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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 불구 노인은 자신이 걷지 못한다며 젊은이에게 업어달라고 청했고, 젊은이는 노인을 불쌍하게 여기며 결국 노인을 등에 업었다. 그러나 이 불쌍해 보이는 노인은 악의 정령이었다. 이 사악한 정령은 젊은이의 어깨에 올라앉자마자 털복숭이 다리로 젊은이의 목을 감싸고는 절대로 놓아주지 않았다. (중략) 자신의 연민의 재물이 되어버린 젊은이는 다리가 후들거려도, 입술이 터져도, 사악무도하고 교활한 늙은이를 등에 업은 채 끊임없이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p 245
나는 우연히 알게된 한 남자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그의 이야기를 썼다.
때는 1913년 11월. 그는 헝가리 국경의 작은 주둔지에서 근무하게 된 25살의 오스트리아군 호프밀러 소위다. 그는 주둔지의 가장 큰 부자인 케케스팔바씨의 성으로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는데,그 자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무도회가 열리고 있을 때,그 집 딸에게 춤을 청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그건 실례라 생각하여 춤을 청하게 되었는데, 17살의 에디트는 불구의 몸으로 걸을 수가 없는 아가씨였다.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을 알게 된 그는 미안하단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그 집을 떠나오고 만다.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이며 예의를 아는 그는 에디트에게 사과하러 다시 방문을 하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정기적인 방문을 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호프밀러는 에디트가 의자라는 좁은 세계에만 갇혀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연민의 감정으로 그녀를 대하는 거였지만,에디트는 그의 감정이 연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깊은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다. 호프밀러는 그녀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적도 없고, 너무나 부잣집이었기에 팔려간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하는 마음등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군부대라는 집단의 특수성 또한 그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잡을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는 거였다. 확실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굳은 결심을 보여주려 하지만,그때마다 고개를 쳐드는 연민으로 인해 쉽사리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다. 여러 마음을 오가는 사이 지독한 우연까지 겹쳐 불행한 결말에 이르고 말았다.
인간에 대한 사랑, 연민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가 어느 순간 그의 우유부단함과 나약함으로 에디트와 그의 아버지를 지옥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가 미워지기보다는 이해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저럴 수 있겠다 싶을 만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었다. 이리 저리 흔들리는 호프밀러에 반하는 인물이 에디트를 5년 째 치료하고 있는 의사 콘도어이다. 그가 의사로서의 도리,책임을 말할 때는 숨도 쉴수 없을만큼 몰입하게 되었다. 콘도어는 의사로서의 사명감, 또는 감정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연민의 감정이냐 사랑이냐를 가지고 의견이 분분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뭐가 다를까 싶었는데,글자가 다른 만큼이나 의미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이젠 확실히 알겠다. 연민과 우유부단함이 겹치고,감정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해질 수 있는 지도. 케케스팔바씨의 과거 이야기,의사 콘도어 씨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롭고, 불구자로서의 에디트의 조울증처럼 오르내리는 감정변화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츠바이크는 인물평전으로 유명한 작가로서 이 소설은 1939년 출판된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자서전이면서 역사서 형식을 띠고 있는 <어제의 세계>와 단편 소설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에 이어 세번째로 만난 책이다.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책이 없다. 그의 뛰어난 심리 묘사는 철학서라고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뛰어났다. 다시 한번 츠바이크의 매력에 풍덩 빠지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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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사전에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에 대해 동정하는 것은 공동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감정이다. 하지만 연민에는 단순히 누군가를 가련하게 여기는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는 감정이 깔려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그 입장이 아니라는 안도감, 그런 타인에게 따뜻이 대해주는 자신에 대한 우월감이 공존하고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정서는 애초에 가진 연민이라는 감정에 비하면 너무 이질적이어서 스스로 깨닫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특정한 상황이 되면 연민에 대해 스스로 개입하거나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때는 이면에 숨겨진 이기적인 감정들을 숨길 수 없게 되는데, 소설 ‘초조한 마음’은 그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소설이다. ‘연민’과 ‘희생’의 접점에서 생겨난 이유를 알 수 없는 심적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작가다. 그의 이력 중 특이한 점은 그가 심리학의 대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깊은 우정을 나눴다는 사실인데, 나이 차이는 꽤 있었지만 둘의 우정은 프로이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츠바이크의 소설의 백미는 무엇보다 세밀한 심리묘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헝가리 국경 지대 주둔지에 근무하던 호프밀러라는 소위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케케스팔바라는 유명한 귀족의 성에 초대를 받아 파티를 즐기다 그의 딸인 에디트에게 춤을 권하게 된다. 하지만 에디트는 다리를 다쳐서 춤을 출 수 없는 사람이었고,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호프 밀러는 스스로 크게 자책하며 후회한다. 그는 미안한 마음을 보상하고자 꽃을 보내고 그 뒤로는 그녀의 집에 매일 방문한다. 소위가 오면서 에디트는 활력을 찾았고 그녀의 아버지 케케스팔바도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라는 존재가 이렇듯 남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한다. 어느 날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가벼운 키스를 이마에 하던 중 에디트는 그의 머리를 잡고 격렬하게 키스를 한다. 그 순간 그는 이 모든 환상에서 깨어나며 방에서 나와 이런 생각을 한다.
