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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모두 6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창작한 작가의 소설들로 엮어져 있다. 나로서는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 까마득하게 느껴지지만, 누구나 10대를 지나면서 지녔던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성세대가 되면, 그 시절의 문제들은 그리 중요치 않은 고민들로 치부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10대들이 느끼는 심각한 고민들이 지나고 보면, 정작 그냥 스쳐지나갔던 과정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리 사소한 고민일지라도, 당시의 삶에서는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것이라는 것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러한 과정은 더욱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을 잘 극복했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되어서도 ‘사소한’ 것처럼 여길 수 있는지도 모른다. 첫 번째에 수록된 <굴려라, 공!>은 남녀공학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같은 반의 여학생들의 미모 순위를 조사해서 남자들의 단톡방에 옮긴 ‘홍모’를 혼내주기 위해 고심하는 ‘하윤’이 작품의 중심에 놓여있다. 여성들의 미모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화된 우리 사회의 그릇된 풍조를 다루고 있지만, 정작 같은 반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누군가는 분명 상처를 받고 더 심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일을 벌인 남학생들은 그것을 공유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 피해자는 존재하는데, 가해자는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처럼 정작 피해를 당한 여학생끼리 그 순위로 인해서 갈등이 벌어지고, 가해자인 남학생들은 그러한 상황을 즐기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역시 여성을 미모로만 평가하는 사회문제, 그리고 남성 중심의 인식이 만들어낸 심각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빠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어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잠시 이모집에서 머물러야 했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애와의 설레었던 감정을 사랑으로 기억하는 ‘하나’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여름을 깨물다>라는 작품이 이어진다. 세 번째 수록된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은 잠시 자신의 방에서 머물던 ‘수아’라는 아이에게 느꼈던 ‘나연’이의 미묘한 감정들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소설집의 표제작인 <나의 스파링파트너>는 이른바 ‘불량청소년’으로 치부될 수 있는 ‘기주’와 주인공인 ‘현민’이의 갈등을 ‘스파링파트너’라는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주변에서 서성거리면서 일상을 흔드는 존재를 ‘스파링파트너’로 삼아, 상대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민의 형상은 그래서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어지는 <마이 페이스>와 <발끝을 올리고>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만 모르고 지날 수 있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숱한 경험들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아주 오랫동안 각인되는 기억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나간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는 구절처럼, 그 흔적들은 때로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간직될 추억이 되기도 한다. 다른 이들에게는 사소하게 여겨질지라도, 정작 나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10대들이 느끼는 감정의 미묘함을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이 나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 아울러 그들과 공감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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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러라 공처럼 구르기 하는 삶. 스스로의 선택보다 타인과 환경에 의해 자동 굴러가는 시스템? 개인의 부대와 신뢰의 인식 차이에서오는 뒤죽박죽 되어버린 삶 속에서 고통을 마주하고 즐겨보길 바라는 "나의 스파링 파트너"를 그려본다. 집에서 인형 던지기만 해도 다 큰 애가 뭐 하는 짓이냐며 꾸중하고, 조금만 까불어도 징그럽게 다 큰 애가 뭐 하는 짓이냐고 그러고.뭐든 애기가 먼저고 뭐든 동생이니까 잘해 줘야 한다고 하고...... 넌 어쩌니 저쩌니 그러면서. 뭐! 나 양보했어.침대도 내주고 옷도 내주고... 오늘 샤프 없어서 수학 시험도 못 보고 그랬어도 참았는데...." 