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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복잡한 문제,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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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한 굶주림, 좀체 잦아들지 않는 각종 질병. 10살도 되기 전에 죽어야만 하는 아이들. 검은 대륙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서글픔을 느낀다. 그들과 내가 무엇이 다르기에 나는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반면 그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건지 묻고 싶을 때가 참 많다. 그렇지만 물리적 거리 탓인지 감정적인 부분과는 별개로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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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한 굶주림, 좀체 잦아들지 않는 각종 질병. 10살도 되기 전에 죽어야만 하는 아이들. 검은 대륙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서글픔을 느낀다. 그들과 내가 무엇이 다르기에 나는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반면 그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건지 묻고 싶을 때가 참 많다. 그렇지만 물리적 거리 탓인지 감정적인 부분과는 별개로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마치 내 문제인 것 마냥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덜 만들고 자원을 아낌으로써 그들의 몫을 조금이라도 늘려 보아야겠다는 식의 다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땅에서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지 않는 것이 현존하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므로 생산력 증진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굶주림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면 풍족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지겠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만약 한 국가의 정부가 기아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충분한 의지를 가지지 못했다고 가정해보자. 부패해서 가난한 이들의 삶을 돌볼 여력이 없다거나, 반대로 국가의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의지가 너무 높은 나머지 식량을 외화 벌이 수단으로 생각해 수출하기에 급급한 경우에 대해서 말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린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 문제는 식량이 충분히 생산된다고 하여도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사회의 민주주의 성향이 제법 높을 터인데도 그러하다. 사회의 민주화와 기아 문제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치 않는다 하여도 이상함이 없다.

그런가 하면 치안이 불안한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식량이 국가 내에 충분히 존재하더라도 중간에 약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외부의 원조 역시 이동 과정에서 다양한 위험요인에 노출되면서 효과성을 잃고야 말게 된다. 심지어 약탈한 식량을 돈벌이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돈을 제공하고 식량을 베푸는 것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은 이 지점에서 가능해진다. 하지만 우린 단 한 번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가장 단순하다 여겨지는 방법의 원조조차도 해본 적이 없다. 폐해가 나타날 정도로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려가 된다는 이유로 원조를 중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물가에 대한 고려도 한 번 해볼 만하다. 옥수수는 쌀 못지않게 활용도 높은 곡물이다. 쌀이 없을지라도 옥수수를 섭취함으로써 인간은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옥수수의 가격이 급증했다.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아 문제를 경험하는 이들은 가난하다. 놀라울 만큼 치솟은 가격의 옥수수를 구입하느니 차라리 굶주림을 택한다. 예전처럼 가뭄에 따라 가격이 폭등했을 경우라면 날씨의 변동에 따라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 국가 외부에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결이 힘들다.

기아는 가난한 국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며 물질문명의 선구주자로 언급되곤 하는 미국에도 기아는 존재한다. 물론 그들이 경험하는 기아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겪을 법한 기아와는 좀 다른 차원이었다. 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벌어진 빈부 격차는 어쩌면 절대적 빈곤보다 더욱 극심한 괴로움을 사람들에게 안겨줄 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며 느낄 비참함을 고려한다면 그러하다.

이런저런 요인을 접하고 나니 과연 이토록 많은 변수를 고려해가면서까지 지구상에 퍼져 있는 기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덤비는 이들이 있기나 할지, 회의적인 생각이 앞선다. 나의 발에 떨어진 불에는 기겁을 하더라도 남의 발에 떨어진 불에는 무덤덤한 게 사람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기아 문제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런 나의 회의적 시선에 힘을 보태는 근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여겨지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아 문제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아프리카 대륙은 전략적으로도 버림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했다.

q*****2 2013.1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