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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삶의 웅숭깊은 철학서《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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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말 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시대이다. 언변의 뛰어남이 성공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말 잘하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다. 만약 오바마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하지 못했다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말에는 역사를 바꿀 힘이 숨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말은 잘 쓰면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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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말 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시대이다. 언변의 뛰어남이 성공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말 잘하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다. 만약 오바마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하지 못했다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말에는 역사를 바꿀 힘이 숨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말은 잘 쓰면 득이지만, 반대로 독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5000년 중국 역사에서 가장 우수한 논변의 사례를 담은 이 책에는 매우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논쟁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춘추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원.명.청나라까지 100명이 넘는 사상가들을 만날 수 있다. 1부는 사회가 격렬하게 요동치며 무한경쟁과 약육강식으로 고통과 상처에 신음하던 시대에 제자백가들(관중, 공자, 손자, 오자, 묵자, 양주, 상앙, 맹자, 노자, 장자, 혜시, 공손룡, 순자, 한비자..)의 논변을 살펴본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논변가는 중국 최초의 직업 변호사라 할 수 있는 등석이다. 등석의 논변은 양가론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의 사건이나 사물을 두고 서로 대립되는 각도로 그것을 고찰하여 전혀 다른 두 가지의 결론을 얻는 것으로 '부잣집 시체를 둘러싼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통해 양가론의 논변이 펼쳐진다. ‘모든 싸움을 버리고 절성(絶聖)과 기지(棄智)와 절학(絶學)을 하자 부르짖던 노자에 이어 묵자의 논변은 좋고 나쁨과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세 가지의 표준을 제기했다. 이른바 삼표이다.

“근본을 마련하는 게 있어여 하고 , 근원을 따지는 게 있어야 하고, 실용하는 게 있어야 한다.”

묵자는 논변은 반드시 옛 사람들의 경험과 일을 근거로 삼아야 하고, 또한 반드시 광대한 뭇 백성들의 귀와 눈으로 듣고 본 사실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며, 역시 나라와 백성의 이익에 어울리는가를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광범위한 비유 대상을 자유자재로 선택하여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논변을 구사한 맹자 논변의 세 번째 특징은 현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노자의 사상을 이어 받은 장자도 논변에는 꽤나 탁월한 듯하다.

“개는 잘 짖는다고 좋다 하지 않고 사람은 말을 잘한다고 현명하다고 하지 않는다.”-장자

혜시는 비유법 사용을 잘 하였는데 위기 때마다 절묘한 비유로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는 하였다. 귀곡자 비겸술은 상대의 지혜를 세심하게 헤아리고, 상대의 재간과 능력을 달아 보며, 상대의 기개와 성세를 추측해서 통제 수단을 만들어 이것으로 상대에 맞서기도 하고 상대를 따르기도 하면서 유혹하는 말로 화합하고, 뜻을 헤아림으로써 융화한 연후에 상대를 옭아매는 기술이고 췌마술은 상대의 발언을 통해 그가 드러내지 않은 감춰진 정황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순자는 일찍이 논변의 작용을 매우 중요시했기에 군자필변‘君子必辯’ 즉 군자는 반드시 변론을 거쳐야 한다고 하였다.

 

 

 2부는 백가쟁명이 끝나고 진한시대에서 남북조 시대까지 약 팔백여 년간의 ‘궁정 논변’을 다룬다. 이 시대에 해당하는 논변가로 역이기, 괴통, 동중서, 소무, 염철 회의, 유향, 곡영, 왕충, 진번, 제갈량, 등지, 진복 유총, 범진 등이 있다.

3부는 당나라와 송나라, 두 왕조의 긴 통치기간 동안 잦은 외적의 침입으로 군주와 신하 사이, 신하와 신하사이의 논쟁이 치열하게 오갔던 시기로 궁정 논변의 황금기를 이룬 시기이다. 논변가로서는 당태종과 위징, 적인걸, 요숭, 한유, 손석, 범중엄, 구양수, 왕안석, 정호, 주희 이강 등이 있다.

4부는 원,명,청 시대에 이르러 원나라의 통치는 가혹해지고 청나라 시대에는 문자옥이 크게 일어나 살벌한 전제 정치가 펼쳐지게 되자 논변이 점차적으로 쇠락해가는 시기이다. 논변가로는 개묘, 장양호, 주원장, 유근, 해서, 동림당, 이지 등이 있다.

 

이 책의 원제는 '논변사화(論辯史話)'이다. 책을 다 읽고 논변사화가 더 적확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자가 '쟁경(爭經)' 이라고 번역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매우 탁월한 제목이라 여겨진다. 논증적 의사(논변)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을 살펴보면 더욱 의미가 확실해진다. 플라톤의 <국가>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문답식 대화법으로 진리(최고의 선)에 이르는 과정을 면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는 하나의 논변이나 궤변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진리를 추론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은 철학가들의 '논변'을 통해 진리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더욱 무릎을 치게 하는 뜻이었다.  이 책에 쓰여진 經(경)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경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불교에서 경을 공부하는 목적은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철학의 어원 필로소피 역시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불교의 ’經(경)‘과 같은 의미이다. 쟁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논변을 통해 지혜 (진리)에 이르게 하는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철학자들이 펼치는 논변의  향연은 각기 다른 사유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논변이 각 시대마다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를 거시적인 흐름으로 맥을 짚어주기도 하는 역사서로도 읽을 수 있다. 《쟁경》을 통해 말을 잘하기보다는 무엇이 진정 이기는 삶인지를 되새겨 보게 하는 삶의 웅숭깊은 철학서로도 최고인 책이다.

 

"예로부터 말은 많음을 좇지 않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좇았다. 걸음은 꼭 멀리 가는 것만을 좇지 않고 왜 가는가를 좇았다. 말은 마음속으로 도리에 맞으면 말재주가 비록 눌변일지라도 변론은 남의 마음에 들어찬다. 때문에 사람은 심변을 좇고, 굽변을 좇지 않았다. 심변은 말이 어눌할지라도 사실을 배반하지 않고, 구변은 말이 듣기 좋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왕충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3.04.30. 신고 공감 7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한바탕 유세遊說로 天下를 바꾸다 .
"한바탕 유세遊說로 天下를 바꾸다 ." 내용보기
1940년 5월 히틀러의 전격전으로 시작된 2차 대전의 전운이 유럽을 강타하고 영국의 원정군이 프랑스로 출격한 2차 대전의 초반. 독일의 맹공으로 유럽연합군은 폐색이 짖어져가고 있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점에 총리에 선출된 윈스턴 처칠은 취임연설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 밖에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가장 심각한 시련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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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05월 히틀러의 전격전으로 시작된 2차 대전의 전운이 유럽을 강타하고 영국의 원정군이 프랑스로 출격한 2차 대전의 초반. 독일의 맹공으로 유럽연합군은 폐색이 짖어져가고 있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점에 총리에 선출된 윈스턴 처칠은 취임연설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 밖에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가장 심각한 시련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길고 긴 투쟁과 고통의 세월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략) 여러분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가 질문할 것입니다. 나는 한 마디로 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거기에 이르는 길이 아무리 길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생존도 없기 때문에 오직 승리뿐입니다.”라는 연설로 앞으로 다가올 고난과 희생의 세월에 대비해 국민들에게 단결할 것을 호소했다. 더불어 승리라는 단어를 4번씩이나 반복함으로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거라는 자신감을 영국국민들의 가슴속에 불어넣었다. 처칠의 이 같은 힘입고 확신에 찬 연설은 영국국민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 전쟁에 임할 수 있게 하였다. 바다건너 영국은 매일 독일의 무차별적인 대규모 공습에 전 국민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었다. 독일군의 폭격을 피해 참호 속으로 대피하는 영국 국민들에게 윈스턴 처칠은 연설을 통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그의 연설은 최고의 위로이자 희망이었다. 2차 대전 후 총리에서 물러난 윈스턴 처칠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연설을 한다.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 연설에서 처칠은 처음 30초 동안 말없이 대중을 응시하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우렁차게 "Never, never, never give up!" 이라고 외쳤다. 전쟁의 상흔으로 만신창이가 된 영국국민들에게 언제나 시가를 물고, 오른손으로는 승리의 사인을 하며 자신감을 보였던 윈스턴 처칠. 그러한 처칠의 모습을 보며 힘과 신념과 자긍심을 가졌던 영국국민들, 그들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그의 말은 그 어떤 웅변보다도 힘과 용기를 주었다. 이렇듯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참된 말 한마디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하고, 자신의 국가와 국민을 단결하게 만든다. 2차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 또한 연설로 1차 대전의 상처와 전쟁배상금에 시달리는 독일국민을 단결시켜 2차 대전을 일으켰다. 이들은 한마디말로 역사의 흐름을 바꿨던 것이다.

 

  <윈스턴 처칠>

 

 

  세계사의 장대한 흐름 속에서 이렇듯 말 한마디로 역사를 바꾼 사람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역사는 영웅이었던 그들을 기억할 때 그들의 행적과 말로써 기억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젊고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존, F. 케네디 또한 연설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 사람 중의 하나였다. 1961년 대통령 취임식에 했던 연설은 지금도 그를 대표하는 연설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이 말은 지금도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또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Let every nation know, whether it wishes us well or ill, that we shall pay any price, bear any burden, meet any hardship, support any friend oppose any foe to assure the survival and the success of liberty. 그들이 우리가 잘 되기를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모든 국가에 알립시다. 우리는 자유를 지키고 키워나가기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며, 어떤 짐도 질 것이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맞서 우방을 지지하고 어떤 적에게도 저항하겠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고 한 연설 또한 마찬가지이다.

