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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 소개된 12편의 이야기들은 거의가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한 것처럼 죽어가는 모습도 여러 가지다.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자유가 총기난사 사건으로 발전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살인 사건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들의 직업은 단연코 형사가 많았다. 형사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도 자신이 그 사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살인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들은 자신의 상처 입은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살인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책 속에 소개된 단편들은 살인과 관련된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어떤 사건은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어떤 사건은 어이없게 마무리되기도 한다. 독자의 심리를 가장 많이 어지럽힌 내용은 <약삭빠른 갈색여우>가 아니었을까. 글쓰기 슬럼프에 빠진 작가 에버솔은 때마침 교도소장으로부터 감호소에 갇힌 사람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에버솔은 수업시간에 발표된 글을 자신의 것으로 잡지에 발표하게 되면서 피하지 못할 운명 앞에 놓인다. 글을 훔치거나 마음을 훔치거나 남의 것을 탐낸 행위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되리라는 내용이었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외모에 있지 않고 내면에 있음을 알려주는 <돼지 파티>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못난 여자를 파트너로 데려와서 파티를 여는 ‘돼지 파티’에 예쁜 여대생인 새러 실버가 참여한다. 일부러 못난이로 분장한 새러는 잡지에 기사를 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곳에 잠입하려는 거다. 그녀를 파트너로 데려간 토미 맬로는 파티에 입장하기 위해 못난이로 분장한 새러는 못생겼지만 멋지게 느꼈고, 지금 유명한 네트워크 특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바비 인형처럼 예쁜 모습의 새러는 예쁘지 않다고 느낀다. 새러의 됨됨이를 속속들이 알게 된 후에 더 이상 예쁜 외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가장 슬픈 살인 사건은 <장밋빛 인생>에 있었다. 길에서 태어난 레일라는 자신이 ‘장밋빛 인생’을 부른 에디트 피아프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잠시 품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사랑해준 단 한 사람에게 교살당한 레일라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장미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나라가 배경이 된 <오양의 정반대>를 읽고 마음이 착잡한 것은 나뿐 만은 아닐 것이다. 미군기지 근처에서 다방에 근무하는 예쁜 여자 오양이 죽었다. 모두들 범인을 오양을 쫓아다닌 미군병사로 지목하지만 범인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길거리의 개들>은 늑대인간에 대한 내용이다. 납량특집영화를 보는 것처럼 보름달이 뜨면 괴물로 변하는 늑대인간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총이나 흉기를 맞아도 끄덕도 않는 늑대 인간이지만 은으로 만든 총알을 맞으면 죽게 된다는 설정도 약간 유치했다. 하지만 누가 알 수 있으랴. 실제로 늑대 인간이 보름달이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줄. 더군다나 보통 때는 인간의 무리에 섞여 담소를 나누고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하는 것을. 마지막 <색 오 워>는 가정을 가진 경찰관이 가정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내용이다. 경찰관 화이트 모어는 성폭력범들이 형을 마치고 나오면 그들을 관리 보호하는 일을 한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남편의 그런 일들이 너무나 싫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간다.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대런은 새로 결혼한 엠마의 아이들을 추행하고 자살한다.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한 내용이었다. 1권과 마찬가지로 거창한 의미를 가진 내용들이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모아놓았다. 사건은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잘 일어나는 듯했다. 특히 매춘부들의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들은 법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자신들끼리 그룹을 형성해서 서로 돕고 있었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한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들을 수습하기 위해 경찰들이 경광등을 울리며 달려갈 것이다. 되도록 이런 사건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오늘밤은 고양이가 마루 위를 걸어가는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설 것 같다. 밖에 보름달이 떴으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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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 읽어본지 오래되었다.올해는 좀더 장르소설을 많이 읽는다고 새해 계획을 세웠는데 계획을 언제 세웠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장르소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그러다 만난 [장르소설단편집] 은 정말 재밌고 푹 빠져들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읽을 수 있었다. 2권이 '살인사건' 위주로 담겨 있따고 해서 2권을 먼저 집어 들었다. 살인사건이 주제가 되는 이야기는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살인사건에는 대부분 인간의 욕망이 담겨 있고 인간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권에는 12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완벽한 신사- 브렛 배틀스,약삭빠른 갈색 여우-로버트 S. 레빈슨,돼지 파티- 더그 알린, 장밋빛 인생-도미니크 메나르, 녹 - N.J. 에이어스, 애국적 행위- 크르스틴 캐스린 러시,...장르소설을 좋아하는데 아는 작가 이름이 없는 듯 하다. 내가 너무 편식하며 읽었다는 것을 보여준다.책에 실린 작가들은 다양한 상을 받은 작가들이며 작품들 또한 생각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한번 손에 잡고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단편이지만 빠져 들어 읽었다.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작가들도 장편보다 단편을 더 좋아하기도 하는데 장편에서 느낄 수 없는 단편만이 주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한그릇에 담긴 여러 요리를 맛보는 기분.
