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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장 운명적인 만남이 무엇인지 하나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 사이가 아닐까 싶다. 부모와 자식이야말로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처럼 만들어지는 관계인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선택할 수 없고 아이도 자신의 부모를 고를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와 자식 사이만큼 끈끈하고 애절한 관계는 세상에 없는 듯하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보내는 아낌없는 사랑 '아가페'는 신의 사랑에 비견되고는 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자기 손으로 묻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란 어떨까? 이 소설 <밤길>은 목숨이 꺼져가는 자신의 젖먹이 아들을 직접 묻으러 가는 밤길의 이야기다.
이 단편의 저자인 이태준 작가의 작품을 이전에 읽었던 적이 있다. 바로 <토끼 이야기>라는 작품이다. 뭔가 귀여운 제목에 비해서 제법 섬뜩하고 현실적인 아주 강렬한 이야기였던 기억이 있다. 성공의 자산이자 한 편으로는 자식처럼 키워낸 농장의 토끼들을 제 손으로 죽여야 하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마지막에 식칼을 든 부인의 모습이 꽤나 섬뜩하면서도 서글프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https://blog.naver.com/thedanny77/223226173073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태준 작가의 또 다른 단편 <밤길>은 더욱 섬찟하다.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서 그렇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주인공 황 서방의 비참한 현실에 안타깝고 울화가 치민다. 정말 가진 게 없어도 너무 없는 황 서방이 삽을 든 채 죽어가는 자신의 아기를 안고 장맛비가 쏟아지는 밤길을 나서는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주인집에 아내와 세 아이를 남겨놓고 돈을 벌러 멀리 나와 있는 황 서방에게 갑자기 주인집 남자가 찾아와 뺨을 올려붙인다. 놀라서 왜 이러냐고 묻는 황 서방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그야말로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아내가 아이들만 남겨두고 도망가 버린 것이다. 주인 남자는 양복쟁이는 만들어만 놓으면 에미 애비냐며 호통을 치고 가버린다.
그렇게 받아 든 백일 된 아기는 이미 글러 보인다. 살아는 있으되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어 보이는 상태다. 그래도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병원을 찾아가 봐도 마찬가지다. 오늘 밤 넘기기 힘들단다. 없는 돈이지만 후회 없게 약이라도 지어 먹이려는데 간호사는 그냥 데리고 나가란다. 이런 애는 에미애비가 죽인 거라며 가슴을 후벼 판다.
이렇게 황 서방은 폭우가 쏟아지는 밤 죽어가는 아이을 안고 돌아온다. 심지어 지금 머무는 곳도 얹혀 있는 처지라 거기서 아이가 죽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그렇게 황 서방은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비바람치는 밤길에 아이를 묻으러 나간다. 두 딸이 자는 사이에 묻고 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너무하다는 생각과 황 서방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통곡과 절규 속에서 아이를 묻고 황 서방은 도망간 아내를 잡아 같이 묻어 버리겠다며 분노한다. 슬픔과 분노가 폭우가 쏟아지는 밤길에 퍼져나간다. 밤 길에 밤비가 황 서방의 절규처럼 쏟아져 내린다. 분노에 차서 도망간 아내를 잡으러 가겠다는 황서방. 하지만 함께 간 동료 권서방의 한 마디에 또다시 황 서방은 밤길에 주저앉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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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장 운명적인 만남이 무엇인지 하나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 사이가 아닐까 싶다. 부모와 자식이야말로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처럼 만들어지는 관계인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선택할 수 없고 아이도 자신의 부모를 고를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와 자식 사이만큼 끈끈하고 애절한 관계는 세상에 없는 듯하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보내는 아낌없는 사랑 '아가페'는 신의 사랑에 비견되고는 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자기 손으로 묻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란 어떨까? 이 소설 <밤길>은 목숨이 꺼져가는 자신의 젖먹이 아들을 직접 묻으러 가는 밤길의 이야기다.
이 단편의 저자인 이태준 작가의 작품을 이전에 읽었던 적이 있다. 바로 <토끼 이야기>라는 작품이다. 뭔가 귀여운 제목에 비해서 제법 섬뜩하고 현실적인 아주 강렬한 이야기였던 기억이 있다. 성공의 자산이자 한 편으로는 자식처럼 키워낸 농장의 토끼들을 제 손으로 죽여야 하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마지막에 식칼을 든 부인의 모습이 꽤나 섬뜩하면서도 서글프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https://blog.naver.com/thedanny77/223226173073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태준 작가의 또 다른 단편 <밤길>은 더욱 섬찟하다.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서 그렇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주인공 황 서방의 비참한 현실에 안타깝고 울화가 치민다. 정말 가진 게 없어도 너무 없는 황 서방이 삽을 든 채 죽어가는 자신의 아기를 안고 장맛비가 쏟아지는 밤길을 나서는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주인집에 아내와 세 아이를 남겨놓고 돈을 벌러 멀리 나와 있는 황 서방에게 갑자기 주인집 남자가 찾아와 뺨을 올려붙인다. 놀라서 왜 이러냐고 묻는 황 서방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그야말로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아내가 아이들만 남겨두고 도망가 버린 것이다. 주인 남자는 양복쟁이는 만들어만 놓으면 에미 애비냐며 호통을 치고 가버린다.
