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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 다케루”의 소설들은 흔히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라는 장르로 흔히 불리고 있는데 솔직히 그 의미랄까 정의에 대해서는 확고한 정립이 되어있지 않는 상태이다. 작년에 <울트라 황금지구의>로 그의 소설을 처음 만나보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오해를 먼저 하고 읽게 된다. <울트라 황금지구의>만 해도 그랬다. 그냥 의학소설이겠거니 했는데 왠걸 가상의 도시 "사쿠라노미야"에서 벌어지는 코믹 범죄극이었다. 작가 스스로도 가볍게 쓴 소설이라고 했는데 한없이 대중적인, 그야말로 엔터테인먼트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는 소품 같은 느낌이어서 의외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 두 번째로 읽은 <나니와 몬스터>는 또 한 번 나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시작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끝맺음을 했다는 점에서 또 당했구나, 라며 쓴웃음마저 짓게 된다.
몇 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 인플루엔자 AI에서 착안했다는 이 소설,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에 자리 잡은 사막 공화국 "노르가르 공화국"에서 발생된 “캐멀”은 낙타를 변이의 숙주로 한 신종인플루엔자로서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일본은 "캐멀"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항을 차단방역하고 혹시라도 모를 사태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캐멀파인더"라고 하는 신속 검출 키트가 몇 개 지역에 한해서 배분된다. 일본에 들어오지도 않은 질병에 대해 정보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도는 것도 수상한데다 키트가 전국에 배분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 지역에 배분된 점도 어딘지 수상해.
그런데 안전지대라고 판단되었던 일본에도 이윽고 감염자가 발생된 것으로 밝혀지는데 그것도 인구 8백만을 자랑하는 일본 제2의 도시 "나니와"시에서 말이다. 도시는 이제 격리되고 도시의 생사여탈권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료계간의 위험한 딜이 시작되려 한다. 일반시민들은 알지 못하는 뒷거래와 그 배후가.
"그래. 신은 지구에게 바이러스 같은 존재인 인간을 진압하기 위해서 여러 실험을 하고 있어. 그 항인간약제 개발을 위한 모르모트로 하늘을 나는 새와 사람 가까이에서 식량이 되어주는 충실한 돼지를 선택했지. 그리고 이번에는 사막의 배라고 불리는 낙타를 매개체로 선택했어. 신은 사막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 (p.180)
해외여행객이 아닌 순수 국내거주민에게서 "캐멀" 1호 환자가 “나니와 진료소”에서 발견된 이후 “나니와 검역소”의 검역관 “기쿠니 다다요시”와 신입직원 “모리 도요카즈”는 “나니와” 부의 지사 “무라사메 고키”의 호출을 받아 간 저리에서 사쿠라 TV의 인기프로그램 <싹둑 베어버릴테다>에 출연해 나니와 대학 부교수 “혼다 미쓰코”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나니와"를 경제적으로 붕괴시키려는 저의를 격리라는 방식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그녀의 주장을 두 콤비는 멋지게 한 방 먹이고 반론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는데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전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캐멀"로 인한 논쟁은 사소한 미끼였을 뿐 “무라사메 고키” 지사를 중심으로 한 일단의 세력은 도쿄 중심의 중앙 통치 방식에 반발해 일본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대통합이라는 일단계를 넘어 일본 삼분할이라는 계책을 수립하게 된다. 행정적인 독립을 통해 진정한 의료 입국을 꿈꾸는 이들의 발상은 전적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극도의 불신에서 발로된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발상은 실제로도 일본에서 논의된 적이 있다고 하니 소설 속 표현처럼 역도들의 반란음모 정도로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유로운 활동을 저해하는 것은 늘 전례에 따라 일을 처리하려는 관료들입니다. 그들은 비굴하고 독창성이 없어요. 애당초 성격이 그렇게 형성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씀하실 것까지야.” 무라사메가 반론을 제기하려고 하자 히코네는 시니컬한 웃음을 지었다. “그건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닙니다. 관료들은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에 짓눌려 있을 뿐입니다. 전례에 따라 처리하는 방식은 새로운 방식을 가로막죠. 선배에게 칼날을 들이대지 않으면 낡은 것을 깨부술 순 없어요. 관료 시스템의 폐악입니다.” (p.467)
메이지 유신 시절 “료마” 같은 유신지사처럼 근대화 이후 새롭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변혁의 꿈은 이론의 도입으로만 우선 간만 보고 이야기는 끝난다. 본격적인 실천과 그 행보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향후가 궁금하기만 한데 <울트라 황금지구의>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출발과 지향점은 “사쿠라노미야” 시에서 시작되는 것, 그것이 “가이도 다케루”가 주장하는 "사쿠라노미야 월드"의 핵심사상인 듯하다. 비록 완결되지 못한 이론이지만 마치 정치·경제이론 입문서를 보는 것 같은 명쾌하고 장대한 이들의 사상은 가상이지만 충분히 흥미로워서 귀가 솔깃해지는 대목도 분명 있다.