그런데 잠시 뒤 고개를 든 엄마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고,나연아! 어쩌니...엄마가 미처 몰랐구나." 엄마는 다가와 나를 꼭 안아 주었다. "그게,정말,오랜 시간 네가 힘이 들었겠구나. 열 두살이라도 애는 앤데...네가 어찌나 잘하던지. 정말,정말 엄마가 미처 그 생각을 못 했어. 엄마가 정말 부족했어." 규칙적읋 토닥이는 손길에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 들었다. "미안하다,나연아.아이고,미안해..." (p.87) * 최근에 친정엄마에게 묵은 감정을 있는대로 쏟아내던 내 모습이 비춰져서 눈물이 난다. 늘 참고 견디기 달인이 될 만큼 친정엄마에게 난 스파링 파트너로서 존재감 확실한 사람으로 살아왔다. 맏이는? 맏이니까! 맏이면 죽는 시늉이라도 다 해야하는 건지 수십년간 쌓인 감정들이 순식간에 어그러지며 퍼부어버렸다. 나는 엄마 감정쓰레기통에 불과하고 감정도 없는 로봇이냐며? "언니가 안 밀렸으면 얘기했을지도 몰라. '나 침대에서 자 봐도 돼요?'이렇게 얘기했겠지. 근데 언니가 힘없이 밀리니까 그냥 내맘대로 한 거지." "웃긴다,그 말.까이니까 계속 깐다는 말." "언니,웃고 말 일이 아니야.또 까이지 말라고. 나는 낼 돌아가지만 나 같은 애를 또 만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알아서 기지 말라고?" "그렇지." "그래야 하려나?" "언니네 엄마 아빠도 언니가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잖아. 아플 땐 악 소리 내야지." "그러게." 어쩌면 난 정말 내 감정 표현에 너무 서투른 건지도 모르겠다.넘치는 리액션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내 감정에 이름표 정도는 붙여 줘야겠다. (p.90) * 까이니까 또 까인다는 말이 아프게 내 심장을 명중했다. 소설인데 현실처럼 날카롭게 다가온다. 왜 이리도 아픈지... 이토록 아팠던 나를 돌보지않은 나도 문제가 있다. 차라리 누구라도 붙잡고 내 이야기를 좀 하면서 살 걸.. 손해보는 거 하나도 없는데, 지금처럼 오히려 모든 게 훨씬 나아졌는데 말이다. 나연이 처럼 따스한 친정엄마는 없어도 주변에 좋은 분들과 신의 보호아래 살아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난 저런 아마추어 마라톤이 좋아." "마라톤이 왜 좋으냐면 난 여러 사람이 그냥 다 같이 뛰는 게 좋아 보여. 보고 있으면 묘하게 위로가 되거든. (p.151) * 나도 달리기를 좋아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한걸음 조차 무너지고 두려울 때 달리면 세상 어디까지라도 전진할 사람 마냥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모든 게 무너지고, 외면당해도 일어설 빛이 나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그 순간 온전히 내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난 까치발로 서 있는 걸 좋아한다. 일시적으로 온몸에 힘을 주고 "업!"하면 기분까지 '업'된다. 등을 곧추세우고 발끝을 올리면 세포들은 일제히 기립자세를 취한다. (p.159) * 일상을 묘하게 끌어당겨 내면에 톡하고 떨어뜨리는 박하령 작가님의 글향기가 참 좋다. 까치발 해보며,'나는 나를 사랑해'하며 섬세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데려다준다. 나에게 쓰는 편지같은 문장들에게 감동이 일어난다. # 청소년기 으레 마주하는 일상들 하나하나 아프게 때로는 훌쩍 커버린 추억이 된다. 누구에게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당사자에게는 묻지마 범죄쯤 되었다고나 할까? 홍모의 자전거 분실사건, 나연이와 수아의 관심받고싶고 인정받고자하는 인간 기본의 표상,김기주의 이사와 휴대폰 분실, 마라톤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위로가 된다는 연정, 집안 사정이 서로 다른 진선과 수희의 계층 갈등들을 여러 각도에서 섬세하게 그려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 감정선을 따라가며, 일상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 간의 미묘한 성격 차이로 인한 심리적 갈등과 계층간에 격차로 인한 비교충돌상황 어른이라면 털어내기 어려운 감정. 되네이다 혼자 삭이고 중얼거렸을 만한 독백을 말로 감정을 일제히 쏟아내기도 하고 추스르며,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파고들었다. 고통의 속살을 깨물고 그렇게, 우리는 성장한다고 말한 작가님의 글처럼 녹아웃 되기전에 순간순간을 회복하고 성장하는 나를 바란다. 세상을 거울 삼아 한 걸음씩 전진한다. 상처받고 추스르기를 반복하면 무뎌진 어느 지점에선가 모든 게 동그라미가 되길 기대하며... 오늘 더 살아낸다. 오랜만에 서툰 설레임으로 열어본 소설...왠지 자꾸만 자세히 들여다본다. 아픔이 남아있어서일까? "나의 스파링 파트너"로 깊은 나와 마주하시길 바란다.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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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을 읽은다는 건, 초콜릿 박스에서 저마다 다른 맛의 초콜릿을 먹는 것과 같다. 한 작가의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보고 느낄 수 있으니까. 박하령 작가의 [나의 스파링 파트너] 도 그런 소설집이다. 그동안 작가의 다양한 장편 소설들을 읽으면서, 첫 소설집은 어떨까? 많이 궁금했었다. 제목이기도 한 '나의 스파링 파트너' 는 요즘 주목하는 사회 문제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어 섬뜩하기까지 했다. 박하령 작가의 책은 처음에는 키득키득 웃다가 얼굴에 표정이 사라지고 다 읽은 다음에 어지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게 한다. 이 소설집에 실린 6편의 작품도 그러했다. 이 여섯편 중 누가 읽어도 "아 이건 내 얘기인데." 싶은 이야기가 꼭 하나쯤은 있을 것 같다.
