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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대위법 - 올더스 헉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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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법의 사전적 정의는 '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이다. 즉 어떤 어울리지 않는 둘 이상의 어울리지 않을법한 것들을 엮어 만들어 놓은 상황을 뜻한다. 올더스 헉슬리의 <연애대위법>은 다양한 인간 무리를 따라가며 이들이 함께 혹은 개별적으로 만들어내는 대위적인 상황과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초반에는 막장 드라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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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법의 사전적 정의는 '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이다. 즉 어떤 어울리지 않는 둘 이상의 어울리지 않을법한 것들을 엮어 만들어 놓은 상황을 뜻한다. 올더스 헉슬리의 <연애대위법>은 다양한 인간 무리를 따라가며 이들이 함께 혹은 개별적으로 만들어내는 대위적인 상황과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초반에는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 쓰여도 손색이 없는 연애거리가 펼쳐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저 재미로 읽어내려 가기엔 벅찬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자본가에 대한 노동자의 시선, 종교에 대한 지식인의 감정, 과학을 추종하는 사회에 대한 우려,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혹은 스스로 떨어져 나온 자들의 항변 등 <연애대위법>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20세기 초 유럽이 겪었던 사상적 혼란을 대변하고 있다. 소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문들 각각이 주인공이자 조연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독자의 견해에 따라 어떤 인물은 선을 대변하고 다른 인물은 악을 대변한다. 

 

존 비들레이크는 화가로서 명성을 쌓았지만 그 명성만큼이나 난봉꾼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아들 월터는 아버지와 달리 유약한 심성을 지닌 작가로서 유부녀를 꾀어 동거하는 처지에 다른 여인을 사랑하고 그런 자신에게 수치심을 느끼며 끊임없는 합리화를 시도한다. 자신이 사랑했던 유부녀, 마저리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임에도 다른 여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끌려다니는 무책임하고 유약한 인물로 나타난다. 어떤 것이 옳은 행위인지 충분히 자각하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자신 앞에 놓인 상황으로부터 숨고 싶어하지만 완전히 부도덕하지도 못해 시종일관 갈등한다. 

 

시드니 퀄스라는 인물도 흥미롭다. 그는 허영과 허세에 인생을 낭비한 인물이다. 다른 이들로부터 존경과 관심을 얻고자하는 욕망이 가득하지만 그의 능력은 그것을 충족시킬 수 없다. 사업가로서, 정치인으로서, 농장주로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지만 주변인들과 스스로를 속이며 무언가 대단한 것을 준비하는 척 하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외도 상대조차 자신을 우러러볼 수 있을만한 사람을 선택하고 본능적 욕구에 충실한 원조적 순간조차 진실하지 못하고 허세를 잊지 않는 사람, 그는 스스로의 민낯을 알고 있지만 인정하길 거부하고 혹여라도 그것이 타인에게 까발려질까 두려워한다. 

 

필립부부는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너무도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은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지지 못한다. 필립은 공감능력이 아주 낮은 사람이다. 일반인과 사이코패스의 경계선 상의 인물이 아닐까 싶은 정도이다. 타인의 감정에 대한 분석을 거듭할 뿐 그것을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에 그의 아내 앨리너는 지적이며 감수성이 뛰어나다. 이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 오해가 쌓이고 서로에게 지쳐간다. 한 발만 더 내디디면, 한 뼘만 더 뻗으면 닿을 수 있지만 서로에 대한 지침과 마음에 남아있는 알량한 자존심 등의 이유로 가까워지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여긴다. 

 

 일리지는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갖은 고초를 겪으며 성장해 자신과 전혀 다른 처지의 사람들과 어울린다. 일리지는 귀족이며 굉장한 부자인 에드워드 텐터마운트의 생리학 조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은 소위 지식인이라고 칭해지는 그리고 대부분 부유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유산계급이다. 일리지가 바라본 세상은 모든 학문, 문화, 예술을 꾸려나가는 상류층의 모습은 자본을 가진 자의 여유이자 특권이며 그들이 가진 미덕조차 경제적 자유로부터 얻어진 부산물에 불과한다. 일리지는 유산 계급(부르주아지)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들의 몰락을 바란다. 그리고 그와 다른 입장에서 유산 계급을 수호하고자 하는 에버라드를 증오한다. 

