다.

 

캐시는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 평범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처럼 삶이 힘겹게 느껴진다. 맥스와 함께 생활하던 그때를 자꾸만 떠올리게 된다. 갑갑한 생활에서 벗어나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공간으로 가고 싶은 캐시의 열망은 예전의 동료들에게 연락을 취하게 되는데....

 

캐시는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돈을 딴 남자의 돈을 훔치는 절도를 위해서 만발의 준비를 하고 일을 추진한다. 그 과정에서 캐시에게 헛된 욕망을 품은 남자에게 위협적인 공격을 받기도 하고 동료라고 느꼈던 남자가 알려준 목표물이 알고보면 커다란 음모에 의해 이용된 목표물이란 것이 들어나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다.

 

캐시는 죽은 맥스라면 절대하지 않을 행동을 거사를 치르기 바로 전에 하고 만다. 그 행동이 불러 온 결과는 너무나 크다. 그녀를 아끼는 동료가 불운이 깃드는 시간에는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그녀는 이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6년 전 맥스를 잃은 곳으로 향하는 캐시... 그녀는 목표물이 가진 돈보다 그가 애지중지하는 가방이 왠지 더 끌리게 된다.

 

캐시가 떠난 범행장소 클레오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부사장은 이 사건을 해결할 해결사로 잭 카치를 불러 들인다. 잭 카치는 사건 현장에서 가장 결정적인 증거를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하트 에이스 카드다. 잭 카치는 이 카드 한장으로 누가 그곳에 왔다갔는지 단숨에 알아낸다. 캐시를 잡기 위해 잭 카치는 그녀에게 도움을 준 인물들을 찾아가는데....

 

사람을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구분짓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캐시란 여성에 비해 잭 카치란 남성은 그야말로 선은 없고 악만 남은 인물이란 느낌을 받았다.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너무나 쉽게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또한 아버지가 마술사였기에 마술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쾌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에서 만난 해리 보슈란 인물에게 크게 동화되지 못했던 것은 그가 남자인데 반해 내가 여성이라 그의 심적 상태를 이해하는 선에서 그쳤는데 캐시 블랙은 여성이고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란 존재라서 내가 더 감정입이 잘 되고 그녀의 처지가 이해되고 공감하게 된다. 이 한편의 책으로 끝나기엔 캐시 블랙이란 여성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기에 맥스와 그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5 2013.06.08. 신고 공감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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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보이드 문 - 마이클 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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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는 이 책이 해리 시리즈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캐시가 계속 나올때 그녀가 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다시 그 생활을 한다고 나섰을 때 그녀의 범죄가 저질러지고 나면 해리가 등장을 하는 것일까 하면서 오매불망 해리를 기다렸다. 이야기가 절반 이상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것은 해리 시리즈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혹시 이 이야기도 시리즈로 나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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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는 이 책이 해리 시리즈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캐시가 계속 나올때 그녀가 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다시 그 생활을 한다고 나섰을 때 그녀의 범죄가 저질러지고 나면 해리가 등장을 하는 것일까 하면서 오매불망 해리를 기다렸다. 이야기가 절반 이상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것은 해리 시리즈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혹시 이 이야기도 시리즈로 나오게 될까. 하지만 이후에 나온 책들 중에 캐시가 주인공으로 나온 것은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찾았더니 [시인의 계곡]에서 등장을 한 적이 있네 . 세시간 동안 단숨에 읽어내린 작품.


캐시는 카드를 모아 케이스에 담은 다음 다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자신을 불필요한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맥스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맥스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148P


차를 파는 일을 하는 캐시. 그녀는 범죄로 인해서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잃었다. 그 이후 자신도 복역을 했고 지금은 가석방 신세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는. 하지만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잘 살아가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단지 그녀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그런 사실을 빼면 말이다. 사실 처음에 그녀가 위조 여권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아이의 여권까지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눈치 챘다. 아니 나뿐 아니라 누구라도 눈치 챌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자신이 키우지 못해서 보냈음을 말이다. 그리고 이제 와서 그 아이를 찾겠다고 나서고 있음을 말이다. 정당한 방법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니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되찾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고 있음을 말이다. 거기다 아이와 함꺼 떠나기 위해서일까 그녀는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을 하려고 계혹 중이다. 