"내 핸드폰 어디서 주웠어?" 바로 답이 왔다. "형이 농구장에 두고 갔잖아."
(중략)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그제야 내게 보낸 문자들의 내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때는 단지 엉뚱한 캐릭터라서 뜬금없이 친하게 지내자는 둥, 담배 꽁초를 치웠다는 둥, 하며 문자를 보낸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스파링 파트너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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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 나의 스파링 파트너 / 박하령 소설 청소년들의 여섯 이야기를 담은 박하령 작가의 <나의 스파링 파트너> 반 여학생을 미모 순으로 매긴 성적이 남학생들에 의해 공개되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떠벌리는 홍모를 향한 하윤의 반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하지만 반감을 겉으로 드러냈다가 오히려 궁지에 몰린 하윤은 심기일전하며 홍모를 골탕먹일 작전을 궁리한다. 그리고 하윤은 홍모가 애지중지 여기는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어놓는 방법으로 시원하게 골탕을 먹였다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고가의 자전거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학교가 떠들썩하게 된다. 아버지가 미투 사건에 연류되며 보령 이모집으로 가게 된 하나, 겉으론 담담한 척했지만 별로 괜찮지 못했던 하나는 답답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그 곳에서 친해진 친구 희영과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희영이가 마음에 두고 있던 이수란 아이를 보고 첫눈에 반해 친해지게 되면서 희영이에게만 말했던 부모님 일이 동네에 퍼지게 되고 단지 이수를 좋아한 것 뿐인데 아버지처럼 몹쓸 아이인 것처럼 취급받아진 하나는 서글프기만하다. 친척이랄 것도 없는 촌수지만 오래전 수아 할머니의 은혜를 입었던 나연이 부모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수아의 부모님 일로 수아를 맡게 되었고 그렇게 수아가 나연의 집에 온 날 무뚝뚝한 나연과는 달리 애교와 귀염성으로 가족의 사랑을 단번에 차지한 수아에게 자신의 물건과 침대를 내주게 되면서 그저 묵묵히 참기만 했던 나연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굴려라 공, 여름을 깨물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 나의 스파링 파트너, 마이 페이스, 발 끝을 올리고란 여섯 편이 실린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마주하게 되는 소설이다. 반 안에서 깐죽거리는 아이를 향해 한방을 먹이고 싶어하는 심리와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 첫째라는 이유로 동생에게 늘 양보만 해야했던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얼굴도 모르는 아이의 출현으로 자신의 감정을 부모님에게 표현할 수 있었던 이야기 등 고등학교 시절 충분히 겪을만한 성적과 첫사랑, 부모님의 기대나 비교의 이야기들이 그 시기 청소년들의 감수성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학원에서 농땡이를 치고 달아나는 하정이를 따라 간 집에서 사고를 당해 몸을 아예 움직일 수 없음에도 슬프고 힘든 표현을 하지 않고 발랄하게 웃던 하정, 연정 자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같은 불편함과 같은 죄책감이 교차했던 적이 있기에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공감하면서 읽게 됐던 것 같다. 최근 청소년 소설들을 읽으며 꽤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하는데 처음 만나게 된 박하령 작가의 섬세한 문체가 기억에 많이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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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딩으로 불리우는 아이들과 15년을 함께 하고 있다. 나도 그 시절을 지나왔지만, 과거의 그 시절과 지금 이 시절은 사뭇다르다. 하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관계의 단추를 채우면서 서투르고 집중하며 자신의 방식을 쌓아가는 것은 비슷하다. 모난 돌인 줄 알지만 내가 나서서 치울 용기와 맞설 자신감은 없기에 그가 틀린건 안다고 지적할 뿐인 그때의 내가...지금은 촛불을 들고 나설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굴러라. 공!)에서 하윤이는 아마도 어른이 되고 나면 홍모와 같은 사람앞에서 덜 머뭇거리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간과 장소, 심지어 자신에 대해서도 결정권이 허락되지 않는 그때에 불려가고 또 올 수도 없는 희영이는 이수를 만났던 그 파름. 그 시절에 내 마음의 결정권 하나쯤 가지고 싶었던 그 무엇.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에 나연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어른들 틈 속에서 나연은 범생일 수밖에 없고 선택지가 없는 문제의 답을 하느라 늘 답답하고 마음 속 응어리를 쌓고 있다. 마지막 수아와의 대화 속에서 나연은 한 움큼 성장했으리라. 나를 드러내지 않고 가족과 상대의 틀에 맞춘 내가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리라. 학교 현실 속 수 많은 현민을 본다. (나의 스파링 파트너)의 현민은 의외로 많다. 