<완벽한 신사> 어떤 사람이 과연 완벽한 신사일까? 술도 팔고 그 안에서 춤을 추거나 그외 일을 하는 여자들을 남자들이 맘에 들어하면 돈을 내고 그녀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어느 날 그곳에 '완벽한 신사'처럼 보이는 남자가 '엘리'라는 여자를 맘에 들어하고 그녀를 돈을 주고 며칠 함께 했다.그러다 일이 발생했다.그남자는 엘리의 남자친구가 테러리스트라며 죽게 만든 것,그걸 엘리가 알게 되고 그남자는 엘리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내고 말았다. 그런 과정을 지켜 보던 나는 어떻게 했을까? 술집 주인은 웨이드 노리스 엘리를 산 남자는 퍼듀다. 그런데 퍼듀가 미국으로 간다더니 실종되었다.어떤 반전이 있었을까?
<약삭빠른 갈색 여우> '약삭빠른 갈색 여우가 게으른 개를 뛰어넘네. 약삭빠른 개가 게으른 여우를 뛰어넘네. 게으른 갈색 개가......' 작가 거스 에버솔은 글쓰기 슬럼프에 빠졌다. 몇 개월 전부터 글쓰기 진척이 없는데 그에게 교도소 글쓰기 교실이 라는 프로그램을 맡아 달라는 연락이 오고 그는 마지못해 일을 승낙하고 그곳에 갔다가 수감자들이 쓴 글을 자신의 글처럼 제목을 고쳐 발표를 한다거나 내용을 자기것화 하려고 한다. 그러다 교도소내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자신이 갈취한 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에버솔은 그만두고 싶었는데 시기를 딱 맞추어 그만해달라는 연락이 온다. 그리고 그는 하루도 자신이 갈취한 글 때문에 맘을 놓치 못하게 되고 그러다 그를 찾아 온 교도소 수감자를 만나 '진실'을 알게 된다. 그는 그야말로 '약삭빠른 갈색여우였던 것,그렇다면 자신의 생명은? 사람의 진실이란.
<돼지 파티> 정말 제목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온다. 못 생긴 여자를 데리고 오는 파티라는데 정말 못생긴 여자들이 모이는 파티일까. 못 생기지 않는 티비 속 인형과 같은 외모를 가진 '새러 실버' 그녀는 바텐더를 하는 맬로이보고 자신과 함께 '돼지 파티'에 가달라고 청한다. 왜 나와? 그리고 그녀의 외모는 돼지 파티하고는 정반대인데 왜 돼지 파티일까? 그녀에겐 자신을 알아줄 '특종' 이 필요했고 그에 맞게 이용할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돼지 파티에 투입한 다른 미성년자도 맬로이도 모두 그녀의 '욕망' 의 희생물이 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더 많은 이들의 그 일로 하여 희생이 되지만 새러 실버는 그야말로 '신데렐라'처럼 급부상하고 만다. 인간의 외면을 볼 것인가 내면을 볼 것인가.
이 책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마도 <장미빛 인생>이 아닐까? 공원에서 17세 정도의 여자가 교살되었다. 핑크색 비옷을 입고 교살을 당한 여자,과연 누가 이 살인을 목격했을까? 소설을 쓰는 르장드르는 아르노가 쓰고 있는 소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가서 취재를 하라고 한다.탐정이라 속이고 '살인사건' 을 취재하다보면 글의 진척이 있을거라는데 이런 현장에 참여해 보지 않은 아르노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다가 공원 근처에 있는 예전에 호텔로 쓰던 건물인 공동주택에 들어가 탐문해 보기로 하는데 일이층을 거쳐 삼층에 오르자 할아버지 한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자신을 맞이한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니까 그가 저지른 일,살인에 대하여 그는 듣게 되는데 그 살인이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어 그는 그 이야기를 다 듣고 노인분을 숨겨 주고 싶다.살인자로 감옥에 가게 하고 싶지 않다.하지만 노인은 자신의 죄값을 당당히 받으려고,자신이 죽음에 이르게 한 소녀에 대하여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살인이고 살인자지만 무언가 감싸주어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은 무엇인지.에디뜨 삐아쁘의 비극적인 삶과 겹쳐지듯 소녀의 비극적인 삶이 겹쳐져 더욱 슬픔을 주는 이야기.
<녹>,'튼튼한 철골 대들보라도 녹이 스는 법이라고.우리는 모두 이승의 떠돌이 인생일 따름이다.' 라는 마지막 문구가 정말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이야기다. '에린 플래너리' 그녀의 외모를 보면 모두가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여자다. 그녀가 상사와 함께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면서 유부남인 상사와 왜 에린이 함께여햐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고 자신이 그녀에게 '총고'를 해주려고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되지만 상사와 함께 어울리지 말라는 말을 결코 하질 못한다. 왜 그녀가 급작스럽게 죽고 만다. 자신의 집에서 누군가에게 뒷통수를 맞아 죽은 것인지.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나'에 대한 이야기는 이야기가 펼쳐 질 수록 자신이 '범인' 임을 시인한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일까? 아니면 술 때문에 그녀가 실수를 해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일까? 어쩌면 간단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자신은 정말 그녀를 원했고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순간에 그녀는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정말 단단한 철골이라 생각했던 경찰이라는 '살인자'라고 볼 수 없는 인물이 '살인자'라는 녹을 쓰게 되는 경우다.
