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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되기 싫은 나
"그녀가 되기 싫은 나" 내용보기
얼마 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50대 딸이 70대인 노모에게 아파트 명의 이전과 노모의 생활비인 연금을 자신에게 주지 않는다며 학대한 사건을 접했다. 패륜이고 가슴아프지만 간간히 전해듣는 뉴스 속에서 이러한 사건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 그냥 "또??" 라는 반응만 가지게 되는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딸이 엄마에게, 엄마가 또 그 엄마에게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가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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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50대 딸이 70대인 노모에게 아파트 명의 이전과 노모의 생활비인 연금을 자신에게 주지 않는다며 학대한 사건을 접했다.

패륜이고 가슴아프지만 간간히 전해듣는 뉴스 속에서 이러한 사건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 그냥 "또??" 라는 반응만 가지게 되는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딸이 엄마에게, 엄마가 또 그 엄마에게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가해지고 행해지는 그러한 악순환의 연결고리는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고 순환한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만 하는 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등단한지가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난 2012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작가 김숨.

소설 [국수]를 통해서 어머니란 존재에 대한 감정을 끊임없이 물고 늘어지며 이어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이렇게 표현하고 쓸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에 새로운 작가에 대한 발견이 기뻤다.

그래서 신작이 나오자마자 달려들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렇게 해서 김숨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어가면서 완급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다. 막연히 소설 쓰는 기법이나 문체 표현에 있어서의 완급조절에 적응하지 못해서인 줄 알았지만, 읽어내려 갈수록 주인공 그녀와 여자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와 여자의 보이지 않은 삶에 대한 사투 속에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녀가 되기 싫은 또 다른 나를 보게 되는 불편함이랄까???

 

사랑으로 맺어진 것이 아닌 세상의 잣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자신을 맡겨버린 그녀, 홈쇼핑 전화 상담원이라는 직업은 그녀의 삶에 있어서 벗어날 수도 그렇다고 만만하게 안착할 수도 없는 직업이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양육을 위해 그녀가 선택한 것은 아이의 친할머니인 여자와의 동거였다.

결혼후 자신들에게 그다지 간섭이나 여자의 맘을 표현해내지 않아서 그녀는 어쩌면 여자에게서 쉽게 아이의 양육의 편리함을 얻어낼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5년 간의 동거기간은 그녀와 여자에게 숨겨진 평온이었던 것 같다.

간간히 그녀가 여자에게 던져졌던 아이를 위한 양육 방법을 문제삼기는 했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날 만큼의 것은 아니고 그녀가 직장을 갖고 있을 때의 일이라 그러한 갈등의 상황은 쉽게 넘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자가 어느 날부터인가 앓게 된 '구강건조증'으로 그러한 모든 것의 관계가 얽히기 시작했다.

더구나 그 시기엔 그녀는 정규직이지만 예고되지 않은 해고 통보로 직장을 잃게 되고, 삶에서 갖고 있는 모든 열등한 의식을 여자의 '구강건조증'에서 찾으려하고 미룬다.

급기야는 그녀가 필요에 의해서 동거를 제안했던 자신의 생각을 이제는 더 이상 유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여자에게 은근히 따로 살기를 강요한다.

평소 하루에 네 마디도 뱉어내지 않을 것 같이 바닥에 뱉은 침처럼 여자의 존재는 미미했고, 그런 여자를 보는 그녀는 답답해 하면서도 이러한 모든 짜증스러운 상황들이 여자에 의한 것으로 간주해 버린다. 그래서 그녀의 여자에게 향한 짜증섞인 말들은 도를 넘는 듯하다.

더구나 여자의 구강건조증은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지 않고, 계속 되는 치료속에 그녀는 여자에 대한 걱정보다 여자에게 들어가야 하는 진료비와 약값을 걱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의 짜증스러움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에 여자는 속시원이 응답하기보다 평소 여자의 성격답게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고, 원인 모를 구강건조증이 나아지지 않자 혹시 여자가 받았을 모멸이나 멸시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닌지 의사는 슬쩍 진단을 내린다.