 

  연설로 기억되는 것은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칭송받으며 시대의 흐름을 바꾼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 또한 마찬가지다. 획기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혀 새로운 흐름과 문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 신제품 발표회 때마다 허름한 청바지와 터들넷을 걸치고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는 제품 설명회로 세계인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해주던 그. 어쩌면 애플의 제품이 유명해진 것은 제품이 가진 성능 때문이 아니라 그가 행했던 제품설명회에서의 프리젠테이션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제 인생의 세 가지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로 시작한 2005년도에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행한 그의 연설 중 마지막 문장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췌장암으로 죽음의 공포와 마주하며 지낸 본인의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게 하는 그의 연설은 지금도 들을 때마다 눈에 이슬이 맺힌다. 그 연설 속에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삶에 임하는 그만의 진실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역사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들의 업적을 통해서, 또한 그들의 말을 통해서. 역사의 격변기마다, 세상의 변혁기마다 그들은 한 번의 연설로, 단 하나의 문장으로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바꿔놓기도 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도 주었다. 그만큼 말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이 책 쟁경爭經은 중국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세치 혀로 세상의 흐름을 바꾼 이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중국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춘추 전국시대의 제자백가로부터 시작하여, 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와 당나라 송나라를 거쳐 중국 역사의 격변기인 원, 명을 거쳐 청나라까지 논변의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 장강처럼 유구한 논변의 역사는 마치 수 십 편의 사극을 몰아서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다양하다. 그들의 말 한마디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고,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승자가 패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했다. 주군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간언을 하는 대목에서는 끝도 없는 긴장감이 동반한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자신의 목숨은 초계와 같이 버렸다. 반면 그 세치 혀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거짓말로, 때로는 현혹하는 말로 모두를 속인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어우러진 흥미로움은 어느 전쟁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다. 논리 정연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기승전결, 구성과 꾸밈이 확실한 논변에는 절로 감탄하게 된다. 이렇게 까지 논리 정연한 논변을 펼치기 위해 그들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을까?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들의 끝이 없는 비유와 논리 정연함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마치 그 상황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마천의 사기를 비롯한 각종 역사서와 다섯 수레분의 중국 고전을 참고하여 기술해 놓은『『쟁경爭經은 중국 5,000년 역사 속에 등장하는 설득, 협상, 논쟁에 대해 시대별로 분류해 놓았다. 논변의 구체성과 전형성, 논변의 총체성을 보여주고자 가장 우수한 논변만을 모아 시대별로 분류한 것이다.

 

춘추 전국시대

 

중국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춘추전국시대. 물론 그 시대를 살아간 민초들이야 계속되는 전쟁과 노역, 그리고 하루아침에 주인이 바뀌는 세태의 흐름에 가장 살아가기 힘든 시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지켜보는 우리네 입장에서 이시대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수많은 영웅들이 탄생했다 쓰러져갔고, 각 제후들은 상대국보다 더 나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썼다. 각자의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사상 논변을 펼친 논쟁의 백가쟁명百家爭鳴시대, 이때야 말로 논쟁에 있어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펼쳐진 시기였다. 자기 분파에서는 난다 긴다 하는 학자들이 무기대신 세치 혀를 가지고 그들의 무공을 펼쳐낸다. 이 시대의 논쟁의 기록은 웬만한 스포츠 게임에 뒤지지 않는다. 구회 말 투아웃에 만루 홈런도 있고, 끝내기 안타도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인 로저 페더러와 나파엘 나달의 지난한 랠리를 보는 듯 치열하게 주고받는 논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흥미를 돋운다. 밀고 당기고,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고, 역사의 실례를 들어가며 치고받는다. 승부는 논쟁이 끝날 때까지 예측 불가능하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의 논변을 되받아 치는 교묘한 변론장면은 웬만한 전투신보다 더 재미있다.

 

  중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상으로 추앙받는 관중을 시작으로 춘추전국시대의 논쟁은 시작된다. 제자백가 중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사람이 공자이다. 논변에 있어서 말은 쉽되 뜻은 심원하고 태도는 점잖고 우아하다고 평가받은 공자. 그런 공자가 도가사상의 시조인 노자를 만나기 위해 기원전 506년 주나라로 간다. 그리고 유교의 예와 도가사상에 대해 논변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게임이 되지 않는다. 속된말로 개 박살이 난다.(^^) 해박한 역사적 지식을 근간으로 한 비유로 진리를 드러내는 공자. 성스러운 척, 아는 척을 그만두면 천하가 평안하다는 노자에게 호되게 당한다. 오죽했으면 노자를 만나고 돌아와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달리는 짐승은 그물을 쳐서 잡을 수 있고 헤엄치는 물고기는 낚시를 드리워 낚을 수 있고 나는 새는 화살을 쏘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용이 어떻게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오늘 나는 노자를 만났는데 그는 마치 용과 같은 존재였다”(73) 공자는 노자를 용에 비유하여 자신의 사유로는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경지에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패배를 시인한다.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온 공자에 대한 손님 대접은 고사하고, 그를 기다린 건 초전박살 뿐이었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는 공자의 모습도 멋있지만, 그런 공자에게 예의 정도를 가르친 노자도 멋있다. 절성(絶聖,성스러운 체하는 것을 그만두기), 기지(棄智, 아는 체 하는 것을 버리기) 무위(無爲,인위 없이 자연의 순리에 맡기자), 망아(忘我, 스스로를 잊는 것)를 주장한 노자는 당연히 논변도 찬성하지 않고 지변止辯(논변 중지)을 요구한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변론하지 않고 변론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다.도덕경(73) 이렇듯 노자는 말하지 않는 것이 최고 경지의 변론이라고 했다. 즉 논변을 펼칠 때는 자신의 주장을 선양하고 조리가 있었지만 논변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격렬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것이다.

 

  한 스승 밑에서 배웠지만 서로가 상반되는 논리를 내세운 소진과 장의. 종횡가의 창시자인 귀곡자 밑에서 배운 소진과 장의는 전국시대 합종책을 주장한 소진과 연횡책을 주장한 장의로 구분된다. 두 사람은 동문수학 했지만 반대의 논변을 펼쳤다. 소진의 합종책으로 인해 15년간 중원에 진출하지 못했던 진은 마침내 이 합종책을 깨뜨리고 천하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종횡가의 창시자인 귀곡자는 논변의 기교를 매우 심도 있게 연구하여 그의 저서인 귀곡자(신동준역, 인간사랑,http://blog.yes24.com/document/7097430)에 기술했다. 패합술, 반응술, 내건술, 비겸술, 체마술, 전환술 등의 다양한 변론술이 그것이다. 현대에 적용해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이 변론술은 그 구성과 이론이 탁월하여 변론의 바이블에 비견된다.

 

  백성을 위하지 않는 논변은 가장 큰 재앙이라고 한 순자는 논변에 종류에 대해 먼저 생각하지도 않고 일찍이 계획하지도 않았지만 말이 나오기만 하면 도리에 들어맞고, 종루가 있으면서도 그 뜻이 명확하고, 때를 가리지 않고 뜻밖의 변화를 하나도 막히는 일이 없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성인의 논변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변론이다. 먼저 생각하고 일찌감치 계획해 비록 말이 많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능히 설득하며, 조리가 분명하고 실제와 부합하여 지식이 해박하면서도 말이 명쾌하고 정확한 것, 이것이 바로 선비와 군자의 변론이다.”( 331)라고 했다.

 

  그 외에도 제갈공명이 가장 닮고 싶어 했으며 중국역사상 최고의 재상이라고 하는 관중, 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였지만 촌철살인의 말솜씨를 뽐낸 안자. 그는 사마천이 그의 마부가 되어도 좋다고 극찬한 인물이다. 타고난 말더듬이였으나 명석한 두뇌로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한비, 진시황이 그를 보기 위해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존경하는 인물이었으나 실제로 만나보곤 실망을 했다. 말더듬이였기 때문에 논변에 서툴렀기 때문이다. 그는 종횡가를 극도로 혐오했다. 하지만 그 말을 못함으로 인해 동문수학했던 이사의 모략에 의해 감옥에서 죽임을 당했다. 천하를 통일한 재상이었으나 명예와 이익만 쫒다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이사. 이사와 한비는 순자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였다. 백성 편에 서서 통치자에 맞선 중국 최초의 직업 변호사 등석, 강대국들 틈에서 빼어난 외교술로 나라를 지킨 자산과 자공, 그들의 말 한마디는 천만대군보다 더 위력이 있었다. 교묘하고 익살스러운 언사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순우곤, 교조주의로 변한 시대의 주류이념과 불화한 왕충과 이지, 전쟁중지를 선포하며 의로움을 행하고 다닌 묵자, 유교사상을 완성한 맹자와 노자사상을 완성한 장자, 장쾌하고 기세가 드높았지만 반드시 예리하지 않았던 맹자는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는 애민사상을 펼쳤다. 논변이 과장되어 지나치게 장식하고 자세히 진술했지만 그 기세가 호방하고 구애됨이 없었던 장자, 그는 자유를 갈망하고 권세를 가벼이 여겼다. 이들로 인해 유교사상은 공맹사상으로, 노자사상은 노장사상으로 불러지게 됐다. 부귀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고결한 뜻을 지니며 숨어살았던 진중,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 학식이 풍부하고 절묘한 비유로 변론한 혜시, 극한의 괴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한 공손룡, 숨어사는 은사였지만 말재주로는 겨룰 만한 맞수가 없었던 위모, 한 차례의 논법으로 평범한 익공에서 제후국의 상국이 된 추기, 부귀에 얽매이느니 가난과 자유를 택한 노중련, 죄인의 몸으로 진나라로 달아나 말재주로만 재상이 되었던 범저 등이 춘추전국시대의 대표적인 논객들이었다.

 

                                                <춘추전국시대>

 

 

 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

 

이 시기는 장기판의 소재로도 알려져 있는 유방과 항우의 초한대전과 위,,오의 삼국으로 나눠 유비, 조조, 손권이 천하를 놓고서 그 세를 다투던 삼국시대의 그 드라마틱한 역사의 이야기들이 깃들여있는 시대이다. 진한시대에서 남북조 시대까지 이 팔백여 년의 시간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등의 문화압살정책으로 춘추전국시대의 그 왕성한 논변이 잠시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항우와 유방이 천하의 대권을 다투던 초한전쟁 시기에는 정치적 필요에 의해 유세하는 선비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주군을 위해 모략과 지모를 바쳤다. 논쟁의 성황기가 다시금 도래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한 무제 때에 이르러 유학이 한나라의 국학이자 국가이념으로 흠정되었다. 유학만이 참된 논변이라는 이 유가독존 정책은 사회적인 유세활동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마침내 제자백가의 시대가 끝나고 궁정 논변의 시대가 팔백년간 지속된 것이다.

