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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가운 속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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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단을 참 두려워한다. 올라가는 계단은 그나마 덜한 편인데 계단을 내려가는 일은 정말이지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기를 쓰는 편이다. 내가 자주 들르는 도서관은 3층 건물인데 3층까지는 엘리베이터가 운행이 된다. 그러나 일층 엘리베이터 앞에 떡하니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장애인이나 노약자외에는 엘리베이터 사용을 삼가해달라는 내용이다. 직원들이 살펴보기에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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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단을 참 두려워한다. 올라가는 계단은 그나마 덜한 편인데 계단을 내려가는 일은

정말이지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기를 쓰는 편이다. 내가 자주 들르는 도서관은 3층 건물인데

3층까지는 엘리베이터가 운행이 된다. 그러나 일층 엘리베이터 앞에 떡하니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장애인이나 노약자외에는 엘리베이터 사용을 삼가해달라는 내용이다.

직원들이 살펴보기에는 허우대 멀쩡한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옆에 있는 계단을 놔두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것이 별로 좋아보이지않을것을 알지만 나는 정말 계단이 두렵다.

이전에 계단에서 구르는 바람에 두번이나 원치않게 다쳐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더 마음이 편해서 잠깐의 민망함은 그대로 견디기로 한다.

나같이 계단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두려워한다거나 그밖에두려워하는것이 있는 사람들도 제법 될 테지만 보통의 경우 큰 문제는 되지않을것이다.

그런데 의사가 수술을 두려워한다면 그것은 아무래도 큰 문제가 되지않을까...

 

사람들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는 사람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빛이나는

사람..아마 그때 선호의 눈에 그녀가 들어온것은 선호의 내면과는 다르게 눈부시게

빛나는 그녀의 어떤 기운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온 세상에 대고 "나 행복해요"를 외치고

있는듯한 그녀를 따라 저도 모르게 걸음을 옮긴것은 아마 그녀의 곁에 서면 선호의 불행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간이었다.

그렇게 행복해보이던 그녀가 한순간에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있던것은..

그렇게 그녀는 선호의 가슴에 파란을 일으키며 그렇게 사라져갔다...

 

응급의학과 인턴을 하면서 도대체 언제 잤는지를 떠올릴 기력조차 없는 하리가 여자당직실에

지친 몸을 뉘이려고 들어서는 순간 여자당직실에 '변태출현' '변태출현' 많고 많은 장소에서

하필이면 여자당직실에서 그 뭣이냐 삐리리한 19금씬을 연출하고 싶더란 말이냐..이놈..

하리의 계속되는 추궁에 남자변태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생각하는 그런일은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는데 콜이 왔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너 죽었어..

쏜살같이 뛰어가는 하리와 그런 하리의 뒤를 보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얽혔다는것을 인지하는

선호..그리고 응급의학과 인턴다음 소화기내과의 인턴을 맡게된 하리앞에 나타난 새로운

전임의는 바로 여자당직실의 그 변태...홍길동도 아닌데 변태를 변태라고 말도 못한다..

게다가 교수님은 하리에게 저 변태를 도와주라는 아주 말도안되는 기막힌 요구까지하시는데..

싫어싫어 안할거야..요렇게 앙탈을 부릴수도 없고 저 변태놈하고 같이 회진도 돌고 공부도

하고..악 인생 망했어.,응급의학과를 벗어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저주에 걸리다니..

 

지저분한 권력다툼에 끼이기 싫어서 일부러 집안과는 관계없는 병원에 들어갔었는데

세상만사 모든일이 내뜻대로 되지않는다더니 사람을 살리자고 한 일이 사람을 죽이고야

말았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절친의 아내를...그때는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오만이

앞섰고 다른 누구에게도 맡길수없다는 이상한 생각에 지배를 받았던것만 같다. 그일로

친구를 잃었고 늘 하고싶었던 신경외과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다시 공부해서

내과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그 팽팽한 신경전은 끝나지않은 모양이다. 외할아버지의 아내와

어머니의 팽팽한 대립..외할머니인 한애령은 자신의 양자를 내세워 병원을 삼키려 할

것이고 그런 상황을 손놓고 지켜볼 어머니 이희진이 아니다.그리고 원하지않아도 그들

싸움의 중심에는 선호와 진우 두사람이 있다. 한때 하리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와

현재 하리를 사랑하는 남자..햇병아리 하리를 얼른 키워 암탉을 만들고 싶어하는 선호..

 

서이나님의 소설은 [흰가운속 사정] 이 처음이다. 책소개글에 일부러 괴롭히는듯한 장면이

들어있어서 퐁퐁튀는듯한 로설을 기대했는데 생각만큼 톡톡 튀지는 않았던것 같다.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그 상처에서 벗어나기위해 애를 쓰는 선호와 복잡한 가정사에 휘말리지

않게 옆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는 태종의 관계도 좋았고 하리에게 어른이 되는 법을 전수하는

진이의 등장도 괜찮았는데 내가 기대한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던것 같다.

j******3 2013.09.04. 신고 공감 3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