 

그녀는 홈쇼핑 전화 상담원인 자신이 오히려 여자보다 더 모멸과 멸시를 받고, 그녀가 안고 있는 스트레스는 훨씬 강도가 세다고 은근히 여자를 향해 말을 뱉어 보지만, 여자는 묵묵부답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그녀가 여자를 향해 자신의 아들에게 발라주던 침을 보고 기겁하면서 더럽고 무식하다고 했던 상황을 계속 기억하며 혹시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녀는 그러한 상황을 오히려 그녀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여자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여자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미뤄버리며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정당화 시키기까지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와 여자와의 관계는 불편의 끝을 치닿게 되고 급기야 자신의 생각이 없을 것 같은 화석이 되어버린 듯한 여자는 그녀를 향해 자신의 생각들을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뱉어낸다.

그런 여자를 향해 그녀는 자신의 생각들을 그대로 뱉어 내버리고 마치 자신이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되는 상황이 어느덧 거꾸로 변화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그녀 자신의 아이만은 좋은 환경에 좋은 브랜드를 가진 아파트에 살게 하고자 여자와의 동거를 최선으로 선택했는데, 그러한 부에 대한 열등감, 삶에 대해 그녀가 가진 열등감의 모든 발로가 여자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듯이 생각하고 착각하기에 이르며, 비난의 화살을 여자에게 그대로 쏘아댄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녀가 너무 못됐고, 나 또한 이제 며느리 입장보다 시어머니인 여자의 입장에 더 가까워지는 나이라서 그런 상황들과 중첩시켜 보기도 했다.

과거의 며느리인 입장에서 나도 혹시 그녀처럼 모든 것을 떠 넘기는 상황을 연출하지는 않았는지, 앞으로 다가올 시어머니 입장에선 여자처럼 모든 것을 묵묵부답으로 혹은 답답하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면서 미움을 얻게 되지는 않을지 많은 것들이 교차되었다.

 

어떤 결말을 제시하지 않고 그 속에 그대로 내팽개쳐 버리듯 두 인물들을 놔 둔 작가가 사뭇 이해가 되기도 하고 과연 둘 사이의 화해가 가능하기나 할지 의문스러웠다.

태고적부터 전해지고 이어져왔을 듯한 그녀와 여자의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순환하는 상황을 밟아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염려와 우려도 함께 가져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두 인물의 대화와 감정을 읽어가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부가 만든 불평등과 그로 인해 삶에서 얻은 지혜 중 무엇에 중심을 두고 살아야 하는지에도 사실 갑갑함을 가져봤다.

그러면서 내 입안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침을 갑자기 의식하게 되고 계속 삼키고 있는 나를 또 의식하게 되어 불안. 불편했다.

 

 

 

m******9 2013.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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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겠지만 이건 우리 이야기,여자들의...
"화가 나겠지만 이건 우리 이야기,여자들의..." 내용보기
여자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남자는 누구로 부터 와서 누구에게 가나   제목을 처음 대했을 적부터 아, 이건 날 것 그대로의 우리 얘기겠구나 했어요.   있잖아,선배 늘 말하잖아요. 여자의 적은 아무래도 슬프지만 여자인 게 사실인거라고   잘 알기때문에 분해하기도 하고 그래서 무시하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받아 들이기는 싫은 것이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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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남자는 누구로 부터 와서 누구에게 가나

 

제목을 처음 대했을 적부터

아, 이건 날 것 그대로의 우리 얘기겠구나 했어요.

 

있잖아,선배

늘 말하잖아요. 여자의 적은 아무래도 슬프지만 여자인 게 사실인거라고

 

잘 알기때문에 분해하기도 하고 그래서 무시하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받아 들이기는 싫은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

여자들의 묘한 생태학에 따른..우리 여자들을 보면

입맛이 쓰면 서도 인정하게 되고 만다고

 

선배는 모르지.