그렇지만 “가이도 다케루”가 지향하는 의료입국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이라는 외국의 현실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전적으로 동조하기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특히 작가가 의료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에서 바라보는 의료 개혁은 그것이 진정 환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한 정책인지 관료에게서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에 불과한 이기주의인지는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의료계의 부정부패에도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는 자기반성적 성찰도 있었으면 더 없이 공정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다 모든 책임을 한 쪽으로 전가하는 것 같은 뉘앙스가 그리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의료현장에서 출발해 정치계로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한 “가이도 다케루”의 주장은 급진적이면서도 현실이 낳은 불합리함을 개혁하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 방편으로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인데 그가 과연 공명정대한 이론가인지는 메디컬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그의 나머지 작품들을 더 찾아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직 “가이도 다케루”에 대한 호불호의 판단은 유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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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나 지금이나 전염병은 우리를 걱정에 휩싸이게 한다. 몇일 전 라디오 뉴스에서도 들었다시피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중국에서 발생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중국뿐아니라 대만에서도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감염된 사람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옮길수 있는 병으로 감기 증상과도 비슷하다. 또한 2009년에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전 세계를 긴장에 빠뜨리기도 했었다. 그때 우리 가족은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한 가족이 걸려 병원에 몇일이고 입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지금도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괜시리 긴장을 하게 되는데 가이도 다케루의 이 책을 읽으니 역시나 지금의 상황과도 많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9년 4월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신종 인플루엔자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쓴 가이도 다케루는 의사 출신 작가로 현재 Ai정보연구추진실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의학관련 출신 작가답게 의료계 부분 등을 언급할 때는 굉장히 자세히 그려져 의료계의 현실과 의료계가 중앙정부와 정치적으로 엮이는 과정을 볼때는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책은 오사카를 가리키는 옛이름이었던 가상의 도시 '나니와'를 배경으로 신종 인플루엔자가 나타난 시점부터 시작한다. 나나와라는 시에서 진료소를 운영했던 명예원장 기쿠마 도쿠에가 동네를 산책하고,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은 진료소에서 오래된 환자들을 맞아 이야기도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신문에 언급된 낙타로 부터 전염되었다 하여 '캐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접한다. 정부는 외국여행을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나리타 공항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외국여행을 전혀 다녀오지 않은 나니와의 한 초등학교 아이가 캐멀에 감염되었다. 정부와 기자들은 그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니와 시를 격리에 이르게 만든다.
『나니와 몬스터』는 신종 인플루엔자 캐멀에 감염된 아이를 치료하고, 치료법을 개발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의 물결에 휩싸이게 하는 내용일거란 생각을 뒤집는다. 나니와 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와중에 그에 연관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데도, 마치 몇백 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처럼 부풀리며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며 나니와라는 시를 파괴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모두는 중앙정부와 관련이 있었다. 힘겨루기를 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관련된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었다. 중앙 정부의 음모로 부터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나니와 시를 구하고 싶은 무라사메 시장의 분투가 그려진다.
이 책은 의학 소설이면서 사회소설이다. 의료계의 현실과 일본의 정부와 정치의 현실들을 그대로 책에 담아 냈다.