억압된 부모로부터 표출하지 못했지만 좋은게 좃믄거다라고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상대와 사회의 기준에 맞춘 나를 만들면서 억압된 감정이 어느날 자신도 주체못하게 분출되버린 아이들이 많다. 다만 현민은 기주를 상대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기주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성장해 갔다. 어른들은 모르는 시간과 공간에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부모이지만 모두 확인하고 지켜낼 수 없고 학교와 사회도 보이지 않는 세계를 조정하며 간섭할 수 없다. 현민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찾았고 어른들의 개입없이 올곧은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개입은 모든 성장을 막아버리는 영양 과다 복용같은 것이다. 아이에게 거침을 통해 도전을 만들고 정답지 대신에 백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 (마이 페이스)의 연정에게 주목하게 된다. 현실 속에서 가정외에는 돌보지 않는 연정과 같은 아이들. 그녀의 이야기처럼 아이들에게 각자의 페이스와 그들만의 성장,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모두 다 1등급을 받아야할 듯한 모듈을 만드는 사회를 벗어나고프다. 자유마저 가르쳐진 자유를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볼 때 누워서도 사유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교육체계 속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보다 더 멋진 가치관을 가진 연정. 꼭 법제와 틀 안에 아이들을 가두는 것만이 답이 아님을 알게 해 줬다. (발끝을 올리고)는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그 어느때나 여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관계의 문제이다.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본인들 스스로 풀거나 끊어야된다고 보는 문제의 부류인 것이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인간 본연의 감정, 인성이 만들어져 가는 어느 시점이 여기에 담겨져 있다. 그들의 바운더리 안팎은 커다란 문제이다. 바운더리 밖으로 밀리는 것은 인생의 끝이 다다르고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이며 저격의 타겟도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사소함이 아니라 중대하고도 매우 깊이 있는 일임을 시사한다. 아이들에 대한 직설적이고 섬세하며 딱 아이들의 시선에서 표현된 글...공감되고 이해되는 글 입니다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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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성적보다 더 걱정되는 건 성장통이다. 물론 그건 아이들의 몫임을 잘 안다. 아이들도 곧 친구들과의 관계, 성적, 이성, 외모, 진로 고민 등 내가 지나온 시간만큼 비슷한 환경을 지나며 무수한 고민과 갈등과 아픔의 덩어리들과 싸우면서 한 뼘씩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는 꾸준히 청소년 문학을 출간해오고 있다.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처음 만난 책이다. 여섯 개의 단편들이 어렵지 않고 이야기의 상황이나 전하는 메시지가 좋아서 당장 딸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이러한 책은 그러한 감정을 간접경험해 볼 수 있고 아이의 문학적 감수성도 길러줄 수 있어 좋다.
책을 읽고 가만히 돌아보니 난 이처럼 다양한 고민을 하며 지나온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지만 그랬기 때문에 성장통을 늦게까지 앓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들이 주는 고통에 마주해 본 이들이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한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의 나연이는 주변인들의 눈으로만 보았을 때 바르고 착했다. 별문제 없이 어른들의 눈에 맞춘 성장기를 지나고 있던 나연에게 수아라는 아이가 집에 오면서부터 내면의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또 다른 나를 들여다보며 앞으로는 자신의 마음에게 더 솔직해지고자 한다. 나연이처럼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거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내 감정에 손해를 끼쳐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반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에 자신을 맡긴 경우도 있다. <여름을 깨물다>에서 하나는 잘못한 어른들로 인해 잠시 떠나오게 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눅 들어 하지 않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서슴없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비록 하나의 첫사랑은 감히라는 한 마디를 뒤로하고 끝내야 했지만 하나는 그때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부모의 운명에 휩쓸리지 않고 누구를 향한 원망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하나가 멋져 보인다.