이런 장르를 읽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 수 있듯이 그녀가 계획하는 이 일은 망할 것이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얼마만큼 이 계획을 자세하게 세밀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정교하게 꾸미는가 계획을 하는가 그것을 보는 재미도 무시하지 못한다. 캐시는 최대한 들키지 않고 자신이 그에게서 받을 수 있는 돈을 다 받아가려고 준비 중이다. 사람을 해치겠다는 생각은 없다. 자신의 타겟이 머무는 호텔방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는다. 돈을 딴 그가 방으로 돌아와 금고에 넣을 때 누를 비밀번호를 녹화할 카메라부터 그가 잠든 이후 소리 내지 앟고 잠입할 방법까지 꼼꼼하게 다 계획한 그녀다.


하지만 계획은 언제나 어긋나라고 있는 법. 자신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자신이 사전에 맞추어 놓은 대로 되지 않던 계획은 캐시를 잡고 돈을 찾겠다고 고용한 해결사 잭 카치에 의해 피해자를 만들어 내고 결국 그녀는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녀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은 하나둘 시체로 발견이 되고 코앞까지 닥쳐온 해결사. 모든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계획하던 그녀에게 닥친 이 위기의 상황에서 마지막에 돈을 가지고 웃게 될 사람은 누구일까.


마이클 코넬리다. 이름만으로 읽는다는 독자도 있지 않던가. 나도 그렇긴 하지만. 해리 시리즈다 아니다를 논하기에 앞서 그저 믿고 읽으면 된다. 장르소설에 특화된 작가의 능력이 그대로 발휘되어 있다. 무언가 좀 빤해 보인다 하더라도 그 끝에 분명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반전을 즐기면 된다. 보이드 문. 어느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고 완전한 어둠 속에 떠 있는 달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그런 보이드 문의 시간대에는 범행을 저지르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어찌 보면 캐시 자체가 보이드 문이 아닐까.

이달의 사락 b***8 2025.03.03.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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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서 한탕을 노리는 여성 절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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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이클 코넬리 <보이드 문>   범죄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형사 또는 탐정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수사관의 입장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묘사되는 것이다.   반면에 흔하지는 않지만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도 있다. 고전추리소설 중에서는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 30분>, 리처드 힐의 <백모 살인사건>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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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이클 코넬리 <보이드 문>

 

범죄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형사 또는 탐정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수사관의 입장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묘사되는 것이다.

 

반면에 흔하지는 않지만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도 있다. 고전추리소설 중에서는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 30분>, 리처드 힐의 <백모 살인사건>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일본작가 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도 같은 범주에 해당한다.

 

이런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는 범죄를 구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된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로 사람을 살해하려고 하는지, 살인의 수단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는지 등이 꼼꼼하게 서술된다.

 

마찬가지로 그 과정에서 범죄자의 내면도 함께 묘사하고 있다. 범죄를 구상할 수 밖에 없을만큼 궁지에 몰린 사람의 심리, 범죄 이후에 불안과 두려움에 떠는 사람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소설의 매력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런 작품을 읽다보면 범죄자의 입장에 공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가 묘사하는 절도의 세계

 

마이클 코넬리의 2000년 작품 <보이드 문>에도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주인공은 잔인한 연쇄살인범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에서 활약하는 전문 도둑이다. 절도는 살인에 비해서 비교적 덜 심각한 범죄로 취급되지만, 전문 절도범이 가지고 있는 기술은 살인에 필요한 기술보다 훨씬 정교하고 특수할 가능성도 있다.

 

<보이드 문>에도 절도범이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가 등장한다. 야간투시경을 포함해서 핀홀 카메라, 마이크로파 전송기 등. 일반 가정집이나 호텔의 보안 및 감시장비들이 점점 첨단화되기 때문에 그것을 무력하게 만들 장비들도 그만큼 발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인 캐시 블랙이다. 그녀는 몇 년 전에 크게 한 건을 노리다가 연인이자 절도 파트너인 맥스를 잃고 5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가석방으로 감옥에서 나온 그녀는 자동차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지만 여전히 범죄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캐시는 예전의 동료에게 다시 연락을 하게되고 그 동료는 캐시에게 라스베이거스에서 크게 현금을 챙길 수 있는 건수를 알려준다. 다만 그 장소가 예전에 맥스를 잃었던 그 장소라는 점이 마음에 걸릴 뿐이다. 하지만 캐시는 이런 불길한 요소를 애써 무시하고 현장으로 향한다. 이번에 성공을 거두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절도범들이 가지고 있는 징크스

 

'보이드 문(Void Moon)'이란 것은 다른 말로 '보이드 오브 코스(Void Of Course)' 상태를 의미한다. 하늘에 떠있는 달의 움직임과 관련된 이야기다. 달의 움직임을 도표로 그려보면 대부분 달은 어떤 별자리에 속해 있다. 하지만 달이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옮겨갈 때, 어떤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는 때가 생긴다. 그때가 바로 '보이드 문' 상태인 것이다.