만약 사람에게 치명적인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생한다면, 백신을 구해야 하는 사정에 처해 있을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갑자기 전에 보았던 우리 나라 영화 '연가시'가 떠올랐다. 영화 '연가시'에서도 어떠했던가. 어느 제약회사에서 나온 백신을 먹기만 하면 낫는다는 말에 모두들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약을 구하려 하지 않았던가. 그 백신을 팔기 위해, 또한 그 백신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연가시를 풀어놓았던 것처럼 이 책도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정치인들의 흑심이 보였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이런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다. 진실로 사람을 생각하는 정부, 웃는 시민들을 많아지게 하는 정치인 들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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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 다케루는 일본 의학 장르소설 작가로는 일순위에 꼽힌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아리아드네의 탄환], [페르세우스의 영역]까지 한번도 실해하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 믿고 읽는 재미가 있는 그런 책들이다. 작가의 책은 의학분야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단지 그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나 사회면으로까지 크로스 되어 좀더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고 그것은 결국 일본의 현실세계와도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리아드네의 탄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Ai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작가가 실제로 Ai 정보연구 추진실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되기도 했을 것이다. 작가의 실제 상황을 자신의 책에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나니와몬스터. 처음에는 나니 '와' 몬스터. 이렇게 읽었다. 나니와라는 지명이 있는 줄 몰랐던 까닭이다. 오사카 지방을 '나니와' 라고 한다는 사전 지식이 없었던 탓이다. 나니와 지역의 몬스터라는 뜻일까. 과연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한 지역병원. 휴일에 환자가 발생한다. 열이 떨어지지 않은 아들을 데리고 온 엄마. 작은 지역인탓에 서로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터라 휴일이지만 아이를 봐주기로 한다. 그저 일반적인 감기일줄로만 알았지만 아이는 캐멀바이러스로 판명되고 국가에서는 이 지역에서 더이상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게 격리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한다. 함부로 떠든 소문과 언론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는 시민들이 그 가족을 아케이드 거리에서 내쫓은 거지.(128p) 아이는 며칠 지나지 않아서 나았지만 사람들은 전염성이 있을까 두려워하고 가게를 운영하던 그 집은 결국 그 지역을 떠나게 된다. 사람들은 소문만을 믿었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임의대로 판단을 내린 것일까. 사실 그 바이러스는 나라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위험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가끔 정치적으로 큰 이슈와 연예계 쪽에서 루머가 함께 터지는 날이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연예게 소식으로 그 소식을 덮으려고 그러냐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소설 속에서의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얼마전 한국에서 전 대통령의 일과 한 커플의 결별소식이 함께 나온 날도 어김없이 이런 식의 댓글들이 달렸었다. 소설이 픽션이기는 하지만 아예 없는 허무맹랑한 말들을 지어 붙이기보다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허구를 쌓아올리는 것인 만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진다. 세간의 눈길을 피하고 싶다거나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아고 생각할 경우 일부러 다른 불상사를 내놓아 주의를 그쪽으로 돌리는 거죠. (277 p) 경찰이나 검찰 또는 정치계에서 사건이 일어난 경우 큰일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다른 자질구레한 일을 먼저 터뜨리는 거다. 그것을 그들은 룰렛이라고 부른다. 누구 하나가 옴팡 뒤집어 쓸 수는 없으니 어느 부서에서 그런 일을 꺼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임의대로 돌아가면서 선정하는 것이다. 그만큼 각 부처마다 숨겨놓은 비리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비리들이 과연 일본만의 문제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법의 세계에 절대 정의는 없다.(339p) 카멜 바이러스가 언급될 때만 해도 본격적인 의학계를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들. 각 부처에서 들고 일어나는 이야기들은 흡사 한국의 각 부처들까지 연계시켜 생각하게끔 된다. 누구 하나가 편먹고 어느 지역 하나를 고립시켜 내몰수 있는 상황.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우 몰입하는 이야기. 역시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믿을수 있겠다는 결론이 다시 한번 내려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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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중국에서의 조류독감 (중국 일부는 그것이 한국에서 온 철새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ㅎㅎ, 맹렬한 한국의 네티즌들은 그리하다면, 왜 한국인은 걸리지않는가 하고 반박한다)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캐멀인플루엔자에 대한 위협으로 이야기는 흥미롭게 시작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언제나처럼 가상도시인 나니와. 나니와는 오사카지역을 가르키는 옛이름이라는데, 1억2천8백만명의 일본인구중 8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간사이지방의 최대도시로 묘사된다 (내용중 한국정도의 GDP로 한국정도의 국가운영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와 약간 불편했는데, GDP가지고 국가운영을 운영하기엔 국민성을 너무 고려하지않은거 아닐까?) . 가이도 다케루의 작품은 '사쿠라노미야월드'로 불리우며 (역자해설) 횡적으로 다 연결되어 있는데, 중간에 또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등의 다구치- 시라토리 시리즈 (저자는 '도조대학 시리즈'라고 한다) 가 전개되는 간토지방의 가상의 도시, 사쿠라노미야, 그리고 이 작품의 후반부 이상적 의료공화국의 모습을 보이는 쿠슈의 소도시 도네리마치가 배경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생각외로 발전되고 예상하던 방향마저 급변하면서 스케일도 확장된다. 일본이야 원래 작은 국가로 나눠져 누가 천하통일 할것인가를 엄청나게 전쟁을 벌였던지라, 자기네들은 이야기의 설정이 이해가 되겠지만 우리야 언제나 한국가였으므로 도주제니 연방제하는 개념이 무척 낯설었다. 후반부 의료국가 이야기가 나오며 이것이 쟁점으로 부각되는데 (저자야 언제나 Ai 이야기를 하며, 의사출신이니까 갑자기 군대니 뭐 그런얘기를 할 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낯설어 갸우뚱거리다 속으로 '그럼 쿠테타로 정권획득 얘기가 나와야 (ㅎㅎ, 우리로선 이쪽이 더 덜 낯익지만) 익숙한 느낌이 들거냐'며 혼자 버럭하였다.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요즘의 '1일1식'에 관한 것처럼 아직 대단위 임상실험으로 검증되지않은 의료지식에 트렌트화가 되는 것의 경고의식 (책 제목이 그런거고 실제로 그 핵심은 '배 안고픈데 밥시간이라고 꼬박꼬박 밥먹지 말라'인데, 대부분 주변을 보면 하루에 밥을 한번 먹고 5-6번은 간식을 먹더라) 이 드는 것처럼 예방의학에서의 틈새를 경계하는 것.