 

  유방이 형양에서 초나라 항우의 군대에게 포위를 당한 채 고전하고 있을 때 그는 한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신은 유방을 도와주고 제나라의 왕이 된다. 이때 괴통은 천하 대권의 향배가 한신에게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한신에게 자립할 것을 권한다. 괴통의 제안에 선뜻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는 한신을 보고 괴통은 지혜는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 하늘이 준 기회를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는다.” “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는 삶아 먹힌다.” “날랜 호랑이라도 꾸물거리면 작은 해도 끼치지 못한다.”라며 여러 번에 걸쳐서 한신을 설득하지만 한신은 끝내 괴통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는다. 이에 괴통은 거짓으로 미친척하고 무당이 되었다. 초한전쟁에서 승리한 유방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을 위해 충성했던 한신과 팽월 등을 제거한다. 한신은 초, , 제의 삼국으로 힘의 균형을 이루자는 괴통의 제안을 듣지 않은 것을 눈물로써 후회하며 형장에서 참수 당했다.

  <초한대전>

 

 

수레에 앉아 세치 혀로 제나라 왕이 유방에게 귀순하게 한 역이기, 그는 수만의 군사를 희생시키고도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었지만 솥에 삶아져 죽임을 당했다. 말 등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말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며 군신의 예의를 주창한 육가. 한 무제의 명에 의해 제자백가를 내치고 오로지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인 동중서, 그에 의해 공자의 사상이 천하에 펼쳐지게 되었다.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난제를 교묘하게 풀어낸 동방삭, 흉노에 십구 년 동안 억류되었으나 투항하지 않고 그 절개로 청사에 길이 남은 소무, 황제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한 장석지, 태자와 태자의 동생을 불경죄로 탄핵한 그를 나무라는 한 문제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그의 기개는 황제도 어찌할 수 없었다. 썩은 나무는 기둥으로 쓸 수 없고 비천한 사람은 주인이 될 수 없다고 한 곡영, 유가, 불가, 도가를 집대성 한 모자, 꾀가 많고 지략이 풍부해 귀신처럼 앞날을 예상한 삼국시대 최고의 전략가 제갈량, 그를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한 유비에게 천하를 삼분하는 융중책을 역설한 그의 선견지명과 혜안을 펼쳐낸 논변과 그가 남긴 출사표는 희대의 명문이었다. 사람다운 사람의 말이 없어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변론을 편 유충,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양나라의 무제에게 불교를 비판하고 무신론 사상을 널리 퍼뜨린 범진 등이 이시대의 대표적인 논객들이다. 그들의 사리에 맞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치밀한 논변은 바늘 한 땀이 파고들 여유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여 듣는 이 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소금과 철의 국영화 논쟁이었던 염철회의에서 공경귀족들과 지방의 현령들의 논쟁은 마치 지금의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청문회를 보는 것 같은 흥미와 재미를 유발시킨다. 박학다식한 학문과 산을 밀고 바다를 뒤집어엎을 것 같은 기세등등한 그들의 변론에 공경귀족들은 두려워 안색이 변할 정도였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질문의 예리함이나, 반박의 절묘함으로나, 논증의 날카로움으로나 논쟁의 초점이 갖는 시사성으로나 그 모든 방면에서 오늘날 국제회의 석상의 변론이나 논쟁과도 어깨를 겨룰 만했다.”라고 얘기한다. 이때의 변론은 변론과 논쟁의 표준교본 같았다. 마치 예전의 5.18 청문회를 보는 것 같았다.

 

  <측전무후의 보련도>

 

 

, 송 시대

 

당나라와 송나라는 600년에 걸쳐 번영을 누렸다. 당태종 이세민은 등극한 뒤 수나라 왕조가 폭정을 일삼다 망한 사례를 거울삼아 당나라를 장구하게 안정시키는 위민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런 까닭에 통치 계급은 조서를 내려 신하들의 간언을 구하고, 허심탄회하게 간언을 받아들이고 숨김없이 직언을 올리는 쟁신을 육성하니, 신하들은 직언을 올리고 군주는 충간을 받아들이는 궁정 논변이 크게 번창하였다. 송나라시대에는 거란족과 여진족의 침략에 맞서 싸우자는 항전파와 강화를 맺자는 화의파 사이에 날카로운 논변이 논쟁의 역사를 새롭게 장식했다. 또한 중국 봉건사회의 유일한 여자 황제 측전무후가 등극하였던 시대이기도 하며, 분당의 폐해로 죽고 죽이는 살육의 역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아버지 이연을 설득하여 수나라에 반기를 든 당태종 이세민은 신하들의 간언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잘못을 하면 반드시 고쳤다. 당태종은 백성 착취는 군주의 살을 잘라서 배를 채우는 것과 같다고 할 만큼 백성을 아꼈다. 그리고 언제나 재능과 덕망을 갖춘 인재의 간언에 귀를 기울였다. 정관 10년 은광을 채굴하자고 건의하는 치서시어사 권만기를 백만 관의 은전을 얻는 것은 재능과 덕망을 갖춘 인재 한 명을 얻는 것보다 못하오. (중략) 후한말기의 환제와 영제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돈을 끌어 모았소. 그대는 짐을 환제와 영제 같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오?” 라고 얘기하며 그를 파직시켰다. 또한 신하 정인기의 딸이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어 그녀를 후궁으로 취하려다 그녀가 이미 어린 시절에 혼약을 맺었다는 위징의 건의를 듣고 친히 성지를 써서 위징에게 답변하고 깊이 반성했다. 그리고는 즉시 책봉 사자의 출발을 멈추게 하고 그녀를 약혼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이렇듯 당태종은 백성에게 이로우면 길한 것이요, 해로우면 흉한 것이다.”는 통치신념을 실천에 옮겼다. 당태종은 학식이 깊고 넓었을 뿐 아니라, 격렬하고 날카로운 언쟁을 할 수 있는 말재주가 뛰어났다. 신하들과 논변에 임할 때는 철저히 자료를 준비하고 증거자료를 수집하여 인용했다. 그래서 당태종은 하늘이 내려 준 변론술(天辯)”이라고 일컬어졌다. 그의 통치시대는 중국역사상 3대 태평세대의 하나로 정관貞觀의 치라고 부른다.

 

  반대파였지만 당태종에 의해 중용된 위징은 저명한 간관으로 절묘한 그의 웅변은 설득력이 강했다. “사람을 거울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는 그는 당태종에게 수백 가지의 정사에 대해 간언했다. 중국 유일의 여황제인 무측천은 아버지와 아들인 두 명의 왕을 모시는 왕후가 되고, 자신의 아들들을 죽여가면서 황제 자리에 올랐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 천서天書를 날조하고, 철권정치로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사극에서 그녀는 거의 마녀의 이미지로 등장하곤 한다. 서슬이 퍼랬던 그 시절 적인걸은 군주는 사해를 집안으로 삼으니 어느 것인들 집안일이 아니랴라며 측전무후에게 직간을 하기로 유명했다. ‘황충 박멸 논변으로 메뚜기 떼의 재난에서 백성을 구한 요숭, 타고난 눌변으로 하늘을 놀라게 하고 귀신을 울게 한 한유, 하늘은 악을 징벌하고 선을 권장하는데 언어를 쓰지 않는다고 천서위서사건을 파헤친 손석,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진 다음에 즐거워한다던 범중엽, 공공을 위하여 뭉치면 참된 붕당이다는 붕당론을 펼친 구양수, 그의 붕당론은 천고에 길이 빛날 명문장이었다. 개혁에 대한 투철한 신념으로 보수파와 극렬하게 논쟁한 왕안석, 악한 세력과 투쟁할 때에는 털끝만큼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정호, 살아서는 위학으로 탄핵받다 죽은 뒤 신유학의 정사로 부활한 주희, 가을 하늘이 높아지고 말이 살찌면 오랑캐들은 반드시 남하한다고 주장함으로 오랑캐의 침범에 대비하게 한 이강 등이 이시대의 논객들이다.

 

<당태종 이세민>

 

  

, , 청나라 시대

 

원은 통치철학도 없이 무력에만 의지하다 정권을 짧게 마감했다. 명나라는 황제의 직무태만과 환관의 득세에 설상가상으로 북방 소수 민족의 변방 침입이라는 누란지세의 위기 앞에 논객들이 엄당(환관무리)에게 첨예하게 대립하여 논쟁을 펼친 시기였다. 청나라의 웅정제는 청나라판 분서갱유문자옥을 일으켜 언로의 숨통을 막았다. 이렇듯 원, , 청나라 시대에는 전반적으로 논변의 침체기였다.

 

  이러한 언론탄압정책으로 모든 지식인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논변으로 다민족 왕조청나라의 지배체제를 확립한 옹정제, “오랑캐도 천명을 받고 덕을 베풀면 중원의 천자가 될 수 있다는 웅정제의 화이변은 천고에 길이 빛날 명문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화이華夷의 구별이 없다고 논증한 웅정제는 현대중국의 중화 민족 대가정중의담론의 선구자였다.

 

  벼슬아치가 백성을 보살펴야지, 백성이 벼슬아치를 보살피라고 한 개묘, 꼬리가 너무 커서 몸통을 흔들 수 없으면 후환이 생긴다고 한 주윤문, 신하는 죽을지라도 두 임금을 섬길 수는 없다고 절개를 지킨 방효유, 하늘도 사람의 마음이 없다면 누가 그것을 높다고 우러르겠느냐던 왕수인, 백성을 위해 황제에 맞서 역린을 건드린 해서, 평생 다 갚지 못한 나라의 은혜를 혼백으로 남아 보답하리라던 양계성, 과감한 개혁 정치로 난세를 구한 장거정 등이 이시대의 대표적인 논객들이었다.