 

어찌보면 별로 신경쓸 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점성학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현상이 언제 발생하는지, 그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보이드 문>에서 캐시의 동료는 이와 관련해서 캐시에게 강력하게 조언을 해준다. 보이드 문이 발생하는 몇 분 동안에는 절대로 어떤 행동들을 하지 말라고.

 

절도를 포함한 모든 범죄를 성공시키려면 범죄자의 실력도 있어야겠지만, 거기에 더해서 운도 따라야 한다. 점성학을 믿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운을 달의 움직임과 연관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자기만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달의 움직임도 하나의 징크스가 되는 것이다.

 

<보이드 문>을 읽다보면 절도라는 범죄도 연쇄살인 못지않게 어렵고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갖 첨단장비들을 다뤄야하는데다 자기만의 징크스까지 관리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작품 속에서 캐시는 한탕 크게 터뜨리고 잠적하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의 희망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 절도범들도 '한탕'에 대한 희망이 있기에 살벌한 범죄의 세계에서 버텨나갈 수 있을 것이다.

t****o 2013.04.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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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문 - 마이클 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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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업무 관계로다가 태백시를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가는 길이 무척 험해서 한번 태백시를 방문할라치면 하루가 족히 걸리는 거리였죠.. 그러다보니 태백에서 몇일간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근처에 정선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합법적 도박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이죠.. 사실 전 그곳이 얼마나 번화하고 화려한 곳인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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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에 업무 관계로다가 태백시를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가는 길이 무척 험해서 한번 태백시를 방문할라치면 하루가 족히 걸리는 거리였죠.. 그러다보니 태백에서 몇일간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근처에 정선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합법적 도박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이죠.. 사실 전 그곳이 얼마나 번화하고 화려한 곳인줄 몰랐습니다.. 사실 실제로 그 정선카지노를 가보지도 못했구요.. 태백시에서 업무를 보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되더군요.. 패가망신한 사람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도박으로 모든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정선과 태백을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벌어 하루 생활하는 유형도 제법 된다더군요.. 하지만 이들 모두는 한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습디다.. 분명 어느순간에 잭팟이 터져서 그동안 고생한 인생 보상받을거라는 어처구니없는 믿음말입니다.. 그러나 역시 밤의 화려함은 달이 숨은 시간에 더욱 돋보이는 법이죠..

 

    오래간만에 코넬리 형님이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꽤 오래 기다렸더랬습니다.. 자세한 뜻은 모르겠으나 이말이 문득 생각나는군요.. 명불허전이라고 말입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작품은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이 아닌 일종의 스탠드 얼론으로 단행본으로 보여지네요.. 시리즈의 최고봉중의 하나가 아무래도 해리 보슈인데 말이죠.. 이번에는 쉬어가는 타임입니다.. 물론 연이어 해리 보슈시리즈 9편 "로스트 라이트"가 나왔습니다만 오늘은 이 작품 "보이드 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상당히 재미진 작품이니 말입니다..

 

    제가 말씀을 잘못드린 것일수도 있겠네요.. 쉬어간다고 해서 작품이 얄팍하다거나 재미가 덜하다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말씀을 드리고 말이죠.. 이 작품 "보이드 문"은 아주 대단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장르적 지배감이 대단한 주인공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캐시디 블랙"이라는 여주인공이 전체적 이야기의 중심을 잡고 있는데 말이죠..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여인이죠.. 도둑입니다.. 그리고 범죄자죠.. 일반적으로 볼때 나쁜 여인네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지만 애환과 삶의 동질감을 전해주는 그런 캐릭터라는거죠.. 조금은 전형적인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만 그녀의 행동과 범죄적 행동들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잭 카치라는 라스베가스 사설탐정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당히 파괴적이고 카리스마와 작품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대단한 인물입니다.. 자세한 느낌은 아무래도 읽어보셔야될 듯 싶습니다..

 