많은 이야기들이 읽으면 한 편 한 편 빠져 들어 읽게 된다. 단편이라고 하지만 한 편으로 완벽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르소설' 장르소설 단편집은 많이 읽어보지 않았는데 느낌이 참 좋다. 장편을 읽는 것보다 많은 작품을,다양한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에서 더 선호하는데 2권을 먼저 읽어서인지 1권을 빨리 읽어봐야겠다. '살인'에 이르는 길은 정말 다양하다. 간단한 오해에서 빚어지기도 하고 인간의 욕망에서 빚어지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있는 것이 '장르소설'이 아닌가 한다. 순간 별거 아니라고 벚어버리면 될 일들도 순간 인간의 욕망이 작용하여 '살인' 에 이르기도 하는 정말 반전을 가져오는 이야기를 읽으면 삶의 '양과 음' 을 볼 수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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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Between The Dark And The Daylight: And 27 More Of The Best Crime And Mystery Stories Of The Year (2009년)
작가 - 빌 프론지니, 마틴 리먼, 크리스틴 캐스린 러시, 노먼 패트리지, 찰스 아데이, 브렛 배틀스, 로버트 S. 레빈슨, 더그 알린, 존 하비, 데이비드 에드걸리 게이츠, 도미니크 메나르, N. J. 에이어스
이번에도 작가 이름을 다 적었다.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2권 역시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장르라고 해야 하나, 아니 작품의 배경이 더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 미국, 영국 심지어 한국까지 배경으로 나온다.
‘오 양의 정반대’가 바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주한 미군 수사관이 주인공인데, 심야통금제가 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주한 미군이 한국인 여성을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되는데, 그 사건을 수사하는 얘기다. 작가가 한국에서 10년이나 복무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사고방식이나 생활 풍습에 대한 설명이 재미났다.
그러다가 ‘결혼 허가를 받아내기란 무척 힘이 든다. 왜 이렇게 고생을 시킬까? 간단하다. 젊고 순진한 미군 병사들을 아시아의 요부들의 사악한 술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최소한 공식적인 근거는 그러하다. 진짜 이유는 그악스러운 인종차별주의다. -p.315.’ 이라는 문구에서는 살짝 눈을 찌푸렸다.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그 놈의 빌어먹을 인종차별주의. 혀를 찼다.
‘완벽한 신사’와 ‘피부와 뼈’는 어떻게 보면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한쪽은 여자들을, 다른 쪽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이른바 거리의 실력자이다. 공권력에 대항해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에 휘말린다. 개인적으로 ‘완벽한 신사’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깔끔하고 통쾌하고 약간 위험하면서 멋졌다.
‘약삭빠른 갈색 여우’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교도소에 강연을 나가면서 시작 된다. 그곳에서 그는 재소자들이 쓴 멋진 단편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게 된다. 그런데 글의 저작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사건은 꼬이기만 한다. 표절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절도도 마찬가지고.
‘돼지 파티’를 읽으면서는 욕이 절로 나왔다. 하여간 자기들이 얼마나 잘났기에 다른 사람들을 비웃고 조롱거리로 삼는 걸까? 말로는 인권보호니 비리 척결을 외치지만, 정작 피해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미디어의 행태에도 분노를 느꼈다. 하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높은 시청률과 치솟는 판매 부수겠지. 당사자의 상처 치유가 아니라.
‘장밋빛 인생’은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아팠다. 에디트 피아프를 꿈꾸던 소녀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망가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이자 희망이며 전부였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던 한 인간의 고뇌와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본다.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는 혹시나 하는 의혹이 현실화되었다. 예전에 본 미국 드라마에서 비슷한 설정을 본 기억이 났다.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소설은 명확히 말해주지 않았다. 마을의 평화를 위해서라는 구호가 참으로 웃겼다.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하나씩 처리하면, 나중에 누가 그 마을에 남을지 궁금하다.
‘조너스와 요부’는 통쾌하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예쁜 것들은 얼굴값을 한다니까!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가족은 어쩌면 서로를 잘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맹목적인 사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생각을 해봐야겠다.
‘길거리의 개들’은 읽다가 중간에 황당했다. 이런 전환이라니! 물론 앞부분에 살짝 힌트를 주긴 했지만, 이런 전개로 흘러갈지는 몰랐다. 당황스러우면서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다.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그런 놀라움이다. 이런 재미로 책을 읽는 것이지!
‘색 오 워’는 원제목이 뭔지 궁금한 이야기였다. 도대체 저게 무슨 뜻일까? 검색을 해봐도 모르겠다. 원제도 적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었다. 내용은 가슴이 아팠다. 한 번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면 평생 그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한다. 진실은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냥 범죄자였다는 사실 때문에 의심은 확신이 되어버렸다. 물론 범죄자가 자신이 그 짓을 했다고 인정하는 일도 별로 없지만 말이다.
