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33%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원재가 경험한 이상한 나라의 정치 이야기
"이원재가 경험한 이상한 나라의 정치 이야기" 내용보기
사람들은 여전히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5년마다 한번씩 점점 비루해져 가는 우리의 삶을 구원해줄 초인을 찾아 투표했지만, 아주 높은 빈도로 그들은 우리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 넣을 뿐이었다. 거기다 51:49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왔던 2012년의 선거는 우리 사회의 분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승자는 승자 독식의 원칙에 따라 자
"이원재가 경험한 이상한 나라의 정치 이야기" 내용보기

사람들은 여전히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5년마다 한번씩 점점 비루해져 가는 우리의 삶을 구원해줄 초인을 찾아 투표했지만, 아주 높은 빈도로 그들은 우리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 넣을 뿐이었다. 거기다 51:49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왔던 2012년의 선거는 우리 사회의 분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승자는 승자 독식의 원칙에 따라 자신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고 정당하게 사용돼야 할 국가 권력은 민간인을 사찰하고 인기 있는 야권 정치인을 견제하며 인턴 직원의 엉덩이를 주무르는데 사용되고 있다. 패자 역시 쉬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분노에 사로잡혀 그들이 그토록 따르던 민주적 가치를 무시하는 주장에 기꺼이 동조하기도 한다.

 

두 진영의 싸움 속에 더 이상 이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그저 비난할 거리만 찾으면 온갖 비아냥과 억지, 초월과 순환 논법을 조합한 새로운 차원의 논리를 펼치며 상대를 그저 종북, 혹은 친일 수꼴로 몰아 붙인다. 두 진영 사이에 타협이란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인터넷은 매일 코피 터지는 쌈꾼들의 바다가 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의 친절한 이웃은 모두 어디로 가고 이런 무서운 사람들만 가득 찬 불행한 세상이 돼버린 것일까? 이원재는 이 책을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철 지난 단어의 대립에 대해 놀라운 인내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만악의 근원처럼 딱 버티고 서 있는 먹고사니즘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이 먹고사니즘의 놀라운 생명력과 그것이 효과적으로 이용해 성장하는 대기업들 그리고 그 대기업에 사로잡혀 스스로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더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는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그는 대기업이 지배하는 세상 대신 이웃과 자신의 행복이 개인의 삶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자본을 위한 기업이 아닌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사용자를 위한 기업, 그리고 그 모든 사람이 당면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 기업을 이야기 한다. 바로 사회적 기업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협동조합 같은 것들이다. 물론, 그는 지속가능성이란 단어의 설명과 다양한 예를 통해 이런 이상적인 기업들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도 풀어주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잠시 눈을 돌려 봤다. 그리고 다시 내 주변을 바라보니 세상이 그리 험악하고 이상한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당장 내 주변만 해도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아이에게 스스럼 없이 과일을 한 조각을 나눠 주시는 동네 아줌마들과 다섯 살 딸아이의 꿈을 유치원 선생님으로 만들어 버린 좋은 유치원 선생님들, 매일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권해 주시는 편하게 외상이 가능한야채 가게 아저씨가 계시고 몇 년째 우리가족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지고 있는 착한 미용실 누나가 있다. 주말이면 애들까지 주렁주렁 달고 가도 항상 웃으며 반겨주고 카페 문을 나설 때면 주중에 집에서 마시라며 원두까지 챙겨주는 동네 카페 언니가 있고 아이들 파이만 주문하면 아빠 커피는 공짜로도 주시는 파이집 아주머니가 계신다.

 

비록 얼굴도 모르지만 윤리적인 방법으로 닭을 길러 달걀을 보내주시는 양계업자도 있고, 착한 방법으로 기른 향기 가득한 과일과 다른 식재료를 판매하는 농부와 어부들도 있다. 마트에서 파는 이상한 가공식품이 아니라 아토피에 걸려 고생하는 딸을 위해 만들었던 조금은 심심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함박스테이크를 만들어 파시는 요리사 분도 계시다.

 

허나, 이분들 누구도 삼성이나 현대가 받았던 정부의 지원을 받으신 분들은 없다. 정작 나는 정말로 내 삶을 풍요롭고 사랑스럽게 해주는 사람들이 아닌 다른 기업과 자본의 편에 선 정부와 살고 있었던 것이다. 참 바보 같이 말이다.

 

이원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제안한다. 그만 불평과 꿈꾸기를 조금 줄이고 대신 조금 더 생활 속에서 꿈꾸던 일들을 실천하라고 말이다. 조금 맛이 없더라도 전직 비행 청소년들에게 기술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조금 비싸더라고 올바른 방법으로 생산되고 유통된 제품을 구매하고 조금 귀찮더라도 좀 더 바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분들께서 혹 물으실지 모르겠다. 그럼 이원재는 책을 쓰는 일 말고 무엇을 했냐고. 그는 자신이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2012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어느 무소속 후보의 정책기획실장으로 하루도 빼지 않고 72시간 정도 일을 했다. 단언컨대, 그 기간 동안 그가 설령 최저 임금을 받는다고 해도 억대 연봉을 챙겼을 것 같다. (그리고 그는 그 기간 동안 너무 많이 불태운 덕에 아직 무직상태다.)