 

  <옹정제>

 

 

이 시대의 진정한 논객은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 가장 두꺼운 책을 읽고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 가장 긴 리뷰를 작성했다. 논쟁은 중국의 수많은 원전에 담긴 차자箚子(상소문), , , , , , , 등을 논변이라는 렌즈로 분석하고 정리하여 논변의 기원, 변천, 기능, 효과 등을 따져 다시 정리했다. , , 주 시대 이후 중국 5,000년 역사의 요약본 같은쟁경爭經은 이렇듯 한꺼번에 쭉 읽어 내려가야 하는 책은 아니다. 책상머리에 두고 매일 조금씩 읽으며 여러 논객들이 펼쳤던 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음미해야 될 책이다. 그 만큼 이 책의 문장 하나 논변 하나 허투루 읽고 지나가기에는 아까운 구절들이다. 죽음의 협박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주창하는 역사속의 논객들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남의 귀에 듣기 좋은 소리를 할 일이 없다. 소신이 있으니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검은 건 검다고 하고 흰 건 희다고 얘기할 수 있는 그들의 신념, 부귀영화와 일신의 안위를 꾀하지 않으니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조리 있게 상황에 맞추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그들의 변론은 폭군이라도 설득했으며, 때로는 수만 군사로도 이루지 못할 일을 이루어 냈다. 그들의 논변은 천만군사의 창칼보다도 더 힘이 있고, 천둥 번개보다도 더 우렁차 듣는 이들이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군주의 잘못을 지적하는 그들의 논변에 아무리 천하의 폭군이라고 해도 얼굴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붕당을 이루어 자신들의 권세 유지와 사리사욕만 채우는 간신배와 위정자들은 그들의 칼 같이 날카로운 논변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극을 보는 것처럼 흥미로웠다. 그들의 논변 한마디에 천하의 대세가 바뀌는걸 보고는 통쾌하기도 했다. 백성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인양 같이 느끼며, 군주를 위하기보다 백성의 안위를 걱정한 그들의 위민정신에는 존경심이 일었다. 언제나 망해가는 나라에는 충신보다 간신배들이 들끓었고, 그들은 황제의 귀와 눈을 막는 감언이설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바빴다. 황제가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고 사치를 일삼고 주색잡기에 빠져 방탕한 세월을 즐기면 반드시 망했다. 쟁경爭經에는 논변의 역사와 더불어 역사는 반복된다는 불변의 진리가 담겨있다. 권력유지를 위해 형제를 죽이고, 권좌를 찬탈하기 위해 자식들을 죽이는 부분에서는 인간이 욕망에 사로잡혔을 때 얼마만큼 잔인해 질수 있는가도 보여주기도 했다.

 

  작년 대선 때 여러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하여 자신의 한 몸을 바치겠다고 연설했었다. 또한 TV 등을 통해 정치인들의 연설이나 청문회를 봤었다. 하지만 그들의 연설에는 진심이 없었고, 청문회의 질문에는 힘이 없었다. 남이 작성한 글을 가지고 단순히 읽어만 내려가는 연설이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가 없었고, 인신공격이나 일삼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는 청문회장의 질문과 답변은 그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말잔치일 뿐이었다. 아니 그건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저 단순한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순자는 비루한 것을 묻는 자에게는 대답하지 말 것이며, 비루한 말을 하는 자에게는 묻지 말 것이고, 비루한 얘기를 하는 자의 말은 듣지 말 것이며, 다투려는 자와는 말씨름을 말 것이다.권학,순자(問楛者, 勿告也, 告楛者, 勿問也, 說楛者, 勿聽也, 有爭氣者, 勿與辯也 문고자, 물고야, 고고자, 물문야, 설고자, 물청야, 유쟁기자, 물여변야)라고 했다. 순자의 말처럼 그들의 얘기는 들을 가치도 없는 비루한 말 뿐이었다. 5.18청문회 때 군부독재를 향해 칼보다도 더 날카로운 질문으로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며 소신을 지키며 살다간 그가 그립다.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며 어떤 협박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켰던 논객들과 한 시대를 살았던 그들이 부럽다.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유지에만 힘을 쓰고 국민들의 안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위정자들. 권력만 쫓아다니며 소신 없는 철새가 되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정치인들, 역사속의 논객들처럼 말 한마디로 그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할 사람. 국민의 막힌 가슴을 후련하게 뚫어줄 논객을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지혜로운 자와 말을 나눌 때에는 박학다식함에 의지하여 대화를 하고, 박한다식한 자와 말을 나눌 때는 논변에 의지해야 하며, 말재주가 좋은 자와 말을 할 때는 안정된 태도로 요점에 의지해야 한다.

귀한 자와 말을 나눌 때는 권세에 의거하여 대화를 하며, 부자와 말을 하게 되면 호탕함에 의지할 것이요, 빈자와 말을 하게 되면 이익에 의지할 것이요, 용기 있는 자와 말을 나눌 때는 과감함에 의거하여 대화를 하고, 어리석은 자와 말을 나눌 때에는 달램에 의거하여 대화를 해야 한다. 이것이 말하는 기술이다. 전사戰辭』『등석자(65)

 



h*****o 2013.04.29. 신고 공감 6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싸움의 대상이 누구인가?
"싸움의 대상이 누구인가?" 내용보기
논변(論辯). 책의 서두에는 이 단어가 나온다. 논변((論辯). 사물의 이치에 대해 옳고 그름을 밝혀 말함 또는 어떤 의견을 옳고 그름을 따져 자세히 말함이라는 뜻이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서인 [상서(尙書)]는 논변에 관한 기록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춘추 전국 시대로 접어든 뒤 논변은 불꽃이 활활 타오르듯 그 기세가 자못 왕성한 형세로 바뀐다. 혀는 검과 같고 입술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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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변(論辯). 책의 서두에는 이 단어가 나온다. 논변((論辯). 사물의 이치에 대해 옳고 그름을 밝혀 말함 또는 어떤 의견을 옳고 그름을 따져 자세히 말함이라는 뜻이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서인 [상서(尙書)]는 논변에 관한 기록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춘추 전국 시대로 접어든 뒤 논변은 불꽃이 활활 타오르듯 그 기세가 자못 왕성한 형세로 바뀐다. 혀는 검과 같고 입술은 창과 같은 논변가들이 예리한 언사로 상대 논객과 날카롭게 맞서는 논변 장면이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격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른바 말솜씨로 천하를 주름잡는 유세객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공자의 논변은 말은 쉽되 뜻은 심원하고 태도는 점잖고 우아했다. 맹자의 논변은 장쾌하고 기세가 높았지만 반드시 예리하지는 않았다. 장자의 논변은 과장하여 묘사하고 지나치게 장식하고 자세히 진술했지만 그 기세가 웅장하고 호방하여 구애됨이 없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진과 장의는 각 제후국에서 합종연횡의 유세를 펼쳐 전국 시대의 국제 정치 판도를 좌지우지했다. 괴통은 죽음을 무릅쓰고 허심탄회하게 논변했다. 해서는 바르고 곧은 절개로 논변하며 감히 황제의 역린(逆鱗, 임금의 노여움을 이르는 말. 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하여 건드린 사람을 죽인다고 함.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編)>에서 유래)까지 건드렸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좌오촨동은 중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중국 감남대학교 중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논리학 관련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여 뛰어난 성과를 이뤄냈다. 이 외에도 저자의 저서는 [논변에서 이기는 기술], [중국고대심리건강사상개론], [웅변절초 101], [과학자로의 길을 향해 : 과학 기술 창조 사례]등이 있다.

 

책은 총 4부로 편집되어 있다. 1부는 책사들이 천하를 종횡하고 논변의 백가쟁명이 일어난 춘추 전국 시대를, 2부는 백가쟁명이 끝나고 궁정 논변이 펼쳐지는 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를, 3부는 쟁신을 육성하여 궁정 논변의 황금기를 구가한 당나라, 송나라 시대를, 4부는 소수 민족 정권과 함께 논변의 격변기를 맞는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를 담고 있다.

 

춘추 전국 시대에선 '노자'를 만나본다. 노자(老子)가 살던 시기는 노예제가 봉건제로 이행하는 과도기로 사회가 극심하게 동요하는 불안한 시대였다. 지배 계급 내부에서도 분화가 발생하여 신구 세력 간의 투쟁이 격렬했다. 투쟁 수단은 흔히 찬탈, 반란, 부친 살해, 임금 시해 등이었다. 여러 해 동안 사관을 지냈던 노자는 약탈 전쟁의 잔혹함과 장기간에 걸친 백성들의 굶주림과 추위를 목도하며 '인위 없이 자연의 순리에 맡기자.'라는 무위(無爲)를 주장했다. 마땅히 그는 모든 싸움을 버리고 '절성(絶聖, 성스러운 체하는 것을 그만두기)'과 '기지(棄智, 아는 체하는 것을 버리기)'와 '절학(絶學, 배우기를 그만두기)'을 하자고 부르짖었다.
절성, 기지, 무위, 망아를 주장한 노자는 자연스럽게 논변도 찬성하지 않고 '지변(止辯, 논변 중지)'을 요구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知者不言 言則不知)

선한 사람은 변론하지 않고, 변론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다. (善者不辯 辯自不善)

- '도덕경'

 

비록 노자는 자신의 주장을 선양하고 남과 논변을 펼칠 때에는 조리가 있었지만, 논변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격렬한 반대 입장을 표방했던 셈이다.

 

 

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에선 '장석지'를 주목한다. 황제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한 그의 기개를 들여다본다. 장석지는 집안이 부유해 재물로 기랑(騎郞), 즉 황제가 외출 할 때 호위를 하는 기병이 되었으나 승진도 되지 않고 알아주는 이도 없자 스스로 벼슬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 때 중랑장(환제 근위병을 통솔) 원앙이 황제의 측근에서 문서와 상소문을 받고 전달하는 벼슬아치인 알자(謁者)로 추천을 했다.

 

장석지는 태자와 태자의 동생을 불경죄로 탄핵한다던가, 황제가 자신이 죽은 후 그의 묘를 진기한 보석과 구슬을 넣어 호화롭게 꾸미겠다는 생각을 하자 '탐나는 물건이 없으면 황제의 무덤도 온전할 것'이라고 직언한다. 그 외에도 공평무사한 법 집행만이 백성들의 믿음을 얻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재벌 총수들과 그 가족들의 엄청난 비리가 드러날 때 마다 그들을 비호하기에 급급한 작금의 국내 상황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다.