청소년기에는 질풍 노동의 시기이자 감정이 영글어 가는 시기다. <굴러라, 공!>에서 하윤이는 정의감에 불타는 성격이다. 반 친구들을 곤란하게 하고 사사건건 문제의 중심인 홍모를 응징하기 위해 작은 복수를 계획한다. 하윤이는 폭력과 비폭력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하며 나름 고민을 한다. 다만 상황이란 것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단순한 판단이 엉뚱한 결과를 불러오게 되어 혼란스러움에 빠지자 자신의 감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합리화를 한다. 아마도 하윤이는 내내 죄책감과 싸워야 되겠지만 더욱 감정에 신중하며 성장할 것이다.
<마이 페이스(My pace)>속 주희는 자존감이 바닥이다. 잘나가는 연예인 언니와 늘 비교당하며 주눅 들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정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게 된다.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누구를 따라갈 필요도 없이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무엇보다 주희는 부모에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신만의 목소리는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너는 나의 스파링 파트너>에서 현민은 기주라는 아이로 인해 두려움과 맞닥뜨리게 된다. 평소 무뚝뚝하고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대하는 아빠와의 관계도 적잖은 스트레스였는데 기주의 능청스러운 뻔뻔함에 독이 오를 대로 오른다. 하지만 현민은 기주를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할 힘으로 바꿔 생각한다. 평소 꾹 눌러 두었던 생각에 힘을 불어넣자 당당해진 자신을 보게 된다. 아빠의 부정적인 영향을 밀어내고 자신만의 감정 독립을 한 현민이 기특하다.
<발끝을 올리고>는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겪는 감정의 변화를 재밌게 보았다. 오해로 인해 순식간에 우리에서 왕따가 되어버린 다미의 극복기를 보며 아이가 잘 보고 배웠으면 했다. 상황은 괜찮아졌지만 다미는 상처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노력을 했다. 그 모든 일들이 절대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으며 다미는 인간관계에 있어 진정한 우정이나 믿음에 대해 다각도의 시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게 성장하고 달라지는 것이다.
여섯 가지 단편들이 관통하는 주제는 아픔을 통해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이야기에 사건이 있어야 고민과 갈등이 있듯 성장기에 겪는 통증은 그만큼 자신을 더 단단하게 한다. 성장기의 감정은 여리다. 쉽게 다치기도 하지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반면 그 상처에 조금만 애정을 쏟으면 그만큼 회복력도 빠른 것이 성장기의 아이들이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는 자신의 몫이다. 어른들은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틈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제 그릇만큼 또는 제 그릇보다 좀 더 큰 지혜로 세상을 밀고 나가며 단단하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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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6
나의 스파링 파트너
고통의 속살을 깨물고 그렇게, 우리는 성장한다
책의 서평을 신청하게 된 건, 책을 소개하는 포스팅 속에서 나의 눈길을 재촉하다 가슴에 꽂힌 바로 이 문장, "그렇게, 우리는 성장한다" 때문이었다.
청소년문학 톱시리즈에 자리매김한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소설들은 우리 아이들이 애독하는 작품들이다. 성장하는 중이고 상채기들을 가슴에 묻고 한뼘씩 자라나는 주인공들은 나의 또 다른 내면 세계이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그리고 지금도 성장하는 중인 모든 이들의 면면인 것 같다.
박하령 작가의 <난 삐뚤어질 테다!>를 알고 있고, 최근에 내가 읽은 <발버둥치다>는 딸 아이의 책꽂이에 다소곳이 꽂혀 있다. 작가의 필체는 힘이 있고 단단하다. 아픔을 이야기할 때도 담대하고, 기쁨을 이야기할 때도 담담하다. 중성적인 문체가 나의 자의식을 강하게 만든다.