... 예방의학은 전형적으로 앞날을 대비한 연구라 검증이 없으면 그저 즉흥적인 아이디어에 지나지않습니다. 허리둘레를 측정해서 일정한 수치를 넘어선 순간 위험인물이라고 딱지를 붙이죠..메타보 건강검진이 에방의학으로서 효과가 있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허리둘레 사이즈에 따라 수명이나 질병 감염률에 차이가 나는지 어떤지를 통계학적으로 확인하지않으면 의학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죠. 중요한 것은 사망했을때 대규모 서베일런스 연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p.380
이야기는 2009년 봄 간사이지방의 최대도시인 나니와부에서 시작한다. 70대의 은퇴했다가 돌아온 가정의학의 기쿠나 도쿠에는 기존의 정치에 열성인 의사회에 반발이 있는 아들 쇼이치가 제안한 '신종 인플루엔자의 위협'이란 강연에 참석하지만 묘한 느낌을 받는다. 사망자 수는 미약한데 그 위협을 공포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미스테리한 커리어를 가진 나니와의대의 공중보건학교실의 강사 혼다 미쓰코. 아직 국내에 환자가 들어오기전에 지급된 감염판별키트와 그의 주변에 발생한 한 환자에 대한 전면적인 격리. 묘하게 이뻐지는 강사만큼이나 현란해진 미디어의 공포쇼.
앞에 드러난 것의 배후는 무엇이며 그 속셈은 무엇인건지 국민의 건강이 목적이 아닌, 불순한 느낌이 감지되는 가운데 이제 후생성에서 떨어져나온 나니와검역소의 검역관 기쿠니 다다요시, 무라사마 나니와지사와 일년전 도쿄 지방검찰성 특수부의 에이스였다가 나니와부 특수부로 온 검사 가마가타 마사시가 등장하여, 이야기의 레벨이 바뀐다. 완전 바뀐다. (흠, 이거 읽으면 어쩜 일부 네티즌들의 음모론이 더 강화될지도. 안그래도 무슨 연예인기사 뜨면 '뭘 덮으려는 게냐'하던데..).
이야기의 큰 흐름은 아니나, 기쿠니 다다요시의 레세페르 얘기에서, 인간이 바이러스를 보는 시점이 역전하여 바이러스가 인간을 보는 시점이 매우 오노 후유미의 [시귀]스러워서 신선했다. 2011년에 Ai를 연구중인 한 교슈에 의해 연구와 정치유착 묘사가 명예훼손이라고 소송당했을때, '그러한 논의는 법정이 아니라 학회 등에서 해야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는데, 오락으로 읽었던 작품에서 정말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주제가 흘러나오자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흥미로라도 시작하여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보려는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만, 보고싶었던 시라토리와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부분에서의 부분에서 설득력이 미진한 느낌이 있으며, 물론, 마나카라는 증거가 있음에도 개인을 위한 복지가 아닌 (아무리 개인카드 없이 정보접근이 어렵다해도 중앙수집과 통제는 가능하잖아) 전체를 위한 의료와 국가 통치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소 미진하단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p.s: 가이도 다케루 작품 (주로 번역된것 위주)
- 다구치 시라토리 시리즈 (저자는 도조대학 시리즈로 부른다)
- 버블 3부작 (뒤에 년도는 제목에 포함된 것임)
- 가이도 시리즈 현대편 (저자가 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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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독감 예방 접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한다. 한번 맞으면 반영구적인 다른 접종과 다르게 독감은 해마다 맞아야 한다. 시어머님께서 약사인 관계로 우리는 예방접종의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해마다 독감으로 죽는 사람도 있고, 독감 예방 접종의 부작용도 꽤 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일반에게는 잘 소개 되지 않는 예방접종의 부작용. 부작용과 독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대부분은 접종을 하게 되는데 이유는 한 가지다. 어른인 나는 어떻게 견딜 수 있지만 아이들은 심하면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 6학년, 4학년인 아이들이 이제는 다행히도 잘 아프지 않는다. 그럼에도 접종은.. 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하는 숙제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만약 언론에서, 혹은 정책적으로 접종의 득과 실을 제대로 이야기 해 준다면 의사들이나 제약회사들이 싫어할까?