 

 

당나라, 송나라 시대에 들어와선 '손석'을 만나본다. 송나라 진종은 요나라와 싸움을 벌이다 화의를 했는데, 송나라 입장에선 불평등한 조약이자 치욕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진종은 이 일 때문에 모욕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러던 차에 간신 왕흠약이 천서(天瑞, 하늘이 내리는 상서로운 조짐)사건을 벌인다. 이 때 강직한 사람 손석이 이를 진종에게 직언한다. "어리석은 신이 들은 바로는 하늘이 말을 하지도 못하는데 어찌 글을 쓰겠습니까!"

 

가뭄이 들어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혹사시키고 물자를 낭비하며 제사를 지내는데만 몰두하는 진종에게 "백성은 신령의 주재자이니 밝은 군주는 먼저 백성을 안정시킨다"고 목숨을 걸고 상소한다. 뒤이어 "나라가 흥하려면 민의를 따르고, 멸망하려면 귀신의 분부를 따른다"고 직언한다.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에선 '과감한 개혁 정치로 난세를 구한 '장거정'을 만나본다. 장거정은 강릉(江陵,지금의 호북성)사람으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총명해서 일곱 살에 육경의 큰 뜻에 통달했으며, 열두 살에 수재에 합격했다. 승승 장구해서 마흔 다섯 나이에 내각의 최고 수장인 수보의 자리에 오른다. 용모도 출중했지만, 심지가 굳고 담력이 크고 지모가 풍부했다. 상소문을 통해 '행정 개혁 여섯 가지'를 올린다. 그 내용은 '공론을 줄인다.', '기강을 바로 잡는다.', 조령을 중시한다.' '드러난 명성과 실제의 공이 명실상부하도록 한다.' '나라의 근본을 공고히 한다.', '군비를 바로 갖춘다.' 등 그 당시로선 획기적인 행정 개혁안이었다. 그 후 개혁 정치는 순풍에 돛을 달고, 전국적으로 토지를 측량해 탈세자가 없게 한다던가 모든 조세와 부역을 통일하는 일조편법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책을 옮긴이 노만수는 이 [쟁경]을 동양의 논변을 총망라한 '동양 논술 대백과 사전'이라고 칭한다. 그 표현이 지당하다. 다섯 수레에 실어도 다 못 실을 만큼의 방대한 분량의 동양 고전 목록에서 논변에 관한 액기스만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싸워서 이긴다는 뜻을 다시 생각해본다. 그 싸움의 대상이 누구인가를 또한 깊이 생각해본다. 누구와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 나의 마음에는 정도(正道)가 있는가. 그저 남과 싸우기 위한 마음의 칼날만 갈고 있지는 않은가. 남과 싸워서 이긴다는 것은 나의 뜻을 상대방의 마음 속에 넣어서 굴복하게 하는 일인데, 과연 나는 바로 서 있는가. 남과 싸우기 전에 나 자신과 먼저 그 싸움을 해야하지 않는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남을 살피기 전에 나부터 잘 살피고, 나부터 바로 서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달의 사락 s******5 2013.05.03.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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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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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도서를 오랜만에 접하고 무척이나 기쁜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었다. 페이지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속에 많은 것이 들어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한 페이지다. 그리고 이 책속에는 중국의 역사가 모두 망라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그 속에서 살아왔던 많은 인물들의 일대기를 엿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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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도서를 오랜만에 접하고 무척이나 기쁜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었다. 페이지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속에 많은 것이 들어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한 페이지다. 그리고 이 책속에는 중국의 역사가 모두 망라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그 속에서 살아왔던 많은 인물들의 일대기를 엿볼 수도 있다.

중국은 세계4대문명의 발상지중의 하나로 인류를 통틀어 역사적인 사실들이 문자로 잘 정립되어있는 문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기에 현재 우리가 필독서로서 널리 읽히고 있는 초한지, 삼국지등을 비롯한 많은 역사를 알고 있고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그들의 일생을 최근에도 재정립하는 활동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중국의 역사는 많은 전쟁을 통해 많은 역사적 사실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분서갱유와 같은 사건으로 인해 옛날의 많은 도서와 문서들이 소실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많은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은 많은 훌륭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저자는 춘추전국시대, 위진 남북조시대, 당, 송시대, 그리고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원, 명, 청나라 시대의 학자, 충신들의 활동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그 인물들의 논변, 괴변, 간언들을 중심으로 그 인물의 됨됨이와 역사적 공헌에 관해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상소문과 후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와 생활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에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설득하고 사람에 따라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팁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 속에도 중국의 역사 속에 자리 잡은 비견할 만한 많은 인물들이 있을 텐데 세상 속으로 나오지 못하고 또 왜곡되어 있지는 않은지 안타깝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내용면에 있어서도 그들의 삶과 활동에 대해 간결한 필체와 일화를 이용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더해 읽는 이로 하여금 두껍지만 지겹지 않고 뭔가 마음에 새길만한 알찬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우리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있어 더욱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공자, 맹자, 순자를 비롯하여 구양수, 왕안명, 제강량, 당태종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인물들의 기록을 통해 당시의 나라 사정과 더불어 그들의 활동, 그들의 됨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의롭고 나라를 위해 직언을 서슴치않는 인물도 있는 반면에 궤변으로 역사를 송두리째 바꾼 인물들도 있다. 서로 대비되는 부분을 서술하면서 재미를 더하기도 하고 동시대에 상반되는 인물들의 논쟁을 통해 신하의 간언을 받아들이는 왕이나 황제의 태도도 잘 살펴볼만하다. 아무리 좋은 직언을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시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논변도 의미가 없으며 목숨까지 잃기도 하는 상황을 잘 서술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두가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관한 여지를 남겨두기도 한다.

시대 상황에 따른 벼슬이나 관직의 변화 등을 주석 부분에서 쉽게 풀이해주어 많은 벼슬이나 관직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에는 수많은 나라가 태어났다가 사라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는, 또 말한마디에 따라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상황들이 많았다. 그러기에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름으로 정권을 공고히하여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 잡아야 할 상황으로 이를 위해서는 왕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기에 두루 인물을 천거하고 그 중에서 합당한 인물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하는 왕이 올바른 처세로 나라를 이끌기 위해 왕에게 직언을 서슴치 않았고 그로 인해 서서히 나라가 안정되고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나라로 통일되는 과정이 나타난다. 이것이 진시황의 대표적인 업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당태종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도 백성을 다스리는 논변,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계락,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논변들이 주를 이루는 반면에 괴변으로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논변을 통하여 생명유지나 사적인 세력을 넓히기 위한 논변도 있다. 또한 오늘날의 변호사와 같은 사건의 판단을 논증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변을 펼친 있다. 또 서로 상반되는 사실을 대조 비교함으로써 사물을 이치를 깨우치게 하는 논변 또한 흥미를 더한다.

특히 논리학자들은 기괴한 논리 명제로 자아도취에 빠지기도 하는데 혜시는 논리학자와의 논변을 통해 물리학적이고, 수학적이며 철학적이여서 서양의 철학과 비교하여도 뒤지지않을 논변 명제로 중국 철학의 기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우수한 논변을 만들어 내었으며 논제와 논증 결과가 특히 흥미롭다. 결론적으로는 많은 사실을 일깨워주는 듯하지만 마음을 쓸데없이 하고 복잡하게 만들어 논리가 끝이 없게 만드는 것으로 그 논증이 너무나도 논리적이기에 쉽사리 반박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괴이한 논변은 공손룡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논리를 논할 때 논리가 빙빙 돌 뿐 의도하는 논증과 논증을 풀어가는 과정이 명백하지 못하고 괴이한 논변으로 끝이나고 마는 상황도 있다.

왕충은 현실주의자로 현실적인 예를 들어 논변을 행하고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한 논변을 펼친 자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의 논변과 사상, 철학을 바탕으로 전 중국의 역사를 통들어 오늘날 우리에게 논변 뿐만 아니라 입에서 한마다의 말을 내뱉기위하여 우리는 어떤 마음속의 준비를 하고 많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떠한 논변으로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으로 “쟁경” 통해 마음에 새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l*****7 2013.04.2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중국 역사를 통해 배우는 설득, 협상, 논쟁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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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그리고 중국 역사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그 속에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을 살아나가는 이치도 그 속에 있고, 협상과 설득의 비법들도 그 속에 숨겨져 있다. 오천 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거대한 영토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하였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쟁경>은 1,000쪽에 가까운 페이지의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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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그리고 중국 역사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그 속에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을 살아나가는 이치도 그 속에 있고, 협상과 설득의 비법들도 그 속에 숨겨져 있다. 오천 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거대한 영토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하였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쟁경>은 1,000쪽에 가까운 페이지의 책이기에 책을 쳐다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낀다. 아마도 모든 독자들은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논변의 사례들이 그 당시의 인물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기에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책의 구성도 1부는 춘추전국시대, 2부는 양한, 위진남북조, 3부는 당, 송, 4부는 원, 명, 청의 시대순으로 짜여져 있기에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중국의 역사도 어느 정도는 꿰뚫어 볼 수 있다.

아니, 저자는 이 책 속에 담아 내지는 못했지만, 분명 기록이 없으니 알 수는 없으나 선사시대에도 원시적이고 간단한 논변을 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때도 사람이 살 던 시대이니, 왜 논변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오늘날 처럼 광범위하고 치밀한 논변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중국의 논변, 논쟁의 역사를 장강의 굽이치는 물결처럼 유구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 이 모든 논변이 천고라는 강물을 따라 뒤 강물이 앞 강물을 밀어내듯 도도하게 흐르며 쉬지 않고 흘러 동양의 논변이라는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논변의 역사라는 장강의 굽이치는 물보라와 솟구치는 파도의 꼭짓점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분명 유익한 깨달음을 만끽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p. 7)

이 책은 앞서 이야기했듯, 기본은 중국 역사의 시대순에 따른 구성이지만, 시대별로 나눈 후에 인물별, 논제, 평가(관점)라는 4가지 관점에서 분석하고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해 준다.

