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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상처를 가진 두사람의 만남은 때로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간혹은 더 깊은 상처를 건드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같은 경험을 가진 입장이라서 더 이해할수도 있는 반면에 그 힘든과정을 알기에 때로는 그 과정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것이다. 극악스럽고 사람같지않은 외조부의 마수에서 벗어나기위해서 선택한 일이었다. 그 불같은 성질로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굳이 도망치면 잡아오고 도망치면 잡아놓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않는가 의아했는데..결국 이런식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는것을..그리고 한번 외조부가 마음먹은 일이라면 도망칠 구석은 없을것이라는 것을 서아는 잘 알았다. 결혼..정략적인 결혼이라고 하더라도 이 시궁창같은 이 가시덤불같은곳에서 벗어날수 있다면 나쁘지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선 이는 외조부와 다르지않았다. 그런 그를 단숨에 제압하는 남자에게 눈이 가고 생각이 흐르는것은 당연하게 느껴졌다. 이모부를 통해서 그가 리치 파이낸셜 우도윤 사장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서아는 그를 찾아가게 된다. 어차피 외조부가 서아를 그런식으로 이용할것이라면 서아는 그를 선택하고 싶었다. 당돌하리만큼 도발적인 말을 하면서도 끌림을 주는 이여자 서아를 도윤은 기억한다. " 결혼해 주셨으면 해요"...서아가 겪고 있는 지옥이 어떤곳인지 도윤보다 더 잘아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서아는 아직 그곳에 갇혀있지만 오기와 독기를 가지고 도윤은 그 지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서아라면 온기를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것 같다.
서아와 도윤의 혼인소식이 전해지고 탐욕이 덕지덕지밴 서아의 외조부는 승승장구할 날만 남아있다고 생각하지만 도윤은 그의 생각보다는 더 치밀하고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상견례날짜가 정해지고 도윤은 서아를 할머니에게 인사시키는데 날선 말에 이미 단련된 서아지만 또다른 이에게 듣는 날선 말들은 그대로 가슴에 생채기를 남긴다. 조금씩 조금씩 도윤이란 사람을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그 시즘 외조부가 갑자기 별세하면서 서아는 도윤과의 혼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도윤할머니의 부름...날이서고 독기서린 아픈 말들에 이어 도윤의 룸에서 나오는 여자의 모습까지, 서아는 도윤과의 혼사를 파기하고 유학길에 오른다. 그리고 7년후 서아는 다른 임산부의 남자로 서있는 도윤을 보게된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듯이 도윤도 서아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채 서로를 응시하면서..
7년전 서아를 바라보면서 욕망을 품을때는 마치 어린애를 탐하는것처럼 죄의식마저 생겼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서있는 서아는 여자의 느낌을 풍기면서 서 있는데 그런 그들사이에는 기나긴 시간과 이제 곧 아버지가 된다는 의식이 함께 막혀있었다. 조금만 일찍왔으면 좋았잖아..이 미련한 여자야...도윤은 소영에게 발목이 잡힌 그 날이 원망스럽고 조금 더 일찍 돌아와주지않은 서아가 미치도록 원망스럽다. 하지만 서아를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이지 너무 어렵다. 소영의 아버지를 찾아가 이 결혼을 무르겠다고 말을 하지만 임신한 딸을 둔 아버지의 입장이 그 말을 쉽게 받아들일수 없다는것은 이해할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들려온 친구 한종의 말은 벼랑끝에 선 도윤을 구해내고.. 이제 거리낄것없이 당당하게 서아앞으로 다가가 그 옛날 못다한 인연을 이어가자고 하는데..
서아는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도윤이 싫지않았다. 이전에 그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없이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영우의 느낌이 이상하게 불편한것과는 다르게 도윤과 있으면 편안해지고 행복해졌다. 그래서 영우의 접근을 이제는 그만 차단시키려는데.. 도윤의 아이가 아닌 아이를 가지고 도윤을 협박하던 소영은 진실이 밝혀지자 위험한 수술을 감행하게되고 그리고 그 모든 원망을 도윤과 서아에게로 갖게된다.
나중에 가서 밝혀지는 도윤의 충격적인 반전의 가족사..그리고 서아의 친부에 관한 이야기 까지, 그늘이라곤 가져본적없던 서아가 도윤이라는 큰 그늘아래 들어가는 이야기.. 영우라는 캐릭터가 등장했을때만 하더라도 그래 이런 캐릭터 정감있고 좋잖아..했었는데 들으면 듣는대로 나불나불..거절을 해도 무시하고 무작정 들이대기부터 해대다보니 정말이지 싫다는 느낌이 제대로 산다. 소영이란 인물도 적반하장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며 등장하는데..누가 뭐래도 최악의 인물은 바로 서아의 외조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