평생 귀한 아들이기만 해와서.

그러면서 아내에 대해는 어때요.

거 봐요.아내와 어머니 따로 말하지..어머니도 아내도 여자인데.

나 역시 생태적 물리적 종적으로 여자야.

당신들은 그런데에 늘 무르다고..

그러니 여자들이 늘 아마존같은 전사급이 되 가도록..만드는 거라고..

치열하게 살도록 누가 만들었나..생각해봐요.

짐짓 모르는 척..그래왔지.

그래야..당신들이 덜 피곤해 지니까..

인간적 말랑한 부분들은 다른 여자를 찾아가 풀어버리면 그만인..그런 사람들이고

여자들은 늘 자기 자리에서

분투하며 내 자식 내 가정 내 것들 지켜야겠다..전투적 입장이 되서

나이가 들면 남성적 호르몬이 나와 외려 바깥으로 돈다고

남성은 오히려 여성 호르몬의 침입을 받게 되고..

웃기지 않아요?

이 말도 안되는 생태학이..진화인지..퇴화인지..난 모르겠어.

 

좀 여자끼리 도탑게 지내면 좋지않나..

생각했지..받아봐야 줄 줄도 아는거라고. 누가 그러데..

여기선 나도 그말 쓰고 싶어.

인간 적으론 서로 이해라는 분모가 있을거야.

그러나..어머니가 자기 아들만 지키겠다 하는 입장이 고수되는 입장은

서로 피장 파장.막장..그런거라는...

 

난 아들이 없어서 한발 뒤에 물러나 있지만

한 숨나고 슬프네. 내 딸도 언제고 저..아들 과 만나 언젠고 저 어머니와 대립할 각을 생각하니..

이 세상이...뭔가...

같은 여자들끼리...왜 이러나..

 

아..십이국기라는 책 알아요? 태과라고 인간도 배를 빌려 낳는게 아니라 나무에서

태어나요.

그랬음 좋잖아?

인간의 기원이...저 어느 깊은 숲..또는 먼  대지 의 한 그루 나무가 근원이라는 것이.

 

그녀가 침샘이 마른다..

뿌리이야기.

국수,,이야기등을 할때 흐르는 공통의 저류가 이게 아닐까..

왜 인간은 인간을 통해 나와야 하느냐...

서로 못내 아파하면서..그리워 미워 기다려하면서 슬퍼하면서

원망해가면서...모른 척하면서..

 

우리도 어딘가 나무의 근원이면 좋겠다.

뜬금없이..그랬어.

그럼 당신들 남자들이 당신 어미의 병이 깊어짐에 무심하여도

덜 화날테고 여기 신경 쓰면서도 친정의 엄마 병환에 안달하는

여자로의 마음 이중적 고뇌따위를 자학하지 않아도 될텐데..

우리 모두 태과라면 말야.

 

나이가 들면 저마다 그 태어난 나무 아래가서 화석처럼 몸을 말고 죽어가는 거지.

아..이 책에서 그런건..좀 다른 얘긴지만,나는 환타지를 꿈꾼다..뭐 그래요.

 

갑자기 멀쩡하던 스마트폰이 나가버리고

몸이 좀 아프고

책만 종일 읽어서 산책이라도 해야지.

그럼 또..선배는 어머니께 안부를 챙기는 저녁이 되라구요.

무심아 아느님들아!

참..여자들이 무슨죄야..

신화적으로 따지면..한도 끝도 없을 얘기겠지만..

