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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세상의 끝은 어디인가? 남위 66.5˚에 위치한 남극대륙이 세상의 끝으로 느껴지는가? 아니면 북위 66˚의 북극권이 대지의 끝이라고 생각되는가? 공간의 차이로 인해 그렇게 판단할 수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꼭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순간이 영원같기도하고, 한 걸음 때기가 천 걸음을 옮기는 것보다 힘들때가 있다. 그렇게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낼때 마주하게 되는 순간. 그 곳이 세상의 끝이 아닐까?
현실을 담아내는 영화 '다큐멘터리'.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인생은 영화가 된다. 다이나믹한 스토리가 곁들여진 인생이든, 잔잔한 강같은 삶이든 다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여기에서 감독의 의도가 개입이 된다해서 다큐의 조건을 박탈 당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의도보다 더 거짓말같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인생 아니던가? <세상의 끝에서 세상을 말하다>는 다큐멘터리 PD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PD라고 해서 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과 인간, 가난과 질병, 자연과 동물, 극한과 죽음, 아프리카와 북한. 사람이 다양한 것처럼 다큐의 주제도 다양하다. 그리고 이것을 담아내는 PD들의 삶 또한 한 편의 다큐이다. 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한편의 드라마에 내던진 이유가 여기에 있으리라 생각된다.
'Iron Crows'의 박봉남 PD의 말이다. 그의 작품은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중편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하루에 2달러를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거대한 선박에 오르는 방글라데시의 선박해체 노동자" 들의 삶을 카메라 렌즈에 담담히 담아냈고, 사람들은 비참하지만 참 노동이 무엇인지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게 영광의 순간이 항상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큐PD들은 삶의 실존을 바람막이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내는 순간을 대면한다. 인생의 부조리함, 불공평함, 무자비함 앞에 깊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그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냉정한 본능을 붙들어 카메라에 이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한다. 그 가운데 자신과의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세상의 끝은 부조리로 가득하다. 가난한 자는 약탈당하고 억압당하며 하루를 살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삶이라는 무대위에 처참하게 내던진다. 그리고 현실적이지 않은 그들의 인생을 고발하고자 다큐PD들은 또 다른 세상의 끝으로 이동하고, 담아내고,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그들이 찾아간 세상의 끝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사건들, 다양한 진실들을 만나게 된다. 아프리카 사자 사냥의 진실, 에이즈하이웨이의 비극, 전쟁에 내몰린 소년병 등 진실이라 믿기 어려운 진실들을 그들의 눈을 통해, 때로는 냉정하리만치 철저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다큐가 우리에게 우울한 삶의 모습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 자체가 고통이요, 슬픔으로 가득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가운데 다큐멘터리 PD들은 희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생명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세상의 끝에서 또다른 세상의끝을 찾아떠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우리 또한 그들의 눈을 통해 바라보게된 세상의 끝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우리가 딛고 있는 이 현실에서 희망을 찾아 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그렇게 공간과 공간 사이에 관계를 맺고 사는 것. 그 관계 안에서 사랑이 싹트고 삶의 의지가 생겨나는 것.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이 다큐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