이야기의 시작은 춘추전국시대에서 시작된다. 이 시대에는 거대한 중국 영토에 '나 잘났다'고 생각하는 영웅들이 자신이 차지한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다툼을 벌이던 군웅 할거의 시대이며, 여러 학파들이 백가쟁명을 벌이던 시대이니, 논변의 중심에는 제자백가들이 있었고, 그들이 논쟁을 펼치던 시기이다.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는 관중의 논변이다. '관포지교'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인물인데, 관중이 사경을 헤매면서 환공에게 한 말이 소개된다. 역아와 수조를 조심해야 된다. 그들의 야심을 꿰뚫어 볼 수 있엇던 날카로운 통찰력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춘추전국을 통일한 진(秦)나라의 시황제가 분서갱유를 단행함으로써 논변은 주춤하게 된다. 이후

한나라에서 유학이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되면서 궁중 논변이 성숙하게 된다.

송나라때는 문(文)이 승했기에 논변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벼슬아치 논객들이 활발한 변론을 펼친다.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 영역에서 논변을 펼친 것과는 또다른 양상의 논변이라 할 수 있다.

몽고족이 세운 나라인 원나라에서는 무(武)가 승했기에 논변은 저조했다. 여진족에 의해서 세워진 청나라에서도 문화 공포정치가 있었으니, 논변은 쇠락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중국 역사 5000년 동안 항상 논변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고, 어떤 민족이 나라를 세웠느냐에 따라서도, 어떤 정책을 펼쳤는가에 따라서 논변은 활발하게 전개되기도 했고, 쇠락하기도 했다.

인물들이 서로 주고 받는 논변은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경우가 많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적절하게 대응하는가를 중점적으로 읽게 되기도 하고, 그들의 날카로운 판단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논제별로 생각해 보아도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명제들이 수두룩한다. 정치, 국가, 도, 덕.... 무수히 많은 명제에 대해서 그들은 논변을 펼쳐 나가기도 한다.

공자는 칭찬과 비방 영예와 수치 등을 도외시하는 노자를 칭찬하였는데, 노자를 일컬어 바람과 안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그 신비로움을 헤아릴 수 없는 용에 빗대어 극찬을 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노자는 논변을 펼치는 것 자체를 반대했기에 그를 '논변 취소주의'의 시초라고 한다.

아마도 공자의 논변은 여러 책들을 통해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는 비유를 통해 추상적인 개념을 실감나게 설명하고, 사물을 변증법적으로 인식하고 분석한 인물이다.

이 책 속에 담긴 내용 중에 '천하의 변자들이 제기한 변론 주제 21가지'가 실려 있는데(<장자>의 천하편에남아 있음) 일부를 소개하면.

* 개구리는 꼬리가 있다. -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고, 개구리는 꼬리가 없지만 올챙이는 꼬리가 있고, 올챙이가 커서 개구리가 되니까.  - 명가의 양가론 사상을 반영한 것.

* 산에는 입이 있다. - 메아리가 있으니까.

* 흰 개는 검다. - 흰 개이지만 개의 조상 중에 검은 개의 혈통이 섞였다면 어떤 새끼를 낳을지 모른다. 털이 희기는 하지만, 흰 것에 근거하여 희다는 의미로 해석.

이처럼 궤변 명제들도 다수 담겨 있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 중에 동방삭의 논변은 유머와 익살이 있어 세상을 우스꽝스럽고 장난스럽게 대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왕충은 그의 비판주의 정신이 풍부한 책인 <논형>에서 자문자답 형식으로 공자, 맹자, 순자, 묵가, 법가, 음양가, 도학가 등을 모조리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다.

송나라의 주희는 송학,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자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공자 이후 중국 봉건사회에 가장 깊은 영향을 끼친 유학자 중의 한 사람인데, 당시에 일부 학자들은 그의 학문을 도학(道學) 또는 가짜 학문이라는 뜻의 위학(僞學)이라고 불렀다. 주자는 황상에게 상주서를 올려 정직한 선비를 공격하는 행위를 규탄하기도 했지만, 그를 비롯한 그를 따르던 유학자들은 '위학의 금'에 처해져서 저서 간행과 유포를 금지당했다. 그는 평민의 신분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송나라 정사의 과실을 지켜 보았는데....

71살에 죽게 되는데, 이때에도 시강년이 앞장을 서서 주자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자를 죽이겠다고 하니 아주 극소수의 그를 따르던 사람만이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 장례를 치렀다. 주자가 살아 있을 때에 치열했던 '위학지쟁(僞學之爭)'은 그가 죽고 나자 끝이 났다. 주희는 살아서는 위학이라고 탄압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명유(名儒)이자 교육자로 역사 속에 길이 남아 있다.

<쟁경>은 중국 고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상소문, , 표(表), 소(疏), 계(啓), 서(書), 기(記), 논(論), 설(說) 등을 논변이라는 주제로 정리하고 해석한 책이다. 우리가 중국의 역사를 공부할 때에는 시대순으로 왕 중심으로 공부를 했지만, 논변을 중심으로 정리된 이 책을 읽게 되면 인물 중심의 역사서를 읽는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역사나 사상을 학창시절에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쟁경>은 중국의 논변을 총정리한 책이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논변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에, 또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에, 어떤 협상을 하게 될 때에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비록 오래 전의 인물들이 펼치던 논변들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건져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중국 역사 속의 이야기들을 읽는다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읽어도 흥미롭고, 논변이라는 주제로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누군가 이 책에 대해서 묻는다면 망설임없이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n******5 2013.04.26.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쟁경-그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동양 고전에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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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그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동양 고전에서 지혜를 배우시라.       '동양 고전에서 이기는 기술' 을 부제로 달고 나온 <쟁경>.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논변의 역사가 서양 토론의 역사보다 깊고 유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야겠다고 결심하던 와중에 만난 책 <쟁경> 보고 싶고 읽고 싶던 멋진 책, <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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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그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동양 고전에서 지혜를 배우시라.

 

 

 

'동양 고전에서 이기는 기술' 을 부제로 달고 나온 <쟁경>.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논변의 역사가 서양 토론의 역사보다 깊고 유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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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를 읽어야겠다고 결심하던 와중에 만난 책 <쟁경>

보고 싶고 읽고 싶던 멋진 책, <쟁경>을 매일 소중히 펼쳐 읽으면서 지적 유희란 이런 건가 싶기도 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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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펼친 곳은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청대의 옹정제였다. <보보경심>을 읽은 직후였기에 주인공 약희의 남자로 나오는 사황자 옹정제의 논변이 궁금해서였다. 순전히 소설 탓이다. 강력한 카리스마에 정제된 언변이 매력적이지만 때론 너무 잔인한 사황자 옹정제의 논변을 읽으면서 자꾸만 <보보경심>의 장면이 떠올라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이럴 수가! 소설과 역사가 혼동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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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의 관중, 안자에서 시작해 청대 옹정제까지 82명의 논변가에 대한 오마주인 <쟁경>.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춘추 전국 시대의 논변이 가장 많다.

 

 

1부 책사들이 천하를 종횡하고 논변의 백가쟁명이 일어나다 -춘추 전국 시대, 30명

 

 

탁월한 안목과 빼어난 논변으로 제나라 환공을 중원의 패자로 만들다-관중

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말솜씨를 뽐내다-안자

강대국 사이에서 정나라를 작지만 강한 나라로 만들다-자산

백성 편에 서서 통치자에 맞선 중국 최초의 직업 변호사-등석

성스러운 척, 아는 척을 그만 두면 천하가 평안하다-노자

비유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다-공자

네 나라로 출사하여 춘추 대륙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다-자공

천하가 어지럽거늘 마땅히 의로움을 행해야 하지 않은가-묵자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맹자

자유를 갈망하고 권세를 가벼이 여기다-장자

부귀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고결한 뜻을 지녀 숨어 살다-진중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 학식이 풍부하고 절묘한 비유로 변론하다-혜시

논리학자들이 기괴한 논변 명제로 자아도취에 빠지다-변자 학설 21사

괴이한 논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하다-공손룡

숨어 사는 은사였지만 말재주로는 겨룰 만한 맞수가 없다-위모

송곳 끝이 자루를 뚫고 나오다-맹상군

.

그 외에 순우곤, 추기, 노중련, 무령왕, 귀곡자, 장의, 소진,

범저, 채택, 우경, 모초, 순자, 한비, 이사

 

 

2부 백가쟁명이 끝나고 궁정 논변이 펼쳐지다.―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 21명

 

 

역이기, 육가, 괴통, 동중서, 동방삭, 소무, 염철 회의, 장석지, 유향, 곡영, 왕충, 진번, 모자, 제갈량, 등지, 진복, 유총, 석호, 부생, 소연, 범진

 

 

3부 쟁신을 육성하여 궁정 논변의 황금기를 이루다.― 당나라. 송나라 시대,15명

 

 

당태종, 위징, 무측천, 적인걸, 요승, 한유, 백거이, 조광윤, 손석, 범중엄, 구양수, 왕안석, 정호, 주희, 이강

 

 

4부 소수 민족 정권과 함께 논변의 격변기를 맞다-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 16명

 

 

개묘, 장양호, 주원장, 주윤문, 방효유, 왕진, 유근, 왕수인, 해서, 양계성, 장거정, 만력제, 동림당, 위충현, 이지, 옹정제

 

 

 

 

나는 이 중에서도 관중의 논변과 안자의 논변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포숙아와 관중의 우정, 관포지교로 유명한 바로 그 관중의 이야기에서는 성현의 지혜를 엿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죄수의 신분에서 단숨에 재상이 되어 제나라 환공을 중원의 맹주로 앉혔다는 관중.

 

그의 논변에는 백성들을 소중히 여기는 중민사상과 애민사상이 짙게 배어 있다.