그저 자신이 베푸는 감정의 호의에만 도취 된 호프 밀러는 그로 인해 당연히 따라오는 상대의 감정은 간과했다. 작가는 장면 장면마다 등장인물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일상에서는 쉽게 근접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를 읽어낸다. 차근차근 스토리를 따라가면 등장인물의 내면을 이해하게 된다. 독자는 그 어떤 등장인물에게 대해서도 쉽게 비난하지 못하고 슬며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호프밀러가 선의를 가지고 행한 행동에 대해서 무조건 비판해야 할 지, 신중하지 못한 무책임한 행위였는 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야 할 것이다. 츠바이크 소설 특유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극대화된 소설로 에디트의 급변하는 심적 혼란과, 호프 밀러의 초조한 마음에 집중하다 보면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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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묘사나 인물묘사가 탁월해요.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더 대단한건 번역서인데도 너무나도 잘 읽혀요. 어색한 문장이나 단어선택이 단 한 부분도없고 정말 물 흐르듯이 이야기가 전개되요. 소름끼치고 무서운 부분도 있고 인간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연민이나, 우월감같은 걸 느끼는 인간이 그 선을 넘어버리면 어떻게 삶이 망가지는지 상세하게 나옵니다. ㅋ 가끔 무서울때 있어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묘사가 자세한걸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이요. 사건위주의 전개가 빠른걸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비추요. |
| 츠바이크의 소설들은 잘 읽힙니다. 다만 문학적인 감동은 잘 모르겠어요. 슈테판 츠바이크의 인물평전들이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나 '어제의 세계' 같은 경우는 정말 재밌게 읽기도 했고 인문서인데도 그 가독성이 뛰어나서 받은 감동이나 인상도 깊었습니다. 체스이야기는 역시 츠바이크구나 하면서 읽었는데 이번에 구입한 그의 소설들은 솔직히 몰입도는 큰데...역시 문학적인 감흥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어서. 문학은 지적능력, 그 깊이, 혜안, 지성, 안목 그리고 필력과는 또 다른 문제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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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은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언제나 상대를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호프밀러가 에디트를 대하며 느끼는 연민과 죄책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마음이 얽힐수록 이야기는 점점 긴장감을 더합니다. 인물의 선택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욱 ‘진심으로 돕는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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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소용돌이치는 심리에 깊이 몰입했다. 동정과 우유부단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나 역시 숨이 턱 막히는 초조함을 느꼈다.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집요하게 파헤친 유려한 심리 묘사가 압도적인 잔상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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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재밌다. 이런 게 악마의 재능인가 내용 전개가 너무 기똥차게 재밌다. 연민에 대한 것을 소설 주제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쓸 수가 있다니... 내용이 진행될 수록 나조차도 초조해진다... 더 읽기가 아깝다... 이 작가는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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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서 출간된 슈테판츠바이크작가님의 초조한 마음을 구입하여 읽고 작성하는 리뷰글입니다. 작가님의 다른책 우편부 어쩌고하는책을 먼저 읽고 다음권으로 본 책이에요 내용이재밌어서 금방읽을수있어요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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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독서기록장에 쓴 나의 감상평 "안톤 호프밀러...저 머저리. 연민과 동정의 뒤에 숨어서 주변인들을 농락하는 나약하고 저열한 인간. 자기합리화 대가." 소설에 얼마나 몰입을 했는지 다 읽고 난 후 이렇게 감정이 폭발해 버렸다. 작가의 문체에 힘이 있어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고 동요되어 감정이 요동을 친 소설이다. 안톤, 에디트, 케케스팔바, 일로나, 콘도어.. 등장인물 모두 생생히 살아있어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고 만약 있다면 두 손 꼭 잡고 제발~정신차리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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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작 "초조한 마음"은 동정과 사랑의 경계를 날카롭게 파헤친 심리 소설의 걸작입니다. 청년 장교 안톤 호프밀러는 하반신이 마비된 부잣집 딸 에디트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오직 동정심 때문에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지만, 에디트는 이를 사랑으로 오해합니다. 상처를 줄까 봐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던 안톤의 비겁한 동정은 결국 파국을 불러옵니다. 이 책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책임감 없는 동정이 얼마나 위험한 독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타인의 감정에 휩쓸려 내 마음을 속일 때 생기는 초조함과 거대한 파멸을 인간의 내면 심리를 통해 생생하고 흡인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타인을 향한 나의 마음이 선의인지, 아니면 그저 거절하지 못하는 위선인지 깊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고전 명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