 

램피언은 가난한 화가로 출발했지만 나름 인정받는 위치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화가로서의 역량 뿐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램피언이 바라본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유럽은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상태로  '다모클레스의 칼' 처럼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가 언급한 유럽의 상황은 매우 냉철하면서도 직관적이고 합리적이다.(연애대위법이 쓰여진 시기가 1928년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산업의 진보는 지나친 생산을 초래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불러오며, 국제경쟁을 가져오고, 전쟁을 일으킨다네. 그리고 기계의 발전은 작업의 전문화와 규격화를 초래하고, 좀더 어색하고 비개성적인 오락을 불러오며, 독창성과 창조성의 감소를 가져오고, 보다 더한 이기주의와 인간성의 모든 생명적, 근원적인 것의 더욱더 심한 위축을 초래하고, 지루함과 불안함의 증가를 불러오며, 마지막으로 사회혁명을 일으키고 마는 어떤 개개인의 발광상태를 가져온다네. 의지하건 의지하지 않건, 사물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진행되도록 허용된다면 전쟁과 혁명은 불기피한 것일세." (613페이지, 램피언과 필립의 대화 중) 

 

레이첼 퀄스는 시드니 퀄스의 아내이자 필립 퀄스의 어머니이다. 그녀가 시드니 퀄스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을 때는 시드니 퀄스가 대단한 야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할 능력도 가진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결혼 후 시드니 퀄스의 정체를 알아가며 그에 대한 실망이 커져 갔고 그가 외도를 거듭하자 그와 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도피처는 명상과 종교가 되었다. 종교적 믿음을 키우고 명상에 빠져 눈을 감는 순간에는 현실적 고통이 모두 사라졌으며 사람들이 좆는 행복이라는 것도 덧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녀에게 종교는 돌파구이자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되었다. 이제는 그녀처럼 종교적 열의를 띤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였는데, 당시 불행을 겪고 있는 월터의 정부 마저리가 그녀와 같은 열의를 보인다. 레이첼 퀄스와 마저리, 이 두 사람은 현실적 고통을 피해(무시해) 신의 섭리라는 행복을 찾아 숨는다. 

 

스팬드렐은 조금 불편한 인물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다 사춘기 무렵 어머니가 재혼하자 그의 영혼은 무언가 크게 망가졌다. 남과 같은 사고로 세상을 보지 못했으며 일반적인 마음으로 사랑하지 못했다.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혐오와 사랑이라는 고귀함을 짓밟을 때 희열을 느끼는 비정상적 인간으로 성장한다. 그의 의도대로 상대방 여인이 절망에 빠졌을 때 그는 기쁨을 느꼈으며 그의 방탕한 삶에 어머니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서 복수를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의 사상은 굴절돼 있다. 나중에는 사람의 죽음조차, 그것이 자신의 죽음일지라도 그에게는 무거운 것이 아니다. 

 

<연애대위법>에는 이번 리뷰에서 언급한 인물들 외에도 많은 자들이 각자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연애대위법>을 읽다보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사랑, 문화, 학문, 사상, 예술, 종교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소설이라는 형태로 접할 수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다양한 책에서 언급되고 독자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고전으로서의 가치는 <연애대위법>이 훨씬 상위에 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상과 철학을 소설로 표현한 작품이라 느껴졌다. 