 

 

"임금은 무엇을 귀하게 여겨야 하오?" 라는 제나라 환공의 질문에

"마땅히 하늘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임금이 된 자는 바로 '백성을 하늘로 여기라'는 뜻입니다. 백성이 임금과 함께 편안하고, 백성이 임금을 도와주면 강성해지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 백성이 임금을 탓하면 위태해지고, 백성이 임금에게 등을 돌리면 필경 망하고 마는 것입니다." 관중의 변론은 민심의 향배가 통치자의 명운을 결정한다는 진리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본문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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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조회 때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며 제나라 환공과 나누는 문답, 어리석은 노인네의 망아지 에피소드를 나누며 하는 문답들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수준을 넘는다. 논변 고수의 경지가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자의 논변은 너무 멋져서 할 말을 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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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언변을 구사한 논변 천재인 안자.

부드러움 속에 예리함이 있고 단순한 비유에 지혜와 기지가 번득이는 설득력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끼게 한다. 어린 아이 같은 놀이를 즐기는 임금에게 참새 새끼로 인애의 마음을 깨우친 일, 추운 겨울 날 황금신발을 신고 위세를 떨치려 한 왕을 호되게 꾸짖는 과감한 직언, 사냥을 좋아하고 국정을 소홀히 하는 경공에 올리는 간언, 경공의 논리에 감춰진 허점을 간파하고 반박하는 논리에 안자가 다시 태어났으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사마천은 "명재상 안영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나는 그의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라고 했다.―본문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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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동감이다.

 

 

'귤화위지'부분에는 논박하는 사신 안자와 자신의 잘못을 곧바로 인정하는 초나라 왕이 나온다. 한 나라 임금의 입장에서 자신이 무시했던 사신을 곧바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안자의 논변이 얼마나 기지가 넘쳤으면 그랬을까. 한 방에 훅- 가는 느낌. 이런 안자와 초나라 왕을 보고 있자니 둘 다 멋지고 존경스럽다.

표면적으로는 온화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말에는 칼과 화살을 쏘는 듯 신랄함을 갖췄다는 안자. 그런 외교관 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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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가진 자들의 논변은 단순한 토론이나 말재주 이상이다. 단순한 설득 이상이다. 서양의 토론은 맞수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지혜롭고 문학적이고 대범하기까지 하다. 촌철살인의 품격과 목숨을 건 용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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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은유와 비유의 통쾌한 역설도 있다. 사리에 맞고 논리 정연하기에 반론의 여지가 없고 권력자마저 수긍시키는 막강한 파워. 우아하고 예술적이며 파워풀하다.

 

 

이 책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소설처럼 읽으면 된다. 깨우침과 가르침이 가득해서 마치 탈무드를 읽는 느낌도 난다.

 

 

1000쪽 가까운 분량의 논변의 역사를 읽노라면 우리의 정치인, 기업경영인들, 나아가 학생, 교사, 부모님과 아이들이 모두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귓가에 울리는 소리가 있다.

용기와 지혜를 가진 현자들의 말을 들어라. 뎅~뎅~뎅~

 

새겨야 할 대목이 구구절절이 차고 넘친다.

a******7 2013.04.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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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남아있는 대화,설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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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도서입니다. 다투다,혹은 겨루다와 같은 혼자서 하는 행동이 아닌 남과 함께 의견을 교환을 하는 방법에 대하여서 설명을 하는 단어가 쟁인데 그것을 경전이라는 이름이 붙는 쟁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고대부터 내려오는 사람들간의 대화속에서 어떠한 방법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이해를 시키는 방법으로 사용이 되었는지를 각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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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도서입니다.


다투다,혹은 겨루다와 같은 혼자서 하는 행동이 아닌 남과 함께 의견을 교환을 하는 방법에 대하여서 설명을 하는 단어가 쟁인데 그것을 경전이라는 이름이 붙는 쟁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고대부터 내려오는 사람들간의 대화속에서 어떠한 방법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이해를 시키는 방법으로 사용이 되었는지를 각종의 역사서를 인용을 하여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춘추전국시대

일명 제자백가의 시대를 형성을 하였고 지금의 중국의 영토의 30%정도의 영역을 가지고 있었고 인구는 천만명정도라고 생각이 되어지는 나라에서 아주 많은 책사와 영웅을 만들어낸 시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책에서도 전하고 있는 많은 내용들이 춘추전국시대의 인물들의 행동과 업적에 대하여서 후대의 인물들이 사용을 하고 있는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소국들이 자신들의 발전을 위하여서 인재를 등용을 하고 그러한 인재들의 신분에 상관이 없었다는 사실이 자신들만의 방법을 개발을 하고 그것을 이용을 하여서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데 어려움이 없던 시기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등장을 하는 위인들의 내용에 대하여서 열국지를 읽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부분이 알고 있는 장면의 재사용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는 부분이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앍고 있다고 하여도 말을 이용을 하여서 자신의 의지를 밝히는 장면들은 대단한 능력을 발휘를 하였다고 할수가 있고 그 인물들의 대화법을 배워서 사용을 할수가 있는 장면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2. 양한,위진 남북조

천하의 세력이 하나의 나라로 통일이 되면서 한국가의 위치에서 사용을 할수가 있는 인재의 총량도 정하여지고 그러한 인재를 등용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교를 선택을 하면서 많은 제자백가의 사상이 없어지는 형태를 보였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그것도 권력의 향방에 대하여서 많은 고민을 하는 인물들이 사용을 하는 말의 방법에는 다양성이 존재를 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혼란한 시기에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을 하여서 다른곳으로 위치를 이전을 하는 자유가 있었지만 그러한 자유가 통일이 되면서 없어지고 모든 말의 영향력은 조정의 대신들간의 쟁투를 통하여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이 사용이 되는 말의 힘에 대한 종류가 줄어드는 영향을 보이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3. 당,송시대

안정적인 통일국가를 만들었고 국가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하여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을 하면서 유교를 바탕으로 하고 법가의 법치주의를 사용을 하는 국가정책이 완료가 되었던 시기이면서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기라서 사람들의 언변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궁정신료간의 권력의 향방에 대한 다툼으로 변질이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의 황제는 권력이 우리나라의 왕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면모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행위가 되는 경우에도 자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하여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한 신하들을 상대로 하여서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었던 황제에 대한 부분도 많이 등장을 합니다.


황제가 문제가 있는 경우에 그러한 문제가 있는 황제를 정상적인 경로로 인도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사를 인용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사회문제에 대하여서 날카롭게 쟁투를 하면서 올바른 길로 인도를 하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였던 고대인의 정신을 보여줍니다.


4. 원,명,청

중국안에서 이루어진 권력의 교체가 아닌 변방에서 부터 만들어진 세력으로 인하여서 중국의 권력이 변화를 하였고 그러한 변화에 적응을 하기 위하여서 노력을 한 사람들의 변모와 함께 자국의 인구를 넘어가는 피지배민족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하여서 많은 노력을 벌인 사람들의 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의 시기에는 한족을 등용을 하여서 유교정신으로 정권을 유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나라 고유의 방법을 사용을 하여서 통치를 하였기 때문에 언변을 구사를 하여서 기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적고 원의 부침을 이용을 하여서 한족의 나라를 이룩하였고 절대왕정이 무엇인지에 대하여서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주었던 명나라시기의 언변이 많은 수준의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명나라는 초기의 능력있는 황제를 제외를 하고는 대다수의 황제가 혼군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러한 황제의 혼란한 정치에 대항을 하는 신하들의 모습이 많은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중국의 긴역사와 많은 인물들의 등장과 몰락을 통하여서 무엇이 중요하였고 어떠한 방법을 사용을 하여서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에 대한 모습과 함께 권력자의 비위를 이용을 하여서 자신의 의견을 전하고 그것을 통하여서 권력자의 변화를 도모를 하였던 사람들의 용기와 함께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은 책입니다.

중국의 역사서를 인용을 하여서 각개인의 언변을 설명을 하는 장이기 때문에 중국의 역사에 대하여서 알고 있는 경우에는 나름의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수가 있고 중국의 역사를 잘모르고 있다고 하여도 개인들이 등장을 하여서 자신만의 법칙을 가지고 언변을 통하여서 쟁투를 하는 모습에서 그들만의 호연지기와 능력을 파악을 할수가 있는 좋은책인것 같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3 2013.04.1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무거운 내용과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책... 꼭 읽자
"무거운 내용과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책... 꼭 읽자"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손에 받아들고 나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제목과 두께에서 비롯되는 ‘부담감’이었다. 쟁경(爭經)이란 한자의 뜻 그대로 ‘조리 있게 따져서 말하는 논변을 담은 경전’이다. 그리고 그런 논변을 자그마치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다룬다고 생각하니, 여느 분야의 입문서도 감히 견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나는 책을 손에 넣고도 그 위용에 압도되어
"무거운 내용과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책... 꼭 읽자"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손에 받아들고 나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제목과 두께에서 비롯되는 ‘부담감’이었다. 쟁경(爭經)이란 한자의 뜻 그대로 ‘조리 있게 따져서 말하는 논변을 담은 경전’이다. 그리고 그런 논변을 자그마치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다룬다고 생각하니, 여느 분야의 입문서도 감히 견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나는 책을 손에 넣고도 그 위용에 압도되어 섣불리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차였다.

 

그러다가 나는 온갖 고민을 얼싸안은 사람처럼, 아니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처럼 책에 손을 대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처음에 받은 인상과 선입견이 잘못되었음을 단박에 깨닫게 되었다. 『쟁경』을 읽는 독서 경험은 정말 나의 눈과 마음을 새롭게 뜨고 열게 해주는 신선한 향연의 시작과도 같았다.

 

실제로 『쟁경』은 단순히 ‘이기는 기술’을 설명하는 입문서라기보다, 삶의 다양한 환경에서 자신의 상대를 다루는 법을 보여주는 지혜서에 가깝다. 『쟁경』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은 자신이 직면한 상황과 사건(물론 중국 역사이다보니 정치적 상황과 사건이 가장 많기는 하다)에서 자신을 반대하거나 자신이 깨우치거나 설득하거나 반박해야 할 대상을 상대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쳐나간다. 이런 인물들은 저명한 논변 이론가 묵자의 다음과 같은 진술에 부합한다는 인상을 준다.