사실 이야기에서 진실은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피해자인 아이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심지어 작가마저도! 어른들의 감정싸움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그게 아쉬웠다.
이번 책 역시 두툼했지만, 다양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었기에 지루하다는 감정을 느낄 새가 없었다. 또한 1권에서처럼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가진 작가도 생겼다.
다만 수록된 작품의 원제나 발표 연도도 같이 표기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랬다면 소설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나저나 표지가 참 멋지다. 1권과 2권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이 되는데, 어떻게 보면 오싹하기도 하고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금방이라도 툭 끊어지거나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여자의 눈 부분을 글자로 가린 것도 탁월한 선택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누군가 빤히 바라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그러면 좀 무서울 거 같다. 음,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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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권에서는 16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만, 2권에서는 12편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 되겠지요? 2권에 나오는 단편들은 무대가 국제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특히 서울 근처 팔당 기지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마틴 리먼의 「오양의 정반대」도 있어 반갑기도 하면서 왠지 묘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작가가 인용하고 있는 “다시는 그 둘이 만날 일 없으리(309쪽)”라는 현자의 말이 동서양을 두고 한 말이라고 적었습니다만, 정말 그럴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작가의 장담에 저도 한 표를 던집니다.
질투의 힘은 참 무섭습니다. 기지촌의 스타 오양이 살해된 채로 발견되면서 그녀를 쫓아다니던 미군이 혐의를 받게 되면서 미군 조사관이 투입되어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단서가 애매한 상황인데 두 조사관은 진범을 추리하여 압박해 들어가는 과정이 조금은 긴박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도 진범이 공개된 장소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군용대검으로 노인을 위협하다가 몰려든 군중에 몰매를 맞아 숨지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 같습니다. 어쩌면, “지역 주민들이 무리 지어 모여들기 시작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에서 연장자는 고이 받들어지지 이렇게 학대당하는 법이 없다. 군중으로부터 웅성웅성 욕설들이 일어났다.(343~344쪽)” 우 고유의 경로사상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만, 아무리 군중이라도 흉기를 들고 있는 범인에게 다가든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경로사상이라는 우리의 풍습을 되새기게 된 것 같습니다.
에디트 피아프가 출생한 파리의 벨르빌 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룬 도미니크 메나르의 「장밋빛 인생」은 두 가지 관점에서 흥미를 끌었습니다. 첫 번째는 누구나 에디트 피아프가 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피아프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레일라는 피아프처럼 노래로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만 세상이 녹록하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레일라의 재능이 부족한 탓인지 제대로 된 기회를 붙들지 못한 채 어느날 살해된 채로 발견됩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흥미롭게도 수사관이 아니라 글쓰기를 해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작가지망생 아르노입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살인현장에 끌려가서 등 떼미는 친구 덕분에 우연히 만나게 된 목격자로부터 죽은 여자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노인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아르노는 “아무 말씀 하지 마세요. 아무한테도 아무 말씀도 하지 마세요.(146쪽)”라고 당부를 하는데, 정작 노인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아무 말 하지 말라고요? 왜지요?” 이 장면에서 얼핏 ‘이 노인이 왜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선생이 거기 서서 나에게 하는 그 말, 그 말은 내 야이기가 아니에요. 나는 선생이 뭘 하자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147쪽)”라면서 아르노를 처음 본 듯 자꾸만 뜯어보았는데, 마치 자기 집 주방에 어쩌다 이 낯선 사람이 들어와 있는 건지, 어쩌다 사이에 커피포트를 놓고 마주 앉은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문을 빼꼼히 열고 아르노를 집으로 끌어들인 것은 노인이었거든요. 그런 노인이 “가세요, 선생. 가요, 부탁이니까”라고 아르노를 밀어냈다는 작가의 설명을 듣고서 떠올린 소설이 바로 치매환자가 저질렀다는 살인사건을 다룬 김영하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http://blog.yes24.com/document/7366983>입니다. 그책의 리뷰에서도 적었습니다만, 치매환자가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많이 있어도 치매환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건을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치밀한 사고체계가 필요한 살인사건을 치매환자가 저지른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억들이 손상되어가고 있는 치매환자가 「장밋빛 인생」처럼 우발적 상황이라고 해도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까 싶습니다.
