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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는 도덕(윤리) 교과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굳건하게 믿기에 성경 다음으로 도덕 교과서의 권위를 존중하는 나 같은 윤리교사에게 이런 내거티브한 타이틀을 내세우는 책은 그 존재만으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도덕 교육의 방법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도덕의 존립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러 시도한 책이었다면 저자에게 당장 항의 연락이라도 했겠지만, 다행히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도덕 교육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도덕 교과서'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어 충분히 독서할 가치가 있다.
독서 후 소감을 먼저 밝히자면 우선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비판의 대상이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7차 교육과정 하의 국정 교과서라는 점이 아쉽다. 즉 보다 일찍 출간되었어야 했을 내용이라는 거다. 저자는 2007,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검정 교과서 역시 기본 관점에 있어서는 기존의 도덕 교과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저자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성 윤리와 부패 문제는 이미 새 교과서에 반영되었다. (물론 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중2 도덕 교과서에서 '시민 불복종'까지 가르치는 현행 교과서가 저자의 주장대로 기득권과 사회적 강자를 옹호하는 입장이라는데 동의할 수는 없다.)
둘째로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교과서 집필진도 완벽한 사람은 아닌지라 도덕 교육의 최전선에 있는 나 같은 윤리교사를 포함하여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전한 교과서는 세상에 있을 수 없다.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기 위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끊임없이 보완하려는 학계와 교육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종의 안티테제로서 기능하기 위해 문제제기를 한 점에 있어서 이 책의 목적과 저자의 노고는 충분히 의미 있지만, 이 책이 더 가치 있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전통, 특히 유교를 중시함으로써 보수적이고 과거지향적인 내용, 너무나 많은 사상가들을 다루기에 형식적인 소개에 그치고 마는 서양 윤리 등은 굳이 저자가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미 대다수의 현직교사들이 공감하고 있는 바이다.
'도덕 교과서가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을 확장해보면 도덕 교과서 자체가 지닌 내재적 문제를 비판하기보다는 도덕 교육의 본질을 담지 못하는 우리 교육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