 

“무릇 변론이란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분별하고, 다스려지는 것과 다스려지지 않는 것의 요점을 자세히 하며,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분명히 하고, 사물의 명칭과 사실의 이치를 살피며,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에 대처하고, 의심스러운 일에 대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p. 118).

 

물론 『쟁경』에는 장자처럼 지변(止辯: 논변 중지)을 주장한 인물도 등장하지만, 장자 역시 지변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나름의 논리에 입각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한다는 점에서 논변가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공손룡처럼 논변을 사변적으로 활용하는 괴변론자가 있기도 하지만, 그 사실도 논변의 가치를 훼손하지 못한다.

 

책의 제목에서 추론할 수 있는 바와는 조금 달리, 『쟁경』은 중국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사상가들의 사상을 이야기체 형식(story-telling style)으로 서술한다. 독자들은 『쟁경』을 읽는 과정에서 과거의 학창시절이나 언론매체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고사성어와 그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쟁경』이 지닌 가장 매력적인 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여러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거기에 실제로 대처하는 방식을 직접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를 통해 『쟁경』은 중국 역사 속 인물들을 더욱 생동감 있는 실제 인물로 재구성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무미건조한 역사적 지식을 습득하게 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현실 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논변의 원리와 실재를 체득하게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국어 시간이나 역사 시간에 사자성어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암기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하듯이, 단순 암기는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크게 유용하지만 어느 정도의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그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리고 더 다양한 다른 부문과 결합될 경우에는 단순 암기가 오히려 뒤죽박죽되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쟁경』이 취하는 서술 방식은 과거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려줌으로써, 독자들이 과거 역사와 인물에 대해 훨씬 더 큰 친밀감 유대감을 느끼게 되어 자신과 연결시키게 해준다. 그래서 독자들은 『쟁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자신과 무관한 먼 과거의 낯선 인물로 받아들이기보다, 오히려 오늘날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사람들로 느끼고 동질감을 얻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쟁경』은 처음에 접할 때 느낄 수 있는 선입견과 달리 그 방대함이 오히려 큰 장점이다. 『쟁경』이 다루는 많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독자는 그 인물들의 다양한 면모 속에서 자신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유사하거나 일치하는 측면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 책이 의도하는 바와 같이 중국 역사의 많은 인물들이 보여준 지혜를 자신의 삶 속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쟁경』은 말 그대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생활화할 수 있게 해준다.

 

비록 가볍지 않은 내용과 만만하지 않은 부피 때문에 선뜻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쟁경』을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한 마디 충고를 곁들이면 『쟁경』은 정말 읽기 쉬운 책이다. 저자가 『쟁경』을 서술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이야기책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저자는 이 방면의 대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 누구나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 작업을 저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쟁경』을 읽기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책을 들고 읽어라!”고 주문하고 싶다. 그러면 여러분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여러 현인들에게서 생동감 있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n******n 2013.04.3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The Scripture of deb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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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란 무엇인가. 이는 우리의 선입견보다 미묘한 개념이다. 구미에서는 '손자병법'을 (알다시피) 'Arts Of War'로 번역한다. 이는 물론 '싸움의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때 '싸움'이라고 하면,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물리적 싸움', 즉' 전쟁'을 의미한다. 이 '전쟁'이라는 단어에도, 원칙적으로야 '물리적'이라는 의미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전'이건 '쟁'이건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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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란 무엇인가. 이는 우리의 선입견보다 미묘한 개념이다.


구미에서는 '손자병법'을 (알다시피) 'Arts Of War'로 번역한다. 이는 물론 '싸움의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때 '싸움'이라고 하면,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물리적 싸움', 즉' 전쟁'을 의미한다. 이 '전쟁'이라는 단어에도, 원칙적으로야 '물리적'이라는 의미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전'이건 '쟁'이건 그 자체로는 무형, 유형의 태양을 다 포괄하는 의미 단위이며, 따라서 동아시아 농경 문화의 정수를 빚은 집단에서는 개념상 '언쟁(言爭)'과 '화전(火戰)'의 엄격한 준별이 없었음도 알 수 있다.


비록 번역의 문제이긴 하지만(출판사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가 있으므로 나중에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하겠다), 그래서 이 책 '편자'의 의도는 아무래도 말로 하는 싸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듯하고, 나아가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와 극복해야 할 상황'을 전제로 하는 '편집 의도(이 책은 분명 '저술'이라기보다 '편집'에 가까우므로)'가 있었다기보다, 자신의 의사를 어떻게 하면 타인, 타방에게, (대립의 상황이든 그렇지 않든) 관철시킬 방도를 찾는가 하는 쪽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은 다소의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쟁'은 꼭 글자 그대로의 의미라기보다, 가장 그 근사한 의미를 가려 낸다 해도 '논파' 이상의 것이 아니며, '경'이란 사실 이 책이 (앞서 말한 대로) 통일된 구조를 갖춘 저작이라기보다 고전에서 추출한 여러 에피소드의 컴필레이션이므로, 함부로 이런 성격에 갖다대기가 외람스럽다(한문 고전 저작에서 웬만하면 '經'을 잘 붙이지 않음).


이런 책에서 제목이란 대단히 중요하다. 같은 말을 되풀이해서 리뷰 읽는 분들께는 안됐지만, 책의 성격이 저작이 아닌 편집에 가까우므로(2000년대 초두부터 '지전', '모략' 등등 해서 컴필레이션물은 수도 없이 대륙, 반도에서 독자들을 맞았는데, 그것들 각각이 딱히 차별화된 내용을 가진 것도 아니다), 책의 제목이 뭐라고 붙었는지는 그 편집 의도를 바르게 읽어내는데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과연 제목이 내용과 합당한지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의문이 자아나는 편이다.


내용은 뭐랄까, 편자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본디 책이란(태양 아래 새로운 게 없다고 하듯), 내용에서 대단한 창의가 없으면 말하는 스타일이라도 참신한 맛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목이 이만큼이나 거창하게 붙은 편치고는, 뒤가 궁금해지는 내러티브의 박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내공이 부족한 듯하다. 결국 교훈은 짐짓 편자(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일부 독자)가 성급히 레디메이드로 준비한 그 김빠진 스터프들인데, 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눈먼 노인이 견강부회로 남탓할 때나 즐겨 애용될 만한 진부한 목록들 말고는 딱히 무릎을 칠 만한 멋진 녀석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긴 편집의 솜씨, 표절의 재간도 부족한 탓에, 있지도 않은 스타일을 가장하고 요란히 허세를 떠는 사이비 작가보다는 이처럼 담담히 옛 것을 반복하는 '착한 글쟁이(匠이? 爭이?)'가 나은 법이지만.


s****o 2013.05.15.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이기고 싶다면, 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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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메인 한 줄의 카피가 책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도 지는 게임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전쟁에서 이기는 법은 이미 손무가 쓴 병법서가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이기는 기술이란 대체 뭘까? 승자와 패자로 나뉠 수밖에 없는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기술일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쳐 들었다.   광활한 대지만큼 방대한 역사를 자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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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메인 한 줄의 카피가 책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도 지는 게임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전쟁에서 이기는 법은 이미 손무가 쓴 병법서가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이기는 기술이란 대체 뭘까? 승자와 패자로 나뉠 수밖에 없는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기술일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쳐 들었다.

 

광활한 대지만큼 방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그 유구한 역사의 시간 속에 살다간 선인들의 지혜를 훔쳐볼 수 있으므로 책을 선택하는 데 스스럼은 없어도 된다. 무엇보다 저자가 공들인 시간이 얼마일까 생각해 보면 도리어 손뼉을 쳐 드리고 싶다. 980쪽에 달하는 분량만으로도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그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과 관련한 자료 수집에만도 수많은 날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그걸 또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풀이하고 들려주는 데 얼마나 수많은 밤이 필요했을까.

 

격동의 시대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우리가 삼국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영웅호걸과 책사들의 일화. 오늘날까지 이름이 전해져 오는 위인들의 이기는 기술은 힘에 있지 않고 그들이 내뱉는 말에 있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언변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이기는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있고, 읽다 보면 그들의 지혜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때론 어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감탄하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더니 세 치 혀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구사일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수많은 인물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었다.

먼저, 장자. 가난한 삶에도 자신의 형편을 알고 현실에 만족하면서 자유를 갈망하던 사람. 당대 어두운 현실을 분명히 직시하고 초탈하여 어떤 것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얽매이지도 않았던 그의 초연한 삶을 본받고 싶었다. 그리고 제갈공명. 삼국지를 통해 그의 매력에 한 번 빠졌고, 이후 <공명의 선택>이라는 소설을 통해 반했던 제갈공명의 지략은 여전히 최고다. 그밖에 웃음과 재치로 자기애를 여과 없이 드러내 보여주던 동방삭.

이 책은 뛰어난 언변과 적절한 비유로 논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면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선인들의 일화를 제시하고 그들의 화술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오모조목 따져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말 이기고자 하는 사람은 답을 얻을 것이요, 선인들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자는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난제 속에 귀인이 난다는 말이 있듯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위진남북조 시대의 2부까지가 특히 재미있었다. 더불어 오늘날 우리의 모든 학식과 정신의 기본은 이미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선인들의 지혜와 이론에서 비롯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단지 다 차려진 밥상 위에 숟가락만 얹을 뿐이라는 말처럼 앞서 살다 간 현자들의 이론 위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뿐이다.

그러니 5천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피 흘리고 희생해 온 역사가 건네는 선물에 저만한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것도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다.

 

자기를 이겨 내지 못하면 자신의 마음에 따라 행동하십시오. 그러면 정신에 아무런 괴로움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을 이겨낼 수 없는 데도 자신에게 뜻을 강요하여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자를 가리켜 스스로를 해치는 자라고 합니다. 거듭 스스로를 해치는 자는 장수하는 축에 끼지 못합니다.

 

지혜 있는 자들이 자칫 위험한 발언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정확히 알고 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므로 책을 통해 그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고 말하기를 조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도 필요하지만 먼저는 나를 알아야 할 것이다.

y********i 2013.04.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