 

 

y*****7 2015.05.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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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 우리의 어머니들, 지금의 어머니들 - -
"여인들, 우리의 어머니들, 지금의 어머니들 - -" 내용보기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처음 접하고 작가의 다른 책도 찾게된 책, - - 여인들의 이야기, 어머니들의 이야기, 험한 세월을 산 지난 어머니들, 지금 살아가는 젊은 어머니들,   소설책으로 구입 예정입니다
"여인들, 우리의 어머니들, 지금의 어머니들 - -" 내용보기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처음 접하고 작가의 다른 책도 찾게된 책,

- -

여인들의 이야기,

어머니들의 이야기,

험한 세월을 산 지난 어머니들,

지금 살아가는 젊은 어머니들,

 

소설책으로 구입 예정입니다

g***i 2013.04.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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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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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는 오늘 그녀와 그 여자만이 있다.  콜센터에서 정리 해고 되어 집에 있게 된 그녀.  구강건조증을 앓고 있는 그 여자.  P. 47  이력과 처지가 별 볼 일 없어서일까. 데친 시금치처럼 기가 죽은, 궁상맞은 여자의 모습이 며느리로서 부끄러웠지만 그녀는 과히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여자가 시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만만했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살림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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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는 오늘 그녀와 그 여자만이 있다. 


콜센터에서 정리 해고 되어 집에 있게 된 그녀. 

구강건조증을 앓고 있는 그 여자. 


P. 47

 이력과 처지가 별 볼 일 없어서일까. 데친 시금치처럼 기가 죽은, 궁상맞은 여자의 모습이 며느리로서 부끄러웠지만 그녀는 과히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여자가 시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만만했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살림을 합치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그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삼교대로 일하지만 더 나아질게 없다는 현실에 시어머니란 존재는 점점 더 궁상 맞고, 모든 불행한 현실의 원인으로만 보일뿐이다. 


시어머니를 하등 동물 바라 보듯 생물학 이론을 접근해 설명하지만, 그녀가 가진 지식이란 방통대 다는 동료로 부터 주워들은 지식이며, 인터넷에서 얼핏 들은 짜깁기되어 머리속에 들어와있는 지식들 뿐이다. 


P. 143

자신의 존재가 보잘것없게 여겨지도록 여자의 존재가 독보적으로 크게 다가왔다. 한쪽의 존재감이 두드러질 때, 다른 한쪽의 존재감은 자연히 희미해질 수밖에 없었다. 


P.317

깃털, 보푸라기, 부리, 입, 존귀, 욕조 ......

오늘 제가 마음속에서 알을 품듯, 가만히 품었던 말들입니다. <작가의 말>


그녀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녀들의 이름으로 존재 하지 않는다. 

그냥 "그녀"와 "그 여자" 일 뿐이다. 


홈쇼핑 콜센터에서 일하는 그녀는 하루종일 입으로, 말로 사람들을 상대하지만, 얼굴 없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말에 상처 받는다. 그 여자는 오년동안 손자를 말 없이 키워왔지만, 며느리의 말에 상처를 받았고, 침이 말라 버리는 병까지 생겼다. 

그렇게 작가는 우리 각자의 존귀함에 대해 말하고 싶어했었나보다. 

그 묘사가 너무 잘 되어 읽는게 불편할 정도로... 

책 속에서는 여인들도 적들도 진화하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다. 

차라리 다양한 적들의 형태를 보여주거나,

그 여자의 역사를 더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읽는 내내 불편했는데, 책장을 덮고는 서늘해진다. 

나의 간사한 혀로 누군가의 존귀함에 상처를 입힌적은 없는가 하는 생각에. 







v****e 2014.03.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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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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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폼페이 화산 폭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고 기억된다. 화산의 힘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그 힘을 감당할 수 없었던 폼페이의 사람들은 그 화산재에 뒤덮여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당시 사람들이 화산재로 굳어버린 모습을 비추었다. 달려가려다가 넘어지는 사람의 모습이 화산재에 깔려 그대로 굳어 화산재가 되어버렸고,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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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폼페이 화산 폭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고 기억된다화산의 힘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그 힘을 감당할 수 없었던 폼페이의 사람들은 그 화산재에 뒤덮여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는데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당시 사람들이 화산재로 굳어버린 모습을 비추었다달려가려다가 넘어지는 사람의 모습이 화산재에 깔려 그대로 굳어 화산재가 되어버렸고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화산재가 된 사람들도 있었다그들 모두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했을 것이지만결국은 화산의 힘에 휘둘려 그 모습 그대로 굳어버린 화산재가 되어버렸다이 다큐멘터리를 보니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폼페이에 굳어버린 화산재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었다그저 보이지 않는 화산에 뒤덮여버린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입 열린 화산재정도.