나니와 시. 조용한 동네에서 2대가 의사로 있는 병원. 이곳에 신종 인플루엔자 캐멀 환자가 입원한다. 중앙정부에서는 공항검역을 완벽하게 실시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이미 일본 전역에 신종 인플루엔자 캐멀이 널리 퍼진 것은 아닐까? 대체 이 바이러스는 어떤 경로를 통해 이 작은 마을에 유입된 것일까? 정확하고 신속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이때 언론의 보도는 이상하기만 하다. 캐멀 확산을 막기 위해 나니와 시는 폐쇄되고 나니와 시의 경제는 심한 타격을 받는다. 혼란한 나니와 시가 되기 1년 전. 캐멀 확산에 대한 음모가 숨어 있는데....
도쿄 중앙 관청 내부에는 언론을 장악하고 언론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배후가 있다. 비 고시 출신의 일명 C급 관리. 그들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불상사가 일어나면 그 사건을 덮기 위해 다른 사건을 유포, 은폐, 조작한다. 룰렛을 돌려 자잘한 다른 사건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빼앗는 것. 그들이 숨기고 싶은 사건은 무엇이고, 재수 없게 스캔들로 퍼지게 된 사건은 무엇일까? 거대한 중앙 관청이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진실은 또 무엇일까?
가끔 높은 사람들의 성추문이나, 비열한 행동 뒤에 유명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연일 터지는 일이 발생한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를 흥미롭게 봤었다면 이제는 그런 사건 뒤에 혹 감추고 싶은 다른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색안경(?)을 끼고 볼 때가 있다. 사건을 사건으로 덮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 그 안에는 정작 알아야할 진실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이 사건은 일본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라고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신문이나 방송을 보더라도, 그들의 이념이나 생각에 따라 묘하게 다른 표현 방법을 쓴다. 그 방송이나 신문을 오래 보게 되면 은연중에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인양 조용히 물들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언론에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을 때도 많다. 때론 별 것 아닌 상황을 크게 부각시켜 불안을 조장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정권에 의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그 안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은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 높은 자리에 앉은 그들이 보기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미련하고, 답답하고, 어리석은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들만이 볼 수 있고, 자신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대다수의 국민을 요리하려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오싹하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싸이코 같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아 국민을 마음대로 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이 모여 조직이 되고, 조직은 사람에 의해 움직이지만 가끔... 어떤 것이 더 힘이 셀까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 나라의 국민 대다수가 행복하기 위해 혹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사실을 망각하는 조직과 관료가 있을 뿐이다. 관료가 주체인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 조직과 사람들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야기 자체가 다소 무섭고, 또 조금은 허무맹랑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시작은 의료 문제지만 결국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갈등을 이야기 한다. 커질 대로 커지고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중앙 정부에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직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비대해진 조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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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영국은 액튼은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몽테스키외는 로마 역사 전체를 개관하고는 로마가 몰락한 원인에 대해 이렇게 결론내렸다. '로마의 몰락은 부족이 아니라 과잉이 초래한 것이다.라고.
이처럼 사회의 안정적 지속을 원한다면 그게 어떤 것이든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견제와 파워의 균형은 사회가 보다 바람직하게 굴러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두 개의 바퀴인 것이다. 이번에 나온 가이도 다케루의 '나니와 몬스터'는 바로 이 신념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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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난 가이도 다케루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데뷔작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은 좋았다. 날 일본 미스터리 세계로 이끈 다섯 작품 중의 하나였을 정도다. 하지만 그 뒤의 작품은 그렇게 좋은 뒷맛을 남기지 못했다. 그토록 찬란히 꽃피웠던 가이도 다케루의 재능이 썰물에 쓸려가는 모래처럼 소진되고 있다고 생각했고 얼레에 매인 연처럼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고 닫힌 한계 내에서 빙빙 맴돌고 있는 것만 같았다. 냉정히 말하자면, 나는 이미 가이도 다케루에게 '답습의 작가'라는 명찰을 붙여놓고 있었다.