 

나 역시 다행히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그와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하루에 16시간쯤 일했다. 나는 그 보다는 덜 불태웠던 것 같다.) 그 기간 동안 옆에서 바라본 그는 그 힘든 시간 동안 한번도 화내거나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부당한 것을 강요했던 기억이 없다. 그는 끊임 없이 대화하고 설득했고 자신과 일하는 사람들 보다 조금 더 많이 일하는 방법으로 캠프의 정책을 만들기 위한 모든 일을 해 냈다.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 세 달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그는 완벽한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한 나라의 정책 전반에 걸친 공약집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물론 그는 영원히 세상에 나오지 않을 더 많은 정책 브리핑 자료와 내부 보고서, 수 많은 메시지의 초안과 행사의 기조를 잡는 일에 책임자거나 중요한 관여자였다. 여하튼 그는 정책선거를 기치로 내건 후보의 정책기획실장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그저 키보드 위에서 쓰여진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그가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것 이외에도 가장 치열했던 대선전의 한 가운데서 경험했던 많은 것들이 함께 녹아 있는 책이다. 만일 마음을 열고 이 책을 읽는 다면 당신이 이번 대선에서 51 혹은 49 어느쪽에 속했었던 간에 당신에게 훨씬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다.

h****r 2013.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 - 이원재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 - 이원재" 내용보기
저자인 이원재소장의 이력은 특이하다. 과거 한겨레 연구소장으로 있었을 때부터 그의 글을 접해왔는데 그 이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사회에 발을 들인 것은 한겨레신문사 기자로서이고 해외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서 안철수 대선후보의 정책기획 실장으로 작년 대선기간 몇 개월을 보냈다. 자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 - 이원재" 내용보기

저자인 이원재소장의 이력은 특이하다. 과거 한겨레 연구소장으로 있었을 때부터 그의 글을 접해왔는데 그 이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사회에 발을 들인 것은 한겨레신문사 기자로서이고 해외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서 안철수 대선후보의 정책기획 실장으로 작년 대선기간 몇 개월을 보냈다. 자본주의의 첨병과도 같은 대기업의 부설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언론사의 연구소 그것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계층을 대변하는 언론에서 일했다는 사실도 참 아이러니다. 저자가 강연시 그 양쪽을 모두 경험한 이는 본인밖에 없을 거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곤 한다.

 

저자는 대통령 후보의 경제와 관련된 정책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던가 보다. 그는 경제학자이고, 후보를 도와 참여한 일도 경제정책에 관련된 일인데, 정작 이 책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건 정치다. 아마 그가 겪었던 많은 좌절과 한계가 정치의 역학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불신이 팽배한 나라에서는 정작 중요한 게 국민의 정치 참여와 관심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은 늘 상 주변화되고 정치핵심에서 소외되는 것이 현실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원리는 여기서도 통용된다.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이라고 제목을 붙여놨지만, 대부분이 경제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전작인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과 통하거나 겹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저자는 전작에 이어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금융자본주의,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수많은 실례를 들어서 조목조목 설명한다. 대안이 되는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한 시민의 참여와 자세도 제안한다.

 

언제인가 대기업 총수가 기업은 2등인데, 행정은 3등이고, 정치는 4등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고 국민이 1등이라는 말은 안 했다.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고한 어느 정치학자의 말을 빌지 않아도,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이 높은 의식과 철학을 가지고 있으면,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도, 행정도 그 수준에 도달한다. 기업은 2등이라고 했던 총수는 기업의 매출이나 수익을 두고 얘기한 듯 하지만, 기업의 문화와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삶의 질은 과연 그럴까라고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 그 인식수준 자체가 등외권이지 않을까.

 

[책속에서]

하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소비도 투표다. 내가 어디로 쇼핑하러 가서 무엇을 사는지도 세상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주말에는 어디로 놀러 가는지, 여윳돈은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던 회사에서 일하는지, 친구나 부모나 자녀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도 모두 세상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은 그 모두가 정치다.

 

한국인은 오래 일한다. OECD국가 가운데 가장 긴 노동시간을 자랑한다. 고용된 사람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1년 통계로 2090시간 수준이다. 이보다 많이 일하는 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는 멕시코밖에 없다. OECD 평균은 1,770시간 수준이고 독일은 1,400시간가량 일한다. 중세 유럽에서 영주를 위해 일하던 농노의 연간 노동시간이 1,620시간가량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오랜 시간 일하는 셈이다.

 

2010년에 전체 소상공인 가운데 월 매출 400만 원 이하인 곳이 58퍼센트였다. 여기서 임대료를 빼고 순이익을 따지면 149만원이다. 순이익이 100만원 이하인 업체도 절반이나 된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실제에서 이익 하나만 강조하는 것은 경영자가 기업의 생존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지점에까지 이르도록 경영자를 오도한다고 언급했다.

 

c****s 2013.10.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