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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업 생산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3국의 주력산업은 유사하다. 그 만큼 한중일 3국의 산업은 서로 경쟁적이면서도 보완적이다. 만약 세 나라중 어느 한나라 세력이 강해진다면 다른 두 나라가 받는 영향도 대단히 커진다(179쪽)
현재 중국은 세계2위, 일본은 세계3위의 경제대국이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을 달리고 있다. 세 이웃나라가 서로의 강점을 바탕으로 적절한 균형을 잡은 보완적 산업구조가 유지된다면 잘사는 이웃나라 덕분에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는 긍적적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삼국간 분업관계가 무한경쟁의 틀로 변해 버린다면 생존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경제분야에서 한중일 삼국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과연 누가 이길까? 우린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경제발전 단계에서 본다면 일본은 하이 엔드(high-end), 우리는 미들 엔드(middle-end), 중국은 로우 엔드(low-end)에 기반을 둔 산업구조를 형성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중국에 무역흑자를, 중국은 일본에 무역흑자를, 일본은 한국에 무역흑자를 보는 삼각구조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러한 역내 분업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해당하는 12.5계획을 보면 요소투입형 성장전략에서 혁신주도형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내수시장 확대, 녹색경제, 고부가가치 경제구조 실현, 조화로운 사회건설, 그리고 개방개혁의 심화라는 5대 정책기조는 우리의 그것과 별로 차이가 없다.
거대한 13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산업경쟁력을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살아 움직이는 동태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규모집약형 조립산업(IT,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을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 수많은 부품업체들과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해야 하는 자동차나 최첨단 분야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있고 나름대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막대한 규모의 R&D투자와 인력양성을 추진하는 중국의 미래에 대해 아무도 확언을 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비틀거리던 일본이 최근 아베노믹스로 인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우리는 일본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제조업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반적 추세로 보면 세계경제에서 제조업 기지로서의 일본의 역할이 감소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사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장기적으로 일본의 경제, 산업구조의 대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다. 내수부진, 엔고, 전력난, 지진공포 등으로 기업활동 여건이 더욱 나빠지면서 해외이전을 고민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립업체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등 핵심기업들까지 해외진출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의 최고 자랑인 부품, 소재업체를 누가 유치할지, 누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인지에 따라 한중일 분업구조의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잘 나가는 중국, 추락하는 일본 사이에 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선진국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여기서 주저앉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이 분야는 산업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도래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중소, 중견기업을 돌아보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녹색산업, 융합산업등 새로운 산업분야가 거론되고 있지만 눈에 띠는 곳은 많지 않다. 오히려 고용없는 성장으로 인한 양극화, 내수부족, 경기침체 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한중일 모두 해결해야 할 자신만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도 있다. 바로 앞으로 한중일간 분업구조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조립완성품 분야에서 한국이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신흥국 시장을 준비하는 일본과 어쩔 수 없는 진검승부가 벌릴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부품, 소재, 장비 분야에서는 일본의 우위속에서 협력적 분업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분야에서는 단기간 기술향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제조업의 세계기지를 담당하고 있는 한중일 3국에서 중국의 입장이 제일 유리하고, 한국이 가장 불리하다고 전망한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확실한 비교우위가 없는 반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국가규모도 작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한중일 분업구조에서 우리만의 성장동력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대기업중심의 산업구조는 건실한 중소, 중견기업이 뒷받침해 주어야 하고, 조립완성품 중심의 성장전략은 부품과 소재, 서비스산업, 신산업(녹색, 융합 등)으로 다양화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성장과 일자리와 경쟁력이 함께 보완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의 견해에 공감이 간다. 여건은 가장 나쁠지언정 그것을 극복해 내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기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는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