    어떻게보면 상당히 단순한 줄거리입니다.. 대중적 취향에 보다 근접되어 있는 작품적 유형입니다.. 쉽고 빠르게 읽힙니다.. 캐시 블랙은 범죄자이고 현재 가석방중인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떤 이유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려면 도망을 가야되죠.. 미국에서는 가석방중인 범죄자가 자신의 지역을 벗어나면 바로 잡혀간답니다.. 우리나라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이런 모습은 영화에서 많이 봤습니다.. 여하튼 도망을 가려니 돈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찾게 되는거죠.. 도둑질말입니다.. 자신의 사랑이자 죽은 남편인 맥스의 형 레오에게 전화를 걸어 자금 마련을 위한 한탕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맥스가 5년전 범죄를 저질렀던 클레오파트라호텔의 카지노로 다시 되돌아가게 됩니다.. 여전히 5년전 사건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달이 숨어드는 시간에 캐시 블랙은 새로운 사건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잭 카치가 이 사건을 파고들게 되죠..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싸움이 벌어지고 달이 숨어버린 어둠속에는 지저분한 진실이 숨겨져 있죠..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지더군요.. 일단 캐릭터의 주효가 뛰어나구요, 대중적 친화도가 여느 마이클 코넬리 작품보다 낫다고 생각되어지네요.. 좀더 영화스럽다고 할까요, 이야기의 흐름의 시간적 배경 자체도 속도감이 아주 뛰어납니다.. 며칠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시간단위로 끊어서 이어지다보니 속도감이 정말 빠릅니다.. 물론 이에 상응하는 몰입도의 구성도 코넬리답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보면 이 작품에는 딱히 착하다싶은 인물들은 등장하지 않음에도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면 상당히 참한 감성으로다가 짠한 느낌이 듭니다.. 코넬리의 미(더)덕이라고 볼 수 밖에요..

 

    마이클 코넬리가 어떤 작가인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영미 스릴러계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작품속으로 빠져드는 몰입감은 그 어느누구보다 뛰어난 작가이니까 흠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단순히 재미있다는 의도의 독후감만으로는 부족한 그런 작가인 듯 싶구요.. 여하튼 대단한 느낌입니다.. 물론 이번 작품 "보이드 문"은 가볍고 쉽게 읽히는 의미가 좀 더 지배적이긴 하지만 코넬리만의 시크한 현실적 감각은 그대로 묻어나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에는 조금 더 개인적 상황에 따른 감정적 의도가 강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는 관계로다가 정신없고 짜증스러운 일상속에서 며칠동안 집중한 재미가 있어 행복했네요... 땡끝



n********s 2013.04.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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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 보이드 문 - 마이클 코넬리 (한정아 옮김, RHK) ★★★★☆
"[해리 보슈+@] 보이드 문 - 마이클 코넬리 (한정아 옮김, RHK) ★★★★☆" 내용보기
저만의 독서계획 ‘해리 보슈+@ 다시 읽기’의 세 번째 “+@”인 ‘보이드 문’입니다.(“+@”는 ‘시인’, ‘블러드 워크’, ‘보이드 문’, ‘허수아비’입니다.)‘보슈 시리즈’를 다시 읽는 계획에 정작 보슈가 등장하지 않는 “+@”가 포함된 것은 이 작품들 속 주인공들이 이후 ‘보슈 시리즈’에 주요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인데, ‘보이드 문’의 주인공 캐시 블랙은 보슈 시리즈 1
"[해리 보슈+@] 보이드 문 - 마이클 코넬리 (한정아 옮김, RHK) ★★★★☆" 내용보기

저만의 독서계획 해리 보슈+@ 다시 읽기의 세 번째 “+@”보이드 문입니다.

(“+@”시인’, ‘블러드 워크’, ‘보이드 문’, ‘허수아비입니다.)

보슈 시리즈를 다시 읽는 계획에 정작 보슈가 등장하지 않는 “+@”가 포함된 것은

이 작품들 속 주인공들이 이후 보슈 시리즈에 주요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인데,

보이드 문의 주인공 캐시 블랙은 보슈 시리즈 10편인 시인의 계곡에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다른 작품에도 등장한다고 하는데, 아직 다 못 읽었거나 읽었더라도 기억을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탠드얼론이지만 보슈 시리즈의 외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부제인 달이 숨는 시간은 점성학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달이 어느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는 3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가리키는데

이 작품에서 그 시간은 불운 또는 불행을 야기하는 불길함의 징조로 설명됩니다.

 

운명 같은 만남을 통해 연인이며 동시에 특수절도 파트너가 된 캐시 블랙과 맥스 프릴링.

보이드 문이 뜬 5년 전 어느 밤,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 대형 절도를 계획했던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사태에 직면한 끝에 맥스는 목숨을 잃고 캐시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현재 가석방 상태인 캐시는 LA에 살며 어떻게든 평범한 생활을 이어나가려 하지만

운명은 또다시 그녀를 큰돈과 위조여권을 구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아붙입니다.

라스베이거스, 그것도 맥스가 죽은 호텔에서 벌여야 하는 큰 건수를 제안 받은 캐시는

우여곡절 끝에 미션에 성공하지만 사소한 실수 하나 때문에 참극에 휘말리고 맙니다.