두 편의 이야기 말고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이 열편이나 더 있습니다. 뉴욕시의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하여 뉴욕시의 옛모습을 알게 된다거나, 전편에 등장했던 마녀 이야기에 이어서 늑대인간이 벌이는 살인사건의 이야기는 공연히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바다별님께서 댓글에 적으신 것처럼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한 단편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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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the dark and the daylight : and 27 more of the best crime and mystery stories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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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편에 이어서 2편도 마지막장을 넘겼다. 2권에는 '완벽한 신사', 약삭빠른 갈색 여우', '돼지 파티', '장밋빛 인생', '녹', '애국적 행위', '피부와 뼈', 오 양의 정반대',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조너스와 요부', '길거리의 개들', '색 오 워' 등의 12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있다. 1권도 마찮가지지만 각기 다른 느낌의 소설들 이지만 한꺼번에 읽어서인지 왠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연속으로 많은 이야기를 읽다보니 느껴지는 기분 탓인지도 모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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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를 읽으면서 어쩌면 단편소설이 장편소설보다 스토리 구성이 더 정교하고 더 탄탄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짧은 분량속에 독자들을 녹아들게 만들려면 스토리나 이야기 구성면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기 때문이다. 어째든 개인적으로 생소한 분야인 장르소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된 [밤과 낮 사이]라는 책을 통해 얻었다는 것이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단편소설로 구성된 책 이야기를 전할때는 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은 무리인 것 같다. 10개가 넘는 작품을 모두 소개하는 긴 글을 적는다면 아마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볼 사람들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밤과 낮 사이]라는 소설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하고 싶다. 어린시절 명절날이면 친척분이 들고왔던 다양한 과자가 가득들어있는 선물세트 같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지만 어떤것을 먹어도 맛있는 그런 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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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책을 읽고 문득 표지를 보며 뭔가 좀 이상하다 생각을 했는데 그러고 보니 책마저 기발한 표지를 하고 있다. 1권과 2권의 책을 나란히 놓고 보니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여자 그림과 영문 책제목이 완성된다. 게다가 여자가 목을 늘어뜨리고 눈을 뜨고 있는데다 허리를 잘라놓은 책 두권이라니 왠지 섬뜩한 기분마저 드는 이 책은 바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장르소설 단편모음집니다.
빌 프론지니, 찰스 아데이, 노먼 패트리지, 브렛 배틀스, 로버트 레빈슨, 더그 알린, 도미니크 메나르 엔제이 에이어스, 크리스턴 캐스린러시, 데이비드 에드걸리, 게이츠, 마틴 리먼, 존 하비!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장르소설의 거장들 단편 모음이라는데 1권에 이어 2권에도 아는 이름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소설을 꽤나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은 영 엉뚱한데서 재미를 찾고 있었나보다.
1권과 마차나지로 이 책 또한 배경과 소재들이 참 다양하고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역시 경찰의 등장은 빠지지 않는다. 첫번째 이야기 브렛 배틀스의 [완벽한 신사]는 자신을 나쁜 놈이라 소개하는 업소 관리인이 자신의 업소 물관리와 업소 사람들을 지켜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고백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도미니크 메나르의 [장미빛 인생]에서는 교살당한 여자의 살인을 추적하던 추리소설가에게 어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인데 이 또한 듣다 보면 결말은 고해성사다.
그리고 가장 반전이 컸던 N.J.에이어스의 [녹]은 이제 갓 부임한 신입 여경의 죽음을 두고 그녀와의 과거를 회상하며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전혀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있어 장르소설가들의 사람을 깜빡 속이는 재주에는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고 글이 써지지 않는 작가가 교도소 글쓰기 강연을 하면서 타인의 글을 가로채고는 죽임을 당할까봐 무서움에 떠는 이야기와 못생긴 여자들만 입장할수 있다는 문란하기 이를데 없는 돼지파티를 고발하고자 그 소굴을 직접 찾아들어간 여자의 실상을 이야기하는등 2권의 소설들 또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어 읽는 재미를 준다.
물론 사람을 죽이고 그 죄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결코 즐거울수만은 없지만 미스터리하면서 스릴넘치고 때로는 반전에 놀라게 되는 이야기들이 결코 지겹지만은 않다. 아니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할까? 각 단편마다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때로는 당황스러운 결말을 보여줄때가 많은데 그런 재미로 바로 이런 장르소설을 읽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책 뒤편에는 수록작가의 짤막한 소개도 실려 있다. 그리고 뒷표지에는 작가들의 사진도 등장한다. 어쩐지 장르소설로 나를 소름돋게 범죄자들의 사진을 보는 느낌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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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라는 단편 컬렉션의 2번째 권이다. (1권 리뷰: http://blog.yes24.com/document/7214478) 2번째 권에는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권의 16편에 비해 4편이 적지만, 그만큼 각 단편의 길이들이 1권 수록 작품들에 비해 길다. 앞 글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분량이 되는 소설을 좋아하기에 2권에 있는 단편들이 전반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주었다. 2권에서는 1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인을 주요 주제로 하는 미스터리 작품들보다는 살인이 부차적인 요소이거나 등장하지 않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약사 빠른 갈색 여우>라는 작품은 슬럼프에 빠진 유명작가가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글 쓰기 교육을 하게 되며 발생한 사건을 그렸다. 