나의 두려움을 보고 내게 다가선 거다. 난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주먹을 내지를 것이다. 놈은 나를 단련시킬 스파링 파트너다. 출처 입력 여섯 작품의 단편 소설집으로 엮인 <나의 스파링 파트너> 안에는 특히 아픈 손가락처럼 다가온 나의 모습이 있었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이 그러했다. 맏딸로 자란 나는 언제나 어깨가 무거웠고, 그런 만큼 빨리 성숙하져야 했던 가정 환경이 있었다. "리액션" 난 살아가는데 지장 없을 만큼 의사표현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감정 표현의 비율이 어느 정도여야 적당하다는 말이지? 정말 내가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 만큼 수준 이하인 걸까?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내 안에서 느껴지는 것들에 감탄사를 넣어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봤다. 하지만 그 결과, 리액션이라는 건 하품처럼 저절로 나와야 하지 억지로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의도를 갖고 감탄사를 뱉는 순간, 감정은 바로 변질되고 온몸에 소름만 돋았다. 다시 말해 내 안에 감정이 고여서 그것들이 차고 넘치면서 저절로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어야 하지 의도를 가지고 터트리는 건 진짜가 아니라는 말이다. p.71 나연이가 한없이 착하고 너른 마음으로 동생에게 배려하고 양보하며 무난하게 자라오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주장해 볼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연이 스스로도 자신의 참 모습을 들여다볼 일이 없었고, 그런 나연이와는 정반대 기질을 갖고 있던 수아가 나연이와 함께 머물게 된 일을 계기로 자신의 내적 기질과 갈등을 일으키는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나연이의 장점이던 성격이나 행동들이 수아의 등장으로 인해 결점처럼 오인받는 상황이 벌어지자 나연이는 질투와 분노, 화라는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또 다른 얼굴에 불함을 느끼고, 자신을 오해하는 가족들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꼭 나를 보는 듯 했다. 가족들의 상처주는 말들에 나연이가 자신의 억울함을 토해내는 순간 어찌나 눈물이 흘러내리던지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내 어릴적 모습을 회상하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토닥여야 했다. 엄마가 나연이를 와락 껴안으며 미안하다 말 할 때,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지 공감해주며 진심으로 나연이게게 사과할 때, 나의 가족은 나에게 그러지 못했음을 떠올리며 어릴적 나를 만났다. 비록 나는 그런 위로와 사과를 받지 못했지만, 주인공 나연이와 나연이 엄마를 통해 감정을 몰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었다.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결국 나 자신의 아무렇지 않게 가라앉은 어두운 자아인지도 모르겠다. "언니네 엄마 아빠도 언니가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잖아. 아플 땐 악 소리 내야지." "그러게." 수아가 집에 가는 시간이 다가오지만 수아 말대로 또 다른 수아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알아서기지도 말고 까이지도 말고 똑바로 서야겠다. p.91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내 감정 표현에 진실해지고자 하는 결심이 왜이리 어려운걸까. 서투르게 말고 정확하게 나를 드러내는 일이 왜이리 어렵고 낯선 일이 되어버린 건지 깊게 생각해 볼 이유가 생겼다. 성장하는 중인 모두에게 박하령 작가의 <나의 스파링 파트너>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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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령 작가를 통해 만난 『나의 스파링 파트너』 는 6편의 단편들이 모여 우리가 몰랐던, 모른 척 했던, 지나갈 거라고 가볍게 넘겼던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십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자란 십대가 자기가 속한 공간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 일어서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어른에게도 같은 십대에게도 뭉클함 그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함을 느낀다.
남학생들끼리 여학생들의 외모순위를 매긴 것을 알게 된 나는, 설문을 만들어 돌린 홍모의 장난스러운 행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외모 순위 2등인 내가 발끈하는 것을 보고 주위에서는 '1등을 하지 못해서, 2등임을 알리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오해를 사고 만다. 난 결코 그의 장난스러움 속에 감춰진 악의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 주고 싶지 않다. 홍모에게도 장난은 결코 장난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싶어 그의 자전거 걸쇠를 열어두었다. 걸쇠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홍모는 긴장할 것이라는 나의 작전. 정의의 공은 언제든 누구든 굴려야 한다는, 내가 굴린 공은 방향을 틀어버렸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겠다는 「굴러라, 공!」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해진 공간 속에서 우리는 방관자의 자리를 선택한다. 가해자로 욕먹고 싶지 않고, 피해자로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방관자의 자리를 안전지대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다음은 방관자자리의 나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하지 못한채 말이다. 가해자를 향해 날아온 공은, 또 다른 공이 되어 가해자에게 이유도 모른 채 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잔혹한지 한번쯤은 안겨주고 싶었던 '나'. 그녀의 공이 방향이 틀렸을지라도,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었을지라도, 폭력과 비폭력 사이에서 고민하고 시도한 용기에 깊은 포옹을 해 주고 싶다.