몸을 숨긴 캐시를 뒤쫓기 시작한 인물은 라스베이거스의 사이코패스 해결사 잭 카치이며,

그는 가는 곳마다 피비린내 나는 무차별 살상을 벌이며 캐시를 패닉상태에 빠뜨립니다.

 

큰 틀만 보면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함정에 빠진 캐시와 그녀를 쫓는 잭 카치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드라마틱한 설정들이 첨가되면서 속도감과 긴장감 만점의 스릴러가 완성됩니다.

LA를 벗어나기만 해도 다시 교도소로 끌려가야 하는 처지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또다시 큰돈을 위해 범죄를 저질러야만 하는 캐시의 안타까운 사연,

캐시가 훔치려 했던, 시카고 마피아와 마이애미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검은 돈의 비밀,

라스베이거스의 나쁜 기운의 결정체 같은 사이코패스 해결사 잭 카치의 무자비한 살육 등

마지막 페이지까지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끔 만드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사실, 캐시가 큰 위험을 겪어가며 가까스로 검은 돈을 수중에 넣는 1/3지점까지는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한 범죄수법 설명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고 있어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답지 않게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진 게 사실입니다.

(이 점 때문에 별 0.5개를 뺐습니다.)

하지만 잭 카치가 등장하고 살벌한 추격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롤러코스터가 시작되는데,

그 속도와 낙차는 어지간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할 정도의 짜릿함을 자랑합니다.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은 게 이해 안 될 정도로 비주얼도 뛰어나고

팔색조 같은 주인공 캐시 블랙 역시 할리우드 여배우라면 탐낼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동양철학과 점성학의 산물인 보이드 문이란 제목은 영미권 스릴러와는 안 어울려 보이지만

달이 숨은 그 시간 동안 발산된 불길한 운명에 지배당한 듯한 캐시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면

그 어느 제목보다도 이 작품의 서사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불꽃 튀는 운명처럼 만났지만 최악의 타이밍에 캐시의 곁을 떠나버린 맥스의 일도,

고생 끝에 손에 넣은 큰돈이 오히려 재앙을 초래하게 됐다는 점도,

또 자신을 뒤쫓는 잭 카치가 실은 오래전부터 악연 중의 악연으로 엮인 사이코패스란 점도

캐시에겐 달이 숨은 시간이 아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일들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잔혹한 현실이 빚어낸 처연함과 애틋함으로 가득 찬 해리 보슈 시리즈와는 달리

어딘가 운명론적인 비극의 냄새가 진동하는 특별한 정서가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캐시 블랙은 해리 보슈 시리즈’ 10편인 시인의 계곡에 다시 등장합니다.

워낙 오래 전에 읽은 탓에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그것도 해리 보슈 시리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조만간 다시 읽게 될 시인의 계곡은 캐시 블랙 때문에라도 더욱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불운에 휘둘리기도 하지만 그 불운을 자신의 힘으로 산산조각 낸 캐시 블랙의 이야기는