수감자들의 글들 중 주인공을 놀라게 하는 작품들이 보이게 되고, 주인공은 겉으로는 해당 작품들을 비판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글인 것처럼 문장만 수정하여 잡지에 기고하게 된다. 이후, 그는 글의 원작자가 자신에게 복수할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게 되고, 그 원작자가 주인공을 찾아온 날 그를 살해하게 된다. 물론, 이 사건은 정당방위로 처리 되었지만 과연 이것으로 끝일까? 나는 작가는 아니지만 글이 안 써질 때의 고통은 조금이나마 공감을 하고 있다. 그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할 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또한, 형편없을 거라 예상했던 장소에서 숨겨진 원석을 발견했을 때의 그의 기분은 좌절감과 질투에 휩싸였을 것이다. 거기에 그 대상들이 교도소라는 공간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도 그의 잘못된 행동을 부추겼을 것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많은 갈등을 하게 될 것이다. 현실에서도 표절이나 대필 관련 문제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니 말이다. 어쨌든 소설의 결말은 인과응보라는 단어로 정리될 수 있다. 반전이 주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피부와 뼈>라는 작품은 한 여성이 주인공에게 ‘미키’라는 여자 아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시작된다. 소설의 배경은 무거운 어두움이 가득한 세계이다. 거리의 부랑아로 자라는 여자 아이들은 깡패조직들의 감시하에 매춘 행위를 하고 있다. 의뢰를 부탁한 여성은 ‘미키’ 역시도 그런 생활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주인공에게 의뢰를 부탁한다. 과거의 자신과 너무 닮았기에 구해주고 싶다는 말을 하며…… 하지만, 단순하게 여겼던 상황은 ‘미키’의 죽음이 밝혀지면서 복잡한 사건으로 커져간다. 상대적으로 작게만 보였던 한 소녀의 죽음이 정치적인 문제, 국가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그런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아픔을 오롯이 느낌과 함께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정을 푸는 더러운 인간들의 모습에 분노하게 된다. 더구나 그 행위자들이 고위공직자이고 그것이 약점이 되어 정치적인 행동들이 개입되는 상황들은 추잡함 그 자체이다. 권력을 지닌 자들의 정치 싸움에 말려 들어 항변하지도 못하는 피해를 입거나 묻혀버리게 되는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소설 속 모습들은 씁쓸함과 분노, 슬픔을 자아내게 한다. <오 양의 정반대>라는 작품은 배경이 전후의 대한민국이다. 주둔하는 미군과 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다방을 의미하지만 근무하는 여성들이 몸을 팔기도 한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배경이다 보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사건은 소위 지역의 퀸카인 오양이 살해되면서 시작된다. 진범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소설이다. 얼핏 단순해 보이는 범인 찾기는 의도와 다르게 잘 진행되지 않고, 최종적으로 밝혀진 범인은 전혀 의외의 인물인데…… 범인은 그녀를 왜 죽여야만 했을까. 결론만 말하자면 치정과 관련된 이야기이고, 범인 역시도 죽게 된다. 이 소설을 보며 당시 시대상을 잘 그려낸 작품이라 생각했다. 물론, 내가 그 시대를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미군들이 한국인들의 문화를 언어적인 측면으로만 받아들이고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라던가, 당시 미군과 한국 여성들과의 관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 같은 것들도 잘 표현되어 있다. 또,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질투와 시기, 치정에 얽힌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가진 욕망은 시대와 환경에 상관없이 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결말부인데 범인이 죽는 과정은 우리나라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 하에서 가능한 모습이라 개인적으로는 소설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기타 다른 작품들도 독특한 소재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편 소설집이 가진 매력은 전 글에 말했듯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자신이 끌리는 작품을 다시 읽어보기에 부담이 없고,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기가 편하다는 점이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단편집의 재미. 책을 다시 들춰보게끔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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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으로 이뤄진 단편모음집 [밤과낮사이]의 두번째 이야기는 내 기분탓인지 몰라도 1권에 비해서는 몰입감이 조금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1권의 첫번째이야기가 강한 인상을 남겨서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를 일이고..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열두개의 단편들이 실려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는것은 첫번째이야기인것 같다. 브렛배들스의 [완벽한 신사]는 클럽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중심인물인 화자의 배경은 어렴풋하게 짐작만 가능하게 해 놓아 더 흥미있게 다가왔다.
필리핀의 앙헬레스시에 있는 비슷비슷한 클럽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거의가 대동소이하다. 클럽안에서 여자들은 춤을 추고 여자들의 춤을 본 남자들은 여자들을 선택해서 데리고 나갈 수도 있는 그런 시스템속에서 내가 맡은 일은 여자들을 관리하고 내가 관리하는 여자들을 지키는 일이다.남들은 나를 파파상이라고 말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말하면 나는 단순한 문지기일뿐, 이곳의 소유자도 뭣도 아닌 그냥 다만 문지기에 불과하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내가 아닌 내가 기억하는 한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지금도 그 남자 퍼듀를 기억하는데 그가 단순하게 내가 있는 술집을 찾아왔기때문만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할수 있다. 여타의 남자들이 클럽을 찾아와 여자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퍼듀또한 클럽의 인기스타인 엘리를 데리고 나가서 다시는 그를 보게 될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않았다. 엘리품에 푹 빠져 며칠을 지내다 그렇게 가버릴줄 알았다. 그런데 퍼듀가 한장의 사진을 들고와 수소문을 하는것을 알았을때 그제서야 퍼듀라는 인간이 보이는것과는 전혀 다른 생태를 가진 인간이라는것을 알았다. 퍼듀가 가져온 사진은 엘리의 남자친구였고 테러조직운운했지만 실상은 퍼듀라는 인간이 가진 증오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나는 엘리에게 퍼듀를 조심할것을 일렀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싸늘하게 죽어버린 엘리의 남자친구를 보면서 그리고 엘리의 얼굴에 가해진 상처를 보면서 나는 그동안 내얼굴 뒷면에 숨겨놓았던 진짜얼굴을 내보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서 퍼듀를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절대로 퍼듀를 찾지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퍼듀는 언젠가 엘리가 춤추게 될 그 무대아래 잠들어있으니까..