아빠의 미투로 이모네 집에 잠시 온 나의 눈길이 나도 모르게 머무는 곳이 있어, 잠시 아빠와 엄마를 잊고 온전히 집중했을 뿐인데, 나는 그만 사촌뿐 아니라 사촌 친구구들에게 '아빠를 닮아서'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만다. 순수했던 내 맘까지 짓밟힌 나에게 "감히 네가"라고 단정짓는 말에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그날의 나는 지금 더 성장했고, 덜 아파지고 있으니 일어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우리에겐 누구나 힘들고 지친 시간이 있을테니, 그 시간만큼 성장하는 내가 된다면 우린 좀 일찍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거임을 이제는 알고 있다.
수아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까칠하고 이기적인 딸이고 누나가 된 나는 지금 너무나 외롭다. 잘 참아내고 하라는 대로 잘 한다고 애써왔는데, 그 동안 내가 해 온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내가 말을 안 했고, 힘든 내색이 없었으니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건 내 잘못도 그들의 잘못도 아닌데, 난 참 힘이 든다. 이제는 안다. 내가 너무 오래 참아내고 이겨냈다는 것을. 싫다는 것이 아니라 힘들다고 말할 것을, 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걸 좋아한다고 말할 것을 너무나 오래도록 안하고 살았나보다. 표현이 서툴러 마음이 아픈 뒤에야 뒤늦게 맘을 들여다보게 된 나연이의 이야기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
'안 될 놈은 뭘 해도 안 된다'는 말이 있었나. 친구의 사물함에서 우연히 발견한 담배 한 개비 피워보겠다고 찾아간 성당 뒷마당 그리고 도움을 구하는 여학생의 목소리와 서둘러 자리를 피하면서 떨어뜨린 내 핸드폰. 그 날 밤 일어난 사건으로 나는 어린 녀석의 볼모가 되고, 있지도 않은 알리바이로 나와 그 녀석은 함께가 되고, 그 녀석이 나에게 건네는 시선이 불편하기만 하다. 의도치 않게 휩쓸린 사건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린 나는, 담배도 여학생의 목소리도 그 녀석의 집요한 알리바아가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그 두려움은 갑갑증으로 전환되었고, 결코 이대로 그 녀석에게 무너지고 싶지 않다. 그 녀석이 한 번만 더 건들어오면 주먹을 뻗을 각오 정도는 하고 말겠다는,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수많은 일들 앞에서 당당하게 서기 위한 연습 게임 정도로 삼아주겠다는 나의 이야기 「나의 스파링 파트너」
세상에서 나만큼 아프고 힘든 사람은 없을 거라고 단정짓으며, 세상 근심 혼자 다 짊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다니는 우리의 십대, 그들의 아픔은 그들의 몫이지만, 그들이 딛고 일어설 땅이 되어주는 것은 부모이고 형제이고 친구이다. 학원을 땡땡이치고 서둘러 집으로 가는 친구 뒤를 따르면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친구와 쌍둥이 친구 언니, 그들이 가진 민낯을 보면서 삶이 주는 진짜가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친구의 당당함을 따라하면서 자신에게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어보는, 자신에게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보는 이야기 「마이 페이스」 『나의 스파링 파트너』 는 나의 곁을 지나쳐가는 십대들의 속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교복 속에 가려진 그들의 아픔이 나에게로 와 걸러진다면, 하는 기대와 그들이 자신을 찾아 가는 여정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이 함께 하였다. 현실과 이상, 가정과 학교, 부모와 친구, 친구와 나, 여러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모험중인 그들에게 좀 더 관대한 어른이 되어주고 싶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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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박하령이라는 작가의 이름보다 표지가 더 눈에 띄였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십대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에 관심이 간다.
사실 내가 나연이라면 정말 짜증나서 화를 냈거나 아니면 언니인 척을 했을텐데 나연이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알아서 기지도 말고 까이지도 말고 똑바로 서야겠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내가 제일 해주고 싶은 말...
https://blog.naver.com/yjyj0702 https://www.instagram.com/writer_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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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령 작가의 신작 단편소설집 <나의 스파링 파트너>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장편소설 <의자 뺏기>로 제 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제 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주로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는데 이번 책 <나의 스파링 파트너>도 주인공들이 모두 청소년이다.