빠르고 팽팽한 액션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쾌감 이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h****s 2020.11.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생 사정 없이 꼬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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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 리뷰입니다. 지난달과는 다르게 영화가 그닥 땡기는 물건이 없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책 리뷰를 계속해서 올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매한 책은 꽤 되고 있습니다만,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더 뻐른 문제로 인해서 감당을 못 하고 있죠;;;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번에 이야기 되는 주인공은 여자이며, 범죄자이기도 합니다. 절도로 이미 복역을 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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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책 리뷰입니다. 지난달과는 다르게 영화가 그닥 땡기는 물건이 없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책 리뷰를 계속해서 올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매한 책은 꽤 되고 있습니다만,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더 뻐른 문제로 인해서 감당을 못 하고 있죠;;;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번에 이야기 되는 주인공은 여자이며, 범죄자이기도 합니다. 절도로 이미 복역을 한 상황이기도 하죠. 결국에는 자신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다른 범죄 일을 받아들이게 되는 불쌍한 사람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작품은 그 구조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일의 중심이 되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죠. 이 특성으로 인해서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가져가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이 일의 전보를 파악하는 작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그 문제가 자신을 쫒아오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야기는 과거 부분과 어느 정도 중첩이 되어 진행됩니다. 주인공은 과거에 절도범이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었고, 이 상황으로 인해서 자신의 일을 적당히 정리를 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서 인생이 뒤집히고, 전과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죠. 결국에는 이 문제로 인해서 주인공에게 절박함이라는 것이 생기고,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 자신이 몸담았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그 구조를 매우 명확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준비기간부터 상당히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에 가장 중요하게 사용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이기도 하죠. 결국에는 주인공이 얼마나 프로패셔널한 인물인지, 그리고 이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앞으로 얼마나 철저하게 움직일 것인지에 관해서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철저함의 뒤에는 결국에는 주인공이 나름의 능력과 문제를 꿰뚫어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일은 굉장히 잘 풀립니다. 주인공의 능력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절도는 후폭풍을 낳게 됩니다. 결국에는 이 문제에 관해서 해결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위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주인공은 이 문제에 관해서 무작정 도망치는 대신 적어도 이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관해서 직접 조사 아닌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도망칠 계획을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죠.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에는 두 가지 문제를 중첩시킴으로 해서 서로의 긴장감을 높이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도망가야 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소설에게 노출시키는 것은 주인공을 도와주거나 아니면 주인공에게 일을 줬던 사람들이 마구 죽어나가면서 벌어지는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주인공 역시 똑 같은 일을 당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 작품은 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서 독자들이 상당한 긴장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여기에서 굉장히 철저한 인물임을 같이 보여줌으로 해서 적어도 이 상황에 관해서 주인공이 운으로 피해가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까지는 만들가고 있습니다. 이는 주인공이 대체 자신이 훔친 돈의 배후가 누구인지, 그리고 훔치라고 한 사람은 또 누구인지에 관해 조사하면서 알려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부분들 역시 주인공의 특성을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동시에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그렇듯, 여기에 또 다른 절박함을 얹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주인공이 감옥에 가면서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가족에 관한 부분들을 끼워넣고 있습니다. 자신과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있으면 위험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 구조적인 특성은 생각보다 더 강렬한 긴장감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다만 이 부분에 관해서 약간의 문제라면, 역시나 어디에서든지 간에, 비슷한 이야기를 최소 한 번은 봤다는 기시감 정도입니다. 다만, 이 긴장감을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 시켜주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결국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인공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클라이맥스까지는 이 문제에 관해서 거의 예측 가능한 부분들처럼 보이는 단서들을 상당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단서들을 이용하면 이야기의 마지막을 책을 읽지 않고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의 최대 매력은 이런 단서들을 가지고도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의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 뻔해보이는 단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뻔하게 만들지 않는 쪽으로 성공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은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오면서도 매우 놀랍게 느껴집니다.

 물론 사람이 쓴 글인 만큼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 악당의 모습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매우 잔혹하며 머리도 좋은 악당이지만 한끝차로 항상 문제가 되는 식이죠. 이 상황에 관해서는 다른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솔직히 다른 작품들보다도 훨씬 더 기능적이고 뻔한 인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인지라 다른 인물들에게 뭔가 작품에 색다른 느낌을 주는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읽어볼만한 책인 것은 분명합니다. 기본적으로 긴장감이라는 것에 관해서 어떻게 구성을 하고, 사람의 인생에 관해서 어떻게 해야 매력적으로 노출되는지에 관해 매우 분명하게 알고 있는 책이니 말입니다. 덕분에 긴장감을 주는 힘이 굉장히 강하고, 이 문제에 관해서 캐릭터에 동조하는 느낌도 매우 뛰어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큰 악당을 다루는 악당에 관한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즐겁게 읽어볼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d********h 2015.08.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역시 마이클 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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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 시리즈가 아니라서 조금 망설였지만 역시나 시인이나 실종 만큼이나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은 아무 것이나 읽어도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해리 보수 그리고 잭 매커보이, 헨리 피어스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캐시지만 그녀가 다음에는 좀 더 역동적인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인생이 심심한 사람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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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 시리즈가 아니라서 조금 망설였지만 역시나 시인이나 실종 만큼이나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은 아무 것이나 읽어도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해리 보수 그리고 잭 매커보이, 헨리 피어스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캐시지만 그녀가 다음에는 좀 더 역동적인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인생이 심심한 사람은 이 책을 읽어도 좋다.

m*******3 2015.07.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보이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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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름만으로 신뢰 그 자체다. 언제나 기대 이상을 안겨 주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   Void Moon, - 어느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고 완전한 어둠 속에 떠 있는 달.   작품 내용은 책의 맨 뒷장의 내용에 약간 첨부만 해 본다.   완벽한 성공으로 끝났어야 할 캐시 블랙의 마지막 범죄, 하지만 불행의 달 아래 흘린 단 한 장의 카드가 사신(死神)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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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름만으로 신뢰 그 자체다.

언제나 기대 이상을 안겨 주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

 

Void Moon, - 어느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고 완전한 어둠 속에 떠 있는 달.

 

작품 내용은 책의 맨 뒷장의 내용에 약간 첨부만 해 본다.