당연히 이 '나니와 몬스터'를 처음 만났을 때도 별로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얼마 전 우리나라도 휩쓸고간 신종플루에 대한 것을 소재로 삼고 있길래 흥미가 동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신종플루가 사실은 일반 독감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약회사와 의료계 거기다 세계인들의 건강을 최전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공적 기구 WHO까지 서로 합작하여 거짓으로 부풀려 놓은 비리의 산물임을 접했으므로(2009년 6월,WHO는 신종플루에 대해 최고 경보 단계인 '대유행'을 선포하여 전세계를 두려움에 빠뜨렸으나 사실 그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WHO가 경고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 한 예로 영국만 해도 경고시엔 6만 5천명이나 신종플루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죽은 사람은 251명에 지나지 않았고 10억 파운드어치의 타미블루가 헛되이 버려졌다고 한다. 이 같은 사태를 두고 전 유럽 의회 보건위원장 볼프강 보다르크는 '금세기 최대의 의학 비리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것을 소설로 과연 어떻게 형상화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렇게 읽게 된 것인데, 다 읽고 나서는 솔직히 좀 넋이 나가 버렸다. 답습의 작가라고 여겼던 가이도 다케루가 여기서 '드래곤볼' 식으로 비유하자면 '초샤이어인'으로 진화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말이다. 그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의학 미스터리라는 형식적 한계는 물론 그의 미스터리가 그동안 담고 있었던 내용의 한계마저 넘어서고 있었다. 진정 넋이 나가버린 건 바로 이 내용에 있어서다. 무려 '일본 전체를 분할한다'는 거대한 담론을 펼쳐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분명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뭐야? 도대체 신종플루 음모 이야기라더니 갑자기 왠 일본 분할이야? 도대체 이 둘이 어떻게 연결된다는 말이야?" 나도 그랬으니까.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었지만 결국 일본 분할에 대한 이야기를 별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되었다. 분명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인데 소설 속에서 무리없이 연결되는 것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는 가이도 다케루가 신종 플루 음모의 범위를 보다 넓게 확장함으로써 가능해진 것 같다. 그는 이 음모의 범위를 '돈'으로 국한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권력' 에다 초점을 맞춘다. 그렇게 '나니와 몬스터'에서 벌어지는 캐멀 바이러스를 둘러싼 음모는 지방 권력을 장악하고픈 중앙권력과 그 권력으로 부터 벗어나고 싶은 지방권력 사이에 벌어지는 대리전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미스터리라기 보다 흡사 일본 전국 시대를 다룬 사극처럼 읽힌다. 아니, 사실 가이도 다케루는 이 소설을 미스터리가 아니라 그냥 일반 소설처럼 읽히기를 더욱 바랐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 소설에서 가이도 다케루가 전념한 것은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지금의 자신이 일본 사회에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이 소설에서만큼은 가이도 다케루는 더이상 미스터리 작가가 아니라 본연의 의사로 돌아간 듯 하다. 소설에서 펼쳐지는 가이도 다케루의 이야기가 그대로 사회에 만연한 병원균 격퇴를 위해 항체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일본 분할'이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규모 때문에 언뜻 허무맹랑하게 들릴지 몰라도 정작 가이도 다케루 본인은 너무도 진지하게 이 이야기에 임하고 있다. 그는 그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일단 미스터리 재미가 그렇고(이 소설은 미스터리적 재미만을 추구한다면 얻을 게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궁금증은 쉽게 해결되는데다가 미스터리적 재미를 지속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긴장감도 가이도 다케루는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공들여 주조한 인물들도 그 역할이 끝나면 과감히 버린다.(덕분에 우리는 1장 '캐멀'의 주인공인 매력적인 노의사 '도쿠에'와 좀 황망하게 이별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일본 분할의 당위성'을 향해 달려가는 일직선의 소설이다. 그 결승점의 이야기를 선명히 부각시키기 위하여 모든 조각을 배치시킨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야기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가이도 다케루는 '나니와' 같은 지방 권력이 중앙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자립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두 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의료 독립이고 다른 하나는 사법 독립이다. 의료 독립은 그 지역 사람들의 건강권을 남들에게 맡길 수 없음으로 당연한 일이고(이 소설이 소재로 차용한 '신종플루 음모'가 그 이유를 분명히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사법권 독립은 입법권이 없는 일반 지방 정부의 성격상 사법권이 사실상 입법권을 겸하기 때문이다. 즉 입법권이 독립하려면 사법권을 독립시킬 수 밖에 없다. 소설의 구성은 바로 그런 생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1장의 '캐멀'은 의료 독립의 당위성을, 2장의 '가마이타치'는 사법권 독립의 당위성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가이도 다케루는 이러한 당위의 설득을 위하여 1장의 인물을 2장에서는 전격 교체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의 혼란스러움을 무릅쓰면서까지 시간마저 거슬러 올라가 버렸다. 이렇게까지 숱한 단점을 알면서도 과감히 무릅쓴다는 것은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분명히 드러내보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가이도 다케루의 '나니와 몬스터'는 한 마디로 '당위의 소설' 이다. 왜 일본이 이 모습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는지, 왜 '일본 분할'을 무릅쓰고서라도 변해야만 하는지 그것이 당위가 되어야할 만큼 모든 것이 바로 그 이야기에 맞춰진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니와 몬스터'라는 제목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단적으로 이 소설은 일본이 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식을 과감히 뛰어넘어 버리는 '몬스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2장과 3장에서 우리는 그러한 몬스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 공명과도 같이 이 모든 흑막의 중심 인물인 책사, '히코네'가 아무래도 가이도 다케루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히코네는 의료 독립을 위하여 무엇보다 AI(죽음의 원인을 규명하는)센터가 독립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바로 가이도 다케루가 일하고 있는 곳이 'AI'이다. 그는 AI 정보연구추진실 연구실장이며 사인의 규명이 왜 중요한지 설파했던 '사인불명사회'로 제3회 과학저널리스트상까지 받은 적이 있다. 3장의 히코네가 말하는 AI의 중요성은 가이도 다케루 개인의 신념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작가는 스스로 몬스터로 만들면서까지 이 '당위화'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몬스터인가?