더그알린의 [돼지파티]는 출세지향적인 특종을 잡기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않는 새러실버라는 기자와 얽힌 기억을 가지고 있는 호텔경비의 기억을 재생시킨다. 이미 열혈기자로 소문난 캐시베이츠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새러실버와의 그 기억들.. 그때 맬로이는 탐정이 아니었다. 해병대를 박차고 나온 전직군인으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인 청년이었던 맬로이에게 새러실버가 접근해오면서 제안한 일은 처음부터 맬로이가 흥미를 가질만한 일은 아니었다. 가장 못생긴 여자를 데리고 와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돼지파티에 참석시켜달라는 것..제안을 거절했어야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일단은 흥미가 생겨 새러가 이끄는대로 함정깊숙이 들어갔었다. 특종을 찾기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않는 새러라는 인간이 가진 야망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어이없이 휘둘리지않았을지도 모르는데..당하고나서야 그 일의 흑막을 알게되었다. 부유한 남자애들이 술에 취해 마약에 취해 흥청거리는 그 밤 클럽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단순하게 입장만 하는것이 아니라 새러는 클럽안으로 들어가고자했고 그 안에서 한 여학생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맬로이에게 암흑이 찾아오고..나중에 상황이 지나간후에야 맬로이는 그 클럽안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취재한 맬로이에게 완벽하게 당했다는것을 깨닫게되는데.. 돼지파티의 규칙은 자기가 아는한 가장 못생긴 여자를 데려와 입장시키는것이다. 새러에게는 못생긴 외모는 없었지만 누구보다 가장 어울리는 파트너였다는것을 맬로이는 가장 난장판이었던 그 파티에 가장 어울리는 적임자를 데려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외국소설에서 한국인이나 한국의 지명이 등장하는것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시기는 지나간것 같다. 일본의 소설속에서도 한류나 한류배우, 그리고 그들을 좇는 일본여성들의 움직임을 제외하고도 여러편의 소설에 한국인이 등장하기도 하고 기욤뮈소의 소설속에서도 한국여성이 등장하는가하면 여러나라의 영화나 소설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목격이 된다. 그렇게치자면 마틴리먼의 [오양의 정반대]가 그리 특별하게 다가올것이 없는 소설일텐데 부끄러운 치부를 들킨듯한 기분이 드는것은 어떤 까닭인지 모르겠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통행금지가 등장하는것을 보니 삼십년은 더 된 시기인것같다. 대한민국 서울에 주둔중인 미8군에서 범죄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던 나는 오양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한국경찰이 범인용의자로 지목한 사람은 바로 로텐버그일병.. 오양의 단골손님이기도 했던 로텐버그일병이 오성희양을 살해했다는것인데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저 사건을 종결짓기위해서 아무다 끌어다부친 느낌이 강하게 난다. 일단 오양의 주변흔적들을 조사하는 한편 로텐버그일병의 주위도 세심하게 살피던중 나는 오양과 로텐버그일병 사이에 있는 인물 강양에게 주목하게된다. 오양을 질투했던 강양이 로텐버그가 오양에게 이용만 당하는것을 보고 로텐버그의 마음을 가지려했지만 그런 강양의 마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비웃었던 오양을 살해했던것.. 충분히 소설로 접할만한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소설에서 오양과 같은 인물을 만나는 것은 참 반갑지않은 일이다. 이재익의 소설 [아이린]을 만날때와 느끼던 감정과는 전혀 다른 불편함이 느껴진다. 이 소설들외에도 거리의 매춘부? 의 죽음의 진실을 캐가던 피부와 뼈 조너스와 요부등 다양한 작품들이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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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스릴러가 주 내용이었다면 2권은 추리 소설이 주를 이룬다. 2권의 저자들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을 많이 접한것이 아니라 저자들의 이름은 생소하다. 그러나 그 속에 들어있는 그들의 이력은 과히 놀랄만하다. 내공이 깊은 저자들이 많이 포진해있다. 단편소설 뿐만 아니라 많은 장편소설들을 쓴 인물들이 많았다. 그러기에 보다 세세하게 책을 읽어보았던것 같다. 그렇지만 단편소설 1개로 그들의 세계를 판단한다는것은 나에게는 무리인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의 숫자를 유심히 보았다. 아마도 작가로 등단하고 나서 부터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들만의 세계를 정립한 작가들이었다. 1권과 2권을 통해 단편소설의 묘미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먼저 내용이 간결하기에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장편의 경우에는 많은 배경과 많은 관련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많은 순간 흐름을 놓지는 경우가 나에게는 많이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반전이라는 현상이 드문드문 나타나기에 반전으로 인해 나타나는 쾌감같은 것을 많이 느끼지 못한다는것이다. 그러기에 순간들이 지겨워지는 현상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단편의 경우는 그 진행의 흐름이 빠르고 반전이 금방 나타나기에 오히려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든다. 반면에 갑작스런 배경의 변화와 결론으로 인해 재빠르게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것이다(사견임). 그리고 인물들의 묘사에 있어 깊이가 약하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물의 특성을 이해하기 힘들다 보니 사건이 발생했을때의 상황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점인 반면에 묘미를 더해주는 요인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추리 또는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독자들이 추리를 하는데 있어 스스로 추리를 하게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것 같다. 상황의 결론이 곧바로 도출되기에 조금은 독자로 하여금 별것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할 수도 있을것 같다. 