 

완벽한 성공으로 끝났어야 할 캐시 블랙의 마지막 범죄, 하지만 불행의 달 아래 흘린 단 한 장의 카드가 사신(死神)을 그녀에게로 인도한다. 그날 밤, 그 시각에 일어난 일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공허한 밤의 틈새로 불행을 내뿜는 달 아래에서, 캐시 블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반쪽이자 절도 파트너 맥스를 잃어야만 했다. 클레오파트라 카지노장으로 추락한 맥스의 역은 원래 그녀의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의 결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맥스는 역할 교체를 단행한 것...5년의 수감생활 끝에 가석방의 기회를 얻은 캐시는 전과자라는 신분의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범죄로 눈을 돌린다. 이유는 단 하나. 맥스와의 사랑의 결실인 딸과 함께 살아갈 자금이 필요한 것.

맥스를 잃었던 장소에서 또다시 목표의 방에 침투해야 하는 부담감과 보이드 문이라는 불길한 변수가 주는 불안감을 이겨내고 녹슬지 않은 최고의 실력으로 돈이 든 가방을 훔치는 데 성공한 캐시. 하지만 캐시가 훔친 돈은 예상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고(250만불), 그 출처 또한 위험했다. 큰돈을 도둑맞은 카지노 측은 야심 넘치고 잔인한 해결사 잭 카치를 불러 돈의 회수를 명령하고,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캐시의 범죄는 그녀가 흘리고 간 단 한 장의 하트 에이스 카드 때문에 덜미를 잡힌다. 엄청난 속도로 추적해 오는 잭을 따돌리면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얻어야 하는 긴박한 상황. 그러나 불행의 달 아래 엉킨 악연의 기원은 훨씬 깊고도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캐시디 블랙. 코넬리 작품의 또다른 헤로인이다. 

전문절도범으로 등장하는 그녀는 멋진 외모와 함께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클레오파트라 펜트 하우스에 잠입하는 장면, 감시 장비와 시스템을 해제하고 카메라를 비롯한 여러 장비를 설치하는 장면은 상당히 세밀하고 구체적이다. 책에서 묘사된 모든 장비와 시설, 기술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눈앞에서 잃고, 그 사랑의 결실인 딸은 교도소에서 생이별한 캐시, 가석방으로 풀려난 그녀는 헐리우드의 포르쉐 영업소에서 자동차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한방이 필요하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딸의 존재 때문. 그래서 그녀는 맥스의 동생인 레오를 만나고, 저지 팔츠를 만나면서 점차 사신에 근접하게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캐시보다 그녀를 쫓는 암살자 카치의 형상화가 더 낫지 않나 한다. 피도 눈물도 없이, 오직 정해진 목표를 완수하고 그 대상의 제거에만 초점화되어 있는 킬러. 얼굴만 봐도 사람들을 뒷걸음치게 하는 그가 상당히 멋지게-이 표현은 좀 그렇다 ㅎㅎ- 그려지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에서 자잘한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적을 완수한 캐시, 부사장 그리말디의 명령 혹은 부탁을 받고 그녀를 쫓는 카치가 등장하면서 몰입도는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해리 보슈에 익숙해 있던 터라 캐시 블랙은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 곧바로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작가의 인물 형상화 솜씨는 거의 명장 반열에 들어서지 않았나 싶다.

특히 킬러로 나오는 잭 카치는 정말...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이 캐시와 카치의 1:1의 대결이라 몰입도도 좋다.

하지만 인물간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코넬리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미국사회의 모순, 형법제도의 문제 등 사회적 메시지가 거의 없는 것은 약간의 아쉬움...

또 클레오에서의 절도 장면 마지막 부분은 뭔가 좀 미심쩍고 카치와의 절체절명의 대결 역시 개연성 면에서는 조금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는 매우 좋다.

영화화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간결한 인물, 단순한 구조, 숨막히게 하는 절도장면과 대치 장면 등 관객의 몰입과 흥미를 유발할 요소가 충분하다.

무튼 코넬리의 어떤 작품이든, 적어도 실망은 주지 않는다.

b******8 2014.03.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매력적인 여도둑의 도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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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쪽에서는 현역 최강중의 한명이라고 할수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새로운 장편 소설이 나왔다. 묵직한 남자들이 나오는 전작의 시리즈물과는 달리 이번의 주인은 여자다! 그것도 참 매력적인 도둑. 전작들에서는 어떻게보면 주인공이 선의 입장에서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형사나 변호사, 기자등등. 그런데 이번엔 도둑이다. 이유야 어떻던 무엇을 훔쳤던 좋은편은 아닌. 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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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쪽에서는 현역 최강중의 한명이라고 할수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새로운 장편 소설이 나왔다. 묵직한 남자들이 나오는 전작의 시리즈물과는 달리 이번의 주인은 여자다! 그것도 참 매력적인 도둑. 전작들에서는 어떻게보면 주인공이 선의 입장에서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형사나 변호사, 기자등등. 그런데 이번엔 도둑이다. 이유야 어떻던 무엇을 훔쳤던 좋은편은 아닌.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중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자 주인공인 셈이다.