왜 하필이면 가이도 다케루는 변화를 위한 동력의 주체를 몬스터로 가져오는 것일까? 이는 일본 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사회에 대한 분석에서 추정해볼 수 있을 듯 하다. 사실 변화없는 일본에 대한 우려는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 80년대부터 계속 제기되어왔던 문제였다. 80년대 뉴아카데미즘을 열었던 도주론의 아사다 아키라로 부터 하스미 시게히코와 가라타니 고진을 거쳐 90년대의 후쿠다 가즈야나 사와라기 노이 그리고 현재의 아즈마 히로키까지 늘 변함없이 이어졌던 화두는 항구적인 정체 사회인 일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인가였다. 말하자면 가이도 다케루의 문제의식은 실은 꽤나 오래되고 보다 넓은 저변의 문제의식을 공유한 것이었다는 말이다. 거기서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이 그토록 정체되어 얇은 평면 사회로 부식되어가는 것은 무엇보다 '외부의 존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이 외부에 대해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 지속적인 정체의 원인이며 변화를 원한다면 바로 이 '외부'에 대해서 적극 사유해야 한다고 그는 진단한 것이다. 여기서 '외부'란 일본에게 있어 전적인 '타자'를 말한다.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일본 사회를 뿌리로 부터 흔들 수 있는 것. 바로 '몬스터'이다. 괴물이야 말로 원뜻 그대로 일체의 사회적 상식이나 가치관으로 부터 벗어난 존재이니까 말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괴물은 기존의 사회적 질서를 교란하여 우리의 무의식적 욕망을 대리적으로 충족시켜주는 존재이다. 그렇게 괴물은 사회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자유의 또다른 상징인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은 '외부' 역시 그런 힘이 있다고 보았다. 가이도 다케루는 바로 여기에 조응하여 기꺼이 '몬스터'를 자신의 작품으로 초빙한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염원이기도 한 일본 사회의 변화를 위하여.
'나니와 몬스터'는 바로 그런 소설이다. '변화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말하는만큼이나 그 당위성이 선명히 부각된.
그를 위해 가이도 다케루는 스스로가 몬스터가 되는 것마저 무릅썼다. 그렇게 자신의 껍질을 기꺼이 깨뜨렸고 그만큼 홀가분해진 존재가 되어 훌쩍 도약했다. 이제 그에게 '답습의 작가'라는 명찰은 더이상 붙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마치 처음 만나는 것처럼 가이도 다케루의 얼굴을 새롭게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일본 사회의 절박한 화두 속으로 기꺼이 뛰어든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디에 저런 과감성이 감춰져 있었을까 다시금 헤아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가이도 다케루는 '나니와 몬스터'의 후속작을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여기서 대두된 외부로써의 몬스터적 존재들이 보다 더 선명한 모습으로 부각되고 있을 것 같다. 보다 짙은 형체와 색깔을 가지게 된 그들의 모습이 궁금하다. 빨리 다시 한 번 감행된 도약의 높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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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정치에 대해서는 더 모른다. 지금까지 가이도 다케루가 쓴 소설에는 의료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치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의료와 정치는 관계가 있을까. 의료를 하는 사람들의 권력 다툼이 쓰인 책을 본 적이 있기는 하다. 아주 관계가 없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보다는 정치가 우리와 아주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옛날에 학교에 다닐 때 배운 삼권분립이라는 말도 나왔다. 삼권분립은 국가 권력의 집중 때문에 생기는 해로운 현상을 막기 위하여, 국가 권력을 입법 · 사법 · 행정으로 나누어 분담하는 통치 조직의 기본 원리다. 입법은 법을 만드는 행위. 사법은 국가가 법률을 실제 사실에서 적용하는 행위. 법률에 따른 민사 · 형사상의 재판. 행정은 국가 기관에서 법에 따라 행하는 정무.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는데, 이렇게 써도 확실히 감이 오지는 않는다. 국가 권력이 한곳에 있지 않고 세곳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만 알아도 괜찮으려나. 이것저것 배운 것 같은데 거의 다 잊어버렸다. 이 책을 보고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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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 : “세상에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영문을 모를 일 이면에는 깊은 의도가 숨어 있기도 하지.”