빠른 속도의 산업화와 정보화로 인해서 우리의 삶은 더 다양해지고빨라지고간편해지고살기 좋아진 것처럼 보인다하지만속살을 까놓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갈수록 매스미디어에서 사소한 다툼으로 인한 중죄를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고우리들도 날카로워지고까칠해지고예의 없어지고공경을 까서 먹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면서 메마른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이 아닌가그런 면에서 우리의 정신은 이미 산업화와 정보화라는 화산재에 뒤덮여 그 모습 그대로 화산재가 되어 버린 것 같다이런 사회에서 어쩌면 살인과 강간방화 등의 중죄를 저지르는 것은 화산재가 되어버리기 전에 그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치는 몸부림일 수도 있겠다.


김숨의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은 이런 모습을 며느리와 시어머니를 통해 적나라하게차갑게 그리고 이 모든 사실들을 우리들이 알 수 있도록 느리게 전달해준다전화상담원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정보화와 산업화라는 센 화산에 뒤덮이고 있는 며느리와 그런 며느리에게 단지 수단으로 비춰지는 시어머니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이야기는 시어머니에게 정상인보다 침이 적게 나오는 침샘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고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빌라가 단수가 되면서 탄력을 받는데이 과정에서 수없이 감정을 팔아왔던 곳에서 해고를 당하고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침샘건조증에 걸렸다는 사실과 아들의 아토피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연관성을 짓고결국은 시어머니를 싫어하게 되고 의심하게 된다그럴수록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답답하게 하고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를 갈구고 의심하고 친절과 감사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소비한 뒤남은 증오의 감정을 시어머니에게 쏟는다그리고 책 말미에 시어머니는 땅굴 속에 들어가 몸을 뉘며 자신이 화석인류임을 증명한다.

하지만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증오와 의심의 감정을 품고무시하고 싫어하는 모양을 계속 해대도 화가 나는 것은 본인이고시어머니는 계속 답답할 뿐이다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화산에 뒤덮이는 속에서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결국은 녹아버리고 화산재로 굳어버리는 모습이 떠올랐다그렇게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자꾸만 대립해도 결국 그녀들 모두 현대사회에서 진화하지도멸종하지도 못하는 화석인류라는 사실을 작가는 느리게 적어낸다.


그렇게 우리는 결국 멸종하지도진화하지도 못한 채 현대사회의 화석인류로 살아간다우리는 화산재에 깔린 폼페이 사람들처럼 현대사회라는 힘이 센 화산재에 아무런 저항 없이 깔려 굳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우리는 진화할 수 있을까혹은 멸종당할 수 있을까작가가 던지는 질문 속에 스스로 대답을 해봐야 할 차례인 것 같다.


p.s. 요즘 계속해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고 차갑게 그려진 책들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현대사회에 그만큼 문제점이 많다는 사실이기도 하겠지만, 왜 마음은 씁쓸할까.

c**********g 2013.07.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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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내용보기
“잠들었나?”“꺼내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502호 남자가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듯 굴었다. “구덩이가 꽤 깊은걸.”“그러게, 할머니가 저길 어떻게 들어가셨대?”그녀에게는 구덩이가 천 길 낭떠러지처럼 깊어 보였다. 아무리 손을 멀리 뻗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에 여자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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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었나?”
“꺼내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502호 남자가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듯 굴었다.
“구덩이가 꽤 깊은걸.”
“그러게, 할머니가 저길 어떻게 들어가셨대?”
그녀에게는 구덩이가 천 길 낭떠러지처럼 깊어 보였다. 아무리 손을 멀리 뻗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에 여자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g*****t 2016.04.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