 

이야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도망치는 여도둑과 그녀를 쫓는 그냥 나쁜놈간의 살떨리는 추격전이라고 할수 있겠다.

캐시 블랙. 어떤 말못할 이유로 가석방의 기간에 위험을 무릎쓰고 카지노에서 큰거 한건을 할려고 한다. 사전 정보를 갖고 목표물에 접근, 숨겨둔 솜씨로 돈가방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안의 내용물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것이었고 그것이 그녀가 쫓기게 되는 이유가 된다. 그녀를 쫓는 사람은 잭 카치. 잔인하고 거칠지만 영리한 악당이다. 흔적조차 없던 현장에서 카드 한장으로 실마리를 잡아서 무서운 속도로 그녀를 쫓는다. 거의 손에 잡을듯한 거리까지 추격한 잭. 캐시의 도망은 어떤식으로 끝을 맞이하게 될까.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중에서 여러모로 독특한 위치에 있는 책이니만큼 묘한 느낌을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여자가 주인공이라서 그런지 책 내용 자체가 말랑말랑한 느낌이 든다. 뭔가 차갑고 빈틈없는 논리적인 느낌의 전작들에 비해서 뜬구름 잡는 것같은 주술적인 내용이 나오는것도 특이하다. 캐시가 안 좋은일을 당했을때의 하늘은 어둠속에 달이 떠 있는 보이드 문이었다. 그런 배경도 주인공의 느낌을 더 짙게 느낄수 있게 하는 장치인거 같다. 뭔가 신비스러우면서도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는듯한 느낌의.

 

한편 크라임 스릴러 작가답게 그냥 솜씨좋은 도둑만 그릴순 없었을것이다. 그래서 도둑 잡는 경찰이 아니라 도둑 쫓는 그냥 나쁜놈을 한명 붙여놨다. 아주 악랄한 놈으로. 쫓고 쫓기는 그 과정에서 역시 작가의 역량이 드러난다. 치밀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추격전을 마치 뮤직비디오보듯 속도감있게 잘 그려냈다. 뭐 주인공이니까 결국 추격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긴 한다. 그 미친거같은 잭의 추격을 벗어날수 있었던것은 그 누군가를 위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초인적인 능력으로 나타난것이리라.

 

대표작인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고 있는 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여도둑 이야기. 해리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줬던 시인시리즈같은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다. 뭔가 강한 임팩트는 사실 덜하지만 좀더 아기자기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달까. 여자들이 좋아하는 점성학, 즉 별자리운에 관한 배경도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장치가 된거 같다.

 

내용은 역시 작가의 역량대로 재미나게 술술 잘 넘어갔다. 마이클 코넬리 작품의 특성은 한마디로

'애매한 중독성'이다. 아주 강하게 끄는 점은 약한데 어어 하면서 그냥 쉽게 한장 한장 책을 넘기게 한다. 다음 내용이 어떨까 궁금해 미칠 지경은 아닌데 때되면 밥찾듯이 그냥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작가다. 철저한 자료 조사로 책 내용이 참 사실적이고 정밀한것은 기본에 깔린거고.

그래서 이번 작품도 조금씩 읽을려다가 그냥 쭉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이러니 그의 작품들을 다 읽지 않을수가 없는것이다.

 

한편 이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주인공들을 다른 작품에도 슬쩍 등장시키는 재미있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해리 보슈와 변호사 미키 할러가 특별한 관계로 한 작품에 등장하는 그런 것이 캐시의 작품에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어쨌든 도망자 신분이 된 그녀가 이번엔 악당이 아닌 형사 해리의 추격을 받는다는지 아니면 변호사인 미키의 변호를 받는다는지 하는 거 말이다. 물론 캐시 블랙 시리즈가 나온다는 전제하에 상상해 볼수 있겠지만.

 

해리 보슈시리즈도 좋지만 캐시의 후속작도 있었으면 재미날꺼 같다. 마치 괴도 루팡의 절도 퍼레이드처럼 캐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그런 도둑의 대향연시리즈 같은. 

그러면 해리가 싫어할려나.  

s******0 2013.06.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