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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책 속 뮤즈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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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 표지만 보고 매력을 느낀 소설이 가끔은 쇼콜라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이 내겐 그러했다.   세상에, 내가 아는 미소였다! 1년 반쯤 전에 본 적이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미소, 내 소설이 시작되는 미소였다. (104쪽)   파리의 한 출판사의 편집자 앙드레, 그는 언제나 상사에게 쫓겨 좋은 소설을 발굴해야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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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 표지만 보고 매력을 느낀 소설이 가끔은 쇼콜라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이 내겐 그러했다.

 

세상에, 내가 아는 미소였다! 1년 반쯤 전에 본 적이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미소, 내 소설이 시작되는 미소였다. (104쪽)

 

파리의 한 출판사의 편집자 앙드레, 그는 언제나 상사에게 쫓겨 좋은 소설을 발굴해야 한다. 그런데 상사에게 대령할 소설은 없었다. 그래서 앙드레는 내가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이 이야기를 같이 한 친한 영국의 작가 에이전트 애덤과 함께 짜고 앙드레, 그가 직접 쓰고 영국 작가가 쓴 것처럼 같이 꾸민다. 그런데 아뿔싸! 책은 너무 잘 팔리는 것이다.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실존하지도 않는 작가를 영국에서 파리로 데려오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자신의 소설의 팬이라는 여자. 그 여자는 앙드레가 쓴 소설의 시작되는 미소를 가지고 있는 여자 오렐리였다. 즉, 앙드레는 오렐리를 소설 속 여주인공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 여자 오렐리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가 남긴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을 운영하면서 남자친구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정신을 못 차리고 슬픔에 잠겨있었다. 슬픔에 잠겨 우연히 들어 간 서점에서 발견한 <여인의 미소>라는 책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이 책의 배경이고 여주인공이 자신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여인의 미소>를 읽으면 읽을수록 분명 작가는 언제인지 몰라도 자신의 레스토랑에 왔었고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어떻게든지 작가를 만나기 위해 편지도 보내고 급기야 출판사를 찾아간다.

 

그래서 그 둘은 출판사에서 만난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반짝이는 목걸이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떠났다. 그러나 낯선 여인의 미소는 그대로 머물며 나에게 영감을 주고 나를 격려했다. 나는 그녀에게 소피라는 이름을 붙이고 생명을 불어 넣었다. 내가 생각해낸 이야기 속으로 그녀를 밀어 넣고 모험을 겪게 했다. 그런데 이제 그녀가 불쑥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소설 주인공이 피와 살을 갖춘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지 마음속으로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108쪽)

 

물론 그는 그녀에게 반했고 호감이 있었다. 그 미소와 그녀는 아름다웠으니까. 그런 그녀에게 작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면서 서서히 다가가는 그, 그것도 모르고 작가를 만날 생각에 들 떠 있는 그녀. 그들은 마치 쓰디쓴 커피(앙드레)에 부드러운 우유(오렐리)가 섞여 한층 부드러운 풍미를 내는 라떼처럼 섞이고 더 부드러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석류를 자르고 포크로 씨를 꺼냈다. 빨갛게 반짝이는 민물진주처럼 석류의 씨들이 쏟아졌다. 나는 재빨리 요리하는 데 익숙했지만, 이렇게 시간을 많이 들여 준비할 때면 요리는 거의 내 혼을 앗아가는 시적인 일이 되었다. 흥분은 손을 놀리면서 점차 가라앉았다. 처음에는 로버트 밀러와의 저녁이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하고 그에게 뭘 물어볼지 궁리했지만, 나중에는 일을 해서 뺨이 상기되고 긴장도 풀려 기분이 느긋해졌다. (289쪽)

 

오렐리는 < 여인의 미소 > 작가 로버트 밀러를 자신의 레스토랑에 초대했다. (심지어 로버트 밀러라는 이름도 앙드레는 맥주에서 따왔다.) 그녀는 작가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최대로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그와 그녀의 사랑의 시작이 될 거라 생각하면서. 하지만 기다리는 그녀에게 온 건, 다름 아닌 앙드레였다. 앙드레는 실제로는 로버트 밀러였지만 그녀가 그 사실을 모르는 게 그는 마음이 아프다. 왜냐하면 오렐리는 로버트 밀러가 아닌 앙드레에게는 언제나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곤 했으니까. 그는 콧수염이 있지만 갈색머리에 몸도 탄탄해 여성들에게는 호감이 있는 외모를 갖추었음에도 말이다.

 

“앙드레,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구먼, 굉장하오! 그러니 어서 쓰시오. 내일 당장 시작해요. 아니 오늘 밤에 시작하는 게 더 좋겠군! 친구, 목숨을 걸고 쓰시오. 당신이 첫 소설로 이미 유혹한 그 여인의 심장에 글을 써 넣으라고요.” (331쪽)

 

책 말미에 모든 사실을 안 오렐리는 자신이 또 예전처럼 남자에게 속았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앙드레는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지는 이 소설은 마치 느긋한 프랑스의 코스요리와 함께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들을 떠오르게 한다. 앙드레가 오렐리의 미소에 반했기에, 그녀의 모습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을 보고 오렐리가 찾아오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동시에 마치 숨겨진 맛 집을 찾은 것만 같고 읽히지 않은 좋은 책을 찾은 느낌과도 같았다. 주인공인 여자가 불쑥 작가에게 나타나 책속 세상이 현실과 구분되지 않은 느낌까지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앙드레의 마음을 오해한 오렐리가 부디 앙드레의 진심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뮤즈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덧붙이자면 책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의 저자인 니콜라 바로는 파리의 좌안 서점에서 일한다. 책속에 나온 서점 주인과 비슷하지 않을 까. 그는 책 속에 등장하는 로버트 밀러처럼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 대중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책은 독일의 한 작은 출판사에서 출판했는데 대대적인 홍보가 없었음에도 입소문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세 번째 소설인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은 출간 즉시 독일 <슈퍼겔>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11개국에 번역되었다. 앞으로도 작가의 소설이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이외에도 다른 소설도 번역으로 나오길 소망하며 일본의 서점대상처럼 서점에서 입소문난 책들이 많이 팔리고 독자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작가가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이라는 레스토랑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했지만 언젠가는 실제로 생기기를 바래본다. ‘<레스토랑 체리의 계절>이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면.’하는 작은 꿈을 꾸고 싶어졌다.

 

그녀는 유리창 안쪽에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의 미소에 완전히 매혹되어, 그 미소를 훔치고 빌렸다. 어디든 가지고 다녔다. 미소에 빠진다는 것, 그런 일이 가능하기나 한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미소에 자극을 받아 나는 이야기를 하나 썼다. 모든 것이 허구인, 작가조차 허구인 이야기였다. (333쪽)

 

 



s******6 2013.1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