그렇게 받아 든 백일 된 아기는 이미 글러 보인다. 살아는 있으되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어 보이는 상태다. 그래도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병원을 찾아가 봐도 마찬가지다. 오늘 밤 넘기기 힘들단다. 없는 돈이지만 후회 없게 약이라도 지어 먹이려는데 간호사는 그냥 데리고 나가란다. 이런 애는 에미애비가 죽인 거라며 가슴을 후벼 판다.
이렇게 황 서방은 폭우가 쏟아지는 밤 죽어가는 아이을 안고 돌아온다. 심지어 지금 머무는 곳도 얹혀 있는 처지라 거기서 아이가 죽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그렇게 황 서방은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비바람치는 밤길에 아이를 묻으러 나간다. 두 딸이 자는 사이에 묻고 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너무하다는 생각과 황 서방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통곡과 절규 속에서 아이를 묻고 황 서방은 도망간 아내를 잡아 같이 묻어 버리겠다며 분노한다. 슬픔과 분노가 폭우가 쏟아지는 밤길에 퍼져나간다. 밤 길에 밤비가 황 서방의 절규처럼 쏟아져 내린다. 분노에 차서 도망간 아내를 잡으러 가겠다는 황서방. 하지만 함께 간 동료 권서방의 한 마디에 또다시 황 서방은 밤길에 주저앉고 만다.
참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한 이야기다. 황 서방의 슬픔과 좌절, 분노가 너무 고스란히 전달되는 짧지만 아주 강렬한 수작이다. 이태준 작가의 필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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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밤, 황씨는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길을 떠난다. 집을 짓는 공사판에서 일하던 황씨는 새집에서 자신의 아이가 죽어 나가는 것은 집 주인에게 할 짓이 아니란 생각에 무작정 길을 떠나는 것이다. 가다가 아이가 숨을 거두면 아무데나 묻을 생각이다.함께 일하는 김씨가 삽을 들고 따라 나선다.
아이가 숨을 거둔 것 같아서 근처 산에다 구덩이를 파고 아이를 묻을려던 황씨는 아직 숨을 거두지 않은 아이를 안고 통곡을 한다.한참을 기다려 아이가 죽자 김씨는 거적에 아이를 눕히고 한쪽 거적으로 아이를 덮어 흙으로 묻는다.
여기가 어디냐는 황씨의 물음에 알아서 뭐할랴고, 김씨는 그렇게 대답하고 뒤돌아오던 황씨는 아이를 버리고 집 나간 여편내에게 복수의 칼날을 간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차마 돌려지지 않는 고개. 아이를 위해서 황씨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오직 아이가 죽기를 기다려 묻어 주는 일밖에 없는 현실의 참담함이 진저리쳐지게 다가온다.
아비 되는 몸으로 어찌 자식의 죽음을 가벼이 여겼으라. 아이를 구덩이에 놓고 황씨는 처음으로 통곡을 하는데, 한 시대의 가난이 목숨마저 이리 가벼이 놓게 하나 보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부모된 자로 어찌 자식의 죽음을 대수롭게 볼 수 있겠는가. 먹고 살기 힘들었던 세월의 참담함이 목 메이게 다가 오는 글이다. |
<달밤>으로 알게 된, 월북작가라서 의도적으로 다뤄지지 않았기에, 우리 세대에는 조금 생소했던 이태준의 단편집이다. <해방전후>, <복덕방>, <달밤>, <까마귀>, <밤길>, <돌다리> 이렇게 6편이 실려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은 <달밤> 이건만, 표제작을 <밤길>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는데, 읽어보니 가장 강렬한 이야기다. 아니 내가 읽어 본 한국 소설 중에 가장 비참하고 슬픈 이야기인거 같다. 돈을 벌러 외지에 나간 사이에 아내는 도망가고 집주인이 남겨진 세자식을 끌고 와 내팽개치고 가버렸지만, 아직 갓난쟁이에 불과한 막내 아들은 죽을 운명이다. 그걸 알고 있지만 가난해서 무능한 아비는 어쩔 수가 없다. 심지어 아직 공사 중인 집 한 켠에서 기거하고 있는 그로써는 그 집이 채 지어지기도 전에 송장을 치루게 할 순 없는 노릇이라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선 죽으면 어디 야산에다가도 묻기 위해 비오는 밤길을 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는 죽고, 아비는 아이를 묻는다. 등장인물의 심정을 배경 묘사로 표현하는 것을 즐겨한다는 점에서 헤밍웨이와도 닮은 점이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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