 

<연애대위법>은 작가의 필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도 자주 나오는데(이것은 역자의 노고이기도 하다) "상황은 단지 하나의 핑계다."라든지 "사람에게 일이 일어나는 것이지, 사람이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 법이다."라든지 "세상은 지극히 순수한 어떤 것이라기 보다 수많은 때가  묻은 화합물인데 예술은 특정 주제에 대해 지극히 순수한 마음으로 표현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낸다." 등의 문장들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연애대위법>은 소설로서도 시대를 대변하는 인문도서로서도 읽어 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YES마니아 : 로얄 t******8 2021.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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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 올더스 헉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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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는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오히려 소개가 쉽지 않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손꼽히며, 문학 영역 뿐 아니라 인문학을 다루는 많은 책에서 소개되고 인용되었다.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를 발간한 것은 1932년으로, 제1차 세계대전의 충격이 온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였고, 또 다른 전운이 감도는 시기이기도 하다. 서유럽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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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는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오히려 소개가 쉽지 않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손꼽히며, 문학 영역 뿐 아니라 인문학을 다루는 많은 책에서 소개되고 인용되었다.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를 발간한 것은 1932년으로, 제1차 세계대전의 충격이 온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였고, 또 다른 전운이 감도는 시기이기도 하다. 서유럽 곳곳에서 진행된 급격한 산업화와 민주화는 이전의 사상과 신앙을 위협했으며, 변화된 세태를 설명해 줄 새로운 사상을 요구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연주의, 실존주의. 실용주의 등 많은 이론이 등장해 인간과 사회를 설명하고자 했지만 어떤 것도 보편적 원칙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포드 기원 632년(1908년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해 최초의 국민차가 된 모델 T를 제작한 해를 원년으로 삼는 기원), 극단적으로 문명화된 사회와 고전적 가치의 대립을 통해 인간에게 바람직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묻고 있다.  

 



버나드 막스가 사는 문명화된 세계는 공동체의 안정성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곳에 속한 모든 인간은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나며 5등급(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엘실론)으로 구분된 계급을 갖는다. 최상위 계급인 알파는 사회지도층의 역활을 수행하는 반면 최하위 계급인 엡실론은 단순 육체노동에 종사한다. 계급에 따라 요구되는 육체적 정신적 상태가 다르므로 상위 계층의 태아는 충분한 영양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받는 반면, 하위 계층의 태아는 양분의 결핍이나 유해한 화학성분의 투입을 통해 발달이 억제된다. 그럼에도 태아시절부터 반복된 교육(물리적, 화학적, 정서적)으로 각 개체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지 않으며 자신의 직분을 천직으로 여기고 행복해 한다. 간혹 발생할 수 있는 우울, 분노, 공포 등 부정적 감정은 '소마'라 불리는 알약을 복용함으로써 해결된다. 


문명화된 세계에는 전쟁과 갈등이 없고, 모든 인간이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나므로 부모나 배우자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성과 안정성을 이상적 가치로 추구하면서 예술과 종교를 퇴출시켰고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과학의 발전도 억제한다. 


버나드 막스는 알파 플러스 등급으로 상류층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상류층에 비해 육체적 발달이 미약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자신이 살고 있는 '훌륭한 문명화된 사회'가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버나드는 회의감에서 벗어나고자 원시문명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야만인 거주지역인 '보호구역'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목격한 원주민들의 삶은 무질서하고 비위생적이고 추하지만 인간 본연의 문화와 신앙을 유지하고 있었다. 버나드는 과거 보호구역에 들어왔다 사정이 생겨 그곳에 정착하게 된 린다와 그녀의 아들 존(새비지, savage)을 만난다. 린다는 자신의 고향인 문명화된 런던으로 귀환하고자 했고 그녀의 아들 존(새비지)은 린다로부터 문명화된 세상이 지닌 이상적 아름다움에 대해 수없이 들었던 터라 런던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다. 버나드는 이들을 런던으로 데려간다. 


영국에 돌아온 린다는 행복해 한다. 그녀의 모든 근심은 '소마'가 덜어줬고 삶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느낌에 취한다. 새비지(존)는 런던의 문명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존재로써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문명인의 시선에서 새비지는 미개하기 그지없는 야만인 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존재였다. 반면 새비지가 바라본 문명인의 삶이란 사랑도 없고, 감정도 없으며, 예술과 신앙 또한 부재한 부자연스런 모습이었다. 새비지는 문명인들이 알지 못하는 예술의 아름다움, 사랑의 숭고함,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자 했다. 그러나 이미 문명화에 길들여진 소위 '문명인'들은 새비지의 말을 이해조차 못할 뿐이었다. 