이 소설집에는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어른들 눈엔 청소년들이 뭔 걱정이 있겠나 싶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걱정과 고민이 많다. 어른도 분명 청소년이었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지금에 와 돌아보니 그 때의 고민은 별것도 아니었던 것만 같다. 하지만 인간이 어디 그런가? 자기 앞에 닥친 문제가 가장 커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고 청소년 시기에 하는 고민은 우주적으로 크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작가가 소설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그들이 집과 학교에서,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어른이 보기엔)소소하지만 (그들에겐 몹시도)커다란 것들이다. 그러니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다. 자신과 유사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에 감정이입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괴로움이 있다면 그 크기가 한결 줄어들 것이며, 막막해 보였던 문제의 물꼬를 틀 힌트도 얻게 될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라 해서 꼭 청소년만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학부모들이 읽는다면 자녀의 마음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엿볼 수도 있겠고, 자녀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어보기에도 적당한 책이다.
섬세한 감성들을 드러내기엔 여학생이 적당했는지 주인공은 대부분 여학생이다. 표제작 “나의 스파링 파트너”의 주인공만 남학생이다. 범생이 스타일인 현민이 어느날 친구의 담배 하나를 몰래 가져와 으슥한 곳에서 피우려고 하다가 우연히 성추행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 자리를 피하다가 떨어트린 휴대폰을 3층에 사는 기주가 주웠다면서 가져다준다. 그 일로 기주는 교묘하게 현민이 성추행 사건의 당사자인 듯 몰아세우며 협박하기에 이른다. 억울하지만 현민은 담배를 피우려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고 기주에게 끌려 다닌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등장인물들은 다 학생인데 어쩜 야비한 면모를 드러내는 아이들이 있는지 사실 놀랐다. 더 이상 학생들과 접하게 될 일이 없어져서 2000년 이후에 출생한 그 아이들과 나는 영 세대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또록또록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옹골찬 아이들을 보니 놀랍고 기특하단 생각이 드는 한편, 기주나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의 수아같은 아이들을 보면서는 다른 이유로 또 놀라웠다. <90년생이 온다>는 책으로 90년생들의 의식과 삶에 대한 태도를 알았듯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볼 기회가 없으니 이번 책으로 그들의 생활이나 사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소설이지만 말이다.
현민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목처럼 그 아이는 기주를 자신을 단련시킬 스파링 파트너로 여기기로 마음먹는다. 쓸데없이 겁먹고 막연한 두려움에 떨던 자신을 떨쳐버리려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현민은 아빠와의 관계가 서먹하다. 아빠의 강요 아닌 강요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에 홈스테이를 갔다가 집안 형편으로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서 4년 만에 돌아오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아빠와 헤어져 있었던 시간의 공백때문에 서먹한 것만은 아니다. 현민은 대놓고 “아빠가 싫다!”고 말한다. 모든 일을 경제적 논리로만 귀결시켜며 18번 멘트는 ‘쓸데없이’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지시만 하기 때문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옹호해보려 해도 자녀들에게 강요만 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현민아빠의 편을 들기는 좀 민망하다. 소설은 현민이 기주의 의뭉스런 태도에 대항하려고 마음먹은 것으로 끝이 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동생 현선과 함께 맨홀에 빠진 길고양이를 구하러 나가겠다는 행동에 쓸데없는 짓거리들 말고 들어가라고 윽박지르는 아빠에게 현민은 이렇게 말한다.
“쓸데없고 있고 정도는 저도 판단할 줄 압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쓸데없는 일이 아닙니다.”
현민이 기주를 스파링파트너로 삼겠다고 한 것과 억압적인 아빠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 것은 어른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마이 페이스”의 주희가 ‘내 페이스대로’ 걷는 마지막 장면 역시 유사성을 띤다. 친구 하정의 말처럼 ‘이렇게 사는 사람’, ‘저렇게 사는 사람’을 긍정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부모가 제시하는 한 방향 말고.
그 외의 소설에 등장하는 청소년들도 자신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결하려고 애쓴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시기, 그 어정쩡한 자리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한 주인공들의 무대에 독자도 같이 서 보게 하는 기회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