라는 문장이 이책의 핵심인것 같다.
나니와 시에 개인진료소를 대를 이어 하는 키구마 부자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다정하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고 있는 부자. 의료에 대한 신세대와 구세대의 단순한 대립된 이야기인줄 알았다. 신종 인플루엔자 " 캐멀"이 등장하면서 조용한 나니와 시에 소란스러운 일상이 시작된다. 아직 일본에는 들어 오지 않은 신종 인플루엔자는 어느날 의약회사로 부터 캐멀을 진단하는 키트를 무료로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신종 인플루엔자는 해외여행을 한 사람를 통해 전염되는것으로 아직 도쿄 공항같이 큰 대형 공항을 통해서만 방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소도시 나니와에 초등학생이 감염되고 진단키트를 통해 병원균이 확실시 되자 환자를 입원 격리시키고 이것이 정부에 보고 되어 나니와 시 전체를 격리 수용시키게 된다.
병의 전염성에 대해 연일 언론에서는 보도되고 점점 나니와와 일본시민들이 위축되어가고 있을때 그 배후에 무시무시한 개혁의 세력이 있을줄이야 !!!!
이야기는 여기서 다시 출발한다. 열혈 검사 ,권력의 탐욕을 용서치 않은 검사 , 일본이 고향이라는 신념을 가진 검사를 통해서 권력에 서로 찌들어가는 일본법조계 ,정치현실을 잠깐 이나마 맛 볼 수 있었다. 의료계의 진실뒤에 정치와 권력을 움켜쥐려는 권력싸움의 실체로 갑자기 이야기의 시선이 바뀌게 되고 우리가 그토록 무서워하던 질병을 이용해 권력의 우위에 서려는 더러운 정치게임을 제대로 보여주는것 같다.
결국 순수한 질병 관리 대책은 없고 국민들을 언론을 이용해 선동하고 호도하여 자신들의 손안에 쥐려는 정치인들의 악한 마음이 보여서 마음이 착잡했다. 선을 위한 결과는 어떤 비열한 짓을 해서라도 이루어야 한다는 결과주의때문인가? 아님 우리시대의 진정한 윤리학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가? 라는 물음들이 계속 되는 내용이었다. 지방자치제도와 중앙 분권제도등등 많은 집권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방의 완전한 독립을 통한 각자치 지방제도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구조라서 그런가? 어느쪽이 당위성이 있다고는 선뜻 손을 들어 줄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시대에 정말 완전무결한 순수의 시대는 가고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 끝없이 달리는 나니와와 일본정부의 인간들이 지금을 살아가고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해지는 내용이었다.
병을 빌미로 하여 서로의 이익을 채우려는 탐욕이 가득한 이야기는 이책이 끝나고도 아직도 현실에 많이 존재함을 인식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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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에의 아들 쇼이치 와 며느리 메구미 그리고 아들 세이치(초등 5학년)과 딸 호나미(유치원생) 나니와 시 의사회장 이시미네와 부회장 다카다 아카이 나니와 시 보건소장 다카미 나니와 검역소소장 기쿠니 다다요시 기슈 출장소 계장 무라사메 지사 혼다 미쓰코 대학교수 가마가타 마사시 도쿄 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간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묘한 긴장감. 그리고 무라사메 지사가 준비한 히든 카드. 작품의 서술 톤은 유연한데 날줄 씨줄이 모여 온통 거미줄처럼 사방팔방에서 쪼여든다. 뭐냐 이 느낌은? 마치 딜러가 내미는 카드를 하나씩 받아 들다 어느새 낭패를 당했다?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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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의 작가 가이도 다케루가 선보이는 사회파 의학소설 『나니와 몬스터』. 간사이에 위치한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2009년 전 세계에 유행했던 인플루엔자 소동을 모티프로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낙타를 변이의 장으로 삼는 신종 인플루엔자 ‘캐멀’이 발생한 도시 ‘나니와’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 수도 도쿄와 나니와, 정치계와 의료계의 헤게모니 게임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도쿄의 중앙관청 내부에는 언론을 장악하고 주무르는 배후 세력이 있다. 이른바 ‘불상사 뒷수습 회의’. 비고시 출신의 C급 관료들이 모여 내부에 불상사가 발생하면 여론의 관심과 뭇매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보도를 조작한다. 룰렛을 돌려서 자잘한 스캔들을 폭로하며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거액의 뇌물수수, 각종 접대 등의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스캔들이 터지는 우리 사회에도 룰렛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보신주의에 빠져 나태하고 방만하게 행동하며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한 관료들이 만들어내는 비열한 음모에 누가 메스를 들이댈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