새비지에게 문명사회란 톱니바퀴처럼 일상을 허비하는 세계였고 자유와 인간다움이 없는 삶이었다. 그는 자신이 자라온 비문명사회로 돌아가고자 하나 당국의 허락을 받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도시로부터 떨어져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주한다. 새비지는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스스로 인간다움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문명인의 간섭은 끊이지 않고 결국 새비지는 자살을 택한다. 





<멋진 신세계>의 문명 사회란 진리/아름다움보다 편안함/행복함을 추구하는 사회이다. 인간의 '생각의 자유'를 통제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보편적 행복과 만족을 주는 것을 최고의 선으로 믿는 사회다. 신세계를 통치하는 무스타파의 이념을 보자면 문명 사회의 안정은 행동조절이 필요할 뿐, 어떤 영웅이나 고귀한 순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제시한 바는 야만인 사회를 대표하는 새비지(존)의 인간다움의 가치라 생각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사회 변화는 고전적 가치인 '인간의 정신'에 대한 성찰을 약화시켰다. 철학과 신앙이 설 곳은 점차 줄어들고 물질주의로 대체되었다. 올더스 헉슬리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이 성공한 삶, 훌륭한 삶으로 평가받고 정신의 가치가 외면당하거나 무시받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멋진 신세계>가 제시한 사회를 통해 어떤 삶이 행복할 지 자문해 본다. 만족감과 행복감이 가득하지만 축소된 정신 영역에 머무는 삶과 고통과 고뇌를 고스란히 견뎌내야 하지만 온전한 정신 세계를 영위하는 삶. 올더스 헉슬리 자신과 <멋진 신세계>를 인용한 많은 저자들은 후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내가 선택권을 가진다면 어떤 삶으로 갈 것인가! 만약 전자의 삶을 산다면 삶의 이유가 불분명해질 듯 하다. 단지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페로몬에 일생을 맡기는 개미의 삶과 같고, 쉴 새 없이 돌아가면서도 어떤 불만도 제기하지 않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 고민과 고통을 자양분으로 보다 성숙한 자아를 만들어가고 점차 또렷해지는 가치관을 찾아가는 삶이 지성체로서의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삶은 고통이고, 영원회귀가 진실이라 할 지라도 자신이 가야 할 곳을 스스로 정해 정진하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라 여긴다. 

그럼에도 만약 기회가 주어지면 일 년쯤 '문명화된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긴 하다. 


보호구역의 '존'이 런던으로 오자 '새비지'(야만인)가 되었다. 나와 다름은 정체성의 다름을 뜻하고 이질적인 정체성을 지닌 어떤 것들에 대해 인간들이 표현하는 혐오와 적대감의 결과라 생각한다. 그러나 새비지인 존의 정신이 문명인들의 정신보다 훨씬 숭고하게 빛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세비지가 인간의 참모습으로 여기는 정신은 단지 행복과 만족감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난 편하게 그런 일 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나는 선을 원합니다. 나는 시(詩)를 원하고, 현실적인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선(善)을 원합니다. 나는 그냥 죄악을 원해요." (219 페이지)

새비지는 인간이 누리는 모든 감정을 온전히 누리길 원했고 문명인이 죄악이라 못박아놓은 자유로운 정신을 원했다. 


버나드 막스는 '문명 세계'에서 박탈감과 고독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등급의 사람들에 비해 외형적으로 부족했고 거기서 비롯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정신적 유희를 추구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했다. 버나드는 존을 런던으로 데려온 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자 이전까지 부조리하다 여겼던 많은 부분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찾는 고위층들을 통해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이 들자 같은 세상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으며, 불만족은 만족으로, 우울감은 행복감으로 바뀌었다.
비겁하고 부끄럽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버나드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의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멋진 신세계>를 읽음으로써 이 소설이 많은 철학자와 작가로부터 호평을 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t******8 2020.10.03. 신고 공감 0 댓글 0