한편으로 단편이라는 짧은 지면속에서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가족관계로 엮이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상황들이 등장할때면 혼란스럽다는 점도 이런 단편소설이 묘미이자 독자들이 겪어야 할 어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본다. 본 도서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의 대표적인 추리, 스릴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 도서이고 유명한 단, 장편 소설가들로 이루어져 있고 내공이 깊은 작가들이 많이 포함되어있어 책의 가치를 더하는것 같다.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작가가 쓴 소설은 배경이 우리나라이고 등장인물이 우리나라여서 그런지 흥미를 유발했다.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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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는 1권과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권을 모두 합친다면 약 1,000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책이니 아마도 읽기도 전에 부담감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러나 2권으로 구성되니, 1권을 읽은 후에 며칠간의 여유를 두고 다시 책을 펼칠 수 있었다. 또한 1권과 2권은 내용의 연결도 없으니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기도 하다. 1권에는 16편의 단편소설이, 2권에는 1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소설의 내용은 짧지만, 그 느낌은 더 강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 <밤과 낮 사이>에 실린 소설들은 다양한 장르의 소설이 한 책 속에 담겨 있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 판타지 소설, 로맨스 소설 등이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요즘 영미권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낯익은 작가들이 아니고, 그들의 작품 역시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소설들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독자들은 폭넓은 독서보다는 편협한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에만 관심을 가지기에 여러 작가들의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경향이 있기도 하다. 2권에서 가장 많은 생각이 스쳐가는 작품은 <장밋빛 인생>이다. '장밋빛 인생'이란 말 자체가 익숙하기도 하지만, 소설 제목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인생이야기는 아니다. 장밋빛 인생을 살려고 발버둥 치던 어린 소녀의 이야기이기에 더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르노는 실업자로 그동안 자신이 구상해 왔던 소설을 쓰기로 한다. 4장까지 썼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자, 르장드르는 그의 소설 쓰기를 도와주고자 한다. 사립탐정인 르장드르는 근처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탐지하여 그 현장에서 어떤 단서를 찾아내곤 하는데, 그 일을 아르노에게 하도록 한다. 마침 파레드 벨르빌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이 쓰던 소설과 너무도 일치하는 살인사건이 터진 것이다. 소설 주인공은 사립탐정, 희생자는 파리에 거주하는 스트리퍼 또는 매춘부... 17~18세 정도의 혼혈 소녀가 교살되었다. 그 애는 클럽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남자들과 동거를 하기도 한다니... 막힌 소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아닐까. 르장드르의 지시에 따라 주변 지역을 탐문하다가 근처 철거 예정의 건물에서 한 노인네를 만난다. 그는 아르노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고, 그들은 노인의 집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죽은 아이인 레알라가 어릴적부터 그와는 친근하게 지내며 딸처럼 보살펴 온 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했기에 어느날 자신의 집에서 도망을 친다. 그 아이의 성공을 바라며 텔레비전을 보지만, 얼핏 지나가듯 딱 한 번 그 아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듯하기도 하고... 그후, 그 아이의 소문을 돌고 도는데, 업소에서 춤을 춘다고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소문이 들려온다. 소문을 듣고 찾아간 업소에서 차마 보기 힘든 아이의 춤을 추는 모습에 뒤돌아 나오려는 순간 그들의 시선은 잠시 스쳐간다. 그리고 그 아이는 어느날 초라한 모습으로 노인을 찾아 온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할 수 없는 목소리를 가진 채로.
그런데, 이 애는 왜 교살되었을까? 그리고 왜 근처 풀밭에서 핑크빛 우비를 입은 채로 발견되었을까? 아르노는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인간의 심리에 완벽하게 무지했던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쓰려던 책을 다시는 쓰지 못할 것을 예감하게 된다. 아르노는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노인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에디트 피아프의 명곡 <장밋빛 인생>을 모티브로 하여 썼다는 것이다. 이 소설 읽기를 끝냈을 때는 마음 속에 애잔한 연민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2005 년 영화화 되었다. <장밋빛 인생>은 이 책에 실린 12 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설이다. 한 권의 책에서 여러 장르의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독자들이 평소에 접해 보지 않았거나,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장르의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때론,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소설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폭넓은 독서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